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기)
【전문】
【원 고】
원고(담당변호사 김장곤)
【피 고】
피고(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홍익 담당변호사 임성빈)
【변론종결】
2015. 8. 13.
【주 문】
1.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기각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4. 7. 26.부터 2015. 9. 17.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의 나머지 예비적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80%는 원고가, 2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5.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 구 취 지】
피고는 원고에게 50,000,000원(주위적으로는, 매매대금 임의 소비에 의한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으로, 예비적으로는, 부동산중개인의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으로)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인정사실
○ 주식회사 월드씨엠(이하 ‘월드씨엠‘이라고만 한다)은 2003년경부터 서울 동작구 ○○동 일대에서 지역주택조합 방식으로 아파트 신축사업을 시행하면서 가칭 ’○○3단지 지역주택조합‘(이하 ’이 사건 조합‘이라 한다)의 조합원 가입증서를 발행ㆍ판매하였다.
○ 이 사건 지역주택조합사업은 2003년경 시작되었으나 2005. 6.경 무렵 토지 매입작업도 완료되지 아니하는 등 사업 진행이 지연되고 있던 상태였다. 월드씨엠은 2004. 11. 22.경 조합원들에게 ‘당초 계획과 달리 사업추진이 지연되어 죄송하며, 토지주와의 협의가 원만치 못한 점 등 사업추진 상 다소 장애 요인이 있으나 최선을 다해 조속히 토지 취득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제3, 28호증)을 보내기도 하였다.
○ 한편, 위 사업부지를 포함한 서울 동작구 ○○동(지번 생략) 일대는 이미 2004. 6. 25. 서울시에 의해 ○○제7구역 주택재개발 기본계획에 따른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ㆍ고시되어, 2004. 11. 22. 서울시 동작구청으로부터 ○○제7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설립추진위원회의 설립승인을 받았고, 그 후 서울시는 2006. 8. 24. 위 지역을 주택재개발사업을 위한 ○○제7정비구역으로 지정ㆍ고시하였다. 위와 같이 주택재개발사업을 위한 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 위 지정이 해제되지 않는 한 이 사건 지역주택조합사업의 시행은 불가능하다.
○ 원고는 2005. 6. 29.경 빌라주택 구입을 위하여 공인중개사인 피고가 운영하는 △△부동산 사무소에 찾아갔는데, 이 때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조합원 가입증서의 매수를 적극 권유하면서, 이 사건 지역주택조합사업의 시행 전망이 밝고 비교적 단기간 내에 사업이 진행되어 아파트에 입주하거나 전매하여 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였고, 이 사건 주택사업의 구체적 진행상황, 법령상 제한, 그로 인한 사업의 위험성, 장기간 지연 가능성, 무산 가능성 등을 제대로 확인하여 이를 원고에게 고지하지 않았다.
○ 이에 원고는 이 사건 조합 가입증서를 매수하기로 하고, 피고에게 2005. 6. 29. 15,000,000원(= 현금 5,000,000원 + 계좌이체 10,000,000원), 2005. 7. 8. 35,000,000원, 합계 50,000,000원을 이 사건 조합원 가입증서 매수대금 명목으로 지급하였다.
○ 피고는 이 중 44,000,000원을 이 사건 조합 가입증서의 매도인(또는 매도인의 중개인)인 소외인에게 지급하고 나머지 6,000,000원은 조합원 명의이전 비용, 부동산 중개수수료 등에 충당하였다. 그 후 2005. 11. 24. 원고 명의로 이 사건 조합원 가입증서가 발행되자, 피고는 이를 원고에게 건네주었다.
○ 이 사건 지역주택조합사업은 조합설립인가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2008. 12.경 월드씨엠이 부도가 남으로써 중단되었다. 그 후 월드씨엠은 2009. 4. 29. 주식회사 에스디화림에게 이 사건 지역주택조합사업의 시행권 등 사업권을 양도하였으나, 주식회사 에스디화림도 결국 위 사업을 진행하지 못한 채 중단하고 말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30호증, 을 제1~13, 19, 21~24, 28, 32, 33, 46호증(이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위적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주장 요지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조합원 가입증서 매매대금 명목으로 지급한 50,000,000원의 전부 또는 그 중 20,000,000원을 피고가 임의로 소비하였으므로, 피고는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나. 판단
피고가 원고로부터 받은 50,000,000원을 임의로 소비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고, 오히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위 50,000,000원 중 44,000,000원을 이 사건 조합 가입증서 매도인(또는 매도인의 중개인)인 소외인에게 지급하고 나머지 6,000,000원은 조합원 명의이전 비용, 부동산 중개수수료 등에 충당한 것으로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가 위 50,000,000원을 임의로 소비하였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다.
3. 예비적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주장 요지
피고는 이 사건 조합원 가입증서의 매매를 중개함에 있어서 부동산중개인으로서의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빌라주택을 구입하려던 원고에게 소위 ‘물딱지’로서 그 가치가 없거나 불확실한 이 사건 조합원 가입증서의 매입을 적극 권유한 과실이 있으므로, 민법상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고, 나아가 양도금지 부동산의 양도를 중개하는 등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잘못이 있으므로 위 법에 따른 손해배상책임도 부담한다.
