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판례정보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화면내검색 공유하기 관심법령추가 저장 인쇄

채무부존재확인

[청주지법 2025. 12. 4. 선고 2024나57532 판결 : 확정]

【판시사항】


성명불상자가 甲의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와 위조된 신분증 사본을 이용하여 비대면 방식으로 甲 명의의 휴대전화를 개통하고 乙 은행에서 甲 명의의 예금계좌 개설 및 공동인증서 발급을 받은 다음, 甲의 명의를 도용하여 전자문서인 대출신청서를 작성하여 송신하는 비대면 방식으로 丙 주식회사에서 신용대출을 받았고, 그 직후 甲 명의의 乙 은행 계좌로 입금된 대출금이 모두 제3자 명의의 계좌로 출금되었는데,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제7조 제2항 제2호에 따라 위 대출약정의 효력이 甲에게 귀속되는지 문제 된 사안에서, 丙 회사가 대출약정 당시 행정안전부 시스템을 통한 주민등록증 진위확인, 본인 명의 계좌로 1원 입금을 통한 본인인증, 휴대전화를 이용한 본인인증, 공동인증서 전자서명 등의 본인확인절차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丙 회사가 당시 본인확인절차를 제대로 거쳤다고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 대출약정의 효력이 甲에게 귀속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성명불상자가 甲의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와 위조된 신분증 사본을 이용하여 비대면 방식으로 甲 명의의 휴대전화를 개통하고 乙 은행에서 甲 명의의 예금계좌 개설 및 공동인증서 발급을 받은 다음, 甲의 명의를 도용하여 전자문서인 대출신청서를 작성하여 송신하는 비대면 방식으로 丙 주식회사에서 신용대출을 받았고, 그 직후 甲 명의의 乙 은행 계좌로 입금된 대출금이 모두 제3자 명의의 계좌로 출금되었는데,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제7조 제2항 제2호에 따라 丙 회사가 甲 명의의 위 대출신청서가 甲 또는 그 대리인의 의사에 기하여 송신된 것이라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어 위 대출약정의 효력이 甲에게 귀속되는지 문제 된 사안이다.
비록 丙 회사가 대출약정 당시 행정안전부 시스템을 통한 주민등록증 진위확인, 본인 명의 계좌로 1원 입금을 통한 본인인증, 휴대전화를 이용한 본인인증, 공동인증서 전자서명 등의 본인확인절차를 거치기는 하였으나, ① ‘행정안전부 시스템을 통한 진위확인’의 경우, 본인확인에 사용된 甲의 주민등록증 사본은 위조된 것으로, 그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 사진이 甲의 것이기는 하지만, 그 주소와 사진 등이 甲의 실제 주민등록증에 있는 것과 뚜렷이 다르고, 그 형태와 내용 등에 비추어 진위 여부를 판별하는 것이 도저히 불가능하였다고 보이지 않는 점, ② ‘본인 명의 계좌로 1원 입금을 통한 본인인증’의 경우, 본인인증에 이용된 甲 명의의 乙 은행 계좌가 위 대출약정 이틀 전에 위조된 신분증 사본 등을 통해 비대면으로 신규 개설된 것이고, 거래 실적이 없는 甲에게 고액을 비대면으로 대출하는 丙 회사로서는 추가적인 인증절차를 요구하는 등으로 거래 의심사유를 해소할 필요가 있었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丙 회사가 대출약정 당시 본인확인절차를 제대로 거쳤다고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 대출약정의 효력이 甲에게 귀속되지 않는다고 한 사례이다.

【참조조문】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제7조 제2항 제2호, 제3항 제2호,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제2조의4,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제2조의3 제1항,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전문】

【원고, 피항소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청주로 담당변호사 박종일)

【피고, 항소인】

○○캐피탈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클라스한결 담당변호사 김현우)

【제1심판결】

청주지법 2024. 8. 22. 선고 2023가단80763 판결

【변론종결】

2025. 9. 11.

