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선뇌물수수{인정된 죄명: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공무상비밀누설
【판시사항】
[1] 1,000만 원 이상의 뇌물액수를 약속한 공무원에 대하여 검사가
형법 제132조를 적용하여 기소한 사안에서,
형법 제132조는 뇌물의 액수가 1,000만 원 미만인 경우만을 그 적용대상으로 한다고 보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죄를 적용하여야 한다고 한 사례
[2] 1,000만 원 이상의 뇌물액수를 약속한 공무원에 대하여 검사가
형법 제132조를 적용하여 기소한 사안에서, 법원이 공소장변경 없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죄로 의율할 수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1,000만 원 이상의 뇌물액수를 약속한 공무원에 대하여 검사가
형법 제132조를 적용하여 기소한 사안에서, 죄형법정주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입법 취지, 특별법의 제정에 의한 일반법의 개정 방식 등에 비추어
형법 제132조는 뇌물의 액수가 1,000만 원 미만인 경우만을 그 적용대상으로 한다고 보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죄를 적용하여야 한다고 한 사례.
[2] 1,000만 원 이상의 뇌물액수를 약속한 공무원에 대하여 검사가
형법 제132조를 적용하여 기소한 사안에서, 형법상 뇌물죄를 적용하는 것은 사실상 실효된 법률을 적용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고, 행위시 처벌규정이 개정된 경우 유효한 법률을 적용하는 것은 법원의 권한이자 의무이며, 피고인의 입장에서도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과 완전히 동일한 범죄사실에 대하여 방어를 한 이상 법정형만이 다를 뿐인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적용하더라도 그 방어권 행사에 현저한 불이익을 받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법원이 공소장변경 없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죄로 의율할 수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2호
,
형법 제132조
[2]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2호
,
형법 제132조
【전문】
【피고인】
【검사】
박찬일
【변호인】
법무법인 한미국제 담당변호사 황현대
【주문】
피고인을 징역 2년 6월에 처한다.
이 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2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범죄사실
피고인은 2004. 3. 4.경부터 같은 해 9. 30.경까지 서울 영등포세무서 조사1과에서, 같은 해 10. 1.경부터 영등포세무서 징세과에서 세무공무원으로 근무하던 자인바,
1. 2004. 7. 중순 19:00경 서울 영등포구 당산3가 소재 '복 먹고 복 받고' 식당에서 영등포세무서 조사1과 세무공무원인 공소외 1이 2004. 5.경부터 허위세금계산서 발행 및 부가가치세 부정환급 등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주식회사 케이티통상, 주식회사 수연정보 및 실행위자인 공소외 2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인 사건에 관하여, 당시 공소외 1과 같은 과의 소속으로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면서 상호 조사 사건에 대하여 정보를 공유하는 등의 지위를 이용하여 공소외 2로부터 "고발이 되지 않도록 해 주면 담당자에게 2,000만 원, 당신한테는 1,000만 원을 주겠다."라는 부탁을 받고 "알아보겠다."라고 약속함으로써 다른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뇌물을 약속하고,
2. 같은 해 10. 초순 07:00경 서울 영등포구 당산3가 552-1 소재 영등포세무서 4층 피고인이 근무하는 징세과 사무실에서, 영등포세무서가 서울서부경찰서에 조세범처벌법 위반으로 고발한 공소외 2로부터 경찰 조사 전에 고발된 내용을 알고 싶으니 고발 서류 일체를 복사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다른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에 공소외 2를 징세과 사무실로 오게 한 후 4층 조사1과 사무실로 올라가 공소외 1의 캐비넷을 열어 그 곳에 있는 영등포세무서장 명의의 '고발장 표지, 범칙경위 및 처리 의견서, 범칙년월일 및 범칙사실' 등이 기재된 고발서 원본 2권(공문서 번호 : 영등포세무서 1212095-3656호, 1212095-3883호)을 꺼내어 징세과 사무실로 가지고 와 복사기로 이를 1부씩 복사한 후 공소외 2에게 교부함으로써 사전에 유출되면 수사에 방해가 될 우려가 있는 공무상비밀을 누설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 진술
