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보호법위반
【판시사항】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 제1항에도 불구하고 재판과정에서 소송상 필요한 주장의 증명이나 범죄혐의에 대한 방어권 행사를 위하여 개인정보가 포함된 소송서류나 증거를 법원에 제출하는 경우와 고소ㆍ고발 또는 수사절차에서 범죄혐의 소명이나 방어권 행사를 위하여 개인정보가 포함된 서류나 증거자료를 수사기관에 제출하는 경우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에 해당하여 형법 제20조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이러한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참조조문】
구 개인정보 보호법(2023. 3. 14. 법률 제192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 제1항, 제71조 제2호, 형법 제20조
【참조판례】
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3도3673 판결(공2025하, 1605), 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3도17590 판결
【전문】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정인 담당변호사 나병영 외 3인
【원심판결】
부산지법 2024. 4. 5. 선고 2023노279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으로 환송한다.
【이 유】
1. 공소사실 요지
피고인은 부산 해운대구 (이하 생략)에 있는 (상호 생략) 콘도 운영위원회 회장이었다. 김○근은 그 운영위원회의 운영위원이었다.
개인정보처리자는 정보주체로부터 별도의 동의를 받은 경우 등 법령이 허용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집 목적 범위를 초과하여 개인정보를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
피고인이 2020. 8. 6.경 김○근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일로 인하여 2020. 8. 24. 자 운영위원회 정기회의에 김○근에 대한 운영위원 해임 건의안이 안건으로 상정되었다. 피고인은 그 정기회의 자리에서 김○근의 동의를 받아 김○근과 피고인이 다투는 장면이 촬영된 CCTV 영상을 재생한 다음 그 영상 원본 파일을 정기회의 회의록에 첨부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운영위원회 회장으로서 업무를 목적으로 해당 CCTV 영상 등 개인정보파일을 운용하기 위하여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게 되었다.
피고인은 2020. 9. 21.경 운영위원회 사무실에서, 그곳 금고에 보관되어 있던 CCTV 영상의 파일을 USB에 복사ㆍ저장한 다음, 2021. 3. 26.경 김○근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김○근이 피고인을 모욕 등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수사 중이던 부산해운대경찰서에 제출함으로써 수집 목적 범위를 초과하여 김○근의 개인정보를 이용하였다.
2. 원심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수사기관에 CCTV 영상을 증거자료로 제출한 행위가 구「개인정보 보호법」(2023. 3. 14. 법률 제192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개인정보 보호법’이라 한다) 제18조 제1항에서 금지하는 행위에 해당하고, 피고인의 행위가 형법 제20조에 따른 정당행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3. 대법원 판단
가.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 제1항은 개인정보처리자가 개인정보를 제15조 제1항에 따른 범위를 초과하여 이용하거나 제17조 제1항 및 제3항에 따른 범위를 초과하여 제3자에게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재판과정에서 소송상 필요한 주장의 증명이나 범죄혐의에 대한 방어권 행사를 위하여 개인정보가 포함된 소송서류나 증거를 법원에 제출하는 경우, 고소ㆍ고발 또는 수사절차에서 범죄혐의 소명이나 방어권 행사를 위하여 개인정보가 포함된 서류나 증거자료를 수사기관에 제출하는 경우에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에 해당하여 형법 제20조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 이때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인정보 제출자가 개인정보를 수집ㆍ보유하고 제출하게 된 경위 및 목적, 개인정보를 제출한 상대방, 제출 행위의 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 제출인지 여부, 비실명화 등 개인정보 안전성 확보에 필요한 조치 가능성 및 조치 여부와 내용, 제출한 개인정보의 내용, 성질(민감정보 여부 등) 및 양, 침해되는 정보주체의 법익 내용, 성질 및 침해 정도, 개인정보를 제출할 다른 수단이나 방식이 존재하는지 여부, 다른 수단이나 방식을 취하지 않고 개인정보를 제출하게 된 불가피한 사정 유무 등 개별적인 사안에서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3도17590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자신의 범죄혐의에 대한 소명 등 방어권 행사를 위하여 CCTV 영상을 수사기관에 제출한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1) 2020. 8. 6.경 있었던 다툼과 관련하여, 피고인은 2020. 10. 28. 김○근을 폭행 혐의로 고소하였고, 김○근은 2020. 12. 30. 피고인을 모욕 혐의로 고소하였다.
2) 피고인이 CCTV 영상을 제출한 목적은 당시 피고인과 김○근이 다투게 된 경위와 상황 및 그 내용 등이 담긴 영상을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범죄혐의에 대한 소명 등 방어권을 행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3) CCTV 영상은 김○근과 피고인이 다투는 모습을 촬영한 것에 불과할 뿐 김○근의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는 민감정보 등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
4) 수사기관이 당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CCTV 영상이 필요했을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압수수색영장 집행 등을 통해 CCTV 영상을 확보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피고인이 이를 증거자료로 제출함으로 인해 김○근에게 사회통념상 용인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피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5) 수사기관이 CCTV 영상을 수사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는 등의 행위를 할 위험성이 크다고 할 수도 없다.
다.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의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행위가 형법 제20조에서 정한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단에는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결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