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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정금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2016. 8. 23. 선고 2015가단24590 판결]

【전문】

【원 고】

대성산업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옥치돈)

【피 고】

주식회사 네오풀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상규)

【변론종결】

2016. 7. 19.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81,843,69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송달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인정사실
 
가.  원고는 거제시에서 디큐브백화점을 운영하는 대규모소매업자이고, 피고는 원고에게 의류를 납품하는 업체이다.
 
나.  2012. 9. 1. 원고가 피고로부터 ‘납품받은 상품을 매입하여 상품대금을 지급하고 피고의 책임하에 상품을 판매한 후 재고품을 반품하는 조건으로 거래하는’ 내용의 ‘특정매입거래계약서’(이하 ‘이 사건 계약’ 또는 ‘이 사건 계약서’라 한다)가 작성되었다.
 
다.  2014. 9. 25. 피고는 원고에게 상품대금 반환채무 232,225,685원이 있음을 확인하면서 이를 아래와 같이 4회에 걸쳐 분할 상환하고, 재고물품의 판매는 피고(확약서의 ‘본사’는 피고, ‘귀사’는 원고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의 책임하에 실시하고, 판매가 부진하여 매출채권이 각 일자별 상환금액에 못미치는 경우 각 일자의 익일에 부족금액을 원고의 은행계좌에 입금하는 내용의 ‘상품대금 반환에 관한 확약서’(이하 ‘이 사건 확약’ 또는 ‘이 사건 확약서’라 한다)가 작성되었다.

