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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기)

[서울고법 2001. 10. 11. 선고 2000나36738 판결:상고기각]

【판시사항】

[1] 극영화제작자와 TV방영판권 양수인 사이의 판권양도양수계약상 TV방영 가능시기의 약정의 해석에 관한 사례
[2] 극영화의 내용 중 일부가 영화제작자(영화감독)의 동의 없이 삭제·편집되어 TV로 방송된 경우, 저작인격권을 침해하였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극영화에 대한 TV방영판권 양도양수계약에서 TV방영 가능시기를 개봉영화인 경우와 미개봉영화인 경우를 달리 약정한 경우, 개봉 여부는 위 양도양수계약 체결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미개봉영화의 TV방영 가능시기를 서울지역 개봉일로부터 1년 경과 이후로 약정하였다면 위 기간은 양도양수계약 체결 이후 서울지역의 극장에서 영화상영을 시작한 날로부터 기산하여야 한다고 본 사례.
[2] TV방영판권 양수인이 영화제작자(영화감독)의 동의 없이 극영화의 장면 중 일부를 삭제하거나 극영화에 포함되어 있던 한글 자막이 없이 TV로 방송되도록 하였다면 이는 TV방송의 기술적 제약으로 불가피한 것으로 인정되지 않는 한 동일성유지권 등의 저작인격권을 침해하였다고 본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105조, 제390조
[2] 저작권법 제13조


【전문】

【원고, 항소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오두환)

【피고, 피항소인】

영화진흥공사의소송수계인영화진흥위원회외2인(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주형 외 3인)

【원심판결】

서울지법 2000. 6. 13. 선고 98가합86092 판결

【주 문】

 
1.  당심에서 추가된 청구에 따라, 피고 케이비에스미디어 주식회사는 원고에게 금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1996. 12. 25.부터 2001. 10. 11.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항소와 당심에서 피고 영화진흥위원회에 대하여 확장 및 추가된 청구, 피고 케이비에스미디어 주식회사에 대하여 추가된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원고와 피고 영화진흥위원회, 삼성물산 주식회사 사이의 항소비용(청구취지 확장 및 추가로 인한 비용 포함)은 원고의 부담으로 하고, 원고와 피고 케이비에스미디어 주식회사 사이의 소송총비용은 이를 10분하여 그 9는 원고의, 나머지는 위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원고에게, ① 피고들은 각자 금 2억 원 및 이에 대한 1996. 12. 25.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고, ② 피고 영화진흥위원회와 피고 케이비에스미디어 주식회사는 각 금 5,000만 원 및 이에 대한 1996. 12. 25.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원고는 당심에서 ①항 기재와 같이 피고 영화진흥위원회에 대하여는 텔레비전(이하 'TV'라고 한다) 조기 방영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의 청구취지를 확장하고, 피고 삼성물산 주식회사와 피고 케이비에스미디어 주식회사에 대하여는 위 청구취지를 감축하였으며, ②항 기재와 같이 피고 영화진흥위원회와 피고 케이비에스미디어 주식회사에 대하여 저작인격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추가하였다}.
 
2.  항소취지
원심판결을 취소한다. 청구취지 기재와 같은 판결을 구함.

【이 유】

1. 기초 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 2, 갑 제3호증, 갑 제5호증, 갑 제19호증, 을 제1호증의 1, 2, 을 제4호증의 각 기재, 원심 증인 소외 1, 소외 2, 당심 증인 소외 3, 소외 4의 각 증언, 당심 수명법관의 녹화테이프 검증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위 갑 제19호증의 일부 기재와 위 증인 소외 1, 소외 3의 각 일부 증언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믿지 아니하고, 달리 반증이 없다.
 