【주 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원고의 피고에 대한 2023. 4. 9. 자 대출거래약정서에 기한 대출금 3,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이자 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2.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기초 사실
 
가.  원고 명의의 휴대전화 개통 및 은행계좌 개설과 공동인증서 발급
1) 별정이동통신사인 주식회사 △△△(이하 ‘주식회사’의 기재는 생략한다)에서 2023. 3. 31. 모바일 방식으로 원고의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토대로 원고 명의의 알뜰폰 (전화번호 생략)이 개통되었다.
2) □□은행에서 2023. 4. 7. 비대면거래 방식으로 원고 명의의 저축예금 계좌(계좌번호 생략)가 신규 개설되고, 같은 달 8일 보안매체 OTP를 이용하여 원고 명의의 개인인증서(공동인증서)가 발급된 후 같은 달 9일 인터넷 대출 신청으로 300만 원의 한도거래 대출약정이 체결되었다.
3) 위 알뜰폰 개통 시 △△△에 제출된 신분증 사본(발급일자 2000. 1. 14.)은 원고의 한글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는 맞지만 사진과 주소는 원고의 것이 아닌 위조된 주민등록증이다. 그리고 계좌 개설과 대출 시 □□은행에 제출된 신분증 사본(발급일자 2000. 1. 14.)은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 사진은 원고의 것이 맞지만, 원고의 실제 2000. 1. 14. 자 주민등록증과 비교할 때 ① 사진이 다르고(위 사본의 사진은 원고의 2013. 4. 5. 자 운전면허증에 부착된 사진이다), ② 주소도 다르며(2000. 1. 14. 당시 거주하던 주소지가 아닌 원고가 현재 거주하는 주소지이다), ③ 주소의 행정구역이 부정확하고(2000. 1. 14. 당시 존재하지 않던 ‘청주시 서원구’로 되어 있다), ④ 발급관청인 충청북도 청주시장의 직인도 다른(당시 사용되던 직인이 아닌 현재의 직인이 찍혀 있다), 성명불상자가 위조한 또 다른 주민등록증이다.
 
나.  대출약정 체결 및 대출금 입금, 인출
1) 여신업무를 주로 취급하는 피고와의 사이에 2023. 4. 9. 원고 명의로 대출금액 3,000만 원, 대출금리 연 13.7%로 정한 신용대출계약(이하 ‘이 사건 대출약정’이라 한다)이 비대면거래 방식으로 체결되었다. 전자문서인 위 대출신청서에는 신청인의 휴대전화로 위 알뜰폰 번호가, 결제계좌로 위 □□은행 계좌번호가 기재되어 있고, □□은행에 제출된 것과 동일한 위조 주민등록증 사본이 제출되었다.
2) 피고는 이 사건 대출약정 과정에서 ▶원고 명의의 휴대전화를 통한 인증 ▶원고 명의 공동인증서에 의한 전자서명 ▶원고 명의 주민등록증의 진위확인 ▶원고 명의의 예금계좌에 1원을 입금하며 인증문자를 전송하고 고객이 해당 문자를 입력하게 하는 방법의 4가지로 본인확인 인증을 하였고, 위 □□은행 계좌의 수취인을 조회한 다음 대출을 실행하여, 2023. 4. 9. 14:20 위 계좌로 3,000만 원을 입금하였다.
3) 위 대출금은 같은 날 15:40부터 18:23까지 10여 회에 걸쳐 우리은행, 국민은행, 케이뱅크 등의 여러 제3자 명의 계좌로 타행송금, 이체 방식으로 모두 출금되었다.
 
다.  원고의 피해신고
1) 원고는 2023. 4. 11. 위와 같이 명의를 도용당해 휴대전화가 개통되고 여러 건의 금융기관 대출이 이루어진 것을 알게 되어 위 알뜰폰을 해지하고, 청주상당경찰서에 피해신고를 하였다.
2) 이후 청주상당경찰서는 원고가 접수한 사건에 대하여 2023. 10. 26. ‘피의자를 특정할 만한 단서를 발견하지 못하였고, 추가 단서의 발견 또는 유사 사건 범인 검거 시까지 관리미제사건으로 등록한다.’는 통지를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 11호증(이하 각 가지번호의 서증 포함), 을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영상, 음성 포함), 제1심법원의 □□은행에 대한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 결과, 제1심법원의 △△△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대출약정은 성명불상자가 위조된 주민등록증으로 원고 명의를 도용하여 전자서명 방식으로 체결한 것으로, 그 과정에서 피고는 관련 법령에서 정한 비대면거래 방식에서의 본인인증절차, 실명확인의무를 다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 대출약정은 원고에 대하여 효력이 없으므로, 이에 기한 대출금과 이자 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확인을 구한다.
 
