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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강제추행·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청주지방법원 2015. 12. 11. 선고 2015노462 판결]

【전문】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검 사】

김현(기소), 현동길(공판)

【변 호 인】

법무법인 상승 담당변호사 어수용 외 3인

【원심판결】

청주지방법원 2015. 4. 24. 선고 2015고단14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2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의 이수를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각 준강제추행의 점 및 각 2013. 12. 하순경 카메라 이용 촬영의 점은 각 무죄.

【이 유】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가. 2013. 12. 하순경 범행
피고인은 2013. 12. 하순 일시불상경 청주시 (주소 생략)에 있는 ○○ 오피스텔 ○○○○호 피고인 집에서, 제자인 피해자 공소외 2(남, 25세), 피해자 공소외 3(남, 25세)과 함께 송년회를 한 후 술에 만취한 피해자들을 데리고 들어와 침대위에 눕혀 하의를 벗기면서 피해자들의 성기를 손으로 번갈아 만지고, 그 장면을 피고인의 휴대전화 카메라를 이용하여 촬영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술에 취해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는 피해자들을 각각 추행하고,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피해자들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각각 촬영하였다.
나. 2014. 12. 11.자 범행
피고인은 2014. 12. 11. 23:16경 위 1항 기재 장소에서, 제자인 피해자 공소외 1(남, 24세)이 다른 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하려고 하자 피해자를 질책하며 함께 술을 마신 후, 옷을 벗은 채 술에 취해 침대 위에 누워있던 피해자의 성기를 피고인의 휴대전화 카메라를 이용하여 촬영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피해자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였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2013. 12. 하순경 범행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⑴ 이 사건 2013년 영상물의 증거능력에 대하여
피고인이 2013. 12. 하순경 피해자 공소외 2, 공소외 3을 대상으로 촬영한 영상물(증거순번 15번의 일부, 이하 ‘이 사건 2013년 영상물’이라 한다)은 수사기관에 의하여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
즉, 이 사건 2013년 영상물은 피고인 소유의 삼성 갤럭시S2 휴대폰(이하 ‘이 사건 삼성휴대폰’이라 한다)에 저장되어 있던 정보이다. 그런데 수사기관은 피고인의 2014. 12. 11.자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한 범행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피고인의 동의하에 피고인 소유의 애플 아이폰4 휴대폰(이하 ‘이 사건 애플휴대폰’이라 한다)을 탐색하여 위 범행의 증거를 확보하였고, 그에 따라 추가적인 수사필요성이 소멸하였음에도 아무런 근거 없이 이 사건 삼성휴대폰에 디지털증거분석을 강행하여 위 범행과는 무관한 이 사건 2013년 영상물을 확보하였다. 또한 수사기관의 수사를 통하여 이미 이 사건 2013년 영상물이 확보된 상태였음에도, 사후 압수수색영장이 아닌 일반 압수수색영장에 의하여 이 사건 2013년 영상물을 압수하였다.
그럼에도 이 사건 2013년 영상물의 증거능력이 인정된다는 전제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⑵ 심신장애
피고인은 위 범행 당시 술에 만취하여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의 상태에 있었다.
나. 2014. 12. 11.경 범행 관련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 미해당
피고인이 촬영한 피해자 공소외 2, 공소외 3의 신체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항 소정의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⑵ 주관적 구성요건(고의) 부존재
피고인은 당시 나체 상태로 누워있던 피해자에게 마치 이 사건 애플휴대폰의 카메라로 피해자의 신체를 촬영하는 시늉을 함으로써 피해자로 하여금 정신을 차리고 잠에서 깨어나게 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동영상이 촬영된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인에게 피해자의 신체부위를 촬영한다는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⑶ 심신장애
피고인은 위 범행 당시 술에 만취하여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의 상태에 있었다.
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6월 집행유예 1년, 40시간 수강명령)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3. 2013. 12. 하순경 범행 관련 항소이유 주장에 대하여
가. 이 사건 2013년 영상물의 증거능력