1. 증인 공소외 2의 법정 진술
1. 피고인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1. 공소외 2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
1. 공소외 1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1. 고발장 사본
1. 압수조서
알선뇌물약속의 점(범죄사실 1항)에 적용할 법률에 관한 판단
1. 문제의 제기
가. 알선뇌물약속죄에 대한 법률의 체계
공무원이 그 지위를 이용하여 다른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뇌물을 약속한 죄에 관하여, 형법은 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될 당시부터 현재까지 제132조에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할 것을 규정하고 있는데, 한편 1966. 2. 23. 법률 제1744호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가법'이라고 한다)이 제정되어 그 제2조 제1항에서 "형법 제129조· 제130조 또는 제132조에 규정된 죄를 범한 자는 그 수수·요구 또는 약속한 뇌물의 가액(이하 본조에서 '수뢰액'이라 한다)에 따라 다음과 같이 가중처벌한다."고 규정하였고, 그 수뢰액에 관하여, 1980. 12. 18. 법률 제3280호에 의한 개정을 거쳐, 1990. 12. 31. 법률 제4291호로 그 제2호를 "수뢰액이 1,000만 원 이상 5,000만 원 미만인 때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개정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나. 검사의 기소 취지
이 사건은 범죄사실 1항(이하 '이 사건 뇌물죄'라고 한다)에서 본 바와 같이 공무원인 피고인이 다른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을 알선하면서 약속한 뇌물의 액수가 1,000만 원 이상이므로, 특가법 제2조 제1항 제2호의 적용대상이 됨에도 불구하고, 검사는 형법 제132조에서 정한 알선뇌물약속죄(죄명은 알선뇌물수수로 기재되어 있으나 이는 공소사실의 기재 및 기록에 비추어 볼 때 명백한 오기로 보인다)를 적용하여 기소하였는바, 검사는, 수뢰액이 1,000만 원 이상인 경우라고 하더라도 형법 제132조가 여전히 적용될 수 있고, 따라서 이 사건 뇌물죄에 대하여 위 특가법 조항 또는 위 형법 조항 중에서 검사의 선택에 따라 어느 조항으로도 의율할 수 있다는 전제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하에서는 이러한 법리가 정당한가에 대하여 살펴본다.
2. 이 사건 뇌물죄에 적용될 법률
가. 죄형법정주의
죄형법정주의는 국민으로 하여금 어떠한 행위가 범죄가 되고 범죄에 대하여 어떠한 처벌을 할 것인가에 대하여 명확히 인식하고 예측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이를 법률로써 규정하여야 한다는 헌법상의 원칙으로서, 하나의 범죄에 대하여는 처벌법규 역시 하나여야 하고(하나의 법률에서 형의 상하한이나 선택형을 규정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하나의 범죄에 대하여 여럿의 처벌법규를 두어 국가기관이 이를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허용될 수 없다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당연한 귀결이라고 할 것이다.
이 사건 뇌물죄에 대하여 형법 제132조 및 특가법 제2조 제1항 제2호가 병존적으로 적용될 수 있고 국가기관이 그 중 하나를 선택하여 적용할 수 있다고 한다면, 이는 하나의 범죄에 대하여 여러 처벌법규가 존재하는 것으로서 국민으로 하여금 이 사건 뇌물죄에 대하여 어느 법률에 의하여 어떠한 형으로 처벌되는지 예측할 수 없게 하는 결과가 되어, 죄형법정주의의 원리에 반한다.
나. 특가법의 입법 취지
형법 제132조에서 알선뇌물약속죄에 대하여 이미 규정하고 있음에도 특가법에서 이 사건 뇌물죄에 대하여 가중처벌할 것을 새로이 규정한 것은, 수뢰액이 일정액 이상인 경우에는 그 불법성이 중대하다고 보아 종전보다 더 중하게 처벌하고자 함이 입법자의 의도임이 명백하고, 이는 "형법 ··· 제132조에 규정된 죄를 범한 자는 ··· 다음과 같이 가중처벌한다."라고 하는 특가법의 법문에도 잘 드러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뇌물죄에 관하여 여전히 형법 제132조만을 적용할 수도 있다고 하는 것은 특가법에 가중처벌 조항을 둔 입법 취지에 명백하게 반하는 것이다.
다. 법률의 개정 방식
범죄를 저지르기 이전에 이미 그 범죄에 대한 처벌조항이 개정되었다면 개정된 조항만이 효력을 가지므로, 그 범죄에 대하여는 개정된 조항만을 적용하여야 할 것이지, 이미 폐지된 개정 전 조항을 적용하여서는 안 되는 것은 자명하다.
