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체동산인도
【판시사항】
甲이 길에서 발견한 고양이를 구조하여 임시보호하면서 입양할 사람을 찾던 중, 乙과 위 고양이 인도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져 고양이를 인도하였으나, 입양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甲이 입양 의사를 철회하며 고양이의 반환을 요구하였고, 乙이 이를 거부하자 甲이 乙을 상대로 위 고양이에 대한 인도를 구하는 소를 제기한 사안에서, 甲이 고양이에 대하여 타인의 소유권을 배제하고 배타적 지배를 행사하려는 ‘소유의 의사’로 위 고양이를 점유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甲의 자주점유 추정은 깨어졌다고 볼 수 있고, 甲과 乙 사이에 고양이를 인도하기로 하는 합의가 성립하였고, 甲은 인도 합의에 따라 乙에게 고양이를 인도하였으므로, 입양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인도 합의의 효력을 부정할 수 없는바, 乙에게 고양이를 점유할 권리가 있으므로 甲의 인도 청구는 이유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甲이 길에서 발견한 고양이를 구조하여 임시보호하면서 입양할 사람을 찾던 중, 乙과 위 고양이 인도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져 고양이를 인도하였으나, 입양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甲이 입양 의사를 철회하며 고양이의 반환을 요구하였고, 乙이 이를 거부하자 甲이 乙을 상대로 위 고양이에 대한 인도를 구하는 소를 제기한 사안이다.
위 고양이는 주인이 없는 길고양이로서, 甲이 위 고양이를 구조하여 동물병원으로 데려가 검진을 받게 하고, 목욕과 미용을 시키며 자신의 집에서 돌보는 등 이를 乙에게 인도하기 전까지 보호함으로써 위 고양이에 대한 ‘점유’를 개시하였다고 볼 수 있고, 민법 제197조 제1항에 따라 위 점유는 자주점유로 추정되나, 甲이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위 고양이의 상태와 자신의 상황을 알리면서 위 고양이를 구조하거나 입양하여 돌볼 여건이 되는 사람을 찾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동물병원 검진, 목욕 및 미용, 고양이 관련 용품 구입 역시 임시보호 조치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甲이 고양이에 대하여 타인의 소유권을 배제하고 배타적 지배를 행사하려는 ‘소유의 의사’로 위 고양이를 점유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甲의 자주점유 추정은 깨어졌다고 볼 수 있고, 고양이 인도 전 문자메시지로 인도 일정·방식을 구체적으로 합의한 점, 입양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은 상태였음에도 乙에게 고양이를 인도하고, 위 고양이를 위해 구입하였던 사료, 장난감 등 용품 일체를 함께 넘겨주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甲과 乙 사이에 고양이를 인도하기로 하는 합의가 성립하였고, 甲은 인도 합의에 따라 乙에게 고양이를 인도하였으므로, 입양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인도 합의의 효력을 부정할 수 없는바, 乙에게 고양이를 점유할 권리가 있으므로 甲의 인도 청구는 이유 없다고 한 사례이다.
【참조조문】
【전문】
【원 고】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주원 담당변호사 김진우)
【피 고】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디케이 담당변호사 김명섭 외 1인)
【변론종결】
2025. 10. 22.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별지 목록 기재 고양이를 인도하라.
【이 유】
1. 인정 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2024. 10. 23.경 별지 목록 기재 고양이(이하 ‘이 사건 고양이’라고 한다, ‘민키’는 원고가 이 사건 고양이에게 지어준 이름이다)를 구조하여 피고에게 위 고양이를 인도한 무렵까지 이를 보호한 사람이고, 피고는 전주시 ○○구에서 ‘(상호명 생략)’이라는 상호의 카페를 운영하는 사람으로 2024. 10. 30.경 원고로부터 이 사건 고양이를 인도받은 사람이다.
