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국민건강보험법 제71조 제2항 위헌소원
【전문】
사 건 2018헌바488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71조 제2항 위헌소원
청 구 인 [별지] 청구인 명단과 같음
청구인들 대리인 법무법인 청률담당변호사 이○○, 최병일, 장은영
당 해 사 건 대법원 2018다257491 기타(금전)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들은 법무법인 ○○에 소속되어 있거나 소속되어 있었던 변호사들이다.
국민건강보험법은 직장가입자에 대한 월별 보험료액의 징수에 있어 그 부과대상인 소득이 보수인지 또는 보수외소득인지에 따라 보수월액보험료와 소득월액보험료로 구분하여 징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국민건강보험법 제69조 제4항).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청구인들에 대하여 2012. 9.부터 2015. 12.까지 사이의 국민건강보험료를 부과하면서 청구인들의 소득월액에 대한 보험료를 부과ㆍ징수하였다.
청구인들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소득월액보험료 부과ㆍ징수가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2017. 4. 27. 기각되었다(부산지방법원 2016가단313799). 항소심 법원은 2018. 7. 12. 청구인 오○○, 이△△에 대한 정산환급금이 남아있다는 이유로 위 청구인들의 청구만을 일부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를 기각하였다(부산지방법원 2017나46721). 청구인들은 상고하였고, 그 상고심 계속 중 국민건강보험법 제71조 제2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으나(대법원 2018카기1023), 2018. 11. 8. 상고가 기각됨과 동시에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도 기각되었다. 이에 청구인들은 2018. 12. 5.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국민건강보험법(2011. 12. 31. 법률 제11141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71조 제2항(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국민건강보험법(2011. 12. 31. 법률 제11141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71조(소득월액) ② 소득월액을 산정하는 기준, 방법 등 소득월액의 산정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소득월액 산정의 기준이 되는 보수외소득은 그 성격상 소득자료를 제공받은 시점인 당해 연도의 11월이 되어서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시행된 2012. 9. 1.부터 2013. 10. 31.까지의 소득월액 산정은 파악되지 않은 보수외소득을 기준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심판대상조항은 위 기간의 소득월액산정기준에 대하여 아무 것도 정하지 않고 시행 즉시 소득월액보험료를 부과하도록 정하였으므로 소급입법금지원칙에 반한다. 위 기간의 소득월액 산정기준은 국민건강보험 가입자의 재산권에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는 사항으로서 의회가 법률로 직접 규정해야 할 본질적이고 중요한 사항에 해당하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률유보원칙에도 반한다.
나. 심판대상조항은 국민건강보험 가입자의 재산권이 침해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심판대상조항이 시행된 2012. 9. 1.부터 2013. 10. 31.까지의 소득월액 산정에 대한 기준을 대강이라도 법률로 정하였어야 한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아무런 기준을 정하지 않고 모두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으므로 명확성원칙 내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반한다.
4. 판단
가. 행정처분의 근거법률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사정은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있기 전에는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하자는 행정처분의 취소사유에 해당할 뿐 당연무효사유는 아니어서, 제소기간이 경과한 뒤에는 행정처분의 근거 법률이 위헌임을 이유로 무효확인소송 등을 제기하더라도 행정처분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음이 원칙이다. 따라서 행정처분의 근거가 된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에 따라 당해 행정처분의 효력을 선결문제로 하는 민사소송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므로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않는다(헌재 2014. 1. 28. 2010헌바251; 헌재 2016. 11. 24. 2015헌바207 참조).
나. 이 사건 심판기록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청구인들에 대하여 2012. 9.부터 2015. 12.까지 사이의 소득월액에 대한 보험료를 부과ㆍ징수하였고(이하 ‘이 사건 보험료부과처분’이라 한다), 청구인들의 소득월액보험료 조정신청에 대해 2015. 3. 20. 및 2015. 3. 23. 소득월액보험료 부과내역 가운데 일부를 감액하여 소득월액보험료 부과를 조정한다는 내용의 서면을 송부하였다. 이와 같은 내용의 서면을 송부한 것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청구인들의 조정신청 중 감액된 부분 이상에 대해서는 조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거부처분(이하 ‘이 사건 거부처분’이라 한다)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이 사건 보험료부과처분과 이 사건 거부처분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국민건강보험법 제90조, 헌재 2003. 11. 27. 2002헌마589; 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5두44479 판결 참조). 그런데 청구인들이 이 사건 보험료부과처분이나 이 사건 거부처분에 대해 행정소송법상 제소기간 내에 그 취소 또는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한 사정은 발견되지 않으므로, 청구인들은 행정처분의 불가쟁력에 의하여 더는 이 사건 보험료부과처분이나 이 사건 거부처분의 효력을 다툴 수 없게 되었다.
