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과실치상
【전문】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검 사】
정수진(기소), 박재훈(공판)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효성 (담당변호사 서성경)
【원심판결】
대전지방법원 논산지원 2024. 12. 6. 선고 2024고단247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이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 40시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2020. 1.경부터 현재까지 계룡시 (이하 생략), ○○○아파트 관리동에 있는 ‘△△어린이집’의 원장이고, 제1심공동피고인 2는 2023. 5.경부터 2023. 9. 30.까지 위 어린이집에서 조리사로 재직했던 사람이며, 제1심공동피고인 3은 2023. 3.경부터 위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재직한 사람이다.
피해자 장○호(남, 1세)는 2023. 5. 22. 10:23경 모친 서○진과 함께 위 어린이집 입소를 위해 위 장소에 방문한 영유아이다.
1) 피고인의 업무상 과실
피고인은 2023. 5. 22. 10:23경 위 어린이집의 원장실에서 서○진과 피해아동의 어린이집 입소를 위해 상담을 하던 중, 피해아동이 원장실에서 계속하여 밖으로 나가려고 시도하는 것을 제지하는 서○진에게, "어린이집은 안전하고 밖에 선생님들도 있으니 아이가 어린이집을 자유롭게 탐색하도록 두셔라. 그게 좋다."라고 말하여 같은 날 10:27경 피해아동으로 하여금 보호자와 떨어져 홀로 원장실 밖으로 나가 어린이집 내부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도록 하였다.
갓 만 1세가 된 영유아를 어린이집에서 보육할 때는, 어린이집 원장으로서는 반드시 영유아 5명당 보육교사 1명을 담당 교사로 지정ㆍ배치하여 담당 교사가 영유아의 행동을 관찰하고 영유아의 안전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며, 만일 당일 어린이집에 처음 입소한 영유아로서 담당 보육교사가 지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어린이집 원장 본인이 해당 영유아의 보육교사로서 아동의 행방을 관찰하고 안전을 보호하는 등 영유아의 생명ㆍ안전보호 및 위험방지를 위하여 최선을 다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은 주의의무를 게을리하여, 같은 날 10:27경 위 서○진과 상담 도중 피해아동을 원장실에서 데리고 나온 뒤, 피해아동을 돌보아줄 선생님을 따로 지정하지 않고 막연하게 거실에서 수업 중인 불특정 선생님들에게 "아이 좀 봐주세요."라고 말한 채 피고인 본인은 피해아동 어머니와의 상담을 위해 원장실로 들어갔다.
2) 제1심공동피고인 2의 업무상 과실
제1심공동피고인 2는 2023. 5. 22. 10:20~10:50경 위 어린이집 내 조리실에서 영유아들의 점심 식사를 위해 음식을 조리하는 일을 담당하였다.
이러한 경우 조리사로서 어린이집 조리실 내에서는 아동이 화상을 입을 수 있는 위험이 큰 뜨거운 음식이 들어있는 냄비 등을 반드시 아이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인 높은 곳이나 안전한 장소에 두어야 하고 조리실 내부에 아동이 출입하지 못하도록 잠금장치를 철저히 잠그는 등 영유아의 안전을 보호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제1심공동피고인 2는 위와 같은 주의의무를 게을리하여, 같은 날 10:30~10:50경 조리실에서 육개장을 끓여 조리한 후 그 음식 및 냄비의 열기가 식지 않은 상태에서 육개장이 든 뜨거운 냄비를 뚜껑을 열어 둔 채 조리실 바닥에 내려놓고 그 자리를 벗어났다.
3) 제1심공동피고인 3의 업무상 과실
제1심공동피고인 3은 2023. 5. 22. 10:50경 원생들의 요리활동 도중 필요한 재료를 가지러 가기 위해 위 조리실에 출입하게 되었다.
이러한 경우 보육교사로서는 조리실에 출입할 때는 반드시 조리실 문에 설치된 잠금장치를 잠가 영유아가 위험한 조리도구나 뜨거운 음식이 있는 조리실에 함부로 들어가지 않도록 미리 방지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1심공동피고인 3은 위와 같은 주의의무를 게을리하여 같은 날 10:50경 위 조리실에 들어가 필요한 재료를 가지고 나오면서 조리실 문 잠금장치를 잠그지 않고 나왔다.
