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대책대상자부적격처분취소
【판시사항】
[1] 택지개발사업의 시행자인 한국토지공사가 이주자들에게 상업용지 등을 공급하는 생활대책을 수립·시행하는 경우, 위 생활대책의 법률상 성질(=손실보상) 및 생활대책대상자의 지위 확인을 구하는 소송의 성격(=공법상 당사자소송)
[2] 택지개발사업의 시행자인 한국토지공사가 사업의 원활한 시행을 위하여 생활대책을 수립·시행함에 있어 가지는 재량권의 범위 및 한계
[3] 택지개발사업의 시행자인 한국토지공사가 이주자들에게 상업용지 등을 공급하는 생활대책을 수립·시행하면서 마련한 생활대책대상자 심사기준 중 ‘협의취득에 응한 자에 한하여 생활대책대상자의 지위를 부여하고 수용재결을 받은 자를 그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하고 있는 부분’은 헌법상의 원리에 위배되는 것으로서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나 위법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이른바 생활대책의 수립·시행은 특별한 법적 근거에 의하여 사업시행자의 의무사항으로 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이러한 생활대책이 반드시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상 이주대책의 일환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명문의 규정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택지개발사업의 시행자인 한국토지공사가 그 용지규정 및 용지규정시행세칙 등의 규정에 따라 사업시행을 위해 이주자들 중 일정 요건을 갖춘 자들에게 상업용지 등을 공급하는 내용의 생활대책을 수립하여 시행하는 경우, 이는 법령에 의하여 공공목적의 수행을 위한 택지개발사업을 시행하는 사업시행자가 위임받은 행정권한의 범위 내에서 이주자들을 종전의 생활상태로 원상회복시켜 주기 위하여 마련한 제도로서 헌법 제23조 제3항이 규정하는 손실보상의 한 형태라고 보아야 하지, 이주자에 대한 시혜적인 배려나 계약자유의 원칙 내에서의 사법(私法)적 조치라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위 생활대책의 대상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사법상의 권리이전(협의양도)에 대한 반대급부의 조건 내지 이행에 관련된 사항이 아니라 손실보상으로서의 생활대책을 받을 정당한 대상자로서 상업용지 등의 특별공급신청권이 있는지 여부를 확정하는 공법상의 법률관계에 속하는 것이므로, 사업시행자가 생활대책의 대상자임을 부정하는 경우 공법상 당사자소송으로 생활대책대상자의 지위의 확인을 구할 수 있다.
[2] 택지개발사업의 시행자인 한국토지공사가 조성사업의 원활한 시행을 위하여 생활근거를 상실하게 되는 이주자들에게 상업용지 등을 특별한 조건으로 분양하여 주는 내용의 생활대책을 수립·시행함에 있어, 생활대책의 시행 여부, 특별공급되는 용지의 수량, 특별공급 대상자의 선정 등에 있어 상당한 재량을 가진다 할 것이나, 그 재량을 행사함에 있어서는 헌법상 평등의 원칙 및 국민의 기본권 보장이나 다른 법률의 규정을 위배하여서는 아니된다.
[3] 택지개발사업의 시행자인 한국토지공사가 이주자들에게 상업용지 등을 공급하는 생활대책을 수립·시행하면서 마련한 생활대책대상자 심사기준 중 ‘협의취득에 응한 자에 한하여 생활대책대상자의 지위를 부여하고 수용재결을 받은 자를 그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하고 있는 부분’은 헌법상의 원리에 위배되는 것으로서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나 위법하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78조, 한국토지공사법 제23조, 행정소송법 제2조 제2항, 제3조 제2호
[2]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78조, 제83조, 한국토지공사법 제23조, 행정소송법 제27조, 헌법 제11조, 제23조, 제27조
[3]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78조, 제83조, 한국토지공사법 제23조, 헌법 제11조, 제23조
【전문】
【원 고】
원고 1 외 15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현)
【피 고】
한국토지공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차현국)
【변론종결】
2006. 12. 28.
