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판시사항】
피고인이 자동차의 히터를 가동하기 위하여 자동차의 원동기의 시동을 거는 순간 위 자동차에 후진기어가 들어간 상태이어서 피고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위 자동차가 약 1.5m 가량 후진하게 되었다면, 피고인이 그 당시 자동차를 운전하였다고 볼 수 없어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피고인이 자동차의 히터를 가동하기 위하여 자동차의 원동기의 시동을 거는 순간 위 자동차에 후진기어가 들어간 상태이어서 피고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위 자동차가 약 1.5m 가량 후진하게 되었다면, 피고인이 그 당시 자동차를 운전하였다고 볼 수 없어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전문】
【피고인】
【항소인】
피고인
【검사】
이동간
【원심판결】
대구지법 2004. 11. 1. 선고 2004고정2874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원심판결에서 판시한 이 사건 범행 일시·장소에서 (자동차 등록번호 생략) 레토나승용차(이하 '단속차량'이라 한다)에 공소외 1과 함께 타고 히터를 가동하기 위해서 단속차량의 원동기의 시동을 거는 순간 단속차량에 후진기어가 들어가 있었기 때문에 피고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단속차량이 뒤로 움직였을 뿐 결코 원심판결의 판시와 같이 술에 취한 상태로 단속차량을 운전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2. 이 사건 공소사실 및 원심판결의 요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2004. 4. 8. 01:50경 대구 수성구 지산1동 1258-7에 있는 '숯불갈비신촌' 앞 도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혈중알코올농도 : 0.122%)로 단속차량을 약 1.5m 가량 운전하였다."고 함에 있는바, 원심은 그 거시 증거를 종합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3. 이 법원의 판단
가. 피고인의 당심법정, 원심법정 및 경찰에서의 각 진술, 증인 공소외 1의 당심법정에서의 진술, 증인 공소외 2의 당심법정 및 경찰에서의 각 진술, 사법경찰리 작성의 주취운전자 적발보고서와 주취운전자 정황진술보고서, 피고인 작성의 진술서, 에스케이(SK)텔레콤 주식회사 사장 작성의 통화내역(수사기록 제23장 편철), 공판기록 제20장에 편철된 5·7대리운전안내명함, 공소외 3 작성의 확인서, 공판기록 제24장에 편철된 기사정산내역의 각 기재, 이 법원의 현장검증 결과 등을 기록에 비추어 보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인은 2004. 4. 7. 저녁 대구 수성구 지산1동 1258-7에 있는 '숯불갈비신촌'이라는 식당에서 공소외 1 및 그녀의 친구 3명과 식사를 하기로 하고, 그 날 19:00경 단속차량을 운전하여 위 식당으로 가서 그 앞 도로에 단속차량을 주차하게 되었는데, 그 주차장소가 단속차량의 앞쪽이 낮고 뒤쪽이 높아서 단속차량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사이드브레이크를 걸고 후진기어를 넣어 두었다(이 법원의 현장검증 결과 참조).
(2) 피고인은 그 후 위 식당에서 공소외 1 및 그녀의 친구 3명과 함께 식사를 하고 그 부근에 있던 무쏘노래방에서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르면서 놀다가 집으로 가기 위하여 2004. 4. 8. 00:29경부터 그 날 01:36경까지 사이에 자신의 휴대전화( 전화번호 생략)로 대리운전업체인 '5·7대리운전'( 전화번호 생략)에 전화를 걸어 대리운전기사를 호출한 후 위 노래방에서 나와 단속차량에 공소외 1과 함께 타게 되었다(수사기록 제23장, 공판기록 제20, 21, 24, 25장 참조).
(3) 그런데 피고인은 공소외 1이 위경련을 일으키고 심한 한기(寒氣)를 느꼈기 때문에 단속차량의 히터를 켜기 위해서 그 원동기의 시동을 거는 순간 단속차량이 덜컹덜컹 뒤로 진행하여 뒤쪽에 주차되어 있던 차량을 들이받자 놀라 자신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게 되었고, 대구수성경찰서 지산지구대 소속 경찰관 공소외 2는 2004. 4. 8. 01:50경 마침 그 부근을 순찰하던 중 위와 같은 상황을 발견하고 피고인을 검문하는 과정에 피고인이 술에 취한 사실을 발견하고 피고인이 음주운전을 한 것으로 단속하게 되었다.
(4) 한편, 단속차량은 수동변속기가 부착된 차량으로서 후진기어를 넣어 둔 채 시동을 걸 경우 사이드브레이크를 걸어 둔 상태에서 클러치를 밟지 않더라도 덜컹덜컹 후진하는데(이 법원의 현장검증 결과 참조), 피고인은 적발당시 단속차량을 주차하면서 후진기어를 넣어 둔 사실을 깜박 잊고 단속차량의 원동기의 시동을 걸어 자신도 모르게 단속차량이 뒤로 덜컹덜컹 움직이게 하였다.
나. 살피건대, 도로교통법 제2조 제19호는 '운전'이라 함은 도로에서 차를 그 본래의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말하는 운전의 개념은 그 규정의 내용에 비추어 목적적 요소를 포함하는 것이므로 고의의 운전행위만을 의미하고 자동차 안에 있는 사람의 의지나 관여 없이 자동차가 움직인 경우에는 운전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어떤 사람이 자동차를 움직이게 할 의도 없이 다른 목적을 위하여 자동차의 원동기의 시동을 걸었는데, 실수로 기어 등 자동차의 발진에 필요한 장치를 건드려 원동기의 추진력에 의하여 자동차가 움직이거나 불안전한 주차상태 또는 도로여건 등으로 인하여 자동차가 움직이게 된 경우에는 자동차의 운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2004. 4. 23. 선고 2004도1109 판결 참조).
그런데 전항의 인정 사실에 의하면, 단속차량은 그 특성상 후진기어를 넣어 둔 채 시동을 걸 경우 사이드브레이크를 걸어 둔 상태에서 클러치를 밟지 않더라도 후진하는데, 피고인이 이 사건 음주운전 단속 당시 단속차량의 히터를 가동하기 위하여 그 원동기의 시동을 거는 순간 단속차량에 후진기어가 들어간 상태이어서 피고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단속차량이 후진하게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이 그 당시 단속차량을 운전하였다고 할 수 없고, 전항의 인정 사실에 비추어 증인 공소외 2의 당심법정 및 경찰에서의 각 진술, 사법경찰리 작성의 주취운전자 적발보고서와 주취운전자 정황진술보고서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음주운전 당속 당시 단속차량을 운전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으며, 그 밖에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어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위 파기 사유에서 밝힌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