나. 판단
1)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 부동산중개업자와 중개의뢰인과의 법률관계는 민법상의 위임관계와 같으므로 중개업자는 중개의뢰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의뢰받은 중개업무를 처리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1993. 5. 11. 선고 92다55350 판결). 또한, 부동산중개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은 부동산거래에 관해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가진 전문가이고, 부동산중개업자에게 부동산매매에 관한 중개행위를 의뢰하는 사람은 이러한 부동산중개업자의 지식과 경험을 신뢰하여 부동산중개를 의뢰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부동산중개업자는 위탁자에 대하여 위임계약에 따른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부담함은 물론 그 중개행위를 함에 있어서는 목적부동산의 하자나 권리자의 진위 등에 관해서 조사하고 이를 확인하는 등 매수인으로 하여금 예상 밖의 손해를 입지 않도록 충분히 유의해야 할 업무상의 일반적인 주의의무가 있다. 특히, 조합원 가입계약의 경우 사업 추진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사정은 조합원 가입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하는 데 관건이 되는 중요사항이므로, 이를 고지하지 않은 것은 고지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0다8709 판결 참조).
○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① 피고는 부동산중개인으로서 원고가 이 사건 조합원 가입증서를 매입할 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 관건이 되는 중요사항인 주택조합의 설립, 사업부지의 취득 등 이 사건 주택사업의 구체적 진행상황, 법령상 제한, 그로 인한 사업의 위험성, 장기간 지연 가능성, 무산 가능성 등을 제대로 확인하여 이를 고지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② 당시 아직 토지 매입작업도 완료되지 아니하는 등 사업 진행이 지연되고 있던 상태였고, 이미 주택재개발사업을 위한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된 상태라 향후 주택재개발사업을 위한 정비구역으로 지정될 경우 위 지정이 해제되지 않는 한 이 사건 조합에 의한 지역주택사업의 시행은 불가능한 상황이었음에도, 이러한 사실을 제대로 확인 및 고지하지 않았으며, ③ 오히려, 원고에게 이 사건 조합원 가입증서의 매수를 적극 권유하면서, 이 사건 지역주택조합사업의 시행 전망이 밝고 비교적 단기간 내에 사업이 진행되어 아파트에 입주하거나 전매하여 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 이러한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에게는 부동산중개인으로서의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위반한 잘못이 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는 그로 인해 원고가 입은 이 사건 조합원 가입증서 매수대금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손해배상책임의 제한
○ 불법행위에 관하여 피해자에게 과실이 있는 때에는 법원은 손해배상의 책임 및 그 금액을 정함에 이를 참작하여야 한다(민법 제763조, 제396조). 또한, 부동산 거래당사자가 중개업자에게 부동산거래의 중개를 위임한 경우, 중개업자는 위임취지에 따라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를 조사ㆍ확인할 의무가 있고 그 주의의무를 위반할 경우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하게 되지만, 그로써 중개를 위임한 거래당사자 본인이 본래 부담하는 거래관계에 대한 조사ㆍ확인 책임이 중개업자에게 전적으로 귀속되고 거래당사자는 그 책임에서 벗어난다고 볼 것은 아니다. 따라서 중개업자가 부동산거래를 중개함에 있어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를 조사ㆍ확인할 의무를 다하지 못함으로써 중개의뢰인에게 발생한 손해에 대한 배상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 중개의뢰인에게 거래관계를 조사ㆍ확인할 책임을 게을리 한 부주의가 인정되고 그것이 손해 발생 및 확대의 원인이 되었다면, 피해자인 중개의뢰인에게 과실이 있는 것으로 보아 과실상계를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고, 이것이 손해의 공평부담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기본원리에 비추어 볼 때에도 타당하다(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2다69654 판결 참조).
○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일반적으로 지역주택조합 방식의 아파트 신축사업은 토지매입에 많은 자금과 시간이 필요하고 사업의 위험성, 장기간 지연 가능성, 무산 가능성 등이 상존하는 점, ② 따라서 원고로서도 시행사의 재정적 건전성과 사업시행 가능성, 실제 진행 상황 등에 대하여 더욱 신중히 검토하고 조사해 보아야 할 필요가 있는 점, ③ 그럼에도 원고는 위와 같은 내용을 충분히 확인ㆍ조사하지 않은 채, 중개인인 피고의 말만 믿고 경솔하게 이 사건 조합원 가입증서를 매입한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원고의 위와 같은 잘못도 손해의 발생 및 확대의 주요한 원인이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러한 여러 사정을 모두 참작하여 피고가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을 원고가 입은 손해액의 20%로 제한하기로 한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손해배상금으로 원고에게 10,000,000원(= 50,000,000원 × 0.2) 및 이에 대하여 위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4. 7. 26.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15. 9. 17.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고, 예비적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받아들이고, 나머지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