【주 문】
1. 원고 1 내지 원고 7, 원고 9 내지 원고 12, 원고 14, 원고 15는 피고가 광주 광산구에서 시행하는 수완지구 택지개발사업의 생활대책대상자임을 확인한다.
2. 원고 8, 원고 13, 원고 16의 각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 1 내지 원고 7, 원고 9 내지 원고 12, 원고 14, 원고 15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부담하고, 원고 8, 원고 13, 원고 16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위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원고들은 피고가 광주 광산구에서 시행하는 수완택지개발지구의 생활대책대상자임을 확인한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피고는 광주 광산구 수완동 일대에 광주 수완지구 택지개발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을 시행하고 있는 사업시행자이다.
나. 피고는 이 사건 사업시행을 위해 주거용 건축물을 제공하는 자들 중 일정한 요건을 갖춘 자들을 이주대책대상자로 선정한 후 이주택지를 공급하였으며, 그와 별도로 ‘광주 수완 생활대책 공급대상자 심사기준’을 마련하여 그 대상자에게 일정 규모의 상업용지 또는 근린생활시설용지를 공급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생활대책(이하 ‘이 사건 생활대책’이라 한다)을 수립하였는바, 2005. 12. 19. 원고들에 대해 피고가 정한 심사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생활대책대상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의 통지(이하 ‘이 사건 통지’라 한다)를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내지 18, 갑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
피고는, 이 사건 생활대책이 법률의 근거 없이 피고의 자체 내부규정에 의해 실시될 뿐 아니라 그 대상자도 피고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기준에 따라 선정되는 등 이 사건 생활대책에 따른 용지의 공급을 공법상의 법률관계라고 볼 수 없으므로, 당사자소송으로 지위의 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송은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행정소송법 제3조 제2호는 당사사소송의 개념으로 ‘행정청의 처분 등을 원인으로 하는 법률관계에 관한 소송 그 밖에 공법상의 법률관계에 관한 소송으로서 그 법률관계의 한쪽 당사자를 피고로 하는 소송’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행정소송법 제2조 제2항은 행정청의 개념에 법령에 의하여 행정권한의 위임 또는 위탁을 받은 공공단체를 포함시키고 있으며, 피고는 한국토지공사법에 의하여 정부가 자본금 전액을 출자하여 설립된 공공단체로서 일정한 토지개발사업에 있어서는 행정권한의 위임 또는 위탁사무를 행함으로써 행정청으로 의제되므로 그러한 업무와 관련하여서는 공법상의 법률관계의 주체가 될 수 있다 할 것이다.
한편, 적법한 절차에 의하여 사인의 토지 등 재산권을 사용, 수용, 제한한 경우 그 보상에 있어서 오늘날 점차 실질적인 방법이 강구되면서 종래의 보상이 객관적인 시장가치를 보상의 대상으로 삼았던 것에 비하여 주관적인 이용가치 내지 피수용자의 생활안정을 보상의 대상으로 포함하는 소위 생활보상의 개념이 점차 확립되었다. 이 사건에서 문제된 ‘생활대책’은 보상법제의 이러한 추세에 따라 피고가 기존의 협의매수 내지 수용가격의 지급, 이주대책 이외에 상업용지 등을 협의매수에 응한 자 또는 피수용자에게 감정가격에 분양하여 줌으로써 이주자들에 대하여 종전의 생활상태를 원상으로 회복시켜 현실적으로 피침해자들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이른바 생활보상의 일환으로 사업시행자의 적극적이고 정책적인 배려에 의하여 마련된 제도이다. 