나. 원고의 이 사건 고양이 구조 및 임시보호
1) 원고는 2024. 10. 8. 전주시 ○○구 소재 식당 인근에서 이 사건 고양이를 발견하였고, 2024. 10. 15. 및 2024. 10. 17.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SNS에 이 사건 고양이의 구조나 입양이 가능한 사람을 찾는다는 내용의 아래와 같은 글을 게시하였다.
(…) 전 키우고 싶어도 개예민 토리가 있고 고양이 알러지가 있어서 어려워요. 지역은 전주고 동네는 디엠으로 문의 주세요. 혹시 구조나 입양 가능한 분 계시면 신원 확인 후 기본검진 + 포획 비용도 제가 도와드릴게요. (…)
2) 원고는 2024. 10. 23. 전주시 ○○구 소재 동물병원에 이 사건 고양이를 데려가 기본검진을 받게 한 후 자신의 집으로 데려왔으며, 2024. 10. 26. 자신의 SNS에 ‘입양공고’, ‘입양홍보’ 등의 해시태그를 달아 아래와 같은 글을 게시하고, 댓글에 대한 답변을 작성하였다(원고는 이 사건 고양이를 임시보호 중이었음에도, 마치 제3자가 임시보호 중인 것처럼 게시글을 작성하였다).
[2024. 10. 26.]주1) (블로그 본문) 우리 민키에게 임보주2)처가 생겼습니다. (…) 임시보호자가 결정돼서 제가 구조 결정했구요. 너무너무 순한 개냥이라 순순히 잡혔고 이동장에 넣어 병원으로 왔어요. 아무래도 길냥이라 이것저것 검사 진행 후 임보자님 댁으로 이동해요. 아직 입양이 아니라 임시보호입니다. (…) (댓글) (…) 임보자님도 감사하고, 민키도 감사한 일이 될테고, 요니님 큰일하셨어요. (위 댓글에 대한 원고의 답변) (…) 항상 길냥이들 보면 안타까워 눈에 띄면 챙겨줬지 구조까지 할거라곤 생각 못했거든요. 좋은 입양자분 나타나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 같아요. ? [일자 미상]주3) (인스타그램 본문) 민키 임보처에 데려다 놓고 기절해서 이제 일어났어요. 어제 피드 보고 많은 분들이 함께 기뻐해주셨는데 놀라셨죠? 저도 이렇게 빨리 진행될 줄 몰랐음 (…) (댓글) (…) 요니님 대단해요. 민키가 임보자님과 겨울 따뜻하게 살거 생각하니 눈물이. (위 댓글에 대한 원고의 답변) 저도 안심되어요. 이제 천사 엄빠만 만나면 됩니다. 주변에 혹시 고양이 키우실 분 계심 여기저기 소문내 주세요. (…)
3) 원고의 게시글을 접한 전주길고양이협회(이하 ‘협회’라고 한다) 회원 소외인은 2024. 10. 28. 원고에게 연락하여 이 사건 고양이는 ‘일월이’로 불리던 길고양이로, 자신이 약 7년간 먹이를 주며 돌보았던 사실을 알리면서 위 고양이의 입양 관련 소식을 공유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원고는 소외인에게 이에 응하겠다는 취지로 답하면서, 자신이 이 사건 고양이를 임시보호 중인 사실은 알리지 않은 채 혹시 주변에 위 고양이를 키울 사람이 있는지를 묻는 한편, ‘이왕이면 고양이를 좀 키운 사람이 데리고 가면 좋겠다.’, ‘주변에 믿을 만한 사람이 데리고 가고 싶다고 하면 계약서 쓰고 보낼 마음이 있다.’고 말하였다.
