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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정보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손해배상(기)

[서울지법 2003. 5. 21., 선고, 2002나60701, 판결:확정]

【판시사항】

[1] 1인 시위가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제2조 제2호 소정의 '시위'의 개념에 포함되는지 여부(소극)
[2] 경찰이 청와대 앞의 1인 시위자를 인근 파출소로 강제연행하며 1인 시위를 원천적으로 제지한 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1인 시위는 다수인을 전제로 한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제2조 제2호의 '시위' 개념에는 포함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상의 시위 금지와 관련된 조항의 제한을 받지 아니한다.
[2] 청와대 앞 일반인의 통행이 허용되는 지역에서 1인 시위를 하는 자에 대하여 관할 경찰관들이 현행범 체포, 긴급구속, 구속영장에 의한 구속 등 법률에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막연히 대통령 경호 경비시 위해요소를 사전 예방한다는 명목하에 1인 시위자를 승합차에 강제로 태워 인근 파출소로 연행하고, 1인 시위를 원천봉쇄하는 형식으로 제지한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인 시위자의 신체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로서 불법체포·감금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국가는 국가배상법 제2조에 따라 그 소속 경찰관들의 위와 같은 직무집행상의 고의 또는 과실로 말미암아 1인 시위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제2조 제2호
[2] 국가배상법 제2조,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제2조 제2호, 경찰관직무집행법 제2조


【전문】

【원고, 피항소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결 담당변호사 차병직)

【피고, 항소인】

대한민국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중추 담당변호사 김상호)

【제1심판결】

서울지법 2002. 11. 7. 선고 2001가단293367 판결

【주 문】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원을 초과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금 3,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01. 6. 26.부터 완제일까지 연 5%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이를 10분하여 그 중 1은 피고의, 나머지는 원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금 35,000,000원 및 이에 대한 2001. 6. 26.부터 제1심판결 선고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기초 사실
아래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6호증, 을 제1호증의 1 내지 4,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제1심 증인 소외 1, 소외 2의 각 증언, 제1심의 대통령경호실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가.  원고는 2001. 3.경부터 시민운동단체인 참여연대 ○○○○국 상근활동가로 일하고 있다.
 
나.  참여연대에서는 2001. 6.경 국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책임행정을 실현하기 위한 시민운동의 하나로 우선 국무회의 회의록 작성 촉구 및 공개 운동을 펼치기로 하고, 그 운동의 하나로 한 사람이 청와대 부근에서 1인 시위를 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에 원고는 2001. 6. 26. 08:50경 청와대 앞 도로 분수대 부근(대통령경호실의 경비구역 상 일반인의 통행이 06:00부터 24:00까지 허용되는 지역임)에서 사관(史官) 복장을 하고, "국정투명성 책임행정 실현", "국무회의 녹취록 작성"이란 구호를 쓴 피켓(크기는 가로 90㎝×세로 60㎝임)을 들고 시위를 시작하였다.
 
다.  그러던 중 서울 종로경찰서 소속 사복경찰관들은 같은 날 09:05경 원고를 강제로 (차량등록번호 생략) 콤비승합차에 태워 그 곳에서 약 300m 떨어진 종로경찰서 통의파출소로 연행하였고, 이에 원고와 참여연대 ○○○○국장인 소외 2가 원고의 1인 시위를 방해하고 강제로 연행한 데 항의하자, 원고는 09:20경 석방되었다. 그 후 원고는 09:50경 다시 같은 장소에서 1인 시위를 하려고 하였으나, 종로경찰서 소속 경찰관의 제지로 인해 장소를 옮겨 10:10경부터 청와대 진입로 부근 정부합동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하였다.
 
