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어음금
【판시사항】
약속어음의 소지인이 어음상 전자인 제1 배서인의 소구책임을 면제하였다 하더라도 어음상 후자인 제2 배서인의 소지인에 대한 원인채무까지 소멸된 것으로는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어음상 후자인 제2 배서인이 물품대금채무의 변제를 위하여 약속어음을 소지인에게 교부하였고, 그 후 소지인이 어음상 전자인 제1 배서인의 소구책임을 면제하여 준 경우, 제1 배서인의 소구책임이 종국적으로 면제되기 위해서는 그에 대하여 소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어음상 후자인 제2 배서인의 어음상 책임도 면제되어야 하므로 어음상 후자인 제2 배서인은 위와 같은 사정을 들어 소지인에 대하여 어음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으나,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곧바로 제2 배서인의 소지인에 대한 약속어음의 원인채무인 물품대금채무까지 그 목적을 달성하여 소멸한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105조, 제506조, 어음법 제15조, 제43조, 제77조
【전문】
【원고, 항소인】
아남르그랑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선근)
【피고, 피항소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희망 담당변호사 정해남 외 4인)
【제1심판결】
수원지법 2002. 8. 28. 선고 2002가소9134 판결
【주 문】
1. 당심에서 교환적으로 변경된 청구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금 19,724,838원 및 이에 대하여 2002. 11. 8.부터 2003. 4. 3.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1, 2심 모두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금 19,724,838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5%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원고는 원심에서 위 금원을 약속어음금으로 청구하였다가 당심에서 물품대금청구로 소를 교환적으로 변경하였다).
【이 유】
1. 인정 사실
다음과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 4호증의 각 1, 2, 갑 제3, 5 내지 9호증, 을 제1, 3호증의 각 2,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당심 증인 소외 1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을 제3호증의 1, 3의 각 기재, 원심 및 당심 증인 소외 2의 증언은 믿지 아니한다.
가. 원고는 전기장비 및 부품을 생산, 판매하는 회사로서 수년간 피고에게 계전기기 등을 판매하여 왔는데, 2001. 3. 25. 피고가 원고 회사에 물품대금의 변제를 위하여 교부한 액면 금 3,000만 원인 약속어음 1장이 부도처리되고, 다시 같은 해 4. 15. 액면 금 2,000만 원인 약속어음 1장(이하에서는 위 3,000만 원권 및 2,000만 원권 각 어음을 '이 사건 각 약속어음'이라고 한다)도 부도처리되는 바람에 거래가 중단되었고, 그 무렵까지 피고가 지급하지 않은 물품대금은 금 49,724,838원이다.
나. 이 사건 각 약속어음은 모두 소외 3이 2000. 12. 소외 한국심야전기보일러 주식회사(이하에서는 '소외 회사'라고 한다)를 수취인으로 하여 발행한 것으로서(3,000만 원권은 발행일 2000. 12. 22., 지급기일 2001. 3. 25.이고, 2,000만 원권은 발행일 2000. 12. 29., 지급기일 2001. 4. 15.이며, 두 어음 모두 지급지는 진주시, 지급장소 농협중앙회 도동지점이다.), 그 후 소외 회사, 피고, 원고 회사에까지 순차로 배서·양도되었다.
다. 원고는 이 사건 각 약속어음이 부도처리된 후, 위 각 어음의 배서인인 소외 회사와 피고에게 위 어음금의 지급을 요구하였으나 소외 회사와 피고가 이에 응하지 않자, 이 사건 각 약속어음금 합계인 5,000만 원을 청구채권으로 하여 2001. 7. 9.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2001카단3271호로 소외 회사의 유체동산에 관하여 가압류결정을 받은 다음 같은 달 19. 심야보일러기 126대에 관하여 가압류집행을 하였고, 2001. 10. 5. 수원지방법원 2001카단26135호로 피고의 소외 주식회사 그랜드코리아에 대한 물품대금채권을 가압류하였으며, 다시 소외 회사를 상대로 위 진주지원 2001가단12221호 약속어음금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라. 원고와 소외 회사 사이의 위 약속어음금 청구소송이 진행되던 중 소외 회사는 원고에 대하여 원고가 청구한 어음금 중 2,000만 원은 이미 피고에게 지급하였고, 동절기에 심야보일러를 판매하여야 하는데 원고의 가압류로 인하여 영업에 지장이 있다고 하며 어려움을 호소하였고, 이에 2001. 10. 12. 원고 회사의 대리인으로 출석한 채권담당직원 소외 1과 소외 회사의 공동대표이사 소외 2 사이에 "소외 회사가 원고 회사에 3,000만 원을 지급하고 원고 회사는 소외 회사에 대하여 더 이상 어음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이하에서는 '이 사건 합의'라고 한다)가 성립되었으며, 같은 날 원고 회사는 위 소를 취하하였다.