다. 이 사건 고양이의 인도 경위
1) 피고는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 인근에 나타나던 이 사건 고양이의 밥을 1개월 정도 챙겨 주었었는데, 원고가 이 사건 고양이를 임시보호하며 이를 입양할 사람을 찾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2024. 10. 29. 문자메시지를 통해 원고에게 ‘이 사건 고양이를 데려 오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2) 원고는 피고로부터 위 연락을 받은 당일 협회 회원 소외인에게 연락하여 사실은 자신이 입양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사건 고양이를 임시보호 중이었는데 입양자가 나타났음을 알리면서, 협회에서 사용하는 입양계약서 양식을 공유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3) 원고와 피고는 2024. 10. 29. 및 2024. 10. 30. 이 사건 고양이의 인도 일정을 조율하면서 아래와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
[2024. 10. 29.] ○ 피고: 안녕하세요! 주말 동안 생각해 보았는데 아무래도 저희가 데려오는 쪽으로 해야할 것 같아요. 다음 주 월요일에 데리러 갈 수 있는데 괜찮으실까요? ◎ 원고: 어머 정말요? 그럼요. 네네! 제가 이따 방문할게요. ○ 피고: 저희 오늘 정화조 폐쇄 공사가 있어서 휴무에요. ◎ 원고: 아 그렇구나. 그럼 내일 가야겠네요! ○ 피고: 네 그럼 내일 오셔요! 그런데 일부러 저 때문에 나오시는 건 아니시죠? 댁이 멀다고 하셔서. ◎ 원고: 괜찮아요. 알려드릴 말씀도 있고! 내일 뵈러 갈게요. 어려운 결정 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 피고: 네 무슨 말씀이실지 떨리지만. 내일 봬요! 2시 이후부터는 좀 널럴해요. (…) ◎ 원고: (…) 내일이면 저희가 데려다 줄 수 있는데 다음 주 월요일에 오시는 게 편하세요? ○ 피고: 네 다음 주 월요일이 편하긴 해요. 내일 퇴근시간을 제가 장담할 수가 없고, 또 만약 오시려면 19시에 오셔야 해서. ◎ 원고: 네 알겠어요! 내일 뵈러 갈게요. [2024. 10. 30.] ○ 피고: 죄송해요. 혹시 내일 방문 가능하실까요? 오늘 제가 예약이 많이 들어와서 대화할 시간이 없을 것 같아요. ◎ 원고: 내일은 제가 어려울 것 같은데 6~7시도 어려우실까요? ○ 피고: 오늘 저녁이요? ◎ 원고: 네, 입양 관련 이야기 때문에요. ○ 피고: 아 그럼 혹시 정말 죄송하지만 어제 이렇게(‘내일이면 저희가 데려다 줄 수 있는데 다음 주 월요일에 오시는 게 편하세요?’ 부분) 말씀하셔서, 아이도 같이 올 수 있을까요? ◎ 원고: 오늘 바로요? 오늘은 입양 관련 이야기 하고 입양 서류 쓴 후 데려다 드리려고 했거든요. 다음 주 월요일에 출장이 있어서. ○ 피고: 아 진짜요. 그냥 한 번에 하는 게 어떠세요? 저도 주말+플리마켓 준비로 일정을 비우는 거 힘들 것 같아요. 댁이 머셔서 힘드시면 택시비 지원해드리겠습니다. ◎ 원고: 민키 오늘 갑자기 빨리 가는 것 같아서 흑 더 있음 정들 것 같아요. 그럼 입양 서류 가지고 민키랑 갈게요. 몇 시까지 갈까요? ○ 피고: 6시 이후에 오시면 돼요. (…)
4) 원고는 2024. 10. 30. 저녁 무렵 이 사건 고양이를 데리고 피고가 운영하는 카페를 방문하였고, 당시 협회 측에서도 이 사건 고양이를 보기 위해 나와 있었다. 원고는 피고에게 입양계약서의 작성을 요구하였는데, 협회를 당사자에 포함시켜 계약서를 작성할지 여부 등에 관하여 원고와 피고, 협회 간 이견을 보이면서 결국 입양계약서는 작성되지 못하였다.
