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공직선거법위반
【판시사항】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의 의미 / 미필적 고의의 요건 및 행위자에게 미필적 고의가 있었는지 판단하는 방법 / 미필적 고의의 존재에 대한 증명책임 소재(=검사) 및 유죄를 인정하기 위한 증거의 증명력 정도
【참조조문】
형법 제13조,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
【참조판례】
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4도74 판결(공2004하, 1101), 대법원 2008. 8. 21. 선고 2007도8726 판결, 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6도15470 판결(공2017상, 427)
【전문】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 기상 외 4인
【원심판결】
수원고법 2025. 7. 24. 선고 2025노400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각 공직선거법 위반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1의 나머지 상고 및 피고인 2의 상고를 각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재산 축소신고에 관한 허위사실공표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 부분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공직선거의 후보자가 전년도 12월 31일 현재의 등록재산에 관한 신고서를 관할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할 때, 건물의 경우 부동산가격공시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공시가격 또는 실거래가격 중 높은 금액을 신고하여야 하고 이때 실거래가격은 매매 등에 의한 경우에는 실제 매입액 또는 매도액을 의미한다.
2023. 12. 31. 기준 피고인 1과 배우자 피고인 2가 공동 소유한 서울 서초구 (주소 생략) (아파트명 생략) (동호수 생략)(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의 실거래가격은 공시가격보다 높은 31억 2,000만 원이므로 피고인은 높은 금액인 실거래가격을 기재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 1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기 위하여 재산신고를 하면서 이 사건 아파트 가액을 공시가격인 21억 5,600만 원으로 기재한 공직선거후보자 재산신고서(이하 ‘이 사건 재산신고서’라 한다)를 ○○시△△구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하여 2024. 3. 21.경부터 2024. 4. 10.경까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허위의 재산 내역이 공개되도록 하고, 2024. 3. 27.경 위와 같이 피고인 1 및 피고인 2의 재산이 허위로 기재된 선거공보를 ○○시△△구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하여 2024. 3. 30.경부터 2024. 3. 31.경까지 ○○시 △△구 갑 선거구민에게 위 선거공보 89,153부가 우편 발송되도록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 1은 당선될 목적으로 통신, 선전문서 기타의 방법으로 후보자에게 유리하도록 후보자 및 후보자의 배우자의 재산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1이 공소외 1이 작성한 재산신고서에 대해 아무런 확인이나 검토 없이 그대로 제출되도록 방치하여 자신의 재산상태가 사실과 다르게 공표될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용인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관련 법리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라 함은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을 불확실한 것으로 표상하면서 이를 용인하고 있는 경우를 말하고,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하며, 그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의 여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당해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6도15470 판결 참조). 이와 같은 경우에도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의 주관적 요소인 미필적 고의의 존재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8. 8. 21. 선고 2007도8726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1) 피고인 1의 선거사무소 회계책임자였던 공소외 2는 2024. 2. 21. ○○시△△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개최한 입후보자 안내 설명회에 참석한 다음, 자신의 남편이자 피고인 1 후원회 회계책임자인 공소외 1에게 후보자 재산신고를 포함한 후보자 등록 업무를 맡겼다. 공소외 1은 이 사건 아파트의 실제 매입액이 아니라 공시가격으로 이 사건 재산신고서를 작성하였다. 피고인 1은 이 사건 재산신고서를 확인ㆍ검토하지 아니한 채 공소외 1로 하여금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하도록 하여 공시가격으로 작성된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
(2) 한편 공소외 1은 후보자등록신청개시일 전날인 2024. 3. 20. ○○시△△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이 사건 재산신고서에 대하여 사전점검을 받았는데, 이 사건 아파트 지분 비율의 기재 등에 관하여 수정 요청을 받은 것 외에는 별다른 지적을 받지 않았다.
(3) 피고인 1은 2019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선거 및 2022년 □□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면서 여러 차례 공직선거후보자로서 재산신고를 한 바 있었고, 그 이전인 2010년부터 2014년까지는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재직하면서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재산등록 및 공개의무를 이행한 바 있었다. 그 당시 선거사무소 직원 내지 배우자 등에게 위임하여 재산신고를 하였음에도, 이와 관련하여 문제가 발생한 적은 없었다.
(4) 특히 피고인 1은 2022년 □□도지사 선거에서도 선거사무소 직원에게 위임하여 재산신고서를 작성하도록 하였고, 그 당시 이 사건 아파트의 실거래가격이 아닌 공시가격으로 재산신고가 되었음에도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2022년 □□도지사 선거 이후로 이 사건 재산신고서를 제출할 때까지 피고인 1의 재산관계에 큰 변동도 없었다. 공소외 2는 재산신고 업무를 처음 해보는 공소외 1에게 2022년 □□도지사 선거 당시의 재산신고를 기준으로 이 사건 재산신고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설명하였고, 피고인 1에게도 같은 취지로 보고하였다. 따라서 피고인 1은 이 사건 재산신고서를 확인하지 않고 직원에게 일임하더라도 종전과 마찬가지로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기대하였거나 정상적으로 업무가 처리될 것으로 신뢰하였다고 볼 수 있다.
(5) 이 사건 아파트를 비롯하여 신고대상인 재산 자체는 누락된 것이 없다. 피고인 1에게 그 가액을 축소하여 신고할 만한 마땅한 동기가 발견되지 아니하고, 이 사건 재산신고로 인하여 법령 위반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을 의심하였다고 볼 만한 정황도 없다. 공소외 1이 이 사건 재산신고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게 된 모든 과정을 살펴보아도, 부당한 이익을 취할 의도나 목적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단순한 착오로 인하여 실거래가격이 아닌 공시가격으로 신고된 것으로 보일 뿐이다.
(6) 피고인 1이 선거사무원 등에게 재산신고서 작성 업무를 위임한 채 그 내용을 확인ㆍ검토하지 않은 것은 공직 후보자로서 적절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지만, 이러한 이유만으로 위와 같은 사정들을 배제한 채 선거사무소 직원의 과실이나 착오로 작성된 이 사건 재산신고서로 인하여 허위사실 공표라는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인식하고도 이를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까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인 1에게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의 허위사실공표죄에서 미필적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나.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사실 중 나머지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사실(무죄 부분 및 재산 축소신고에 관한 허위사실공표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 부분 제외)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죄,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의 허위사실공표죄의 성립, 공소권남용, 법률의 착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판단을 누락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상고이유 중 검사의 공소제기가 검찰청법을 위반한 잘못이 있다거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부분에 관한 정당행위 주장은 피고인 1이 항소이유로 삼거나 원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지 않은 내용을 상고심에 이르러 비로소 다투는 것이어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2.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2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죄, 사문서위조죄 및 위조사문서행사죄의 성립, 공소권남용, 법률의 착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판단을 누락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상고이유 중 검사의 공소제기가 검찰청법을 위반한 잘못이 있다거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부분에 관한 정당행위 주장은 피고인 2가 항소이유로 삼거나 원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지 않은 내용을 상고심에 이르러 비로소 다투는 것이어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3. 파기 범위
앞서 본 바와 같이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재산 축소신고에 관한 허위사실공표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 부분은 파기되어야 하는데, 원심은 이 부분과 나머지 공직선거법 위반죄 부분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결국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각 공직선거법 위반죄 부분은 모두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각 공직선거법 위반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 1의 나머지 상고 및 피고인 2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