한편 이 사건의 당해 사건은 소득월액보험료 부과ㆍ징수의 위법을 이유로 청구인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소득월액보험료의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소로서, 이 사건 보험료부과처분과 이 사건 거부처분의 효력을 선결문제로 하는 민사소송이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이 사건 보험료부과처분과 이 사건 거부처분의 근거법률에 해당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에 따라 이 사건 보험료부과처분과 이 사건 거부처분의 효력을 선결문제로 하는 당해 사건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므로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이미선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의 일치된 의견에 따른 것이다.
6. 재판관 이미선의 반대의견
나는 이 사건 심판청구가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어 적법하므로 본안 판단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여 다음과 같이 그 의견을 밝힌다.
가. 하자 있는 행정처분이 당연무효가 되기 위해서는 그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어야 하며,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한 것인지 여부를 판별함에 있어서는 그 법규의 목적, 의미, 기능 등을 목적론적으로 고찰함과 동시에 구체적 사안 자체의 특수성에 관하여도 합리적으로 고찰함을 요한다(대법원 2004. 10. 15. 선고 2002다68485 판결; 대법원 2006. 10. 26. 선고 2005다31439 판결 등 참조).
법률에 근거하여 행정처분이 발하여진 후에 헌법재판소가 그 행정처분의 근거가 된 법률을 위헌으로 결정하였다면 결과적으로 그 행정처분은 법률의 근거가 없이 행하여진 것과 마찬가지가 되어 하자가 있는 것이 된다(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1두24057 판결 참조). 일반적으로 법률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사정은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있기 전에는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하자는 행정처분의 취소사유에 해당할 뿐 당연무효사유라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19. 5. 30. 선고 2017다289569 판결 등 참조). 그러나 행정처분의 근거가 된 법률의 위헌 여부가 문제 된 구체적인 사안에서 해당 법률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가정할 경우 그러한 하자가 행정처분의 무효사유인지 또는 취소사유인지는, 앞서 본 대법원의 판례에 따라 해당 법률의 목적ㆍ의미ㆍ기능과 함께 그 법률에 근거한 행정처분의 내용ㆍ 성격, 이로 인한 법익침해의 정도 등 특정 행정처분과 관련된 사실관계의 특수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행정처분에 존재하는 하자가 무효사유인지 취소사유인지는 일의적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토대로 그 처분의 근거가 된 법률의 목적과 기능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는바, 이에 관한 법원의 판단 이전에 헌법재판소가 재판의 전제성을 판단하면서 행정처분의 무효 여부를 논리적ㆍ가정적으로 단정하여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아니하다(헌재 2014. 1. 28. 2011헌바38 반대의견; 헌재 2016. 11. 24. 2015헌바207 반대의견 참조).
나. 당해 사건의 하급심 법원은 이 사건 보험료부과처분의 위법 여부와 관련하여, 심판대상조항과 그 하위법령에서 국세청 등 관계기관으로부터 제공받는 전년도 귀속 소득자료에 따라 매년 11월에 직장가입자의 소득월액을 산정하여 소득월액보험료에 반영하도록 하고, 소득월액보험료에 대하여 보수월액보험료와 달리 사후 정산절차를 두지 않은 것이 관련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거나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다음 이 사건 보험료부과처분을 적법한 것으로 보았고, 당해 사건 법원도 이를 인용하였다.
이와 같이 당해 사건에서 법원은 행정처분의 불가쟁력에 의하여 더는 이 사건 보험료부과처분의 효력을 다툴 수 없게 되었다는 이유로 청구인들의 관련 주장을 배척한 것이 아니라, 심판대상조항 및 하위법령의 위헌성과 함께 본안에 대한 실체적 판단을 하여 청구인들의 관련 주장을 배척하였다.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뿐만 아니라 행정처분의 효력을 선결문제로 하고 그 행정처분의 근거가 된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가 문제 된 여러 사안에서 당해 사건 법원이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한 것과 달리 법정의견과 같은 논리로 재판의 전제성을 부정하였다(헌재 2014. 1. 28. 2010헌바113; 헌재 2014. 1. 28. 2011헌바246등; 헌재 2016. 11. 24. 2015헌바207 참조). 법률에 대한 위헌심사권을 부여받은 헌법재판소의 지위를 고려해 볼 때, 법원이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토대로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하였음에도 헌법재판소가 법리를 이유로 재판의 전제성을 부정한 채 형식적 판단에 그치는 것이 과연 적절하다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에 대하여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하고 본안 판단을 하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