라.  당시 원고의 1인 시위가 불법임을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사전 또는 사후에 체포영장이나 구속영장이 청구되거나 발부된 바는 없다.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시위의 적법성 여부
(1)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원고가 시도한 1인 시위는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실현하는 하나의 방법일 뿐만 아니라 국가기관 등에 대한 특정한 의사표시를 공개적으로 함으로써 참여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유효적절한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피고 소속 경찰관들이 1인 시위를 시도하는 원고를 강제로 승합차에 태워 약 300m 떨어진 종로경찰서 통의파출소로 연행한 행위나 원고의 1인 시위를 원천봉쇄하는 형식으로 막은 것은 법률상 근거 없는 위법행위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시위를 함에 있어 같은 참여연대 소속인 위 소외 2와 함께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일정한 시간과 장소에서의 시위행위에 대한 기능적 역할 분담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시위는 원고 1인만에 의한 시위가 아닌 2인 이상의 시위로서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상 신고의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신고를 하지 아니한 위법한 시위라고 다툰다.
(2) 판 단
(가) 시위(示威)라 함은 사전적 의미로는 '위력이나 기세를 드러내어 보이는 것'을 말하고,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이하 '집시법'이라 한다) 제2조 제2호는 "'시위'라 함은 다수인이 공동목적을 가지고 도로·광장·공원 등 공중이 자유로이 통행할 수 있는 장소를 진행하거나 위력 또는 기세를 보여 불특정 다수인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가하는 행위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집시법 제2조 제2호의 '시위'는, 그 법문상 의미에 비추어, 다수인이 공동목적을 가지고 ① 도로·광장·공원 등 공중이 자유로이 통행할 수 있는 장소를 진행함으로써 불특정다수인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가하는 행위와, ② 위력 또는 기세를 보여 불특정다수인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가하는 행위를 말한다고 풀이해야 할 것이다.
(나) 이 사건에 있어서, 소외 2가 원고와 함께 현장 주위에 있었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앞서 인용한 증거들에 의하면, 그 당시 시위 장소에서 시위의 목적을 알 수 있는 사관복장을 하고 피켓을 든 자는 원고 1인이었던 사실, 소외 2는 원고의 시위 당시 따로 구호를 외치거나 전단을 배포하는 등의 일체의 의사표시도 하지 않은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고, 을 제3호증의 1, 2, 3의 각 영상에 의하면, 이 사건 이후 계속된 같은 목적의 참여연대 시위에도 사관복장과 피켓을 든 1인만이 시위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러한 인정 사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시위는 원고 1인만이 시도한 1인 시위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행위는 사전적 의미의 시위에 해당한다고는 볼 수 있으나, 그것이 1인 시위라면 다수인을 전제로 한 집시법의 시위개념에는 포함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결국 1인 시위는 집시법상 시위 금지와 관련된 조항의 제한을 받지 않게 된다. 따라서 원고가 시도한 1인 시위는 위법한 시위라고 할 수 없고, 시위 장소가 대통령경호실의 경비구역상 일반인의 통행이 06:00부터 24:00까지 허용되는 지역인 점에 비추어 달리 어떠한 위법성이 있다고 할 수도 없다.
 
