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기)
【전문】
【원고, 피항소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주로, 담당변호사 이진영)
【피고, 항소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자유, 담당변호사 최지우)
【제1심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1. 10. 선고 2023가단282419 판결
【변론종결】
2025. 10. 16.
【주 문】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5. 23.부터 2025. 11. 27.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 중 7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5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5. 23.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판결의 이유 제1항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
피고가 허위의 내용으로 이 사건 글을 게시하고 이 사건 발언을 함으로써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으므로, 피고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원고에게 위자료 5,000만 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피고
피고가 이 사건 글에서 사용한 ‘코인 시세 조작’이라는 표현은 당시 소외 1 (정당명 1 생략) 대표가 그 직전 대선에서 NFT 펀드로 대선자금을 모으고 P2E 관련 공약으로 코인 시세를 폭등시킨 것을 은유적, 수사적으로 비판한 것에 불과하고, 이 사건 발언에서 원고를 ‘범죄자’라고 지칭한 것도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행동을 한 사람을 빗대어 표현한 것에 불과하므로 원고에 대한 명예훼손이 될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글 및 이 사건 발언은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이미 언론보도 등을 통해서 제기된 의혹들을 재차 제기한 것뿐이므로 의혹의 진실성 여부를 불문하고 위법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3. 판 단
가. 관련 법리
(1) 민법상 불법행위가 되는 명예훼손이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사람의 품성, 덕행, 명성, 신용 등 인격적 가치에 대하여 사회적으로 받는 객관적인 평가를 침해하는 행위를 말한다. 타인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구체성 있는 사실을 명시한 표현행위가 명예훼손이 될 수 있음은 물론이지만, 의견이나 논평을 표명하는 형식의 표현행위도 그 전체적 취지에 비추어 의견의 근거가 되는 숨겨진 기초 사실 적시가 묵시적으로 포함되어 있고 그 사실이 타인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침해할 수 있다면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순수하게 의견만을 표명하는 경우에는, 표현행위의 형식과 내용이 모욕적이고 경멸적인 인신공격에 해당하는 등으로 타인의 인격권을 침해한다면 다른 유형의 불법행위를 구성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그 의견표명 자체만으로 명예훼손이 성립하지는 않는다. 어떠한 표현이 사실의 적시인지 의견의 진술인지는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나 전후 문맥 등 전체적인 흐름, 사회평균인의 지식이나 경험 등을 고려하여 그 표현의 진위를 결정하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
국회의원 등 정치인의 발언으로서 소속 정당의 정치적 입장과 내용을 같이 하는 정치적 주장에는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하여 어느 정도의 단정적인 어법이 종종 사용되고, 이는 수사적인 과장 표현으로 용인될 수 있으며, 국민들도 정당의 정치적 주장 등에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가 수반되지 않으면 비록 단정적인 어법으로 공격하는 경우에도 대부분 이를 정치공세로 치부할 뿐 그 주장을 표현 그대로 객관적인 진실로 믿거나 받아들이지는 않는 것이 보통이므로, 명예훼손과 관련하여 정당의 정치적 주장의 위법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이러한 특수성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공공의 이해와 관련된 사항에서 다른 정당 및 그 소속 정치인들의 행태 등에 대한 비판, 이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각종 정치적 쟁점이나 관여 인물ㆍ단체 등에 대한 문제의 제기 등 정당의 정치적 주장에 관하여는, 그것이 어느 정도의 단정적인 어법 사용에 의해 수사적으로 과장 표현된 경우라고 하더라도 구체적 정황의 뒷받침 없이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이 아닌 한 가볍게 그 책임을 추궁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25. 6. 26. 선고 2022다242649 판결 등 참조).
(2) 민사상 타인에 대한 명예훼손, 즉 사람의 품성, 덕행, 명성, 신용 등의 인격적 가치에 관하여 사회로부터 받는 객관적인 평가를 저하시키는 것은 사실을 적시하는 표현행위 뿐만 아니라 의견 또는 논평을 표명하는 표현행위에 의하여도 성립할 수 있을 것인바, 어떤 사실을 기초로 하여 의견 또는 논평을 표명함으로써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에는 그 행위가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에 관계되고, 그 목적이 공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일 때에는 그와 같은 의견 또는 논평의 전제가 되는 사실이 중요한 부분에 있어서 진실이라는 증명이 있거나 그 전제가 되는 사실이 중요한 부분에 있어서 진실이라는 증명이 없더라도 표현행위를 한 사람이 그 전제가 되는 사실이 중요한 부분에 있어서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대법원 1999. 2. 9. 선고 98다31356 판결 등 참조).
