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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명칭결정처분취소

[서울행법 2004. 4. 6. 선고 2003구합35908 판결: 항소]

【판시사항】

[1] 건설교통부장관의 고속철도역 명칭 결정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작용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2] 고속철도역이 위치한 행정구역 주민들은 고속철도역 명칭 결정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을 가진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건설교통부장관이 고속철도역의 명칭을 정할 때 역의 명칭을 정하는 방법과 기준에 대하여 아무런 규정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 하더라도 자의적으로 고속철도역의 명칭을 정할 수는 없고, 기왕에 유사한 공공시설에서 어떠한 방법으로 명칭을 정하여 왔는지, 역의 명칭과 관련한 이해관계인은 없는지, 있다면 그들의 이익을 보장하고 손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명칭을 정하였는지, 이해관계가 서로 충돌하는 경우 그 조정을 위하여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살피고, 그 과정과 결과가 조리에 반하는지 여부 등을 따져 적법성 통제의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 점에 비추어 보면, 건설교통부장관이 고속철도역 명칭을 결정한 행위는 우월한 공권력의 행사자로서 행한 의사활동으로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작용이다.
[2] 고속철도역이 위치한 행정구역 주민들은 고속철도역의 명칭에 대하여 자신들이 거주하는 곳의 지명이 역의 명칭에 전적으로 사용되거나 주된 위치에서 사용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고, 이는 구체적 권리로까지는 인정되지 못하더라도 그러한 기대이익과 적어도 이를 침해당하지 않을 권리는 헌법상 행복추구권의 범주 등에 포함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고속철도역 명칭 결정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을 가진다고 본 사례.

【참조조문】

[1] 고속철도건설촉진법 제3조 제1항, 고속철도건설촉진법시행령 제5조, 행정소송법 제2조
[2] 행정소송법 제12조, 헌법 제11조


【전문】

【원 고】

원고 1 외 16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서도 담당변호사 위석현)

【피 고】

건설교통부장관

【변론종결】

2004. 3. 2.

【주 문】

 
1.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03. 11. 20. 경부고속철도 제4-1공구 역사명칭을 '천안아산(온양온천)역'으로 결정한 처분을 취소한다.

【이 유】

1. 이 사건 결정의 경위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내지 갑 제18호증의 1, 2, 갑 제20호증의 1 내지 5, 을 제1호증 내지 을 제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원고들은 아산시에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하는 주민들이다.
(2) 피고는 고속철도건설촉진법 제3조에 따라 고속철도건설기본계획을 수립하여 고시하고, 위 법 제7조 제1항, 제3항에 따라 고속철도건설사업의 시행자가 작성한 고속철도건사업실시계획을 승인하고, 이를 고시하는 지위에 있다.
 
나.  경부고속철도 건설추진 경위 및 노선의 확정
(1) 국가경제규모가 늘어나고 사회활동영역이 확대됨에 따라 수송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되면서 기존의 교통시설로는 1990년대 초경에 수송능력이 한계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자 정부에서는 1983.경부터 1984.경 사이에 그 대안을 조사한 결과 고속전철의 건설이 가장 적합한 대안이 되는 것으로 파악하였고, 경부고속전철 건설 추진기구가 1989. 7.경 구성되면서 고속전철의 건설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
(2) 대통령령인 고속철도및신국제공항건설추진위원회규정을 근거로 설치된 고속전철건설추진위원회에서는 1990. 6. 14. 경부고속철도노선을 선정함에 있어 '직선화, 대도시 거점 및 연계(連繫)운송 체계, 기존 철도용지 최대활용' 등의 기준을 마련하여 108개안을 분석·검토한 끝에 '서울 - 천안 - 대전 - 대구 - 경주 - 부산'으로 노선을 확정하였다.
특히, 중간역으로 천안을 선정함에 있어서는 '천안권 교통인구를 흡수할 수 있고, 향후 경부선과 호남선의 양대 기간축(基幹軸)의 분지(分枝)로서 최적역'이라는 점이 그 주된 이유가 되었다.
 
