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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험금

[서울고등법원 2014. 12. 18. 선고 2013나74013 판결]

【전문】

【원고, 피항소인】

엘아이지손해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율촌 담당변호사 윤용섭 외 3인)

【피고, 항소인】

에이아이지손해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시규 외 2인)

【제1심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11. 1. 선고 2012가합72136 판결

【변론종결】

2014. 7. 24.

【주 문】

 
1.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원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가. 미합중국 통화 8,463,586달러 및 그 중 7,851,018달러에 대하여는 2012. 7. 4.부터 2014. 12. 18.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585,232달러에 대하여는 2012. 7. 4.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6%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27,336달러에 대하여는 2013. 3. 27.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나. 323,842,063원 및 그 중 199,191,925원에 대하여는 2013. 3. 27.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각 지급하라.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1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미합중국 통화 8,464,852달러 및 그 중 7,851,018달러에 대하여는 2012. 7. 4.부터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 송달일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586,498달러에 대하여는 2012. 7. 4.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6%의, 27,336달러에 대하여는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고, 323,842,063원 및 그 중 199,191,925원에 대하여는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원고는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송달일이 아닌 신청일을 기준으로 지연손해금을 구하였는데 제1심은 송달일을 기준으로 지연손해금을 명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와 피고 모두 아무런 이의가 없는바, 이는 송달일의 오기로 보인다).
 
2.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기초사실
가. 원보험계약의 체결
1) 원고는 2004. 7. 22. 엘지디스플레이 주식회사(변경 전 상호 엘지필립스엘씨디 주식회사, 이하 ‘엘지디스플레이’라 한다)와 피보험자를 엘지디스플레이 및 자회사, 엘지디스플레이 및 자회사의 임원, 보험기간 1년, 보험금 한도액을 미합중국 통화 100,000,000달러(이하 달러는 미합중국 통화를 의미한다)로 하여 임원배상책임보험계약(Directors & Officers Liability Insurance Policy)을 체결하고 1년 단위로 이를 갱신해 오던 중 2006. 7. 22. 아래와 같은 내용의 임원배상책임보험계약의 갱신계약(이하 ‘이 사건 원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2) 이 사건 원보험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 보험기간 : 2006. 7. 23.부터 2007. 7. 23.까지 ○ 보상한도액 : 미합중국 통화 100,000,000달러(청구 당 방어비용을 포함한 총 보상한도액) ○ 공제 : 담보 A) 적용 없음. 담보 B) 청구 당 250,000달러(단, 미국, 캐나다 청구는 청구 당 750,000달러) [임원배상책임보험 보통약관] ○ 담보 A : 회사임원의 배상책임(Coverage A : Directors And Officers Liability) 당사는 피보험회사의 임원이 임원으로서 그들 각자의 자격 내에서 행한 업무수행에 따른 부당행위로 인하여 보험기간동안 그들을 상대로 최초로 제기된 손해배상청구액에 대하여 회사 임원에게 발생한 손해를 보험금으로 지급합니다. 단, 회사가 해당 임원에게 보상한 금액은 제외됩니다. ○ 담보 B : 회사임원에 대한 회사의 보상(Coverage B : Company Reimbursement) 당사는 피보험회사의 임원이 임원으로서 그들 각자의 자격 내에서 행한 업무수행에 따른 부당행위로 인하여 보험기간동안 그들을 상대로 최초로 제기된 손해배상청구에 대하여 회사가 해당 임원에게 보상함으로써 회사에게 발생한 손해를 보상합니다. 단, 회사가 법률, 강제규정, 계약 또는 회사 임원의 손해보상권리를 규정한 근거에 의거 보상한 경우에 한합니다. ○ 면책조항(Exclusion) 당사는 회사의 임원에 대하여 제기된 다음의 경우와 관련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손해에 대하여는 책임이 없습니다. b) 부정직행위 또는 범죄행위에 기인하는 손해배상 청구(이하 ‘부정직행위 면책조항’이라 한다) h) 본 약관의 책임개시일에 피보험자 또는 피보험자가 소속된 회사에 대한 배상청구로 이어질 수 있음을 피보험자가 알았거나 합리적으로 예견할 수 있었던 사실이나 정황, 또는 부당행위에 기인한 손해배상청구(이하 ‘예견면책조항’이라 한다) [선(先)행위 부담보 특약조항(Prior Acts Exclusion Clause)] ○ 이 보험증권은 소급담보일과 보험기간 종료일 사이에 발생한 부당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로 인한 손해만을 담보합니다. ○ 동일하거나 관련이 있는 부당행위로 발생한 손해는 그러한 부당행위가 최초로 행해진 시점에 발생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 소급담보일 : 2004. 7.23. 단, IRO IPO(주1) 위험에 대하여는 2003. 12. 31., 2005년 신규 발생한 ADR(주2) 위험에 대해서는 2005. 5. 1., 85,000,000달러 초과손해부분에 대하여는 2005. 7. 23. [법인확장담보 특별약관(유가증권 배상청구에 한함)(Entity Coverage Clause IRO Company Securities Claims only)] ○ 보통약관상의 3.확장담보에 아래의 내용을 추가합니다. Ⅰ. 회사 및 그 회사의 임원, 그리고 보험자는 이 증권상의 보험조건, 면책사항, 배서 그리고 보상한도액을 조건으로 이 증권상의 담보범위를 모든 유가증권 관련 손해로 확장하여 담보합니다. 유가증권 관련 손해에는 임원 또는 회사를 상대로 제기된 유가증권 관련 손해배상청구에 기인한 유가증권 관련 손해배상청구비용을 포함합니다. Ⅱ. 이 특약에 의한 담보범위는 임원, 회사 또는 양쪽 모두에게 제기되는 유가증권 관련 손해배상청구에 적용됩니다. Ⅲ. 회사에 의한 유가증권 손해는 증권 상의 담보조항 중 회사 임원에 대한 회사의 보상(Coverage B)에 해당하는 공제금액(Retention amount)의 적용을 받습니다. Ⅵ. 보통약관상의 4.면책조항(Exclusions)은 다음과 같이 수정됩니다. 4. 면책조항 b)항목은 다음으로 대체됩니다. b) 임원의 의도된 부정직이나 악의적, 사기적 행위 또는 고의적인 위법에 대해 법원에서의 최종판결이 그러한 행위나 고의적인 위법을 입증한다면, 그러한 행위에 기인한 손해는 부담보합니다. 단, 최종판결에서 그러한 행위나 위법이 이사, 회장, 최고 경영자, 최고 운영 책임자, 최고 재무 책임자, 사내 법률 고문, 전무(상무) 이사, 부사장 또는 그와 상응하는 지위에 있는 임원에 의해 행해졌다는 것이 입증되는 경우에 한하여, 이 면책조항은 회사에 적용합니다. Ⅷ. 이 특약에 적용되는 정의 유가증권 관련 손해배상청구란 그 회사 주식의 거래와 관련된 부당행위에 기인하여 어떤 나라나 주의 증권법 위반을 이유로 유가증권 소지자가 임원 또는 회사에 제기하는 손해배상청구를 의미합니다. 유가증권 관련 손해배상청구비용이란 그러한 손해배상청구를 방어하는 데 필요하고도 적절한 비용, 요금, 수수료(변호사와 전문인의 수수료를 포함합니다)와 경비 그리고 상고보증보험료, 압류해제보증보험료 또는 그와 유사한 보증 보험료로 구성되어 있는 유가증권 손해의 일부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회사의 임원 또는 직원의 급여, 임금과 경비는 포함하지 않습니다. 유가증권 손해란 유가증권 관련 손해배상청구의 결과로 회사나 임원에 의해 야기된 이 증권 하에서 담보되는 손해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단, 유가증권 손해는 그러한 유가증권 손해에 대한 담보를 제한하는 조건, 면책, 배서 그리고 다른 조항에 종속됩니다. [할당 조항(Allocation Endorsement)] ○ 보험료 지급을 전제로 하여, 오로지 증권소송에 관하여 법인확장담보 특별약관 및 보통약관 9. 방어비용, 화해, 판결(방어비용의 선급 포함) 규정에 다음의 사항을 추가합니다. 만약 임직원 및 회사를 상대로 동시에 제기된 청구와 관련하여 해당 증권 소송에 보장되는 사고와 그렇지 않은 사고가 함께 포함되어 있거나, 보상되는 주체와 그렇지 않은 주체에 대하여 함께 제기되었다는 등의 사정으로 인하여 본 약관으로 담보되는 손실과 담보되지 않는 손실이 발생한 경우 보험자는 (방어비용을 포함하여) 공동으로 발생한 손실의 80%를 부담하고, 회사는 나머지 20%를 부담하기로 합니다.
