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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북부지법 2025. 11. 27. 선고 2025가소314432 판결 : 항소]

【판시사항】


甲이 乙 소유의 부동산에 관하여 공인중개사를 통하여 매매교섭을 진행하던 중 乙에게 계약금 중 일부로 500만 원을 송금하였는데, 그 후 계약금의 지급 및 부동산에 설정된 제한물권의 상환 방법에 관하여 쌍방의 의사가 합치되지 아니하여 매매계약의 체결이 무산되자 甲이 乙을 상대로 기지급한 계약금의 배액상환을 구한 사안에서, 甲과 乙이 일정한 범위의 의사합치를 성립시켰다고 하더라도 이는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과 구별되는 그 전 단계의 계약으로서 이른바 ‘가계약’에 해당하는데, 가계약에 따른 교섭이 이루어진 결과 본계약의 체결 가망성이 없어졌으므로 甲은 가계약을 제한 없이 해제할 수 있고 乙은 가계약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으로서 가계약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으며, 달리 채무불이행 또는 해약금 약정에 따른 가계약금 몰취나 배액상환의 문제가 발생할 여지는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甲이 乙 소유의 부동산에 관하여 공인중개사를 통하여 매매교섭을 진행하던 중 乙에게 계약금 중 일부로 500만 원을 송금하였는데, 그 후 계약금의 지급 및 부동산에 설정된 제한물권의 상환 방법에 관하여 쌍방의 의사가 합치되지 아니하여 매매계약의 체결이 무산되자 甲이 乙을 상대로 기지급한 계약금의 배액상환을 구한 사안이다.
甲과 乙이 각자 중개인 측과 전화 내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간접적인 형태로 일정한 범위의 의사합치를 성립시켰다고 하더라도, 매매계약서가 작성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위 문자메시지만으로 부동산 매매에 관한 본질적 사항 또는 중요 사항이 모두 합의되었다고 보기 부족한 점, 甲이 계약금 중 일부로 송금한 500만 원은 전체 매매대금 예정액에 비추어 매매계약의 성립을 인정하기에는 매우 적은 금액인 점 등을 종합하면 甲과 乙 사이의 위 의사합치를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 성립에 관한 확정적인 의사합치와 동일시하기는 어렵고, 이는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본계약)과 구별되는 그 전 단계의 계약으로서 이른바 ‘가계약’에 해당하는데, 가계약금의 규모, 지급 시기, 당사자 쌍방의 의사교환 방식, 본계약 체결일까지의 기간 등을 종합하면, 위 가계약의 내용은 단지 甲에게 일정한 기간의 교섭 우선권을 부여하고 당사자 쌍방에게 위 기간 동안 각자 성실하게 교섭에 임할 의무를 부여하는 정도에 그친다고 보이고, 교섭 단계에서 쟁점에 관한 어느 한 당사자의 의사를 상대방에 강제할 수는 없으므로 비록 가계약이 매매계약의 체결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어느 한쪽의 채무불이행에 기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위 가계약의 내용상 ‘본 매매계약의 체결을 포기하는 것’이 가계약의 해약이 되는 것이 아니라 ‘매매의 교섭 자체를 포기하는 것’이 가계약의 해약이 되는 것이므로, 실제 매매의 교섭이 이루어졌고 단지 매매계약의 세부 조건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하였을 뿐인 이 사안에서는 해약금 약정에 따른 가계약금 몰취나 배액상환의 문제가 발생할 여지는 없으며, 가계약에 따른 교섭이 이루어진 결과 본계약의 체결 가망성이 없어졌으므로, 의사해석상 甲은 이미 그 목적이 소멸된 위 가계약을 제한 없이 해제할 수 있고, 乙은 가계약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으로서 甲으로부터 지급받은 가계약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한 사례이다.

【참조조문】

민법 제105조, 제390조, 제548조, 제565조


【전문】

【원 고】

원고

【피 고】

피고

【변론종결】

2025. 10. 30.

【주 문】

1. 피고는 원고에게 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9. 24.부터 2025. 11. 27.까지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원고가 40%, 피고가 60%를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1,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9. 24.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원피고 사이에 성립된 의사합치(意思合致)의 법적 성격
 
가.  매매계약과 이른바 ‘가계약’
우리 민법상 당사자 사이에 매매계약을 성립시키고자 하는 의사의 합치가 있는 경우 곧바로 매매의 본계약이 성립하는 것이고, 위와 같은 계약 성립의 의사합치가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단계에서는 당사자 사이에 매매조건과 관련한 일정 범위의 의사합치가 있었다 하더라도 이는 매매계약과 구분되는 일정한 계약, 즉 일부 거래 실무에서 ‘가계약’으로 표현하는 계약이 성립할 뿐이다.
 
