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상비밀누설
【전문】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항 소 인】
쌍방
【검 사】
김윤정(기소), 공도운(공판)
【변 호 인】
법무법인 우면(피고인 모두를 위하여) (담당변호사 황문섭 외 1인)
【원심판결】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23. 12. 5. 선고 2022고단2763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들은 각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판결 중 제1심공동피고인 3에 대한 부분은 위 공동피고인과 검사가 항소하지 않아 분리ㆍ확정되었으므로 위 부분은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
가. 피고인들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유죄 부분)
가) 피고인 2는 피고인 1에게 공소외 1에 대한 도박방조 사건의 수사기록을 건네주어 살펴보도록 한 사실이 없고, 피고인 1은 자신의 수사 경험을 바탕으로 제1심공동피고인 3에게 개인적인 의견을 말해준 것에 불과하므로 공무상 비밀을 누설한 사실이 없으며 공모관계도 인정되지 않는다.
나) 검사는 제1심공동피고인 3에 대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 사건을 조사하다 우연히 무관정보인 제1심공동피고인 3과 피고인 1 간 통화녹음 파일을 발견한 후 법원의 영장을 받지 아니하고 이를 압수ㆍ수색하였으므로, 통화녹음 파일(휴대전화 포렌식 파일 CD, 디지털포렌식 자료 CD)과 이를 토대로 작성된 녹취서 등은 위법수집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
따라서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관계를 오인하고 관련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양형부당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형(피고인 1: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 피고인 2: 징역 2월, 집행유예 1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1) 사실오인, 법리오해(무죄 부분)
피고인 1과 제1심공동피고인 3의 통화 내용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이 공소외 1의 도박방조 혐의 등과 관련하여 수사 범위 및 방향 등을 상호 협의하여 사건처리 결론을 이미 정해놓은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그 후 피고인 1이 제1심공동피고인 3과 통화하면서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말한 것은 공무상 비밀을 누설한 것에 해당하고, 피고인 2도 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진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본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관계를 오인하고 관련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양형부당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3. 이 사건 공소사실
경기평택지구대 소속 경찰관들은 2019. 7. 9.경 04:34경 도박장 신고에 따른 지령을 받고 평택시 (상세주소 생략)에 들어가 환풍기와 원형 테이블 등이 설치되어 있는 그 곳 안방에서 도금을 이용한 소위 ‘룰라’ 게임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임을 확인한 이후, 도박을 하고 있던 공소외 2, 공소외 3, 공소외 4 및 위 장소에 거주하고 있던 공소외 1의 신원 등을 각 확인하였고, 당일 위 사건은 평택경찰서에 송치되어 피고인 2에게 배당되었다.
한편 이러한 수사 진행 사실을 알게 된 공소외 5는 과거 도박 전력이 2회 있었기에 또 다시 적발될 경우 중한 처벌을 받을 것을 염려하여, 제1심공동피고인 3 혼자 위 도박 장소를 개설한 것처럼 제1심공동피고인 3이 자수하기로 제1심공동피고인 3과 모의하고, 이미 단속 과정에서부터 집주인으로 의심을 받고 있던 공소외 5의 지인 공소외 1에 대해서는 향후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공소외 1이 공소외 5에 대해 진술함으로써 공소외 5의 존재가 드러날 것을 염려하여, 공소외 1이 처벌을 받지 않도록 만들 것을 계획하였다.
이러한 계획에 따라 제1심공동피고인 3은 위 공소외 2, 공소외 3, 공소외 4, 공소외 1이 각 위 도박 사건으로 피고인 2의 사무실에 출석하여 조사를 받기로 되어 있던 2019. 7. 16.경 지인인 피고인 1에게 전화하여 위 사건의 진행 상황을 문의하는 한편, 공소외 1을 처벌받지 않게 할 수 있는 방법 및 제1심공동피고인 3 자신이 자수를 하더라도 도박개장죄가 아닌 단순 도박방조죄로 처벌받을 수 있는 방법 등에 대해 문의하였고, 이에 피고인 1은 "담당자에게 물어보고 확인해 주겠다."라는 취지로 이야기 하였다.
이후 피고인 1은 그 무렵 위 사건을 담당하고 있던 피고인 2의 사무실에 찾아가 위 도박 사건의 관련자가 피고인 1의 지인임을 이야기 하였고, 이에 피고인 2는 피고인 1에게 위 사건의 수사기록을 건네주어 이를 살펴보도록 하는 한편, 피고인 2는 피고인 1에게 ‘집주인은 도박개장죄로 의율하려 한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여 주었다.
