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권이전등기
【판시사항】
구 임대주택법 제18조의 규정 취지 / 구 임대주택법 제18조 제1항의 법적 성질(=단속규정) 및 이를 위반한 법률행위가 당연 무효인지 여부(소극) / 당사자가 통정하여 위와 같은 단속규정을 위반하는 법률행위를 한 경우,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적극)
【참조조문】
구 임대주택법(2015. 8. 28. 법률 제13499호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으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현행 삭제), 민법 제103조, 제105조
【참조판례】
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6다49796 판결, 대법원 2024. 7. 25. 선고 2022다204333 판결(공2024하, 1463)
【전문】
【원고, 상고인】
원고 1 외 2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감동으로 담당변호사 장정희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저축은행 외 8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케이알 담당변호사 이창근 외 2인)
【원심판결】
광주고법 2025. 2. 13. 선고 2023나26034, 2604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주식회사 △△건설(이하 ‘소외 회사’이라 한다)은 주식회사 우리은행(이하 ‘우리은행’이라 한다)으로부터 주택도시기금 융자금을 대출받아 임대의무기간 5년의 공공건설임대주택인 이 사건 아파트를 건설하였다. 원고들은 소외 회사로부터 이 사건 아파트 중 해당 세대를 임차하였다.
나. 소외 회사는 2014. 12. 29.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하여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치고, 구 임대주택법(2015. 8. 28. 법률 제13499호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으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8조 제2항에 따라 ‘분양전환 이전까지 주택도시기금을 위한 제한물권 설정을 제외하고는 임차인의 동의 없이 제한물권의 설정 등을 할 수 없음’을 나타내는 금지사항 부기등기(이하 ‘선행 부기등기’라 한다)를 마쳤다. 같은 날 소외 회사는 주택도시기금 대출금 165억 300만 원을 담보하기 위하여 각 세대별로 근저당권자 우리은행, 채무자 소외 회사, 채권최고액 9,000만 원 또는 9,120만 원의 근저당권(이하 ‘기존 근저당권’이라 한다) 설정등기를 마쳤다. 이는 선행 부기등기에서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주택도시기금을 위한 제한물권 설정’에 해당하였다.
다. 원심공동피고 유한회사 □□□(이하 ‘원심공동피고’이라 한다)은 2019. 11. 12. 소외 회사로부터 임대사업자 지위 승계를 전제로 이 사건 아파트 전 세대를 매수하고, 2019. 12. 27. 소유권이전등기(이하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라 한다)를 마쳤다.
라. 한편 원심공동피고는 2019. 12. 9. 피고들로 이루어진 대주단과의 사이에 이 사건 아파트를 담보로 합계 175억 원을 대출받기로 약정하고(이하 ‘이 사건 대출’이라 한다), 같은 날 이 사건 아파트 각 세대에 관한 근저당권 설정계약을 체결하였다. 그 후 2019. 12. 27.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지기 직전에 이 사건 대출금을 재원으로 소외 회사의 우리은행에 대한 대출금 채무가 상환되고 선행 부기등기와 기존 근저당권 설정등기가 말소되었으며,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직후에는 이 사건 아파트 각 세대에 관하여 피고들을 근저당권자로 하는 채권최고액 1억 500만 원 내외의 근저당권(이하 ‘이 사건 근저당권’이라 한다) 설정등기와 새로운 금지사항 부기등기가 순차로 마쳐졌다.
마. 이 사건 아파트의 임대의무기간이 2019. 12. 31. 만료되자 원심공동피고는 2020. 7. 9. 분양전환 승인신청을 하여 2020. 8. 7. 분양전환 승인처분을 받았다.
바. 원고들은 2020. 2.경부터 원심공동피고에 우선 분양전환 신청서를 제출하여 분양전환을 요구하였으나, 원심공동피고는 원고들에게 분양전환 신청자격이 없음을 이유로 분양전환을 거부하였다.
사. 2021. 3.경 원고들이 임차한 각 세대에 관하여 이 사건 근저당권에 기한 임의경매가 개시되었다.