비록 이러한 종류의 생활대책의 수립·시행은 특별한 법적 근거에 의하여 피고와 같은 사업시행자에게 의무로 지워져 있는 것도 아니며, 이러한 생활대책이 반드시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공익사업법’이라 한다)상 이주대책의 일환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명문의 규정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피고가 생활대책을 수립하여 시행하는 경우에는 법령에 의하여 공공목적의 수행을 위한 택지개발사업을 시행하는 사업시행자로서 위임받은 행정권한의 범위 내에서 그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고, 한국토지공사법 제23조 제2, 3항에 의하면 피고는 건설교통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공급용도, 공급가격결정방법, 기타 필요한 사항이 포함된 토지의 공급에 관한 기준을 정하여 시행하여야 하는데 이에 따른 피고의 용지규정 제17조 제2항은 ‘조성사업의 원활한 시행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생활대책을 수립·시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용지규정시행세칙 제27조의2 제1항 단서에서 ‘협의에 의하여 보상을 받지 아니한 자’에 대하여도 일정한 경우 생활대책 대상에 포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러한 규정들은 생활대책이 사업시행자로서 공익사업을 수행하기 위한 행정권한의 행사이지 대등한 권리주체 사이의 민사상 법률관계에 기초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밝히고 있는 만큼, 위 생활대책은 피고가 공법상의 법률관계의 주체인 사업시행자로서 이주자에 대하여 종전의 재산상태가 아닌 생활상태로 원상회복시켜 주기 위한 생활보상의 일환으로 마련한 제도로서 헌법 제23조 제3항이 규정하는 손실보상의 한 형태라고 보아야 하지 이주자에 대한 시혜적인 배려나 계약자유의 원칙 내에서의 사법(私法)적 조치라고 할 수는 없다. 그리고 피고가 이주자들로부터 생활대책용지 신청을 받아 이를 심사한 후 적격 또는 부적격 처분을 하고 부적격 처분 대상자들이 이의신청을 할 경우 심사위원회에서 심사한 후 자격이 없는 자에 대하여 이의신청의 기각결정을 하면서 대상자들에게 그 심사결과에 이의가 있을 경우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행정소송 등을 청구할 수 있음을 고지하여 온 사실, 생활대책 적격대상자로 결정된 이주자들이 조합을 구성하거나 또는 공동 명의로 피고와 1필지의 상업용지 또는 근린생활시설용지에 관하여 공급계약을 체결하게 되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내지 18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는바, 앞서 본 생활대책제도의 취지, 생활대책의 시행방법, 피고의 용지규정 및 같은 규정 시행규칙이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위와 같이 수립·시행 중인 생활대책의 대상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사법상의 권리이전(협의양도)에 대한 반대급부의 조건 내지 이행에 관련된 사항이 아니라 손실보상으로서의 생활대책을 받을 정당한 대상자로서 상업용지 등의 특별공급신청권이 있는지 여부를 확정하는 공법상의 법률관계에 속한다 할 것이다(생활대책대상자로서 피고와 체결하는 용지공급계약이 사법상의 매매계약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이는 이주자대책대상자 선정이 공법상의 권리관계에 속하지만 그 후속조치로서의 이주자택지공급계약이 사법상의 계약에 해당하는 점과 마찬가지이므로 나중의 공급계약이 사법상의 계약이라는 점이 생활대책대상자의 선정이 공법상의 법률관계에 해당한다는 것을 부인할 근거가 될 수는 없다). 그러한 이상 사업시행자가 생활대책의 대상자임을 부정하는 경우라면 그에 관한 확인판결을 얻음으로써 분쟁이 해결되고 권리구제가 가능하여 그 확인소송이 권리구제에 유효,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있으므로 당사자소송으로 생활대책의 대상자의 지위의 확인을 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그 지위의 확인을 공법상 당사자소송으로 구하는 이 사건 소는 적법하다.
3.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이 이 사건 통지 이전까지 모두 자진하여 각 토지 등을 피고에게 인도하여 주었음에도 협의보상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원고들을 생활대책대상자에서 제외한 이 사건 통지는 헌법상의 평등의 원칙, 재판받을 권리, 정당보상의 원칙에 위배되어 위법한 것이다.
(2)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생활대책은 법령의 근거 없이 사업의 원활한 추진만을 위해 피고가 임의로 시행하는 은혜적인 대책으로서 원고들이 피고가 정한 심사기준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이상 원고들을 생활대책대상자에서 제외한 이 사건 통지는 정당하다.