다.  이 사건 고속철도역의 내역 및 위치
(1) 경부고속철도 제4-1공구 역으로서 서울기점으로부터 96.3㎞ 거리에 있으며 경부고속철도 제1기착지인 이 사건 고속철도역은 부지 202,540㎡ 중 96%인 194,746㎡가 아산시 배방면 장재리에 위치하여 있고, 4%인 7,800㎡가 천안시에 위치하여 있는데, 1996. 7. 공사가 시작되어 2003. 7. 완공되었다.
(2) 이 사건 고속철도역은 위와 같이 대부분이 아산시에 위치하여 있지만 천안시의 중심권역에 더 가깝게 위치하고 있다.
 
라.  이 사건 고속철도역 명칭에 대한 문제의 제기
(1) 온양시와 아산군이 1995. 1.경 통합되어 아산시로 발족하면서 아산시민들 사이에서 이 사건 고속철도역의 명칭을 '아산역'으로 지정하여야 한다는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되어, 아산시민들은 아산역세권개발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1996. 3.경 피고에게 이 사건 고속철도역의 명칭을 '아산역'으로 정하여 달라는 요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2) 이에 피고는 위 아산역세권개발 추진위원장의 건의에 대하여 1996. 3. 29. 역의 명칭은 통상 건설이 완공되는 시기에 전노선의 정차역에 대하여 일괄적으로 지정하고 있다며 '역명칭은 건설이 완공되는 시기에 역소재지 지명, 행정구역 명칭, 지역의견 등을 감안하고,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의견을 들어 최종적으로 확정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회신을 하였다.
(3) 한편, 피고는 1998. 8. 6. 경부고속철도건설 기본계획에 대한 변경고시를 하였는데, 그 고시내용 중 이 사건 고속철도역 명칭은 '천안'으로 기재되어 있다.
 