아. 원고들은 2021. 5. 14. 원심공동피고를 상대로 해당 세대에 관하여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피고들을 상대로 원심공동피고를 대위하여 이 사건 근저당권 설정등기의 말소를 각각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제1심에서 원고들의 원심공동피고에 대한 각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이 선고되었고, 이에 대한 원심공동피고의 항소가 기각됨으로써 해당 부분 판결은 분리 확정되었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선행 부기등기 말소가 적법하고, 피고들의 구 임대주택법 제18조 잠탈 의도를 인정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이 사건 근저당권 설정이 반사회적 법률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관련 법리
구 임대주택법 제18조는 제1항에서 ‘임대사업자는 임차인이 동의하지 않는 한 임대주택에 관하여 분양전환 이전까지 담보물권을 설정하는 행위 등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임대사업자는 소유권보존등기 신청과 동시에 임대주택에 관하여 분양전환 이전까지 제한물권의 설정이나 압류ㆍ가압류ㆍ가처분 등을 할 수 없는 재산임을 부기등기 신청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또한 제3항에서 ‘이미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 후 임대 중인 임대주택의 임대사업자는 제2항과 동일한 내용의 등기를 신청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4항에서 ‘제2항에 따른 부기등기일 후에 해당 임대주택에 제한물권을 설정하거나 압류ㆍ가압류ㆍ가처분 등을 하면 그 효력이 없다.’고 규정한다. 이러한 규정의 취지는, 임차인이 장차 분양전환에 의하여 유효한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임대사업자의 임대주택에 관한 저당권 설정 등 일정한 처분행위를 금지하되 이와 같은 처분 제한으로 말미암아 제3자가 불측의 손실을 입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일정한 금지사항의 취지에 관한 부기등기를 하도록 하고, 이러한 부기등기 이후에는 처분금지의 대상이 되는 담보권 설정 등을 원인으로 한 등기나 압류ㆍ가압류ㆍ가처분 등의 효력을 부정함으로써 임대사업자의 채권자들에 우선하여 임차인을 보호하려는 데에 있다(대법원 2024. 7. 25. 선고 2022다204333 판결 등 참조).
한편 구 임대주택법 제18조의 규정 체계와 문언에 비추어 볼 때 그중 제1항 규정은 단속규정에 불과할 뿐 효력규정이라 할 수 없어 당사자가 이를 위반하는 법률행위를 하였더라도 그 법률행위가 당연히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6다49796 판결 등 참조). 그러나 당사자가 통정하여 위와 같은 단속규정을 위반하는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나. 구체적 판단
1)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공동피고와 피고들이 통정하여 단속규정인 구 임대주택법 제18조 제1항을 위반하는 이 사건 근저당권 설정행위를 하였다고 볼 여지가 크다.
가) 기존 근저당권은 ‘주택도시기금을 위한 제한물권’으로서 구 임대주택법 제18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설정이 금지된 담보물권에 해당하지 않지만 이 사건 근저당권은 위 규정에서 설정을 금지하는 담보물권에 해당한다. 나아가 원심공동피고가 이 사건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이 사건 대출을 받음으로써 원고들의 우선 분양전환권이 침해될 위험이 증가하였으며, 피고들로서도 이를 충분히 인식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주택도시기금 융자금의 경우에는 이자 연체가 일정 기간을 초과하면 구 임대주택법상 ‘부도 등’에 해당하는데[제2조 제7호 (나)목, 제21조 제2항], 그 경우 임대의무기간 경과 전이라도 임차인의 분양전환 신청이 가능하고(제21조 제2항), 임대주택 매각 제한(제16조 제4항), 부도임대주택 등에 대한 경매제한(제21조의2), 부도임대주택 등의 경매에 관한 특례(제22조) 등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특별규정이 적용된다. 그러나 이 사건 대출과 같은 일반 금융기관 대출의 경우에는 이러한 특별규정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원리금 연체 시 임대주택에 관한 경매 실행의 위험을 임차인이 고스란히 부담하게 된다.
(2) 구 임대주택법 제5조 제2항은 ‘임대주택의 건설에 사용되는 주택도시기금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장기저리(長期低利)로 융자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실제로 기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인 주택도시기금 대출채권은 대출기간 만료일이 2042. 11. 30.이었고 이자도 연 2%였다. 반면 저축은행인 피고들의 원심공동피고에 대한 이 사건 대출채권은 만기가 대출약정금 인출일로부터 12개월까지인 데다가 이자도 연 5%이다.
(3) 기존 근저당권에 비하여 이 사건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과 피담보채권액도 증가하였다. 이는 임대사업자가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경우에 우선 분양전환 대상자인 임차인들이 임대주택에 관하여 제한물권 없는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기 위해 변제하여야 하는 금액이 증가하였음을 의미한다.