IPO
ADR
나. 재보험계약의 체결
원고는 2006. 8. 16. 아메리칸홈어슈어런스(피고는 2012. 6. 1. 아메리칸홈어슈어런스 한국지점에서 체결한 모든 보험계약상의 지위를 이전받았다. 이하 위 인수 이전의 아메리칸홈어슈어런스와 피고를 구분하지 않고 모두 ‘피고’라 칭한다)와 이 사건 원보험계약의 10% 비율에 관하여 재보험계약을 체결하고, 2006. 10. 12.경 재보험중개사인 소외 5 주식회사(이하 ‘소외 5 회사’라 한다)를 통하여 피고를 포함한 8개 보험사와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이 사건 원보험계약에 관한 재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 보험기간 : 2006. 7. 23.부터 1년간 ○ 보상한도액 - 최초 구간(10,000,000달러 이하의 손해) : 청구 당 10,000,000달러 - 1차 초과 구간(10,000,000달러를 초과하는 손해) : 10,000,000달러 - 2차 초과 구간(20,000,000달러를 초과하는 손해) : 30,000,000달러 - 3차 초과 구간(50,000,000달러를 초과하는 손해) : 50,000,000달러 ○ 재보험사들 및 비율 - 최초 구간 : 피고 82.5% (소외 5의 중개를 통해 72.5%를, 원고와 피고 사이의 직접 계약을 통해 10%에 관하여 재보험계약을 체결함) - 1차 초과 구간 : 퍼스트캐피털인슈런스리미티드 74% 페데럴인슈런스오브코리아 18.5% - 2차 초과 구간 : 인디아인터내셔널인슈런스 피티이엘티디 10% 하노버루크베르시쉐룽 에이지 6% 브릿인슈런스리미티드 16.6% 페데럴인슈런스오브코리아 21.57% 피고 30.83% - 3차 초과 구간 : 하노버루크베르시쉐룽 에이지 16.4% 페데럴인슈런스(코리아) 13.36% 퍼스트캐피털인슈런스리미티드 20% 인디아인터내셔널인슈런스 피티이엘티디 5% 리버티인터내셔널언더라이터즈 15% 에이치씨씨 글로벌파이낸셜 15% ○ 재보험계약에서 달리 정하지 않는 한, 준거법 및 관할법원을 포함하여 원보험계약의 조건 및 합의내용이 동일하게 적용됨.(주3)
 
적용됨. 
다. 원보험사고의 발생
1) 엘지디스플레이는 2006. 7. 27. 공정거래위원회에 엘씨디 제품 판매가격 담합행위에 관하여 자진신고를 하고, 2006. 12. 11. 공정거래위원회가 엘지디스플레이의 엘씨디 제품 가격 담합 여부에 관한 조사를 실시한다는 점을 공시하였다. 그런데 Betty O. Abrams 등 엘지디스플레이의 일부 주주들은 2007. 2. 7.경 엘지디스플레이 및 구본준 등 10명의 임원들(이하 엘지디스플레이와 위 임원들을 합하여 ‘엘지디스플레이와 피소 임원들’이라 한다)을 상대로 미합중국 뉴욕주 남부지방 연방법원에 ‘엘지디스플레이 및 그 임원들이 2004. 7. 15.부터 2006. 12. 11.까지 14차례에 걸쳐 엘지디스플레이의 유가증권신고서, 투자설명서 등 공시서류나 언론보도문을 작성하여 배포할 때 ⑴엘지디스플레이가 엘씨디 패널 제품의 가격 담합에 참가해 왔다는 사실을 숨기고, ⑵엘지디스플레이의 매출, 경쟁력, 제품의 가격, 수요 등에 관하여 왜곡된 허위 정보를 포함하였는데, 이는 미국 증권거래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러한 허위정보를 믿고 엘지디스플레이의 주식을 매수하였다가 2006년경 담합이 중단된 후 실적이 악화되어 주가가 하락하여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손해배상을 구하는 집단소송을 제기하였다. 2008. 8. 7.경 Justin Coren 등 엘지디스플레이의 다른 주주들도 유사한 내용의 집단소송을 제기하여 위 양 사건이 병합되었다. 2009. 3. 9. 소송절차가 재개되면서 2009. 3. 20.경 일부 수정된 내용의 소장(갑 제6호증)이 다시 접수되었다(이하 최초 소장 및 2차 수정 소장을 통해서 제기된 소송을 합하여, ‘이 사건 집단소송’이라 한다).
2) 엘지디스플레이는 2007. 2. 9.경 원고에게 위 집단소송이 제기된 사실을 통지하였다. 피고는 2007. 5. 2. 원고에게 엘지디스플레이가 이 사건 집단소송과 관련하여 이 사건 원보험계약에 기하여 보험금을 청구할 경우 부정직행위 면책조항, 예견면책조항, 선행위 부담보 특약조항 등 면책조항들이 적용되어 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다만 선행위 부담보 특약조항이 적용되는 경우 IPO 위험은 소급담보일인 2003. 12. 31. 이후인 2004. 7. 16. IPO를 실시하였으므로 보상범위에 포함되고, ADR 위험의 경우 이 사건 집단소송의 원고들이 소급담보일인 2005. 5. 1. 이전에 담합행위가 있었음을 주장하므로 보상범위에 포함이 되지 않아 할당 조항이 적용되어 원고에게 80%의 손해 부담 의무가 있음을 알리며 조사의 진전에 따라 보험증권의 면책조항 또는 기타 규정을 적용할 권리 등 모든 권리를 유보해야 한다는 취지가 기재된 서면(갑 제8호증, 피고는 원고에게 갑 제8호증을 보냄으로써 고지의무위반으로 인한 해지권행사를 포함한 모든 권리를 유보해야 한다는 의사표시를 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당시는 고지의무 위반사실도 알지 못하였던 시기라는 점과 갑 제8호증의 문언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원고에게 고지의무 위반으로 인한 해지권 행사를 요구하는 취지로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피고가 최초의 소장만 받아 관련사실이 밝혀지지 않았으므로 사건에 관한 검토만 하고 모든 권리를 유보하여야 한다는 의견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을 원고에게 보내는 등 2008. 10.까지 이 사건 원보험계약상 면책사유가 존재한다는 입장을 원고에게 표시하였다.
