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근로자공제회가입절차이행등
【판시사항】
사업주가 건설근로자퇴직공제제도에 가입할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에 건설근로자는 사업주에게 직접 건설근로자퇴직공제제도에 가입할 것을 청구하고, 건설근로자공제회로부터 건설근로자복지수첩을 발급받아 건설근로자들의 실제근무일수에 상응하는 건설근로자퇴직공제증지를 붙이고 소인할 것을 청구할 민사상 권리가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건설근로자퇴직공제사업에 관한 규정은 당해 규정의 목적, 당해 규정을 필요로 하는 사회적 요구와 위반행위에 대한 법적 제재의 강도, 당해 규정을 실현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제재의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직접적 이해당사자인 건설근로자에게 그 이행을 청구할 수 있는 사법상의 권리를 부여하는 규정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사업주가 건설근로자퇴직공제제도에 가입할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에 건설근로자는 사업주에게 직접 건설근로자퇴직공제제도에 가입할 것을 청구하고, 건설근로자공제회로부터 건설근로자복지수첩을 발급받아 건설근로자들의 실제근무일수에 상응하는 건설근로자퇴직공제증지를 붙이고 소인할 것을 청구할 민사상 권리가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건설산업기본법 제87조 제1항,
구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2003. 8. 21. 대통령령 제1809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3조 제1항 제3호,
구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2002. 12. 30. 법률 제684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제1항,
제12조,
제13조,
구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2003. 6. 25. 대통령령 제180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전문】
【원고(선정당사자), 항소인】
【피고, 피항소인】
【제1심판결】
대전지법 2004. 11. 24. 선고 2003가합5485 판결
【변론종결】
2006. 3. 22.
【주 문】
1. 당심에서 교환적으로 변경된 주위적 청구에 따라, 피고는 건설근로자공제회로부터 건설근로자복지수첩을 발급받아 원고(선정당사자) 및 선정자들에게 교부하고, 별지 목록 ‘근무일’란에 기재된 원고(선정당사자) 및 각 선정자별 근무일수에 상응하는 공제부금을 위 공제회에 납부하여 건설근로자퇴직공제증지를 구입한 후, 원고(선정당사자) 및 선정자들의 각 건설근로자복지수첩에 원고(선정당사자) 및 각 선정자별 위 근무일수에 해당하는 건설근로자퇴직공제증지를 붙이고 소인하라.
2. 소송비용은 제1, 2심을 모두 합하여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주위적 청구 : 주문과 같다.
2. 항소취지 및 예비적 청구취지 :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별지 목록 이름란 기재 원고(선정당사자,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 및 선정자들에게 별지 목록 ‘청구금액’란 기재 각 해당 금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2004. 10. 19.자 청구취지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원고는 당심에서 주위적 청구를 추가하고, 제1심의 청구취지를 예비적 청구로 변경하였다.)
【이 유】
1.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원고가, 원고 및 선정자들(이하 ‘원고들’이라고 한다)이 건설근로자라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청구를 함에 대하여 피고는, 선정자 16 외 9명은 고용된 사실이 없고, 선정자 6 외 16명은 일을 한 사실이 없으며, 선정자 49 외 16명은 피고가 직접 고용을 하였고, 선정자 118 외 5명은 이 사건 청구 당시 이미 60세가 넘어 청구권이 없는 등 위 52명의 선정자들은 당사자적격이 없으므로 위 선정자들의 소는 부적법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이러한 사정은 본안에서 판단할 사항이므로 피고의 위 본안전 항변은 더 나아가 살펴 볼 이유 없이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2. 주위적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들은, 건설산업기본법 제87조 및 구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이하 ‘구 건설근로자법’이라고 한다)에 따라 피고가 원고들에게 주문 제1항 기재와 같은 의무를 이행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피고가 위 각 법률에 따라 위 건설근로자퇴직공제제도에 가입할 의무도 없고, 위 각 법률에 따라 원고들이 그 주장과 같은 구체화된 권리를 가지게 된다거나 법이 보호하는 청구권을 가진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는 이에 응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가. 