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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수용재결처분취소등

[춘천지법 2007. 11. 1. 선고 2006구합1058 판결 : 항소]

【판시사항】

[1] 토지수용재결 또는 사업승인이 헌법상 정교분리의 원칙에 위배될 경우 형식상 법률 등에 근거를 두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위법한 처분인지 여부(적극)
[2] 국가 등의 종교시설에 대한 지원이 정교분리의 원칙에 반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
[3] 지방자치단체가 천주교 성당 주변을 관광지로 조성하는 사업을 하는 경우, 설령 그 목적이 세속적이라 할지라도, 사업부지에 들어설 대부분의 시설이 종교시설과 그 부속시설이고 그 사업비의 약 2/3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도록 되어 있어 그 사업 시행 과정에서 이루어진 사업승인, 토지수용재결이 헌법상 정교분리의 원칙에 반하는 위법한 처분이라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헌법 제20조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정교분리의 원칙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행정관청을 직접적으로 기속하는 효력이 있으므로, 토지수용재결 또는 그에 선행하는 사업승인이 헌법에서 정한 정교분리의 원칙에 위배될 경우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등에 형식상 근거를 두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상위법인 헌법에 위반되는 위법한 처분으로 보아야 한다.

[2]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행정관청의 종교시설에 대한 지원이 정교분리의 원칙에 반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해당 사업의 목적이 종교적인지 세속적인지 여부, 해당 사업의 시행으로 인해 직접적 또는 일차적으로 특정 종교를 조장하거나 금지하는 효과가 발생하는지 여부, 해당 사업의 시행으로 국가 등이 종교문제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결과가 초래되는지 여부 등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3] 지방자치단체가 천주교 성당 주변을 관광지로 조성하는 사업을 하는 경우, 설령 그 목적이 세속적이라 할지라도, 사업부지에 들어설 대부분의 시설이 종교시설과 그 부속시설이고 그 사업비의 약 2/3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도록 되어 있어 그 사업 시행 과정에서 이루어진 사업승인, 토지수용재결이 헌법상 정교분리의 원칙에 반하는 위법한 처분이라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헌법 제20조 제2항
[2]
헌법 제20조 제2항
[3]
헌법 제20조 제2항,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4조 제7호,
제19조,
제20조,
제34조,
구 관광진흥법(2007. 4. 11. 법률 제8343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50조(현행
제50조 참조),
제52조(현행
제54조 참조),
제53조(현행
제55조 참조),
제58조(현행
제61조 참조)


【전문】

【원 고】

【피 고】

강원도지방토지수용위원회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아시아 담당변호사 박우순)

【변론종결】

2007. 9. 6.

【주 문】

 
1.  피고 강원도지방토지수용위원회가 2006. 4. 4. 원고들에 대하여 한 별지 목록 기재 토지에 관한 수용재결처분을 모두 취소한다.
 
2.  원고들의 피고 횡성군에 대한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들과 피고 강원도지방토지수용위원회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 강원도지방토지수용위원회가 부담하고, 원고들과 피고 횡성군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위적 청구취지 : 주문 제1항과 같다.
예비적 청구취지 : 피고 횡성군은 원고 1, 원고 2, 원고 4, 원고 5에게 각 1억 원, 원고 3에게 5천만 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2006. 5. 4.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최종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 유】

1. 수용재결의 경위 등
 
가.  토지수용에 관한 법령
(1) 헌법 제23조 제3항에 의하면, 재산권의 수용 등은 공공필요가 있는 경우에 법률로써 하도록 되어 있고,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공익사업법’이라 한다) 제4조 제7호에 의하면, 다른 법률에 의하여 토지 등을 수용할 수 있는 사업에 관하여는 공익사업법에 의하여 토지 등을 수용할 수 있는 사업으로 보도록 되어 있다.
(2) 구 관광진흥법(2007. 4. 11. 법률 제8343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50조, 제52조, 제53조, 제55조에 의하면, 관광지 및 관광단지는 시·도지사가 시장·군수 등의 신청을 받아 관계행정기관의 장과 협의를 거쳐 지정·고시하도록 되어 있고, 관광지 등을 관할하는 시장·군수 등은 조성계획을 작성하여 시·도지사의 승인을 얻어야 하며, 시·도지사가 조성계획을 승인한 때에는 이를 지체 없이 고시하여야 하고, 조성계획을 승인받으면 공익사업법에 의한 사업인정을 받은 것으로 보고, 승인을 받은 시장·군수 등이 사업시행자가 되어 관광지 등의 조성사업을 수행하도록 되어 있다.
 
