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92조 제1호 다목 위헌제청
【판시사항】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01. 3. 28. 법률 제6456호로 개정된 것) 제92조 제1호 다목 중 ‘징계의 중요한 절차’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2. 이 사건 법률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3. 이 사건 법률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법률주의를 판시한 헌법재판소 96헌가20 결정의 취지에 반하는 것인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1. 이 사건 법률조항은 징계에 관한 중요한 절차에 대한 사항을 단체협약으로 체결하고도 그 단체협약을 지키지 않은 자를 처벌함으로써 징계의 중요한 절차에 관한 단체협약의 이행을 확보하여 궁극적으로는 산업평화를 유지하고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근로3권의 실현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단체협약의 일반적 효력에 근거한 사법상 권리ㆍ의무에 대한 제한이나 근로기준법상의 행정상 제재와 같은 수단들은 단체협약의 이행을 직접 강제하거나 그 이행 의무 위반에 대한 직접적인 구제조치가 될 수 없음은 물론 이행에 대한 심리적 강제 또한 그리 크다고 볼 수 없어 단체협약의 이행 확보 수단으로서는 불완전하다.
그렇다면 이행을 확보하고자 하는 단체협약의 내용과 그 단체협약의 이행 여부가 산업평화의 유지와 근로3권의 실현에 미치는 영향, 단체협약 위반의 내용에 대한 비난가능성 등을 입법자가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근로자를 징계함에 있어 거쳐야 할 중요한 절차에 관한 단체협약만큼은 반드시 준수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여, 징계의 중요한 절차에 관한 단체협약을 위반한 자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을 가하도록 규정한 것이 자의적인 입법이라고 볼 수는 없다.
2. 단체협약 위반행위에 대한 처벌규정의 주된 수범자는 사용자와 근로자인데, 이와 같이 수범자들이 일정한 범위로 제한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 규정의 명확성에 대한 요구가 다소 완화될 수 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주된 수범자인 사용자는 단체교섭에 참여하고 단체협약의 체결에 관여한 일방 당사자로서 단체협약의 내용이 된 ‘징계의 절차 중에서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사항’이 무엇인지를 충분히 파악하거나 예측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취지와 입법경위에 비추어 볼 때, 여기서 "중요한 절차"에 관한 사항이란 기본적으로 징계의 효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절차로서 당해 단체협약의 체결과정에서 고려하기로 한, 근로자의 근로권과 그 방어에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절차에 관한 사항 등으로 그 의미를 제한하여 확정할 수가 있을 것이며,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법관이 개별적인 사건들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을 합헌적으로 해석ㆍ적용하여 판례를 축적해 감으로써 이 사건 "중요한 절차"에 관한 사항의 의미를 보다 구체화해야 한다.
따라서 법원이 입법목적과 입법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의 수범자가 그 구체적인 의미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내용으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해석의 기준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
3.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재판소 96헌가20 결정의 대상이 되었던 개정 전의 법률조항과는 달리 처벌의 대상이 될 단체협약 위반행위를 6가지로 분류하고 구체화하여 이를 직접 법률로써 규정한 것 중의 하나로서, 형벌을 통해 금지하고자 하는 행위의 실질을 법률 스스로 직접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 헌법재판소의 결정의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심판대상조문】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01. 3. 28. 법률 제6456호로 개정된 것) 제92조(벌칙)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31. 제31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체결된 단체협약의 내용 중 다음 각 목의 1에 해당하는 사항을 위반한 자
가.~나. 생략
다. 징계 및 해고의 사유와 중요한 절차에 관한 사항
라.~바. 생략
2. 생략
【참조조문】
헌법 제12조, 제13조, 제33조 제1항
구 근로기준법(2007. 1. 26. 법률 제82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0조(해고 등의 제한) ①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기타 징벌을 하지 못한다.
②사용자는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간 또는 산전ㆍ산후의 여성이 이 법의 규정에 의하여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간은 해고하지 못한다. 다만, 사용자가 제87조에 규정된 일시보상을 행하였을 경우 또는 사업을 계속할 수 없게 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③삭제
구 근로기준법(2007. 1. 26. 법률 제82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0조(벌칙) 제6조, 제7조, 제8조, 제30조 제1항ㆍ제2항 또는 제39조의 규정에 위반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구 노동조합법(1986. 12. 31. 법률 제3925호로 개정되었다가 1996. 12. 31. 법률 제5244호로 공포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의 시행으로 폐지된 것) 제34조(단체협약의 작성) ① 단체협약은 서면으로 작성하여 당사자 쌍방이 서명날인하여야 한다.
