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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

[대법원 2026. 5. 29. 선고 2025도16015 판결]

【판시사항】


[1] 목적과 용도를 정하여 위탁된 금전을 수탁자가 임의로 소비하는 행위가 횡령죄를 구성하는지 여부(적극)

[2] 횡령죄의 주체인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의미 / 횡령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재물의 보관자와 재물의 소유자(또는 기타의 본권자) 사이에 위탁관계가 있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및 위탁관계의 발생원인

[3] 금전의 수수를 수반하는 사무처리를 위임받은 자가 그 행위에 기하여 위임자를 위하여 제3자로부터 수령한 금전의 소유권 귀속(=원칙적으로 위임자) 및 이때 위임을 받은 자는 위 금전을 위임자를 위하여 보관하는 관계에 있는지 여부(적극)

【참조조문】

[1] 형법 제355조 제1항
[2] 형법 제355조 제1항
[3] 형법 제355조 제1항

【참조판례】

[1] 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7도10341 판결, 대법원 2014. 1. 16. 선고 2013도11014 판결 / [2] 대법원 2018. 7. 19. 선고 2017도17494 전원합의체 판결(공2018하, 1801) / [3] 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4도134 판결(공2004상, 675), 대법원 2011. 6. 10. 선고 2010도17202 판결


【전문】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승봉철

【원심판결】

대구지법 2025. 9. 5. 선고 2025노1928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변경된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22. 11. 20.경 부실채권 매입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피해자 ○○○대부금융 주식회사(이하 ‘피해 회사’라 한다)가 밀양시 (이하 생략)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에 설정된 720,000,000원의 근저당권부 채권을 매입한 것을 알고 피해 회사 대표인 손○호에게 연락하여 서로 알게 되었다.
피고인은 2022. 11. 27.경 손○호를 만나 ‘이 사건 토지는 실질적으로 내 소유이다. 이를 되찾아야 하니 입찰보증금을 빌려주면 경매에 참여하겠다.’는 취지로 말하여, 2022. 11. 28.경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에서 손○호로부터 이 사건 토지 경매 입찰보증금 명목으로 피해 회사 소유인 34,087,800원을 교부받아 이 사건 토지에 대한 경매절차에 참여하였으나, 2022. 12. 29.경까지 잔금을 지급하지 못해 경매가 유찰되었다.
피고인은 2023. 3. 14.경 손○호로부터 ‘경매가 유찰되었으니 법원으로부터 입찰보증금이 반환되면 그 즉시 돌려 달라.’는 요구를 받았고, 2023. 3. 17.경 피해 회사 소유의 입찰보증금 및 이자 합계 34,117,958원을 피고인 명의 은행 계좌로 입금받아 보관하게 되었음에도 이를 피해 회사에 반환하지 아니하고 임의로 소비하는 등 횡령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피해 회사로부터 34,087,800원을 차용함으로써 그 소유자가 되었고, 경매법원이 피고인에게 반환한 입찰보증금은 피고인의 소유이며, 피고인과 피해 회사 간 법률상 또는 사실상 위탁신임관계가 성립되지 않았다고 보아, 이 사건 변경된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관련 법리
1)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는 것을 처벌하는 범죄이므로, 횡령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횡령의 대상이 된 재물이 타인의 소유일 것을 요하는 것인바, 목적과 용도를 정하여 위탁한 금전은 정해진 목적, 용도에 사용할 때까지는 이에 대한 소유권이 위탁자에게 유보되어 있는 것으로서 수탁자가 임의로 소비하면 횡령죄를 구성한다(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7도10341 판결 참조).
2) 형법 제355조 제1항이 정한 횡령죄의 주체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라야 하고, 여기에서 보관이란 위탁관계에 의하여 재물을 점유하는 것을 뜻하므로 횡령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재물의 보관자와 재물의 소유자(또는 기타의 본권자) 사이에 위탁관계가 있어야 한다. 위탁관계는 사용대차ㆍ임대차ㆍ위임ㆍ임치 등의 계약에 의하여 발생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에 한하지 않고 사무관리와 같은 법률의 규정, 관습이나 조리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대법원 2018. 7. 19. 선고 2017도17494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3) 금전의 수수를 수반하는 사무처리를 위임받은 자가 그 행위에 기하여 위임자를 위하여 제3자로부터 수령한 금전은 목적이나 용도를 한정하여 위탁된 금전과 마찬가지로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수령과 동시에 위임자의 소유에 속하고, 위임을 받은 자는 이를 위임자를 위하여 보관하는 관계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4도134 판결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농협은행 주식회사는 2019. 8. 6. 이 사건 토지 및 인근의 4개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 등’이라 한다)에 관하여 채권최고액을 720,000,000원으로 하는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쳤고, 위 주식회사의 신청에 따라 이 사건 토지 등에 관하여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 2020타경2224호로 임의경매절차(이하 ‘이 사건 경매절차’라 한다)가 개시되었다.
2) 농협은행 주식회사는 2020. 9. 24. 아이에이제십이차유동화전문 유한회사에 위 근저당권부 채권을 양도하였고, 위 유한회사는 2022. 7. 20. 피해 회사에 다시 위 근저당권부 채권을 양도하여 피해 회사는 2022. 7. 26. 이 사건 토지 등에 관하여 채권양도를 원인으로 하는 근저당권이전의 부기등기를 마쳤다.
3) 피고인은 2022. 11. 27. 피해 회사의 대표자인 손○호를 만나 ‘이 사건 토지 등은 실질적으로 내 소유이다. 이를 되찾아야 하니 입찰보증금을 빌려주면 경매에 참여하겠다.’고 말하였고, 손○호는 위 근저당권부 채권의 만족을 얻으려는 목적에서 피고인에게 입찰보증금 용도로 사용할 돈을 빌려주기로 하였다.
4) 피고인은 2022. 11. 28. 피해 회사로부터 34,087,800원을 빌리면서 차용증을 작성하였고, 위 차용증에 ‘차용금액은 이 사건 경매절차의 입찰보증금 납부 용도로 한정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5) 피고인은 2022. 11. 28. 실시된 이 사건 경매절차의 매각기일에서 피해 회사로부터 차용한 돈으로 입찰보증금을 납부하여 최고가매수신고인이 되었고 2022. 12. 5. 매각허가결정이 내려졌지만, 피고인이 대금지급기한 내에 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여 2023. 2. 13. 재매각이 실시되었고 유찰되었다.
6) 이후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최저매각가격을 저감하여 매각기일이 다시 지정되자 피해 회사는 이 사건 토지 등이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매각될 것을 염려하여 경매신청을 취하하기로 하였고, 피고인은 2023. 3. 14.경 피해 회사에 ‘경매를 취하하면 피고인이 입찰보증금을 반환받아 피해 회사에 돌려주겠다.’고 약속하였다.
7) 이에 따라 피해 회사는 2023. 3. 16. 경매신청을 취하하였고, 피고인은 2023. 3. 17. 경매법원으로부터 입찰보증금 및 이자 합계 34,117,958원을 피고인 명의 하나은행 예금계좌로 반환받았으나 이를 피해 회사에 지급하지 않고 모두 소비하였다.
 