⑴ 기본법리
㈎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에 있어 그 저장매체 자체를 외부로 반출하거나 하드카피·이미징 등의 형태로 복제본을 만들어 외부에서 그 저장매체나 복제본에 대하여 압수·수색이 허용되는 예외적인 경우에도 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 이외에 이와 무관한 전자정보를 탐색·복제·출력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위법한 압수·수색에 해당하므로 허용될 수 없다. 그러나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이 종료되기 전에 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를 적법하게 탐색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범죄혐의와 관련된 전자정보를 우연히 발견한 경우라면, 수사기관으로서는 더 이상의 추가 탐색을 중단하고 법원으로부터 별도의 범죄혐의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경우에 한하여 그러한 정보에 대하여도 적법하게 압수·수색을 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경우에도 별도의 압수·수색 절차는 최초의 압수·수색 절차와 구별되는 별개의 절차이고, 별도 범죄혐의와 관련된 전자정보는 최초의 압수·수색영장에 의한 압수·수색의 대상이 아니어서 저장매체의 원래 소재지에서 별도의 압수·수색영장에 기해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피압수자는 최초의 압수·수색 이전부터 해당 전자정보를 관리하고 있던 자라 할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피압수자에게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21조, 제129조에 따라 참여권을 보장하고 압수한 전자정보 목록을 교부하는 등 피압수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5. 7. 16.자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 참조).
형사소송법 제218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임의제출에 의한 압수수색의 경우, 법원이 발부한 영장이 아니라 임의제출자의 의사에 기하여 압수물이 제출된다는 사정이 있을 뿐 그 법적 효과는 영장에 의한 압수와 유사하다. 또한 임의제출에 의한 압수가 형식상으로만 임의제출의 방식을 취함으로써 영장주의와 적법절차의 원칙을 잠탈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임의제출에 의한 압수·수색 역시 다른 압수·수색과 마찬가지로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의 범위를 한정할 필요가 있으며, 그 범위를 결정하는 기준은 임의제출자의 의사가 되어야 하고, 그 의사는 임의제출 당시에 나타난 의사표시를 기준으로 임의제출 당시의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⑵ 인정사실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 경찰은 2014. 12. 11. 23:33경 공소외 1로부터 피고인 소유의 이 사건 삼성휴대폰 및 이 사건 애플휴대폰을 임의제출받았다. 당시 작성된 압수조서에는 “(공소외 1이) 범행증거물이라며 피해자(공소외 1)의 영상과 사진이 담긴 피혐의자(피고인)의 휴대폰을 2개 임의제출”이라 기재되어 있다(증거기록 제14쪽).
● 경찰은 2014. 12. 12. 02:10경 “피고인이 같은날 휴대전화를 사용하여 당시 잠에 든 척 연기를 하고 있던 피해자의 성기부분을 사진 및 동영상 촬영하였고, 카메라 셔터소리를 10여회 들었다”라는 공소외 1의 진술을 확보하였다.
● 경찰은 피고인에게 이 사건 삼성휴대폰 및 애플휴대폰에 저장된 사진 및 동영상의 확인을 요청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경찰에게 이 사건 애플휴대폰에 저장된 공소외 1에 대한 동영상을 임의로 확인시켜주었다. 그런데 피고인은 이 사건 삼성휴대폰의 잠금화면을 해제하지 못하였고, 경찰은 피고인이 이 사건 삼성휴대폰으로 공소외 1에 대한 사진을 촬영하였음에도 이를 숨기고 있다고 판단하였다(증거기록 제19~20쪽).
● 경찰은 2014. 12. 12. 11:00경 및 14:00경 공소외 1과 피의자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여 진술조서 및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하였다. 공소외 1은 2014. 12. 17. 경찰에 출석하여 기존의 진술을 번복한 채 자신의 피해사실을 전면 부인하였다.
● 피고인은 14. 12. 19. 이 사건 애플휴대폰에 대한 디지털정보 압수·수색과정에 참여할 의사가 있음을, 이 사건 삼성휴대폰에 대한 디지털정보 압수·수색과정에는 예상소요시간이 과다하다는 이유로 참여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증거기록 제58쪽).
● 경찰은 2014. 12. 19. 이 사건 삼성휴대폰 및 애플휴대폰을 충북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디지털증거분석을 의뢰하였고, 2014. 12. 23. 위 분석이 완료되어 이 사건 2013년 영상물이 저장된 CD(증거순번 15번) 및 위 영상물의 정지화면 사진(증거순번 16번)을 포함한 디지털증거분석결과보고서(증거순번 14번)를 받아보았다. 위 보고서에는 “이 사건 2013년 영상물은 시간정보가 손상되어 그 촬영일시를 확인할 수 없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 경찰은 2014. 12. 24. 위 보고서 등을 토대로 공소외 1이 아닌 사람들에 대한 이 부분 범행을 인지하였고, 공소외 1을 통하여 이 사건 2013년 영상물 속 인물들이 피해자 공소외 2, 공소외 3임을 확인하였다.
