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이득금
【판시사항】
기부채납에 있어서 증여의 의사표시가 서면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기부채납에 있어서 증여의 의사표시가 서면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전문】
【원고 선정당사자, 상고인】
【피고, 피상고인】
대전직할시 중구
【원심판결】
대전지방법원 1993.5.19. 선고 92나347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토지(대전 중구 (주소 1 생략) 도로 78.3㎡)가 분할되기 전의 (주소 2 생략) 대 855.2㎡는 원고와 선정자들의 피상속인인 망 소외 1(이하 망인이라고 한다)의 소유였는데, 호남선 철도복선공사로 인하여 부근의 기존도로가 없어지게 됨에 따라 대전시가 1982. 6. 15. 오류동사무소에서 주민들을 불러모아 회의를 개최하였을 때 망인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원고가 위 회의에 참석하여 새로운 도로의 개설이 절실히 요구되던 상황하에서 이 사건 토지를 대전시에 기부채납하기로 하고 기공승낙을 하였다고 인정하고, 원고가 대전시의 권리의무를 승계한 피고에게 이 사건 토지의 점유 사용으로 인한 부당이득의 반환을 청구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판단한 다음, 원고는 이 사건 토지에 도로가 개설된 이후에도 피고는 1989년부터 이 사건 토지를 과년도 도로편입용지미매입조서에 등재하여 관리함으로써 이 사건 토지를 매입할 의사를 분명히 하였을 뿐만 아니라 원고의 보상요구에 대하여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순서에 따라 보상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기부채납받은 법률상의 이익을 포기하였다고 주장한다고 전제하고, 이에 대하여는 피고가 관리하는 1989년도의 과년도 도로편입용지미매입조서에 이 사건 토지가 순번 85번으로 등재되어 관리되어 온 사실과 원고가 1990. 6. 7.경 대전직할시에 도로에 편입된 이 사건 토지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고 대전직할시가 이를 피고에 이첩하여, 피고가 같은 달 19.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가 과년도 도로편입용지미매입조서에 등재되어 있으나 그 재정형편상 일시에 보상하기 어렵고,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위 조서의 순서에 따라 보상하겠다고 통보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대전시는 이 사건 토지를 기부채납 받았음을 전제로 도로를 개설하고 1982. 12.경 망인으로부터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승낙서, 증여계약서를 교부받으려 하였으나 망인의 거부로 이를 받지 못하고, 이후 피고가 대전직할시로부터 망인 명의의 증여계약서가 첨부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위 도로공사 관련서류를 인수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 인정사실을 종합하면 피고가 위 도로공사 관련서류를 인수받을 당시 이 사건 토지에 대한 망인 명의의 기공승낙서는 첨부되어 있었으나 정식의 기부채납서 또는 증여계약서는 없는 것으로 보고 망인이 이 사건 토지를 기부채납 하였는지의 여부에 관하여 확인도 하지 아니한 채 위 서류를 기초로 이 사건 토지를 과년도 도로편입용지미매입조서에 기재하고 이후 위 미매입조서의 기재내용에 따라 원고의 이 사건 토지에 대한 보상요구에 대하여 순서에 따라 보상하겠다는 취지의 통보를 한 것으로 보여질 뿐, 피고가 망인이 이 사건 토지를 이미 기부채납 하였음을 알고 그 법률상의 이익을 포기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배척하였고, 그 과정에서 위 기공승낙서상 "... 즉시 기공하여도 무방함"이라고 타자된 옆에 "(기부채납)"이라고 기재된 부분이 있었으나 피고는 이 기공승낙서를 정식의 기부채납서로 보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고 판단하였다.
2. 원심이 거시한 을 제4호증(회의결과시달), 을 제5호증(기공승낙서)의 기재와 증인 소외 2의 증언에 의하면, 망인의 처인 원고가 망인을 대리하여 1982. 6. 15. 직할시로 승격되기 전의 대전시가 주관하는 주민회의에 참석하여 도로과장 등의 유도에 따라 기부채납하겠다고 의사표시를 하고, 이 사건 토지에 대한 망인 명의의 기공승낙서에 무인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범위의 원심의 사실인정은 수긍할 수가 있다.
다만 기록에 의하면, 원고가 망인으로부터 이 사건 토지의 기부채납에 관한 권한까지 위임받았다고 볼만한 증거는 없고,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망인이 같은 해 12.경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승낙서와 증여계약서의 작성 교부를 거부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망인의 의사에 반하여 기부채납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그러나 원고가 망인의 처이고 위 주민회의에 대리참석한 점에 비추어 보면 위 주민회의에서 논의되는 사항에 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았다고 볼 여지가 있어, 원심이 거시의 증거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망인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원고가 위 회의에 참석하여 기부채납하기로 하고, 기공승낙을 한 사실을 인정한 것이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다.
3. 그러나 을 제4호증이나 을 제5호증만으로는 그 증여의 의사표시가 서면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기록을 살펴보면 을 제5호증에 "(기부채납)"이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인쇄된 문서의 양식이나 기재내용 (기부채납)이라는 기재가 "... 즉시 기공하여도 무방함을 승낙함"이라는 인쇄된 문구 다음에 연이어 가필되어 있고, 그 부분에 날인이 없는 점에 비추어 보면, 이는 기공을 승낙하는 취지의 문서이지 서면에 의하여 증여하는 취지의 문서라고 보기는 어렵고, 그렇다면 피고가 이 기공승낙서를 정식의 기부채납서로 보지 않은 것도 옳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더구나 원심의 오류동 방화도로 개설공사관계서류에 대한 검증결과에 의하면, 망인이 1982. 12. 23.경에 이 사건 토지의 기부채납을 부인하면서 그 이행을 거절한 사실을 알 수 있어 이는 그의 처인 원고가 그를 대리하여 한 증여의 의사를 해제한 것으로 볼 여지가 없는 것도 아니다.
4. 그리고 위와 같이 망인이 기부채납을 부인하는 태도를 취하면서 증여계약서의 작성이나 증여의 이행을 거절하였고, 또 원심이 인정하는 바와 같이 피고가 1989년도 과년도 도로편입용지미매입조서(갑 제10호증의 1,2)에 이 사건 토지를 순번 85번으로 등재하여 관리하여 왔고, 원고가 도로에 편입된 이 사건 토지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자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가 과년도 도로편입용지미매입조서에 등재되어 있음을 알리고 재정형편상 일시에 보상하기 어려운 실정이므로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보상순서에 따라 보상하겠다고 통보(갑 제7호증의 3, 민원서류회시)하였다면, 이는 원고가 한 기부채납이나 서면에 의하지 아니한 증여의 의사표시를 망인이 부인하거나 해제한 것을 피고가 수용하거나 승인하고, 나아가 원고에게 보상을 약속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는 것이므로, 원심으로서는 이 점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5. 기록을 살펴보면 원고는 주로 이 사건 토지에 대한 기부채납 사실을 부인한 것이고, 기부채납 사실을 인정하고 피고가 이에 따른 법률상의 이익을 포기하였다는 주장을 한 것이 아님은 소론과 같고, 따라서 원심이 이를 판단한 것은 불필요한 것이긴 하나, 이는 판결에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논지는 이 범위 안에서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