마. 위 합의 당시 작성된 합의서(을 제3호증의 2)에는 원고 회사 대표이사의 직인, 소외 1, 소외 2의 각 서명날인과 함께 그 위쪽에 "₩20,000,000원은 한국심야전기보일러(주)는 배서의무가 없음을 확인함. 2000. 10. 12."이라는 문언이, 아래쪽에 "2000. 10. 12. 부로 50,000만 원(5,000만 원의 오기로 보인다) 어음권은 끝이 났음"이라는 문언이 각 기재되어 있다.
2.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고는 이 사건 각 약속어음의 원인채무인 물품대금채권 49,724,838원에서 소외 회사로부터 지급받은 3,000만 원을 공제한 금 19,724,838원의 지급을 구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위 물품대금채권 49,724,838원의 변제를 위하여 이 사건 각 약속어음을 원고에게 배서·양도하였는데, 원고가 이 사건 합의를 통하여 이 사건 각 약속어음의 수취인이자 제1 배서인이 소외 회사에 대한 어음상 권리를 포기한 이상 제2 배서인으로서 소외 회사에 대한 소구권자인 피고에 대하여 어음금 청구를 할 수는 없고, 그 결과 이 사건 각 약속어음채무는 모두 이행된 상태가 되었으므로 원인채무인 위 물품대금채무도 소멸하였다 할 것이고, 나아가 이러한 사정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다시 피고에게 위 어음금 또는 그 원인채무인 물품대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나. 살피건대, 위 합의서(을 제3호증의 2)상 "배서의무가 없음을 확인함", "5,000만 원 어음권은 끝이 났음"이라는 문언을 종합하여 그 취지를 살펴보면, 이는 원고가 약속어음의 소지인으로서 그 어음면에 배서한 소외 회사의 소구책임을 종국적으로 면제한다는 뜻으로 보이고, 소외 회사의 소구책임이 종국적으로 면제되기 위해서는 소외 회사에 대하여 소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어음상 후자인 피고의 어음상 책임도 면제되어야 하므로, 위와 같은 합의가 있는 상태에서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그 어음금의 지급을 구할 수는 없는 것이고, 따라서 피고로서는 위와 같은 사정을 들어 원고에 대하여 어음금의 지급은 거절할 수 있다 할 것이다.
다. 그러나 나아가 피고가 물품대금채권의 변제를 위하여 이 사건 각 약속어음을 원고에게 교부하였고, 이 사건 합의에 따라 결과적으로 위 각 어음채무에 관한 피고의 책임이 소멸되었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곧바로 이 사건 각 약속어음의 원인채무인 물품대금채권이 그 목적을 달성하여 소멸되었다고 할 수는 없고, 그 소멸 여부는 이 사건 합의 당시 원고의 의사에 의하여 판단되어야 할 것인데,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합의 당시 원고는 소외 회사의 유체동산 및 피고의 채권을 가압류하는 등 비교적 충분한 담보를 확보해 둔 상태였는데 소외 회사가 영업상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이미 피고에게 2,000만 원을 지급하였다고 하므로(피고도 그 수령 사실은 인정하면서 다만, 위 돈은 이 사건 약속어음과는 무관한 다른 채무의 변제금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여 소외 회사로부터 일단 3,000만 원만 지급받은 다음 피고로부터 나머지 2,000만 원을 지급받을 계획으로 이 사건 합의에 이른 것으로 보이고, 그 과정에서 소외 회사의 어음상 책임을 면제해 준 것이 어음법의 법리상 피고의 어음상 책임까지 면제해 주는 결과가 되긴 하였으나 그것만으로 원고가 원인채무 중 소외 회사로부터 변제받은 3,000만 원을 초과하는 부분까지 모두 면제하여 줄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달리 원고가 그 무렵 특별히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물품대금채권을 일부면제하여 줄만한 사정도 보이지 않으므로, 결국 이 사건 각 약속어음의 원인채무 중 3,000만 원을 초과하는 부분의 물품대금채권은 여전히 존속한다 할 것이고, 위와 같은 경위에 의하여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그 원인채권인 물품대금의 지급을 구하게 된 것이 신의칙에 반한다고 할 수도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당심에서 교환적으로 변경된 청구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위 물품대금 19,724,838(=49,724,838-3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당심에서 물품대금으로 소를 변경하는 내용이 포함된 항소이유서가 송달된 2002. 11. 8.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까지는 상법에서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에서 정한 연 25%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