나)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근저당권을 설정함으로써 구 임대주택법 제18조 제1항을 위반한다는 점에 관하여 원심공동피고와 피고들 사이에 양해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들이 내부적으로 작성한 대출 품의서나 심사서에는 이 사건 대출의 조건으로 공공건설임대주택인 이 사건 아파트를 담보로 제공받는다는 점과 이에 관하여 경매가 실행될 경우의 회수예상가액 등이 상세히 기재되어 있다. 이 사건 대출약정에도 원심공동피고가 이 사건 대출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이 사건 근저당권 설정의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정해져 있다.
(2) 임대주택에 관한 담보 설정은 금지사항 부기등기의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그 자체로 구 임대주택법 제18조 제1항 위반에 해당한다. 더욱이 이 사건 대출약정 및 이 사건 근저당권 설정계약 당시 이 사건 아파트의 각 호실에는 선행 부기등기가 마쳐져 있었고, 이를 통하여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제한물권 설정 금지가 공시되었다.
(3) 이 사건 대출의 주간사인 ◇◇◇증권의 투자안내자료나 피고들의 내부결재문서에 따르면, 피고들은 이 사건 아파트가 분양전환 예정인 임대주택으로서 분양전환 시점이 2019. 12. 29. 이후라는 점, 원심공동피고가 소외 회사의 임대사업자 지위를 승계한다는 점 등도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다) 피고들은 다음과 같이 구 임대주택법 제18조 제3항을 위반한 원심공동피고의 금지사항 부기등기 지체를 양해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로써 초래된 금지사항 부기등기 공백 상태를 이용하여 이 사건 근저당권 설정등기를 신청하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협력하였다.
(1) 구 임대주택법 제18조 제3항에 따르면, 임대주택을 매수한 임대사업자는 자기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주등기로 하는 금지사항 부기등기를 신청할 의무가 있으며, 그 소유권이전등기와 금지사항 부기등기를 동시에 신청해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이 사건 근저당권 설정등기 이후에 제정된 것이기는 하나, 부동산등기선례 제202101-06호 및 제202307-1호 등도 같은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
(2) 그런데 원심공동피고는 의도적으로 금지사항 부기등기를 지체함으로써 소유권이전등기와 금지사항 부기등기 사이에 시간적 간격을 만들었고, 그 사이에 이 사건 근저당권 설정등기가 마쳐졌다. 만일 원심공동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와 금지사항 부기등기가 동시에 신청되었더라면 이 사건 근저당권 설정등기는 불가능하였을 것이다.
(3) 근저당권 설정등기는 등기권리자인 근저당권자와 등기의무자인 근저당권설정자가 공동으로 신청하여야 하는데(부동산등기법 제23조 제1항), 원심공동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와 금지사항 부기등기 사이의 시간적 간격이 매우 짧았음에도 그 사이에 원심공동피고와 피고들이 이 사건 근저당권 설정등기를 공동으로 신청하였다면 그 과정에서 쌍방이 적극적으로 협력하였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라) 다음과 같은 구 임대주택법의 보호법익과 그 규정을 위반한 행위의 중대성, 임차인들에게 미치는 영향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 사건 근저당권 설정행위의 반사회성은 현저하다.
(1) 구 임대주택법은 경제적 취약 계층의 주거생활 안정을 목적으로 하고, 그중에서도 특히 우선 분양제도는 공공의 재원이 투입된 임대주택을 임차인이 우선적으로 분양받아 주거를 마련할 기회를 보장한다는 면에서 보호법익의 공익적 성격이 강하다(대법원 2021. 9. 30. 선고 2016다252560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구 임대주택법 제41조 제4항 제4호는 구 임대주택법 제18조 제1항 위반 행위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규정함으로써, 임대사업자가 임대주택에 관하여 분양전환 이전에 임차인 동의 없이 담보물권을 설정하여 임차인의 우선 분양전환권을 침해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2) 앞서 본 것처럼, 기존 근저당권이 말소되고 이 사건 근저당권이 설정됨으로써 분양전환에 따른 임차인들의 임대주택 소유권 취득에 관한 위험이 증가하였다. 특히 이 사건의 경우 선행 부기등기가 존재하였으므로 임차인들로서는 선행 부기등기에 관한 신뢰를 기초로 우선 분양전환을 기대하며 임대차계약 또는 갱신 등을 결정하였을 가능성이 큰데, 이러한 신뢰와 기대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
(3) 실제로 이 사건에서는 위와 같은 위험이 구체화되어 이 사건 근저당권에 기한 임의경매가 개시되기에 이르렀다.
2)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근저당권 설정이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는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구 임대주택법 제18조 제1항 위반 행위의 유효성 판단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결론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