이후 당일 17:36경 피고인 1은 다시 제1심공동피고인 3과의 통화 시 제1심공동피고인 3에게 "사건 기록 사진을 봤다."는 취지로 말을 하고, 계속하여 "아파트에 환풍기까지 있어요, 보니까."라고 말을 하였으며, 이에 제1심공동피고인 3이 "아니, 그것도 찍었어?"라고 답변을 하는 등, 피고인 1은 당시 위 사건의 수사기록에 확보되어 있는 주요 증거물의 존재에 대해 제1심공동피고인 3에게 설명하여 주는 한편, 계속하여 "제1심공동피고인 3은 배제야, 없어."라고 말을 하였으며, "어차피 스톱이야, 여기에서 스톱."이라고 진술하고 이에 제1심공동피고인 3이 "아, 그러면 다 이야기 끝내놓은 거지?"라고 묻자 "4명만 딱 스톱이야."라고 답변하는 등, 당시 제1심공동피고인 3이 입건되지 않은 상태로서 수사 대상자에서 배제되어 있는 상태라는 사실 및 피고인 2로부터 전해들은 향후 수사의 진행 방향 등에 대해 제1심공동피고인 3에게 말해주었다.
계속하여 피고인 1은 다시 피고인 2와 함께 위 도박 사건의 처리 방향 등과 관련하여 이야기를 나누며 피고인 2로부터 ‘전부 자백을 할 경우 공소외 1는 혐의 없음 의견으로 송치하고, 제1심공동피고인 3은 단순 도박방조로 처리하여 주겠다’는 취지의 약속을 받고, 그러한 수사 진행 방향 및 사건의 처리 방향 등에 대해 피고인 1이 제1심공동피고인 3 등에게 전달하여 주기로 서로 모의하였다.
이에 같은 날 18:05경 피고인 1은 제1심공동피고인 3과의 통화에서, "담당자하고 이야기했거든? 도박 한 3명은 다 인정해야 해", "걔네 3명은 저녁 9시에 오라고 하고, 형하고 집주인 공소외 1은 7시에 같이 와"라고 하고, "아니, 그냥 말을 맞추라고", "잘들어요, 처음에는 공소외 1이 산다고 했다. 그런데 공소외 1도 집을 하나 따로 얻어서 내가 들어가서 살기로 한 거다. 그날 공소외 1은 그냥 잠을 잔 거고, 내가 뭐 꽁지 떼어먹으려고 한 게 아니라 나도 친구들이랑 카드 놀이를 같이 하려고 내가 차려 놓은 거다", "도박개장죄보다 도박한 게 더 약하니까", "나머지 3명한테도 이야기를 잘 해서, 의자랑 테이블 갖다 놨다고 이야기를 해",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 공소외 1는 혐의 없음이 가능하고, 형은 피의자가 되는 거고, 도박 개장죄로는 안 가고"라고 이야기를 하는 등, 피고인 1과 피고인 2가 상호 협의한 향후의 사건 처리 방향에 대해서도 제1심공동피고인 3에게 설명하여 주었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직무상 비밀인 수사기밀을 제1심공동피고인 3에게 누설하였다.
4.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인들의 공모하에 피고인 1이 제1심공동피고인 3에게 수사기록에 확보되어 있는 주요 증거물(환풍기 설치 사진)의 존재에 대해 설명해주고, "제1심공동피고인 3은 배제야, 없어"라고 말하여 제1심공동피고인 3이 입건되지 않은 상태로서 수사 대상자에서 배제되어 있는 상태라는 것을 말해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러한 피고인들의 행위는 공무상비밀누설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는 한편, 공소사실 중 피고인 1이 제1심공동피고인 3에게 수사 진행 방향이나 대응방안에 대해 설명하여 주었다는 부분은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아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하였다.
5. 당심의 판단
가. 인정사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수사기관은 제1심공동피고인 3에 대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 사건(이하 ‘별건’이라 한다)을 수사하던 중 2022. 10. 17. 제1심공동피고인 3로부터 삼성 갤럭시 S20 휴대전화[(휴대폰 번호 생략), 이하 ‘이 사건 휴대전화’라 한다]1대를 임의제출 방식으로 압수하였다.