나.  불법행위의 성립
수사기관은 범죄의 실행 중이거나 실행 직후인 자 또는 형사소송법 제211조 제2항에서 정한 준현행범인의 경우에는 사전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는데 그 경우에도 피체포자에게 범죄사실의 요지, 체포의 이유와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음을 고지하여야 하고, 범죄혐의가 의심되는 자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 하더라도 법률에 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체포·구금할 수 없으며, 또한 임의동행을 하기 위해서는 경찰관직무집행법 제3조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임의동행을 요구하고 이를 거절하는 경우에는 이를 설득하는 등 적법한 절차를 거칠 것을 요한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 사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적법한 1인 시위를 시도하였을 뿐, 현행범 내지는 준현행범으로 체포될 만한 무슨 범죄행위를 저지른 바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고 소속 경찰관들은 현행범 체포, 긴급구속, 구속영장에 의한 구속 등 법률에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막연히 대통령 경호경비시 위해요소를 사전 예방한다는 명목하에 원고를 승합차에 강제로 태워 통의파출소로 연행하였고, 원고의 1인 시위를 원천봉쇄하는 형식으로 제지하였는바, 피고 소속 경찰관들의 위와 같은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의 신체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로서 불법체포·감금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피고는 국가배상법 제2조에 따라 그 소속 경찰관들의 위와 같은 직무집행상의 고의 또는 과실로 말미암아 원고가 입은 모든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는 먼저, 피고 소속 경찰관들의 위와 같은 행위는 대통령경호를 위해 사전에 불특정 다수인의 관심을 끌기 위한 1인 시위자를 위해요소가 잔재하는 현행범 내지는 준현행범으로 체포한 것으로서 정당한 직무집행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가 제출한 모든 증거들에 의하더라도 피고의 위 주장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피고는 다음으로, 피고 소속 경찰관들이 원고를 강제로 연행한 것이 아니라 원고에게 대통령경호실법·집시법·경찰관직무집행법 등에 의하여 부득이 경비구역 밖인 통의파출소로 격리 조치하겠다고 고지한 후 원고의 동의하에 임의동행한 것이므로 경찰들의 위와 같은 행위는 적법한 직무집행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의 위 주장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반면, 오히려 피고 소속 경찰관들이 원고를 강제로 통의파출소로 연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을 뿐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3) 피고는 또한, 원고의 시위가 있었던 2001. 6. 26.에는 09:50에 대통령의 공식행사가 예정되어 있어서 최고 수준의 경호가 요구되는 시점이었고, 원고가 시위를 하던 장소는 국가원수에 대한 경호의 특성을 고려하여 대통령경호실법 및 동법시행령이 경호구역으로 지정하여 피경호자인 대통령과 직접 접근이 가능한 지역 내로의 어떠한 위해 가능요소의 진입 자체를 차단할 필요성이 있는 지역인바, 이러한 시간과 장소에서 원고가 시위 행위를 하는 것은 경호상 중대한 위해요소이므로, 곧 있을 경호행사와의 시간적 근접성 및 장소적 특성을 고려할 때 원고에 대한 퇴거조치는 경찰관직무집행법 제2조 제2호제5호, 제6조의 규정에 따른 범죄예방조치로서 정당한 직무집행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경찰관직무집행법 제2조 제2호제5호는 '경비·요인경비 및 대간첩작전수행'과 '기타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를 경찰관의 직무의 범위로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6조에 의하면, 경찰관은 범죄행위가 목전에 행하여지려고 하고 있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 관계인에게 필요한 경고를 발하고, 그 행위로 인하여 인명·신체에 위해를 미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어 긴급을 요하는 경우에는 그 행위를 제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과연 피고 소속 경찰관들이 원고를 연행할 당시 원고가 목전에서 범죄행위를 저지르려고 하고 있었다거나 그러한 행위로 인하여 인명·신체에 위해를 미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면, 대통령 경호행사와의 시간적 근접성 및 장소적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원고의 시위 행위만으로는 원고가 목전에서 범죄행위를 저지르려고 하고 있었다거나 그러한 행위로 인하여 인명·신체에 위해를 미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하였다고는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손해배상의 범위
나아가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손해액에 관하여 보건대, 앞에서 본 바와 같은 원고의 신분관계, 이 사건 1인 시위의 목적과 동기, 피고 소속 경찰관들이 원고를 체포·연행하게 된 경위와 그 결과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하면, 피고는 위자료로서 원고에게 금 3,000,000원을 지급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금원 및 이에 대하여 위 불법행위일인 2001. 6. 26.부터 완제일까지 민법 소정의 연 5%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5%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구하나, 2003. 4. 24. 헌법재판소가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3조 제1항에 대하여 위헌결정을 선고함에 따라 위 법 및 대통령령 소정의 법정이율은 적용하지 않기로 한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한 제1심판결 중 위 인정 금원을 초과한 피고 패소 부분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성호(재판장) 김상훈 이명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