②~③생략
구 노동조합법(1986. 12. 31. 법률 제3925호로 개정되었다가 1996. 12. 31. 법률 제5244호로 공포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의 시행으로 폐지된 것) 제46조의3(벌칙) 제34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체결된 단체협약 또는 제38조의 규정에 의한 결정에 위반한 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01. 3. 28. 법률 제6456호로 개정된 것) 제31조(단체협약의 작성) ① 단체협약은 서면으로 작성하여 당사자 쌍방이 서명날인하여야 한다.
②단체협약의 당사자는 단체협약의 체결일부터 15일 이내에 이를 행정관청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③행정관청은 단체협약 중 위법한 내용이 있는 경우에는 노동위원회의 의결을 얻어 그 시정을 명할 수 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01. 3. 28. 법률 제6456호로 개정된 것) 제33조(기준의 효력) ① 단체협약에 정한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에 위반하는 취업규
3칙 또는 근로계약의 부분은 무효로 한다.
②근로계약에 규정되지 아니한 사항 또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무효로 된 부분은 단체협약에 정한 기준에 의한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01. 3. 28. 법률 제6456호로 개정된 것) 제92조(벌칙)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제31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체결된 단체협약의 내용 중 다음 각 목의 1에 해당하는 사항을 위반한 자
가. 임금ㆍ복리후생비, 퇴직금에 관한 사항
나.근로 및 휴게시간, 휴일, 휴가에 관한 사항
다.징계 및 해고의 사유와 중요한 절차에 관한 사항
라. 안전보건 및 재해부조에 관한 사항
마. 시설ㆍ편의제공 및 근무시간 중 회의참석에 관한 사항
바. 쟁의행위에 관한 사항
2. 제61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조정서의 내용 또는 제68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중재재정서의 내용을 준수하지 아니한 자
【참조판례】
1. 헌재 1995. 10. 26. 92헌바45, 판례집 7-2, 397, 404
헌재 1998. 3. 26. 96헌가20, 판례집 10-1, 213, 220-222
헌재 2006. 7. 27. 2004헌바77, 판례집 18-2, 108, 120
2. 헌재 2004. 7. 15. 2003헌바35등, 판례집 16-2상, 77, 88
헌재 2005. 6. 30. 2002헌바83, 판례집 17-1, 812, 821
헌재 2007. 3. 29. 2006헌바69, 공보 126, 310, 315
3. 헌재 1998. 3. 26. 96헌가20, 판례집 10-1, 213, 220-222
【전문】
【당 사 자】
제청법원 대전지방법원
제청신청인 엄○환 외 1인
제청신청인들대리인변호사 조용무 외 3인
당해사건 대전지방법원 2006고정25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
【주 문】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01. 3. 28. 법률 제6456호로 개정된 것) 제92조 제1호 다목 중 ‘징계의 중요한 절차’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
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제청신청인 엄○환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역 본부장, 제청신청인 오○환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역본부 보통징계위원장으로, 공모하여, 2005. 3. 10. 14:00경 위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역본부 6층 회의실에서 전국 사회보험노동조합 전국대의원이자 중앙정책위원인 김○현에 대하여 노조활동과 관련하여 ‘마이오피스(My-office) 자유게시판에 맹목적인 비판의 글을 게재하여 공단을 폄하하고 명예를 훼손하였으며 직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한 사실, 직장 내에서 노동가요를 고음으로 방송하여 복무분위기를 저해한 사실, 2005. 3. 1. 지사의 시무식을 행함에 있어 노조원들을 노조 시무식에 참석토록 주도하여 지사 시무식을 방해한 사실’ 등을 이유로 징계위원회를 개최함에 있어, 노사합의로 체결된 단체협약 제35조 제1항에 "공단은 노조활동으로 인하여 노조원을 징계하고자 할 때 징계대상자에게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진술의 기회를 부여하여야 하고, 노조에서 추천하는 자 1인을 징계위원회에 참관토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조에서 추천한 전국사회보험노동조합 ○○지부 사무국장 정○근의 참관요청을 거부하였다는 공소사실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 한다) 제92조 제1호 다목 위반죄로 대전지방법원에 기소되었고, 이에 제청신청인들이 동 조항에 대하여 위헌제청신청을 하자 제청법원은 2006. 4. 19.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제청법원이 위헌제청한 심판대상은 노조법(2001. 3. 28. 법률 제6456호로 개정된 것) 제92조 제1호 다목이나, 제청신청인들에게는 징계에 관한 절차만이 문제되므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위 조항 중 ‘징계의 중요한 절차’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으로 함이 상당하다.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01. 3. 28. 법률 제6456호로 개정된 것) 제31조(단체협약의 작성) ① 단체협약은 서면으로 작성하여 당사자 쌍방이 서명날인하여야 한다.