나.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여부
(1) 위 인정사실이나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제12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이 사건 글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마지막 문장의 주어가 소외 1 당시 (정당명 1 생략) 대표인 것은 사실이나, 앞선 문장들의 내용을 볼 때 "이런 인물"은 원고를 가리키는 것이 명백하고, "가담하였다"라는 표현은 같은 편이 되어 일을 함께 하거나 돕는다는 뜻으로 가담의 또 다른 주체를 전제하여야만 성립하는 표현이므로 "이런 인물을 최측근으로 두고 코인 시세 조작에 가담한"이라는 표현은 그 논리상 원고가 코인 시세 조작을 하였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적시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나) 코인 시세 조작이란 사전적으로 ‘부당한 이익을 얻기 위하여 인위적인 방법으로 코인의 시장 가격을 왜곡하거나 조작하는 행위’를 가리키고, 더구나 이 사건 글이 게시된 2023. 5. 11. 당시는 ○○증권 발 주가 폭락 사태의 여파로 ‘주가 조작’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비판 의식이 높아져 있던 때였으므로, 코인 시세 조작이라는 표현은 주가 조작과 유사한 범죄로 인식되어 큰 비판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보인다.
(다) 비록 피고가 이 사건 글을 게시하기 전 2023. 5. 11. 오전 (정당명 2 생략) 최고위원회의에서 "소외 1 대표는 NFT 펀드로 본인의 대선자금을 모으고 P2E 게임 활성화를 말하며 원고의 코인 시세를 폭등시키는 데 적극적으로 기여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위 발언을 자신의 SNS에 그대로 게시하였던 것은 사실이나, 이 사건 글은 이와 별도의 게시물이고, 이 사건 글을 읽는 사람들이 모두 피고의 위 최고위원회의 발언과 연결하여 이 사건 글의 의미를 단지 소외 1 당시 (정당명 1 생략) 대표의 대선 공약에 대한 비판으로만 해석하리라고 기대하기도 어려우므로, 피고의 위 최고위원회의 발언을 이유로 이 사건 글의 해석을 달리할 수는 없다.
(라) 피고는 2013. 5. 23. 이 사건 발언 모두에서 원고를 ‘범죄자’라고 단정하였고, 이에 법조인 출신의 방송 진행자가 위 발언의 위험성을 지적하면서 시정할 기회를 주었음에도 이를 거절하면서 오히려 "원고가 투자한 코인 업체 관계자들마저 ‘원고가 회사의 상장 내부 정보를 알았을 것으로 유추되고, 원고의 투자 행태가 자금세탁의 가능성이 보이는 투자 행태다’라고 이야기하였다"는 발언을 이어나갔는바, 이는 앞의 "범죄자"라는 표현과 결합되어 원고가 코인 발행 회사의 상장 내부 정보를 이용하고 코인을 이용하여 자금세탁을 한 범죄자라는 사실을 암시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이를 단순히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행동을 한 사람을 빗대어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기 어렵다.
(마) 피고가 이 사건 글을 게시하기 전,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원고의 가상자산거래를 이상거래로 분류하여 검찰에 통보하였다는 언론사의 보도가 있은 이후로 원고의 코인 자금 출처, 코인 발행 회사의 상장 내부 정보 이용 등에 관한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던 것은 사실이나, 당시까지 수사 등을 통하여 구체적 혐의가 드러난 것은 없었고, 특히 코인 시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였다고 볼 만한 구체적 정황이 밝혀진 바도 없었다. 더구나 피고는 소외 1 당시 (정당명 1 생략) 대표의 대선공약을 비판하기 위하여 이 사건 글을 게시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위 주장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가 당시 원고의 코인 시세 조작에 대한 구체적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바) 피고는 이 사건 발언을 하면서 "원고가 투자한 코인의 발행 회사 관계자들마저 ‘원고가 회사의 상장 내부 정보를 알았을 것으로 유추되고, 원고의 투자 행태가 자금세탁의 가능성이 보이는 투자 행태다’라고 이야기하였다"라고 언급하였고, 이는 방송 청취자들로 하여금 원고가 코인 상장에 관한 내부 정보를 이용하고 자금세탁을 한 범죄자라고 믿게 만들 수 있는 사실의 적시에 해당하는데, 원고가 제1심 변론과정에서 위 언급의 근거를 밝히라고 명확히 요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끝내 위 언급에 관하여 아무런 설명도,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였다(오히려 갑 제4, 1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언급한 것으로 보이는 코인의 발행업체인 △△△ 주식회사는 이 사건 발언이 있기 전에 이미 ‘2022년 1분기에 상장 계획을 공지하였고, 원고를 포함하여 누구에게도 비공개된 사전 정보를 제공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사실이 확인될 뿐이다).
