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판시사항】
검사가 공판기일에서는 양형에 관한 의견을 진술하지 않다가 변론이 종결된 후 서면으로 그 의견을 밝히는 이른바 ‘서면 구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여부(소극) / 검사의 서면 구형으로 인하여 피고인의 최후진술 절차에 관한 공판중심주의가 형해화되거나 피고인의 방어권, 변호인의 변호권이 본질적으로 침해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는 경우, 서면 구형을 거쳤다는 이유만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형사소송법은 공판중심주의를 실현하고 이를 통하여 피고인의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하여, 판결은 법률에 다른 규정이 없으면 구두변론을 거쳐서 하여야 하고(제37조 제1항), 공판정에서의 변론은 구두로 하여야 하며(제275조의3), 검사는 공소장에 의하여 공소사실ㆍ죄명 및 적용법조를 낭독하여야 하고(제285조), 피고인은 검사의 모두진술이 끝난 후에 공소사실의 인정 여부를 진술하여야 하며(제286조 제1항), 피고인 신문과 증거조사가 종료한 때에는 검사는 사실과 법률적용에 관하여 의견을 진술하여야 하고(제302조), 재판장은 검사의 의견을 들은 후 피고인과 변호인에게 최종의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도록 하는 등의 규정을 두고 있고(제303조), 이러한 제1심 공판절차에 관한 규정은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항소심의 심판절차에 준용된다(제370조).
피고인 신문과 증거조사를 마친 후 이루어지는 ‘검사의 사실과 법률적용에 관한 의견 진술’의 절차에는 검사가 최종적으로 양형에 관한 의견을 진술하는 것이 포함된다. 이는 검사의 구형이라고 일컬어지는 것으로서 법원에 대하여 검사가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양형을 주장하는 소송행위, 즉 ‘변론’에 해당한다. 따라서 검사의 양형 의견은 형사소송법이 채택하고 있는 공판중심주의와 구두변론주의를 명시한 형사소송법 제37조 제1항, 제275조의3에 따라 원칙적으로 공판정에서 구두로 진술되어야 한다.
한편 형사재판절차에서 피고인은 당사자로서 검사와 대등한 지위에서 자신의 정당한 이익을 방어할 권리를 갖고, 이러한 방어권의 대상이 되는 피고인의 이익에는 사건의 유무죄 등 실체에 관한 사항뿐만 아니라 양형에 관한 사항도 당연히 포함된다. 형사소송법 제303조가 피고인과 변호인의 최종의견 진술의 순서를 검사의 최종의견 진술 이후로 정한 것은 검사가 진술한 모든 최종의견에 대해 피고인과 변호인이 이를 반박하거나 다툴 수 있는 기회를 충실하게 보장하기 위함이다.
검사의 최종의견 진술과 피고인의 최후진술은 형사재판의 마지막 단계에서 사건의 유무죄와 양형에 관한 최종적인 의견을 밝히는 절차이다. 이 절차는 유무죄 등 실체에 관한 심리와 양형에 관한 심리를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지 않은 우리 형사소송절차에서 양형에 관한 심리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으므로, 검사가 양형에 관한 의견을 밝히는 절차에 있어서도 공판중심주의는 실질적인 지배원리로 충실히 기능할 수 있어야 한다.
다만 피고인이 유죄임을 전제로 하는 검사의 구형은 양형에 관한 의견 진술에 불과하여 법원이 그 의견에 구속된다고 할 수 없고, 판결내용 자체가 아니고 공판기일의 통지, 재판의 공개 등 소송절차가 법령에 위반되었음에 지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로 인하여 피고인의 방어권, 변호인의 변호권이 본질적으로 침해되고 판결의 정당성마저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여지는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는 한, 그것 자체만으로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라고 할 수 없다.
검사가 공판기일에서는 양형에 관한 의견을 진술하지 않다가 변론이 종결된 후 서면으로 그 의견을 밝히는 이른바 ‘서면 구형’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검사가 양형 의견을 서면으로 제출한 경위, 시기 및 방법, 그 의견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근거, 피고인이 행사할 수 있는 방어권의 기회 및 내용 등에 비추어 그 서면 구형으로 인하여 피고인의 최후진술 절차에 관한 공판중심주의가 형해화되거나 피고인의 방어권, 변호인의 변호권이 본질적으로 침해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는 한, 서면 구형을 거쳤다는 이유만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는 볼 수 없다.
【참조조문】
형사소송법 제37조 제1항, 제275조 제1항, 제275조의3, 제285조, 제286조 제1항, 제302조, 제303조, 제370조
【참조판례】
대법원 1985. 7. 23. 선고 85도1003 판결(공1985, 1218), 대법원 2001. 11. 30. 선고 2001도5225 판결(공2002상, 241), 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4도659 판결, 대법원 2005. 5. 26. 선고 2004도1925 판결(공2005하, 1085)
【전문】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이병조
【원심판결】
수원지법 2025. 6. 11. 선고 2024노5228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서면 구형에 관한 소송절차의 법령 위반 주장에 대하여
가. 형사소송법은 공판중심주의를 실현하고 이를 통하여 피고인의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하여, 판결은 법률에 다른 규정이 없으면 구두변론을 거쳐서 하여야 하고(제37조 제1항), 공판정에서의 변론은 구두로 하여야 하며(제275조의3), 검사는 공소장에 의하여 공소사실ㆍ죄명 및 적용법조를 낭독하여야 하고(제285조), 피고인은 검사의 모두진술이 끝난 후에 공소사실의 인정 여부를 진술하여야 하며(제286조 제1항), 피고인 신문과 증거조사가 종료한 때에는 검사는 사실과 법률적용에 관하여 의견을 진술하여야 하고(제302조), 재판장은 검사의 의견을 들은 후 피고인과 변호인에게 최종의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도록 하는 등의 규정을 두고 있고(제303조), 이러한 제1심 공판절차에 관한 규정은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항소심의 심판절차에 준용된다(제370조 ).
