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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감염병의예방및관리에관한법률위반

[대법원 2026. 2. 12. 선고 2025도11065 판결]

【판시사항】


행정청이 전문적인 위험 예측에 관한 판단에 기초하여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여러 종류의 조치 중에서 필요한 조치를 선택한 데에 비례의 원칙 위반 등 재량권 일탈ㆍ남용의 위법이 있는지를 판단할 때 고려하여야 할 사항

【참조조문】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제2호, 제80조 제7호

【참조판례】

대법원 2024. 7. 18. 선고 2022두43528 전원합의체 판결(공2024하, 1344)


【전문】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여는 담당변호사 강민희 외 2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25. 6. 26. 선고 2024노378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이라 한다) 위반 부분에 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집시법 위반 부분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이를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2.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감염병예방법’이라 한다) 위반 부분에 대하여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1) 서울특별시장의 집회 금지 조치 등
서울특별시장은 코로나19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2021. 8. 6. 서울특별시고시 제2021-437호로 2021. 7. 12. 00시부터 2021. 8. 22. 24시까지 서울 전 지역에서 개최되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집회 금지 조치를, 2021. 8. 20. 서울특별시고시 제2021-463호로 2021. 7. 12. 00시부터 2021. 9. 5. 24시까지 서울 전 지역에서 개최되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집회 금지 조치를 하였다(이하 위 각 고시를 통틀어 ‘이 사건 각 고시’라 한다).
보건복지부장관, 시ㆍ도지사 또는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은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흥행, 집회, 제례 또는 그 밖의 여러 사람의 집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조치를 할 수 있고, 누구든지 위와 같은 조치를 위반하여서는 아니 된다.
2) 2021. 8. 9. 자 집회 관련 감염병예방법 위반
피고인은 2021. 8. 9. 15:30경부터 같은 날 15:40경까지 서울 중구 (상세주소 1 생략)에 있는 ○○신문사 앞 노상에서, △△노총 (명칭 생략)노동조합(이하 ‘□□□노조’라 한다) 조합원 등 참가자들 약 60명과 함께 ‘(기관명 생략) 고객센터 직접고용’이라고 새겨진 티셔츠 또는 ‘고용안정 처우개선 보장하라.’라고 기재된 몸피켓을 착용한 상태로 (기관명 생략) 고객센터 직원을 직접 고용하라는 취지의 구호를 제창하는 등 옥외집회에 참가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서울특별시장의 집회 금지 조치를 위반하였다.
3) 2021. 9. 3. 자 집회 관련 감염병예방법 위반
피고인은 2021. 9. 3. 14:08경부터 서울 중구 (이하 생략)에 있는 ○○신문사 앞에서부터 같은 날 14:54경 서울 종로구 (상세주소 2 생략) (기관명 생략) 종로지사 앞까지 ‘직영화 쟁취’라고 적힌 빨간색 띠를 머리에 두르고 ‘(기관명 생략) 고객센터 직접고용’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노조 조합원 등 참가자들 약 49명과 함께 줄을 지어 인도를 따라 도보로 행진하고, 같은 날 15:00경부터 같은 날 15:13경까지 위 (기관명 생략) 종로지사 앞 인도에서 연좌한 참가자들을 상대로 직접고용을 위해 투쟁하자는 취지로 발언을 하고, "우리가 옳다. 직접 고용 쟁취하자. 가자 청와대로. 문재인이 책임져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참가자들의 제창을 유도하는 등 옥외집회 또는 시위에 참가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서울특별시장의 집회 금지 조치를 위반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각 고시가 비례의 원칙 및 평등 원칙을 위반하여 위법하므로, 피고인이 이와 같은 위법한 고시에 따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감염병예방법 제80조 제7호 위반죄가 성립할 수 없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로 판단하였다.
 
