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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방해

[전주지방법원 2019. 5. 22. 선고 2019노197 판결]

【전문】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검사

【검 사】

김명수(기소), 김벼리(공판)

【변 호 인】

법무법인 동서양재 담당변호사 김한주

【원심판결】

전주지방법원 2019. 1. 25. 선고 2018고단1165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5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원심은 아래 제2항과 같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의 지시는 의견을 제시하는 것의 하나로서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러나 ① 초·중등교육법 및 전라북도 교육청의 2017학년도 전북 고등학교 입학전형 기본계획, 2017학년도 △△△고등학교 신입생 입학전형요강 등에 비추어보면, 학교장인 피고인이나 신입생 입학 사정회의에서도 지원자의 면접점수를 사후에 변경할 수 없는 점, ② 피고인이 회의에서 강압적인 발언을 한 점, ③ 피고인이 학생의 수학능력과 무관한 사정을 들며 공소외 1의 합격을 요구한 점, ④ 피해자들이 모두 불이익을 염려하여 공소외 1을 선발되도록 하였다고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하면, 공소사실은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2.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3. 5.부터 2017. 2.까지 원불교재단의 후원으로 설립된 학교법인 ○○학원이 운영하는 지평선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교장으로 재직하였다.
△△△고등학교에서는 2017학년도 △△△고등학교 신입생 입학전형요강을 공고하면서 생활기록부 점수 100점, 포트폴리오·면접 점수 100점 등 합계 200점을 만점으로 하고 상위 점수 획득자 순으로 신입생 40명을 선발할 계획을 수립하였고, 학생 면접은 학교 교사 4명이 실시하기로 하였다.
피고인은 2016. 11. 25.경 위 △△△고등학교에서 학생 면접위원 등을 참여시켜 신입생 입학 사정회의를 주재하던 중, 면접위원 등에게 생활기록부와 면접점수 합산 결과 42순위로서 불합격권이었던 공소외 1을 합격시키도록 지시하였다.
그러나 관련 법령, 전라북도 교육청의 2017학년도 전북 고등학교 입학전형 기본계획, 2017학년도 △△△고등학교 신입생 입학전형요강 등에 비추어, 학교장인 피고인뿐만 아니라 신입생 입학 사정회의에서도 지원자의 면접점수를 사후에 변경할 수 있는 권한이 없고, 면접위원들 중 피해자 공소외 2, 공소외 3, 공소외 4는 위 공소외 1은 면접 태도가 불량한 점 등에 비추어 면접점수를 상향시켜 신입생으로 합격시키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들에게 화를 내면서 "참 선생님들이 말을 안 듣네. 중학교는 이 정도면 교장 선생님한테 권한을 줘서 끝내는데. 왜 그러는 거죠? 이 정도면 ‘교장 선생님께서 결정하십쇼’하고 넘어가거든요. 왜 이곳은 말을 안 듣지? 왜 그래요?", "어떻게 고등학교는 정말로 문제가 있는 거 같아요. 아무튼 고등학교 선생님들은 정말로 이해가 안 되는 사람들이야.", "여학생 하나 붙여요. 남학생 다 떨어뜨리고, 거기서 거기라면 또 엄한 소리 뒤에 가서 하느니 여기서 여학생 하나 집어넣고."라고 말을 하는 등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그리하여 피해자들은 피고인으로부터 인사상 불이익 등을 받을 것이 염려되어 위 공소외 1의 면접점수를 상향시켜 신입생으로 선발되도록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력으로써 피해자들의 신입생 면접 업무를 방해하였다.
3. 원심의 판단
원심은, 신입생 입학 사정회의 당시 논의 진행 경과 등 기록에 나타난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부당한 목적으로 신입생선발 과정에 개입하려고 하였던 것으로 볼 근거는 없고, 피고인의 행위는 입학전형위원장으로서 사정회의에 참석하여 그 의견을 제시한 것의 하나라고 봄이 상당한바, 부당한 목적으로 그 지위를 이용하여 신입생선발 과정에 개입하는 경우와 달리, 신입생선발 과정 중 그 직위인 입학전형위원장으로서의 의견을 밝힌 것에 불과하다면, 그 의견을 밝히는 방법이나 내용 등이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없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하는 위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할 수 없는데, 피고인의 발언에 과도한 표현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입학전형위원장으로서 의견을 밝히는 방법으로서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렀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4. 당심의 판단
가. 기초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아래의 각 사실이 인정된다.
1) 초·중등교육법 제47조 제2항,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78조의 규정에 따라 전라북도 교육감이 수립한 2017학년도 전라북도 고등학교 입학전형 기본계획상 △△△고등학교는 전기고등학교 중 특성화고등학교에 해당하는바, 위 시행령 제77조에 따라 승인을 받은 2017학년도 △△△고등학교 신입생 입학 전형요강에 의하면, 전형 배점은 200점 만점으로 그 중 생활기록부가 100점(교과학습발달상황 등 내신성적 70점, 생활기록부 서술 내용 30점)이고, 포트폴리오 면접이 100점(자연인으로서의 삶, 인문학도로서의 삶, 민주시민으로서의 삶, 나의 삶에 대한 설계, 태도 각 20점)이다(증거순번 49, 63, 64).
2) 위 전형요강에 따라 실시된 2017학년도 △△△고등학교 신입생 입학전형상 생활기록부 점수는 임의로 수정이 불가하고, 학교 관계자가 재량으로 관여할 수 있는 영역은 ‘포트폴리오 면접’뿐이다. 이러한 면접전형의 면접위원들은 △△△고등학교의 교사인 이 사건 공소사실의 피해자들 3명과 공소외 5인바, 이들은 포트폴리오 점수와 면접 점수를 각 100점 만점(즉 합계 200점)으로 채점한 뒤 2로 나누는 방식으로 100점 만점의 포트폴리오 면접 점수를 산정하였다(증거순번 64, 65: 다만 위와 같이 2로 나누어 최종 점수를 산정한 때는 신입생 입학 사정회의 도중에서였던 것으로 보임).
3) 면접전형이 전부 행해지고 난 뒤 열린 신입생 입학 사정회의에서 합격자 중 남학생과 여학생 숫자와 관련하여 남학생을 더 합격시켜야 된다는 의견에 관한 토론이 진행되었다. 그 과정에서 피고인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발언을 하게 되었고, 신입생 입학 사정회의 종료 전과 종료 후의 순위는 아래 표 기재와 같이 변경되었는바, 위 회의에서 위원들은 순위 변경을 위하여 일부 지원자들의 포트폴리오 점수나 면접 점수를 변경하였다(증거순번 65: 변동이 없는 1위부터 35위와 48, 49위는 생략함).