5) 원고는 위 당일(2024. 10. 30.)에 피고에게 이 사건 고양이를 인도하고, 위 고양이의 임시보호 중 구입하였던 사료, 장난감 등 용품을 넘겨주었다.
라. 이 사건 고양이의 인도 이후의 경과
1) 원고는 2024. 10. 31. 피고에게 ‘입양계약서를 작성해야 입양계약이 체결되는 것이라 기다리고 있는데 협회 측에서 아직 확인을 하지 않았다.’, ‘피고가 입양계약서 작성을 거절한다면 계약서를 쓰지 않았으니 임시보호에서 입양으로 전환하고 이 사건 고양이를 데려가 키우겠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대해 피고는 ‘협회를 중심으로 원피고가 입양계약서를 작성하기로 이야기가 정리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다시 연락을 주니 의아하다.’, ‘계약서는 원하면 쓰겠다. 다만 자체 계약서가 아닌 네이버 카페(고양이라서 다행이야)에서 쓰이는 표준 계약서 양식을 사용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2) 원고는 2024. 11. 1. 피고에게 이 사건 고양이에 대한 입양 의사를 철회하겠다고 하며, 이 사건 고양이의 반환을 요구하였다.
3) 피고는 원고의 위 요구에 응하지 아니하였고, 현재까지 이 사건 고양이를 점유하고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제3호증 내지 제6호증, 제14호증, 제15호증, 을 제1호증 내지 제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이 사건 고양이는 길고양이로서 민법 제252조 제3항 소정의 무주물이었는데, 원고는 2024. 10. 23.경 이 사건 고양이를 구조하여 집으로 데려와 키우기 시작하면서 원고의 비용을 들여 동물병원에서 검진을 받게 하고, 목욕과 미용을 시켰으며,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는 등 소유의 의사로 이 사건 고양이에 대한 점유를 개시하였으므로(무주물 선점), 민법 제252조 제1항에 따라 그 소유권을 원시취득하였다.
원고는 2024. 10. 30.경 피고와 입양에 관한 합의를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우선 피고가 이 사건 고양이를 잘 돌보는지 파악할 목적으로 임시로 위 고양이를 피고에게 맡겼으나, 이후 서로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결국 입양계약서를 작성하지 못하였고, 2024. 11. 1.경 피고에게 이 사건 고양이의 입양 의사를 철회하면서 위 고양이를 돌려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럼에도 피고는 현재까지 원고 소유인 이 사건 고양이의 반환을 거부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고양이를 인도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원고가 이 사건 고양이의 소유자인지 여부
1) 관련 법리
가) 야생하는 동물은 무주물이고(민법 제252조 제3항 전문), 무주의 동산을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자는 그 소유권을 취득한다(민법 제252조 제1항).
나) 물건의 점유자는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것으로 추정되는데(민법 제197조 제1항), 점유자의 점유가 소유의 의사 있는 자주점유인지 아니면 소유의 의사 없는 타주점유인지의 여부는 점유자의 내심의 의사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점유 취득의 원인이 된 권원의 성질이나 점유와 관계가 있는 모든 사정에 의하여 외형적·객관적으로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점유자가 성질상 소유의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 권원에 바탕을 두고 점유를 취득한 사실이 증명되었거나, 점유자가 타인의 소유권을 배제하여 자기의 소유물처럼 배타적 지배를 행사하는 의사를 가지고 점유하는 것으로 볼 수 없는 객관적 사정, 즉 점유자가 진정한 소유자라면 통상 취하지 아니할 태도를 나타내거나 소유자라면 당연히 취했을 것으로 보이는 행동을 취하지 아니한 경우 등 외형적·객관적으로 보아 점유자가 타인의 소유권을 배척하고 점유할 의사를 갖고 있지 아니하였던 것이라고 볼 만한 사정이 증명된 경우에도 그 추정은 깨어진다(대법원 1997. 8. 21. 선고 95다28625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2) 원고가 이 사건 고양이를 소유의 의사로 점유하였는지 여부
가)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고양이는 주인이 없는 길고양이로서, 원고가 이 사건 고양이를 구조하여 동물병원으로 데려가 검진을 받게 하고, 목욕과 미용을 시키며 자신의 집에서 돌보는 등 이를 피고에게 인도하기 전까지 보호함으로써 이 사건 고양이에 대한 ‘점유’를 개시하였다고 볼 수 있고, 민법 제197조 제1항에 따라 위 점유는 자주점유로 추정된다.
