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계공무집행방해
【판시사항】
[1]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에 따라 범죄 수사를 위하여 이루어진 임의동행의 적법성이 인정되는 경우 / 피의자가 동행을 거부하는 의사를 표시했음에도 경찰관들이 피의자를 강제로 연행한 상태에서 마약 투약 혐의를 확인하기 위한 채뇨가 이루어진 경우, 위법한 채뇨 요구로 보아야 하는지 여부(적극) / 임의동행에서 임의성에 관하여 판단하는 기준
[2] 공무집행방해죄의 전제인 ‘공무집행의 적법성’ 요건 및 이를 판단하는 기준
[3] 필로폰 소지 현행범인으로 체포된 甲과 함께 호텔에 투숙했던 피고인이 경찰관의 임의동행 요청으로 투숙했던 호실로 이동하여 양손에 수갑이 채워진 채 신체 수색을 받고 마약류 투약 여부 확인을 위한 소변검사 요구를 거부하다가 甲의 필로폰 투약 범행 방조 혐의 등으로 긴급체포되어 경찰서 유치장으로 호송된 후, 경찰관의 소변제출을 요구받고 지속적으로 거부하다가 다른 수감자의 소변을 자신의 소변인 것처럼 속여 경찰관에게 제출한 행위에 대하여 위계공무집행방해 공소사실로 기소된 사안에서, 위법한 체포상태에서 이루어진 경찰관의 채뇨 요구는 위법하고, 적법한 직무집행임을 전제로 한 위계공무집행방해죄는 성립하지 않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
[2] 형법 제136조 제1항
[3] 형법 제136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
【참조판례】
[1] 대법원 2006. 7. 6. 선고 2005도6810 판결(공2006하, 1572), 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4도8404 판결(공2006하, 2123), 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4도10518 판결 / [2] 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18도2993 판결(공2021하, 2211)
【전문】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유스트 담당변호사 배창원
【원심판결】
서울동부지법 2025. 11. 14. 선고 2025노131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은 "수사에 관하여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사를 할 수 있다. 다만 강제처분은 이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며, 필요한 최소한도의 범위 안에서만 하여야 한다."라고 정하여 임의수사의 원칙을 밝히고 있다. 수사관이 수사과정에서 당사자의 동의를 받는 형식으로 피의자를 수사관서 등에 동행하는 것은 그 신체의 자유가 영장에 의하지 아니하고 현실적으로 제한되어 실질적으로 체포와 유사한 상태에 놓이게 됨에도, 사실상 강제성을 띤 동행을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제도적으로는 물론 현실적으로도 임의성이 보장되지 아니할 우려가 적지 아니하다. 따라서 수사관이 동행에 앞서 피의자에게 동행을 거부할 수 있음을 알려 주었거나 동행한 피의자가 언제든지 자유로이 동행과정에서 이탈 또는 동행 장소에서 퇴거할 수 있었음이 인정되는 등 오로지 피의자의 자발적인 의사에 의하여 수사관서 등에의 동행이 이루어졌음이 객관적인 사정에 의하여 명백하게 입증된 경우에 한하여 그 적법성이 인정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06. 7. 6. 선고 2005도6810 판결 등 참조). 나아가 피의자가 동행을 거부하는 의사를 표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경찰관들이 영장에 의하지 아니하고 피의자를 강제로 연행한 행위는 수사상의 강제처분에 관한 형사소송법상의 절차를 무시한 채 이루어진 것으로 위법한 체포에 해당하고, 이와 같이 위법한 체포상태에서 마약 투약 혐의를 확인하기 위한 채뇨 요구가 이루어진 경우, 채뇨 요구를 위한 위법한 체포와 그에 이은 채뇨 요구는 마약 투약이라는 범죄행위에 대한 증거 수집을 위하여 연속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개별적으로 그 적법 여부를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아니하므로 그 일련의 과정을 전체적으로 보아 위법한 채뇨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4도8404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위와 같은 임의동행에서의 임의성에 관한 판단은 동행의 시간과 장소, 동행의 방법과 동행거부의사의 유무, 동행 이후의 조사방법과 퇴거의사의 유무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객관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4도10518 판결 등 참조).
공무집행방해죄는 공무원의 적법한 공무집행이 전제되어야 하고, 공무집행이 적법하기 위해서는 그 행위가 공무원의 추상적 직무 권한에 속할 뿐만 아니라 구체적으로 그 권한 내에 있어야 하며, 직무행위로서 중요한 방식을 갖추어야 한다. 추상적인 권한에 속하는 공무원의 어떠한 공무집행이 적법한지는 행위 당시의 구체적 상황에 기초를 두고 객관적ㆍ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하고, 사후적으로 순수한 객관적 기준에서 판단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18도2993 판결 등 참조).