나.  피고 횡성군과 천주교 원주교구 사이의 협약체결 등
(1) 19세기경 천주교 박해를 피해 천주교신자들이 강원 횡성군 서원면 유현리 1097 일대에 모여 살던 중 1890년경 프랑스인 신부 르메르가 초대신부로 부임할 무렵 우리나라의 네 번째 천주교회인 풍수원성당이 설립되었다. 풍수원성당의 2대 정규하신부가 부임한 후인 1906년경부터 1907년경까지 사이에 위 토지상에 고딕양식의 천주교 성당이 건립되었다. 풍수원성당(횡성군풍수원천주교회)은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성당 중 3번째로 오래된 성당이자 강원도 최초의 본당으로서 1982년경 그 문화적 가치가 인정되어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강원도유형문화재 제69호로 지정되었다.
(2) 횡성군수는 풍수원성당 일대를 관광지로 개발키로 하여 2001. 2. 4. 그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2001. 5. 28. 지방재정 투·융자심사(강원도)를 거쳐 2002. 3. 15. 천주교 원주교구와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유현문화관광지 조성사업에 따른 협약’(이하 ‘이 사건 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 풍수원성당 일대 226,317㎡에 성서마을, 역사마을, 휴양마을, 공공시설 등을 2005년까지 연차적으로 조성한다.
○ 횡성군은 국비, 도비, 군비를 확보하여 진입로 등 기반시설과 성서마을, 역사마을 조성사업에 투자하고, 원주교구는 휴양마을 조성과 부지매입, 지장물 보상 등에 투자한다(이와 같이 이 사건 토지를 포함한 사업부지는 피고 횡성군이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원주교구가 매수하기로 한 것이므로 협약대로 사업이 추진되었다면 이 사건 토지수용을 둘러싼 분쟁 자체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 시설 조성 후 관리, 운영은 원주교구가 하되, 수익적 시설(기념품 및 토속음식 등의 판매가 가능한 시설)은 천주교 관련 민간단체에 위탁, 운영한다.
 
다.  관광지 지정 및 조성계획 승인 등
(1) 강원도지사는 2003. 4. 4. 횡성군수의 신청에 따라 관광진흥법에 기해 풍수원성당 일대 149,000㎡를 유현문화관광지로 지정·고시하고 별지 목록 기재 원고들 소유의 토지를 포함하여 관광지에 편입될 토지조서 등을 횡성군청에 비치하여 토지소유자 등에게 열람케 하였다.
(2) 횡성군수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유현문화관광지 조성계획을 수립하여 2003. 4. 17. 강원도지사로부터 조성계획승인을 받은 다음 2003. 4. 18. 이를 고시하고 원고들을 포함한 이해관계인들에게 통지하였다(이하에서는 위 사업부지를 ‘이 사건 사업부지’, 위 사업을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
○ 관광지 명칭 : 유현문화관광지
○ 위치 및 조성계획면적 : 강원 횡성군 서원면 유현2리 1100 일대 149,000㎡
○ 사업시행자 : 횡성군수
○ 총사업비 : 94억 9,000만 원, 그 중 61억 9,000만 원은 국비, 도비, 군비로 충당하고, 33억 원은 원주교구에서 투자한다.
○ 사업기간 : 2002년∼2005년
○ 주요시설 : 휴양촌, 사제관, 미술관, 수목원, 초가예배당, 강론광장, 천국동산, 회개동산, 피정의 집, 지하성전, 원터, 가마터, 피정센터, 화장실, 공공편익시설 등
※ 위 계획상 별지 목록 기재 토지 중 원고 1의 토지에는 만남의 집이, 원고 2의 토지에는 수구대마을이, 원고 3의 토지에는 피정의 집이, 원고 4의 토지에는 강론광장이, 원고 5의 토지에는 초가예배당과 지하성전이 각 조성되도록 되어 있고, 그 구체적인 위치, 형상은 별지 도면 표시와 같다(이하에서는 별지 목록 기재 토지를 ‘이 사건 토지’라 한다).
(3) 횡성군수는 2005. 6. 1. 사업기간을 2007년까지로 연장하는 등의 조성계획변경을 신청하여 강원도지사의 승인을 받아 원고들을 포함한 이해관계인들에게 통지하였다.
 