나. 인정 사실
(1) 피고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용지규정과 용지규정시행세칙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용지규정
제17조 (이주대책의 수립·시행 등)
② 조성사업의 원활한 시행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생활대책을 수립·시행할 수 있다.
④ 제1항 내지 제3항의 규정에 의한 이주대책 및 생활대책에 관한 세부적인 사항은 사장이 따로 정하는 바에 의한다.
용지규정시행세칙
제27조의 2 (생활대책의 수립·시행)
① 규정 제17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생활대책은 이주대책대상자 또는 영업 등 생업을 상실한 자 중 보상대상 전부를 협의에 의하여 보상받고 스스로 인도 또는 철거한 자를 대상으로 수립·시행한다. 다만, 협의에 의하여 보상을 받지 아니한 자가 토지 등을 공사가 지정하는 시기까지 스스로 인도 또는 철거한 경우에는 그 대상에 포함할 수 있다.
② 생활대책의 시행방법은 근린생활·판매·영업시설 또는 근린생활·판매·영업시설의 설치가 가능한 용지를 수의계약의 방법으로 공급한다.
③ 생활대책은 조성사업에 대한 협력정도 또는 생업의 규모 등에 따라 그 내용을 달리 정할 수 있다.
(2) 피고가 위 용지규정 및 시행세칙에 기초하여 수립한 이 사건 사업 시행에 따른 생활대책용지 공급대상자 심사기준(이하 ‘이 사건 심사기준’이라 한다)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수완지구 생활대책용지 공급대상자 심사기준
- 요약 : 아래의 1차 조건 및 2차 조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생활대책대상자에 해당함.
[1차 조건]
광주 수완지구 내에서 본인 소유의 보상대상 전부(토지, 지장물, 기타 권리 등)를 피고로부터 협의보상받고 자진철거한 자(법인, 단체) 중 아래 조건 해당자
[2차 조건]
1. 이주대책대상자 중
- 1군 : 이택 공급대상자 (16평 공급)
- 2군 : *거주요건은 충족되나 **건축물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이택 공급대상자에서 제외된 건물 소유자 (12평 공급)
* 거주요건 : 개발계획승인일(2001. 4. 19.)부터 보상계획공고일(2003. 9. 30.)까지 계속하여 수완지구 내에 실제 거주.
** 건축물요건 : 주거용 허가건축물 또는 1989. 1. 24. 이전에 건축된 주거용 무허가건축물(즉, 비주거용 허가건축물 또는 1989. 1. 24. 이후에 건축된 주거용 무허가건축물은 이사비 지급대상으로서 2군 대상임).
2. 영업자 및 축산업자 중
- 1군 : 영업보상(영업시설이전비+영업이익)을 받은 자 (16평 공급)
- 2군 : 영업시설이전비(영업이익 제외) 보상을 받은 자 (12평 공급)
3. 영농자 중
- ① 위 1.의 거주요건 및 건축물요건(2군 대상 포함)을 충족하여 피고로부터 주거이전비 또는 이사비를 받은 자로서 ② 1,000㎡ 이상 농지(임차농지 포함)를 경작하여 영농 손실보상을 받은 자(16평 공급).
(3) 원고 1 내지 원고 12는 이 사건 사업에 따른 이주대책대상자에 해당하고, 원고 14, 원고 15는 피고로부터 각 영업시설이전비 및 영업이익의 영업보상을 받았으며, 원고 13은 2004. 6.경 피고로부터 자신의 소유로서 자경하고 있는 광주 광산구 (지번 1 생략) 답 786㎡와 임차하여 경작중인 같은 동 (지번 2 생략) 답 846㎡, 같은 동 (지번 3 생략) 전 1,643㎡에 대한 실농보상비 7,329,450원을 지급받았고, 원고 16은 광주 광산구 (지번 4 생략) 소재 가옥 등에 대한 지장물보상금 11,327,600원을 지급받았다.
