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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판결

[광주고등법원 2015. 2. 4. 선고 (제주)2013나1152 판결]

【전문】

【원고, 피항소인】

【피고, 항소인】

【제1심판결】

제주지방법원 2013. 11. 21. 선고 2013가합5158 판결

【변론종결】

2015. 1. 21.

【주 문】

 
1.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허가를 명하는 부분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각하한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미합중국 켄터키 주 우드포드 순회법원(COMMONWEALTH OF KENTUCKY WOODFORD CIRCUIT COURT) 08-CI-00470 사건에 관하여 위 법원이 2010. 8. 27. 선고한 판결에 기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강제집행은 미화 560,354달러 및 이에 대하여 2010. 8. 27.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에 의한 금원의 지급을 명하는 한도에서 허가한다.
 
2.  피고의 항소 중 주위적 청구에 관한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2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의 제2문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가. 주위적 청구취지
원고와 피고 사이의 미합중국(이하 ‘미국’이라고 한다) 켄터키 주 우드포드 순회법원 08-CI-00470 사건에 관하여 위 법원이 2010. 8. 27. 선고한 판결에 기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강제집행을 허가한다.
나. 예비적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710,616,928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8. 27.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켄터키 주 버사일(Versailles)에 있는 ○○○○ 농장의 소유자로서 말 교배 및 훈련 면허를 가지고 종마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고, 피고는 대한민국 제주에서 ‘△△목장’이라는 종마 목장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07. 4. 5. 피고에게, 피고로부터 대한민국에 있는 1998년생 순종 암말 ‘퍼스트 바이올린’(이하 ‘이 사건 암말’이라고 한다)을 미화 150,000달러(이하 ‘달러’라고만 한다)에 매수하는 내용의 구매제안서(갑 제8호증)를 팩스로 보냈고, 피고는 2007. 4. 6. 위 구매제안서에 서명하여 원고에게 팩스로 송부하였다(피고는 매매계약 자체가 성립하지 않았다고 다투고 있으나, 편의상 이 사건 암말에 관한 구매제안과 승낙을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고 한다).
다. 그런데 이 사건 암말이 낳은 ‘도미니칸’이 2007. 4. 14. 켄터키 주 킨랜드(Keeneland) 경주장에서 개최된 1급 경마대회인 블루 그라스 스테이크(Blue Grass Stake)에서 우승하자 피고는 2007. 4. 16. 피고의 대리인인 소외 1을 통하여 원고에게 원고의 위 구매제안을 철회한다고 통지하였고, 이어서 2007. 4. 20. 다시 위 소외 1에게 이 사건 암말의 적정 시장가치가 1,000,000달러에 이른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암말의 구매가 무산되었고 판매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통지하였다.
라. 이에 원고는 2008. 11. 3. 피고와 피고의 처인 소외 2를 상대로 미국 켄터키 주 우드포드 순회법원(켄터키 주 대법원 산하의 순회법원이다. 이하 ‘이 사건 순회법원’이라고 한다)에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주문 제1항 제2문 기재 소(이하 ‘이 사건 손해배상소송’이라고 한다)를 제기하였고, 피고는 소송대리인을 선임하여 응소하였다.
마. 이 사건 순회법원은 2010. 1. 22. ‘원고가 2007. 4. 5. 피고에게, 피고로부터 이 사건 암말을 150,000달러에 매수하겠다고 제안하였고, 피고가 이를 동의하였으나, 피고는 이 사건 매매계약을 위반하였다. 본 분쟁에 적용될 준거법은 국제물품매매계약에 관한 국제연합 협약이다.‘라는 내용의 중간판결(Summary Judgment)을 선고하였다.