라.  수용재결 등
(1) 원주교구는 그 후 이 사건 협약에 따라 이 사건 사업부지 중 천주교측의 소유가 아닌 토지를 매수하여 오던 중 원고들을 포함한 10명의 토지를 매수하지 못하였다. 이에 횡성군수는 2004. 8. 12. 원고들을 포함한 위 10명의 토지소유자들에게 협의매수가 지연될 경우 공익사업법에 의한 수용절차를 밟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다음 아래와 같이 수용재결을 신청하였다.
(당시 원주교구측에서는 횡성군수에게 수용 불가방침을 수차례 알리고, 2005. 11. 26. 원고 2에게 수용을 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각서를 작성하여 주었다. 원주교구측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횡성군수가 수용절차를 밟자 2006. 4. 7. 횡성군수에게 이 사건 협약을 파기하고 이미 매수한 토지 만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횡성군수는 이미 사업비를 확보하여 상당부분 사업이 진행되었고 계획변경을 위해서는 다시 승인절차를 밟아야 하는 등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는 이유로 협약파기에 응할 수 없고 수용절차를 밟겠다는 내용의 회신을 보냈다.)
(2) 횡성군수는 2005. 3.∼6.경 원고들에게 2차례에 걸쳐 보상협의신청서를 보내고, 1∼2차례 원고들을 만나거나 전화로 협의매수를 시도하였으나 협의가 성립되지 아니하자 피고 강원도지방토지수용위원회(이하 ‘피고 위원회’라 한다)에 수용재결을 신청하였고, 피고 위원회는 2006. 4. 4. 다음과 같은 내용의 수용재결(이하 ‘이 사건 수용재결’이라 한다)을 하였다.
○ 수용대상 : 원고들 소유의 별지 목록 기재 토지 및 그 지상의 물건 등
○ 수용시기 : 2006. 5. 4.
○ 손실보상금
① 원고 1 : 139,332,740원 ② 원고 2 : 62,460,000원
③ 원고 3 : 78,298,570원 ④ 원고 4 : 240,832,050원
⑤ 원고 5 : 251,344,980원
(3) 원고들은 2006. 4. 10. 및 같은 달 11. 수용재결서 정본을 송달받은 후 수용재결에 대하여 적법한 기간(30일) 내에 이의신청을 함과 아울러 60일이 경과한 후인 2006. 6. 14.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중앙토지수용위원회는 2006. 9. 27. 원고들의 이의신청을 기각하는 재결을 하였다.
[인정 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1∼3호증, 갑7∼10호증, 갑13호증, 갑17호증, 을가1∼3호증, 을나1∼9호증, 을나10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이 법원의 현장검증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가.  본안전 항변내용
피고 위원회는 이 사건 수용재결의 취소를 구하는 소에 대하여, 원고들이 수용재결서 정본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60일 이후에야 비로소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위 부분의 소가 부적법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나.  불복절차에 관한 관계 법령
(1) 2002. 2. 4. 법률 제6656호로 토지수용법이 폐지되면서 제정된 공익사업법 제34조, 제83조, 제85조에 의하면, 토지소유자 등은 공익사업법 제34조의 규정에 의한 재결(수용재결)에 대하여 불복이 있는 때에는 재결서의 정본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이의신청을 거치지 않은 때에는) 수용재결서의 정본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거친 때에는 이의신청에 대한 재결서의 정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각각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므로(보상금의 증감에 관한 소송인 경우에는 사업시행자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도록 되어 있다), 보상금의 액수가 아니라 수용 자체의 위법 여부를 다투고자 하는 자는 이의재결을 거쳤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이의재결에 대한 행정소송을 제기할 것이 아니라 수용재결청을 상대로 수용재결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야 한다.
(2) 나아가 수용재결 자체의 취소를 구하는 경우 수용재결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하지 않은 때에는 수용재결서를 송달받은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하여 이의재결절차를 거친 경우에는 이의재결서를 송달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수용재결청을 상대로 수용재결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면 적법하다 할 것이다.
 
