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횡령·권리행사방해
【전문】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검 사】
박재훈, 조아라, 전원영, 김세관(기소), 이평화(공판)
【변 호 인】
변호사 이원주(국선)
【원심판결】 대전지방법원 2021. 4. 30. 선고 2019고단4173, 2020고단591(병합), 2020고단620(병합), 2020고단1811(병합), 2020고단2373(병합) 판결【주 문】
원심판결을 모두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2년 4월에 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권리행사방해의 점은 무죄.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2년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직권으로 살펴본다.
가. 먼저 원심판결을 사건번호 순서로 숫자를 부여하여 ‘○ 판결’이라 약칭한다. 기록에 의하면, 원심은 1, 2, 3 판결 사건을 피고인 출석 상태에서 병합하여 진행하였고, 추가로 4, 5 판결 사건을 병합하면서 피고인의 소재를 확인할 수 없어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5 판결 사건의 공소장 부본(4 판결 사건의 공소장은 피고인에 대한 송달불능보고서가 제출된 주소지에서 피고인의 동생이 수령하였다)과 공판기일 소환장 등을 송달하고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공판절차를 진행하여 2021. 4. 30. 피고인을 징역 2년 6월에 처하는 판결을 선고한 사실, 피고인이 2023. 10. 16. 항소장과 상소권회복청구서를 제출하였고, 2023. 11. 14. 상소권회복청구 인용결정(대전지방법원 2023초기2760)이 있었으며, 이에 대한 검사의 즉시항고도 2023. 12. 14. 기각된 사실(대전지방법원 2023로175)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신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4, 5 판결 사건이 병합된 이후의 원심 공판절차에 출석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심은 2020. 7. 23. 피고인에 대한 최종 송달불능보고서가 접수되었음에도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나지 않은 2020. 12. 1. 피고인에 대한 송달을 공시로 결정하였다. 이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위법하다. 위와 같은 사유로 피고인에게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의2 제1항에 따른 재심청구의 사유가 인정되고, 이는 형사소송법 제361조의5 제13호에서 정한 항소이유인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 결국 그 항소심인 당심으로서는 새로 소송절차를 진행한 다음 새로운 심리 결과에 따라 다시 판결하여야 하므로(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5도8243 판결 참조), 원심판결은 더 이상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나. 또한 항소법원은 직권조사사유가 아닌 것에 관하여는 그것이 항소장에 기재되었거나 그렇지 아니하면 소정 기간 내에 제출된 항소이유서에 포함된 경우에 한하여 심판의 대상으로 할 수 있으나, 직권조사사유에 관하여는 항소제기가 적법한 이상 항소이유서가 제출되었는지 여부나 항소이유서에 그것이 포함되었는지 여부를 가릴 필요 없이 반드시 심판하여야 하고(형사소송법 제361조의4 제1항 단서), 여기에서의 직권조사사유에는 법령적용이나 법령해석의 착오 여부 등 당사자가 주장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법원이 직권으로 조사하여야 할 사유를 말한다(대법원 2006. 3. 30. 자 2005모564 결정 등 참조).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양형부당으로만 항소하였으나, 아래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원심은 3 판결 사건에 관하여도 유죄로 인정하였으나 이는 법리를 오해한 위법에 따른 것이고, 이는 이 법원이 직권으로 조사할 수 있는 부분이므로 이를 이유로도 하나의 형이 선고된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3. 결론
원심판결에는 직권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유죄 부분: 1, 2, 4, 5 판결 사건 부분】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과 그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아래와 같이 고쳐 쓰는 것 외에는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따라 이를 인용한다.
○ 5 판결의 범죄사실 중 ‘2. 피해자 공소외 2에 대한 사기’의 가.항 관련, 원심판결문 6쪽 6행의 ‘피의자’를 ‘피고인’으로 고쳐 씀.
