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기술의유출방지및보호에관한법률위반·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영업비밀누설등)·업무상배임·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영업비밀국외누설등)
【판시사항】
[1] 산업발전법상 첨단기술 및 첨단제품의 의미나 그 구별 기준 등을 해석하는 방법 / 어떠한 정보가 ‘산업발전법 제5조에 따라 고시된 첨단기술의 범위에 속하는 기술’로서 구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호되는 산업기술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방법
[2] 산업통상자원부 고시인 구 첨단기술 및 제품의 범위 [별표 1]의 중분류 ‘담수’의 의미
【참조조문】
[1] 구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2019. 8. 20. 법률 제164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호 (나)목, 구 산업발전법(2020. 2. 11. 법률 제1699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제5조
[2] 구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2019. 8. 20. 법률 제164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제2조 제1호 (나)목, 구 산업발전법(2020. 2. 11. 법률 제1699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제5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12. 8. 30. 선고 2011도1614 판결, 대법원 2025. 9. 25. 선고 2022도7718 판결(공2025하, 2070)
【전문】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쌍방
【변 호 인】
법무법인 와이케이 담당변호사 박하린 외 1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25. 9. 12. 선고 2025노343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대상 공소사실의 요지
초순수를 제조하여 반도체 공정에 공급하는 초순수시스템은 고난도 수처리 설계 및 자동화 운영기술이 요구되는 현존 최고 수준 수처리 엔지니어링 기술들의 종합시스템이다. 피해자 ○○엔지니어링 주식회사(이하 ‘피해자 회사’라 한다)가 보유한 초순수시스템 설계 및 시공 관련 기술은 산업발전법 제5조에 따른 첨단기술로서, 수자원 분야의 ‘고효율 RO 시스템 최적 설계 기술’에 해당한다.
피고인은 2011. 7. 4. 피해자 회사에 입사하여 2019. 2. 20. 퇴사할 때까지 피해자 회사의 초순수시스템 시공 관리 및 시운전업무를 담당한 사람으로, 피해자 회사와 체결한 계약 등에 따라 산업기술에 대한 비밀유지의무를 부담한다.
한편 피고인은 2018. 6.경부터 2019. 2.경까지 ○○전자 화성 반도체공장 V1 라인 초순수시스템 설치 공사(E-Project)의 시공 관리 및 발주처 대응업무 등을 담당하다가, 중국 반도체 컨설팅 기업인 (회사명 생략)의 초순수 담당자로 이직하기 위해 2019. 2. 20. 피해자 회사를 퇴사하게 되었다.
피고인은 (회사명 생략)으로 이직한 후 사용할 목적으로 2019. 2. 12.경 화성시에 있는 피해자 회사 화성 V1 라인 초순수시스템 공사현장 사무실에서 피해자 회사의 산업기술인 컴퓨터 파일들을 피고인의 사내 이메일을 통해 피고인의 개인 이메일 계정으로 발송하였다. 피고인이 발송한 위 컴퓨터 파일들은 피해자 회사가 운용하는 반도체급 친환경(Non-Chemical) 초순수 제조 프로세스, 설비, 기자재의 상세 스펙 및 공정 레시피 등 정보가 포함되어 있고 피해자 회사의 설계 노하우 등을 반영하여 초순수시스템의 최적 설계값 등을 자동으로 계산해주는 설계템플릿인 "20181218_용량.XLSX" 파일 및 초순수시스템을 자동화하기 위한 제어로직, 설비 운전조건, 인터락 정보 등이 정리된 "E-PJT OPERATION LOGIC_종합본_RO_190108.XLSX" 파일, "E-PJT UPW_BLOCK TIME CHART_RO_190103.XLSX" 파일 총 3개 파일(이하 ‘설계자료’라 한다)이다.
