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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해급여부지급처분취소

[서울행정법원 2016구단64848]
본 컨텐츠는 근로복지공단 산재판례에서 수집한 데이터로, 관련 문의는 해당 기관으로 부탁드립니다.

【전문】

【연관판결】

서울고등법원,2017누73480,2심

【주문】

1. 피고가 2016. 1. 15. 원고 원고1에 대하여, 2016. 3. 7. 원고 원고2에 대하여, 2016. 4. 22. 원고 원고3에 대하여, 2016. 4. 22. 원고 원고4에 대하여 한 각 장해급여 부지급 처분, 2016. 4. 14. 원고 원고5에 대하여 한 미지급보험급여(장해급여) 부지급 처분을 모두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각 원고들의 지위 및 요양 상황
(1) 원고 원고1
원고 원고1은 ㈜○○○○○○○광업소에서 광원으로 근무하던 사람으로서 2004. 9. 2. 정밀진단을 받은 결과, 진폐병형 1/0형, 심폐기능 FO(정상), 기관지확장증 합병증으로 진단받아 그때부터 현재까지 요양 중에 있다.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 원고1의 요양급여로 49,452,570원을 지출했고, 원고 원고1에게 휴업급여로 298,736,410원을 지급하였다.
(2) 원고 원고2
원고 원고2는 ○○○○공사 ○○광업소에서 선산부로 근무하던 사람으로서 1990. 10. 8. 진폐정밀진단을 받은 결과, 진폐병형 1/1형, 심폐기능 F0(정상), 기흉 합병증으로 진단받아 그때부터 현재까지 요양 중에 있다.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 원고2의 요양급여로 546,314,460원을 지출하였고, 원고 원고2에게 휴업급여로 8,863,030원, 상병 보상연금으로 522,616,600원을 지급하였다.
(3) 원고 원고3
원고 원고3은 ○○탄광에서 기타 광원 및 채석원(운전공)으로 근무하던 사람으로서 2003. 10. 31. 진폐정밀진단을 받은 결과, 진폐병형 1/0형, 기흉, 비활동성 폐결핵 합병증으로 진단받아 그때부터 현재까지 요양 중에 있다.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 원고3의 요양급여로 352,311,150원을 지출하였고, 원고 원고3에게 휴업급여로 273,798,100원을 지급하였다.
(4) 원고 원고4
원고 원고4은 ○○○광업소에서 광원 및 채석 종사자로 근무하던 사람으로서 2007. 3. 8. 정밀진단을 받은 결과 진폐병형 1/2형, 활동성 폐결핵 합병증으로 진단받아 그때 부터 현재까지 요양 중에 있다.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 원고4의 요양급여로 159,430,170원을 지출하였고, 원고 원고4에게 휴업급여로 295,964,110원을 지급하였다.
(5) 망 소외1
망 소외1은 ○○탄광에서 선산부로 근무하던 사람으로 1982. 11. 25. 진폐 정밀진단을 받은 결과 진폐병형 3/3형, 활동성 폐결핵 합병증으로 진단받아 그때부터 요양을 받다가, 2013. 12. 2. 사망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는 망 소외1의 요양급여로 647,964,148원을 지출하였고, 망 소외1에게 휴업급여로 5,929,470원, 상병보상연금으로 453,377,190원을 지급하였으며, 망 소외1의 유족에게 유족급여로 109,016,990원, 장의비로 13,051,700원을 지급하였다.
 