3) 한편, 이 사건 집단소송과 별도로 담합 건에 대하여, 2001. 9. 21.부터 2006. 6. 1.까지 엘지디스플레이, 엘지디스플레이 America. Inc.가 부사장인 소외 10, 임원인 소외 11 등 고위급 직원들을 포함한 자신의 임직원들을 통해 미국 등지에서 판매되는 엘씨디의 가격책정이라는 주된 목적 하에 엘씨디 패널 제조업체들 간의 공모에 가담하여 미국 등지에서 판매될 엘씨디 가격 결정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였다는 혐의에 대하여 형사절차가 진행되었다. 엘지디스플레이는 2008. 11. 13. 원고에게 ‘미국 법무부가 전 세계 엘씨디 업계를 대상으로 2006년 착수한 미국 반독점법 위반 조사와 관련하여 엘지디스플레이와 엘지디스플레이 America. Inc.는 미국 법무부와 조사 종결에 합의하고 2008. 11. 12. 벌금 4억 달러를 5년 동안 분할 납부하는 내용으로 유죄거래합의를 체결한 사실’을 알리는 내용의 이메일(갑 제29호증)을 보냈다. 원고는 같은 날 보험중개사 소외 5 회사를 통하여 피고를 비롯한 재보험업자들에게 엘지디스플레이가 미국 법무부와 유죄거래합의를 하였고, 이를 공시하였다는 내용의 이메일(갑 제30호증)을 보냈다.
라. 2009. 4. 9. 이후 해지권행사의 촉구
1) 피고는 피고의 미국 법률대리인인 소외 1을 통하여 2008. 12. 8. 원고의 미국 법률대리인인 미국 로펌 ○○○○○○ 소속 소외 2 변호사에게 엘지디스플레이의 이 사건 원보험계약 가입 청약서, 원보험계약 약관 등의 자료를 요청하면서 같은 달 11. 보험자의 방어수단에 관하여 전화회의를 할 것을 제안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제7호증)을 보냈다. 같은 날 소외 2 변호사는 원고와 협의하여 자료를 보내주겠으나 2008. 12. 11. 전에 요청한 자료를 보내주기 어렵고 피고 측의 요구를 원고와 협의한 후 모든 사람이 가능할 때 전화미팅을 하자는 내용의 이메일(을 제18호증)을 보냈다. 이후 소외 1은 2009. 1. 6. 및 2009. 2. 13.에 재차 자료 제공을 촉구하여 2009. 3. 23. 원고로부터 그 중 일부인 엘지디스플레이에 대한 문서(을 제1호증)를 이메일(을 제10호증)로 제공받았다.
2) 엘지디스플레이는 이 사건 원보험계약 체결 당시 질문서 15번의 ‘어떠한 임원도 다음을 제외한 체결 예정 보험계약상 배상청구로 이어질 수 있는 일체의 행위, 과오 또는 부작위를 알고 있는 바가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하여 ‘아니오’라고 대답하였고, 그 다음 16번의 ‘(자회사를 포함하여) 회사 또는 그 임원 중 누구라도 체결 예정 보험계약상 배상청구로 이어질 수 있는 공정거래법 위반을 포함한 일체의 사실관계 또는 정황에 개입되어 있거나 알고 있는 바가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대답하였다.
3) 위 질문서의 내용을 검토한 소외 1은 2009. 4. 9. 원고에게 원고는 이 사건 원보험계약을 해지하는 것을 포함하여 다양한 방어책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이와 관련하여 원고가 취한 조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을 제11호증).
4) 한편 보험중개사 소외 5 회사는 2009. 6. 2. 원고와 피고에게 엘지디스플레이의 유죄거래합의서 전문을 이메일(을 제21호증)로 보냈다. 소외 1은 2009. 6. 22. 원고의 법률대리인인 미국 로펌 ○○○○○○ 소속 변호사인 로버트 조이스(Robert Joyce)에게 엘지디스플레이가 고지의무를 위반하였음을 이유로 상법 제651조에 따라 이 사건 원보험계약을 해지할 것을 촉구하였으며, 2009. 6. 24. 피고 소속 변호사인 수잔 프리드버그(Suzan Friedberg)와 함께 뉴욕의 리틀턴 사무실을 방문하여 로버트 조이스 변호사 등과 함께 회의를 하면서 재차 해지권을 행사할 것을 요구하였다. 당시 소외 1은 로버트 조이스에게 예견면책조항은 임직원 개인에게만 적용될 뿐이고 법인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으므로 고지의무 위반으로 인한 해지와는 달리 법인에 대한 책임에서 보험회사가 면책되지 아니한다는 점과 원고가 고지의무 위반으로 인한 해지권을 행사할 경우 100% 면책되지만, 예견면책조항이 적용되는 경우에는 임원에 대한 책임에서 원고가 면책이 된다고 하더라도 법인에 대하여는 여전히 책임을 지게 되기 때문에 원보험약관의 할당조항에 의하여 원고가 80%의 손실을 부담하여야 한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해지권 행사를 촉구하였다. 그러나 로버트 조이스는 해지권 행사에 근거가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하면서 그 행사를 거부하였다.
5) 피고를 포함한 다른 재보험사들은 원고가 해지권을 행사하여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면서 그 중 에이치씨씨 유럽과 리버티 인터내셔널 언더라이터스의 법률대리인인 소외 3 변호사는 2009. 6. 26. ○○○○○○ 로펌 변호사인 소외 2에게 원고가 이 사건 원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가 취한 권리유보조치를 알려줄 것과 원고가 이 사건 원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었음에도 해지하지 않는 경우 재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제19호증)을 보냈고, 페데럴 인슈런스의 법률대리인인 소외 4 변호사는 2009. 6. 26. 소외 2 변호사에게 원고의 이 사건 원보험계약의 보상범위 및 해지에 관한 입장을 문의하면서 상법 제651조의 적용여부를 고려하였는지 묻는 이메일(을 제20호증)을 보냈다. 피고를 포함한 다른 재보험사들의 법률대리인 역시 2009. 7. 16. 리틀턴 로펌 변호사들과 회의를 하면서 상법 제651조에 따른 해지권 행사를 요구하였다.
6) 원고는 2009. 7. 7. 엘지디스플레이에 예견면책조항의 적용에 따른 면책뿐만 아니라 “원고가 엘지디스플레이에 대하여 해지권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법률검토의견(coverage letter, 을 제23호증)을 보냈다. 원고는 또한 2009. 7. 20. 엘지디스플레이에 대하여 상법 제651조(고지의무위반으로 인한 계약해지)의 해지권이 소멸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이 사건 원보험계약을 해지한다는 해지공문 초안(을 제13호증)을 작성한 후 다음날인 2009. 7. 21. 보험중개사인 소외 5 회사를 통하여 피고에게 위 해지공문을 엘지디스플레이에 보냈다는 이메일(을 제14호증)을 보냈으나, 원고는 위 해지공문을 엘지디스플레이에 보내지 않았고, 피고는 2009. 7. 23. 소외 5 회사를 통하여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한편, 원고는 상법 제651조의 해지권 행사가 법적으로 가능한지 검토하기 위하여 2009. 7. 2.경 법무법인 백상에 의견을 요청하고 2009. 7. 8.자로 법무법인 백상 강창일 변호사로부터 법률의견서(갑제32호증)를 받았는데, 그 주요내용은 엘지디스플레이 임원들이 상법 제651조에서 규정한 고지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가사 고지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하더라도 엘지디스플레이 주주들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2007. 2. 7.경 고지의무위반사실을 알았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그로부터 1개월이 경과한 현 시점에서 보험사는 더 이상 엘지디스플레이의 가격담합 등의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고 판단된다는 것이었다.