살피건대, 피고는 2002년경 내동주공아파트재건축주택조합으로부터 대전 서구 내동 주공 2단지 벽산블루밍 아파트(총 2,199호)의 재건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도급받아 관할 관청으로부터 사업계획승인을 받고 그 무렵 이 사건 공사를 시작한 시공자인 사실, 원고들은 피고에게 직접 고용되거나 그 하수급인들에게 고용되어 위 재건축공사현장에서 별지 목록 기재와 같이 근무한 건설근로자들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35, 3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나. 그런데 이 사건 공사 착공 당시 적용되던 구 건설근로자법(2002. 12. 30. 법률 제684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제1항은 “사업주는 당해 사업주가 운영하는 사업의 전부를 대상으로 하거나 사업장별로 건설근로자퇴직공제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위 법의 적용을 받는 사업주( 위 법 제2조 제1호) 전부가 건설근로자퇴직공제계약을 체결할 의무가 있다고 하기는 어려우나, 한편 이와는 달리 이 사건 공사 착공 당시 적용되던 또 다른 법률인 건설산업기본법 제87조 제1항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건설공사를 시공하는 건설업자는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한 건설근로자퇴직공제제도에 가입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 규정은 구 건설근로자법 제10조 제1항에 대한 특별법이라고 할 것이므로, 건설산업기본법의 위 규정에 따른 일정한 범위의 건설공사를 시공하는 건설업자는 반드시 건설근로자퇴직공제제도에 가입할 의무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리고 구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2003. 8. 21. 대통령령 제1809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3조 제1항 제3호는 “ 주택건설촉진법 제33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사업계획의 승인을 얻어 건설하는 500호 이상인 공동주택의 건설공사”를 위 법 제87조 제1항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건설공사 중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바, 앞서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이 사건 공사는 이에 해당하는 것이 분명하므로, 피고는 건설산업기본법 제87조 제1항에 따라 건설근로자퇴직공제제도에 가입할 의무가 있다.
다. 다음으로, 건설산업기본법 제87조 제1항 및 구 건설근로자법에 따라 원고들이 피고에게 주문 제1항 기재와 같은 민사상 이행 청구권을 가지는지에 관하여 본다.
당해 규제 법률이 문언상 당해 규제를 위반한 계약의 효력을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거나 계약의 내용을 법률의 내용으로 보충함을 명백하게 한 경우(예컨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2항 본문, 또 근로기준법 제22조 제1항, 제2항 등)의 경우에는 공법상의 규제가 사법상의 계약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일정한 청구권을 부여하는 것이 명백하지만, 당해 법률이 사법상의 계약에 미치는 효력을 문언상 명백히 하지 않더라도 사법상의 계약에 효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되는 경우가 있다. 예컨대, 부동산중개업법 제20조는 부동산중개업자의 수수료 상한에 대한 규제를 규정하면서 위 법률이 이 규제를 위반한 자에 대한 중개업등록 취소규정과 형사처벌규정을 두고 있을 뿐 이 규제를 위반한 부동산중개계약을 무효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 규제의 목적과 위반행위에 대한 비난가능성의 정도 등에 비추어 위 규제를 강행법규로 인정하여 그 규제를 위반한 계약 부분을 무효로 이해하게 된다( 대법원 2002. 9. 4. 선고 2000다54406, 54413 판결 참조).
그렇다면 대체 어떠한 기준에 의하여 사인간의 법률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강행규정과 공법상의 일정한 제재의 법률효과만을 가져올 뿐 사인간의 법률 관계에 직접적인 효력을 미치지 않는 단속규정을 구분할 것인가? 이 점에 대하여, 당해 규제를 담은 법률 문언뿐만 아니라 당해 규제의 목적, 당해 규제를 필요로 하는 사회적 요구와 위반행위에 대한 법적 제재의 강도, 당해 규제를 실현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제재의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는 것이 이 법원이 채택한 견해이다.
이러한 기준에 비추어 이 사건 사안을 살펴본다. 구 건설근로자법이 건설근로자퇴직공제사업을 실시하는 것은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과 복지증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고( 위 법 제1조), 건설산업기본법 제87조 제1항은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일정한 범위의 사업주에게 위와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그 가입을 강제하고 있는 것으로 제한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에 비추어 보면 건설근로자퇴직공제사업에 관한 규제는, 주된 목적을 복리 증진에 두고 그 규제를 통하여 구체적 개인인 건설근로자의 복리증진을 반사적 효과로 도모하고 있는 제도가 아니라 주된 목적을 구체적 개인인 건설근로자의 복리증진에 두고 이를 통하여 반사적으로 사회의 공공복리를 증진시키고자 하는 규정인 것으로 보인다.