순위회의 종료 전성별회의 종료 후성별비고36공소외 13여공소외 14남합격37공소외 14남공소외 15남합격38공소외 15남공소외 16남합격39공소외 10남공소외 1남합격40공소외 16남공소외 9남합격41공소외 6여공소외 18남예비 142공소외 1남공소외 8남예비 243공소외 7남공소외 13여불합격44공소외 8남공소외 10남불합격45공소외 9남공소외 6여불합격46공소외 17여공소외 7남불합격47공소외 18남공소외 17여불합격
나. 관련 법리
1) 업무방해죄의 수단인 위력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하게 할 만한 일체의 억압적 방법을 말하고, 이는 제3자를 통하여 간접적으로 행사하는 것도 포함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행위의 결과 상대방의 업무에 지장이 초래되었다 하더라도 행위자가 가지는 정당한 권한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행위의 내용이나 수단 등이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없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하는 위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제3자로 하여금 상대방에게 어떤 조치를 취하게 하는 등으로 상대방의 업무에 곤란을 야기하거나 그러한 위험이 초래되게 하였다 하더라도, 행위자가 제3자의 의사결정에 관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거나 그에 대하여 업무상 지시를 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1도16718 판결 등 참조).
2) 업무방해죄의 성립에는 업무방해의 결과가 실제로 발생함을 요하지 않고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면 족하며, 업무수행 자체가 아니라 업무의 적정성 내지 공정성이 방해된 경우에도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 그리고 업무방해의 고의는 반드시 업무방해의 목적이나 계획적인 업무방해의 의도가 있어야만 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행위로 인하여 타인의 업무가 방해될 가능성 또는 위험에 대한 인식이나 예견으로 충분하며, 그 인식이나 예견은 확정적인 것은 물론 불확정적인 것이라도 이른바 미필적 고의로도 인정된다(대법원 2018. 7. 24. 선고 2015도12094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기초사실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고등학교의 신입생 입학 사정회의가 적법한 근거에 따라 설치된 기구이고 피고인이 그 위원장이며, 신입생 입학 사정회의에서 토론을 통하여 최종 합격자를 확정할 권한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바, 신입생 입학 사정회의가 2017학년도 전라북도 고등학교 입학전형 기본계획, △△△고등학교 입학관리 규정(증 제21호) 등에 적법한 근거를 두고 있는 ‘학교입학전형위원회’라고 볼 여지는 있지만, 신입생 입학 사정회의에서는 산정된 점수에 따른 순위를 무시하고 합격자를 결정한 것이 아니고 순위를 바꾸기 위하여 면접점수를 변경하였는바(면접점수를 바꾼 결과 순위가 변경된 것이 아니다) 피고인을 포함한 신입생 입학 사정회의에 참가한 사람들은 모두 산정된 점수를 무시하고 합격자를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할 것인 점, ② 이에 대해 피고인은 신입생 입학 사정회의에서는 합격자를 결정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면접 점수를 일부 조정할 수 있다고도 주장하는바, 그와 같이 면접위원들이 신입생 입학 사정회의 과정에서 면접 점수를 일부 조정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면접 점수 산정에 명백한 오류가 있거나 편차를 조정하고자 할 때 혹은 평가를 한 면접위원의 견해가 외부의 간섭이 없는 자유로운 판단에 의하여 변경되었을 때나 가능하다고 할 것이지, 무제한적으로 허용된다고 볼 것은 아닌 점(증 제23-1, 50호 등 피고인이 제출한 자료에 의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③ 피고인이 신입생 입학 사정회의 위원장이라고 하더라도 면접위원들에게 면접 점수를 변경하라고 요구할 권한도 없을 뿐만 아니라, 신입생 입학 사정회의에서 논란이 발생한 원인은 합격자의 성별 때문인데, 이는 포트폴리오 면접(자연인으로서의 삶, 인문학도로서의 삶, 민주시민으로서의 삶, 나의 삶에 대한 설계, 태도) 전형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합격자의 성별을 이유로 면접 점수를 변경하는 것은 그 자체로 부당한 점, ④ 신입생 입학 사정회의에서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말한 것은 분명한데, 피해자들이 이에 응하지 않자 좋지 않은 분위기가 형성되었고, 그럼에도 피고인은 계속하여 합격자의 변경을 요구한 점, ⑤ 피해자들은 모두 일관하여 피고인의 지시에 끝까지 응하지 않을 경우 인사상 불이익 등을 받을 것이 염려되어 피고인의 지시에 따르게 되었다고 진술하는 점, ⑥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고등학교의 교장으로서, △△△고등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학원의 이사였고, 피고인의 자매인 □□□는 학교법인 ○○학원의 이사장이었는바(증거순번 55, 75), □□□는 이 사건의 원심 공동피고인으로서 원심에서 ‘2016. 1.경부터 2016. 6.경 사이에 피해자들을 협박하여 사직서를 제출하라고 하였으나 피해자들이 이에 응하지 않는 바람에 미수에 그쳐 강요미수죄를 범하였다’는 이유로 유죄판결을 선고받아 위 판결이 그 무렵 확정되었는바 피해자들의 인사상 불이익 등에 대한 염려도 충분한 개연성이 있는 점, ⑦ 피고인은 자신이 △△△고등학교 교장으로서 신입생 선발 업무를 담당하였다는 점을 주장하나 이 사건 공소사실에서 피고인이 방해한 업무는 피해자들의 신입생 면접 업무이지 피고인의 신입생 선발 업무가 아닌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신입생 입학 사정회의에서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없는 위력으로 피해자들의 신입생 면접 업무를 방해하였다고 할 것이고, 이는 피해자들이 최종적으로는 어느 정도 자의로 면접 점수를 변경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이와 달리 제3항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으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위 제2항 기재와 같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원심 및 당심에서의 각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공소외 19, 공소외 2, 공소외 4, 공소외 3, 공소외 11의 각 원심 법정진술
 
