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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대법원 2026. 5. 8. 선고 2025도17983 판결]

【판시사항】


항소심이 심리과정에서 심증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을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증인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한 제1심의 판단을 항소심이 뒤집어 그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경우

【참조조문】

형사소송법 제275조 제1항, 제308조, 제364조

【참조판례】

대법원 1996. 12. 6. 선고 96도2461 판결(공1997상, 279), 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6도4994 판결(공2007상, 96)), 대법원 2013. 1. 31. 선고 2012도2409 판결, 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공2017상, 919), 대법원 2022. 8. 11. 선고 2022도6743 판결


【전문】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주현덕

【원심판결】

수원지법 2025. 10. 13. 선고 2024노751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문건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6. 5. 16.경 대학동창인 피해자 강○진에게 전화하여 ‘원금보장과 고정이율의 수익금이 보장되는 사모펀드 상품에 가입해주겠다.’라고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위 돈을 받더라도 이를 개인채무 변제 및 생활비 등으로 사용할 생각이었을 뿐 사모펀드 상품에 가입해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으며, 당시 개인채무 2억 원 상당이 있어 위 수익금 등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6. 5. 16.경 4,000만 원을 피고인 명의 KB증권 계좌로 송금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20. 7. 22.까지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8회에 걸쳐 1억 3,300만 원을 송금받았다(이하 ‘이 사건 각 투자금’이라 한다).
 
2.  제1심 및 원심의 판단 
가.  제1심의 판단
제1심은 피해자에 대하여 증인신문을 실시한 다음,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한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추가적인 증거조사를 실시하지 아니하고 제1회 공판기일에 곧바로 변론을 종결한 후, 피해자의 수사기관 및 제1심 법정에서의 진술, 카카오톡 대화내용, 거래내역 등을 토대로 하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원금 및 확정이율에 따른 이자 지급이 보장되는 사모펀드에 가입해주겠다고 하여 돈을 받아갔음에도 위 용도에 사용하지 아니함으로써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 사건 각 투자금을 편취하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현행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속심을 기반으로 하되 사후심적 요소도 상당 부분 들어 있는 이른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지므로 항소심에서 제1심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러한 심급구조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항소심이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1996. 12. 6. 선고 96도2461 판결, 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등 참조). 특히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의 경우에는, 증인신문 절차를 진행하면서 진술에 임하는 증인의 모습과 태도를 직접 관찰한 제1심이 증인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항소심이 이를 뒤집어 그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려면,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한 제1심의 판단을 수긍할 수 없는 충분하고도 납득할 만한 현저한 사정이 나타나는 경우이어야 한다(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6도4994 판결, 대법원 2013. 1. 31. 선고 2012도2409 판결, 대법원 2022. 8. 11. 선고 2022도6743 판결 등 참조). 그것이 형사사건의 실체에 관한 유죄ㆍ무죄의 심증은 법정 심리에 의하여 형성하여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 그리고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부합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사실관계 및 이 사건의 소송경과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
1) 제1심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원금보장과 고정이율의 수익금이 보장되는 사모펀드 상품에 가입해주겠다."라고 말하여 피해자를 기망하였다는 취지의 피해자의 진술에 대하여, 피해자 명의의 사모펀드 가입증서나 계약서 등이 작성되지 않은 점, 피해자는 이 사건 각 투자금을 피고인에게 송금할 당시에는 피해자 명의의 계약서 작성 등을 요청하지 않다가 2022년경에 이르러서야 피고인에게 계약서를 요구한 점, 이 사건 각 투자금이 피해자의 이름으로 사모펀드 회사에 입금된 것이 아니라 모두 피고인의 계좌로 송금된 점 등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그 신빙성이 낮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피해자가 피고인을 고소하게 된 경위,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수익금을 정기적으로 지급한 점 등의 사정을 추가적으로 고려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반면에 원심은, 제1심과 동일한 증거관계에서도 제1심과 달리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고,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받은 돈을 투자하는 데 사용하지 않고 생활비, 채무상환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으며, 피고인은 피해자가 각 이체한 금액에 대한 확정이율에 따른 수익금을 피해자에게 매월 지급하였고, 피고인과 피해자는 이 사건 각 투자금이 특정 사모펀드에 투자되었음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이는 대화를 나눈 점 등을 종합하여, 피해자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으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각 투자금을 편취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이처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유무를 비롯하여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였는지를 추단케 하는 각종 증거들에 관한 증거가치 평가나 이에 기초한 사실인정에 관하여 제1심과 원심의 판단은 서로 상반된다.
2)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제1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피해자의 이름으로 사모펀드에 가입하여 준다고 하여 이 사건 각 투자금을 피고인에게 송금하였다고 진술하였는데, 피해자는 이 사건 각 투자금 1억 3,300만 원을 약 4년간 8회에 걸쳐 피고인에게 송금하면서 피해자 명의의 사모펀드 가입증명서, 계약서 등을 받은 사실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에게 이를 요청한 사실도 없는 점, ② 피해자는 이 사건 각 투자금을 사모펀드 회사의 계좌가 아닌 피고인 명의의 계좌로 송금한 점, ③ 피해자는 이 사건 각 투자금을 투자하기 이전에 피해자 모(母)의 이름으로 투자계약서를 받고 직접 투자한 회사의 계좌로 투자금을 송금한 경험도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피해자의 위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엿보이지 않고, 또 사실인정에 이르는 제1심의 논증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어긋나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사정도 발견되지 않는다.
3)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한 제1심 판단에 의문이 들더라도, 위에서 본 사정만을 들어 곧바로 제1심 판단을 뒤집을 것이 아니라 피해자를 증인으로 다시 신문하여 추가적인 증거조사를 하는 등의 절차를 거친 다음, 관련 법리에 따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유무 등을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한다. 또한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각 투자금을 송금받게 된 경위에 대하여 피해자의 진술과 상반되는 피고인의 진술 내용 등에 의문이 있다면 그에 관하여도 적절히 석명권을 행사하거나 필요한 경우 추가적인 증거조사를 하여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나는 것이 있는지도 면밀히 심리하였어야 한다.
4) 그런데도 원심은 추가적인 증거조사 없이 공판기일을 1회에 종결한 후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관한 제1심 판단을 뒤집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심리주의 원칙, 항소심의 심리 및 재판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결론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마용주(재판장) 천대엽 서경환(주심) 신숙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