나.  원고들의 장해급여 등 청구와 피고의 처분
원고 원고1은 2015. 12. 30., 원고 원고2, 소외2은 각 2016. 3. 4., 원고 원고4은 2016. 3. 28. 각 피고에게, 진폐증의 합병증에 대한 요양을 이유로 치료 및 개선 가능성이 없는 진폐증에 대한 장해 인정을 거부할 수 없다는 판결을 근거로, 요양 승인 당시 진폐병형 또는 진폐병형과 심폐기능을 기초로 장해등급을 결정하고 장해급여를 지급해줄 것을 청구하였다.
원고 원고5은 망 소외1의 유족으로서 2016. 3. 4. 피고에게, 같은 취지의 망인에 대한 미지급 보험급여(장해급여)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이에 대해 피고는 원고 원고1에게 2016. 1. 15., 원고 원고2에게 2016. 3. 7., 원고 원고3, 원고4에게 각 2016. 4. 22., 원고 원고5에게 2016. 4. 14. 각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들의 신청을 거부하는 부지급결정(아래에서는 '이 사건 각 처분'이라고 하겠다)을 하였다. 즉 "① 산재보험법에서 '장해급여는 근로자가 업무상 사유로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려 치유(치료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고 증상이 고정된 상태)된 후 신체 등에 장해가 있는 경우에 지급'하도록 규정되어 있는데, 재해자들은 적게는 수년, 많게는 십여 년 전부터 현재까지 요양 중에 있으므로 장해등급을 결정할 수 있는 상태에 있지 않아 장해급여 청구는 부지급한다. ② 원고들의 주장대로 요양 승인 당시 장해등급을 결정할 수 있다 하더라도 산재보험법 제112조(시효) 규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는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되어, 원고들이 장해급여 청구시 이미, 요양승인 당시 진폐장해등급에 대한 소멸시효는 완성된 것으로 판단된다.'이다.
이에 원고들이 불복하여 심사 청구 및 재심사 청구를 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내지 4, 갑 제2호증의 1 내지 5, 갑 제3호증, 을 제1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들의 적법 여부 
가.  원고들 주장의 요지
원고 원고1, 원고2, 원고3, 원고4 및 망 소외1(아래에서는 '이 사건 진폐 재해자들'이라고 하겠다)이 진폐증 진단을 받았을 당시, 완치가 불가능한 진폐증 특성상 그 무렵 더 이상 치료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어 증상이 고정된 것으로서 이미 장해급여의 지급대상이 되었다.
피고는 이 사건 진폐 재해자들의 장해급여 청구권이 3년의 시효가 완성되어 소멸되었다고 주장하나, 진폐 재해자들로서는 정밀검진에 따라 장해등급에 대한 결정이 이루어져 이를 통지받음으로써 비로소 장해급여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재해자들은 자신들의 해당 진폐병형과 심폐기능, 요양 대상 판정의 결정 통지만 받았을 뿐, 장해등급 결정 통지를 받지 못했으므로, 재해자들이 장해급여 청구권을 행사함에 있어 법률상 장애가 있었다.
또한 이 사건 진폐 재해자들이 진폐증에 따른 요양신청을 함으로써 산업재해보상보 험법 제113조에 따라 그 장해급여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
더군다나, 이 사건 진폐 재해자들이 진폐 합병증으로 요양 중에 있음을 들어 합병증이 치유되기 전에는 증상이 고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장해급여의 지급을 거절했던 피고가 이제 와서 그 전에 장해급여 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아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각 처분은 위법하다.
 