4) 결과 발생
위와 같은 피고인과 제1심공동피고인 2, 제1심공동피고인 3의 업무상 과실로 인하여 피해아동은 같은 날 10:27경 원장실에서 나와 약 25분 동안 어린이집 내부를 홀로 탐색하며 돌아다니다가 같은 날 10:53경 문이 잠겨 있지 않은 조리실 내부에 들어가게 되었고, 조리실 바닥에 놓여있던 뜨거운 육개장이 담겨있는 냄비 부근에서 넘어져 엉덩이부터 몸 전체가 냄비에 빠지게 되었다.
결국 피고인과 제1심공동피고인 2, 제1심공동피고인 3는 공동하여,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에게 신체 표면의 40~49%를 침범한 열탕 화상 등으로 치료 일수 미상의 상해를 입게 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영유아보육법령에 규정된 어린이집 보육교사 배치기준을 산술적으로는 준수하였으나, 피해아동을 보육할 교사를 지정하지 않음으로써 피해아동을 위험에 노출되게 하였으므로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그러나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고, 오히려 이 사건 공소사실은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1) 위 보육교사 배치기준은 어디까지나 어린이집에 입소하여 보육을 받는 영유아에 대한 것인데, 피해아동은 이 사건 사고 당시 입소 상담과 원서 작성을 하는 중이었다. 피고인이 어린이집 입소 상담과 원서 작성을 하는 중이던 피해아동에 대하여 보육교사를 미리 지정ㆍ배치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2) 이 사건 사고는 제1심공동피고인 3이 조리실 문을 잠그지 않고 나온 행위와 제1심공동피고인 2가 뜨거운 냄비를 조리실 바닥에 내려놓은 행위가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발생하였는데, 피고인은 평소에 보육교사들을 상대로 "안전 잠금장치 잘 확인하기(조리실, 화장실, 현관 출입문, 교사실 등)", "조리실에 들어가고 나갈 때는 영유아들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항상 잠금장치 확인하기", "아이들이 출입하지 않아야 하는 곳은 철저하게 통제하기(조리실, 세탁실, 교사실 등)", "아이들이 조리실에 들어가지 않도록 안전고리 잠그기", "모든 교직원은 영유아의 안전을 위해 안전장치(조리실, 화장실) 확인하기", "주방, 유희실, 화장실 등 안전고리 항상 확인하기" 등의 안전교육을 정기ㆍ수시로 하였다.
3) 어린이집 원장인 피고인에게 위와 같은 안전교육 외에 보육교사들을 상시 따라다니면서 그들이 위와 같은 교육 내용을 준수하는지 일일이 확인하는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설령 피고인이 입소 상담과 원서 작성을 하는 중이던 피해아동에 대하여도 보육교사 지정ㆍ배치 의무가 있고, 피고인이 그러한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보더라도 그러한 의무 위반과 이 사건 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
4) 한편, 원심은 피고인이 조리실 문의 잠금장치를 수동으로 한 것과 국 냄비를 놓는 자리를 김치냉장고 덮개 부분으로 한 것을 들어 조리실 문이 잠기지 않고 방치될 가능성과 뜨거운 국이 안전하지 않은 위치에 놓이게 될 가능성이 상존하였다고 보았으나, 조리실 문의 잠금장치가 자동이라고 하여 반드시 영유아의 안전에 더 도움이 된다고 할 수는 없고, 피고인이 영유아의 손이 닿지 않는 김치냉장고의 한쪽 덮개 부분에 뜨거운 국 냄비를 놓을 수 있는 받침대를 별도로 마련해 둔 이상(국 냄비를 그 덮개 부분에 올려 둔 상태에서 그 아래에 있는 김치 등을 꺼낼 경우에는 번거로울 수 있지만 다른 쪽 덮개 부분으로 국 냄비를 옮길 수 있다), 원심이 문제 삼은 것들이 피고인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에 해당하거나 이 사건 사고 발생과 상당인과관계 있는 요소라고 보기는 어렵다.
3. 결론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은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은 위 2의 가.항 기재와 같은바, 이는 위 2의 다.항에서 본 것처럼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