가.  원고와 영화진흥공사 { 영화진흥법 부칙(1999. 2. 8.) 제3조에 의하여 피고 영화진흥위원회가 영화진흥공사의 모든 권리·의무 및 재산을 포괄승계하였다}는 1993. 12. 23. 원고 운영의 '아리랑필름영화사'가 한국인 최초의 맹인 박사인 소외 5 박사의 수기를 영화화하기로 기획한 '빛은 내 가슴에'라는 제목의 극영화 작품(이하 '이 사건 작품'이라고 한다)에 대하여 영화진흥공사가 사전 특별지원금 1억 원을 지원하고, 원고는 영화진흥공사에게 이 사건 작품의 국내TV 및 케이블방송(이하 'CATV'라고 한다) 방영판권과 해외수출판권을 양도하기로 하는 "극영화제작 사전 특별지원 약정"(이하 '이 사건 제1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고, 원고는 위 약정에 따라 영화진흥공사로부터 금 1억 원을 지원받아 이 사건 작품을 제작한 뒤 '스카라', '유토아', '동아' 등 서울지역 개봉관에서 1995. 10. 21.부터 같은 해 12. 1.까지 상영하였다.
 
나.  영화진흥공사와 피고 삼성물산 주식회사(이하 '피고 삼성물산'이라고 한다)는 1995. 9. 30. 영화진흥공사에 속한 이 사건 작품을 포함한 8편의 국내개봉 극영화에 대한 국내TV 독점방영권과 해외배급권을 피고 삼성물산에게 양도하기로 하는 "판권양도 기본계약"(이하 '이 사건 제2계약'이라고 한다)과 이 사건 작품에 관한 "개별양도계약"(이하 '이 사건 제3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제3계약이 1995. 10. 30. 체결되었다고 주장하나, 이에 부합하는 듯한 원심 증인 소외 1, 당심 증인 소외 3의 각 일부 증언은 믿지 아니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다.  피고 삼성물산과 피고 주식회사 케이비에스영상사업단(2000. 10. 20. 케이비에스미디어 주식회사로 상호변경되었다. 이하 '피고 영상사업단'이라고 한다)은 1996. 6. 26. 피고 삼성물산에 속한 이 사건 작품을 포함한 7편의 극영화에 대한 국내공중파 TV방영권을 피고 영상사업단에게 양도하기로 하는 "공중파TV방영권계약"(이하 '이 사건 제4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라.  이 사건 작품의 TV방송 시기에 관하여 ① 이 사건 제1, 제2계약에서는 이를 명시하지 아니하였으나, ② 영화진흥공사와 피고 삼성물산 사이의 이 사건 제3계약에서는 제7조에서 극장 미개봉작품은 개봉일로부터 1년 이후에 방영할 수 있으나 {갑 제2호증의 2(개별양도계약서) 제7조 제1항 본문의 '1년 이내'는 '1년 이후'의 오기로 보인다} 계약체결 후 2년 이내에 해당작품이 개봉되지 않을 경우에는 극장 개봉 여부에 관계없이 독점방영권을 행사할 수 있고(제1항), TV방영은 원칙적으로 홈비디오 출시 6개월 후에 가능하지만 홈비디오 출시가 되지 않는 작품의 경우 극장 개봉 직후 1년 반 이내에 영화진흥공사와 피고 삼성물산의 쌍방 합의하에 방영할 수 있고(제2항), 극장 개봉은 서울 개봉관을 기준으로 하기로(제3항) 약정하였고, ③ 피고 삼성물산과 피고 영상사업단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제4계약에서는 이 사건 작품의 TV방송 가능시기를 1997. 2. 이후로 약정하였는데, 피고 영상사업단은 위 약정 방송가능시기 이전인 1996. 12. 25. 케이비에스 2TV를 통하여 이 사건 작품이 방영되도록 하였다.
 
