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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부작위 위헌확인

[전원재판부 2020헌마93, 2023. 10. 26.]

【판시사항】

가. 피청구인 대통령이 구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이하 ‘구 산재보험료징수법’이라 한다) 제49조의3 제2항 단서(이하 ‘이 사건 위임규정’이라 한다)의 위임에 따른 대통령령을 제정하지 아니한 행정입법부작위(이하 ‘이 사건 행정입법부작위’이라 한다)에 대한 심판의 이익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나. 이 사건 위임규정에 따라 대통령령을 제정할 작위의무가 인정되는지 여부(적극)
다. 이 사건 행정입법부작위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적극)

【결정요지】

재판관 문형배, 재판관 김형두, 재판관 정정미의 기각 의견
가. 개정된 산재보험료징수법에도 구 산재보험료징수법 제49조의3 제2항 단서와 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위임규정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개정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하고, 그 보험료를 ‘산재보험료’라 한다)의 ‘노무제공자’에 청구인들과 같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포함되어 있는 이상, 개정법의 위 위임규정 아래에서도 청구인들이 제기하는 문제의 기본권침해상태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행정입법부작위는 개정법 아래에서도 문제되어 이에 대한 헌법적 해명의 필요성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심판의 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
나. 이 사건 위임규정이 산재보험료의 사업주 전액 부담과 관련하여 그 시행 여부를 행정부의 재량에 맡긴 것으로 해석하기 어렵고, 특수형태근로종사자를 산재보험제도 내로 편입할 당시의 입법 경위에 비추어 보더라도 산재보험료의 사업주전액부담제도의 시행은 이미 예정되어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피청구인에게는 산재보험료를 사업주가 전부 부담하는 직종을 대통령령으로 제정할 의무가 있다.
다. 입법부가 행정부에 시행령의 제정이나 개정을 위임하면서 제시하고 있는 기준이 일의적이지 않고 구체적인 시행시기나 그 내용에 대하여 행정부에 광범위한 재량을 부여한 경우에, 행정부가 법의 위임 기준에 따른 행정입법을 이행하려 노력하였으나 이를 이행하는 것이 헌법상의 평등원칙 위반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어 행정입법을 지체하고 있다면, 이러한 경우 역시 행정부가 위임 입법에 따른 시행명령을 제정하지 못한 것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
행정부가 대통령령을 제정하려고 시도하였으나 실무적인 문제에 부딪혀 이를 제정하지 못하고 다른 방향에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를 개선시켜 왔으며, 그 위임 입법에 따른 행정입법 의무의 이행이 오히려 사용종속관계가 다른 특수형태근로종사자들을 획일적으로 취급함으로써 헌법상의 평등원칙 위반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청구인이 사업주가 산재보험료를 전액 부담하는 직종에 관해 대통령령을 제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이미선의 인용 의견
이 사건 위임규정이 입법기술상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내용의 입법을 위임하였다거나 이 사건 위임규정에 따른 입법이 평등원칙에 위반될 위험이 있다고 볼 수 없고, 피청구인이 현재 대통령령의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거나 그동안 이 사건 위임규정에 따른 대통령령을 제정하기 위해 실질적인 노력을 하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으므로 피청구인이 이 사건 위임규정에 따른 대통령령을 제정하지 아니한 데에는 정당한 이유가 없다. 따라서 피청구인의 이 사건 행정입법부작위는 청구인들의 근로의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헌법에 위반된다.
재판관 유남석,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이종석, 재판관 이영진의 각하의견
입법 당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지위에 대하여 완전한 사회적 합의가 되지는 않았지만 보호의 단계적 개선 과정상 우선적 조치로 입법부는 사업주와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하여금 산재보험료를 각각 2분의 1씩 부담하도록 하면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산재보험제도를 실시하기로 우선 결단한 것이고, 향후 사회적 합의나 상황에 따라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분류된 직종 가운데 사용종속관계의 정도 등을 고려하여 한정적으로 특정 직종의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하여 산재보험료 전부를 그 사업주에게 부담하게 하는 내용으로 행정입법을 할 수 있는 포괄적인 권한 내지 재량을 피청구인에게 부여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작위의무가 없는 행정입법부작위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부적법하다.

