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기)
【판시사항】
[1] 약관변경의 효력 인정기준
[2] 전자우편서비스를 일정 기간 제공받지 못하게 됨으로써 그 이용자가 입게 되는 통상의 재산적 손해액
[3] 전자우편서비스 제공자의 주된 의무 내용
[4] 전자우편서비스 제공자의 저장자료유실가능성의 사전고지의무 내지 자료유실방지조치이행의무의 성격 및 인정범위
【판결요지】
[1]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3조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일단 약관부 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된 이후 사업자가 약관을 변경할 경우 같은 조 소정의 명시·설명의무 이행을 통하여 이용자에게 그 인식가능성을 보장하였다면 그로써 변경된 약관의 효력을 인정할 수 있다 할 것이다.
[2] 전자우편서비스를 일정 기간 제공받지 못하게 됨으로써 그 이용자가 입게 되는 통상의 재산적 손해는 이용이 중단된 기간 동안의 서비스이용료 상당액이다.
[3] 일반적으로 전자우편은 송신자와 수신자가 각기 접속하여 이용하는 온라인서비스 제공자의 메일서버를 매개로 하여 전자문서를 송·수신함으로써 이루어지는 비동시적인 정보전달수단으로써, 수신자가 자신이 이용하는 메일서버에 실제로 접속하여 수신된 전자우편을 확인하기까지의 기간동안 수신된 전자문서 및 송신자의 전자우편 주소 등 관련 자료를 보관하는 기능이 필연적으로 요청되므로 전자우편서비스의 이용에 관한 약정이 체결된 경우 전자우편서비스 제공자로서는 그 약정에 따른 주된 의무로서 전자우편의 송·수신기능뿐 아니라 수신된 전자우편 관련 정보에 대한 1차적 저장기능이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수행되도록 노력할 의무가 있다.
[4] 전자우편서비스 제공자가 저장된 자료의 유실이 예상되는 경우 이를 이용자에게 사전에 고지할 의무 내지 평소 불의의 장애발생에 대비하여 2차적인 저장장치를 마련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용자의 자료가 유실되지 않도록 조치할 의무는, 그 성격상 전자우편의 본질적 기능에서 요청되는 전자우편서비스 제공자의 주된 의무에 수반되어 인정되는 부수적 의무에 불과하다 할 것이므로 그러한 의무의 존부 및 범위는 당해 전자우편서비스 이용약정의 내용 내지 약관의 취지, 관련 법령의 규정, 전자우편서비스 제공자의 기술적·재정적 한계, 전자우편서비스 이용자들이 제공하는 대가관계 등을 고려하는 전제 아래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하여 합리적으로 기대가능한 수준에서만 인정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참조조문】
[1]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3조
[2] 민법 제393조
[3] 구 정보통신망이용촉진등에관한법률(2001. 1. 16. 법률 제6360호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 제1항(현행 제45조 제1항 참조), 민법 제390조
[4] 구 정보통신망이용촉진등에관한법률(2001. 1. 16. 법률 제6360호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 제1항(현행 제45조 제1항 참조), 민법 제390조
【전문】
【원고, 항소인】
A 외 1인
【피고, 피항소인】
주식회사 다음커뮤니케이션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승문 외 5인)
【원심판결】
서울지법 200 1. 12. 19. 선고 2000가소169812 판결
【주 문】
1.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원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금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00. 5. 11.부터 이 사건 소장송달일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 회사는 1995. 2. 16. 컴퓨터 프로그램의 개발·제조·판매업, 정보처리 및 부가통신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주식회사로서, 1997. 5.경부터 인터넷상의 무료 전자우편서비스 사이트인 'www.hanmail.net'을 운영하다 1999. 7.경부터는 무료로 전자우편, 온라인동호회, 홈쇼핑(home shopping)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들을 통합·연결하는 포털(portal) 사이트 'www.daum. net'으로 전환하여 운영하고 있다. 한편, 피고 회사는 1998. 4. 18.자로 위 사이트의 이용자약관(이하 '구약관'이라 한다)을 제정하여 운영하다, 2000. 5. 3.자로 위 약관을 변경(이하 '신약관'이라 한다)한 바 있다.