 
라.  이 사건 확약 이후 피고는 재고물품을 판매하여 상품대금 중 150,381,995원을 반환하였고 나머지 81,843,690원을 반환하지 아니한 상태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2호증, 을1, 2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확약에 기하여 반환하기로 한 재고물품 대금 232,225,685원 중 아직 판매되지 아니한 재고물품 대금 81,843,69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이 사건 계약의 실질은 특정매입거래가 아닌 직매입거래인데, ‘대규모소매업에 있어서의 특정불공정거래행위의 유형 및 기준 지정고시’(이하 ‘고시’라고만 한다)에서는 직매입거래에서 대규모 소매업자에 해당하는 원고가 납품업자인 피고에게 상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반품하는 행위(부당반품행위)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서 금지하고 있는 불공정거래행위 중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의 한 유형으로 정하고 있고, 이 사건 확약에 기한 반품행위는 이러한 부당반품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피고 주장의 근거가 되는 법령 및 고시의 내용은 별지 기재와 같다).
3. 판단
이 사건 확약서 내용에 따르면, 피고는 원고에게 판매되지 아니한 재고물품 대금 81,843,69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 것처럼도 보인다.
그러나 아래에서 살펴보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계약의 실질은 계약서 명칭에도 불구하고 ‘직매입거래’에 해당하는바, 직매입거래에 있어 대규모소매업자인 원고가 납품업자인 피고에게 상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반품하는 행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 금지하는 불공정거래행위 중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이 사건 확약은 이러한 불법행위를 실현하는 내용으로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에 해당하므로 무효이다.
가. 이 사건 계약의 실질
이 사건 계약의 실질이 (특정매입거래가 아닌) 부당반품행위가 금지되는 직매입거래에 해당하는지 살펴본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항 제4호, 같은 법 시행령 제36조 제1항 [별표1의2] 제6호, 고시 제3조에 따르면, 대규모소매업자가 ‘직매입거래’에 있어서 납품업자로부터 매입한 상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당해 납품업자에게 반품하는 행위는 ‘불공정거래행위 〉 거래상 지위의 남용행위 〉 부당반품행위’에 해당한다. 한편, 고시는 ㈀ “직매입거래”는 대규모소매업자가 납품업자로부터 직접 상품을 매입하여 판매하는 거래형태, ㈁ “특정매입거래”는 대규모소매업자가 납품업자로부터 상품을 외상매입하여 판매하고 재고품은 반품하는 위·수탁거래형태라고 정의하고 있다.
살피건대, 이 사건 계약은 재고물품의 판매를 피고의 책임으로 하고, 매장근무직원을 피고의 부담으로 채용(계약서상 판촉사원 파견)하는 등 특정매입거래적인 요소가 있기는 하나, 아래에서 보는 더욱 본질적인 요소들을 종합하여 볼 때 그 실질은 계약서 명칭에도 불구하고 ‘직매입거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고, 위에서 든 특정매입거래적인 요소는 오히려 일반적인 특정매입거래의 특성 중 의무적인 요소만을 피고에게 전가시킨 것으로 이 사건 계약의 불공정성을 심화시키는 역할을 할 뿐이다. ① 원고는 피고로부터 의류를 매입하면서 그 대금을 모두 지급하고, 이후 의류를 판매함으로써 얻는 수익을 단독으로 취득한다. ② 원고는 피고로부터 원고의 자체 브랜드인 “MR.D” 라벨을 붙인 의류를 납품받아 이른바 PB상품으로 판매하였다(D는 원고가 운영하는 디큐브 백화점의 알파벳 앞글자에서 따온 것). ③ 원고는 2012. 9. 1. 피고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고 거래를 시작한 이래 2014. 9. 25. 이 사건 확약서가 작성될 때까지 단 한 차례도 물품을 반품한 적이 없다.
나. 이 사건 확약의 내용 및 효력
이 사건 확약은 대규모소매업자인 원고가 직매입거래에 있어서 납품업자인 피고로부터 매입한 상품 중 판매되지 아니한 상품 전부를 반품하는 내용으로, 고시에서는 이를 ‘부당반품행위’로서 관련 법령에서 금지하고 있는 ‘불공정거래행위 〉 거래상 지위의 남용행위’ 중 한 유형으로 규정하고 있다. 위 고시 자체에 법규적 효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내용이 충분히 구체성·합리성을 띠고 있고, 수범자에게도 행동준칙으로서 예상가능한 내용을 담고 있다면, 법원이 관련 법령을 해석하고 적용함에 있어 유력한 지침이 될 수 있다.
살피건대, 직매입거래의 실질은 일반 매매계약과 별다른 차이가 없으므로, 대규모소매업자는 직매입거래를 통해 납품된 물품의 소유권을 완전히 취득한다고 볼 수 있어 그 판매로 발생한 수익 취득뿐만 아니라 판매부진으로 인한 손실까지 스스로 부담함이 원칙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이 사건 확약처럼 대규모소매업자인 원고가 판매부진으로 발생한 재고물품을 아무런 합리적 이유 없이 납품업자인 피고에게 구입가격 그대로 반품하는 행위는, 대규모소매업자가 우월한 사회적·경제적 지위를 이용하여 직매입거래계약을 통하여 발생하는 수익만을 독점적으로 취득하고, 그 손실은 모두 납품업자에게 전가하는 행위로서 관련 법령이 정한 ‘불공정거래행위 〉 거래상 지위의 남용행위’의 한 유형으로서의 ‘부당반품행위’로 평가함에 무리가 없다.
한편, 사업자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 제1항 제4호, 같은 법 시행령 제36조 제1항 [별표 1의2] 불공정거래행위의 유형 및 기준 제6호에서 불공정거래행위의 한 유형으로 규정한 거래상 지위의 남용행위를 함으로써 거래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힌 때에는 공정거래법상의 시정조치 또는 과징금의 부과 대상이 되는 것과는 별개로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할 것이므로(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8다40526 판결 참조), 이 사건 확약, 즉 부당반품행위는 피고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또한 법률행위 목적의 불법의 한 경우로서 당사자의 일방이 그의 독점적 지위 내지 우월한 지위를 악용하여 자기는 부당한 이득을 얻고 상대방에게는 과도한 반대급부 또는 기타의 부당한 부담을 과하는 법률행위는 반사회적인 것으로서 무효인바(대법원 1996. 4. 26. 선고 94다34432 판결), 부당반품행위를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확약은 앞서 본 것처럼 원고가 우월한 거래상의 지위를 악용하여 부당하게 반품대금 상당의 이익을 얻고 피고에게 그에 상응하는 부당한 부담을 과하는 법률행위로서 민법 제103조(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가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무효인 법률행위에 해당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로부터 납품받은 의류는 고시 제3조 제4호에 해당하는 ‘계절용품 등 특정기간이나 계절 동안만 주로 판매되는 상품’으로서 예외적으로 반품이 허용되는 경우에 해당하고, ‘반품조건 등에 대해 납품계약시 미리 구체적으로 서면으로 약정’하였으므로 부당반품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고시에 따르면 “상거래관행상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명절용 선물세트(건조·염장 등의 가공을 하지 아니한 신선상태의 농산물은 제외)·계절용품 등 특정 기간이나 계절 동안만 주로 판매되는 상품의 일부를 납품일로부터 정당한 기한 내에 당해 납품업자에게 반품하는 행위”는 허용되는데, ‘상거래관행상 인정되는지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피고가 납품한 의류가 특정 기간이나 계절 동안만 주로 판매되는 상품에 해당하는지, 원고가 납품일로부터 정당한 기한 내에 반품한 것인지가 의문일 뿐만 아니라, 설령 원고의 주장대로 예외적으로 반품이 허용되는 경우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이 사건 계약서에 명시된 반품조건은 제3조 제1항 “특정계약 종료 또는 해지시 갑(원고)은 을(피고)에게 상품을 반품하고, 을은 갑에게 지급받은 상품대금 중 반품금액만큼 반환하여야 한다.”, 제2항 “상기 제1항의 지급 기한은 계약 만료 전 15일, 또는 만료 후 30일 이내로 한다.”가 전부로서 그 규정 내용이 ‘부당반품행위’ 그 자체에 해당할 뿐 반품조건 등을 미리 구체적으로 약정한 것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생략]

판사 박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