나.  피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대출 과정에서 피고는 비대면 방식의 전자금융거래에 관하여 관련 법령에서 정한 바에 따라 위와 같은 4가지 방법으로 비대면 실명확인을 하여 본인확인의무를 이행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대출약정서는「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이하 ‘전자문서법’이라 한다) 제7조 제2항 제2호에 해당하여 이에 의한 거래의 법률효과가 그 전자문서 작성명의인인 원고에게 귀속된다.
 
3.  관련 법령 및 법리 
가.  전자문서법은 전자문서의 수신자가 전자문서에 포함된 의사표시를 작성자의 것으로 보아 행위할 수 있는 경우로 "수신된 전자문서가 작성자 또는 그 대리인과의 관계에 의하여 수신자가 그것이 작성자 또는 그 대리인의 의사에 기한 것이라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 자에 의하여 송신된 경우"를 들고 있는 한편(제7조 제2항 제2호), 전자문서가 작성자의 것이 아님을 수신자가 알았던 경우 또는 상당한 주의를 하였거나 작성자와 합의된 절차를 따랐으면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위 제7조 제2항 제2호를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7조 제3항 제2호).
 
나.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이하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이라 한다)에 의하면, 금융회사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를 위하여 이용자가 대출을 신청하는 경우나 금융상품을 해지하는 경우에 본인확인조치를 하여야 하고, 이를 위반하여 본인확인조치를 하지 않음으로써 이용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제2조의4). 여기서 본인확인조치는 금융회사에 등록된 이용자의 전화를 이용하거나, 이용자와 대면하는 방법 외에도, 금융위원회가 인정하여 고시하는 방법에 의하도록 되어 있다(같은 법 시행령 제2조의3). 금융위원회는 2015. 12. 22. 위 금융위원회가 인정하여 고시하는 방법이란「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금융실명법’이라 한다) 제3조 제1항에 따른 실명거래의 확인방법 중 비대면 실명거래 확인방법을 말한다고 고시하였다.
 