나. 원고 A는 1998. 5. 15.경, 원고 B는 1998. 12. 4.경 각기 피고회사와 사이에서 회원가입계약을 체결하고 그 무렵부터 피고 회사로부터 전자우편서비스를 제공받아 왔다. 그런데 2000. 5. 11.경 피고 회사의 컴퓨터시스템에 원인불명의 장애가 발생하여 12시간 가량 전자우편서비스 제공이 중단됨과 동시에 원고들의 회원정보, 원고들이 그 동안 전자우편을 교환하던 다른 인터넷이용자들의 주소록정보 및 원고들이 그 동안 위 서비스를 통하여 수신한 후 원고들 계정의 편지함에 보관중이던 전자우편들이 모두 복구불가능하게 삭제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증 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2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 변론의 전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은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즉, ① 피고 회사는 전자우편의 본질, 신약관 제9조 제1항, 관련 법률의 규정 등에 비추어 회원들에게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전자우편서비스를 제공할 의무가 있으며, 그로부터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 이를 이용자들에게 사전에 고지할 의무, 평소 불의의 장애발생에 대비하여 이용자의 자료가 유실되지 않도록 하드백업시스템(hard back-up system)을 구축하거나 팝포워딩서비스{POP forwarding service, 전자우편을 당해 이용자가 가입한 다른 전자우편서비스 제공자의 메일서버(mail server)에도 전송하여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의무 등이 도출된다. ② 그런데 피고 회사는 평소 시스템 장애가 빈발하고 있음에도 위와 같은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사고 당시 서버교체 내지 컴퓨터시스템의 초기설정 과정에서 아무런 사전고지 없이 서비스제공을 중단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원고들이 보관시킨 주소록정보 및 수신된 전자우편이 모두 삭제되는 사고를 발생하게 하였다. ③ 피고 회사에게 고의·중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는 취지의 신약관 제9조 제4항은 원고들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개정한 것이어서 효력이 없고, 피고 회사에게 아무런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취지의 구약관 제10조는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에 반하여 무효이므로, 피고 회사는 민법 제390조에 따라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④ 전자우편서비스 이용자들은 자신의 전자우편 주소를 통하여 사이버공간에서 제2의 자아를 형성하고 있을 뿐 아니라, 원고들은 그 직업적 활동의 상당 부분을 전자우편서비스에 의존하여 왔던 까닭에 삭제된 주소록과 전자우편을 복구하는 과정에서 커다란 재산적·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원고들에게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나. 이에 대하여 피고는 다음과 같이 다툰다. ① 이 사건 전자우편서비스 이용계약은 이용자들이 무료로 피고 회사의 서버와 하드디스크 일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무상계약이므로, 민법상 사용대차의 법리를 유추하여 피고 회사의 책임이 경감되어야 한다. ② 피고 회사는 이용자의 편의를 위하여 기존의 서버를 최신기종으로 교체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여 왔고, 자료 유실을 방지하기 위하여 최신의 백업시스템인 Raid-5방식(총 4개의 하드디스크가 설치된 하나의 서버에 1개의 하드디스크를 추가로 설치하여, 기존 하드디스크 작동에 이상이 생긴 경우 즉시 추가된 하드디스크가 작동하는 방식)을 채용하여 운영하여 왔으며, 이 사건 사고는 서버교체와 관계없이 기술적으로 불가피하게 발생한 것이므로 피고 회사에게는 그로 인한 하자발생에 귀책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한다. ③ 피고 회사는 위 사이트 초기화면에 상당한 기간동안 변경된 신약관을 게재함으로써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3조 소정의 명시의무를 이행하였고, 또한 인터넷 전기통신사업의 특성상 수시로 접속하는 이용자에게 일일이 변경된 약관을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약관을 평이하게 작성하는 한편, 고객서비스센터를 통하여 의문에 답하는 등의 방법으로 같은 조 소정의 설명의무를 이행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사고 당시 원고들에게는 변경된 신약관이 적용되어야 한다. 가사 구약관이 적용된다 하더라도 같은 법 제7조는 사업자 등의 고의·중과실로 인한 법률상 책임을 배제하는 조항만을 무효로 하고 있으므로, 경과실에 대한 면책의 효력은 그대로 유지된다. ④ 원고들이 주장하는 손해의 내역 및 이 사건 사고와의 인과관계도 분명하지 아니하다.
3. 판 단
가. 서비스제공 중단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부분
(1) 피고 회사의 의무불이행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 회사와 원고들 사이에서 체결된 이 사건 전자우편서비스 이용약정의 효력이 유지되고 있다면 피고 회사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들에게 지속적으로 전자우편서비스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인데 원고들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약 12시간에 걸쳐 전자우편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였다는 것이므로, 이로써 피고 회사가 위 약정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였음은 분명하다.