마.  한편, 이 사건 작품은 케이비에스 2TV를 통하여 방영될 당시 극장에서 개봉된 영화의 내용과는 달리, 주인공이 십자가를 끌고 가는 장면과 점자공부를 위하여 손가락을 촛불에 태우면서 극기훈련을 하는 장면, 여자 주인공이 점자를 배우는 주인공을 돕는 장면, 교실에서의 생물시간 수업 장면(6분 13초 분량)과 바닷가 언덕 위에서 남녀 주인공이 키스하는 장면(29초 분량)이 삭제 편집되어 방송되지 아니하였고, 영화 시작부분에 나오는 제작사인 '아리랑필름'의 명칭과 주인공을 설명하는 서브타이틀 장면(26초 분량) 및 마지막 부분에 자막으로 처리된 내용 중 감독 이외의 스태프, 출연배우 등의 소개와 장애인에게 드리는 글이 포함된 서브타이틀 장면(1분 27초 분량)이 방송되지 아니하였으며, 영화의 도입 부분과 결론 부분에서 주인공이 플로리다주 올란도시빅센터에서 영어로 연설하는 장면에서 그 연설내용의 한글번역 자막(도입 부분의 60초 분량과 결론 부분의 2분 20초 분량)이 포함되지 아니한 채 방송되었다.
 