다.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해 회사가 피고인에게 빌려준 돈은 목적과 용도를 이 사건 경매절차의 입찰보증금 납부로 한정하여 위탁한 금전으로서 이에 대한 소유권은 위탁자인 피해 회사에 유보되어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피고인이 피해 회사로부터 빌린 돈을 이 사건 경매절차의 입찰보증금으로 납부함으로써 위 돈은 정해진 목적과 용도에 따라 사용된 것이므로 그 후까지도 위 돈의 소유권이 피해 회사에 유보되어 있었다고 볼 수는 없고, 입찰보증금 납부 시점에서 피고인과 피해 회사 간 위탁신임관계는 종료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 후 피해 회사가 경매신청을 취하함에 따라 법원이 피고인에게 입찰보증금을 반환하였다고 하더라도 위탁신임관계가 다시 발생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한편 피고인이 법원으로부터 반환받은 입찰보증금을 피해 회사에 지급하기로 약속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피해 회사로부터 금전의 수수를 수반하는 사무처리를 위임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피고인이 피해 회사로부터 34,087,800원을 차용함으로써 그 소유자가 되었다는 원심의 이유 설시는 부적절하나, 법원이 피고인에게 반환한 입찰보증금은 피고인의 소유가 되어 그에 관해 피고인과 피해 회사 간 법률상 또는 사실상 위탁신임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결론에 있어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횡령죄의 위탁신임관계나 보관자 지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4.  결론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숙희(재판장) 천대엽(주심) 서경환 마용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