제33조(기준의 효력) ① 단체협약에 정한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에 위반하는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의 부분은 무효로 한다.
② 근로계약에 규정되지 아니한 사항 또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무효로 된 부분은 단체협약에 정한 기준에 의한다.
제92조(벌칙)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제31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체결된 단체협약의 내용중 다음 각 목의 1에 해당하는 사항을 위반한 자
가. 임금ㆍ복리후생비, 퇴직금에 관한 사항
나. 근로 및 휴게시간, 휴일, 휴가에 관한 사항
다. 징계 및 해고의 사유와 중요한 절차에 관한 사항
라. 안전보건 및 재해부조에 관한 사항
마. 시설ㆍ편의제공 및 근무시간중 회의참석에 관한 사항
바. 쟁의행위에 관한 사항
노동조합법(1986. 12. 31. 법률 제3925호로 개정되고, 1996. 12. 31. 법률 제52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4조(단체협약의 작성) ① 단체협약은 서면으로 작성하여 당사자 쌍방이 서명날인하여야 한다.
제46조의3(벌칙) 제34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체결된 단체협약 또는 제38조의 규정에 정한 결정에 위반한 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 제청법원의 위헌제청이유와 관계기관의 의견
[별지] 기재와 같다.
3. 판 단
가. 관련 선례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제정
(1)헌법재판소는 1998. 3. 26. 96헌가20 결정으로 " …… 단체협약 ……에 위반한 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던 구 노동조합법(1986. 12. 31. 법률 제3925호로 개정되고, 1996. 12. 31. 법률 제52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6조의3 중 단체협약 위반에 관한 부분이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서 요구되는 법률주의와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선언하였는데(헌재 1998. 3. 26. 96헌가20, 판례집 10-1, 213), 그 결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형벌 구성요건의 실질적 내용을 법률에서 직접 규정하지 아니하고 모두 단체협약에 위임하고 있어 죄형법정주의의 기본적 요청으로서 범죄와 형벌에 관하여는 입법부가 제정한 형식적 의미의 "법률"로써 정하여야 한다는 법률주의에 위배된다는 의심이 있다.
범죄구성요건의 실질적 알맹이, 즉 금지의 실질을 단체협약의 내용에 모두 내맡기고 있는바, 단체협약은 근로조건에 관한 노동조합과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 간에 체결되는 계약에 불과하므로 결국 처벌법규의 내용을 형성할 권한을 노사(勞使)에 넘겨준 것이나 다름없다 할 것이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단체협약 ……에 위반한 자"라는 구성요건은 지나치게 애매하고 광범위하여 죄형법정주의의 또 다른 요청인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
단체협약에 위반하기만 하면 구성요건이 충족되게 되는데, 단체협약이란 것은 그 체결의 주체, 방식, 효력에 관하여만 노동조합법 제33조, 제34조에서 규정하고 있을 뿐 그 내용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이 없다. 따라서 개별적 및 집단적 노사관계의 모든 사항에 관하여 노사는 자율적으로 특별한 제약없이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는 것이어서(단체협약은 조합활동, 임금 및 퇴직금, 근로시간, 휴가, 산업안전 및 재해보상, 인사, 교육 및 복지후생, 단체교섭, 노동쟁의, 경영협의 등 노사 간에 문제되는 사항을 폭넓게 다루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단체협약에 위반하는 행위란 전혀 특정이 불가능할 정도로 그 범위가 넓고 단체협약 위반행위의 처벌 가능한 범위가 이렇듯 포괄적이고 광범위하므로 과연 처벌되는 행위가 무엇인지 예측하기 어려워 죄형법정주의의 본질적 요소인 예측가능성을 전혀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
(2) 한편 위와 같은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있자, 위헌으로 선언된 법률조항과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던 구 노조법(1996. 12. 31. 법률 제5244호로 제정) 제92조 제1호에 대해서 위헌결정의 취지에 따른 개정 논의가 진행되었고 그 결과 2001. 3. 28. 법률 제6456호로 개정된 노조법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만들어졌다.