다.  판 단
이 사건의 경우 원고들이 수용재결서정본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60일이 경과한 후에 이 사건 수용재결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기는 하였으나, 적법한 기간 내에 수용재결에 대한 이의신청을 하여 이의재결이 이루어졌고, 수용재결취소소송이 이의재결서 정본 송달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제기된 이상 위 소는 적법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피고 위원회의 본안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주위적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다음과 같은 사유로 이 사건 수용재결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면서, 주위적으로 피고 위원회에 대하여 이 사건 수용재결의 취소를 구한다.
(1) 이 사건 수용재결의 근거인 이 사건 사업은 천주교 신자들을 위한 사업이므로 정교분리의 원칙에 반하여 공익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경제성 내지 사업성이 없다.
(2) 원고들은 이 사건 토지를 미술관 건립 등 다른 용도로 사용키 위해 구입하는 등 이 사건 토지의 수용으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는 반면, 천주교 원주교구는 풍수원성당 부근에 이 사건 토지 외에 많은 토지를 소유하고 있어 굳이 이 사건 토지를 수용하지 않더라도 이 사건 사업을 시행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수용재결은 비례의 원칙 내지는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한다.
(3) 피고 횡성군의 담당공무원은 원고 5의 토지를 수용치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으므로 이 사건 수용재결 중 원고 5에 대한 부분은 금반언의 원칙에 반한다.
(4) 피고 횡성군과 천주교 원주교구는 원고들에게 2차례에 걸쳐 토지의 협의취득에 관한 안내문을 보냈을 뿐 진지하게 협의를 요청한 사실이 없으므로 이 사건 수용재결은 협의취득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위법한 처분이다.
 