바. 그 후 이 사건 순회법원은 2010. 8. 27. ‘피고는 원고에게 639,044달러 및 이에 대하여 판결 선고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에 의한 금원과 위 판결의 집행 및 위 판결금의 회수를 위한 소송비용, 변호사 보수를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결(이하 ‘이 사건 대상판결’이라고 한다)을 선고하였다. 피고는 그 무렵 위 판결을 송달받고도 항소하지 아니하여 2010. 10.경 그대로 확정되었다.
사. 이 사건 순회법원이 인정한 손해배상액의 구체적인 내용은, 일실수익에 관한 손해 481,200달러(이 사건 암말의 적정 가치라고 위 법원이 인정한 750,000달러에서 이 사건 매매대금과 각종 비용 등을 공제하고 남은 금액), 이 사건 암말에 대한 건강검진비용(verterinay fees) 465달러(달러 미만은 버린 것으로 보인다), 자문비용 50,000달러, 소송 전 변호사 비용(pre-litigation attorneys' fees) 57,379달러, 원고가 2010. 5. 10.까지 지출한 소송비용(legal fees) 중 손해배상액에 포함하는 것이 상당하다고(reasonable) 인정한 50,000달러, 합계 639,044달러이다.
[인정근거]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제2호증, 제4호증 내지 제8호증, 갑 제9호증의 1, 2, 3, 갑 제10호증, 제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대상판결이 민사소송법 제217조 제1항에 규정된 외국재판의 승인요건을 충족하였음을 이유로 이 사건 대상판결에 기한 강제집행의 허가를 구함에 대하여, 피고는 다음과 같이 이 사건 대상판결이 위 법조 소정의 승인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주장한다.
가. 이 사건 손해배상소송의 국제재판관할권은 대한민국에 있고, 미국은 섭외사건의 경우 연방법원에 관할권이 있는데 주법원이 심리한 사건에 피고가 응소하였다고 하여 국제재판관할권 부존재의 위법이 치유되었다고 볼 수 없다.
나. 이 사건 매매계약은 체결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설령 계약이 성립되었더라도 국제사법 제29조 제1항에 따른 적법한 준거법에 의하여 그 효력을 판단하여야 하고, 대한민국 민법을 준거법으로 적용할 경우 이 사건 매매계약은 적법하게 해제되었으며, 이 사건 대상판결의 손해배상액은 부당하게 과도하므로 이 사건 대상판결을 승인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선량한 풍속이나 그 밖의 사회질서에 어긋나는 것이다.
다. 미국 켄터키 주는 통일외국금전판결승인법(Uniform Foreign Country Money Judgment Recognition Act)을 채택하지 아니하고 단지 통일외국판결집행법(Uniform Enforcement of Judgments Act)을 채택하고 있으므로, 대한민국과 미국 켄터키 주 사이에는 상호보증이 존재하지 아니하거나 외국재판의 승인요건이 현저히 다르다.
 
3.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순회법원의 국제재판관할권 인정 여부
1) 인정사실
갑 제1호증, 제6호증, 제7호증, 제14호증, 제15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아래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는 2005. 1. 미국 켄터키 주 킨랜드에서 소외 1을 통해서 이 사건 암말을 60,000달러에 매수하여 대한민국에 들여와 3번 교배하였고 2007. 4. 이 사건 매매계약의 무효를 주장한 이후인 2008. 1. 이 사건 암말을 다시 미국으로 보내어 교배하였다. 이 사건 암말은 2008. 11. 위 킨랜드에서 230,000달러에 팔렸다.
나) 링컨 콜린스(Lincoln Collins)는 순종 종마 매매, 감정, 교배 및 마산업과 관련한 영업을 하는, 켄터키 주에 위치한 미국 회사인 ‘케른(Kern) 종마’ 회사의 대표로서 이 사건 암말의 이력을 관리·보관하고 있다. 그는 이 사건 손해배상소송에서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 이 사건 암말의 적정가격을 750,000달러라고 의견을 제시하였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손해배상소송에서 이 사건 매매계약이 이행되지 아니한 데 따라 입은 일실수익 상당의 손해를 481,200달러라고 주장하였는데, 그 금액은 이 사건 암말의 적정가격 750,000달러에서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른 대금 150,000달러와 위 매매계약의 불이행으로 지출을 면하게 된 운송비용 34,000달러, 세금 31,800달러, 검역비용 500달러, 중개수수료 합계 52,500달러를 공제하여 산출한 것이다.