(2) 면책약관의 적용
그러나 한편, 을 제5호증, 제10호증의 2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회사는 1999. 6.경 원활한 전자우편서비스의 제공을 위하여 종전부터 사용하여 오던 서버를 최신기종으로 교체한 바 있었고 이 사건 사고는 그로부터 11개월 가량이 경과한 시점에서 발생하였으며 현재의 기술수준으로는 위와 같이 시스템 장애가 발생한 원인을 밝히기 어려운 실정인 사실, 피고 회사 소정의 신약관은 제9조 제4항에서 "Daum은 이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함에 있어 Daum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합니다."라고 규정하여 경과실에 관한 면책약관을 두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이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고는 불가항력에 의한 것이거나 적어도 경과실에 의한 것에 불과하다 할 것이어서, 피고 회사에게는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존재하지 아니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피고 회사가 위와 같이 약관을 변경할 당시 위 사이트를 통하여 게시되던 약관의 내용을 교체하였을 뿐 원고들의 동의를 얻은 것이 아니므로 변경된 신약관의 효력을 원고들에게 주장할 수 없다고 다툰다. 그러나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3조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일단 약관부 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된 이후 사업자가 약관을 변경할 경우 같은 조 소정의 명시·설명의무 이행을 통하여 이용자에게 그 인식가능성을 보장하였다면 그로써 변경된 약관의 효력을 인정할 수 있다 할 것이다. 그런데 ① 을 제10호증의 1의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들이 최초로 전자우편서비스 이용약정을 체결할 당시 적용에 동의한 구약관 제3조는 "……변경된 약관은 서비스화면에 게재하거나 기타 다른 방법으로 이용자에게 공지함으로써 효력을 발생합니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던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 회사는 위 사이트를 통하여 변경된 신약관을 게재함으로써 그 이용자들이 일반적으로 예상하는 방법으로 약관을 명시할 의무를 다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원고들은 구약관 제3조가 고객의 약관변경에 대한 동의 의사표시를 의제하는 조항으로서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12조에 반하여 무효라고도 주장하나, 위 약관조항은 변경된 약관의 명시방법에 관한 것이고 고객의 의사를 의제하는 내용은 아니므로, 위 주장도 이유 없다). ② 나아가 신약관 제9조 제4항이 피고 회사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는 구약관 제10조의 규정을 개선한 내용인 점, 위 사이트가 1999. 7.경 전자우편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에서 온라인동호회, 홈쇼핑 등 다른 서비스들을 통합하는 포털사이트로 전환하면서 약관의 개정이 당연히 예상되고 있었다는 점, 인터넷 사이트상에서 이루어지는 전자우편서비스 이용약정의 성격상 게재되는 약관내용을 이용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설명할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회사가 변경된 신약관의 위 조항을 이용자들에게 설명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그 효력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할 것이어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손해의 발생 여부
한편, 전자우편서비스를 일정 기간 제공받지 못하게 됨으로써 그 이용자가 입게 되는 통상의 재산적 손해는 이용이 중단된 기간 동안의 서비스이용료 상당액이라 할 것인데,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 회사는 전자우편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여 왔다는 것이므로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게 된 재산적 손해를 인정하기 어렵다. 나아가 위와 같은 단기간의 전자우편서비스 제공중단으로 인하여 사이버공간상의 제2의 자아형성에 위해가 되었다거나 원고들의 직업적 활동에 중대한 장애가 발생하여 그로 인한 정신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전자우편서비스의 이용자가 수백만 명에 이르고 그 이용행태가 이용자에 따라 천차만별인 현실에 비추어 피고 회사가 위와 같은 원고들의 특별한 사정을 미리 예견할 수도 없었다 할 것이다.