2.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인은 2024. 6. 12. 23:00경 공소외 1과 의정부시 (이하 생략)에 있는 (상호 생략)호텔(이하 ‘이 사건 호텔’이라고 한다) 별관 205호(이하 ‘205호’라고 한다)에 투숙하였다.
나. 공소외 2는 2024. 6. 13. 00:59경 이 사건 호텔 205호에 찾아가 비닐팩 2개에 들어있는 필로폰 약 5.75g을 탁자에 올려두고 퇴실하였다.
다. 공소외 1은 2024. 6. 13. 01:30경 이 사건 호텔 205호에서 공소외 2로부터 제공받은 필로폰 중 약 0.05g을 투약하고, 남은 필로폰 약 5.7g을 가방 안에 넣어두었다.
라. 서울송파경찰서 경찰관들은 2024. 6. 13. 02:03경 의정부시 둔야로 5 한촌설렁탕 식당 안에서 공소외 2를 체포영장에 의하여 체포하고, 신체 등을 수색하여 필로폰, 엑스터시 등 마약류를 압수하였다.
마. 공소외 2는 경찰관들에게 ‘이 사건 호텔을 방문했고, 205호에 공소외 1 형이 있고, 한 명은 처음 보는 사람이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바. 경찰관들은 2024. 6. 13. 03:00경 이 사건 호텔로 이동하였고, 2024. 6. 13. 03:04경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에서 내리면서 이 사건 호텔 205호에서 퇴실하여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피고인과 공소외 1을 만났다.
사. 경찰관들은 피고인과 공소외 1에게 소속과 신분을 밝히고, 이 사건 호텔 205호로 이동할 것으로 요청하였고 피고인과 공소외 1은 경찰관들과 이 사건 호텔 205호로 이동하였다.
아. 이 사건 호텔 205호로 이동한 경찰관들은 공소외 1의 가방에서 필로폰으로 추정되는 백색결정체, 주사기 등을 확인하였고, 공소외 1은 그 백색결정체가 필로폰이라고 진술하였다.
자. 경찰관들은 2024. 6. 13. 03:13경 이 사건 호텔 205호에서 공소외 1을 필로폰 소지의 현행범인으로 체포하여 이 사건 호텔 205호 밖으로 호송하였다.
차. 이후 이 사건 호텔 205호 내에 남아 있던 피고인이 주머니에서 손을 빼지 않고 주먹을 펴지 않는 등 모습을 보이자, 경찰관들은 피고인의 양팔을 붙잡거나 양손에 수갑을 채워 피고인의 주머니, 주먹 등을 수색하였으나 마약류 등이 발견되지 아니하였다.
카. 이후 경찰관들은 이 사건 호텔 205호 내에서 피고인에게 지속적으로 마약류 투약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소변검사 등을 요구하며 음성이 나올 시 귀가할 수 있다고 말하였으나, 피고인은 계속 이를 거부하였고, 경찰관들은 2024. 6. 13. 04:10경 피고인을 공소외 2의 필로폰 제공 범행 방조 및 공소외 1의 필로폰 투약 범행 방조 혐의로 긴급체포하였다.
타. 피고인은 2024. 6. 13. 05:00경 서울송파경찰서 유치장으로 호송되었는데, 경찰관들로부터 마약류 검사를 위한 소변제출을 요구받고 지속적으로 이를 거부하다 2024. 6. 14. 09:40경 유치장 내 다른 수감자의 소변을 마치 자신의 소변인 것처럼 속여 경찰관들에게 제출하였으며, 이후 마약류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 2024. 6. 14. 12:05경 석방되었다.
파. 피고인은 긴급체포의 혐의사실 자체가 아니라, 위와 같이 긴급체포된 상태에서 다른 수감자의 소변을 자신의 소변인 것처럼 속인 행위에 대하여 위계공무집행방해 공소사실로 이 사건 공소가 제기되었다.
3. 이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가. 피고인이 2024. 6. 13. 03:04경 경찰관의 동행 요구에 응하여 이 사건 호텔 205호로 이동하였다고 하더라도, 공소외 1이 2024. 6. 13. 03:13경 현행범인으로 체포되어 이 사건 호텔 205호를 나간 이후 경찰관들이 상당 시간에 걸쳐 이 사건 호텔 205호 내에서 피고인의 양손에 수갑을 채워 신체를 수색하고, 거부하는 피고인에게 지속적으로 소변검사를 계속 요구한 행위는 사실상 강제수사로서 위법한 체포와 수색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크고, 그에 뒤따른 피고인에 대한 긴급체포도 위법하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나. 위와 같은 위법한 체포상태에서 마약 투약 여부의 확인을 위한 채뇨 요구가 이루어진 이상, 경찰관들의 채뇨 요구는 위법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다. 경찰관들의 채뇨 요구가 적법한 직무집행임을 전제로 하는 위계공무집행방해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4.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경찰관들의 채뇨 요구가 적법한 직무집행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위계공무집행방해죄에서 직무집행의 적법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5.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