피고인은 2019. 3. 1. 자 (회사명 생략) 입사를 위해 중국으로 출국하기 직전인 2019. 2. 22.경 피해자 회사의 산업기술인 설계자료를 자신의 노트북에 옮겨 저장한 후 2019. 3. 2.경 그 노트북을 가지고 중국으로 출국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외국에서 사용하거나 사용되게 할 목적으로 피해자 회사의 산업기술을 유출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해자 회사의 ‘반도체 제조용 Non-Chemical 초순수시스템 설계 및 시공 기술’(이하 ‘이 사건 기술’이라 한다)이 이 사건 당시 시행되던 구 「첨단기술 및 제품의 범위」(2015. 6. 2. 시행, 산업통상자원부 고시 제2015-101호, 이하 ‘이 사건 고시’라 한다)에 열거된 첨단기술의 범위에 속한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보아, 대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1) 이 사건 고시는 분야별로 첨단기술 및 제품을 고시하고 있는데, 그중 대상 공소사실에 해당하는 첨단기술로 검사가 주장하는 것은 ‘플랜트엔지니어링 분야’의 ‘수자원(대분류)/담수(중분류)/막분리(소분류)/고효율 RO 시스템 최적 설계 기술’이다.
한편 이 사건 고시의 모두 부분에는 "첨단기술의 개념정의는 KIAT 산업기술로드맵 유망기술체계도 참고(분류체계는 다를 수 있음)"라고 기재되어 있다. 2011년 KIAT 산업기술로드맵 유망기술체계도 중 "수자원" 부분에는 "수자원 플랜트엔지니어링 분야는 원수의 종류와 처리수의 활용목적에 따라 해수, 담수, 공정수로 구분함. 해수 분야는 해수에서 염분을 포함한 물속의 용존물질(미네랄, 유기물) 대부분을 제거하여 식수 및 공업용수 등으로 이용할 수 있는 해수 담수화 공정기술에 해당되며, 담수 분야는 하천수, 강, 우수 등을 처리하여 식수 및 생활용수로 이용하는 정수 공정기술이며, 공정수 분야는 폐수의 재활용 및 반도체, LCD, 생명공학 등에서 필요로 하는 초순수를 생산하는 기반 공정기술임."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수자원 분야의 핵심기술’ 표에 ‘수자원(대분류)/해수(중분류)/막분리(소분류)/고효율 RO 시스템 최적 설계 기술’이 기재되어 있다.
2) 구「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2019. 8. 20. 법률 제164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산업기술보호법’이라 한다) 제36조 제1항의 수범자가 어느 기술이 첨단기술의 범위에 속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는 이 사건 고시를 해석하여야 할 것인데, 이 사건 고시는 첨단기술을 열거하면서 단순히 기술 명칭만 기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에 앞서 그 기술이 속하는 분야를 대분류, 중분류, 소분류로 명시하고 있고, 이는 이 사건 고시에서 열거하고 있는 첨단기술의 의미를 명확히 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첨단기술의 경우에는 첨단기술로 분류되는 기술의 명칭 또는 범위를 대략적으로 고시할 뿐이어서, 첨단기술의 명칭 자체 외에 그 기술이 적용되는 분야, 즉 이 사건 고시의 분류 역시 고시된 첨단기술의 의미를 파악하는 데 유의미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3) 그런데 이 사건 고시 중 ‘고효율 RO 시스템 최적 설계 기술’은 그 중분류가 "담수"로 되어 있다. 그리고 KIAT 산업기술로드맵 유망기술체계도는 ‘원수의 종류’와 ‘처리수의 활용목적’에 따라 해수, 담수, 공정수로 구분하면서, ‘해수’ 분야는 해수에서 염분을 포함한 물속의 용존물질 대부분을 제거하여 식수 및 공업용수 등으로 이용할 수 있는 해수 담수화 공정기술이라고 정의한 반면,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초순수를 생산하는 기반 공정기술은 ‘공정수’ 분야로 분류하고 있다. "담수" 또는 "담수화"의 사전적 정의는 "염분이 없는 물" 또는 "해수 속의 염분을 제거하여 담수로 만드는 일련의 과정"일 뿐 아니라, 이 사건 고시의 표에 중분류 "담수" 분야 이하의 소분류 등에는 "신개념 담수기술"이나 "해수담수화 과정의 금속 채취" 등의 표현이 기재되어 있어 중분류 "담수"의 의미가 해수 담수화에서 말하는 담수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결국 이 사건 고시 중 ‘고효율 RO 시스템 최적 설계 기술’ 부분은 해수 담수화 분야에 대한 세부기술을 고시한 것으로 해석되는데, 이 사건 기술은 해수를 처리하여 담수를 제조하는 기술에 대한 것이 아니고 공업용수를 처리하여 반도체용 초순수를 제조하는 기술에 대한 것이다.