마.  이 사건 고속철도역 명칭에 대한 갈등
(1) 피고는 2000. 8. 21. 충청남도에게 경부고속철도역 명칭 확정을 위한 협조를 요청하였고, 충청남도는 지명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2000. 10. 24. 이 사건 고속철도역이 위치한 아산시 배방면 장재리의 지명을 따서 '장재역'으로 결정·건의하였으나 천안시는 2000. 10. 20. 피고에게 이 사건 고속철도역의 명칭을 '장재역'으로 함에 반대한다는 주민들의 의견을 제시하는 등 이견이 드러났다.
(2) 또한, 고속철도건설공단(고속철도건설촉진법에 따른 고속철도건설사업의 시행자로서 2004. 1. 1. 한국철도시설공단법의 시행으로 '한국철도시설공단'으로 그 명칭이 변경되었다)은 '장재역'은 대외적인 인지도가 낮다는 이유 등으로 재검토를 요청하는 한편, 2002. 12. 23. 아산시, 천안시 및 충청남도에게 이 사건 고속철도역 명칭을 다시 협의하여 달라는 요청을 하였다.
이에 천안시는 2003. 1. 7. '신천안역'과 '천아산역'을, 충청남도는 2003. 1. 13. '장재역'을, 아산시는 2003. 1. 16. '아산역'과 '장재역'을 각 건의하는 등 이 사건 고속철도역의 명칭을 둘러 싼 아산시와 천안시 및 충청남도 사이의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3) 그러자 피고는 이 사건 고속철도역을 비롯하여 남서울, 대구, 경주 등 4개 고속철도역의 명칭과 관련한 지역간 갈등이 해소되지 아니하고, 2004. 4. 개통을 앞두고 조속히 명칭을 결정할 필요가 있게 되자 2003. 2. 14. 땅이름학회장, 한국지명학회장, 한국문인협회장, 철도청장, 대구광역시장, 충청남도도지사, 천안시장, 아산시장, 광명시장, 경주시장 및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이사장 등에게 '고속철도역 명칭선정 자문위원회 구성'을 위한 선정위원을 추천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바.  고속철도역 명칭선정 자문위원회의 심의 및 의결
(1) 위와 같이 추천요청을 받은 기관장이나 단체장들로부터의 위원들 추천이 완료되자 추천된 위원 15명으로 2003. 2. 27. 고속철도역 명칭선정 자문위원회(본항에서는 '자문위원회'라 한다)가 구성되었다.
(2) 제1차 자문위원회가 2003. 3. 25. 공개로 열려, 역 명칭을 정함에 있어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비밀투표에 의하여 과반수의 찬성을 받은 후보안을 명칭건의안으로 확정·의결하되, 과반수를 얻은 후보안이 없는 경우에는 위 투표결과 1순위와 2순위의 후보안에 대하여 재투표를 실시하여 그 결과 다수득표안을 건의안으로 확정하기로 하는 자문위원회 운영안을 의결하였고, 천안시장 추천 위원(이하 '천안시 위원'이라 한다)은 '신천안역' 및 '천안아산역'을, 아산시장 추천 위원(이하 '아산시 위원'이라 한다)은 '아산역'을 제안하였다.
(3) 제2차 자문위원회가 2003. 4. 3. 비공개로 열려, 아산시 위원은 이 사건 고속철도역이 아산시에 위치하고 있고, 장래 발전방향을 고려하여 인지도를 생각할 필요가 있으며, 이용객 중 관광객들은 주로 아산시를 이용한다는 등의 제안이유를 설명하였고, 천안시 위원은 고속철도가 천안을 목표로 건설되었고, 교통체계상 천안이 요충지이며, 이 사건 고속철도역 인근에 천안의 중심지가 형성되어 있고, 천안이 도시기반시설을 갖춘 도시라는 점 등을 제안이유로 설명하였다.
또한, 다른 위원들은 신천안역, 천안아산역, 아산역, 장재역(충청남도지사 추천 위원), 온양역(중앙지명위원회 추천 위원), 충의역(땅이름학회 추천위원), 천산역 등을 후보안으로 제안하였다.
(4) 제3차 자문위원회가 2003. 4. 23. 비공개로 열려, 위원장이 후보대상을 먼저 정하여야 하는데 후보안이 7개에 이른다는 설명을 하자 천안시 위원이 천안시와 아산시에서 각 제안한 후보안과 제3의 후보안을 표결대상으로 할 것을 제안하였고, 이에 아산시 위원은 '아산역'을 양보하는 대신 '장재역'과 '현충역'을 제안하였으며, 피고 추천 위원과 철도청장 및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이사장 추천 위원은 배제되어야 공정하다는 주장을 하였다.
그리고 위원장이 지역당 1개의 명칭을 제안할 것을 요구하자 아산시 위원은 '장재역'을, 천안시 위원은 '천안아산역'을 제안하였고, 이에 위원장이 양 지역의 협의를 요청하였으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대신 아산시 위원은 '아산천안역'이라는 단일안에 대한 가부투표를 하자고 제안하였고, 천안시 위원은 '천안아산역'을 주장하며 2개안을 대상으로 투표할 것을 주장하였다.
결국, 아산시 위원과 천안시 위원 사이에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아산시 위원은 자신이 주장한 단일안에 대한 표결방법이 아니면 퇴장하겠다며 퇴장한 가운데 자문위원회에서는 '천안아산역'과 '아산천안역' 2개안 대한 표결을 실시하여 그 결과 총 14표 중 '천안아산역'이 8표, '아산천안역'이 5표, 기권 1표(아산시 위원)로 '천안아산역'을 이 사건 고속철도역의 명칭으로 건의하기로 의결하였다.
 
사.  자문위원회 의결 이후의 경과
(1) 그 후 아산시 주민들은 2003. 5.경부터 위 자문위원회에서의 역명선정과정에서 부당한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감사원장에게 건설교통부 고속철도기획단에 대한 감사청구를 하고, 피고에게 진정·탄원하는 한편 아산시는 행정협의조정위원회에 고속철도역 명칭 선정과 관련한 분쟁이 지방자치단체간의 협의와 조정이 필요한 사항이라며 행정협의조정신청을 하였는데 행정협의조정위원회는 심의를 거쳐 2003. 9. 29. 고속철도사업은 국가사무이므로 행정협의조정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 신청을 각하하였다.
(2) 그리고 피고는 위와 같은 아산시 주민들의 의견을 감안하여 2003. 8. 28. 아산시장에게 "이 사건 고속철도역의 명칭을 '천안아산역( )'으로 하되 괄호안의 명칭은 지역 및 인물이 아닌 지역을 상징하는 명소 또는 사적지의 이름으로 할 예정이고, 괄호안 명칭을 정함에 있어서 아산시의 의견을 검토·반영할 계획"이라며 의견을 제출하도록 요구하였다.
(3) 이에 대하여 아산시는 2003. 9. 1. 피고에게 위와 같이 이 사건 고속철도역명이 결정된 것이 부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한편 주민들을 상대로 괄호안에 이름을 나란히 기재하는 것을 찬성하는지 여부 및 찬성한다면 어느 명칭이 적당한지를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하였다.
(4) 아산시는 주민투표결과 주민투표자 19,056명 중 괄호안에 이름을 나란히 넣는 것을 찬성하는 사람들이 9,858명(51.7%)이고, 위 찬성자들 중 5,348명(54.3%)이 '온양온천'을, 3,537명(35.9%)이 '아산신도시'를 선택한 결과가 나오자 2003. 10. 28. 피고에게 '천안아산역' 대신 '아산역'으로 이름을 바꾸어 줄 것을 계속 건의하면서도 위와 같은 주민투표결과대로 괄호안에 들어갈 명칭으로 제1안은 '온양온천' 제2안은 '아산신도시'라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5) 한편, 천안시는 2003. 9. 5. 피고에게 위와 같은 괄호안에 명칭을 나란히 넣는 방법을 철회하도록 건의하였다.
 