나.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제1 처분사유에 대하여(장해급여 청구권 발생 여부)
(1) 이 사건 진폐 재해자들이 장해급여 지급 대상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본다.
(가) 진폐증의 병리학적 특성
진폐증은 분진을 흡입함으로써 폐에 생기는 섬유증식성 변화를 주증상으로 하는 질병으로서, 현대의학으로도 완치가 불가능하고 분진이 발생하는 직장을 떠나더라도 그 진행을 계속하는 한편, 그 진행 정도도 예측하기 어려우며, 현대의학상 진폐증 자체를 낫게 하는 치료법은 없다. 진폐증에 이환되면 심폐기능의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는 증상에 대한 보존적 치료가 시행되고, 진폐증에 이환되었으나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 진폐증에 걸리면 활동성 폐결핵, 흉막염, 기관지염, 폐기종 등의 여러 가지 진폐합병증에 노출되기 쉬운데, 그 경우는 진폐합병증을 치료하기 위한 적극적인 처치가 시행된다(대법원 1997. 12. 26. 선고 97다28780 판결, 1999. 6. 22. 선고 98두5149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각 처분에 적용되는 관계법령
2010. 5. 20. 법률 제10305호로 개정되어 2010. 11. 21. 시행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2010. 11. 15. 대통령령 제22492호로 개정되어 2010. 11. 21.부터 시행된 같은 법 시행령, 2010. 11. 24. 고용노동부령 제8호로 개정, 시행된 같은 법 시행규칙(아래에서는 '개정 산재법령'이라고 하겠다)은, 진폐보험급여의 종류에 대해 휴업급여, 상병보상연금, 장해급여를 폐지하고 요양급여와 별개로 진폐보상연금, 진폐유족연금을 신설하였다.
진폐판정 및 장해등급 등 보험급여 결정 기준에 대한 위 대통령령 제22492호로 개정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83조의2, [별표 11의기의 개정규정은, 대통령령 제22492호 부칙 제3조에 따라, 진폐판정 및 보험급여 결정을 위한 진단서 또는 소견서가 이 영 시행 후 최초로 발급된 경우부터 적용된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진폐 재해자들이 진폐증에 대한 요양을 승인받을 당시는 모두 위 개정규정이 시행되기 이전이므로, 이 사건에서는 대통령령 제22492호로 개정되기 전의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아래에서는 '구 산재법 시행령'이라 하겠다) 제35조 제2항 내지 제4항, 제53조 및 [별표 4], [별표 6] 규정이 적용된다.
구 산재법 및 시행령상 진폐증으로 인한 장해등급은 '진폐병형'(제1, 2, 3, 4형)과 '심폐기능의 정도'[경미한 장해(Fl/2), 경도 장해(Fl), 중등도 장해(F2), 고도 장해(F3)]의 두 가지 요소를 기준으로 판정하게 되는데, '진페병형'은 장해 인정에 있어 필수적 요소로서 그 등급이 제1형 이상으로 판정되지 않는 한 장해등급이 부여될 여지가 없으나, '심폐기능의 정도'는 진폐병형의 등급과 결합하여 그 장해 정도가 심할수록 높은 장해등급이 부여되도록 기능하는 보조적가중적 지표로 사용된다. 즉, 진폐장해등급에 있어 심폐기능장해가 없는 사람(FO)이라도 진폐병형이 제1형이면 제13급, 제2 내지 4형이면 제11급의 장해등급이 기본적으로 부여되고, 심폐기능의 장해가 있는 경우에는 그 장해 정도에 따라 장해등급이 상향된다.
그리고 구 산재법 시행령 제35조 제3항, 제4항에서 요양급여 지급대상을 정하고 있는데, 그 반대해석상 구 산재법 시행령 제35조 제3항 제1호에서 정한 진폐증의 합병증이 없는 경우 장해등급이 제13급인 사람과 장해등급 제3, 7, 9, 11급 중 '진폐병형이 제1 내지 3형이고 심폐기능 장해 정도가 중등도 이하인 사람 등의 경우에는 요양급여 지급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진폐증의 경우에는 요양급여는 지급받지 못하지만 장해급여는 지급받을 수 있는 경우가 있다.
(다) 장해급여 대상 여부
결국 이러한 산재법령과 앞서 본 진폐증의 병리학적 특성을 종합하면, 진폐증에 대하여는 진폐증이 장해등급기준이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게 된 때에는, 진폐증에 대한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되어,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을 요구하지 아니하고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있는 것으로 보고 곧바로 해당 장해등급에 따른 장해급여를 지급하여야 한다(대법원 1999. 6. 22. 선고 98두5149 판결, 대법원 2016. 11. 25.자 2016두48485 판결, 2017. 3. 이자 2016두61518 판결, 2015. 11. 12.자 2015두47768 판결, 2015두4824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진폐 재해자들 중 일부가 개정 산재법 개정 전에 휴업급여와 상병보상연금을 받았고, 그 휴업급여와 상병보상연금이 장해급여와 그 취지가 일부 중복되는 면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휴업급여나 상병보상연금이 장해급여와 완전히 동일한 것은 아니고 그 지급기준 및 지급액도 다르며, 장해보상연금을 받는 근로자가 휴업급여나 상병 보상연금을 받게 될 경우 그 차액을 지급하는 방식에 대한 규정만 있을 뿐, 휴업급여, 상병보상연금과 장해급여를 중복하여 청구할 수 없다고 명시적으로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진폐증 및 그 합병증으로 요양을 받으면서 휴업급여, 상병보상연금을 받았다 하더라도 이것과 상관없이 장해급여를 청구할 수 있다(서울고등법원 2015. 6. 30. 선고 2014누72615 판결 참조, 이 판결에 대해 대법원 2015. 11. 12.자 2015두 48242 판결로 심리불속행 기각되었다).
(2) 이 사건 진폐 재해자별 장해급여 지급 대상 여부 시기를 살펴본다.
 