나.  매매계약에 관한 의사합치의 정도와 이 사건의 경우
1) 계약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당사자 사이에 의사의 합치가 있을 것이 요구되고 이러한 의사의 합치는 당해 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모든 사항에 관하여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나, 그 본질적 사항이나 중요 사항에 관하여는 구체적으로 의사의 합치가 있거나 적어도 장래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 등에 관한 합의는 있어야 하며(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5다39594 판결 참조), 그러한 정도의 의사의 합치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은 아직 성립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7. 10. 26. 선고 2017다242867 판결 참조).
2) 증거에 의하면 원피고는 각자 소외 주식회사 ○○부동산(이하 ‘중개인’이라 한다) 측과 전화 내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간접적인 형태로 피고 소유 부동산(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에 관하여 일정한 범위의 ‘의사합치’를 성립시켰는바, 아래의 각 점에 비추어 보면 원피고 사이의 위 ‘의사합치’를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본계약) 성립에 관한 확정적인 의사합치와 동일시하기는 어렵다.
가) 무엇보다 원피고 사이에 매매계약서가 작성되지 아니하였다.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매매계약서 작성일이 최초 ‘2024. 9. 중 협의’로 이야기되었다가 나중에 ‘2024. 9. 20.’로 정해졌다는 것인바, 만일 매매계약의 본질적 사항이나 중요 사항에 관한 구체적인 의사합치가 있어 매매계약이 이미 성립하였다고 본다면, 위와 같이 별도의 계약일을 협의하거나 정할 이유가 없다.
특히 피고는 원피고와 중개인과 사이에 오간 문자메시지만으로 매매계약이 성립되었다고 보는 듯하나, 위 문자메시지의 형식, 내용 등 어느 측면에서 살펴보더라도 그것만으로 부동산 매매에 관한 본질적 사항 또는 중요 사항이 모두 합의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다.
나) 일반적으로 공인중개사사무소의 중개 아래 체결되는 부동산 매매계약의 경우 공인중개사를 통해 총매매대금, 계약금과 중도금 및 잔금 금액 및 각 지급 시기, 목적물의 인도 시기 및 인도 시 현상 변경 여부,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의 교부 시기 및 방법, 목적물에 설정된 제한물권 기타 권리관계의 확인 및 그 승계 여부 또는 그 해제 및 해제 방법, 건축물 내부시설에 관한 확인, 대리인이 있는 경우 위임장과 인감증명서에 의한 대리권의 확인 등 제반 사항에 관한 교섭과 확인이 이루어지고, 위와 같은 절차가 쌍방 이의 없이 마쳐지면 곧바로 공인중개사가 참여한 매매계약서가 작성되는 것이 실무 관행이므로, 통상은 공인중개사가 제공하는 매매계약서에 서명날인을 마쳐야 비로소 구속력 있는 계약이 성립되었다고 인식하는 것이 일반의 거래 관념이라 할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위와 같이 공인중개사가 관여하는 매매계약서의 작성이 예정되어 있을 경우 계약 당사자에게 문자메시지 같은 형식으로(그것도 중개인과 사이에 주고받은) 사전에 매매계약을 성립시킬 필요나 의사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더구나 원피고는 서로 일면식도 없는 사이이고, 원고가 계약금 중 일부로 송금한 500만 원은 3억 2,500만 원에 이르는 매매대금 예정액에 비추어 볼 때 매매계약의 성립을 인정하기에는 매우 적은 금액이다.
3) 따라서 원피고 사이에 이루어진 의사합치는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본계약)과 구별되는, 그 전 단계의 계약(이하 일부 거래 실무에 따라 ‘가계약’이라 한다)에 해당한다.
 