4) 또한 구 산업기술보호법 제2조 제1호 (나)목은 ‘산업발전법 제5조에 따라 고시된’ 첨단기술의 범위에 속하는 기술을 산업기술로 정의하고 있다. 어느 기술이 첨단기술로서 산업기술에 해당한다고 하기 위하여는 실질적으로 ‘첨단성’을 갖추는 것과 별도로 형식적으로 ‘산업발전법 제5조에 따라 고시’되는 것이 필요한바, 이 사건 기술이 실질적으로는 첨단성을 갖춘 기술이라거나 그 실질적 첨단성 여부에 관한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의 전문적인 판단을 존중하여야 한다고 보더라도, 그러한 이유로 이 사건 고시의 문구를 그 본래 의미와 다르게 해석할 수는 없다. 만약 어느 기술이 실질적으로 첨단성을 갖춘 기술임을 이유로 고시되어 있는 중분류의 문구(담수)를 다른 의미로 해석하거나 기술 명칭 자체의 유사성에 근거하여 그 기술이 속한 것으로 고시되어 있는 분야(중분류)를 무시하고 해석한다면, 구 산업기술보호법 제36조 제1항의 수범자인 일반인으로서는 해당 기술을 취급한 자신의 행위가 첨단기술을 침해한 행위로서 위 법 조항에 저촉되는지 여부를 사전에 예측할 수 없는데, 죄형법정주의에 비추어 이러한 해석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다. 대법원의 판단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1) 관련 법률 및 고시
구 산업기술보호법 제2조 제1호 (나)목에 따르면, 제품 또는 용역의 개발ㆍ생산ㆍ보급 및 사용에 필요한 제반 방법 내지 기술상의 정보 중에서 행정기관의 장(해당 업무가 위임 또는 위탁된 경우에는 그 위임 또는 위탁받은 기관이나 법인ㆍ단체의 장을 말한다)이 산업경쟁력 제고나 유출방지 등을 위하여 산업발전법 제5조에 따라 고시하는 첨단기술의 범위에 속하는 기술은 산업기술에 해당한다.
구 산업발전법(2020. 2. 11. 법률 제1699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에 따른 이 사건 고시 [별표 1]에는 ‘시스템 산업’, ‘플랜트엔지니어링 분야’의 대분류 ‘수자원’, 중분류 ‘담수’, 소분류 ‘막분리’ 이하의 첨단기술 및 제품으로 ‘고효율 RO 시스템 최적 설계 기술’이 고시되어 있다.
첨단기술 및 제품의 해당 여부를 확인받으려는 자는 신청서와 함께 신청 기술ㆍ제품 설명서 등을 구비하여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하여야 하고, 신청서가 제출된 경우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해당기술 및 제품을 검토ㆍ확인하여야 한다(이 사건 고시 제4, 5조).
2) 관련 법리
산업발전법은 첨단기술 및 첨단제품의 의미나 그 구별 기준 등에 대하여는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첨단기술 및 첨단제품의 의미 등에 대해서는 그 문언인 기술 및 제품이 가지는 일반적인 의미와 용례 등을 토대로 산업발전법의 입법 목적과 첨단기술 및 첨단제품의 범위를 정하도록 규정한 취지를 참작하여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2. 8. 30. 선고 2011도1614 판결 참조).