2.  TV 조기 방영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내용
(1) 원고는, 원고가 영화진흥공사에게 이 사건 제1계약을 통하여 이 사건 작품의 국내TV 및 CATV 방영판권과 해외수출판권을 양도하였다 하더라도 이 사건 작품의 저작재산권 중 공연권에 해당하는 지방극장 상영권과 복제·배포권에 해당하는 홈비디오제작 및 판매권은 여전히 원고에게 속하는 것인바, 원고는 1995. 5. 15. 세영영화사 대표인 소외 6에게 이 사건 작품의 대전·충청지역 극장상영권을, 1995. 6. 12. 한국선교영화사 대표인 소외 7에게 이 사건 작품의 경기·강원지역 극장상영권을 각 양도하면서 이 사건 작품의 서울지역 개봉일로부터 18개월이 지나기 전에는 이 사건 작품을 홈비디오로 출시하거나 TV로 방영하지 않기로 약정하였고, 이 사건 작품의 서울 개봉이 끝난 1996. 1.경에는 위 작품을 홈비디오로 제작하여 종교단체, 학교기관, 장애인단체 등에 판매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1996. 8. 13. 소외 사단법인 대한초중등교재연구회와 사이에서 2만 세트, 1996. 9. 10. 소외 한국예술인연합선교회와 사이에서 4만 세트의 홈비디오 보급에 관한 약정을 각 체결하면서 위 홈비디오의 출시는 1997. 4. 이후에 하고 TV방영은 홈비디오 출시 후 1년 뒤에 하기로 약정하였다.
(2) 영화진흥공사와 피고 삼성물산 및 피고 영상사업단은 영화 기타 영상물 관련업무에 종사하면서 위와 같은 사정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진흥공사는 이 사건 제2, 제3계약을 통하여 피고 삼성물산에게 이 사건 작품의 국내TV 독점방영권과 해외배급권을 양도하면서 지방극장 개봉 여부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TV방송 가능시기를 정하였고, 피고 삼성물산과 피고 영상사업단은 이 사건 제3계약에서 이 사건 작품의 TV방송 가능시기가 홈비디오가 출시된 경우에는 그 출시 6개월 후, 홈비디오가 출시되지 않는 경우에는 서울지역 개봉관 상영이 끝난 뒤 1년 반 이후로 약정되어 있음을 잘 알면서도 {원고는 갑 제2호증의 2(개별양도계약서) 제7조 제2항 단서의 '1년 반 이내'는 '1년 반 이후'의 오기라고 주장한다}, 이 사건 제4계약을 체결하면서 위 제3계약상의 TV방송 가능시기에 관한 조항에 반하여 홈비디오 출시 여부를 고려하지 않은 채 TV방송시기를 이 사건 작품의 서울 개봉 후 1년 반이 경과하기 이전인 1997. 2. 이후로만 약정하였고, 나아가 피고 영상사업단은 위 제4계약상의 방송가능시기에 이르기도 전인 1996. 12. 25. 이 사건 작품을 TV로 방영되도록 하였다.
(3) 이로 인하여, 원고는 위 소외 6, 소외 7에게 지방극장 상영권 양도계약을 위반한 데 대한 손해배상을 해주어야 하고, 또한 대전·충청, 경기·강원 이외의 다른 지역에서는 이 사건 작품의 극장 개봉을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되었으며, 또한 홈비디오가 출시되기도 전에 이 사건 작품이 TV에 방영됨으로써 홈비디오의 출시까지도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되었는바, 원고는 지방극장 상영권 침해로 인하여 적어도 금 5,000만 원 이상의 손해를 입었고 홈비디오제작 및 판매권의 침해로 인하여 적어도 금 2억 5,000만 원 이상의 손해를 입었으므로(다만, 그 중 일부로서 금 1억 5,000만 원의 배상을 구한다고 주장한다), 피고들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각자 원고에게 위 손해의 합계 금 2억 원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  판 단
살피건대, 앞서 본 각 증거와 갑 제4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1995. 5. 15. 소외 6에게 이 사건 작품의 대전·충청지역 극장상영권을 금 4,000만 원에, 1995. 6. 12. 소외 7에게 이 사건 작품의 경기·강원지역 극장상영권을 금 7,200만 원에 각 양도하면서 이 사건 작품의 서울지역 개봉일로부터 18개월이 지나기 전에는 이 사건 작품을 홈비디오로 출시하거나 TV로 방영하지 않기로 약정한 사실, 이 사건 작품은 이 사건 제3계약 및 제4계약 체결시까지 홈비디오로 출시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으며, 피고 영상사업단이 이 사건 작품의 서울지역 개봉일인 1995. 10. 21.로부터 14개월 남짓한 시점으로서 피고 삼성물산과 사이에서 약정한 TV방송시기 이전인 1996. 12. 25. 이 사건 작품을 케이비에스 2TV로 방영되도록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한편으로 앞서 본 각 증거와 을 제3호증의 1 내지 5, 을 제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영화진흥공사와 피고 삼성물산이 1995. 9. 30. 