1995.  4. 29. 부령 제97호로 전부 개정되어 1995. 5. 1. 시행된 구 산재법 시행규칙 제57조, 별표5에서 최초로 진폐로 인한 장해등급기준을 정했다. 이에 따르면, 진폐로 인한 환기기능과 심폐기능의 장해 및 진폐병형을 기준으로 신체장해등급 1급, 3급, 5급, 7급, 11급에 해당하는데, 심폐기능 장해가 없는 자로서 진폐병형이 2형 이상으로 판정된 자가 최하위의 11급에 해당하며, 진폐병형 1형으로 판정되면, 별다른 심폐기능의 장해가 없을 경우 장해급여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였다.
그러다가 2003. 7. 1. 부령 제193호로 개정된 구 산재법 시행규칙 제57조, 별표5에서 심폐기능 장해가 없는 자로서 진폐병형 1형으로 판정된 자는 신체장해등급 13급에 해당하도록 규정하였다.
그리고 2008. 6. 25. 대통령령 제20875호로 개정된 구 산재법 시행령 제35조 제2항, 제53조 제1항, 별표4. 별표6에서 진폐병형이 제2형, 제3형, 제4형인 사람은 심폐기능의 장해 판정과 무관하게 11급에, 진폐병형이 제1형인 사람은 심폐기능의 장해판정과는 무관하게 13급에 해당하도록 규정하였다.
이 사건 진폐 재해자들 중 원고 원고2의 경우 1990. 10. 8. 진폐병형 1/1형으로 진단받고 요양승인을 받을 당시에는 관련 법령에 비추어 장해급여 대상이 되지는 않았으나, 진폐병형 1형을 장해등급 13급으로 규정한 2003. 7. 1. 부령 제193호 구 산재법 시행규칙이 개정됨에 따라 장해급여 대상에 해당하게 되었다.
망 소외1의 경우도 1982. 11. 25. 진폐병형 3/3형으로 진단받고 요양승인을 받을 당시에는 진폐에 대한 장해등급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았으나 진폐에 대한 장해등급 기준을 정한 1995. 5. 1. 부령 제97호 구 산재법 시행규칙이 개정시행됨에 따라 장해급여 대상에 해당하게 되었다.
나머지 진폐 재해자들인 원고 원고1은 진폐병형 1/0형으로 진단받고 요양승인을 받은 2004. 9. 2.경, 원고 원고3은 진폐병형 1/0형으로 진단받고 요양승인을 받은 2003. 10. 31.경, 원고 원고4은 진폐병형 1/2형으로 진단받고 요양승인을 받은 2007. 3. 8.경 각 장해급여 대상에 해당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진폐 재해자들은 그 진폐증이 장해등급기준이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게 된 때, 진폐에 따른 합병증으로 요양을 받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진폐증에 대한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어,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을 요구하지 아니하고 곧바로 해당 장해등급에 따른 장해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다.
 