2) 수사기관은 이 사건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자정보를 디지털 증거분석하여 이미징(imaging) 작업을 한 파일을 대검찰청 디지털수사통합업무관리시스템(이하 ’디지털업무시스템‘이라 한다)에 저장하고, 2022. 10. 27.경 제1심공동피고인 3에게 이 사건 휴대전화를 반환하였다.
3) 검사는 2022. 10. 31. 제1심공동피고인 3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허위 세금계산서교부 등)죄로 기소하였다.
4) 수사기관은 2022. 11. 1. "수사보고(경찰관의 공무상비밀누설죄 관련 증거로서 통화녹음 파일의 존재 확인)"를 작성하였다. 위 수사보고에는 제1심공동피고인 3과 피고인 1과의 통화녹음파일 3개(이 사건 휴대전화에 ‘형사 피고인 1’이라는 이름으로 저장된 ① 2019. 7. 16. 16:04, ② 2019. 7. 16. 17:36, ③ 2019. 7. 16. 18:05 각 통화녹음 파일, 이하 ‘이 사건 녹음파일들’이라 한다)에 관한 내용이 아래와 같이 기재되어 있다.
(대화 내용 생략)
5) 수사기관은 2022. 11. 2. 이 사건 녹음파일들에 대한 녹취서를 작성하였다.
6) 수사기관은 2022. 11. 8. 이 사건 녹음파일들과 피고인 1의 사무실 및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ㆍ수색영장을 청구하였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하였다.
7) 수사기관은 2022. 11. 8. 제1심공동피고인 3의 변호인에게 별건과 관련하여 압수된 전자정보의 상세목록을 교부하였다. 위 상세목록의 첫 면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8) 수사기관은 2022. 11. 9. 이 사건 녹음파일들에 대한 압수ㆍ수색영장(2022-6772, 이하 ’이 사건 영장‘이라 한다)을 재청구하여 발부받은 다음 디지털업무시스템에 저장되어 있는 이 사건 녹음파일들을 압수하였다.
나. 전자정보 압수ㆍ수색의 적법 여부
1) 관련 법리
가) 수사기관은 피의사실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증거물 또는 몰수할 것으로 사료하는 물건을 압수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06조). 따라서 전자정보를 압수하고자 하는 수사기관이 정보저장매체와 거기에 저장된 전자정보를 임의제출의 방식으로 압수할 때, 제출자의 구체적인 제출 범위에 관한 의사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등의 사유로 인해 임의제출자의 의사에 따른 전자정보 압수의 대상과 범위가 명확하지 않거나 이를 알 수 없는 경우에는 임의제출에 따른 압수의 동기가 된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되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치가 있는 전자정보에 한하여 압수의 대상이 된다. 임의제출된 정보저장매체에서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의 범위를 초과하여 수사기관이 임의로 전자정보를 탐색ㆍ복제ㆍ출력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위법한 압수ㆍ수색에 해당하므로 허용될 수 없다.
만약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ㆍ수색이 종료되기 전에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를 적법하게 탐색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범죄혐의와 관련된 전자정보를 우연히 발견한 경우라면, 수사기관은 더 이상의 추가 탐색을 중단하고 법원으로부터 별도의 범죄혐의에 대한 압수ㆍ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경우에 한하여 그러한 정보에 대하여도 적법하게 압수ㆍ수색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임의제출된 정보저장매체에서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의 범위를 넘어서는 전자정보에 대해 수사기관이 영장 없이 압수ㆍ수색하여 취득한 증거는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하고,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영장이 발부되었다거나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하여 그 위법성이 치유되는 것도 아니다(대법원 2021. 11. 18. 선고 2016도34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수사기관이 압수ㆍ수색 종료 후에도 무관정보를 삭제ㆍ폐기ㆍ반환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면, 압수 대상이 되는 범위를 넘어서는 전자정보를 영장 없이 압수ㆍ수색하여 취득한 것이어서 위법하다. 수사기관이 압수ㆍ수색 종료 후에 새로운 범죄 혐의의 수사를 위하여 무관정보를 열람하는 것은 압수ㆍ수색영장으로 압수되지 않은 전자정보를 영장 없이 수색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수사기관이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무관정보에 대한 압수ㆍ수색영장을 발부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위법성은 치유되지 않는다(대법원 2022. 1. 14. 자 2021모1586 결정, 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도19782 판결,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수사기관은 이 사건 휴대전화를 임의제출의 방식으로 압수하면서 구체적인 제출 범위에 관한 제1심공동피고인 3의 의사를 따로 확인한 바 없으며, 피고인은 별건 피의자인 제1심공동피고인 3과 인적 관련성이 없고 이 사건 녹음파일들 또한 별건 범죄혐의사실과 구체적ㆍ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녹음파일들은 임의제출에 의한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어서 영장 없이 압수할 수 없다.