다.  금융실명법은 금융회사 등으로 하여금 금융거래를 함에 있어 거래자의 실지명의(이하 ‘실명’이라 한다)를 확인하여야 할 의무(이하 ‘실명확인의무’라 한다)를 부과하고 있다. 특히 비대면 금융거래를 할 경우 실명확인의무의 실행 방법과 관련하여, 은행연합회와 금융투자협회는 공동으로 「비대면 실명확인 관련 구체적 적용방안」(이하 ‘비대면 실명확인방안’이라 한다)을 마련하여 금융실명법상 실명확인의무가 적용되는 모든 거래에 적용하기로 정하였다. 2020. 1. 1. 개정된 비대면 실명확인방안에 따르면, 비대면 금융거래를 하는 금융회사 등은 필수적으로 ① 실명확인증표 사본 제출, ② 영상통화, ③ 접근매체 전달 과정에서 신분확인증표 확인, ④ 기존 계좌 활용, ⑤ 기타 이에 준하는 방법 중 두 가지 이상을 중첩ㆍ적용하여 비대면 실명확인을 하여야 하고(① 내지 ⑤는 의무사항), 이를 보완하기 위해 ⑥ 타 기관 확인결과 활용, ⑦ 다수의 고객정보 검증의 방법을 추가적으로 적용하여 비대면 실명확인을 할 수 있으며(⑥, ⑦은 권고사항), 위와 같은 절차를 거친 경우 금융실명법 제3조 제1항의 실명확인의무를 준수한 것으로 보게 된다(금융위원회도 위와 같은 절차와 방법이 금융회사 등이 준수하여야 할 실명확인방법이라고 유권해석을 하였다). 비대면 실명확인방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Ⅱ. 비대면 실명확인방식 ① 실명확인증표 사본 제출: 자연인인 명의인 또는 법인인 명의인의 대표자 등이 명의인의 실명확인증표(원본)를 사진 촬영 또는 스캔 후 컴퓨터 또는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이메일, 파일 업로드 방식으로 제출 ② 영상통화 ③ 접근매체 전달 과정에서 확인 ④ 기존 계좌 활용: 타 금융회사에 이미 개설되어 있는 고객의 기존 계좌로부터 금융회사가 소액이체를 받는 등의 방식*을 통해 고객이 동 계좌에 대해 사용권한이 있는지 확인 * 예: ? 고객이 금융회사가 지정한 금액을 이체, ? 금융회사가 기존 계좌에 소액이체 후 고객이 해당 자금을 금융회사에 재이체, ? 고객의 기존 계좌에 금융회사가 소액이체 등의 방식을 통해 1회용 인증번호 등을 전송하고 고객이 해당 인증번호를 입력하는 방법 등 ⑤ 기타 이에 준하는 방법: 금융회사에 생체정보(이하 ‘바이오정보’라 한다)를 등록한 고객은 사전에 대면ㆍ비대면 등으로 등록한 바이오정보와 비교를 통해 확인 ⑥ 타 기관 확인결과 활용: 공인인증서, 아이핀(I-PIN), 휴대폰과 같이 인증기관 등에서 신분확인 후 발급한 파일, 아이디ㆍ비밀번호, 전화번호 활용 ⑦ 다수의 고객정보 검증 Ⅲ. 금융실명법상 비대면 실명확인의무 □ 비대면 실명확인 시 개별 비대면 방식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Ⅱ. 비대면 실명확인방식의 ①~⑤ 방식 중 2가지 이상을 중복하여 적용(의무사항) ㅇ 이와 함께 금융회사 자체적으로 추가 확인방식을 적용함으로써 가급적 다중의 검증과정을 거친 후 계좌 개설(권고사항) * ①~⑤ 방식의 기본확인방법을 보완ㆍ보조하기 위한 것으로, ⑥ 타 기관 확인결과 활용, ⑦ 다수의 고객정보 검증 방식 등을 추가 적용 - ⑥, ⑦ 방식 외에 본인확인방식을 금융회사가 자체적으로 도입하는 것도 가능
 
라.  이 사건 대출약정과 같이 ‘전자문서’에 의한 ‘전자금융거래’가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경우, 금융회사가 사고를 방지하고 그로 인한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엄격한 기준에 따라 실명확인의무를 이행하는 등의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위 비대면 실명확인방안은 원래 금융실명법에 따라 실명확인의무가 있는 금융거래 중 비대면 방식의 거래에 적용되는 기준으로 마련되었으나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른 비대면거래 본인확인조치의 기준이 되기도 하였으므로, 금융회사가 본인확인의무를 다하였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마.  한편 전자문서법 제7조 제2항 제2호의 문언과 입법 목적 등을 종합해 보면, 수신자가 작성자 또는 그 대리인의 의사에 기하여 전자문서가 송신되었다고 믿은 데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전자문서에 의한 거래에서 그 전자문서가 작성자 또는 그 대리인에 의하여 송신되었다고 믿을 수 있을 정도의 본인확인절차를 수신자가 적절하게 이행하였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그와 같은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수신자가 시행한 본인확인절차가 당시의 기술적 수준에 부합하는 적정한 것이었는지, 관련 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방식에 따라 거래의 특성에 맞게 본인확인조치 또는 피해방지를 위한 노력을 다하였는지, 전자문서에 포함된 의사표시가 의도하는 법률행위의 내용과 성격이 어떠한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4다236754 판결 참조).
 
4.  판단 
가.  이 사건 대출약정이 원고의 의사에 의하여 체결되었는지 여부
전자금융거래에 있어서도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표시의 합치가 있다는 점이 증명된다면 전자문서로서의 작성 형식이나 절차를 갖추었는지와 무관하게 그에 따른 법률효과가 발생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대출약정은 성명불상자가 불법적으로 개통한 휴대전화와 위조된 신분증을 이용해 원고의 명의를 도용하여 체결한 것으로서, 원고의 의사에 기하지 아니한 전자금융거래임이 명백하다.
 
