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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등사용사기방조·전자금융거래법위반

[인천지방법원 2016. 5. 25. 선고 2015노4171 판결]

【전문】

【피 고 인】

【항 소 인】

검사

【검 사】

원희정, 고명아(각 기소), 최현주(공판)

【변 호 인】

변호사 홍성훈

【원심판결】

인천지방법원 2015. 10. 29. 선고 2015고단3693, 5325(병합) 판결

【주 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가. 각 컴퓨터등사용사기방조의 점에 관하여
제반 사정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미필적으로나마 전화금융사기(이른바 ‘보이스피싱’) 범행의 일부 과정을 수행할지도 모른다는 점을 알면서도 공소사실과 같이 현금인출책 역할을 맡아 정범의 행위를 방조하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전자금융거래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이 통장의 촬영을 허락함으로써 성명불상자에게 계좌번호를 알려준 점, 그로부터 불과 10분 내지 15분 사이에 성명불상자의 보이스피싱 편취금이 입금된 점에 비추어, 실질적인 의미에서 피고인이 성명불상자에게 통장을 대여하였다고 봄이 마땅하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각 컴퓨터등사용사기방조의 점에 관한 항소이유에 대하여
검사가 항소이유로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이, 피고인의 연령과 사회경험에 비추어서 개인들로부터 송금받은 돈을 인출하여 전달하는 일이 대기업의 감세를 위한 일로 알았다는 변소는 설득력이 떨어지는 점, 피고인이 단시간에 현금을 3회나 인출해 주면서 그 대가로 215만 원을 수령한 점, 김 팀장 일당을 만나 현금을 인출하여 전달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피고인 스스로도 의심되는 부분이 있었다고 시인한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보이스피싱 범행을 인식하면서 정범의 행위를 방조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여지는 있다.
그러나 원심이 무죄의 이유로 설시한 사정에다가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김 팀장과 통화하는 과정에서 대기업의 경우에는 드러내 놓고 감세를 하게 되면 대국민 인식이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우회적으로 감세한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진술하였고(인천지방법원 2015고단3693 사건의 증거기록 제47면), ‘김 팀장을 만난 자리에서 회사 세금을 줄이기 위해 일반인에게 월급을 주는 형식을 빌린다는 말을 들었다. 세금을 내게 되면 10%의 비용이 드니까 피고인에게 수고비로 3% 정도를 챙겨줘도 회사에는 이익이 된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한 점(인천지방법원 2015고단3693 사건의 증거기록 제26면, 제49면), ② 피고인이 당시 1,700만 원 정도의 빚으로 생활고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고액의 수고비에만 집착한 나머지 김 팀장의 위와 같은 말들을 곧이곧대로 믿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점, ③ 이후 피고인은 은행으로부터 거래정지 당한 이유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계좌가 보이스피싱에 사용되었음을 알게 된 후 그 사실을 강남경찰서에 제보하여 김 팀장의 검거에 협조한 점, ④ 피고인 명의의 ○○은행, △△은행 계좌는 피고인이 평소 사용하던 계좌일 뿐이지 보이스피싱 범행을 위하여 새로이 개설된 계좌는 아닌 점을 더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전자금융거래법위반의 점에 관한 항소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성명불상자가 피고인 명의 통장 2개와 피고인의 신분증을 촬영한 사실만으로는 접근매체를 대여하였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2호에서 규정하는 “접근매체의 대여”는 실물의 인수·인도뿐만 아니라 전자적 정보 또는 이를 사용하기 위하여 필요한 비밀번호 등의 무체물의 경우에는 그 관리권한의 이전 등의 방법으로 이루어질 수 있으나, 적어도 대여가 인정되기 위하여는 접근매체를 대여받은 사람이 대여 시점 이후 이를 배타적·독점적으로 사용·수익할 수 있을 정도에는 이르러야 한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이 성명불상자로 하여금 자신의 신분증과 통장 2개를 촬영하도록 허락하였을 뿐인 점, ② 성명불상자는 비밀번호, 보안카드, 공인인증서, 현금카드와 같은 접근매체들을 추가로 요구하지 않은 채 곧바로 피고인에게 신분증과 통장 2개를 되돌려 준 점, ③ 성명불상자는 보이스피싱 범행의 피해자들에게 위 2개의 계좌로 돈을 송금하도록 유도하였는데, 위와 같이 입금된 돈은 피고인만이 인출할 수 있었던 점을 종합하면,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 명의의 위 2개의 계좌는 보이스피싱 범행에 있어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받는 수단으로만 이용되었을 뿐이고, 성명불상자가 계좌명의인인 피고인의 도움 없이 독자적으로 그 용법에 따라 위 2개의 계좌를 사용·수익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다고는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원심의 판단 역시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연정(재판장) 정세영 백우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