(4) 원고 8은 피고에게 자신의 주거를 자진 인도하지 아니하여 대집행이 이루어졌으나, 원고 13, 원고 16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이 사건 통지 이전에 보상대상 물건들을 피고에게 자진 인도하거나 철거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호증, 갑 제8호증, 갑 제11호증, 갑 제15호증, 갑 제18 내지 21호증, 갑 제24호증, 갑 제27호증, 갑 제31호증, 갑 제32호증, 갑 제34호증, 을 제1호증, 을 제2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 단
(1) 원고 1 내지 원고 7, 원고 9 내지 원고 12, 원고 14, 원고 15의 각 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에서 원고들이 협의취득에 응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를 들어 원고들에게 생활대책용지를 전혀 공급해 주지 않을 수 있는지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가) 생활대책은 택지 등 조성사업의 시행자인 피고가 조성사업의 원활한 시행을 위하여 그로 인하여 생활근거를 상실하게 되는 이주자를 위하여 그들에게 상업용지 등을 특별한 조건으로 분양하도록 하는 것이므로 생활대책의 시행 여부, 특별공급되는 용지의 수량, 특별공급 대상자의 선정 등에 있어 상당한 재량을 가진다 할 것이나, 그 재량을 행사함에 있어서는 법령에 의하여 위임받은 행정권한을 행사하는 것이므로 헌법상 평등의 원칙 및 국민의 기본권 보장이나 다른 법률의 규정을 위배하여서는 아니되므로, 이러한 원칙이나 법률을 위배되는 내용에 대하여는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할 것이다.
(나) 헌법 제11조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때의 평등의 의미는 일체의 차별을 불허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 근거 또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 차별은 허용하는 것이라고 할 것인바, 과연 합리적 근거가 있는 차별인지의 여부는 그 차별이 인간의 존엄성 존중이라는 헌법 원리에 반하지 아니하면서 정당한 입법목적 등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하고도 적정한 것인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헌법재판소 1996. 11. 28. 선고 96헌가13 결정 참조). 그리고 헌법 제27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이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헌법 제23조 제3항은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 등에 대하여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83조 이하에서는 협의가 성립되지 아니하여 수용재결을 거친 경우 직접 혹은 이의재결을 거친 후 행정소송을 통해 손실보상금의 적정 여부 등을 다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이와 같이 헌법에 기한 평등의 원칙이나 정당보상의 원칙, 재판받을 권리는 공법상의 법률관계를 직접 기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가 생활대책을 수립·시행함에 있어 이러한 헌법상의 원리들을 위배하는 경우 그 부분은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위법하다 할 것이다.
(다) 돌이켜 이 사건 심사기준에서 생활대책용지 공급대상자를 피고로부터 ‘협의보상 받은’ 자로 제한하여 수용재결을 받은 자를 완전히 제외하는 내용이 과연 적법한지 본다. ① 이주자가 피고의 협의취득에 응하지 아니하여 수용재결의 절차로 진행되었다 하더라도 피고가 지정한 시기까지 보상대상을 자진 인도 내지 철거할 경우 조성사업의 원활한 시행에 별다른 지장을 가져오지 아니하고, 다소간의 지장을 가져온다 하더라도 이는 협조 정도 등을 고려하여 생활대책용지를 차등 공급하는 방법으로 이를 조절할 수 있음에도 사업시행에 지장을 주었는지 여부, 그 정도를 가리지 아니한 채 단지 협의취득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생활대책용지를 전혀 공급해 주지 않는 것을 합리적인 근거 있는 차별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② 뿐만아니라 협의취득에 응하였는지 여부만으로 생활대책용지의 공급 여부가 결정된다면 이주자의 입장에서는 정당하지 아니한 손실보상금이 제시되더라도 이를 받아들이도록 사실상 강요받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되고, 이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정당한 보상 및 재산권 보장의 원칙과 재판을 받을 권리를 비롯한 