이 사건 제3계약을 체결하면서 극장 미개봉작품은 개봉일로부터 1년 이후에 방영할 수 있는 것으로 하되, 홈비디오 출시가 된 경우에는 출시 6개월 후에 TV방송이 가능하지만 홈비디오 출시가 되지 않는 작품의 경우 극장 개봉 직후 1년 반 이내에 쌍방 합의하에 방영할 수 있는 것으로 약정한 취지는 이 사건 작품의 경우 이 사건 제3계약의 체결시점을 기준으로 미개봉작품에 해당되므로 극장개봉일과 TV방송시기 사이에 최소한 1년의 간격을 두기로 하되, 초대작이 아닌 일반적인 극영화의 경우 통상 영화개봉 3개월 내지 6개월 후에 홈비디오가 출시되는 점을 감안하여 홈비디오 출시 6개월 후이면 개봉일로부터 1년 정도가 경과한 시점이 되고, 한편으로 극장개봉일로부터 1년이 지나도록 홈비디오가 출시되지 않는 경우에는 그 출시 때까지 TV방영을 무작정 기다릴 수 없으므로 피고 삼성물산이 영화진흥공사의 양해를 얻어 홈비디오 출시 전이라도 TV방영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던 사실, 원고는 영화진흥공사와 피고 삼성물산 사이에서 이 사건 제3계약이 체결된 이후인 1995. 10. 30. 이 사건 작품의 TV방송 가능시기를 위와 같이 정한 위 제3계약의 내용에 동의한 사실(원고는 위 동의가 영화진흥공사의 강요에 의한 것이었다고 주장하나, 이에 부합하는 듯한 갑 제19호증의 일부 기재와 당심 증인 소외 3의 일부 증언은 믿지 아니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통상 홈비디오 출시계획은 영화의 개봉시점을 전후하여 확정되는 것이 일반적인데도 이 사건 작품의 경우 원고가 1995. 10. 30. 이 사건 제3계약에 대하여 동의할 때까지도 영화진흥공사에게 홈비디오 출시계획 여부 및 그 시기 등에 관해 알려준 바 없고 그에 따라 피고 삼성물산도 이를 알지 못한 사실, 피고 삼성물산의 담당자인 소외 2는 1995. 12.경부터 1996. 6.경까지 영화진흥공사를 통하여 원고에게 홈비디오 출시 여부 등에 관하여 수차례 문의하였으나 영화진흥공사의 담당 차장인 소외 8은 원고에게 물어보아도 대답을 안 해준다고 하면서 홈비디오 출시계획이 없는 것 같다고 답변한 사실, 이에 피고 삼성물산은 원고에게 이 사건 작품의 홈비디오 출시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고 이 사건 제3계약의 제7조 제1항 및 제2항 단서에 따라 서울지역 개봉일인 1995. 10. 21.로부터 1년 이상이 경과하면 TV방영이 가능하다고 판단하여 1996. 6. 26. 피고 영상사업단과 사이에서 이 사건 제4계약을 체결하면서 TV방송 가능시기를 1997. 2. 이후로 정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앞서 인정한 사실에 비추어 보건대, 비록 피고 영상사업단이 이 사건 제4계약상의 TV방송 가능시기에 관한 규정을 위반하여 위 가능시기보다 약 2개월 앞선 1996. 12. 25. 이 사건 작품을 TV로 방영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시점이 이 사건 작품의 서울지역 개봉일인 1995. 10. 21.로부터 1년 이상이 경과한 이상 피고 영상사업단의 피고 삼성물산에 대한 계약위반은 별론으로 하고, 원고가 동의한 이 사건 제3계약상의 TV방송 가능시기에 관한 조항에 반하는 것이었다고 볼 수는 없고, 나아가 영화진흥공사와 피고 삼성물산 및 피고 영상사업단이 원고가 지방극장 상영권 양도계약을 체결하면서 이 사건 작품의 서울지역 개봉일로부터 18개월이 지나기 전에는 이 사건 작품을 홈비디오로 출시하거나 TV로 방영하지 않도록 할 의무를 부담하였다는 사정이나 원고가 홈비디오 보급에 관한 약정을 체결하면서 예정한 홈비디오의 출시계획을 알면서도 동인들 사이에서 이 사건 제2, 3계약 및 이 사건 제4계약을 체결하면서 TV방송시기를 위 지방극장 상영권 양도나 홈비디오 출시에 지장이 없는 시점으로 명시하지 아니하고 나아가 TV에 조기 방영함으로써 원고의 지방극장 상영권과 홈비디오제작 및 판매권 등의 저작재산권을 침해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원고는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제3계약 제7조에서 규정한 극장개봉일은 서울지역의 개봉관 상영이 끝나는 날로 해석하여야 하고, 같은 조 제2항 단서에서는 홈비디오가 출시되지 않은 작품의 경우, 극장 개봉 직후 1년 반 이후에 TV방영이 가능한 것으로 약정되어 있으며, 영화진흥공사 소외 8 차장은 1995. 10. 30. 원고에게 이 사건 제3계약에 동의해 줄 것을 요청하면서 이 사건 작품은 같은 달 21. 이미 서울 개봉관에서 상영되기 시작하였으므로 개봉일로부터 1년 이내에 방영할 수 있다는 미개봉작품에 관한 조항인 위 계약서 제7조 제1항이 적용될 여지가 없고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적어도 극장개봉일로부터 1년 반 이후에나 TV방송이 가능한 것으로 보장되었다고 설명하였는데도 피고 영상사업단이 이 사건 작품의 극장개봉일로부터 1년 반이 지나기 전인 1996. 12. 