마. 이 사건 집단소송의 종결과 이 사건 중재판정에 따른 원보험금의 지급
1) 이 사건 집단소송은 2년간 절차가 중지되어 있다가 2009. 3. 9. 재개되었고, 엘지디스플레이는 2009. 5. 8. 소 각하신청(motion to dismiss)을 하였다. 엘지디스플레이는 2010. 1.경 이 사건 집단소송의 원고 측이 조정(mediation)을 통한 합의 의사가 있음을 확인한 후 2010. 2. 10. 원고에게 조정을 통하여 이 사건 집단소송을 종결시키고자 한다는 의사를 통지하였고(갑 제10호증), 2010. 3. 9.경 이 사건 집단소송의 원고 측이 미화 5,800만 달러를 합의금으로 제안한 사실을 원고에게 통지하였다(갑 제11호증).
2) 원고는 엘지디스플레이의 조정개시 의사 통지에 대하여 2010. 3. 4.경 엘지디스플레이에 ‘이 사건 집단소송에서의 조정 시도에 원칙적으로 동의하지 않으며, 이 사건 원보험계약상 원고의 동의 없이 어떠한 배상책임을 인정하거나, 부담하거나, 화해하거나, 판결에 동의하거나 방어비용을 지불해서는 안 된다’는 의사를 통지하였고, 2010. 5. 12.경 엘지디스플레이에 이 사건 원보험계약상 선행위 부담보 특약조항, 부정직행위 면책조항, 예견면책조항, 고지의무 위반, 위험변경 통지의무 위반 등의 면책사유를 근거로 이 사건 원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점을 통지하였다.
3) 엘지디스플레이와 피소 임원들은 2010. 5. 18. 이 사건 집단소송의 원고들과 1,800만 달러를 지급하고 이 사건 집단소송을 종결하기로 합의하였고, 2010. 10. 15. 최종 합의서를 뉴욕주 남부지방 연방법원에 제출하였으며, 위 법원은 위 합의안에 대하여 잠정승인을 거쳐 2011. 3. 17. 최종승인을 하였다.
4) 엘지디스플레이는 2011. 4. 4. 원고에게 이 사건 집단소송에서 지급한 합의금 18,000,000달러와 위 소송에서의 방어비용 등 1,897,041.73달러, 법률대리인 비용 28,689.44달러 합계 19,925,731.17달러의 지급을 청구하였고, 원고는 2011. 5. 20. 엘지디스플레이에 이 사건 원보험계약상 선행위 부담보특약, 부정직행위 부담보특약, 손해배상청구 예견 면책조항, 통지의무 위반 등 면책사유가 있음을 주장하며 이 사건 원보험금 지급을 거절하였다.
5) 이 사건 원보험약관 제18조에는 당사자 사이에 분쟁이 있을 경우 각 당사자가 서면으로 지명한 2명의 중재인의 판단에 따르고 2명의 중재인 사이에 판단이 일치하지 아니할 경우 그 중재인들이 서면으로 선정한 판정인의 결정에 따른다고 기재되어 있다. 원고와 엘지디스플레이는 2011. 10. 6. △△대학교 교수 소외 6과 변호사 소외 7을 각 중재인으로 선임하였다. 엘지디스플레이는 2011. 11. 24. 대한상사중재원에 원보험금 지급을 구하는 중재신청을 하였고 소외 6과 소외 7을 중재인으로 하여 중재절차가 개시되었다(대한상사중재원 중재 제11111-0202호, 이하 ‘이 사건 중재’라 한다).
6) 원고는 이 사건 중재절차에서 면책사유들을 근거로 원보험금 지급의무가 없음을 주장하였으나, 2012. 4. 9.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이 사건 중재판정(갑 제19호증)이 내려졌다. ① 계약기간 이전에 발생한 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를 담보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선행위 부담보 면책조항에 따른 면책 주장에 대하여는, 선행위 부담보 면책조항은 원칙적으로 소급담보일을 2004. 7. 23.로 정하되 IPO(Initial Public Offering, 주식공개상장) 위험에 대해서는 2003. 12. 31.로 앞당겨 정하였는데, 이 사건 집단소송은 부실공시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것으로 IPO 위험에 해당하여 소급담보일은 2003. 12. 31.이고, 담합행위는 2003. 12. 31. 이전에 발생하였으므로 담합행위가 선행위 부담보 면책조항 상의 “관련된 부당행위”에 해당하는 경우 면책될 수 있으나, 담합행위와 부실공시 사이에 수단·목적관계를 비롯한 유의의한 관련이 없이 우연적으로 연결되고 있는 데 불과하므로 담합행위는 선행위 부담보 특약조항에서의 ‘관련된 부당행위’라고 볼 수 없고, 엘지디스플레이의 부실공시 행위는 IPO 위험의 소급담보일인 2003. 12. 31. 이후에 이루어진 행위로서 이 사건 원보험계약의 부보대상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부분 면책 주장을 배척하였다. ② 부정직행위 면책 주장에 대하여는, 위 면책조항은 임원의 부정직 내지는 위법행위가 ‘판결 또는 기타의 최종판정(a judgement or other final adjudication)’에 의해 증명된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는데 이는 유권기관의 일방적인 결정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유죄거래합의나 이 사건 집단소송을 종결시킨 합의와 같이 양 당사자 간의 합의를 포함한다고 볼 수 없고,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은 그에 대한 불복으로 행정소송이 가능하고 또 실제 소송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최종적인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주장을 배척하였다. ③ 예견면책조항에 따른 면책 주장에 대하여는, 인식의 주체와 관련하여 임원에 대한 청구와 회사에 대한 청구 모두 인식의 주체는 피보험자인 임원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고, 예견가능성에 대한 인식의 대상으로 담합행위가 포함된다고 가정하여 피보험자인 임원들이 담합행위에 대해서 인식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담합행위와 이 사건 집단소송 사이에 조건적 인과관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양자 사이의 연관은 밀접하지 못하고 담합행위를 인식하였을 가능성이 있는 임원은 모두 법률전문가가 아니어서 담합행위가 집단소송을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까지 알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 사건 집단소송에 대한 예견가능성까지 인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부분 면책 주장을 배척하였다. ④ 위험변경통지의무위반 면책조항에 따른 면책 주장에 대하여는 원고가 주장하는 엘지디스플레이의 담합행위에 대한 조사개시가 약관상의 중대한 위험변경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부분 주장을 배척하였다.
결국 이 사건 중재판정은 원고에 대하여 엘지디스플레이에 원보험금 19,175,731달러(엘지디스플레이가 청구한 합의금 미화 18,000,000달러와 방어비용 1,925,731.17달러를 합한 19,925,731.17달러에서 공제약정에 따라 750,000달러를 공제한 금액 중 달러 미만 버림) 및 그 중 19,147,041달러에 대하여는 2011. 4. 6.부터, 나머지 28,690달러에 대하여는 2012. 4. 1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6%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것을 명하는 중재판정을 하였다. 원고는 중재판정 이유 중 부실공시에 대한 인식과 이 사건 집단소송의 제기 사이의 예견가능성에 대하여 판단유탈이 있다고 보고 2012. 5. 16. 추가판정신청을 하였으나, 중재판정부는 2012. 6. 11. 원고의 추가판정신청을 기각하였다.