● 경찰은 2014. 12. 26. 청주지방법원 판사 이영풍으로부터 압수수색검증영장(이하 ‘이 사건 영장’이라 한다)을 발부받았다. 이 사건 영장의 범죄사실에는 “2014. 12. 11.자 공소외 1에 대한 카메라등이용촬영”, “2014. 일자불상경 성명불상의 20대 남성 2명에 대한 카메라등이용촬영 및 준강제추행”이 포함되어 있고, 압수할 물건으로 “이 사건 삼성휴대폰 및 애플휴대폰에 각 저장된 범죄관련 정보파일”이 포함되어 있다(증거순번 19번).
● 경찰은 2014. 12. 29. 피해자 공소외 2에 대한 조사를 통하여 이 사건 2013년 영상물 속 인물들이 피해자 공소외 2, 공소외 3임을 재차 확인하였다.
● 경찰은 2014. 12. 30. 피고인의 입회 하에 이 사건 영장에 의하여 이 사건 2013년 영상물이 저장된 CD를 증거물로 압수하였다(증거순번 21번).
⑶ 위 영상물의 증거능력 존부에 대한 당심의 판단
㈎ 결론부터 미리 밝히건대, 위와 같은 기본법리 및 위 인정사실들에다가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이 사건 삼성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던 이 사건 2013년 영상물은 그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
㈏ 이 사건 삼성휴대폰은 “피고인이 2014. 12. 11. 공소외 1의 신체를 사진 및 동영상으로 촬영한 사실”과 관련하여 그 피해자인 공소외 1로부터 이 사건 애플휴대폰과 함께 경찰관들에게 임의제출된 바, 이 사건 삼성휴대폰에 저장된 전자정보 역시 위 혐의사실과 관련된 부분에 한하여 임의제출의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 또한 “피고인이 같은 날 공소외 1의 신체를 촬영하였는데, 10여회의 카메라 셔터소리를 들었다”라는 공소외 1의 진술, 이 사건 애플휴대폰에는 당시 1개의 동영상만이 확인된 점, 피고인이 이 사건 삼성휴대폰의 잠금화면을 해제하지 못하는 점 등을 근거로, 이 사건 삼성휴대폰에 ‘공소외 1의 신체에 대한 추가 사진 또는 동영상’이 저장되어 있을 가능성을 고려하여 이 사건 삼성휴대폰을 임의제출의 형식으로 압수하였다.
나아가 경찰은 이 사건 삼성휴대폰 등에 대한 디지털증거분석을 의뢰함에 있어, 사건개요를 “피고인의 2014. 12. 11.자 공소외 1에 대한 카메라등이용촬영”의 점으로, 분석의뢰 내용을 “피해자(공소외 1)의 신체를 촬영한 영상파일(사진, 동영상)”으로 특정(한정)하였다.
㈐ 충북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014. 12. 19.부터 2014. 12. 23.까지 이 사건 삼성휴대폰 등에 대한 디지털증거분석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2013년 영상물을 발견하였는데,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위 수사대는 이 사건 2013년 영상물이 위 혐의사실과는 별도의 범죄혐의와 관련된 전자정보에 해당한다는 점을 알았다고 봄이 상당하다.
즉, 디지털증거분석결과보고서 자체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삼성휴대폰에 대한 분석내용 및 결과로 “본건 범죄시간 때 촬영한 영상 자료는 확인되지 않음”, “하지만, 불상의 원인으로 시간정보가 손상되었지만, 영상을 복원하여 동일 수법의 영상파일(사진 30개, 동영상 9개) 총 39개를 확인함”라고 기재되어 있어, 이 사건 2013년 영상물이 위 혐의사실과는 별도의 사건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또한 위 혐의사실의 피해자는 1명인 반면 위 영상물에 드러나는 피해자들은 2명이고, 위 영상물에서 확인되는 피해자 공소외 2, 공소외 3의 얼굴은 위 혐의사실의 피해자인 공소외 1과 상이하다.
㈑ 그렇다면,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수사기관으로서는 우연히 발견한 피해자 공소외 2, 공소외 3에 대한 범행에 관하여는 더 이상의 추가 탐색을 중단하고 법원으로부터 별도의 범죄혐의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경우에 한하여 그러한 정보에 대하여도 적법하게 압수·수색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에게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21조, 제129조에 따라 참여권을 보장하고 압수한 전자정보 목록을 교부하는 등 피압수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경찰이 이 부분 범행에 대하여 피고인의 참여권을 보장하는 등의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그에 대한 증거를 수집한 것은 위법하다.
㈒ 피고인은 앞서 본 바와 같이 2014. 12. 19. 이 사건 삼성휴대폰에 대한 디지털증거분석 과정에 참여할 의사가 없음을 밝히기는 하였다.
그러나 당시까지 드러나 혐의사실은 오로지 피고인의 2014. 12. 11.자 공소외 1에 대한 카메라등이용촬영의 점에 한정되었기 때문에, 피고인의 위와 같은 참여권 포기의 의사표시가 이 부분 범행에 대한 정보의 탐색·압수·수색에까지 미친다고는 볼 수 없다.
또한 경찰은 앞서 본 바와 같이 2014. 12. 26. 이 사건 영장을 발부받은 후 2014. 12. 30. 피고인의 입회 하에 이 사건 2013년 영상물 등의 정보를 압수하였다. 그러나 이는 이미 위법한 압수·수색으로 이 사건 2013년 영상물을 수집한 이후의 사정에 불과하는바, 그것만으로 이 부분 범행에 대한 탐색·압수·수색과정에서 피고인의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은 절차적 하자가 치유되었다고는 볼 수 없다.
나. 나머지 증거의 증거능력 및 증거가치에 대하여
⑴ 기본법리