라.  제2 처분사유에 대하여(소멸시효 완성 여부)
(1) 소멸시효의 기산일
이 사건 진폐 재해자들의 장해급여 청구권은 산재법 제112조 제1항에 따라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소멸하고, 같은 조 제2항, 민법 제166조 제1항2), 산재법 제57조 제1항에 따라, 장해급여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 즉 진폐증이 치유된 때부터 진행한다. 따라서 앞에서 본 것처럼, 이 사건 진폐 재해자들이 진폐증을 진단받아 진폐증에 대한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어 치유된 때로 보게 되는 시점, 즉 원고 원고1은 2004. 9. 2.경, 원고 원고3은 2003. 10. 31.경, 원고 원고4은 2007. 3. 8.경, 그리고 원고 원고2는 진폐 진단시점 이후로서 자신의 진폐증 이 진폐에 대한 장해등급 기준에 해당하게 된 2003. 7. 1.경, 망 소외1도 진폐 진단시점 이후로서 진폐에 대한 장해등급 기준에 해당하게 된 때 1995. 5. 1.경 각 장해급여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기산한다.
원고들은, 장해급여를 청구하려면 먼저 장해등급이 결정통지되어야 하는데, 근로복지공단이 진폐 진단결과에 따른 장해등급을 결정하여 통지하지 않아 이 사건 진폐 재해자들이 장해급여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었으므로, 장해등급의 결정통지가 있을 때까지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소멸시효는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동안에는 진행하지 아니하고, 여기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라고 함은 그 권리행사에 법률상의 장애사유, 예컨대 기간의 미도래나 조건불성취 등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사실상 그 권리의 존부나 권리행사의 가능성을 알지 못하였거나 알지 못함에 과실이 없다고 하여도 이러한 사유는 법률상 장애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2. 3. 31. 선고 91다32053 전원합의체 판결, 1993. 4. 13. 선고 93다3622 판결, 2010. 9. 9. 선고 2008다15865 판결, 2011. 5. 26. 선고 2011두242 판결 등 참조).
장해급여 청구권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으로 더 이상 치료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어 치유된 때 바로 발생하는 것으로서, 피고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등 관계법령에서 정한 장해등급 기준 충족 여부를 심사하여 장해급여의 지급결정을 구하는 기본적이고 포괄적인 권리이다. 피고가 근로자들의 장해급여 신청을 받고 장해등급 심사를 거쳐 장해등급을 판정하고 구체적인 장해급여 액수를 결정한 이후 발생하는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장해급여에 대한 지급청구권과는 다르다. 원고들이 근거로 들고 있는 구 산재 법 시행규칙 제39조 제3항(2010. 11. 24. 고용노동부령 제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서 근로복지공단은 재해자에게 장해급여를 청구하도록 알려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은 근로복지공단이 보험급여의 지급 여부 및 내용 등을 결정함에 있어 내부적인 절차를 정한 것으로 보이고,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진폐를 원인으로 한 장해급여 청구를 받은 공단으로서는 장해급여의 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함께 구 법 시행령이 정한 장해등급에 해당하는지도 아울러 심사하여 보험급여에 대한 결정을 하여야 하고 이와 달리 보험급여 청구에 앞서 별도로 진폐판정 또는 장해 등급의 결정을 받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장해급여청구를 거부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6. 9. 28. 선고 2014두14297 판결 참조). 피고의 구체적인 장해급여에 관한 결정이 있어야 근로자들이 장해급여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 진폐 재해자들이 처분청으로부터 진폐진단에 따른 장해등급의 결정을 통지받지 못했다 하더라도 장해급여 청구권을 행사하는데 아무런 법률적 장애가 되지 않는다. 이 부분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소멸시효 중단 여부
원고들은 이 사건 진폐 재해자들이 진폐증에 따른 요양신청을 함으로써 산재법 제113조에 따라 장해급여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고 주장한다.
진폐증의 경우 진폐증이 있다는 확진을 받으면 더 이상 치료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어 그 요양의 필요 여부와 관계없이 그에 따른 신체 장해 상태가 존재하며, 그에 따라 바로 장해급여를 청구할 수 있게 된다. 이 사건 진폐 재해자들이 피고에게 한 진폐증에 관한 요양신청은 진폐정밀검진 결과에 따라 요양의 승인 또는 장해급여의 지급결정 및 그에 따른 장해급여를 구하는 취지라 할 수 있다. 이 사건 진폐 재해자들에게 적용되는 구 산재법 시행규칙(2010. 11. 24. 고용노동부령 제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3, 35, 36조 및 특히 제39조를 종합하면, 근로복지공단은 진폐증으로 인한 요양급여 신청을 받으면 진폐정밀진단 결과에 따라 진폐증에 걸렸는지 여부와 그에 따른 요양의 필요성 및 장해 정도를 판정하고, 그 판정 결과에 따라 보험급여에 관한 결정을 하여 요양신청인에게 알려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진폐 재해자들의 진폐증에 관한 이와 같은 요양신청에 따라 이 사건 진폐 재해자들의 장해급여 청구권의 시효도 중단되었다.