6)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2011. 12. 1. 엘지디스플레이와 그 자회사들을 포함한 엘씨디 제조업체들이 2001. 9. 21.부터 2006. 12. 7.까지 엘씨디 공급가격을 공동으로 결정하는 행위를 하여 시장의 경쟁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행위를 하였음을 인정하여 엘지디스플레이 등 엘씨디 제조업체들에게 과징금을 부과하는 의결을 하였다.
7) 엘지디스플레이는 2012. 7. 2. 원고에게 보험금 미화 19,175,731달러의 지급을 청구하였고, 원고는 2012. 7. 3. 엘지디스플레이에 이 사건 중재판정에 따라 원보험금 중 19,175,731달러를 지불하였다.
8) 한편 원고는 2008. 1. 10.경부터 2013. 3. 4.경 사이에 이 사건 중재절차의 진행과 관련하여 변호사 자문비용, 중재 대리 보수 등으로 66,769.01달러 및 486,533,711원을 법무법인 화우,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소외 8 등에게 지급하였고, 304,451,950원의 지급의무를 부담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22, 29 내지 40, 42호증, 을 제1 내지 5, 7 내지 14, 17 내지 20, 22, 2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소외 9, 당심 증인 소외 1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엘지디스플레이의 주주들이 이 사건 집단소송을 제기하여 엘지디스플레이와 피소임원들에게 손해배상청구를 한 때 이 사건 재보험계약의 보험사고가 발생하였고 이 사건 중재판정이 있은 때에 재보험금 지급책임이 발생하였다. 이 사건 중재절차에서 원고는 면책조항 등을 적극적으로 주장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원보험약관상 면책사유 주장을 배척한 이 사건 중재판정이 부당하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충실하게 대응한 이상 피고가 이를 다시 다툴 수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재보험계약에 따른 재보험금으로 원고가 엘지디스플레이에 지급하였거나 지급해야 할 원보험금 및 원고가 이 사건 중재절차 등에서 지출한 손해방지비용 중 피고의 재보험 분담비율에 따라 계산한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재보험계약은 원보험계약의 계약조건에 따르도록 되어 있으므로 피고는 원보험계약상의 면책사유를 주장할 수 있고, 원고는 구체적으로 아래와 같이 원보험계약상 선행위 부담보 특약조항, 부정직행위 면책조항, 예견면책조항 등에 따라 엘지디스플레이에 보험금 지급의무가 없었음에도 잘못된 중재판정 등으로 인해 이를 부담하게 되었는바, 원고와 엘지디스플레이 사이의 이 사건 중재판정의 효력은 피고에게는 미치지 않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재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가) 이 사건 원보험계약상 ‘책임개시일 이전행위 부담보특약’에 따라 책임 개시일 이전에 발생한 일에 대하여는 원고가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는데, 이 사건 증권집단소송에서 주장된 손해배상책임의 원인인 담합행위는 책임개시일 이전에 이미 발생하였으므로 원고는 원보험금 지급의무가 없다.
나) 이 사건 원보험계약상 ‘부정직행위 등 면책조항’에 따라 이사 및 임원의 고의적인 법령위반 등으로 인한 손해에 관하여 최종판결이 내려진 경우 원고 회사는 보험금 지급의무가 없다. 이 사건 증권집단소송상 손해배상책임은 엘지디스플레이 및 엘지디스플레이 임원의 담합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고 유죄거래합의에 의하여 엘지디스플레이 임원들에게 형이 선고된 이상 위 임원들의 행위는 최종판결이 내려진 고의적인 법 위반행위이므로 원고는 원보험금 지급의무가 없다.
다) 이 사건 원보험계약상 예견 면책조항에 따라 피보험자가 이 사건 원보험계약 체결 전 손해배상청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사실 등을 알았거나 합리적으로 예견 가능했던 경우 원고는 면책된다. 이 사건 원보험계약 체결 당시 엘지디스플레이는 담합행위가 있었음을 알고 있었으므로 원고는 원보험금 지급의무가 없다.
나. 판단 : 재보험금 지급 의무의 발생
재보험계약이라 함은 원보험자가 인수한 원보험계약상의 책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재보험자에게 인수시키는 보험계약을 말하는바, 재보험계약에 따라서 재보험자의 책임은 원보험자가 부담하는 책임에 따르게 되고 재보험자는 원보험자가 부담하는 위험을 동일하게 부담한다 할 것이며 그 위험의 내용에는 객관적으로 원보험금 지급의무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판결 등에 의하여 원보험자가 원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을 부담하게 되는 것도 포함된다 할 것이다. 따라서 원보험자가 원보험계약에서 정하거나 법률에 의하여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소송, 중재 등의 절차에 따라 일반적인 주의의무를 다하여 원보험금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투었음에도 그 절차에서의 판결, 중재판정 등에 따라서 원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을 부담하게 되었고 이를 더 이상 다툴 수 없게 되었다면 재보험자는 원보험자의 원보험금 지급의무의 존부를 원보험자와의 관계에서 다시 다툴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재보험증권(갑 제3호증)에서도, ‘달리 정하지 않는 한 준거법, 관할법원을 포함하여 원보험의 조건 및 합의내용이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규정하고 있어 운명추종원칙을 규정하고 있는 점, 이 사건 원보험약관에서 당사자 사이에 분쟁이 있을 경우 각 당사자가 서면으로 지명한 2명의 중재인의 판단에 따른다고 정하고 있고, 원고와 엘지디스플레이가 각 선임한 중재인들에 의한 이 사건 중재절차에서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에서 주장하고 있는 위 면책사유들을 근거로 원보험금 지급의무가 없음을 주장하였으나 그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원보험금을 지급하라는 이 사건 중재판정이 내려지고, 원고의 추가판정신청도 기각된 점 등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보험계약에서 예정된 중재절차에 따라 엘지디스플레이에 원보험금을 지급하거나 지급할 책임을 부담하게 된 원고에게 이 사건 재보험계약에 따른 재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청구통제조항(claim control clause)에 따라 면책되는지에 관하여(소극)
1)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청구통제조항(claim control clause)에 의하면, 간사 재보험사의 동의 없이는 원고가 원보험계약의 피보험자와 어떤 합의나 화해도 할 수 없는데, 원고의 해지권 행사 포기로 인하여 결국 원고의 보험금 지급의무가 발생하였으므로 이는 청구통제조항에서 정한 합의나 화해에 준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원고가 해지권 행사 포기에 대하여 피고의 사전 승인을 받지 않은 이상 피고에게 재보험금 지급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2) 판단
살피건대, 갑 제26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재보험계약에서 간사 재보험사(Leading Reinsurer)의 동의 없이는 원고가 원보험계약의 피보험자와 어떤 합의(settlement)나 화해(compromise)도 할 수 없다는 내용의 청구통제조항(claim control clause)이 이 사건 재보험계약의 내용에 편입된 사실이 인정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중재판정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한 이상 원고가 고지의무 위반으로 인한 해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피보험자와 합의나 화해를 하였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손해방지의무를 위반하였는지에 관하여(소극)
1)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가 엘지디스플레이의 고지의무 위반으로 인한 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행사하지 않음으로써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상법 제680조 제1항의 손해방지의무를 위반하였고, 원고가 해지권을 행사하였다면 원보험금 지급의무를 면할 수 있었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재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보험계약자와 피보험자는 손해의 방지와 경감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상법 제680조 전문). 위 상법의 규정에서 "손해의 방지 또는 경감"이라는 의미는 손해의 발생 또는 확대의 전부 또는 일부를 방지하거나(방지의 의미), 이미 발생한 손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제거한다는 의미(경감의 의미)로 해석될 수 있고, 그와 같은 방지행위에는 손해를 직접적으로 방지하는 행위는 물론이고 간접적으로 방지하는 행위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나, 그 '손해'는 피보험이익의 구체적인 침해의 결과로서 생기는 손해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그 정도에 관하여는 일반적으로 규정할 수는 없고, 사고의 종류나 손해발생의 정도 및 사고발생 시의 피보험자의 상태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으나, 피보험자가 보험계약이 존재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손해의 방지를 위해 기울이는 것과 동일한 정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일응의 기준이 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그 위반의 효과에 관하여 보면, 앞서 본 바와 같이 명문의 규정은 없으나, 피보험자 등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손해방지의무를 위반한 경우 그 위반이 없었다면 방지 또는 경감할 수 있었으리라고 인정되는 손해액을 보험자가 지급할 보험금에서 상계 또는 공제하고 나머지 금액만을 손해보상액으로 지급할 수 있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서울고등법원 1999. 2. 3. 선고 98나36360 판결 참조).