㈎ 인권 보장을 위하여 압수수색에 관한 적법절차와 영장주의의 근간을 선언한 헌법과 이를 이어받아 실체적 진실 규명과 개인의 권리보호 이념을 조화롭게 실현할 수 있도록 압수수색절차에 관한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고 있는 형사소송법의 규범력은 확고히 유지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된 증거는 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해 마련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은 것으로서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 할 것이다. 무릇 수사기관의 강제처분인 압수수색은 그 과정에서 관련자들의 권리나 법익을 침해할 가능성이 적지 않으므로 엄격히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를 준수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절차 조항에 따르지 않는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을 억제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확실한 대응책은 이를 통하여 수집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다만, 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된 압수물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함에 있어서는, 실체적 진실 규명을 통한 정당한 형벌권의 실현도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 절차를 통하여 달성하려는 중요한 목표이자 이념이므로, 형식적으로 보아 정해진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된 증거라는 이유만을 내세워 획일적으로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것 역시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 조항을 마련한 취지에 맞는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수사기관의 증거 수집 과정에서 이루어진 절차 위반행위와 관련된 모든 사정 즉, 절차 조항의 취지와 그 위반의 내용 및 정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절차 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 또는 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및 피고인과의 관련성, 절차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 등 관련성의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을 전체적·종합적으로 살펴 볼 때,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 조항을 마련하여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법원은 그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된 증거를 기초로 하여 획득된 2차적 증거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여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증거 수집과 2차적 증거 수집 사이의 인과관계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2차적 증거 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예외적인 경우에는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 피고인의 자백이 그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유일의 증거인 때에는 이를 유죄의 증거로 하지 못하는 것이므로, 보강증거가 없이 피고인의 자백만을 근거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경우에는 그 자체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7도7835 판결 등 참조).
⑵ 이 사건에 관한 당심의 판단
㈎ 결론부터 미리 밝히건대, 위와 같은 기본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 기록을 검토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 중 이 사건 2013년 영상물을 제외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 디지털증거분석결과보고서(증거순번 14번), 복원 동영상 CD(증거순번 15번), 범행사진(증거순번 16번), 수사보고(추가 피해자 특정수사)(증거순번 17번), 피해자 사진(증거순번 18번), 압수수색검증연장신청(사전)(증거순번 19번), 압수조서(증거순번 21번), 압수목록(증거순번 22번), 수사보고(압수수색검증영장집행)(증거순번 23번), 압수수색검증영장 집행사진(증거순번 24번)은 모두 수사기관이 이 사건 삼성휴대폰에 저장된 이 사건 2013년 영상물을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들로서 증거능력이 없고, 절차에 따르지 않은 증거수집과 위 2차적 증거수집 사이에 인과관계가 희석 또는 단절되었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다.
㈐ 피해자 공소외 2, 공소외 3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증거순번 20번, 26번) 또한 위와 같이 위법한 압수수색에서 획득한 이 사건 2013년 영상물에 터잡아 획득한 것이므로 증거능력이 없고, 절차에 따르지 않은 증거수집과 2차적 증거수집 사이에 인과관계가 희석 또는 단절되었다고 볼만한 사정도 없다.