나.  정교분리 원칙과 문화국가의 원리
이 사건 수용재결이 정교분리의 원칙에 반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먼저 판단한다.
(1) 이 사건 수용재결 내지는 수용재결에 선행하는 사업승인은 토지수용 등에 관한 헌법 제23조 제3항과 거기에 기초를 둔 공익사업법, 관광진흥법에 근거를 둔 처분으로서 일응 적법하다. 그러나 헌법 제20조 제2항에 의하면, 국교는 인정되지 않고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규정되어 있고(이하에서는 이를 ‘정교분리의 원칙’이라 한다), 위와 같은 정교분리의 원칙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내지는 행정관청(이하 ‘국가 등’이라 한다)을 직접적으로 기속하는 효력이 있으므로 이 사건 수용재결 또는 사업승인이 헌법에서 정한 정교분리의 원칙에 위배될 경우 형식상 공익사업법 등에 근거를 두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상위법인 헌법에 위반되는 위법한 처분으로 보아야 한다.
(2) 정교분리의 원칙에 따라 국가 등은 특정 종교에 대하여 재정지원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종교에 개입치 않을 의무와 더불어 특정 종교를 차별하지 않을 의무가 있다. 따라서 국가 등이 특정 종교의 시설물이나 특정 종교의 의식(儀式)에서 유래된 행사 등에 경제적인 지원을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정교분리의 원칙에 반한다. 다만, 어떤 시설물이나 행사 등이 비록 종교적인 의식, 행사 또는 상징에서 유래되었다고 하여도 그것이 이미 우리 사회공동체 구성원들 사이에서 관습화된 문화요소로 인식되고 받아들여질 정도에 이르렀다면 이는 정교분리의 원칙이 적용되는 종교의 영역이 아니라 헌법적 보호가치를 지닌 문화의 의미를 갖게 되므로 거기에 대한 국가 등의 지원은 일정 범위 내에서 헌법상의 문화국가원리( 헌법 제9조, 제69조 참조)를 구현하는 구체적인 방법으로서 합헌이라고 보아야 한다. 우리나라에 천주교가 본격적으로 포교된 역사가 불교에 비해 짧은 편이기는 하나, 문화재는 국내적으로 의미를 갖는 것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의미를 가진 것도 문화국가의 원리상 보호할 가치가 있고(문화재보호법 참조), 천주교나 천주교의 시설물 등은 세계적인 차원에서 문화가치를 갖는 점,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풍수원성당은 1907년에 고딕양식으로 건립된 성당이고,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성당 중 3번째로 오래된 성당으로서 문화재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국가 등이 풍수원성당을 문화재로 지정하고 일정한 범위 내에서 보호 내지는 지원을 하는 것은 정교분리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
(3) 그러나 국가 등이 풍수원성당 자체의 보존 등을 위해 필요한 범위를 넘어서 그 일대의 토지를 광범위하게 수용하여 관광지로 개발하는 것은 문화국가원리의 보호범위를 벗어나는 것으로서 정교분리의 원칙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 문화재보호법 제92조에 의하면, 문화재보호구역에서 문화재의 보존, 관리를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만 토지 등을 수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다.  정교분리원칙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
(1) 국가 등의 종교시설에 관한 지원이 정교분리의 원칙에 반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① 해당 사업의 목적이 종교적인지 세속적인지 여부, ② 해당 사업의 시행으로 인해 직접적 내지는 일차적으로 특정 종교를 조장하거나 금지하는 효과가 발생되는지 여부, ③ 해당 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국가 등이 종교문제에 관하여 과도하게 개입하게 되는 결과가 초래되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2) 갑1, 3호증, 을나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해보면, 횡성군수는 풍수원성당이 지니고 있는 역사, 문화적 가치와 관광기능을 접목, 풍수원성당 일대를 문화관광지로 개발하여 주민소득증대 및 지역경제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이 사건 사업을 시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사업의 목적은 직접적으로 종교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관광객 유치를 위한 것으로서 세속적이라고 볼 수 있다.
(3) 그러나 ①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사업계획상 사업부지 내에 들어설 시설은 성서마을(사제관, 초가예배당, 십자가의 길, 성인묘역, 회개동산, 강론광장, 수목원, 원두막, 연못, 정규하신부 동상, 르메르신부 흉상, 천국동산, 만남의 집), 휴양마을(피정의 집, 피정센터, 수녀관, 휴양촌), 역사마을(지하성전, 원터, 가마터, 수구대), 공공시설(화장실, 오수처리장 등) 등으로서 대부분 천주교의 종교시설 및 그 부속시설(화장실 등)이고, 이 사건 토지는 그 중 종교시설인 강론광장 등의 부지인 것으로 인정되는 점, ② 을나14호증의 기재 및 변론의 전취지에 의하면, 풍수원성당에서는 매년 천주교 행사인 성체현양대회가 열려 왔고, 위 시설이 완공되면 강론광장에서 위 행사가 열릴 예정인 것으로 인정되는 점, ③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협약상 위 시설 중 수익적 시설은 천주교 관련 민간단체에 위탁하여 운영하도록 되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점 등을 종합해보면, 이 사건 사업이 시행될 경우 천주교 신자가 아닌 관광객들도 다수 위 각 시설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기는 하나, 대부분의 방문객들은 천주교 신자들로서 위 각 시설을 천주교 관련 행사장소 내지는 교육장소로 이용할 것으로 볼 수밖에 없고, 천주교 신자가 아닌 일반 관광객들로부터 얻은 수입도 천주교 관련 민간단체에 귀속되게 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 사업이 시행될 경우 천주교를 직접적 내지는 일차적으로 지원, 조장하는 결과가 발생한다고 보아야 한다. 나아가 이 사건 사업계획 내지는 협약에 의하면, 피고 횡성군 등이 공공시설, 즉 진입로 개설비용 등을 부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성서마을 등 종교시설의 조성비용까지 부담하기로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종교시설 조성비용이 사업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총사업비 94억 9,000만 원 중 2/3에 가까운 61억 9,000만 원을 국비, 도비, 군비로 조달하도록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공권력을 동원하여 사업부지를 수용하는 것을 전제로 사업승인을 받았고 실제로 이 사건 토지를 수용한 점 등을 종합해보면, 이 사건 사업이 시행될 경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종교에 대하여 과도하게 개입하는 결과가 초래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사업이 관광객 유치라는 세속적인 목적을 가진 점이나 천주교 신자 외의 관광객도 다수 위 시설을 방문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하여도 이 사건 사업, 특히 그 중 이 사건 토지에 관련된 부분은 정교분리의 원칙에 반하는 사업이라고 볼 수밖에 없으므로 이 사건 사업 시행과정에서 이루어진 일련의 개별적인 처분, 즉 이 사건 사업승인처분, 수용재결처분은 모두 정교분리의 원칙에 반하는 위법한 처분이다.
 