라) 피고는 이 사건 손해배상소송에서 켄터키 주 변호사인 에밀리 콜스(Emily H. Cowles)를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하여 대응하였고, 2010. 5. 이 사건 순회법원 및 원고에게 소송대리인을 켄터키 주 변호사 더글러스 랭던(Douglas Landon) 등으로 변경한다고 통지하였다.
피고의 소송대리인은 이 사건 손해배상소송에서 소장 부본 송달의 부적법 항변, 이 사건 매매계약의 무효 항변을 제출하였고, 제3자인 소외 1을 소송에 인입(third party complaint)하여야 한다거나, 반소를 제기할 예정이라거나 중간판결 등을 요구하여 소송절차가 지연되었다.
2) 판단
기초사실과 앞에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손해배상소송은 매매계약에 따라 정해진 매매대금과 이 사건 암말의 적정가격의 차액을 포함하는 피고의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과 관련된 분쟁으로서, 이 사건 암말의 적정가격이 얼마이고 원고가 주로 미국에서 지출하였거나 지출할 예정이었던 비용의 타당성과 그 범위가 문제가 되며 이를 적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전문가나 전문기관이 미국에 소재하고 있으므로, 미국 켄터키 주법원은 분쟁이 된 사안과 실질적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덧붙여 원고가 미국 켄터키 주에서 계약의 체결과 관련된 서류를 팩스로 전송받는 방법으로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였고(피고가 이 사건 손해배상소송에 인입하려고 했던 소외 1도 미국에 주소나 거소를 둔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암말이 계약 체결 당시 대한민국에 있었지만 이를 인도받기로 한 곳이 미국 켄터키 주이며, 민사소송법 제8조에 따라 원고 주소지의 법원에 토지관할권이 존재하는 점도 위 분쟁이 켄터키 주법원과 실질적 관련이 있음을 뒷받침한다.
나아가 국제재판관할에서 민사소송법 제30조에 규정된 변론관할을 인정하더라도 피고가 이 사건 손해배상소송에서 앞서 본 바와 같이 절차상, 실체상 충분한 주장을 한 점에 비추어 당사자 사이의 공평을 해칠 우려가 없어 보이고, 오히려 이 사건 암말의 시가감정과 원고가 지출한 비용에 대한 적정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미국 켄터키 주에서 심리하는 것이 효과적인 절차의 진행 및 소송경제에 적합하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순회법원에 국제재판관할권이 있다고 봄이 옳다(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2다7571 판결 참조).