25. TV로 방영한 것은 원고의 저작재산권을 침해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원고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제3계약의 제7조에서 규정한 극장개봉일을 서울지역의 개봉관 상영이 끝나는 날로 해석하여야 한다거나 같은 조 제2항 단서에서 극장 개봉 직후 '1년 반 이내'로 규정한 부분이 '1년 반 이후'로 표시할 것을 잘못 기재한 것이라고 볼 근거가 없고, 소외 8 차장이 원고에게 이 사건 제3계약상 극장개봉일로부터 1년 반 이전에는 TV방송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장되었다는 설명을 하였다는 취지에 부합하는 위 갑 제19호증의 일부 기재와 증인 소외 3의 일부 증언은 믿지 아니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결국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저작인격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대한 판단 
가.  피고 영상사업단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1) 인정되는 사실
앞서 본 각 증거와 을 제6호증의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영상사업단은 한국방송공사가 케이비에스 2TV의 1996. 12. 25. 성탄절 특집방송을 위하여 같은 날 15:25부터 17:00까지 95분간의 프로그램 시간대를 편성하자 위 시간대에 이 사건 작품을 방영하기로 결정하였는데, 위 프로그램 편성시간 중에는 약 5분간의 광고방송시간이 포함되어야 하므로 결국 이 사건 작품의 방영시간은 90분 가량으로 제한되는 데 반하여 위 작품의 원래 상영시간은 이를 초과하는 107분 50초 가량이 되어 위 방영가능시간을 초과하는 분량을 삭제 편집할 필요가 있게 된 사실, 이에 피고 영상사업단은 이 사건 작품의 제작자이자 감독인 원고의 동의를 얻지 아니한 채 임의로 이 사건 작품의 일부를 위 '제1. 마.항' 기재와 같이 삭제 편집하여 케이비에스 2TV로 방송하도록 한 사실, 한편 이 사건 작품의 도입 부분과 결론 부분에 주인공이 영어로 연설하는 장면에서 한글자막이 포함되지 아니한 것은 극장용 영화필름을 TV방송용 필름으로 제작하는 과정에서 송출상 전환을 하면서 극장용 영화필름에 포함되어 있던 한글번역 자막이 삭제되었는데 피고 영상사업단이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TV로 방영함으로써 발생한 것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2) 피고 영상사업단의 손해배상채무 발생
살피건대, 이 사건 작품의 저작자인 원고는 그 저작물에 대한 인격적 이익의 보호를 목적으로 제정된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인격권으로서 그 작품에 그의 실명 또는 이명을 표시할 권리인 성명표시권과 내용 및 형식 등의 동일성을 유지할 수 있는 동일성유지권 등을 가진다 할 것인데, 피고 영상사업단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동의 없이 임의로 이 사건 작품의 내용 일부와 제작사의 명칭 부분 등을 삭제 편집하여 방송하고, 이 사건 작품에 포함되어 방송되어야 할 영어연설 내용에 대한 한글번역 자막을 빠뜨린 채 방송되도록 함으로써 이 사건 작품에 대한 원고의 성명표시권과 동일성유지권 등의 저작인격권을 침해하였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 영상사업단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저작인격권의 침해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이다.
피고 영상사업단은 이에 대하여, 저작권법 제13조 제2항 제3호에 의하면, 저작물의 성질이나 그 이용의 목적 및 형태에 비추어 부득이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의 저작물 변경에 대하여는 저작자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극영화를 TV로 방영하는 경우 방송의 기술적·시간적 제약으로 인하여 그 본질적 내용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작품의 일부를 단축하거나 삭제하여 방송하는 것은 그 이용 목적이나 형태에 비추어 부득이하고, 이 사건 작품 내용 중 남녀 주인공의 키스 장면 등을 삭제한 것은 불특정 다수인을 대상으로 하는 TV방송의 특성상 불가피한 것이었으며, 위와 같이 삭제 편집된 부분은 이 사건 작품의 지엽적인 내용에 불과하고, 영어연설 내용에 대한 한글번역 자막이 포함되지 아니한 채 방송되었던 것은 극장용 필름을 TV 방송용으로 제작하는 과정에서의 기술적 제약으로 발생한 것이었으므로, 이 사건 작품이 극장에서 상영된 작품내용과는 다소 다르게 방송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주장하는 저작인격권을 침해한 것이 아니라고 다툰다.
