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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지)

[서울지법 1997. 2. 14. 선고 96가합7170 판결:항소]

【판시사항】

[1] 국내에서는 사용된바 없으나 국외에서 이미 공개되거나 사용된 아이디어가 부정경쟁방지법상의 영업비밀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2] 회사가 제3자가 제안한 광고 문구를 승낙 없이 사용한 데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

【판결요지】

[1] 음료나 맥주의 용기에 내용물의 온도를 확인할 수 있는 열감지테이프나 열감지잉크 등의 온도감응수단을 부착하는 아이디어는 국내에서 사용된 바는 없다 할지라도 국외에서 이미 공개나 사용됨으로써 그 아이디어의 경제적 가치를 얻을 수 있는 자에게 알려져 있는 상태에 있었으므로, 온도테이프를 부착한 맥주 용기에 관한 아이디어는 부정경쟁방지법에서의 영업비밀이라고 볼 수 없다.
[2] 맥주회사가 온도감응잉크로 인쇄된 상표를 부착한 맥주를 생산하여 이를 광고함에 있어 그 사용한 문구가 피해자가 이전에 제출하여 회사가 현재도 소지하고 있는 제안서에 기재된 광고 문구와 동일하거나 유사하다면 비록 그 광고를 제3자가 제작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맥주회사가 위 제안서를 보여주는 등으로 위 광고 문구 작성에 피해자의 제안이 참작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하여 피해자의 승낙 없이 그 광고 문구를 사용한 맥주회사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

【참조조문】

[1]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2호, /[2] 저작권법 제93조


【전문】

【원 고】

원고(소송대리인 변호사 손경한외 2인)

【피 고】

피고 주식회사(소송대리인 변호사 최진욱)

【주 문】

 
1.  피고는 원고에게 금 20,000,000원 및 이에 대한 1995. 7. 21.부터 1997. 2. 14.까지는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이를 20분하여 그 19는 원고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별지 기재 온도감응장치가 부착된 맥주병을 제조, 판매하여서는 아니된다. 피고는 보관하고 있는 별지 기재 온도감응장치가 부착된 맥주병을 폐기하라. 피고는 별지 기재 온도감응장치가 부착된 맥주병에 관한 광고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피고는 원고에게 금 600,000,000원 및 이에 대한 1995. 7. 21.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결.