라.  피고 위원회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이에 대하여 피고 위원회는, 원고들이 이 사건 사업승인에 대한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사업승인처분을 더 이상 다툴 수 없게 되었으므로 사업승인에 기초한 수용재결에 대하여도 다툴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2) 공익사업법은 수용의 전단계인 사업인정에 관한 부분은 사업의 공익성에 관한 판단으로 사업인정기관에 일임하고 그 이후의 구체적인 수용재결은 토지수용위원회에 맡기도록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공익사업법상의 공익사업 시행과 관련하여 사업 자체에 공익성이 없다는 주장은 사업인정단계에서 다투어야 할 사유로서 사업인정처분(이 사건의 경우 사업승인)에 불가쟁력이 생긴 경우 사업인정처분이 당연무효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용단계에서 사업에 공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수용재결이 위법하다고 다툴 수는 없다.
(3)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 사업에 공익사업법 내지는 관광진흥법에서 정하는 사업인정의 요건(공익성)이 결여되어 사업인정 등이 위법하다는 것이 아니라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사업 자체가 헌법상의 정교분리원칙에 반하여 그 시행과정에서 이루어진 개별적인 처분, 즉 사업승인처분 및 수용재결이 모두 정교분리의 원칙에 반하여 위법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피고 위원회가 주장하는 법리는 이 사건에 적용할 여지가 없으므로 피고 위원회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정교분리의 원칙은 헌법상의 원칙으로서 이에 위반되는 이 사건 사업승인처분에는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나아가 이 사건 사업부지에 조성될 시설 대부분이 종교시설 및 그 부속시설인 점, 사업비용 중 2/3 정도를 국가 등이 부담하도록 되어 있는 점 등이 사업계획 자체에 의해 객관적으로 명백하므로 이 사건 사업승인처분의 위와 같은 하자는 객관적으로 명백한 하자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사업승인처분은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설령 정교분리의 원칙이 사업승인단계에서만 적용된다고 하여도 이 사건 수용재결은 당연무효인 사업승인처분에 기초한 처분으로서 위법하다.)
 
4.  예비적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들은 이 사건 수용재결이 적법하다고 판단될 경우를 대비하여, 예비적으로 피고 횡성군에 대하여 예비적 청구취지 기재와 같이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보상금의 증액·지급을 구하나, 주위적 청구가 인용되는 이상 주위적 청구와 양립될 수 없는 예비적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5.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수용재결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원고들의 피고 횡성군에 대한 예비적 청구는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부동산 목록 : 생략]
[[별 지] 도면 : 생략 끝.]

판사 이성구(재판장) 이진우 민규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