○ 각 증거의 요지에 ‘1. 피고인의 당심 법정진술’을 각 추가하고(각 원심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진술기재 관련 부분은 삭제함), 5 판결의 증거의 요지 중 ‘피고인에 대한 각 일부 경찰 피의자신문조서’를 삭제함.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형법 제355조 제1항(각 횡령의 점), 각 형법 제347조 제1항(각 사기의 점), 각 징역형 선택
1. 누범 가중
형법 제35조(판시 1 판결 사건 중 피해자 공소외 3에 대한 횡령의 점, 피해자 공소외 4에 대한 사기의 점, 피해자 공소외 5에 대한 횡령의 점, 판시 5 판결 사건 중 피해자 공소외 6에 대한 각 사기의 점, 피해자 공소외 2에 대한 2019. 3. 15.자 사기의 점에 관하여)
1.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양형의 이유】
피고인이 동종 범행으로 인한 누범기간 중에 있음에도 일부 범행을 각 저지른 점, 피해자가 다수고 피해액도 상당한 점, 피해자 공소외 4를 제외한 나머지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을 불리한 양형조건으로 평가한다. 반면, 피고인의 범행 시인과 반성, 피해자 공소외 4와 합의한 점을 유리한 양형조건으로 평가하고, 여기에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형법 제51조의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 3 판결 사건 부분】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차량번호 1 생략) 벤츠 S530 승용차의 공유자로서 실제 운행하는 사람으로, 2017. 9. 12. 피해자 ○○○캐피탈 주식회사로부터 위 승용차 구입자금 중 4,220만 원을 대출받아 이를 48개월에 걸쳐 원리금 균등 분할상환하기로 약정하고, 위 승용차에 채권가액을 2,110만 원으로 하는 저당권을 설정해 주었다.
이 경우 타인의 권리의 목적이 된 자기의 물건인 위 승용차를 은닉 또는 손괴하여 타인의 권리를 방해하여서는 아니 됨에도,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에 전혀 알리지 아니한 채 2018. 5. 25.경 공소외 7로부터 1,000만 원을 빌리면서 위 승용차를 공소외 7에게 담보로 제공하면서 건네주어 은닉하였다.
이어서 피고인은 2019. 5. 이후 위 차용금의 원리금도 변제하지 아니하여 피해자 회사가 2019. 9. 11. 대전지방법원 2019타경107463호 자동차 임의경매 결정을 받아 2019. 10. 10. 위 법원 집행관 공소외 8이 피고인의 주소지에 임장하여 자동차를 인도받으려 하였으나 집행불능이 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피해자의 권리행사를 방해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의 법정에서의 자백 진술기재와 위 자동차등록원부, 중고차오토론신청서 등 증거조사결과 피고인이 자신의 신용문제로 어머니인 공소외인 명의로 피해자 회사로부터 위 자동차 담보대출을 받고, 위 자동차등록원부에 공소외인 지분 99%, 피고인 1%의 공유등록을 마친 사실, 공소외인은 명의만 빌려준 것이고 실제 위 자동차의 운행자는 피고인이었던 사실,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의 채권 담보물인 위 자동차를 피해자 회사 모르게 다른 곳에 담보로 제공한 사실을 인정한 후 이는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가 위 자동차에 관하여 담보권을 행사하는데 지장을 받게 한 것에 해당한다며 위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3. 당심의 판단
가. 1) 형법 제323조의 권리행사방해죄는 타인의 점유 또는 권리의 목적이 된 자기의 물건을 취거, 은닉 또는 손괴하여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므로 취거, 은닉 또는 손괴한 물건이 ‘자기의 물건’이 아니라면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할 수 없다(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7도4578 판결 참조).
2) 위 ‘자기의 물건’인지 여부를 공유물의 경우에 관하여 추가로 살펴본다.