다.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1) 관련 법리
행정청이 전문적인 위험 예측에 관한 판단에 기초하여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여러 종류의 조치 중에서 필요한 조치를 선택한 데에 비례의 원칙 위반 등 재량권 일탈ㆍ남용의 위법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감염병의 특성과 확산 추이, 예방 백신이나 치료제의 개발 여부, 예방 조치를 통해 제한 또는 금지되는 행위로 인한 감염병의 전파가능성 등 객관적 사정을 기초로, 해당 예방 조치가 행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효과적이고 적절한 수단인지, 그러한 행정목적을 달성하는 데 해당 예방 조치보다 상대방의 권리나 이익이 덜 제한되도록 하는 합리적인 대안은 없는지, 행정청이 해당 예방 조치를 선택함에 있어서 다양한 공익과 사익의 요소들을 고려하였는지, 나아가 예방 조치를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과 이에 따라 제한될 상대방의 권리나 이익이 정당하고 객관적으로 비교ㆍ형량 되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7. 18. 선고 2022두4352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 및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를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각 고시가 비례의 원칙 및 평등 원칙을 위반하여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
가) 이 사건 각 고시는 밀폐, 밀접, 밀집된 상황에서 비말에 의한 전파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여 공공의 건강과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인바, 코로나19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방법으로 서울 전 지역에서 개최되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의 금지를 선택한 것은 위와 같은 행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유효ㆍ적절한 수단이 된다.
나) 나아가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당시 서울특별시 주민 등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을 달성하는 데 이 사건 각 고시보다 덜 침해적이지만 동일하게 효과적인 수단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1) 이 사건 각 고시의 위법성을 판단함에 있어, 단순히 여러 상황을 사후적ㆍ회고적인 시각으로 판단하여, 처분 당시에 기대할 수 있었던 최선의 조치 또는 해당 처분보다 덜 침해적이면서도 행정목적을 유사하게 달성할 수 있는 대안이 있었을 것이라 하여 가벼이 이를 기준으로 처분의 위법성을 판단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24. 7. 18. 선고 2022두4352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 각 고시 무렵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폭증함에 따라 서울특별시를 포함한 수도권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었고, 1인 시위를 제외한 집회 금지, 일정 인원 이상의 사적 모임 및 대면 행사 금지 등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여러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3) 집회는 다수인이 밀집하여 구호를 외치고 참가자들끼리 대화를 나누거나 음료 등을 함께 섭취할 가능성이 있어 비말의 전파로 인한 감염병 확산의 위험이 있다. 또한 허용된 집회 참가자가 아닌 주변인들이 합류해 집회의 규모가 커지는 등 예정되지 않은 방법과 내용으로 집회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고,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이 집회에 참가할 경우 그 주변의 참가자들뿐만 아니라 집회 현장을 통행하거나 근거리에서 집회를 지켜본 제3자의 감염을 유발하는 등 전국적인 방역 위기를 초래할 위험성도 있다. 서울특별시는 인구 밀집의 정도가 다른 도시에 비해 높을 뿐 아니라 유동인구가 가장 많고 다른 지역과의 인적 교류 또한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곳이므로, 코로나19 확산의 방지를 위한 방역조치의 필요성이 더욱 크다.
(4) 위와 같은 사정에 더하여 감염병의 확산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 감염 경로를 파악하고 예측하는 것이 쉽지 않고, 불특정 다수가 급속히 감염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발생 초기에 그 차단과 예방을 위한 선제적이고 강력한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헌법재판소 2024. 4. 25. 선고 2020헌마1028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는 점까지 고려하면, 당시 이 사건 각 고시보다 덜 침해적이지만 동일하게 효과적인 수단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다) 이 사건 각 고시로 인하여 피고인의 집회의 자유가 상당한 정도로 제한되는 것은 사실이나,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고시로 제한되는 피고인의 집회의 자유가 이를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보다 중하다고 보기 어렵다.
(1) 이 사건 각 고시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은, 일부 개인들의 법익 보호가 아니라, 국민 전체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에 대한 위협으로부터 공동체 구성원을 보호하는 것이다. 생명과 신체의 안전은 매우 중요한 법익이고, 코로나19는 이에 대한 직접적이고도 심각한 위협이다.
(2) 코로나19의 강력한 감염성은 사회적ㆍ경제적 측면에서도 막대한 손해를 초래할 수 있고, 이러한 간접적, 잠재적, 확산적 위험까지 비교ㆍ형량에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3) 이 사건 각 고시는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것으로서 향후 감염병의 새로운 추세를 고려하여 관련 조치를 변경할 수 있도록 시한을 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과학적 불확실성이 높고 질병과 관련한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팬데믹 상황의 특수성도 고려되어야 한다.
라) 종교시설, 대형 유통시설 등의 경우 일반적으로 특정 장소 내에서만 활동이 이루어지므로 방역수칙 준수 여부의 관리ㆍ감독이 비교적 용이하다. 반면 집회의 경우 다수인이 개방된 장소에 모여서 진행하게 되어 출입자 명부를 작성ㆍ관리하기가 용이하지 않고, 행진이 이뤄지는 경우도 많아 참가자의 인적 사항이나 이동 현황을 파악하기 어렵다. 이로 인하여 방역 수칙 준수 여부에 대한 감독이나 역학조사 및 후속 방역대책 마련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위와 같은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각 고시가 피고인과 같은 집회 참가자를 다른 실내 활동 참가자에 비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 취급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각 고시가 평등 원칙에 위반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3)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다른 전제에서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비례의 원칙, 평등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원심판결 중 감염병예방법 위반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검사의 나머지 상고는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오석준(재판장) 이흥구 노경필 이숙연(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