한편, 미국 연방법원은 당사자의 주적(州籍)이나 국적이 다른 경우, 이른바 주적상위(diversity of citizenship) 관할권을 가지지만 전속관할권(exclusive jurisdiction)을 가지는 것이 아니어서 주법원도 경합관할권(concurrent jurisdiction)을 가지고, 이 경우 피고에게 인정되는 연방법원으로의 이송신청권을 피고가 행사하였음에도 이 사건 순회법원이 본안판단을 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이 사건 대상판결이 공서양속 등에 반하는지 여부
1) 준거법과 관련한 주장에 대한 판단
앞서 채택한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2007. 4. 5. 피고에게 건강검진을 통과할 것을 조건으로 이 사건 암말을 150,000달러에 매수하는 내용의 구매제안서를 팩스로 보내자, 피고는 2007. 4. 6. 자신이 위 암말의 소유주임을 확약하면서 원고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는 취지로 위 구매제안서에 서명하여 원고에게 팩스로 송부한 사실, 피고는 2007. 4. 7. 원고의 요청에 따라 이 사건 암말에 대한 건강검진을 실시한 후 건강이 양호하고 교배할 수 있다는 결과를 원고에게 전달한 사실, 원고는 위 검강검진비용 465.37달러를 지급한 사실, 피고는 원고의 요청에 따라 원고에게 매매대금 지급을 위한 송금지시서(wiring instructions)를 전달한 사실,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매매계약이 이행되지 않았음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하였고, 이 사건 순회법원은 국제물품매매계약에 관한 국제연합 협약(United Nations Convention on Contracts for the International Sale of Goods 1980, 이하 ‘1980년 협약'이라고 한다)을 준거법으로 하여 이 사건 대상판결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기초사실과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미국 켄터키 주에 주된 영업소를 두고 있는 원고와 대한민국에 주된 영업소를 두고 있는 피고 사이에 이 사건 매매계약이 체결되었고(이 사건 암말은 ‘1980년 협약’ 제2조 소정의 적용 배제 사유인 ‘개인용·가족용 또는 가정용으로 구입된 물품’이 아님이 명백하다), 대한민국과 미국은 모두 ’1980년 협약‘에 가입하였으며(대한민국은 2004. 2. 17. 가입하고 2005. 3. 1.부터 발효, 미국은 1986. 12. 11. 비준), 달리 위 협약에서 규정한 적용배제 사유가 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순회법원이 대한민국 민법이 아닌 ’1980년 협약‘을 준거법으로 적용하여 이 사건 매매계약의 성립, 효과를 판단한 조치에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아가 원고와 피고가 구매제안서에 서명한 경위, 그 후 이 사건 암말이 건강검진을 통과하자 피고가 원고에게 송금지시를 한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매매계약이 적법하게 체결되었음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고, 그것이 공서양속에 반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와 반대되는 전제에서 비롯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손해배상의 과다와 관련한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일실손해 부분
제3항 가. 1)의 다)항에서 본 것과 같이 이 사건 대상판결이 인정한 일실손해액 481,200달러는 이 사건 매매계약이 이행되었을 경우 원고가 얻었을 이익에서 지출되었어야 할 매매대금이나 각종 비용을 공제한 순이익만을 산정한 것이어서 징벌적 손해배상이 포함되어 있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매매계약에 해약금 또는 위약금 약정이 있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도 없으므로 위와 같이 산정된 일실손해가 과다하여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나) 자문료, 법률비용 및 소송비용
앞서 채택한 증거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사실과 그로부터 추인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대상판결에서 인정된 자문료, 법률비용 및 소송비용 전부를 승인하는 것은 손해의 공평·타당한 분담이라고 하는 대한민법 손해배상법의 기본원칙 또는 사회 일반의 법 감정상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가혹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고, 대한민국에서 인정되는 상당한 금액을 현저히 초과하는 부분에 대하여는 대한민국의 선량한 풍속 그 밖의 사회질서에 반한다고 보아 승인을 제한함이 옳다(공서양속을 이유로 승인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 관하여는 대법원 1997. 9. 9. 선고 96다47517 판결과 그 하급심 판결 참조).
⑴ 당초 이 사건 암말의 매매가격은 150,000달러였고, 이 사건 순회법원은 손해배상액으로 639,044달러를 인정하였는데 그 중에는 원고가 피고로 하여금 계약을 이행하게 하기 위한 자문비용 50,000달러, 소송 전 법률비용 57,379달러, 2010. 5. 10.까지의 지출한 소송비용 중 손해배상으로 인정하기에 상당한 50,000달러(원고가 소송비용으로 지출하였다고 주장한 금액은 112,779달러)가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원고가 소송과 관련하여 지출한 소송비용과 자문비용 중 이 사건 순회법원으로부터 인정받은 157,379달러는 이 사건 매매대금인 150,000달러를 초과할 정도로 다액이다.