나.  이 사건 대출약정의 효력이 원고에게 귀속되는지 여부
1) 먼저 위에서 든 증거에 의하면, 피고는 비대면 전자금융거래 방식의 이 사건 대출에 관하여 휴대폰 인증서비스 제공업자인 NICE를 통한 본인인증, 원고 명의의 공동인증서 전자서명, 행정안전부를 통한 주민등록증 진위확인, 원고 명의로 개설된 위 □□은행 계좌에 1원 입금을 하여 대출신청인이 인증문자를 입력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본인인증을 거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러한 인증방법은 비대면 실명확인방안의 5가지 필수적 확인방법 중 2가지(= ① 실명확인증표 사본 제출 + ④ 타 금융회사에 개설된 기존 계좌 활용) 및 권고사항 중 2가지(= ⑥ 타 기관 확인결과 활용 중 공동인증서 활용 + 휴대폰 활용) 조치에 해당한다.
2) 그러나 갑 제9 내지 11호증, 을 제2, 3, 6, 8, 9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령과 법리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이 사건 대출약정 시 비대면 실명확인방안에서 정한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았거나, 상당한 주의를 하였다면 원고의 의사에 기해 대출이 실행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던 경우로 봄이 타당하다.
가) ‘실명확인증표 사본 제출’ 방식에 사용된 원고 명의의 주민등록증 사본은 진정한 주민등록증 원본이 아닌 위조된 주민등록증의 사본을 재촬영 또는 스캔한 것이다.
비대면 실명확인방안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실명확인증표 사본 제출은 그 실명확인증표가 진정한 것임을 상정하여 설계된 인증방법이라고 할 수 있고, 대면거래에서 고객이 직접 금융회사 창구를 방문해 신분증을 제출하는 것을 대체하는 방식이므로 최대한 대면거래에 준하여 고객이 신분증 원본을 소지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나마 인정할 수 있는 정도의 방법을 요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행정안전부의 「비대면 실명확인 시 신분증 진위확인 기술표준 및 관리기준」 에서도 실명확인증표의 사본 제출은 ‘본인’이 ‘원본’을 ‘직접’ 촬영한 사본에 의하여 이루어져야 함을 전제로 "금융회사는 본인확인을 위해 고객에게 본인의 신분증을 들고 촬영한 본인의 상반신 사진을 요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금융회사인 피고로서는 비대면 금융거래 시 기술적으로 실명확인증표의 원본 촬영임을 확신할 수 없는 경우라면 고객의 얼굴이 직접 노출되도록 실명확인증표를 촬영하도록 하거나 비대면 실명확인방안 중 ‘② 영상통화’를 추가로 요구하는 등의 방식을 택하여 본인확인조치의 방법을 보강하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이러한 조치가 기술적으로 어렵지도 않다).
다만 비대면으로 실명확인증표 사본인 주민등록증 사진 파일을 제출받아 자동화된 방식으로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신분증 진위확인 시스템을 통해 그 진정성을 확인하는 절차의 특성상 은행 등이 거래 당시에 실명확인증표 원본을 바로 촬영한 파일을 제출받는 것과 사전에 촬영된 파일을 제출받는 것 사이에 큰 차이가 없고(위 대법원 2024다236754 판결 참조), ‘정부24’ 홈페이지에서는 주민등록증의 진위를 성명, 주민등록번호, 발급일자만으로 판정하고 있기는 하나(을 제9호증), 피고에게 제출된 위조된 주민등록증 사본의 원고 사진이 진정한 주민등록증에서의 사진과 뚜렷이 다르고, 위조된 주민등록증의 형태와 내용 등에 비추어 피고가 그 진위 여부를 판별해 내는 것이 도저히 불가능하였다고는 보이지 않으므로, 위와 같은 사진파일 제출 방식이나 주민등록증 진위확인 기준만으로 피고가 비대면 실명확인방안 중 의무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나) ‘타 금융기관에 개설된 기존 계좌 활용’ 방식에 동원된 위 □□은행 계좌는 성명불상자가 위조 주민등록증 등을 이용하여 개설한 것이다.
이 인증방법은 ‘② 영상통화’나 ‘③ 접근매체 전달 과정에서 신분확인증표 확인’ 방법과 달리 실제 행위자가 본인임을 직접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아니므로 행위자와 명의인이 일치한다는 점이 담보될 수 있도록 그 준수 여부를 보다 엄격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은행 계좌는 이 사건 대출약정 이틀 전인 2023. 4. 7. 원고 명의를 모용해 비대면으로 신규 개설된 것이고(제1심공동피고였던 주식회사 □□은행은 "2023. 4. 7. 자 대출거래약정서에 기한 대출금 300만 원의 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라는 내용의 제1심법원의 2023. 12. 21. 자 화해권고결정을 수용하였다), 성명불상자는 토요일인 2023. 4. 8. 공동인증서를 발급받은 다음 일요일인 같은 달 9일 위 알뜰폰을 통해 휴대폰 인증을 하면서 위 계좌로 이른바 ‘1원 입금’ 인증을 하였음을 알 수 있어(을 제2, 3, 6, 8호증), 거래 실적이 없는 원고에게 고액을 비대면거래 방식으로 대출하는 피고로서는 인터넷 대출신청인이 원고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추가적인 인증절차를 요구하는 등으로 거래 의심사유를 해소할 필요가 있었다고 보인다.
3) 위와 같이 피고가 비대면 실명확인방안이나 그에 준하는 본인확인절차를 거쳤다고 인정되지 않는 이상 이 사건 대출신청서와 약정서는 ‘수신자인 피고가 그것이 작성자 또는 그 대리인의 의사에 기한 것이라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 자에 의하여 송신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대출약정서에 의한 전자금융거래의 효력이 원고에게 귀속된다고 보기 어렵다.
 