어떠한 정보가 ‘산업발전법 제5조에 따라 고시된 첨단기술의 범위에 속하는 기술’로서 구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라 보호되는 산업기술에 해당하는지는, 고시된 첨단기술에 관한 제품 또는 용역의 개발, 생산, 보급 또는 사용에 필요한 구체적인 기술상의 정보인지, 고시된 첨단기술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지, 그 정보를 통해 대상기관이 산업발전에 기여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할 가능성을 가지는 등 산업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ㆍ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5. 9. 25. 선고 2022도7718 판결 참조).
3) 사실관계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이 사건 고시 [별표 1]의 모두 부분에는 ‘첨단기술의 개념정의는 KIAT 산업기술로드맵 유망기술체계도 참고(분류체계는 다를 수 있음)’라고 기재되어 있다.
나) KIAT 산업기술로드맵 유망기술체계도(이하 ‘유망기술체계도’라 한다)에 따르면, 수자원 플랜트엔지니어링 분야는 ‘원수의 종류’와 ‘처리수의 활용목적’에 따라 담수화, 정수, 공정수로 구분하는데, 담수화 분야는 해수에서 염분을 포함한 물속의 용존물질 대부분을 제거하여 식수 및 공업용수 등으로 이용할 수 있는 해수 담수화 공정기술에 해당하고, 공정수 분야는 폐수를 재활용하거나 반도체, LCD, 생명공학 등에서 필요로 하는 초순수를 생산하는 기반 공정기술에 해당한다. 이에 반해 이 사건 고시 [별표 1]에서는 ‘시스템 산업’, ‘플랜트엔지니어링 분야’의 대분류 ‘수자원’을 중분류 ‘담수’, ‘정수’로만 구분하고, ‘담수’ 또는 ‘정수’ 분야가 어떠한 분야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지 않다.
다) ○○엔지니어링은 산업통상자원부에 ‘반도체용 초순수 제조를 위한 고효율 RO 및 Non-Chemical 초순수 제조 시스템’이 첨단기술에 해당하는지 확인을 신청하였고,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2022. 10. 4. 위 초순수 제조 시스템이 ‘플랜트엔지니어링 분야-고효율 RO 시스템 최적 설계기술’에 해당함을 확인하였다.
4) 구체적 판단
가) 이 사건 고시 [별표 1] 중 ‘시스템 산업’, ‘플랜트엔지니어링 분야’의 대분류 ‘수자원’은 ‘원수의 종류’와 ‘처리수의 활용목적’에 따라 분류할 수 있고, 이 사건 고시에서는 이를 ‘담수’와 ‘정수’의 중분류로 구분하고 있다.
나) 산업발전법과 구 산업기술보호법의 각 입법 목적, ‘담수’와 ‘담수화’가 가지는 일반적인 의미와 용례, 이 사건 고시 [별표 1]과 유망기술체계도의 각 분류체계의 차이, 이 사건 기술이 ‘고효율 RO 시스템 최적 설계기술’에 관한 제품 또는 용역의 개발, 생산, 보급 또는 사용에 기여하는 영향력, 부가가치 창출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고시 [별표 1]의 중분류 ‘담수’의 의미는 ‘해수 담수화에서 말하는 담수’와 같이 그 처리수의 활용목적이 ‘담수’인 경우뿐만 아니라 그 원수의 종류가 담수인 경우를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대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구 산업기술보호법 제2조 제1호 (나)목, 산업발전법 제5조의 ‘첨단기술의 범위에 속하는 기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 중 대상 공소사실 부분은 위와 같은 이유로 파기되어야 한다. 그런데 위 파기 부분은 원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나머지 부분과 상상적 경합 관계 또는 형법 제37조 전단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3. 결론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