나. 과잉금지의 원칙 위반 여부(형사 처벌 자체의 위헌 여부)
(1) 먼저 이 사건 법률조항이 규정한 것과 같은 행위를 형벌로써 처벌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가 문제된다.
어떤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이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 하는 문제 즉, 범
죄의 설정과 법정형의 종류 및 범위의 선택은 행위의 사회적 악성과 범죄의 죄질 및 보호법익에 대한 고려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일반의 가치관과 법감정 그리고 범죄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적 측면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으로서 광범위한 입법재량이 인정되어야 할 분야이다. 따라서 어느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그 법정형을 정한 것이 그 범죄의 죄질 및 이에 따른 행위자의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어서 현저히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잃고 있다거나 그 범죄에 대한 형벌 본래의 목적과 기능을 달성함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일탈하는 등 헌법상의 평등의 원칙 및 비례의 원칙 등에 명백히 위배되는 경우가 아닌 한, 쉽사리 헌법에 위반된다고 단정하여서는 아니된다(헌재 1995. 10. 26. 92헌바45, 판례집 7-2, 397, 404; 헌재 1999. 5. 27. 96헌바16, 판례집 11-1, 529, 538-539; 헌재 2002. 11. 29. 2001헌가16, 판례집 13-2, 570, 578; 헌재 2006. 7. 27. 2004헌바77, 판례집 18-2, 108, 120 등 참조).
(2) 우리 헌법 제33조 제1항은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ㆍ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하여 근로자의 생존확보 수단으로서 근로3권을 보장하고 있는데, 위와 같은 근로3권의 행사를 통한 최종적인 결과물이 바로 단체협약이다. 이러한 단체협약은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개선시키는 기능을 하고, 단체협약 체결 후 일정한 기간 동안에는 분쟁을 회피할 수 있어 산업평화를 유지시키는 기능을 하는바, 만일 단체협약이 잘 이행되지 아니하고 그 위반행위가 빈발한다면 근로자들이 갖는 근로3권은 형해화될 것이고 산업평화도 유지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징계에 관한 중요한 절차에 대한 사항을 단체협약으로 체결하고도 그 단체협약을 지키지 않은 자를 처벌함으로써 징계의 중요한 절차에 관한 단체협약의 이행을 확보하여 궁극적으로는 산업평화를 유지하고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근로3권의 실현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단체협약의 이행을 강제하기 위해서는 단체협약의 일반적 효력에 근거한 사법상 권리ㆍ의무에 대한 제한이나 근로기준법상의 행정상 제재와 같은 수단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수단들은 단체협약의 이행을 직접 강제하거나 그 이행 의무 위반에 대한 직접적인 구제조치가 될 수 없음은 물론 이행에 대한 심리적 강제 또한 그리 크다고 볼 수 없어 단체협약의 이행 확보 수단으로서는 불완전하다.
그렇다면 이행을 확보하고자 하는 단체협약의 내용과 그 단체협약의 이행 여부가 산업평화의 유지와 근로3권의 실현에 미치는 영향, 단체협약 위반의 내용에 대한 비난가능성 등을 입법자가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근로자를 징계함에 있어 거쳐야 할 중요한 절차에 관한 단체협약만큼은 반드시 준수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여, 징계의 중요한 절차에 관한 단체협약을 위반한 자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을 가하도록 규정한 것이 자의적인 입법이라고 볼 수는 없다.
나아가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정형으로 징역형이나 금고형을 정하지 아니하고 1,000만 원 이하의 벌금만을 정하고 있으므로 책임에 비해 지나치게 가혹한 제재를 가하여 책임과 형벌의 비례원칙에 반한다거나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상실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3)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징계의 중요한 절차에 관한 사항에 대한 단체협약을 위반한 자에 대해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다.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의 원칙 위반 여부
(1) 헌법 제12조 및 제13조를 통해 보장되는 죄형법정주의원칙은 범죄와 형벌이 법률로 정하여져야 함을 의미하며, 이러한 죄형법정주의에서 파생되는 명확성의 원칙은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할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명확하여야 한다고 하더라도 입법권자가 모든 구성요건을 단순한 의미의 서술적 확정개념에 의하여 규정하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고, 다소 광범위하여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통상의 해석방법에 의하여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당해 처벌법규의 보호법익과 금지된 행위 및 처벌의 종류와 정도를 알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면 헌법이 요구하는 처벌법규의 명확성원칙에 배치되는 것은 아니다. 만일 모든 구성요건을 단순한 서술적 확정개념으로만 규정할 것을 요구한다면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지나치게 구체적이고 정형적이 되어 부단히 변화하는 다양한 생활관계를 제대로 규율할 수 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헌재 2005. 6. 30. 2002헌바83, 판례집 17-1, 812, 821 참조). 따라서 법규범이 불확정개념을 사용하는 경우라도 법률해석을 통하여 법원의 자의적인 적용을 배제하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을 얻는 것이 가능한 경우는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지 아니한다(헌재 2004. 7. 15. 2003헌바35등, 판례집 16-2상, 77,
88).