아.  피고의 이 사건 결정
피고는 2003. 11. 20. 아산시의 위 주민투표결과를 수용하여 이 사건 고속철도역의 명칭을 '천안아산역(온양온천)'으로 부르기로 결정하였다(이하에서는 '이 사건 결정'이라 한다).
 
2.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피고가 한 이 사건 결정은 이 사건 고속철도역이 위치하고 있는 아산시와 그 주민들의 의사에 반한 것으로 이는 아산시 주민들인 원고들의 행복추구권, 평등권, 자치권과 주민권 등을 침해한 위헌적인 것이고, 재량권을 일탈·남용하고, 조리와 평등의 원칙에도 반하는 위법한 것이므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3.  관련 법령
고속철도건설촉진법
제3조 (고속철도건설기본계획의 수립)
① 건설교통부장관은 고속철도건설이 필요한 때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고속철도건설기본계획(이하 "기본계획"이라 한다)을 수립하여야 한다.
제4조 (고속철도건설사업의 시행자)
① 고속철도건설사업은 국가 또는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법에 의하여 설립된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이하 "고속철도건설공단"이라 한다)이 이를 시행한다. 다만, 사회간접자본시설에대한민간자본유치촉진법에 의하여 고속철도를 건설하는 경우에는 그 법에서 정하는 자가 시행한다.
제7조 (실시계획의 승인)
① 제4조의 규정에 의하여 고속철도건설사업을 시행하는 자(이하 "사업시행자"라 한다)는 사업규모와 내용, 사업기간, 재원조달계획 기타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항등을 포함한 고속철도건설사업실시계획(이하 "실시계획"이라 한다)을 작성하여 건설교통부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이 경우 사업시행자는 고속철도건설사업을 효율적으로 시행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기본계획의 범위안에서 구간별 또는 시설별로 실시계획을 작성할 수 있다.
③ 건설교통부장관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실시계획을 승인한 때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이를 고시하고, 관계 서류의 사본을 관계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고속철도건설촉진법시행령
제5조 (기본계획의 고시)
① 건설교통부장관은 법 제3조의 규정에 의하여 기본계획을 수립한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관보에 고시하여야 한다.
 
6.  주요경유지 및 역(특별시·광역시·시 및 군의 행정구역단위까지 표시된 것을 말한다)
 
4.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의 항변
이 사건 결정은 국민의 구체적인 권리와 의무에 직접적인 변동을 초래하는 행위인 '처분'이 아니어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아니고, 나아가 원고들이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는 이익은 법에 의하여 보호되고 있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이 아니어서 원고들은 이 사건 결정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 자들이 아니므로 결국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
 