다.  표현대리의 성립 여부
피고는 예비적으로, ① 제출된 신분증상의 사진은 원고 본인의 것이 맞고, 위 신분증상의 주소와 이 사건 대출약정서에 기재된 주소는 원고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소지이며, 위 □□은행 계좌 개설 시 원고 명의의 농협은행 계좌를 통해 본인인증이 이루어졌는데, 이는 원고가 성명불상자에게 개인정보 등을 제공하고 각종 본인인증을 해주지 않는 이상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어서 ‘대리권 수여’나 ‘기본대리권’이 존재하고, ② 피고는 비대면 실명확인방안에 정해진 본인확인방법을 모두 이행하였을 뿐 아니라 위조된 신분증으로 의심할 만한 사정이 존재하지 않아 원고 본인의 권한을 행사하는 것으로 믿은 것에 대한 ‘정당한 사유’가 있으므로 민법 제125조 또는 제126조의 표현대리 법리를 유추적용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가 성명불상자에게 인적사항이나 개인정보를 제공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이 사건에서 피고 주장의 사유만으로 표현대리가 성립할 만한 기본대리권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성명불상자는 원고의 주민등록증을 여러 개 위조하여 휴대전화 개통, 은행계좌 개설, 여러 건의 대출 신청(제1심공동피고였던 주식회사 ◇◇◇저축은행도 "2023. 4. 10. 자 여신거래약정서에 기한 대출금 6,800만 원의 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라는 내용의 위 화해권고결정을 수용하였다)에 사용한 점, 피고는 공인인증서가 아닌 공동인증서를 통한 본인인증 절차를 기계적으로 거쳤을 뿐이고(2020. 6. 9. 전자서명법 전부 개정으로 도입된 공동인증서는 공인전자서명에 대하여 신원의 진정성과 전자문서의 무결성이 추정, 인정되던 종전 공인인증서와 달리 전자서명에 대하여 서명, 서명날인 또는 기명날인으로서의 효력만이 인정된다), 그 과정에서 본인확인의무를 다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민법 제125조, 제126조에서의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표현대리 유추적용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라.  소결론
결국 이 사건 대출약정에 기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대출금과 이자 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한다 할 것이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위 부존재의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의연(재판장) 조영범 이성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