㈑ 한편 피고인은 2015. 1. 12. 접수 변호인의견서(증거순번 32번), 2015. 1. 28.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증거순번 38번) 및 원심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자백하였는바, 이들은 모두 위법한 압수수색으로부터 상당한 시일이 경과하였을 뿐만 아니라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행사하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어서, 절차에 따르지 않은 증거수집과 2차적 증거수집 사이에 인과관계가 희석 또는 단절되었다고 볼 여지가 없지 않다. 그러나 설령 그 인과관계가 희석 또는 단절되어 피고인의 자백에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의 자백 외에는 이를 보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인의 자백만을 근거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이 부분 범행에 대한 심신장애 주장에 관하여는 달리 판단하지 아니한다).
4. 2014. 12. 11.자 범행 관련 항소이유 주장에 대하여
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주장에 대하여
⑴ 기본법리
카메라 기타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항은 인격체인 피해자의 성적 자유 및 함부로 촬영당하지 않을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촬영한 부위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성별, 연령대의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들의 입장에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고려함과 아울러, 당해 피해자의 옷차림, 노출의 정도 등은 물론, 촬영자의 의도와 촬영에 이르게 된 경위, 촬영 장소와 촬영 각도 및 촬영 거리, 촬영된 원판의 이미지, 특정 신체 부위의 부각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개별적·상대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도7007 판결 등 참조).
⑵ 이 사건에 대한 판단
위와 같은 기본법리에다가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여러 사정들, 특히 약 50초에 이르는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한 동영상(증거순번 31번) 중 대부분의 시간 동안 위 피해자의 성기가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점, 피고인이 상당히 근접한 위치에서 피해자의 성기를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 공소외 1을 촬영한 부위는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러한 전제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충분히 수긍이 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고의가 없었다는 취지의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여러 사정들, 특히 피고인은 변호인의 입회하에 진행된 검찰 조사에서 “피해자의 얼굴 부분을 찍기 시작하였고, 피해자에게 ‘내려간다, 내려간다’라는 말을 하면서 동영상을 촬영하였기 때문에, 피해자의 성기부분이 찍힐 줄 알고 내려가면서 찍은 것은 사실입니다”, “피해자를 깨워서 일어나게 할 생각으로 피해자의 취한 몸과 성기를 찍은 것입니다”라고 진술(증거기록 제287~288쪽)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피해자의 성기를 촬영한다는 고의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이러한 전제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충분히 수긍이 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심신장애 주장에 대한 판단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각 범행 당시 다소간의 술을 마신 상태였던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인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의 수단과 방법, 범행을 전후한 피고인의 행동, 범행 후의 정황 등 원심이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이 사건 각 범행 당시 음주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었다거나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일부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2014. 12. 11. 23:16경 청주시 (주소 생략)에 있는 ○○ 오피스텔 ○○○○호 피고인 집에서, 제자인 피해자 공소외 1(남, 24세)이 다른 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하려고 하자 피해자를 질책하며 함께 술을 마신 후, 옷을 벗은 채 술에 취해 침대 위에 누워있던 피해자의 성기를 피고인의 휴대전화 카메라를 이용하여 촬영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피해자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피고인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1.  공소외 1에 대한 제1회 경찰 진술조서
 