① 형법이 ‘타인의 재물’과 ‘자기의 물건’을 명백히 구분하여 절도죄, 횡령죄, 권리행사방해죄, 재물손괴(은닉)죄를 각 규정하고 있는 점, ② 타인과 공유관계에 있는 물건도 절도죄의 객체가 되는 타인의 재물에 속하고(대법원 1994. 11. 25. 선고 94도2432 판결 참조), 공동소유물을 공동소유자 중 1인이 보관(점유)하고 있는 경우에 그가 이를 처분하면 횡령죄가 성립하며(대법원 2001. 10. 30. 선고 2001도2095 판결 참조), 공동소유자 중 1인이 공동소유물을 은닉하면 재물은닉죄가 성립하는 점(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6955 판결 참조), ③ 공동소유물에 대한 구성요건의 해석에 있어 권리행사방해죄에 있어서는 이를 ‘자기의 물건’으로, 절도죄나 재물손괴(은닉)죄에 있어서는 ‘타인의 재물’로 본다면, 자신과 타인의 공동소유인 동산을 제3자에게 담보로 제공하였다가 이를 취거 또는 손괴(은닉)한 사람에게는 권리행사방해죄와 절도죄나 재물손괴(은닉)죄가 함께 성립하게 되어 단순히 타인이 점유하는 타인의 재물을 절취 또는 손괴(은닉)한 사람에게는 절도죄나 재물손괴(은닉)죄만 성립하는 것과 비교할 때 형평에 반하는 점 등을 종합할 때, 형법 제323조가 권리행사방해죄의 객체로 규정하는 ‘자기의 물건’이라 함은 자기 소유의 물건을 말하는 것이고, 자기와 타인의 공동소유물은 타인의 물건으로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또한 여기서 자기의 물건인지 여부는 소유권의 귀속에 관한 문제로서, 이는 민법 기타 법률에 의하여 정하여진다.
나. 1) 원심이 인정한 사실은 당심에서도 그대로 인정된다. 즉, 위 자동차에 관하여 공소외인과 피고인 공유로 등록되어 있고, 공소외인은 단지 명의만 빌려줬을 뿐 실제 위 자동차의 운행자는 피고인이었는데, 피고인이 위 자동차를 피해자 회사에 담보로 제공한 후 피해자 회사 모르게 위 자동차를 다른 곳에 담보로 제공하였고 그 때문에 피해자 회사가 위 자동차에 관하여 담보권을 행사하는데 지장을 받게 되었다. 이러한 경우 위 자동차가 권리행사방해죄의 객체인 ‘피고인의 물건’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가 된다.
2) 한편, 어떤 자동차에 관하여 수인이 공유자로 등록된 경우, 당사자 사이에 자동차의 소유권을 그 등록명의자 아닌 자가 보관하기로 약정하였다면, 그 약정 당사자 사이의 내부관계에 있어서는 등록명의자 아닌 자가 소유권을 보유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제3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는 어디까지나 그 등록명의자가 자동차의 소유자가 된다(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0도11771 판결 등 참조).
3) 위 3. 나. 1)항의 인정사실에 앞선 3. 가항과 3. 나. 2)항의 법리를 적용하면, 공소외인과 피고인 내부 사이에 위 자동차의 실질 권리자가 피고인이라 하더라도, 피해자 회사 등 대외 관계에서는 여전히 공소외인에게 99%의 지분권이 있다. 그렇다면 위 자동차는 공소외인과 피고인이 공유하는 것이고, 이는 권리행사방해죄의 객체인 ‘피고인의 물건’이라고 할 수 없다.
4) 실제 피해자 회사도 위 자동차에 관한 공소외인과 피고인 내부 사이의 약정 내용을 몰라 공소외인을 고소하기도 하였다. 또한 비록 피고인의 행위로 피해자 회사에 피해가 발생하여 피고인의 행위를 처벌할 필요성이나 비난가능성이 있고, 피고인에게 피고인의 행위로 피해자 회사의 권리행사를 방해하였다는 측면에서 사실상의 범의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사정으로 권리행사방해죄의 객관적 구성요건이 충족되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
4. 결론
위 부분 공소사실은, 위 자동차가 피고인의 물건이라 할 수 없어 죄가 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