【이 유】

1. 기초 사실
갑 제2호증(을 제6호증의 2와 같다), 갑 제3호증(을 제10호증의 1과 같다), 갑 제4호증의 1, 2, 갑 제5호증, 을 제7호증의 1, 2, 을 제8호증, 을 제11호증의 1 내지 을 제13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증인 소외 1의 증언, 원고 본인신문 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합쳐보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와 달리 볼 증거는 없다.
(1) 원고는 1994. 4. 26. 고안의 명칭을 '온도 측정용 용기'로 하여 (출원번호 생략)으로 실용신안등록을 출원하고, 위 고안(이하 이 사건 고안이라고 한다)은 1995. 11. 20. 공개되었다.
(2) 이 사건 고안은 별지 기재와 같이 병(1)이나 그 밖의 용기 표면에 열을 받으면 변색되는 공지의 열센서(2)를 접착제(3)로 부착하여 그 표면 전체에 투명의 코팅층(4)을 형성하여 온도감응수단을 구비시킴으로써 내용물의 저장 보관 온도나 사용 온도를 쉽게 나타내도록 한 온도 측정용 용기에 관한 것이다.
(3) 원고는 1994. 5. 2.경 피고 회사에게, 피고 회사가 생산하고 있는 하이트 맥주의 용기 표면에 온도 테이프를 부착하여 내부 온도를 측정할 수 있는 용기를 만듦으로써 시각적인 효과와 함께 소비자가 맥주의 맛을 적정 온도에서 느낄 수 있는 등의 장점이 있고, 이를 광고하는 경우에는 '잘 익었을 때 드십시오! 최상의 맛을 유지하는 온도 눈으로 확인하십시오. 맥주 영상 7-9도 사이가 아닌 맥주는 깊은 맛을 느낄 수 없습니다. 미지근한 맥주와 너무 차가운 맥주를 비교 산뜻한 맥주를 즐기는 방법 광고, 8도에 가장 깊은 맛이 숨어 있었다 이제 가장 깊은 맛일 때 즐기십시오.'라는 문안을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의 맥주 판매 전략에 대하여 제안하면서, 4, 6, 8, 10도에서 감응할 수 있는 온도감지테이프를 용기 표면에 부착한 위 하이트 맥주의 용기를 견본품으로 보내 주었다.
(4) 피고 회사는 1995. 7. 21.경부터 위 하이트 맥주의 용기 표면에 부착되는 보조 상표에 온도감응잉크로 암반천연수 마크를 인쇄하여, 맥주의 온도가 7-8도가 되면 위 암반천연수 마크가 선명하게 드러나는 하이트 맥주를 생산, 판매하여 오고 있고, 위 하이트 맥주를 광고함에 있어서는 티.브(T.V)에는 '가장 맛있는 온도에서 암반천연수 마크가 나타난다. 온도계가 달린 맥주'라는, 라디오에는 '국내 최초 하이트가 온도계를 달았습니다. 가장 맛있는 온도가 되면 맥주병에 암반천연수 마크가 나타나는 하이트, 가장 신선한 하이트의 맛, 눈으로 확인하세요! 온도계가 달린 맥주'라는 문구를 사용하였다.
(5) 원고가 출원한 이 사건 고안에 대하여는 일본국 특허청 공개실용신안공보 실개평 5-10243호(1993 2. 9. 공개)에 기재된 음료 용기의 표면에 온도를 감지해서 변색하는 변색재가 부착 또는 도포된 음료 용기에 관한 고안과 1989. 8. 21.에 발행된 일본 발명협회공개기보 공기번호 89-12829호에 기재된 특정 온도에서 변색하는 인쇄대가 부착된 음료관에 관한 고안에서 용이하게 고안할 수 있는 고안이라는 이유로 실용신안등록이 거절되었다.
 
2.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피고 회사가 원고로부터 병 속에 든 맥주의 맛이 가장 좋은 상태를 병에 부착된 표시로서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온도감응장치와 이를 이용한 광고 등 상품 판매 전략에 관한 원고의 아이디어를 제안받은 다음, 원고로부터 그 사용 승낙을 받지도 아니한 채 위 아이디어를 이용하여 위 1. (4)항 기재와 같이 하이트 맥주를 생산하고 광고함으로써 원고의 아이디어를 침해하였고, 또한 피고 회사는 원고의 영업비밀인 위 아이디어를 비밀로서 유지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무단 이용하여 이익을 얻음으로써 원고의 영업비밀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피고 회사에 대하여 그 침해행위의 중지, 제조물의 폐기 및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다.
 