1.  압수조서(임의제출)
 
1.  수사보고, 디지털증거분석결과보고서, 동영상 CD(증거순번 31번)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항, 벌금형 선택
 
1.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1.  가납명령
형법 제334조 제1항
 
1.  이수명령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6조 제2항, 제3항

【양형의 이유】

피고인에게 현재까지 아무런 형사처벌 전력이 없다. 또한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으로부터 5일이 경과한 2014. 12. 17.로부터 당심에 이르기까지 계속하여 피고인의 선처를 바라는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여기에다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 직후 피해자에 의하여 그 범행도구인 이 사건 애플휴대폰이 수사기관에 임의제출되었기에 위 영상이 제3자에게 유출될 가능성이 발생하지는 않았던 점 등은 이 사건 범행에 대한 형의 양정과정에서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참작되어야 할 정상이다.
그러나 이 사건 범행은, 대학 교수인 피고인이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술에 만취하여 누워있던 피해자의 성기를 휴대전화 카메라를 이용하여 촬영한 것으로서, 그 행위불법의 가벌성이 결코 가볍지 않다. 또한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에 대하여 납득하기 어려운 변소를 하고 있는 바,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진지하게 뉘우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여기에다 대학교수인 피고인과 대학 졸업 및 대학원 진학을 앞두고 있는 학생이었던 피해자와의 관계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 대하여는 그 죄책에 상응하는 엄정한 처벌을 할 필요가 있다.
위와 같은 사정들과 피고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신상정보등록】

등록대상 성범죄인 판시 범죄사실에 대하여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피고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에 따라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어 같은 법 제43조에 정한 바에 따라 관할기관에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

【공개명령 또는 고지명령의 면제】

피고인의 연령, 직업, 재범위험성, 범행의 내용과 동기, 범행의 방법과 결과 및 죄의 경중, 공개명령 또는 고지명령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입을 불이익의 정도와 예상되는 부작용, 그로 인해 달성할 수 있는 등록대상 성폭력범죄의 예방효과, 피해자 보호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7조 제1항, 제49조 제1항,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단서, 제50조 제1항 단서에 따라 신상정보를 공개·고지하여서는 아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되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을 선고하지 아니한다.

【무죄부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각 준강제추행의 점 및 2013. 12. 하순경 각 카메라 등 이용촬영의 점의 요지는 제1의 가항과 같은 바, 위 제3항에서 본 바와 같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구창모(재판장) 김홍섭 강경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