(4) 소결론
따라서 서비스제공의 중단을 원인으로 한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는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나. 저장된 자료의 유실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부분
(1) 전자우편서비스 제공자의 의무
일반적으로 전자우편은 송신자와 수신자가 각기 접속하여 이용하는 온라인서비스 제공자의 메일서버를 매개로 하여 전자문서를 송·수신함으로써 이루어지는 비동시적인 정보전달수단으로써, 수신자가 자신이 이용하는 메일서버에 실제로 접속하여 수신된 전자우편을 확인하기까지의 기간동안 수신된 전자문서 및 송신자의 전자우편 주소 등 관련 자료를 보관하는 기능이 필연적으로 요청된다. 따라서 전자우편서비스의 이용에 관한 약정이 체결된 경우 전자우편서비스 제공자로서는 그 약정에 따른 주된 의무로서 전자우편의 송·수신기능뿐 아니라 수신된 전자우편 관련 정보에 대한 1차적 저장기능이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수행되도록 노력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더 나아가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의무, 즉 저장된 자료의 유실이 예상되는 경우 이를 이용자에게 사전에 고지할 의무 내지 평소 불의의 장애발생에 대비하여 2차적인 저장장치를 마련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용자의 자료가 유실되지 않도록 조치할 의무는, 그 성격상 이러한 전자우편의 본질적 기능에서 요청되는 전자우편서비스 제공자의 주된 의무에 수반되어 인정되는 부수적 의무에 불과하다 할 것이다. 따라서 그러한 의무의 존부 및 범위는 당해 전자우편서비스 이용약정의 내용 내지 약관의 취지, 관련 법령의 규정, 전자우편서비스 제공자의 기술적·재정적 한계, 전자우편서비스 이용자들이 제공하는 대가관계 등을 고려하는 전제 아래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하여 합리적으로 기대가능한 수준에서만 인정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2) 피고 회사가 부담하는 의무의 정도
위와 같은 인정기준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① 을 제10호증의 2의 기재에 의하면, 신약관은 제9조 제1항에서 "Daum은…본 약관에 따라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노력합니다."라고 규정하고, 제5조에서 필요한 경우 사전통지를 거쳐 서비스제공을 일시중단할 수 있으나 피고 회사측이 통제할 수 없는 서비스 중단의 경우에는 사전통지를 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을 뿐, 원고들 주장의 자료유실 방지조치의무 등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이 없는 사실이 인정되는 점, ② 이 사건 사고 당시 적용되던 구 정보통신망이용촉진등에관한법률(2001. 1. 16.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 제1항이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는 정보통신망의 안정성 및 정보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보호조치를 강구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면서도 그 이행의무의 정도를 일률적으로 강제하고 있지는 아니한 점(이러한 태도는 현행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제45조에서도 마찬가지로 유지되고 있다), ③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전자우편서비스가 비교적 새로이 등장한 정보전달수단으로써 이미 국가 내지 공공단체에 의하여 설치·운영되고 있는 기간통신망의 보완적 지위에 있음에 불과하며 그에 대한 기술적·재정적 지원이 제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 아니한 반면, 피고 회사는 무료로 이 사건 전자우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 ④ 전자우편서비스의 이용자 역시 당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갖는 기술적·재정적 한계를 감안하여 상호 경쟁하는 서비스업체들 중 하나 또는 다수를 선택하여 이용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실정이며, 적어도 메일서버에 접속하여 자신이 수신한 전자우편을 확인한 이후에는 이를 인쇄하거나 자신의 컴퓨터에 저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그 보존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결국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 회사가 부담하는 부수적 의무는 저장된 자료의 유실이 예상되는 경우 이를 사전에 이용자들에게 적절한 방법으로 고지하는 의무에 한정된다 할 것이고, 그 밖에 피고 회사가 불의의 시스템 장애발생에 대비하기 위하여 평소 자료보존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전자우편서비스의 이용자들이 서비스 이용의 대가로 당해 사이트의 회원으로 가입함으로써 개인신상정보 내지 서비스 이용행태정보를 제공하게 되고 피고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한 광고 등을 수입원으로 삼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비록 이용자들이 전자우편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하고 있다 하더라도 이 사건 전자우편서비스 이용계약을 무상계약이라고 할 수는 없으며 따라서 피고 회사에게 인정되는 의무 역시 이에 상응하는 수준의 것이어야 한다는 취지로 다툰다. 그러나 피고 회사가 개인신상정보를 타인에게 누설·제공함으로써 이익을 얻는 것이 아닌 이상 개인신상정보의 제공 자체가 서비스 이용의 대가라고는 볼 수 없고, 또한 이용행태정보는 개개인의 서비스이용내역에 관한 자료를 피고 회사측이 수집·가공하고 분석하여 얻어낸 2차적 정보로서 이를 이용자가 제공한 정보라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소결론
결국, 적어도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 회사에게 원고들이 주장하는 하드백업시스템 내지 팝포워딩서비스 등 자료유실방지조치를 취할 법률상 의무가 존재하였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그러한 의무의 위반을 이유로 한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도 없이 이유 없다. 다만, 이 사건 사고 당시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피고 회사로서는 자신이 관리하는 컴퓨터시스템에 저장되어 있는 각 이용자의 자료들이 유실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이를 충분한 기간 이전에 상당한 방법으로 이용자들에게 고지할 의무가 있었다 할 것이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사고가 당시의 기술적 수준으로서는 미리 예상하기 어려운 것이어서 피고 회사가 이를 이용자들에게 사전에 고지하지 아니한 것에 어떠한 귀책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할 것인바 원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