⑵ 위 자문비용 50,000달러는 원고가 ‘소외 3’이라는 사람으로 하여금 소를 제기하지 않고도 피고가 이 사건 매매계약을 이행하도록 권유하는 데 소요된 비용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순회법원은 위 50,000달러가 귀책사유 없는 원고가 피고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를 감경하기 위하여 들인 비용(mitigation expenses)이라고 평가하면서, 대한민국에서는 채무불이행을 한 당사자로 하여금 계약을 이행하도록 설득하거나 촉구함으로써 손해를 감경하는 역할을 하는 자문사(consultant)를 선임하는 것이 관습이라고 전제하고, 위 자문비용을 ‘1980년 협약’ 제74조에 따른 부속의견 제6항 소정의 원고가 입은 ‘부가적 손해(additional costs)'로서 상당한 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 거액의 자문비용을 들여 계약의 이행을 촉구하는 자문사를 선임하는 관습이 대한민국에는 존재하지 아니한다.
⑶ 대한민국은 변호사 보수에 관하여 ‘변호사보수의소송비용산입에관한규칙’을 적용하여 소송비용에 산입되는 변호사 보수를 제한하고 있다. 이 사건 대상판결에 따라 일실손해로 인정된 481,200달러를 소송목적의 값으로 계산할 경우 그 금액이 약 10,000,000원에 불과하다.
다) 제한 범위
위와 같은 사정들과 갑 제1호증의 기재를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의하면, 피고가 앞에서 본 것처럼 이 사건 손해배상소송에 대응하면서 권리를 늘리거나 지키는 데 필요하지 아니한 행위를 하였고, 이 사건 순회법원도 ‘1980년 협약’이 소송비용을 손해배상액에 포함시키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피고가 취했던 부적절한 소송행위와 소송지연책을 상세하게 적시하면서 그로 인하여 불가피하게 소송비용이 증가되었다고 판시한 다음, 원고가 지출하였다고 주장하는 소송비용 112,779달러 중 50,000달러만 인정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제한되는 승인의 범위는 위 157,379달러의 50%인 78,689달러(달러 미만 버림)로 정한다.
다. 상호보증 등의 유무
1) 인정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4호증, 제5호증, 제22호증, 제23호증, 을 제1호증의 1, 2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미국 켄터키 주는 미국통일주법위원회가 초안한 통일외국금전판결승인법(미국 다수의 주가 채택한 외국판결의 승인에 대한 절차법이다)을 입법으로 채택하지는 아니하였고, 외국판결의 집행 또는 승인에 관하여 명문으로 규정한 다른 법률도 없으며, 다만 미국통일주법위원회가 초안한 통일외국판결집행법을 채택하여 미국의 연방법원 내지 미국 내 다른 주의 법원에서 선고한 판결을 승인 또는 집행하고 있다.