(2)이 사건 법률조항 중 "중요한" 또는 "중요한 절차" 부분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대해 살펴본다.
단체협약은 노동조합과 사용자가 단체교섭의 결과 합의한 사항을 서면으로 작성한 것을 말하고 단체협약위반행위에 대한 처벌규정의 주된 수범자는 사용자와 근로자인데 이와 같이 수범자들이 일정한 범위로 제한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 규정의 명확성에 대한 요구가 다소 완화될 수 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주된 수범자인 사용자(법문상으로는 근로자도 수범자에서 배제되지 않았으나 징계에 관한 절차를 준수할 것을 요구받는 대상은 주로 사용자일 것이다)는 단체교섭에 참여하고 단체협약의 체결에 관여한 일방 당사자로서 단체협약의 내용이 된 ‘징계의 절차 중에서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사항’이 무엇인지를 충분히 파악하거나 예측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
또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취지는 사용자로 하여금 단체협약으로 체결된 징계의 절차를 준수하도록 하여 징계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고 나아가 사용자의 징벌권 남용을 방지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그 입법과정에서 처벌의 대상이 되는 위반행위의 범위를 제한하려는 사용자측(경영계)의 요구가 반영되어 모든 절차의 위반이 아닌 "중요한" 절차에 관한 사항에 대한 위반만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와 같은 입법취지와 입법경위에 비추어 볼 때, 여기서 "중요한 절차"에 관한 사항이란 기본적으로 징계의 효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절차로서 당해 단체협약의 체결과정에서 고려하기로 한, 근로자의 근로권과 그 방어에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절차에 관한 사항 등으로 그 의미를 제한하여 확정할 수가 있을 것이며,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법관이 개별적인 사건들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을 합헌적으로 해석ㆍ적용하여 판례를 축적해 감으로써 이 사건 "중요한 절차"에 관한 사항의 의미를 보다 구체화해야 할 것이다.
(3) 따라서 법원이 이 사건 법률조항의 "중요한 절차" 부분을 해석함에 있어,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 수범자의 범위, 단체협약의 특성과 그 체결과정 및 통상의 운용실태, 구 노동조합법 조항에 대해 위헌선언한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과정에서 논의된 내용을 비롯한 입법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의 수범자가 그 구체적인 의미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내용으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해석의 기준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명확성의 원칙
에 반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헌재 2007. 3. 29. 2006헌바69, 공보 126, 310, 315 참조).
라. 헌법재판소의 결정의 취지에 반하는 것인지 여부
앞서 보았듯이 헌법재판소는 위 96헌가20 결정에서 구 노동조합법 제46조의3 중 단체협약 위반에 관한 부분이 구성요건의 실질적 내용에 관하여 법률에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고 단체협약에 그 내용을 모두 맡기고 있다는 점에서 죄형법정주의가 요구하는 법률주의에 위반한 의심이 있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헌재 1998. 3. 26. 96헌가20, 판례집 10-1, 213, 220-222).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위 헌법재판소 결정의 대상이 되었던 개정 전의 법률조항과는 달리 처벌의 대상이 될 단체협약 위반행위를 6가지로 분류하고 구체화하여 이를 직접 법률로써 규정한 것 중의 하나로서, 형벌을 통해 금지하고자 하는 행위의 실질을 법률 스스로 직접 규정하고 있다(이 사건 법률조항의 규정형식보다 더 이상 구체성을 띤 입법형식으로 단체협약 위반행위를 규정한다는 것은 입법기술상으로도 쉽지 않다고 보여진다).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위 헌법재판소 96헌가20 결정의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이강국(재판장) 이공현 조대현 김희옥 김종대(주심)
민형기 이동흡 목영준 송두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