건설산업기본법 제87조 제1항이 대통령령이 정하는 건설공사를 시공하는 건설업자의 건설근로자퇴직공제제도 가입을 의무적인 것으로 규정하면서도 그 위반행위에 대한 처벌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점에서 그 규제의 강도가 강력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우리 사회가 외환위기로 촉발된 경제위기와 뒤이은 불황을 겪으면서 건설근로자에 대한 불안한 고용상태에 대한 사회안전망의 필요성에 부응하여 위와 같은 건설근로자퇴직공제제도를 마련하고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자에 대하여 반드시 공제에 가입하도록 규제하는 법을 마련하게 된 사회적 요청과 법의 목적에 비추어 볼 때 위 규제 위반행위에 대한 처벌규정이 없다고 하여 규제를 필요로 하는 사회적 요청과 규제의 강도가 가볍다고 할 수만은 없다. 오히려 위 규제는 처벌로 강제할 사항이 아니라 직접적 이해당사자인 건설근로자에게 그 규제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 가장 실효성 있는 규제실현 방안이라는 이유에서 법이 굳이 위 규제 위반에 대한 처벌 규정을 두지 않았다고 해석함이 법률의 문언에 합당할 뿐만 아니라 법체계와 법의 목적에 적합한 해석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의 건설근로자인 원고들은 건설산업기본법 제87조 제1항에 따라 그 사업주인 피고에게 직접 건설근로자퇴직공제제도에 가입할 것을 청구하고, 나아가 구 건설근로자법 제12조 및 제13조, 같은 법 시행령(2003. 6. 25. 대통령령 제180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에 따라 피고가 건설근로자퇴직공제회( 개정된 건설근로자법 부칙 제3조에 따라 이는 개정된 건설근로자법에 의하여 설립된 건설근로자공제회로 간주된다.)로부터 건설근로자복지수첩을 발급받아 원고들에게 교부하고 원고들이 실제로 근로한 일수에 상응하는 공제부금을 위 공제회에 납부하여 건설근로자퇴직공제증지를 구입한 후 원고들의 건설근로자복지수첩에 위 기간 중 원고들의 근로일수에 상응하는 위 공제증지를 붙이고 소인을 할 것을 청구할 민사상 권리가 있다는 것이 이 법원의 견해이다.
라. 한편, 피고는 원고들 중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일을 할 당시 이미 60세가 넘은 사람들은 이를 청구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하나, 구 건설근로자법 제14조 제1항은 개정된 건설근로자법 제14조 제1항과 달리 ‘60세에 이른 때’를 퇴직공제금 지급 시기로 규정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개정된 건설근로자법 부칙 제4조에 따라 개정된 건설근로자법 제14조 제1항이 이 사건에 적용된다고 보더라도, 위 규정은 퇴직공제회로부터 건설근로자가 퇴직공제금의 지급을 구할 수 있는 권리가 60세가 된 때에 생긴다는 것일 뿐, 이로 인하여 60세가 된 때부터는 앞서 인정한 것과 같은 청구권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해석할 수는 없으므로, 피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건설근로자공제회로부터 건설근로자복지수첩을 발급받아 원고들에게 교부하고, 별지 목록 ‘근무일’란에 기재된 원고들의 각 근무일수에 상응하는 공제부금을 위 공제회에 납부하여 건설근로자퇴직공제증지를 구입한 후, 원고들의 각 건설근로자복지수첩에 원고들의 위 근무일수에 해당하는 건설근로자퇴직공제증지를 붙이고 소인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당심에서 추가된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당심에서 예비적으로 변경된 청구에 관한 원고들의 항소에 관하여 따로 판단하지 아니하고, 이 판결에 대하여는 가집행의 선고를 붙이지 아니할 상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민사소송법 제213조에 따라 가집행을 붙이지 아니한다.
[별 지] : 생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