3.  판 단 
가.  온도감응장치에 대한 제안에 관하여
(1) 영업비밀 침해 여부에 대하여
(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2호, 제3호에는 '영업비밀'이라 함은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생산 방법, 판매 방법 기타 영업 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하고, 이러한 영업비밀을 계약관계 등에 의하여 비밀로서 유지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자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그 영업비밀의 보유자에게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 그 영업비밀을 사용하거나 공개하는 행위를 영업비밀 침해행위라고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나) 을 제1호증 내지 을 제5호증의 2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가 위 온도 측정용 용기에 대하여 실용신안등록을 출원하고 피고 회사에 대하여 온도테이프를 부착한 맥주 용기에 대하여 제안하기 이전부터 일본 등지에서는 특정한 온도에서 변색됨으로써 산업기기 등의 온도를 측정할 수 있는 온도감응테이프가 사용되었고, 원고 역시 미국에서 제조된 온도감응테이프를 구입하여 피고 회사의 맥주 용기에 부착한 다음 이를 피고 회사에 견본품으로 보낸 사실, 캐나다의 맥주회사인 몰슨(Molson)사는 1993년부터 맥주 용기에 부착되는 상표에 'Icy cold and ready'라는 문구를 열감지잉크로 인쇄하여 맥주 맛이 좋은 일정한 온도에서 위 문구가 드러나도록 하는 맥주를 생산, 판매한 사실, 그 밖에도 미국, 멕시코 등의 맥주나 음료 회사에서 열감지잉크로 인쇄된 라벨(Label)을 부착한 맥주나 음료를 생산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와 달리 볼 증거는 없다.
위 인정 사실과 위 1. (5)항 기재의 사실에 비추어 보면 음료나 맥주의 용기에 내용물의 온도를 확인할 수 있는 열감지테이프나 열감지잉크 등의 온도감응수단을 부착하는 아이디어는 원고가 실용신안등록을 출원하고 피고 회사에 이를 제안하기 이전에 국내에서 사용된바 없다 할지라도 국외에서 이미 공개나 사용됨으로써 위 아이디어의 경제적 가치를 얻을 수 있는 자에게 알려져 있는 상태에 있었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온도테이프를 부착한 맥주 용기에 관한 아이디어는 위 부정경쟁방지법에서의 영업비밀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아이디어가 영업비밀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 아이디어 침해 여부에 대하여
원고가 피고 회사에게 온도감응테이프를 부착한 맥주의 용기에 대하여 제안한 사실, 그 후 피고 회사가 온도감응잉크로 인쇄한 상표를 맥주의 용기에 부착하는 온도감응 방식에 의하여 하이트 맥주를 생산한 사실은 위 1.항에서 본 바이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온도감응테이프나 온도감응잉크 등의 온도감응수단을 부착한 맥주나 음료 용기에 관한 아이디어는 이미 국외에서 공지, 공용되고 있던 점, 따라서 맥주 전문 생산업체인 피고 회사가 온도감응수단을 부착한 음료나 맥주에 관하여 이를 알고 있었을 것이라 추측되는 점, 피고 회사가 온도감응잉크로 인쇄한 상표를 부착한 하이트 맥주를 생산, 판매한 것은 원고로부터 제안서를 송부받은 때로부터 1년이라는 시간이 경과한 때이고, 피고 회사가 시행한 온도감응잉크 방식과 원고가 제안한 온도감응테이프 방식에는 그 기술상의 차이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 회사가 온도감응테이프를 맥주의 용기에 부착하여 맥주의 온도를 측정한다는 원고의 제안을 이용하여 온도감응잉크로 인쇄된 상표를 맥주의 용기에 부착하여 하이트 맥주를 생산, 판매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나.  광고문구에 대한 제안에 관하여
위 1.항의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 회사가 온도감응잉크로 인쇄된 상표를 부착한 하이트 맥주를 생산하여 이를 광고함에 있어 그 사용한 문구 중 '가장 맛있는 온도가 되면 암반천연수 마크가 나타나는 하이트, 눈으로 확인하세요.'라는 부분은 원고가 제안한 광고 문구 중 '최상의 맛을 유지하는 온도 눈으로 확인하십시오.'라는 부분과 유사하거나 동일하다 할 것인바, 위 인정과 같이 피고 회사가 원고의 위 광고문구가 기재된 제안서를 소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피고 회사가 사용한 광고문구의 일부가 원고의 제안 내용과 동일하거나 유사하다면 비록 위 광고를 소외 주식회사 제일기획에서 제작하였다 하더라도 피고 회사가 위 제안서를 보여 주는 등으로 하여 피고 회사의 위 광고문구의 작성에 원고의 제안이 참작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의 광고문구에 관한 제안을 사용하면서 원고로부터 승낙을 받지 아니하여 원고의 위 광고문구에 관한 아이디어를 침해함으로써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
나아가 그 손해의 범위를 살펴보면 원고는 위 광고문구에 대한 대가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볼 것인데, 피고 회사가 위 주식회사 제일기획에게 이 사건 광고를 제작하는 대금으로 금 35,000,000원을 지급하였음이 증인 소외 2의 증언에 의하여 인정되는 점, 광고 제작에 있어 광고문구가 차지하는 비중, 피고 회사가 사용한 광고문구 중 원고의 제안 내용이 차지하는 비율, 피고 회사의 하이트 맥주에 대한 광고는 T.V.나 라디오 등의 전파성이 큰 대중매체에 사용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제안한 광고문구에 대한 대가는 금 20,000,000원 정도로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4.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금 2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위 광고를 시작한 1995. 7. 21.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1997. 2. 14.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태영(재판장) 이정석 이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