나아가 살피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수사기관이 별건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무관정보인 이 사건 녹음파일들을 우연히 발견하고 추가 탐색을 중단한 다음 법원으로부터 이 사건 압수ㆍ수색영장을 발부받았다고는 볼 수 없고, 압수ㆍ수색 종료 후에도 무관정보를 삭제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보관하다가 새로운 범죄 혐의의 수사를 위하여 이를 열람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① 이 사건 휴대전화는 2022. 10. 27.경 제1심공동피고인 3에게 반환되었고, 별건과 관련하여 압수된 전자정보의 상세목록에 "20221027_선별"이라는 기재가 있으며, 제1심공동피고인 3은 2022. 10. 31. 별건으로 기소되었으므로, 수사기관은 늦어도 2022. 10. 31.에는 별건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ㆍ수색을 종료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② 수사기관은 그 이후에 수사를 계속하여 이 사건 녹음파일들의 내용을 포함한 수사보고서와 녹취록을 작성하였다.
③ 이 사건 영장에 의한 압수는 별건 범죄혐의사실에 관한 압수ㆍ수색이 종료됨에 따라 당연히 삭제ㆍ폐기되었어야 할 전자정보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그 자체로 위법하고, 영장의 발부에 의하여 그 하자가 치유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녹음파일들은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에 해당한다.
다.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의 예외 인정 여부
1) 관련 법리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 역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고, 오히려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조항을 마련하여 적법절차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고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 특히 2차적 증거의 경우,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1차적 증거 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들, 즉 절차 조항의 취지와 그 위반의 내용 및 정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절차 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 또는 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및 피고인과의 관련성, 절차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 등 관련성의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은 물론이고,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모든 사정들까지 전체적ㆍ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인과관계가 희석 또는 단절되었다고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사안이 위와 같은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된 증거나 이를 기초로 획득된 2차적 증거를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는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념하여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구체적이고 특별한 사정이 존재한다는 점은 검사가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763 판결, 대법원 2017. 9. 21. 선고 2015도12400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녹음파일들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서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의 예외를 인정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나아가 위법수집증거인 이 사건 녹음파일들을 기초로 수집된 각 제1심공동피고인 3ㆍ피고인 1 대화내용 녹취서(증거 순번 22번 ~ 24번), 피고인들과 제1심공동피고인 3의 수사기관 및 법정진술 역시 위법수집증거에 터잡아 획득한 2차적 증거로서 위법한 압수절차와 2차적 증거수집 사이에 인과관계가 희석 또는 또는 단절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모두 증거능력이 없다.
① 피고인들과 제1심공동피고인 3의 수사기관 및 법정 진술들은 모두 이 사건 녹음파일들의 내용을 전제로 한 신문에 답변한 것이다. 나아가 이 사건 녹음파일들이 없었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수사 자체가 이루어지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② 수사기관은 별건 범죄혐의사실에 관한 압수ㆍ수색이 종료된 후 삭제ㆍ폐기하였어야 할 전자정보를 열람하는 등 위법한 수사를 계속 진행하였는바, 영장주의와 적법절차 원칙을 위반한 정도가 매우 중하다.
③ 별건의 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를 탐색하던 중 이 사건 녹음파일들을 발견하였다면 더 이상의 추가 탐색을 중단하고 압수ㆍ수색영장을 청구하였어야 할 것인바, 영장의 청구를 지체할 수밖에 없었던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던 것으로도 보이지 아니한다.
라.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판단
피고인들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는바, 위와 같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들을 제외한 나머지 원심 판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며 달리 증거가 없다.
6.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유죄 부분은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어 파기되어야 하고, 원심이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한 부분은 위 유죄 부분과 일죄의 관계에 있어 함께 파기되어야 하므로, 피고인들과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을 전부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이유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나,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지 아니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3항 기재와 같은바, 이는 위 제5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들에게 각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