피고는 이 사건 진폐 재해자들에 대해 요양승인결정이 있었으므로, 그때부터 다시 이 사건 진폐 재해자들의 장해급여 청구권의 시효가 진행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진폐정밀검진 결과에 따라 장해급여를 구하는 취지도 아울러 포함되어 있는 요양 신청에 대해 요양대상 판정의 결정통지만 있었을 뿐, 장해급여 지급 대상자 여부나 장해등급의 내용에 대한 결정통지가 없었으므로, 이 사건 진폐 재해자들이 요양신청 당시 장해급여 청구권의 시효 중단 상태는 계속 지속된다.
피고는 기본적으로 이 사건 진폐 재해자들이 요양 중이기 때문에 증상이 고정되지 않아 장해급여를 지급할 수 없고, 요양이 끝나면 그 시점의 장해상태를 판정하여 장해 급여를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사건 진폐 재해자들은 진폐 합병증에 따라 요양을 받고 있었고, 진폐 합병증은 잘 치료되지 않아 요양이 장기화되어 이 사건 진폐 재해자들은 모두 10년 이상 요양 중에 있으며, 특히 망 소외1은 약 30년 간 요양을 받다가 사망하였다. 장기간 요양 중에 사방하는 경우도 많아 생전에 요양 종결에 따른 장해급여를 지급받지 못할 상황도 많이 발생한다. 개정 산재법도 이러한 불합리 했던 상황들을 고려하여 진폐의 경우 휴업급여, 상병보상연금, 장해급여를 폐지하고, 진폐보상연금, 진폐유족연금을 신설하여, 진폐증으로 진단되면, 요양 여부와 관계없이 무조건 기초 연금과 당해 장해등급에 따른 진폐장해연금을 합하여 진폐보상연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개정하였다. 이 사건 진폐 재해자들은 예전에 진폐에 관한 요양 신청을 하면서 진폐에 따른 구체적인 장해등급이나 장해급여의 지급결정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다시 한번 이 사건으로 진폐에 따른 장해급여의 지급결정을 명시적으로 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 부분 소멸시효 중단에 관한 원고들의 주장은 타당하다.
(3) 소멸시효 항변의 권리 남용 해당 여부
채무자의 소멸시효에 기한 항변권의 행사도 우리 민법의 대원칙인 신의성실의 원칙과 권리남용금지의 원칙의 지배를 받는다. 채무자가 시효 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나 시효 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거나,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에사유가 있었거나, 또는 일단 시효 완성 후에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권리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거나, 채권자 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3다73957 판결, 2014. 7. 10. 선고 2013두8332 판결, 2011. 11. 24. 선고 2011두11013 판결, 2008. 9. 18. 선고 2007두 217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진폐증에 걸린 재해자는 진폐증에 해당한다는 소견을 받아 피고에게 요양신청을 하였다 하더라도, 피고 공단의 의뢰에 따라 실시되는 진폐정밀진단을 받은 후 그 결과를 기초로 피고로부터 장해급여 대상자 해당 여부를 통지받거나 안내받아야 비로소 사실상 장해급여를 청구할 수 있다. 피고는 진폐증의 합병증으로 요양 중인 근로자에 대해서는 요양급여와 장해급여가 양립물가능하다는 이유 등으로 스스로 진폐증에 대한 장 해등급 결정을 하지 않았고, 나아가 장해급여를 지급하지도 않았다. 이 사건 진폐 재해자들은, 계속 진폐 합병증으로 요양 중이었기에, 피고에게 장해급여를 청구하더라도 피고가 요양 중이라는 이유로 거절할 것이 명백하여, 피고로부터 장해등급을 통지받기 전까지는 장해급여를 청구하는 것이 무의미한 일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었다.
이와 같은 상황은 일반인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채권자가 권리행사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었던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이 사건 진폐 재해자들에게 객관적으로 장해급여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사실상의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더군다나 요양이 종결되지 않아 장해급여를 지급할 수 없다고 하면서도, 진폐증 진단시로부터 3년의 시효가 도과하여 장해급여 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주장 하는 피고 공단의 태도는 매우 모순적이다. 따라서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면서 진폐 장해급여의 지급을 거절하는 것은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다. 피고의 소멸시효 완성 항변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될 수 없으므로, 이 부분 원고들의 주장도 타당하다.
 
마.  소결론
그러므로 장해급여 지급 대상이 아니라거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이유로 원고들에게 해당 장해급여나 미지급 장해급여의 청구를 거부한 피고의 이 사건 각 처분들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판사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