나) 그러나 앞서 본 인정 사실, 위에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고양이에 대하여 타인의 소유권을 배제하고 배타적 지배를 행사하려는 ‘소유의 의사’로 위 고양이를 점유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위 자주점유 추정은 깨어졌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원고는 이 사건 고양이를 최초 발견하였을 당시 함께 거주 중인 반려견과 고양이 알레르기로 인해 이 사건 고양이를 직접 돌볼 수 없는 상황이었고, 이에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이 사건 고양이의 상태와 자신의 상황을 알리면서 이 사건 고양이를 구조하거나 입양하여 돌볼 여건이 되는 사람을 찾았던 것으로 보인다.
② 원고는 결국 이 사건 고양이를 스스로 구조하여 임시보호하게 되었는데, 자신의 SNS에는 마치 제3자가 임시보호 중인 것처럼 알리면서 ‘입양이 아닌 임시보호’ 중임을 강조하였고, 원고를 응원하는 취지로 달린 댓글에는 ‘좋은 입양자가 나타나면 좋겠다.’, ‘고양이 키우실 분 있으면 소문을 내달라.’고 답변하였으며, 원고의 SNS 게시글을 보고 연락한 협회 회원에게도 주변에 이 사건 고양이를 데려갈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문의하는 등 이 사건 고양이에 대한 점유를 개시한 이후에도 여전히 위 고양이를 제3자에게 입양 보내려는 의사가 분명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③ 원고가 이 사건 고양이를 점유하게 된 경위는, 길에서 배회하며 위험에 노출되어 있던 이 사건 고양이를 구조하여 향후 제3자에게 입양시킬 때까지 위 고양이의 생존 내지 건강 회복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 위함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동물병원 검진, 목욕 및 미용, 고양이 관련 용품 구입 역시 그러한 임시보호 조치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고양이를 구조 및 임시보호하는 과정에서 SNS에 작성한 게시글이나 협회 회원에게 보인 태도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위와 같은 일련의 행위가 이 사건 고양이에 대한 배타적인 소유권을 보유하였음을 전제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④ 원고는 이 사건 고양이에 대한 진단서(갑 제4호증)의 ‘동물 소유자’란에 원고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는 점을 들고 있으나, 위 진단서 중 원고의 이름이 기재된 부분은 ‘동물 소유자(관리인)’로, 동물의 소유자뿐 아니라 관리인의 이름을 기재하는 란이기도 하다. 또한 원고는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고양이에 대한 소유권이 있음을 전제로 원고와 입양계약에 관한 협의를 진행한 것이라고도 주장하나, 원고가 이 사건 고양이를 임시보호한 기간이 일주일 남짓에 불과하고, 오히려 피고가 원고에 비해 더 오랜 기간 이 사건 고양이를 지켜보며 밥을 챙겨주곤 했던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는 원고를 이 사건 고양이의 소유자가 아닌 임시보호자로 인식한 상태에서 위 고양이의 거취 문제를 논의하고, 논의 끝에 이를 인도받은 것으로 보일 뿐이다.
나. 피고에게 이 사건 고양이를 점유할 권리가 있는지 여부
1) 소유자는 그 소유에 속한 물건을 점유한 자에 대하여 반환을 청구할 수 있으나, 점유자가 그 물건을 점유할 권리가 있는 때에는 반환을 거부할 수 있다(민법 제213조).
