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이 토지를 취득후자금사정 등으로 유예기간 내에 사용하지 못한 데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
【판결요지】
매도자의 자금사정이 악화되었던 이상, 근저당권채무를 대신 변제하는 것을 기대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매매계약이 이미 해제되어 소급적으로 실효됨으로써 서로 원상회복의무를 부담하는 관계에 서게 되었는데도, 기본적인 취득세 외에 중과세에 의한 납세의무까지 부담시키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전문】
【심급】
3심
【세목】
취득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구 지방세법(1994. 12. 22. 법률 제4794호로 개정되어 1998. 12. 31. 법률 제56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112조 제2항 중 "법인의 비업무용 토지"에 대한 취득세 중과규정에 있어서, "법인의 비업무용 토지"의 일상적 의미와 입법목적, 민법·상법·법인세법 등 관련규정의 내용, 취득세중과세제도의 전문성·기술성 등 모든 사정에 비추어 볼 때 누구라도 위 조항의 위임에 따라 대통령령으로 정하게 될 "법인의 비업무용 토지"에 관한 기준과 범위의 대강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위 규정이 가지고 있는 개념의 불명확성이나 위임의 포괄성이 조세법률주의 및 포괄위임입법금지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대법원 2000. 5. 12. 선고 2000두1300 판결, 2000. 6. 13. 선고 98두11243 판결).
따라서 위 규정이 위헌임을 전제로 무효인 법령을 적용하였다거나 판단을 유탈하였다는 상고이유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2. 취득세의 납세의무를 규정한 법 제105조 제2항에서 말하는 부동산의 취득이란, 부동산의 취득자가 실질적으로 완전한 내용의 소유권을 취득하는가의 여부에 관계없이 소유권이전의 형식에 의한 부동산취득의 모든 경우를 포함하는 것이고( 대법원 1995. 9. 15. 선고 95누7970 판결, 1998. 12. 8. 선고 98두14228 판결 등 참조), 부동산 취득세는 부동산의 취득행위를 과세객체로 하여 부과하는 행위세이므로, 그에 대한 조세채권은 그 취득행위라는 과세요건 사실이 존재함으로써 당연히 발생하고, 일단 적법하게 취득한 이상 그 이후에 매매계약이 합의해제되거나, 해제조건의 성취 또는 해제권의 행사 등에 의하여 소급적으로 실효되었다 하더라도 이로써 이미 성립한 조세채권의 행사에 아무런 영향을 줄 수는 없다고 할 것인바( 대법원 1996. 2. 9. 선고 95누12750 판결, 1992. 5. 12. 선고 92누459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가 1995. 12. 27. 소외 주식회사 ○○관광(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으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고 1996. 1. 6. 원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침으로써 이를 적법하게 취득하였다면, 그 후 원고의 잔대금 미지급으로 소외 회사의 관리인(소외 회사는 1997. 3. 8. 회사정리절차가 개시되었다)이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매매계약을 해제하고 원고를 상대로 제기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청구소송에서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하라는 판결이 선고되었다 하더라도 이미 성립한 조세채권의 행사에 영향을 줄 수는 없는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로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취득세 과세요건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1987. 6. 29.경부터 관광숙박시설업, 가족호텔업 등을 주 사업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법인인 원고가 1995. 12. 27.경 소외 회사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할 당시 이 사건 토지 상에는 채무자가 주식회사 ○○건설, 근저당권자 및 지상권자가 주식회사 제일은행으로 된 채권최고액 40억 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 및 지상권설정등기가 경료되어 있었는데, 계약체결시 매도인(소외 회사)은 소유권이전등기 전에 매도인의 비용으로 이 사건 토지상에 설정되어 있는 일체의 제한물권을 해제하기로 하는 특약을 하였던 사실, 그런데 쌍방의 합의에 의하여 총 대금 35억 1,000만 원 중 계약금 및 1차 중도금으로 합계 3억 9,500만 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대금에 대하여는 약속어음만 발행·교부한 상태에서 1996. 1. 6.자로 먼저 원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사실, 그 후 매도인인 소외 회사는 1997. 3. 8. 회사정리절차개시결정을 받았고, 원고도 그 무렵 부도처리된 사실, 이 사건 토지는 1년의 유예기간이 경과할 때는 물론 현재까지 임야 상태 그대로이고,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취득한 이후에 근저당권자 및 지상권자인 주식회사 제일은행에 이 사건 토지상의 가족호텔 신축을 위한 동의를 구하는 등의 노력을 한 사실은 없는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원고는 지상권자의 동의 없이는 건축허가가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서 이 사건 토지를 취득하였고, 취득 후 이 사건 토지를 고유업무에 사용하기 위하여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취득한 후 1년 이내에 고유업무에 사용하지 못한 데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보아 취득세를 중과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법인의 비업무용 토지의 취득에 대하여 중과세를 규정한 법 제112조 제2항의 근본취지는 법인이 그 고유목적 이외의 다른 이익을 위하여 토지를 취득하고 사용하거나 방치하는 것을 제재함으로써 부동산투기를 막고 토지의 효용가치를 증대하여 국민 경제의 건전한 향상과 발전을 도모하는 데에 있고( 대법원 1991. 1. 11. 선고 90누6668 판결 참조), 취득세가 중과되는 법인의 비업무용 토지인지 여부의 판단 기준이 되는 법시행령 제84조의4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사유란 법령에 의한 금지, 제한 등 법인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외부적 사유는 물론 고유업무에 사용하기 위한 정상적인 노력과 추진을 다하였음에도 그 법인의 과실 없이 유예기간을 넘긴 내부적 사유도 포함한다 할 것인데, 기록에 의하면, 원고가 채권최고액 40억 원의 근저당권과 지상권의 각 설정등기가 경료되어 있는 상태에서 계약금과 중도금 일부만 지급한 채 위 제한물권들을 매도인이 말소해 주리라고 예상하고 1996. 1. 6. 먼저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았으나, 그로부터 유예기간내인 같은 해 여름 경에 이미 소외 회사의 자금사정이 상당히 악화되어 채권은행의 경영간섭을 받게 되었고, 유예기간이 경과되고 두 달 정도 지난 후인 1997. 3. 8. 소외 회사의 회사정리절차가 개시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사정이 그러하다면, 원고로서는 취득 당시 예상하지 못하였던 소외 회사측의 사정으로 위 제한물권들이 말소되지 못하게 됨으로 인하여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사용을 개시하지 못한 채 유예기간을 경과하였다고 보는 것이 사리에 맞는다(이미 소외 회사의 자금사정이 악화되었던 이상, 위 근저당권채무를 원고가 대신 변제하는 것을 기대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원고 회사와 소외 회사 사이의 매매계약이 이미 해제되어 소급적으로 실효됨으로써 서로 원상회복의무를 부담하는 관계에 서게 되었는데도, 기본적인 취득세 외에 고율의 중과세에 의한 납세의무까지 부담시키는 것은 적절한 일이 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원심이 이와 다른 견해를 취하여, 원고가 이 사건 토지 상에 존재하는 장애사유가 있음을 알고 취득하였고 취득 후 고유업무에 사용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도 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토지를 유예기간 내에 사용하지 못한 데에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보았으니, 거기에는 법 제112조 제2항, 법시행령 제84조의4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가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