(사) 한편 피고는 자신이 이 사건 글이나 이 사건 발언의 내용을 진실이라고 믿었다는 근거로 여러 언론보도(을 제1 내지 5, 7 내지 14호증)를 증거로 제출하고 있으나, 이 사건 발언 이후의 언론보도가 위 믿음의 근거로 될 수 없음은 당연하고, 이 사건 발언 이전의 언론보도를 보더라도 코인 시세 조작, 회사 내부 정보 이용, 자금 세탁 등은 단순한 의혹 제기일 뿐 구체적 정황이 밝혀진 것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가 이런 언론보도들을 근거로 원고가 회사 내부 정보 이용, 자금세탁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아) 실제로 관련 수사를 진행한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검사가 2024. 8. 26. 원고에 대한 뇌물수수,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조세범처벌법위반, 정치자금법위반 등 혐의에 관하여 모두 혐의없음 결정을 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2) 위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의 이 사건 글과 이 사건 발언은 원고가 코인 시세 조작을 하였다거나, 코인 상장에 관한 회사의 내부 정보를 이용하고 코인을 이용한 자금세탁을 한 범죄자라는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서 허위사실의 적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고, 피고가 그 내용을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을 뿐 아니라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에 해당하므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수 없다.
(3)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글을 SNS에 게시하고 라디오에서 이 사건 발언을 한 것은 원고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침해한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이로써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민법 제751조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위자료 액수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는 1,000만 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1) 국회의원인 원고로서는 피고의 이 사건 글 및 이 사건 발언으로 인하여 지역구 주민들과 국민들에 대하여 신뢰도의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고, 이는 원고의 정치활동은 물론 향후 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으로 볼 수 있다.
(2) 다만 이 사건 글 및 이 사건 발언은 국회의원의 재산 형성 과정에 관한 내용으로 공공의 이해와 관련된 사항이라고 볼 수 있고, 정치인이나 공직자 등 공적인 인물의 공적 영역에서의 언행 등 공적인 관심 사안은 그 사회적 영향력 등으로 인하여 보다 광범위하게 공개ㆍ검증되고 문제제기가 허용될 필요가 있다.
(3) 이 사건 글을 전체적으로 보면, 국회 회의 도중 가상자산 거래를 한 원고에 대한 윤리적, 도덕적 비판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이는 국회의원의 지위에 있는 원고에 대한 정당한 비판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명예훼손적 표현으로 인정된 ‘코인 시세 조작’ 부분 역시 그 주된 비판의 대상은 원고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4) 피고의 이 사건 발언 전 방송 진행자가 먼저 방송의 주제와 관련하여 "원고 의원 향해서, 피고 최고, 대체 어디 숨어 있느냐, 세금 낭비 그만하고 의원직 내려놓아야 한다, 이런 말씀 하셨어요."라고 언급한 점이나 그 전의 언론보도(을 제2호증)의 내용 등을 볼 때, 피고의 이 사건 발언은 당시 원고에 대하여 많은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원고가 (정당명 1 생략)을 탈당한 후 공개 활동을 하지 않고 국회의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자,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으로 보인다. 또한 실제로 피고는 당시 방송에서 이 사건 발언에 이어 원고에게 각종 의혹에 대한 적극적인 해명을 요구하는 발언을 하였는데, 이는 명예훼손적 표현으로 인정된 ‘범죄자’, ‘내부 정보 이용’, ‘자금세탁’ 등의 사실 적시성을 완화시키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유권자인 국민들을 상대로 공직자로서의 적격성에 대한 판단 자료를 제공하라는 것으로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고 볼 수 있다.
(5) 원고가 피고를 명예훼손죄로 고소한 사건에 관하여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결정이 내려졌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4. 결 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1,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최종 불법행위일인 2023. 5. 23.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법원 판결 선고일인 2025. 11. 27.까지는 민법에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위 인정 금액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