적법절차의 원칙을 침해하게 되는 점, ③ 정부가 전액 출자한 공법인으로서 행정권한을 위임받아 사업을 시행하는 피고로서는 헌법이 천명하고 있는 복지국가의 요청에 따라 생활의 근거를 상실하게 된 이주자들로 하여금 조속히 생활의 안정을 도모하도록 최선을 다하여야 할 적극적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아야 하는 점, ④ 생활대책은 피고의 은혜적이고 임의적인 조치가 아니라 토지 등을 협의매도하거나 수용당하는 피침해자들에게 주어지는 정당보상의 범주 내인 생활보상의 일환이므로 일단 생활대책을 수립·시행하기로 결정한 이상 그 대상자를 선정함에 있어서는 합리적이고 정당한 기준을 마련함으로써 이주자들에게 실질적인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할 필요가 있는 점, ⑤ 생활대책과 마찬가지로 생활보상의 일환인 이주대책에 있어서는 공공사업에 필요한 토지 등을 협의에 의하여 제공한 자 이외에도 수용의 절차에 의하여 강제로 제공한 자도 이주대책의 대상자가 되는데( 대법원 2004. 10. 27. 선고 2003두858 판결 참조), 성격을 같이 하는 생활대책에 있어 그와 달리 취급하여야 할 특별한 사정을 찾아보기 어려운 점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면 이는 위에서 든 헌법상의 원리에 위배되는 것으로서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나 위법하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라) 그러한 이상 이 사건 생활대책용지 공급대상자 심사기준의 근거인 피고의 용지규정시행세칙 제27조의2 제1항의 내용, 즉 "생활대책은 이주대책대상자 또는 영업 등 생업을 상실한 자 중 보상대상 전부를 협의에 의하여 보상받고 스스로 인도 또는 철거한 자를 대상으로 수립·시행한다. 다만, 협의에 의하여 보상을 받지 아니한 자가 토지 등을 공사가 지정하는 시기까지 스스로 인도 또는 철거한 경우에는 그 대상에 포함할 수 있다."는 규정은 본문에 해당하는 이주자에 대하여는 필수적으로 생활대책을 시행하고 단서의 규정에 해당하는 이주자에 대하여는 공급 가능한 생활용지의 규모, 이주자들 사이의 형평이나 사업에 대한 협력 정도 등을 감안하여 생활대책용지를 차등적으로 공급하도록 한 것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이 규정을 근거로 하여 피고가 수용절차에 의하여 토지 등을 제공한 자를 그 대상에서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마) 따라서 이 사건 심사기준 중 ‘협의취득에 응한 자에 한해 생활대책대상자의 지위를 부여하고 협의취득에 응하지 아니한 자에게는 그 지위를 부인하는 부분’은 앞서 본 헌법상의 원칙 및 피고의 용지규정시행세칙을 위반한 것으로서 무효이고, 이 사건 심사기준의 1차 조건은 ‘광주 수완지구 내에서 본인 소유의 보상대상 전부를 보상받고 자진철거한 자 중 아래 조건 해당자’라 할 것이므로(피고가 이 사건 심사기준에서 이주자들의 협력 정도에 따라 생활대책용지를 차등적으로 공급하는 내용을 정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피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이를 이유로 협의취득에 응하지 아니한 자가 공급대상자에 해당함을 부인할 수는 없다), 위 원고들은 생활대책용지 공급대상자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2) 원고 8의 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본 사실에 의하면 위 원고가 이 사건 사업에 따른 이주대책대상자임은 인정되나 자신의 주거를 자진 인도하지 아니하여 대집행을 당한 이상 이 사건 심사기준에 정한 나머지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 할 것이고, 따라서 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원고 13의 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본 인정 사실에 의하면 위 원고가 피고로부터 자신이 경작중인 답 및 전에 대한 실농보상비 명목으로 7,329,450원을 지급받았음은 인정되나, 그밖에 이 사건 심사기준 2차 조건 중 3항의 ‘거주요건 및 건축물요건을 충족하여 피고로부터 주거이전비 또는 이사비를 받은 자’라는 요건을 충족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원고 16의 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에서 위 원고가 이주대책대상자라거나, 영업보상을 받는 등 이 사건 심사기준의 2차 조건에 해당함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 1 내지 원고 7, 원고 9 내지 원고 12, 원고 14, 원고 15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고, 원고 8, 원고 13, 원고 16의 각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