나) 전미법률협회(American Legal Institute)가 발간한 미국대외관계법 리스테이트먼트(Restatement of the Law, Foreign Relations Law of the United States)는 외국판결의 승인과 집행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제481조(외국판결의 승인과 집행) ⑴항 : 제482조의 경우를 제외하고 금전의 지급을 승인 또는 거부하거나 개인의 지위를 설립 또는 승인하거나 재산적 이해관계를 결정하는 외국법원의 확정판결(final judgment)은 당사자 사이에서 확정적이며 미국 법원에서 승인을 얻을 수 있다. ⑵항 : 위 ⑴항에 의하여 승인을 얻은 판결은 어느 당사자, 승계인, 양수인 및 그의 승계인, 양수인에 의하여 강제집행이 신청된 곳의 집행절차에 따라 강제집행 될 수 있다. 제482조(외국판결 불승인의 근거) ⑴항 : 미국 법원은 다음과 같은 경우에 외국판결을 승인하지 아니할 수 있다. ⒜항 : 그 판결이 공정한 재판부나 적법절차와 동등한 정도의 절차를 제공하는 사법제도에 의하여 선고되지 아니한 때 ⒝항 : 그 판결을 선고한 법원이 그 법원이 소재한 국가의 법이나 제421조에 규정한 바에 따른 피고에 대한 관할권을 가지지 아니한 때 ⑵항 : 미국 법원은 다음과 같은 경우에 외국판결을 승인할 필요가 없다. ⒜항 : 그 판결을 선고한 법원이 그 소송의 주요 쟁점(subject matter)에 관하여 관할권을 가지지 아니한 때 ⒝항 : 피고가 방어준비에 필요한 시간이 부여된 절차소환을 받지 못한 때 ⒞항 : 그 판결이 사취된 경우 ⒟항 : 그 판결의 소인(cause of action), 또는 판결 자체가 미국 또는 승인이 신청된 주의 공공질서와 배치되는 때 ⒠항 : 그 판결이 다른 확정판결과 저촉되는 경우 ⒡항 : 그 외국법원의 절차가 그 분쟁을 다른 절차에 따라 해결하기로 한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반하는 때
다) 한편, 외국판결의 승인과 집행에 관련하여 2009. 7.을 기준으로, 20개 주와 워싱턴 콜럼비아 특구(District of Columbia) 및 버진 아일랜드는 1962년 통일외국금전판결승인법을 채택하고 있고, 11개 주는 2005년 통일외국금전판결승인법을 채택하였으며, 이를 채택하지 아니한 나머지 19개 주(그 후 3개 주는 위 법을 채택함으로써 켄터키 주를 포함하여 16개 주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갑 제23호증의 22쪽 참조)는 위 리스테이트먼트에 정리된 대로 미국의 보통법(common law)에 따라 처리하고 있다(갑 제22호증의 37쪽, 갑 제23호증의 22쪽).
그리고 통일외국금전판결승인법에서는 상호보증을 외국판결의 승인 및 집행의 요건으로 삼지 아니하나, 조지아 주나 매사추세츠 주는 이를 필요적 요건으로 고려하고 있고, 플로리다 주, 아이다호 주, 메인 주, 노스 캐롤라이나 주, 오하이오 주 및 텍사스 주는 재량적 요건으로 참작하고 있다(갑 제23호증의 25쪽).
2) 판단
미국 켄터키 주는 통일외국판결집행법을 채택하고 있고 이는 미국의 법원 내지 미국 내 다른 주의 법원에서 선고한 판결을 승인 또는 집행하는 법으로서 외국 법원에서 선고한 판결에 대한 승인요건을 규정한 것이 아니므로 대한민국과 상호보증을 판단함에 있어 비교 규정으로 삼을 수 없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보면, 미국 켄터키 주는 1962년 통일외국금전판결승인법과 2005년 통일외국금전판결승인법을 각 채택하지 아니하여, 결국 외국판결 승인과 관련하여 미국법률협회가 제정한 미국대외관계법 리스테이트먼트를 보충적 규범으로 채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위 리스테이트먼트의 외국판결의 승인과 집행에 관한 규정은 대한민국 민사소송법의 그것과 비교하여 볼 때 판결의 승인요건이 현저히 균형을 상실하지 아니하고 전체로서 과중하지 아니하며 중요한 점에서 실질적으로 거의 차이가 없는 정도라고 할 수 있어 대한민국의 동종 판결이 충분히 승인될 것이라고 보이므로, 결국 미국대외관계법 리스테이트먼트가 적용되는 미국 켄터키 주와 대한민국 사이에는 상호보증이 있다고 봄이 옳다.
라. 민사소송법 제217조의2 적용 여부
1) 이 사건 소 제기 이후인 2014. 5. 20. 민사소송법이 법률 제12587호로 개정됨에 따라 외국 판결의 효력에 관한 조항인 제217조가 개정되고 제217조의2(이하 ‘이 사건 개정 조문’이라고 한다)가 추가되었다.