이에 대하여 피고는, 재보험계약에서는 보험계약자인 원고가 보험업을 전문적으로 영위하는 보험회사이고 재보험에 관한 국제적인 기준인 최대선의의무(Utmost Good Faith)에 의하더라도 재보험계약에서의 손해방지의무 기준은 일반 보험에서와 달리 판단되어야 하므로, 원고가 경과실로 손해방지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도 그 책임을 부담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손해방지의무 이행의 정도는 보험계약자 등이 보험계약이 존재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신의칙에 따라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손해의 방지를 위해 기울이는 것과 동일한 정도의 노력을 기울이면 충분하므로 재보험계약이라고 하여 보험계약자 등이 경과실로 손해방지의무를 위반한 경우에까지 그 책임을 부담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엘지디스플레이가 고지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 등
⑴ 엘지디스플레이가 상법 제651조의 고지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적극)
엘지디스플레이가 2006. 7. 22. 이 사건 배상책임보험을 갱신하면서 이미 2001. 9.경부터 2006. 12.경까지 패널가격 담합(이후 벌금 4억 달러에 유죄거래 합의를 할 정도로 장기간, 조직적으로 광범위하게 이루어진 것이다)에 가담하고 있었음에도 ‘회사나 그 임원은 공정거래법 위반을 포함, 본 보험계약상 보험금청구로 이어질 수 있는 어떠한 사실관계 또는 정황에 개입된 사실이 있거나, 그러한 사실관계 또는 정황을 알고 있는지’ 서면으로 묻는 질문에 대하여 ‘아니오’라고 대답하여 원보험계약의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고지하였고, 엘지디스플레이는 위 갱신계약을 체결한지 불과 5일이 경과한 2006. 7. 27. 공정거래위원회에 엘씨디 가격 담합행위에 관하여 자진신고를 실시하여 미국 법무부 및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담합 여부에 관한 조사가 실시되었는바, 엘지디스플레이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고지하여 상법 제651조의 고지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⑵ 고지의무 위반과 보험사고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적극)
이에 대하여 원고는 엘지디스플레이의 고지의무 위반과 보험사고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여 원고가 해지권을 행사하였다고 하더라도 상법 제655조 단서에 따라 원고의 보험금지급의무에 영향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고지의무 위반사실이 보험사고의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였다는 점, 즉 보험사고의 발생이 보험계약자가 불고지하였거나 부실고지 한 사실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 증명된 때에는 상법 제655조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보험자는 위 불실고지를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는 것이지만 위와 같은 고지의무 위반사실과 보험사고 발생과의 인과관계의 부존재의 점에 관한 증명책임은 보험계약자에게 있다 할 것이므로(대법원 1992. 10. 23. 선고 92다28259 판결, 1993. 4. 13. 선고 92다52085, 52092 판결 각 참조) 만일 그 인과관계의 존재를 조금이라도 엿볼 수 있는 여지가 있으면 상법 제655조 단서는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4. 2. 25. 선고 93다52082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고지의무 위반사실은 엘지디스플레이가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담합행위에 관한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허위의 사실을 고지함으로써 고지의무를 위반한 것이고, 보험사고는 ‘엘지디스플레이 및 그 임원들이 2004. 7. 15.부터 2006. 12. 11.까지 엘지디스플레이의 유가증권신고서, 투자설명서 등 공시서류나 언론보도문을 작성하여 배포할 때 엘지디스플레이가 엘씨디 패널 제품의 가격 담합에 참가해 왔다는 사실을 숨기고 엘지디스플레이의 매출, 경쟁력, 제품의 가격, 수요 등에 관하여 왜곡된 허위 정보를 포함시킴으로써 미국 증권거래법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집단소송이 제기됨에 따라 발생한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고지의무 위반사실이 보험사고의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였다는 점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단기 제척기간 경과 전 손해방지의무를 위반하였는지에 관하여(소극)
⑴ 피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사정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손해방지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여지는 있다.
㈎ 앞서 본 바와 같이 엘지디스플레이가 고지의무를 위반하였는바, 원고가 2009. 4. 9. 이전에는 피고로부터 해지권 행사를 요구받지 않았으나 해지권 행사 여부를 판단하는 주체는 보험자인 원고이다.
㈏ 이 사건 중재판정에서 예견면책조항에 의한 면책항변 등이 배척되었는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예견면책조항과 해지권행사조항 사이에는 차이점이 있고 고지의무 위반으로 인한 해지권 행사는 예견면책조항에 의한 면책항변보다 확실한 방어방법이었다.
㈐ 원고는 예견면책조항과 상법상 고지의무 위반으로 인한 해지권 행사는 유사하다고 주장하나, 예견면책조항이 적용될 경우 원고는 해당 임원에 대한 손해 부분만 면책되고 엘지디스플레이가 부담하는 손해에 대해서는 면책되지 않으므로 보험약관의 할당조항이 적용되어 엘지디스플레이와 임원에 공동으로 발생한 손실의 80%를 부담하게 되는 반면에, 고지의무 위반으로 인한 해지권 행사의 경우 엘지디스플레이에 대한 보험금 지급 전부를 부담하지 않게 된다. 또한 예견면책조항의 경우 피보험자인 임원 개인이 담합사실 및 담합행위가 집단소송을 초래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합리적으로 예견할 수 있어야 적용되는 데 반하여 고지의무 위반으로 인한 해지권 행사의 경우,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인 엘지디스플레이 또는 해당 임원이 중요한 사항인 담합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경우에 적용된다. 인과관계 측면에서도 면책약관은 이를 엄격히 제한적으로 해석함이 원칙인 데 반하여(대법원 2007. 10. 26. 선고 2006다39898 판결 등 참조), 고지의무 위반사실과 보험사고 발생과의 인과관계가 부존재하다는 점에 관한 증명책임은 보험계약자 측에 있으므로 그 인과관계의 존재를 조금이라도 엿볼 수 있는 여지가 있으면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해지권을 제한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1997. 10. 28. 선고 97다33089 판결 등 참조).