살피건대, 피고가 2024. 10. 29. 원고에게 이 사건 고양이를 데려가고 싶은데, 다음 주 월요일에 데리러 가도 괜찮은지 묻자, 원고가 피고에게 ‘어머 정말요? 그럼요.’라고 답하면서 피고에게 알려줄 이야기가 있어 다음 날 피고의 가게로 방문하겠다고 하였고, 이어 ‘어려운 결정을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 피고의 일정 변경 요청에 따라 원고가 2024. 10. 30. 직접 이 사건 고양이를 데리고 피고가 운영하는 카페를 방문하였고, 같은 날 피고에게 이 사건 고양이를 인도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와 사이에 2024. 10. 29.경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고양이를 인도하기로 하는 합의가 성립되었고, 원고는 2024. 10. 30.경 위 인도 합의에 따라 피고에게 이 사건 고양이를 인도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위와 같은 경위로 이 사건 고양이를 인도받게 된 피고에게는 이를 점유할 권리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입양계약서가 작성되지 아니한 이상 이 사건 고양이에 관한 입양계약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원고와 피고가 ‘입양계약서의 작성’을 이 사건 고양이에 대한 인도 내지 입양 합의의 효력발생조건으로 정하였음을 그 전제로 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가) 조건은 법률행위의 효력의 발생 또는 소멸을 장래의 불확실한 사실의 성부에 의존케 하는 법률행위의 부관으로서 법률행위에 있어서의 효과의사와 일체적인 내용을 이루는 의사표시 그 자체이므로 조건의사가 법률행위의 내용으로 외부에 표시되어야 한다(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4다52087 판결 등 참조). 그런데 피고가 2024. 10. 29.경 원고에게 이 사건 고양이를 데려가고 싶다는 의사를 최초로 전달하였을 당시 원고가 입양계약서의 작성에 관하여 아무런 언급을 한 바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가 같은 날 협회 회원에게 입양계약서 양식을 요청하였다거나 자신의 SNS를 통한 라이브 방송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이 사건 고양이의 입양을 희망하는 자와 계약서를 작성할 예정임을 언급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에게 입양계약서를 작성할 것을 조건으로 이 사건 고양이를 인도 내지 입양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나) 원고가 2024. 10. 30.경 이 사건 고양이를 피고의 카페로 데려가기로 하면서 피고에게 ‘입양 서류를 가지고 이 사건 고양이와 함께 가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사실은 인정되나, 당일 여러 이유로 입양계약서가 작성되지는 못하였다. 원고의 주장대로라면 원고는 이 사건 고양이를 피고에게 인도하지 않고 다시 데려갔어야 마땅할 것이나, 원고는 입양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은 상태였음에도 피고에게 이 사건 고양이를 인도하고, 위 고양이를 위해 구입하였던 사료, 장난감 등 용품 일체를 함께 넘겨주었는바, 이 또한 원고의 주장을 믿기 어렵게 만드는 사정이다(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고양이를 잘 돌보는지 여부를 파악할 목적으로 임시로 피고에게 위 고양이를 인도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나, 이 사건 고양이뿐 아니라 그 사육이나 생활에 필요한 물품 일체를 함께 넘겨준 점에 비추어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다) 원고가 2024. 10. 31.경 피고에게 입양계약서를 작성해야 입양계약이 체결되는 것이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대하여 피고가 ‘협회를 중심으로 원고와 피고가 입양계약서를 작성하기로 이야기가 정리된 것으로 안다.’고 답변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런데 이는 이미 피고가 원고로부터 이 사건 고양이를 인도받은 이후에 주고받은 대화일 뿐인바, 피고가 입양계약서의 작성을 이 사건 고양이의 인도 내지 입양 합의의 효력발생조건으로 삼는 데 동의하여 원고의 입양계약서 작성 요구에 응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 소결론
원고가 무주물인 이 사건 고양이를 소유의 의사로 점유함으로써 위 고양이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에게는 이 사건 고양이를 점유할 권리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고양이의 인도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목록: 생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