이 사건 개정 조문 제1항은 ‘법원이 손해배상에 관한 확정재판등이 대한민국의 법률 또는 대한민국이 체결한 국제조약의 기본질서에 현저히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경우에는 해당 확정재판등의 전부 또는 일부를 승인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법원은 제1항의 요건을 심리할 때에는 외국법원이 인정한 손해배상의 범위에 변호사 보수를 비롯한 소송과 관련된 비용과 경비가 포함되는지와 그 범위를 고려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도 이 사건처럼 이미 소가 제기되어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에 대한 경과규정을 부칙에 두고 있지 아니하다.
그런데 이 사건 개정 조문은 확정된 외국 재판에서 인정된 권리의 범위를 사후적으로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어서, 절차법적 성격뿐만 아니라 실체법적 성격까지 가지고 있으므로 이해관계인이 종전에 취득한 권리를 침해하지 않기 위하여 장래효만 가지고 위 개정 조문의 시행 이전에 소가 제기된 이 사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다.
2) 반대로 이 사건 개정 조문이 이 사건에 적용된다고 가정하더라도, 이 법원은 이 사건 대상판결 중 일부가 공서양속 등에 반한다는 이유로 위 판결의 일부만을 승인하였고, 그와 같은 일부 승인의 이유가 이 사건 개정 조문에 따른 확정된 외국 재판의 전부 또는 일부의 불승인의 요건과 중첩되므로, 이 사건 개정 조문에 따라 거듭하여 그 승인을 제한할 필요는 없다.
결국 어느 모로 보나 이 사건 대상판결의 일부만 승인된다는 결론에는 영향이 없다.
마. 소결론
따라서 미국 켄터키 주 우드포드 순회법원 08-CI-00470 사건에 관하여 위 법원이 2010. 8. 27. 선고한 판결의 강제집행은, 일실손해금 481,200달러와 검사비용 465달러에 소송비용의 50%인 78,689달러를 더한 560,354달러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대상판결 선고일인 2010. 8. 27.부터 연 12%의 비율에 의한 금원의 지급을 명하는 한도에서 허가함이 상당하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주위적 청구는 집행판결의 요건을 흠결하여 부적법하여 각하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원고는 피고에게 예비적 청구로서 주문 기재 외국 판결에 따른 미화 표시 금전을 원화로 환산한 금원의 지급할 것을 구하고 있다. 병합의 형태가 선택적 병합인지 예비적 병합인지 여부는 당사자의 의사가 아닌 병합 청구의 성질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항소심의 심판 범위도 그러한 병합 청구의 성질을 기준으로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3다96868 판결). 한편, 선택적 병합은 청구권·형성권이 경합하는 경우 경합하는 여러 개의 권리에 기하여 청구하는 때에 한하여 인정된다. 즉, 동일한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즉 청구취지는 하나이고 청구원인만이 여러 개인 경우의 병합 형태를 말하므로(대법원 1998. 7. 24. 선고 96다99 판결 참조), 청구취지의 기재에 비추어 이 사건의 병합 형태가 선택적 병합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나아가 예비적 병합인지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에서 주위적 청구가 외국 재판의 승인 요건을 갖춘 것으로 인정되면, 예비적 청구는 외국 재판의 기판력에 저촉되어 허용되지 아니하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예비적 청구를 심판할 수 있어 소송법적으로 양립할 수 없는 관계에 있으므로 예비적 병합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예비적 청구는, 피고의 항소에 따른 상소불가분의 원칙에 따라 당심에 이심되었으나, 원고가 이 사건 변론종결 후에 제출한 2015. 2. 2.자 참고서면에 의하면, 원고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가 전부 인용되지 아니할 경우에도 주위적 청구에서 인용되지 아니한 범위 내에서의 예비적 청구에 대한 판단을 구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인정되므로, 이 사건 예비적 청구에 대하여는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판사 김창보(재판장) 전보성 현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