2.  가계약 및 가계약금의 효력 일반
공인중개사사무소에서는 종종 매수인에게 매매계약의 교섭 전 또는 교섭 도중 ‘가계약금을 걸어 놓으라.’고 권유한다. 그리고 이러한 관행이 일정 기간 반복된 결과 매도인도 매수인으로부터 가계약금 명목의 돈이 제공될 경우 본계약의 계약금(이하 ‘본계약금’이라 한다)을 지급받을 때보다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이를 수령하곤 한다.
이렇게 수수되는 가계약금은 통상 매매대금 총액의 10%로 정해지는 본계약금보다 훨씬 소액인 경우가 많은데, 매매계약에 임하는 당사자들로서도 이를 본계약금과는 다른 성격을 가지는 돈으로 인식하는 것이 일반적이기는 하지만, 우리 민법상 가계약이나 가계약금에 관한 명문 규정이 없고, 판례 법리나 특정한 거래 관행이 아직 확립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까닭에 그 효력을 구체적으로 확정하기가 용이하지 않다.
그리고 거래상 이루어지는 가계약금은 그 액수나 수수 시기 등이 다양하므로, 가계약금이 담보하는 내용이나 구속력을 일의적으로 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볼 수도 없다.
예를 들어 계약의 교섭이 시작되기도 전에 극히 소액으로 지급되는 가계약금은 아주 단기간의 교섭 우선권을 확보하는 정도의 효력만 인정할 수 있을 것인데, 통상 가계약금의 액수가 본계약금액에 근접할수록, 지급 시기가 교섭의 후반기일수록 당사자들에게 부여되는 ‘본계약을 성립시켜야 할 신의칙상의 의무’도 강해진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결국 가계약금이 수수된 경우 위 가계약의 법적 구속력의 범위는 가계약에 관여한 당사자의 의사해석에 달려 있고(가계약금의 규모, 지급 시기 등은 당사자의 의사를 유추할 하나의 단서가 된다), 수수된 가계약금이 어떠한 성질 및 효력을 가지는지 여부도 마찬가지이다.
 
3.  이 사건 가계약의 효력
원피고는 이 사건 가계약의 효력을 과대평가하고 있으나,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가계약금의 규모, 지급 시기, 당사자 쌍방의 의사교환 방식, 본계약 체결일까지의 기간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가계약의 내용은 단지 원고에게 일정한 기간(2024. 9.까지)의 교섭 우선권을 부여하고 당사자 쌍방에게 위 기간 동안 각자 성실하게 교섭에 임할 의무를 부여하는 정도에 그친다고 판단된다.
이 사건에서는 계약금의 지급 및 이 사건 부동산에 설정된 제한물권의 상환 방법에 관하여 쌍방의 의사가 합치되지 아니하여 결국 매매계약의 체결이 무산된 것으로 보이는데, 위와 같은 교섭 단계에서 쟁점에 관한 어느 한 당사자의 의사를 상대방에 강제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계약 자유의 원칙), 비록 이 사건 가계약이 매매계약의 체결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어느 한쪽의 채무불이행에 기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
한편 이 사건 가계약금의 귀속 문제에 관하여 해약금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는 당사자의 주장이 있으나, 가계약금에 관하여 해약금 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약정의 내용, 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계약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에 비추어 정식으로 계약을 체결하기 전까지 교부자는 이를 포기하고, 수령자는 그 배액을 상환하여 계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약정하였음이 명백하게 인정되어야 하는바(대법원 2022. 9. 29. 선고 2022다247187 판결 참조), 위에서 본 이 사건 가계약의 내용상 ‘본 매매계약의 체결을 포기하는 것’이 가계약의 해약이 되는 것이 아니라 ‘매매의 교섭 자체를 포기하는 것’이 가계약의 해약이 되는 것이므로, 실제 매매의 교섭이 이루어졌고 단지 매매계약의 세부 조건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하였을 뿐인 이 사건에서는 해약금 약정에 따른 가계약금 몰취나 배액상환의 문제가 발생할 여지는 없다.
 
4.  이 사건 법률관계의 해결 및 결론
이상의 내용, 즉 앞서 인정한 사실들과 당사자의 태도를 종합하면, 원피고 사이에 체결된 계약은 이른바 매매 교섭에 관한 가계약으로서 그 계약 내용에 따른 교섭이 이루어졌고 그 결과 본계약의 체결 가망성은 없어졌다고 판단되므로, 의사해석상 원고는 이미 그 목적이 소멸된 위 가계약을 제한 없이 해제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가계약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으로서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가계약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는바(민법 제548조), 이와 달리 어떠한 채무불이행을 전제로 한 원피고 각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가계약금 5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위 지급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24. 9. 24.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것으로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11. 27.까지 민법에 정해진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해진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정당하여 이를 일부 인용하고 나머지는 기각하기로 한다.

판사 윤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