법률을 개정하는 방식에 있어서, 개정하고자 하는 법률조항 자체를 개정할 것인가, 아니면 따로 그와는 다른 내용의 특별법을 제정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그 조항을 개정할 것인가는 입법기술상의 차이에 불과한 것으로서, 그 선택은 입법자의 의사에 달린 것이고, 양자의 방식에 따른 법률개정의 효과는 같다고 봄이 상당하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알선뇌물약속죄에 대하여 수뢰액과 무관하게 일괄하여 형법 제132조가 규정하고 있던 것을 수뢰액에 따라 가중처벌하기 위하여 특가법이라는 특별법을 제정하기에 이르렀다면, 수뢰액이 1,000만 원 이상인 경우에 한하여서는 형법 제132조 자체가 개정된 것과 다를 바 없고, 따라서 형법 제132조는 그 부분에 한하여서는 특가법의 가중처벌 규정으로 인하여 실효된 것과 같으므로, 결국 특가법 제정 및 1990. 12. 31. 법률 제4291호 개정 이후에는 형법 제132조는 뇌물의 액수가 1,000만 원 미만인 경우만을 그 적용대상으로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또한, 뇌물의 액수가 1,000만 원 이상인 경우에 한하여서는, 특가법 제2조와 형법 제132조의 관계는 특별법과 일반법의 관계, 신법과 구법의 관계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일반법에 대하여서는 특별법이, 구법에 대하여서는 신법이 우선하여야 한다는 원칙에 의하여서도 역시 특가법만을 적용하여야 한다.
라. 두 법률이 모두 유효할 경우의 실무적 문제점
이 사건 뇌물죄의 경우에, 형법 제132조와 특가법 제2조 제1항 제2호가 병존적으로 효력을 갖고 있고 국가기관이 이를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면(범죄에 적용될 법률을 선택할 권한이 검사에게만 있다고 볼 근거는 없다), 검사가 특가법 위반으로 기소한 경우에 법원의 선택에 따라서 처벌이 더 가벼운 형법상의 뇌물죄로 의율할 수 있다고 하여야 할 것이고, 또한 같은 범죄에 대하여 형법의 처벌조항보다 가볍게 처벌하는 내용의 특별법이 제정된 경우에도 국가기관의 선택에 따라서 여전히 처벌이 중한 형법을 적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봄이 논리적으로 일관된다고 할 것인데, 그 어느 것도 받아들일 수 없음은 분명하다.
마. 결 론
이상의 법리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뇌물죄의 경우에는 형법 제132조만이 적용될 수는 없고, 특가법 제2조 제1항 제2호를 적용함이 타당하다.
3. 공소장변경의 필요성 문제
이 사건 뇌물죄에 대하여 형법과 특가법 중 어느 법률을 적용할 것인가의 문제는 동일한 공소사실에 대한 법률 적용의 문제로서,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뇌물죄에 한하여서는 형법 제132조가 특가법의 제·개정에 의하여 실효되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 사건과 같이 이 사건 뇌물죄에 대하여 형법 제132조만을 적용하여 기소하는 것은 행위시에 이미 처벌조항이 개정되었음에도 개정 전의 법률을 적용하여 기소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으로서, 범죄사실에 대하여 유효한 법률을 적용하여 처벌하는 것은 법원의 권한이자 의무이고, 검사의 기소에 기속되어 형법 제132조만을 적용하는 것은 부적법하다.
그런데 이와 같이 수뢰액이 1,000만 원 이상이면 특가법을 적용하여야지 형법을 적용하여서는 안 된다는 전제하에서 이 사건 뇌물죄를 형법상의 알선뇌물약속죄로 기소한 사안에 대하여 공소장 변경 없이 특가법 제2조 제1항 제2호를 적용하는 것이 가능한가에 관하여 보건대, ① 특가법의 형이 더 무거우므로 이는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것이어서 공소장변경 절차를 거치지 않고서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한다면 검사가 공소장의 적용법조를 특가법으로 변경하지 않는 경우에는 결국 형법을 적용할 수밖에 없게 됨으로써 사실상 이미 실효된 법률을 적용하여 처벌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고, ②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행위시에 이미 처벌 규정이 개정된 경우 유효한 처벌 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법원의 권한이자 의무이지 공소장에 기재된 적용법조에 기속되는 것은 아니며, ③ 피고인의 입장에서도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과 완전히 동일한 "1,000만 원 이상의 알선 뇌물약속"이라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방어를 한 이상 법정형만이 다를 뿐인 특가법을 적용하여 처벌하더라도 방어권 행사에 현저한 불이익을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검사가 이 사건 뇌물죄를 형법상의 알선뇌물약속죄로 기소하였고, 기소 이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죄로 공소장을 변경하지 않았으나, 법원은 특가법을 적용함이 마땅하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 법조 및 형의 선택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132조(알선 뇌물약속의 점), 형법 제127조(공무상비밀 누설의 점, 징역형 선택)
1.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각 죄의 장기형을 합산한 범위 내에서)
1.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벌금형 외 전과 없고, 뇌물을 수수하지는 않았으며, 약속한 뇌물의 대가로 부정행위로 나아간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점 등 기록에 나타난 제반 정상 참작)
1. 미결구금일수 산입
형법 제57조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위 작량감경 사유에서 본 바와 같은 정상 참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