살피건대, 이 사건 작품과 같은 극영화를 TV로 방영하면서 시간적 제약을 이유로 그 내용 일부를 삭제 편집하는 것은 저작권법 제13조 제2항 각 호에 규정된 저작물의 변경이 허용되는 범위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는 것이어서 사전에 저작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그 저작물을 변경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작품이 공연윤리위원회 심의에서 '연소자 관람가'의 판정을 받은 점(갑 제5호증, 을 제1호증의 1, 2의 각 기재 참조)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작품 중 일부 내용을 삭제하는 것이 방송의 공공성으로 인하여 부득이한 것이었다고 볼 수도 없으며, 영어연설 내용에 대한 한글번역 자막이 포함되지 아니한 것이 TV방송의 기술적 제약으로 불가피한 것이었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으므로, 피고 영상사업단의 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3) 손해배상의 범위
그러므로 원고의 저작인격권 침해로 인한 정신적 손해액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의 명성과 사회적 지위, 이 사건 작품의 주제, 성격 및 그 내용, 피고 영상사업단이 이 사건 작품의 일부를 삭제 편집하여 방송하게 된 경위와 그 삭제 편집된 부분의 분량 및 내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두루 참작하면, 피고 영상사업단이 위 저작인격권 침해에 대하여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정신적 손해액은 금 1,000만 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나.  피고 영화진흥위원회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는, 영화진흥공사는 1995. 10.경 피고 삼성물산에게 이 사건 작품의 TV방송용 마스터테이프를 교부함에 있어서 위 마스터테이프를 원고의 감독 아래 제작하지 아니하고 그 무렵 영화진흥공사에서 보관하고 있던 극장상영용 미완성 음화(Nega Film) 원판을 반출하여 임의로 마스터테이프를 제작하여 교부함으로써, 이 사건 작품의 도입 부분과 결론 부분에서 주인공이 올란도시빅센터에서 영어로 연설하는 장면이 한글번역 자막이 없는 상태로 마스터테이프가 제작되어 그대로 TV로 방송되도록 하여 원고의 이 사건 작품에 대한 동일성유지권 등의 저작인격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11호증 내지 갑 제16호증의 각 기재와 위 증인 소외 3의 증언과 소외 4의 일부 증언만으로는 영화진흥공사가 임의로 TV방송용 마스터테이프를 제작하여 교부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작품의 도입 부분과 결론 부분에서 주인공이 영어로 연설하는 장면이 한글번역 자막 없는 채로 마스터테이프가 제작되어 방송되도록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피고 영화진흥위원회에 대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피고 영상사업단은 당심에서 추가된 저작인격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따라, 원고에게 금 1,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작품이 TV로 방송된 1996. 12. 25.부터 위 피고가 이 사건 채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당심 판결선고일인 2001. 10. 11.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피고 영상사업단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원고의 피고 영상사업단에 대한 나머지 청구와 피고 영화진흥위원회 및 삼성물산에 대한 각 청구(당심에서 피고 영화진흥위원회에 대하여 확장, 추가된 청구 및 피고 영상사업단에 대하여 추가된 청구 포함)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할 것인바,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TV 조기 방영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한 원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항소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고, 원고가 당심에서 확장, 추가한 청구는 피고 영상사업단에 대하여 앞서 인정한 금원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위 피고에 대한 나머지 추가 청구와 피고 영화진흥위원회에 대한 확장, 추가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채영수(재판장) 정진경 권기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