㈑ 그런데도 원고는 해지권 행사의 제척기간이 경과하기 전(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08. 11. 13.로부터 1개월 이내)에 해지권을 행사하지 아니하였다.
⑵ 원고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손해방지의무를 위반하였는지(소극)
그러나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원고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손해방지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 이 사건 원보험계약에는 피보험자가 이 사건 원보험계약의 체결 전에 손해배상청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사실 등을 알았거나 합리적으로 예견할 수 있었던 경우 면책되는 내용의 예견면책조항 등의 여러 면책조항이 있었고 이 사건 집단소송의 원인이 된 사건의 경우 엘지디스플레이가 이 사건 원보험계약 체결 당시 담합행위가 있었음을 알고 있었으므로 원고가 위 면책조항에 따라 면책될 것이라고 판단할 만한 사정이 있었다.
㈏ 피고를 비롯한 재보험사들 역시 2008. 10.경까지 이 사건 원보험계약 상 면책사유가 존재한다는 의견을 원고에게 제시하였을 뿐이고, 엘지디스플레이의 2008. 11. 13.자 통지를 원고로부터 같은 날 전달받았음에도 2009. 4. 9. 이전에는 고지의무 위반에 따른 해지권행사에 관하여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아니하였다. 피고 측 제1심 증인 소외 9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피고 측에서도 예견면책조항의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에 대해서 1차적인 판단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고, 고지의무 위반에 대해서는 워낙 기본적인 권리라서 우선 그 당시에는 검토하지 않았고 고지의무 위반사실조차도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우선 면책조항만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기록 1862, 1869면 참조)’고 증언하고 있다.
㈐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예견면책조항과 해지권행사조항에는 그 차이점이 있어 해지권행사가 보다 강력한 방어방법인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피고 역시 이 사건 답변서에서도 이 사건 증권집단소송으로 인한 엘지디스플레이의 손해배상책임은 예견면책조항 등에 따라 면책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였는바, 2008. 11. 13. 무렵에는 피고를 비롯한 재보험사 모두 예견면책조항 등에 의한 면책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머지 고지의무 위반으로 인한 해지권행사 여부는 미처 검토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 역시 2008. 11. 13. 무렵 고지의무 위반으로 인한 해지권행사 여부에 대해서 미처 검토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볼 수 있는바, 원고가 전문 보험업자라는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원고가 고지의무 위반 여부에 대해서 검토하지 못한 채 해지권을 행사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를 비롯한 재보험사 역시 마찬가지 사정에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 한편 원보험자가 성실하게 경영상의 판단을 하여 원보험상의 방어를 하지 않은 경우에 재보험자는 이를 문제 삼지 못하고 원보험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원고는 2008. 11. 13. 무렵 엘지디스플레이의 고지의무 위반사실을 인지하고 해지권 행사 여부를 검토하였으나 예견면책조항 등에 따라 면책될 것으로 예상하고 해지권을 행사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였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는바, 원고가 고지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원보험계약을 해지하는 것보다는 다액의 보험료를 납부하는 엘지디스플레이를 비롯한 보험계약자와 장기적이고 계속적인 거래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한 경영상의 조치로 사업적인(businesslike) 판단이라고 여겼을 수 있다. 원고에게 피고의 손해방지를 위해서 행사할 수 있는 여러 가지의 법률상 권리, 즉 원고에게 보다 이익이 되는 면책항변에 의한 방어방법과, 원고의 경영에 보다 불이익한 것으로 보이는 해지권행사에 의한 방어방법이 있고, 원고와 피고를 비롯한 재보험사 모두 예견면책조항 등에 의한 면책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상황에서(예견면책조항과 해지권행사조항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그 적용범위, 인식주체, 인식대상, 인과관계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차이점이 있으나, 그 당시에는 원고나 피고를 비롯한 재보험사 모두 그 차이점을 인식하지 못하였고, 그 차이점은 이 사건 소송, 특히 항소심이 진행되면서 뒤늦게 밝혀진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피고를 비롯한 재보험사가 면책조항에 의한 방어방법을 행사할 것을 제시할 뿐이고 해지권행사에 의한 방어방법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면, 원고가 자신에게 불이익한 수단까지 포함하여 가능한 모든 수단의 방어방법을 반드시 행사해야만 한다고 보기도 어렵고, 이는 이 사건 재보험계약이 없었다고 할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즉 보험업을 전문적으로 영위하는 보험회사인 원고로서는 보험금이 미화 19,175,731달러인 다액으로 위험부담이 있기는 하나 역시 다액의 보험료를 납부하는 보험계약자와 장기적이고 계속적인 거래관계를 유지한 채 면책항변으로 보험금 지급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편을 선택하는 것이 적절한 경영상의 조치라고 판단할 수도 있는 것이므로, 이 사건 재보험계약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보험약관상 면책조항 뿐만 아니라 고지의무 위반으로 인한 해지권까지도 당연히 행사하였을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 결국 해지권을 행사하지 않은 원고의 판단이 현저히 불합리하거나 잘못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라) 제척기간 경과 후 손해방지의무를 위반하였는지에 관하여(소극)
⑴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엘지디스플레이로부터 가격담합사실을 인정하고 유죄거래합의를 하였다는 사실을 통지받은 2008. 11. 13. 무렵 엘지디스플레이의 고지의무 위반사실을 알게 되었는데도 해지권 행사를 하지 않다가 2009. 4. 9. 피고 측 대리인인 소외 1로부터 최초로 이 사건 원보험계약에 대한 해지권의 행사를 서면으로 요청받은 이래 2009. 7. 16.까지 수차례에 걸쳐 고지의무 위반으로 인한 해지권행사를 요청받았는바, 피고 측 대리인으로부터 해지권 행사를 서면으로 요청받은 2009. 4. 9. 이후에도 원고가 원보험계약에 관하여 고지의무 위반으로 인한 해지권을 행사하지 않은 이상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그 이후에는 원고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해지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⑵ 이에 대하여 원고는, 고지의무 위반사실을 알게 된 2008. 11. 13.로부터 1개월의 제척기간이 이미 경과하여 해지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이므로, 원고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손해방지의무를 위반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한다(원고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손해방지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점에 관하여는 피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나, 원고가 피고 측으로부터 해지권행사를 요청받고서도 해지권을 행사하지 않았고, 해지권을 행사하였다면 일응 원고가 원보험금 지급의무를 부담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가 이를 반박할 특별한 사정에 대하여 증명책임을 부담하는 것으로 본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엘지디스플레이가 2008. 11. 13.경 원고에게 미국 법무부 조사사실 및 유죄거래합의사실을 통지함에 따라 실제로 엘지디스플레이가 담합행위를 하였는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적어도 엘지디스플레이가 담합행위를 하였음을 대외적으로 인정한 사실은 명백하게 밝혀진 점, 피고 역시 당초 원고가 2008. 11. 13. 또는 그 이후 어느 시점에서 담합행위에 관한 고지의무 위반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주장하였던 점, 2008. 11. 13.경과 2009. 4. 9.경 사이에 원고와 피고 모두 엘지디스플레이의 고지의무위반사실에 대하여 추가로 알게 된 사정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2008. 11. 13.경 엘지디스플레이가 유죄거래합의사실을 통지함에 따라 원고로서는 그 무렵 엘지디스플레이의 고지의무 위반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보험계약 당시에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중요한 사항을 고지하지 아니하거나 부실의 고지를 한 때에는 보험자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1월 이내에, 계약을 체결한 날로부터 3년 내에 한하여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바(상법 제651조 참조), 원고가 2009. 4. 9.경 고지의무 위반으로 인한 해지권을 행사한다고 하더라도 그 무렵은 원고가 고지의무 위반사실을 안 날로 볼 수밖에 없는 2008. 11. 13.경으로부터 제척기간인 1월이 이미 경과한 후이므로 어차피 해지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볼 것이다. 따라서 제척기간이 경과하여 해지권을 행사하지 않은 이상 해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원고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손해방지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⑶ 설령 원고가 피고 등으로부터 해지권행사를 요구받았는데도 이를 행사하지 않음으로써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손해방지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그 당시는 이미 제척기간이 경과하여 해지권행사가 인정되지 않았을 것이므로 손해방지의무 위반과 손해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취지로 재항변한다(원고가 해지권을 행사하지 않음으로써 일응 원보험금 지급의무가 발생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손해방지의무 위반과 손해의 발생 내지 확대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점에 관하여는 원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제척기간 경과 후(2008. 12. 13. 이후) 고지의무 위반으로 인한 해지권을 행사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효력이 인정되지 않음에 따라 이 사건 중재판정에서도 해지권 행사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아 원보험금 지급을 명하였을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결국 원고의 손해방지의무 위반이 손해의 발생 내지 확대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한다.