나.  판 단
현재 지명을 정하거나 공공시설에 이름을 짓는 절차와 방법에 관하여 보건대, 관련 법규와 기록에 의하면, 통상적으로 ① 지명의 경우 측량법 제58조에 의하여 설치된 지명위원회(중앙지명위원회 외에 시·도지명위원회와 시·군·구지명위원회가 있다.)의 심의·의결을 거쳐 건설교통부장관인 피고가 이를 고시하는 방법으로 정하고, ② 도로명의 경우 소관청이 지적법 제16조의 시행령인 도로명및건물번호부여에관한규정(2002. 1. 19. 제정된 대통령령 제17488호) 제5조 제3항에 따라 '그 지역의 특성과 역사성이 반영'되도록 하되, 위 규정 제6조에 따라 '해당 도로관리청과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하여' 정하며, ③ 철도역 명칭의 경우 철도청장이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지명위원회( 측량법 제58조에 의거 설치)를 거쳐 제출한 역명을 참고로 검토하여 결정하되 지역간 대립이 있는 경우에는 지역간 합성명칭이나 대표지역 명칭으로 결정하는 방법으로 정하고, ④ 고속도로 출입시설 명칭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명칭으로 하거나 주요시설 또는 인지도가 높은 시설의 명칭으로 정하며, ⑤ 터널의 명칭은 기본설계 및 실시설계 과정에서 지역대표성이나 관련 지방자치단체의 의견 등을 충분히 반영하여 발주청에서 정하고, ⑥ 교량(橋梁)명은 횡단하는 하천의 명칭을 기준으로 하되 관련 지방자치단체의 의견을 반영하여 발주청에서 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지명을 정함에 있어 측량법에서 정한 절차를 밟지 않거나 형식적으로 밟음에 그친 경우 및 철도역, 터널, 교량 등의 이름을 정함에 있어 위와 같은 행정청 내부의 기준마저 지키지 않거나 형식적으로만 지킨 채 해당 지역 주민들로 하여금 의사를 표시할 기회를 주지 않고 행정청이 자의적으로 명칭을 정하는 경우에도 이를 사법심사 영역의 밖에 방치하는 것은 옳지 않을 것이다.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건대, 고속철도건설촉진법 제3조 제1항에 의하면, 피고는 고속철도건설이 필요한 때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고속철도기본계획을 수립하여야 하고, 대통령령인 고속철도건설촉진법시행령 제5조 제6호에 의하면 피고는 고속철도기본계획을 수립한 때에는 '주요 경유지 및 역' 등을 관보에 고시하여야 하는데, 그 고시를 위하여 피고는 고속철도역의 명칭을 정하여야 하지만 역의 명칭을 정하는 방법과 기준에 대하여 아무런 규정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자의적으로 고속철도역의 명칭을 정할 수는 없고, 기왕에 유사한 공공시설에서 어떠한 방법으로 명칭을 정하여 왔는지, 역의 명칭과 관련한 이해관계인은 없는지, 있다면 그들의 이익을 보장하고 손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명칭을 정하였는지, 이해관계가 서로 충돌하는 경우 그 조정을 위하여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살피고, 그 과정과 결과가 조리에 반하는지 여부 등을 따져 적법성 통제의 대상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점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결정은 행정청인 피고가 우월한 공권력의 행사자로서 행한 의사활동으로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작용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또한, 원고들이 이 사건 고속철도역의 명칭에 대하여 자신들이 거주하는 곳의 지명인 '아산'이 역의 명칭에 전적으로 사용되거나 주된 위치에서 사용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고, 이는 구체적 권리로까지는 인정되지 못하더라도 그러한 기대이익과 적어도 이를 침해당하지 않을 권리는 헌법상 행복추구권의 범주 등에 포함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들은 이 사건 결정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을 가진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5.  본안에 대한 판단
경부고속철도 노선 확정 당시 이 사건 고속철도역을 지나는 노선이 확정되고, 이 사건 고속철도역이 들어서게 된 경위, 이 사건 고속철도역의 명칭을 둘러싼 지방자치단체들 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하여 피고가 기울인 노력 및 고속철도역 명칭선정 자문위원회의 구성경위와 심의·의결 과정, 다른 공공시설의 경우 그 명칭을 정하는 절차와 방법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이 사건 고속철도역의 명칭에 관하여 주어진 재량권의 범위 내에서 필요한 절차를 거쳐 합리적으로 결정을 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결정이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을 저질렀다거나, 조리나 형평의 원칙을 위반한 위법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나아가 행복추구권을 규정한 헌법 제10조, 평등권을 규정한 헌법 제11조 및 지방자치권 등을 규정한 헌법 제117조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6.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행정행위가 위법함을 전제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백춘기(재판장) 손병준 기우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