1.  증인 공소외 20, 공소외 12의 각 일부 원심 법정진술
 
1.  공소외 21에 대한 경찰진술조서
 
1.  수사보고(2017학년도 전라북도 고등학교 입학전형 기본계획 서류 첨부, 입학전형점수가 변경된 학생들 입학원서 첨부) 및 그 첨부서류
 
1.  내사보고(학교법인 ○○학원 등기사항전부증명서 첨부, 피고인 주민등록표 등본, 초본 첨부, △△△고등학교 신입생전형요강 첨부, △△△고등학교 2017학년 신입생 전형시 평가점수 조작 관련, 전라북도교육청 감사실의 △△△고등학교 감사결과보고서 첨부) 및 그 첨부서류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14조 제1항
 
1.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
 
1.  형의 선택
벌금형 선택
 
1.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1.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피고인은 고등학교의 교장으로서 입학전형이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하여야 함에도 오히려 이를 저버리고 그 중 일부분인 면접 업무를 방해하여 사회적 신뢰를 저해하였는바 그 죄질이 좋지 않은 점, 그럼에도 피고인이 원심에서부터 당심에 이르기까지 납득할 수 없는 주장으로 일관하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있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신입생 입학 사정회의에서 논란이 발생한 근본적인 원인은 공소외 1이라는 특정한 개인을 부당하게 선발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합격자의 성별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그 밖에 이 사건 범행의 경위와 결과, 범행 전후의 정황,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 등을 모두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방승만(재판장) 임현준 김한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