⑷ 결국 제척기간 경과 후(2008. 12. 13. 이후) 원고가 해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하여 원고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손해방지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거나 또는 원고의 손해방지의무 위반과 손해의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제척기간 경과 후 원고의 손해방지의무 위반에 관한 피고의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다. 최대선의의무를 위반하였는지에 관하여(소극)
1) 피고의 주장
피고는, 민법 제2조의 신의성실 원칙에 따라 원보험자는 재보험에 특유한 의무로서 최대선의로 재보험에 관한 사무를 집행할 의무를 부담하고, 원보험계약의 체결로부터 종료에 이르기까지 모든 법률관계를 합리적으로 처리하여야 하며 재보험자의 지위가 원보험자의 지위와 다름없이 우량하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하는데, 원고가 최대선의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피고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2) 판 단
피고 주장과 같이 원고가 이 사건 재보험에 관한 사무를 처리함에 있어 최대선의의무를 부담한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엘지디스플레이의 고지의무 위반에 따른 해지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이 고의나 중대한 과실에 의한 것으로 보기 어렵거나 기대 가능한 범위 내에서 경영상의 판단을 한 조치로 보일 뿐이고, 달리 원고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 없으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재보험금 액수
가. 원보험금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중재판정에 따라 원보험금 19,175,731달러 및 그 중 19,147,041달러에 대하여는 2011. 4. 6.부터, 나머지 28,690달러에 대하여는 2012. 4. 1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6%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바, 2012. 7. 3. 기준으로 원고가 지급할 원보험금은 원금 19,175,731달러, 19,147,041달러에 대한 2011. 4. 6.부터 2012. 7. 3.까지의 지연손해금 1,428,946달러{19,147,041달러 × (1 + 89/365) × 6%, 편의상 달러 미만 반올림, 이하 같다}, 28,690달러에 대한 2012. 4. 10.부터 2012. 7. 3.까지의 지연손해금 401달러(28,690달러 × 85/365 × 6%)의 합계 20,605,078달러(19,175,731달러 + 1,428,946달러 + 401달러)이고, 원고가 2012. 7. 3. 엘지디스플레이에 지급한 19,175,731달러로는 원보험금 및 지급일까지 발생한 지연이자 합계 총 미화 20,605,078달러를 모두 변제하기에 부족하므로 먼저 지연손해금 1,429,347달러(1,428,946달러 + 401달러)와 원금 중 17,746,384달러에 충당되었고 원금 1,429,347달러는 여전히 미지급 상태에 있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재보험계약에 따라 최초 구간 재보험자로서 위 원보험금 중 10,000,000달러의 82.5%인 8,250,000달러, 2차 초과 구간 재보험자로서 20,000,000달러를 초과하는 부분인 605,078달러의 30.83%인 186,546달러의 합계 8,436,546달러 및 그 중 원고가 이미 지급한 원보험금 중 피고의 분담액인 7,851,314달러[19,175,731달러 × (10,000,000 ÷ 20,605,078) × 82.5% + 19,175,731달러 × (605,078 ÷ 20,605,078) × 30.83%] 중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7,851,018달러에 대하여는 원보험금을 지급한 다음날이자 보험금의 지연손해금이 변제충당된 다음날인 2012. 7. 4.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당심 판결선고일인 2014. 12. 18.까지는 상법에서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미지급 보험금 상당 재보험금인 585,232달러[1,429,347달러 × (10,000,000 ÷ 20,605,078) × 82.5% + 1,429,347달러 × (605,078 ÷ 20,605,078) × 30.83%]에 대하여는 위 2012. 7. 4.부터 다 갚는 날까지 이 사건 중재판정에서 정한 연 6%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손해방지비용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손해방지비용으로 66,769.01달러와 486,533,711원을 지출하였고 304,451,950원의 지급의무를 부담하고 있는바, 이 사건 재보험계약상 피고의 분담비율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최초 구간 재보험자로서 26,733달러 및 316,700,170원[{66,769달러 + 790,985,661원(486,533,711원 + 304,451,950원)} × (10,000,000 ÷ 20,605,078) × 82.5%], 2차 초과 구간 재보험자로서 604달러 및 7,161,092원[(66,769달러 + 790,985,661원) × (605,078 ÷ 20,605,078) × 30.83%]의 합계 27,337달러(26,733달러 + 604달러) 및 323,861,262원(316,700,170원 + 7,161,092원) 과 그 중 기지급 부분인 27,337달러와 199,206,420원{= 486,533,711원 × (10,000,000 ÷ 20,605,078) × 82.5% + 486,533,711원 × (605,078 ÷ 20,605,078) × 30.83%}]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원고가 27,337달러에 대하여는 27,336달러를, 323,861,262원에 대하여는 323,842,063원을, 199,206,420원에 대하여는 199,191,925원의 지급을 구하고 있다. 따라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27,336달러와 323,842,063원 및 그 중 기지급 손해방지비용인 27,336달러와 199,191,925원에 대하여는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 송달일 다음날인 2013. 3. 27.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청구가 병합된 소송에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의 법정이율을 적용할 것인지는 소송물별로 따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9. 10. 선고 2002다34581 판결, 대법원 2012. 12. 27. 선고 2012다60954 판결 등 참조)}.
3)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재보험금과 기지급 손해방지비용 합계 8,463,586달러(7,851,018달러 + 585,232달러 + 27,336달러) 및 그 중 기지급 보험금 상당 재보험금 7,851,018달러에 대하여는 2012. 7. 4.부터 2014. 12. 18.까지는 상법에서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위 특례법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미지급 보험금 상당 재보험금 585,232달러에 대하여는 2012. 7. 4.부터 다 갚는 날까지 이 사건 중재판정에서 정한 연 6%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기지급 손해방지비용 27,336달러에 대하여는 2013. 3. 27.부터 다 갚는 날까지 위 특례법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손해방지비용 323,842,063원 및 그 중 기지급 손해방지비용 199,191,925원에 대하여는 2013. 3. 27.부터 다 갚는 날까지 위 특례법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일부달리한 제1심 판결 중 위 인정금원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부분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은애(재판장) 김종우 홍성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