피고인 신문과 증거조사를 마친 후 이루어지는 ‘검사의 사실과 법률적용에 관한 의견 진술’의 절차에는 검사가 최종적으로 양형에 관한 의견을 진술하는 것이 포함된다. 이는 검사의 구형이라고 일컬어지는 것으로서 법원에 대하여 검사가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양형을 주장하는 소송행위, 즉 ‘변론’에 해당한다. 따라서 검사의 양형 의견은 형사소송법이 채택하고 있는 공판중심주의와 구두변론주의를 명시한 형사소송법 제37조 제1항, 제275조의3에 따라 원칙적으로 공판정에서 구두로 진술되어야 한다.
한편 형사재판절차에서 피고인은 당사자로서 검사와 대등한 지위에서 자신의 정당한 이익을 방어할 권리를 갖고, 이러한 방어권의 대상이 되는 피고인의 이익에는 사건의 유무죄 등 실체에 관한 사항뿐만 아니라 양형에 관한 사항도 당연히 포함된다. 형사소송법 제303조가 피고인과 변호인의 최종의견 진술의 순서를 검사의 최종의견 진술 이후로 정한 것은 검사가 진술한 모든 최종의견에 대해 피고인과 변호인이 이를 반박하거나 다툴 수 있는 기회를 충실하게 보장하기 위함이다.
검사의 최종의견 진술과 피고인의 최후진술은 형사재판의 마지막 단계에서 사건의 유무죄와 양형에 관한 최종적인 의견을 밝히는 절차이다. 이 절차는 유무죄 등 실체에 관한 심리와 양형에 관한 심리를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지 않은 우리 형사소송절차에서 양형에 관한 심리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으므로, 검사가 양형에 관한 의견을 밝히는 절차에 있어서도 공판중심주의는 실질적인 지배원리로 충실히 기능할 수 있어야 한다.
나. 다만 피고인이 유죄임을 전제로 하는 검사의 구형은 양형에 관한 의견 진술에 불과하여 법원이 그 의견에 구속된다고 할 수 없고(대법원 2001. 11. 30. 선고 2001도5225 판결, 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4도659 판결 등 참조), 판결내용 자체가 아니고 공판기일의 통지, 재판의 공개 등 소송절차가 법령에 위반되었음에 지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로 인하여 피고인의 방어권, 변호인의 변호권이 본질적으로 침해되고 판결의 정당성마저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여지는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는 한, 그것 자체만으로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85. 7. 23. 선고 85도1003 판결, 대법원 2005. 5. 26. 선고 2004도1925 판결 등 참조).
검사가 공판기일에서는 양형에 관한 의견을 진술하지 않다가 변론이 종결된 후 서면으로 그 의견을 밝히는 이른바 ‘서면 구형’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검사가 양형 의견을 서면으로 제출한 경위, 시기 및 방법, 그 의견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근거, 피고인이 행사할 수 있는 방어권의 기회 및 내용 등에 비추어 그 서면 구형으로 인하여 피고인의 최후진술 절차에 관한 공판중심주의가 형해화되거나 피고인의 방어권, 변호인의 변호권이 본질적으로 침해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는 한, 서면 구형을 거쳤다는 이유만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는 볼 수 없다.
다. 기록에 의하면, 검사는 공시송달로 피고인의 출석 없이 진행된 제1심의 제6회 공판기일에서 피고인에 대한 사기의 공소사실에 대해 징역 2년의 양형 의견을 진술하였고, 제1심법원은 피고인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한 사실(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검사가 징역 2년의 양형 의견을 밝혔으나 무죄가 선고되었다), 이후 제1심판결 중 사기 부분에 대한 피고인의 상소권회복청구가 받아들여져 진행된 원심에서, 검사는 제3회 공판기일에 최종의견을 ‘서면으로 제출하겠다.’고 진술한 다음 일주일 뒤 원심법원에 징역 2년을 구하는 내용만이 기재된 ‘구형 의견서’를 제출한 사실, 원심법원은 판사의 경질을 이유로 변론을 재개한 후 제4회 공판기일에 공판절차를 갱신하여 검사의 ‘종전 변론을 원용하겠다.’는 진술을 듣고, 피고인 및 변호인에게 최후진술의 기회를 부여하는 절차를 거쳐 변론을 종결하였고, 제5회 공판기일에 판결을 선고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검사가 서면으로 밝힌 양형 의견은 제1심에서 진술된 양형 의견이나 제1심판결의 선고 형량과 다르지 아니하였고, 피고인 및 변호인으로서는 소송기록과 원심의 공판 진행 과정을 통해 검사의 양형 의견을 예측하거나 알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제3회 공판기일 이후 검사가 서면으로 밝힌 양형 의견에 대해 제4회 공판기일에 구체적으로 반박하거나 다툴 수도 있었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원심이 검사의 서면 구형을 거쳐 판결을 선고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공판중심주의가 형해화되는 정도에 이르렀다거나 피고인의 방어권, 변호인의 변호권이 본질적으로 침해되었다고는 볼 수 없다.
2. 나머지 상고이유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에 대한 사기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사기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그리고 기록을 살펴보아도 수사절차 및 원심의 소송절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잘못이 없다.
원심판결에 전문법칙 위반의 위법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은 피고인이 이를 항소이유로 삼거나 원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은 바가 없는 것을 상고심에 이르러 비로소 주장하는 것으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3. 결론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