【참조조문】

헌법 제32조 제1항, 제3항
구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2010. 6. 10. 법률 제10366호로 개정되고, 2022. 6. 10. 법률 제189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9조의3 제1항, 제2항
구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2021. 1. 5. 법률 제17858호로 개정되고, 2022. 6. 10. 법률 제189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9조의3 제5항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2022. 6. 10. 법률 제18919호로 개정된 것) 제48조의6 제1항, 제2항, 제6항, 제7항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10. 1. 27. 법률 제9988호로 개정되고, 2020. 5. 26. 법률 제173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5조 제1항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22. 6. 10. 법률 제18928호로 개정된 것) 제91조의15

【참조판례】

나. 헌재 2009. 5. 28. 2005헌바20등, 판례집 21-1하, 446, 454
다. 헌재 2004. 2. 26. 2001헌마718, 판례집 16-1, 313, 321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별지 1] 청구인 명단과 같음

피청구인대통령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들은 배달 업무에 종사하면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보험료(이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을 ‘산재보험법’이라 하고, 그 보험료를 ‘산재보험료’라 한다)를 납부하여 온 사람들로,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10. 1. 27. 법률 제9988호로 개정되고, 2020. 5. 26. 법률 제173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125조 제1항,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2011. 12. 30. 대통령령 제23468호로 개정되고, 2023. 6. 27. 대통령령 제335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산재보험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125조 제6호에 따른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해당한다.

나. 구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2010. 6. 10. 법률 제10366호로 개정되고, 2022. 6. 10. 법률 제189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9조의3 제2항 본문에서는 사업주와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각각 2분의 1씩 산재보험료를 부담하도록 하나, 같은 항 단서에서는 ‘사용종속관계의 정도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사업주가 산재보험료를 전액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위 대통령령이 제정되지 않았다.

다. 이에 청구인들은 이와 같은 행정입법부작위로 인해 자신들의 근로의 권리 등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며, 2020. 1. 1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피청구인이 구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2010. 6. 10. 법률 제10366호로 개정되고, 2022. 6. 10. 법률 제189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산재보험료징수법’이라 한다) 제49조의3 제2항 단서의 위임에 따른 대통령령을 제정하지 아니한 행정입법부작위(이하 ‘이 사건 행정입법부작위’이라 한다)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관련조항은 [별지 2] 기재와 같다.

3. 청구인들의 주장

이 사건 행정입법부작위는 업무상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한다는 산재보험법은 물론 일하는 모든 국민에게 최소한의 안전한 근로조건에 대한 권리를 보장하는 헌법 제32조 제3항에 위반되고, 청구인들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침해하며 우리 헌법상 사회국가원리에 위배된다.

동일한 직종에 종사하면서 사용종속관계의 정도 등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근로자보다 오히려 부담능력이 낮은 청구인들인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게 산재보험료를 부과함으로써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고, 청구인들로 하여금 산재보험료의 2분의 1을 납부하도록 강제함에 따라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4.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제도

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의의

1980년대 중반부터 사업주들은 제반 책임과 비용의 경감을 위하여 새로운 인력정책을 도입하거나 확대하게 되었다. 사업주의 새로운 인력정책의 핵심은 상시 또는 직접 고용하는 근로자의 수를 최소화하는 것으로, 비정규직 사용의 확대, 외부화 및 비근로자화 등은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도입된 대표적인 방식이었다. 새로운 인력정책에 따라 사업에 노무를 제공하는 독립적 자영인의 수가 증가하였고, 그중에는 노무수령자와의 관계에서 근로자와 유사한 정도로 인적 또는 경제적 종속 또는 의존의 성질을 가진 사람들이 다수 나타나게 되었다. 또, 이러한 노무제공자들 중에는 고전적인 의미에서의 근로자들이 제공하는 노무와 달리 노무제공의 성격, 방법 등에 있어서 특수성을 가지는 노무제공자도 나타나게 되었다. 이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는 아니지만 사업주에 대한 경제적 종속성도 보유한 지위에서 사업주에게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들로,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전체 취업자 가운데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노무제공자들은 이른바 ‘특수고용직’ 또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라고 지칭되어 왔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구체적 정의는 다양한데, 주로 ‘자영인의 외양을 띠면서도 실질에서는 근로자와 유사한 자’ 또는 ‘해당 사업주와 특정 노무의 제공을 약정하고 그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사업주의 특정한 지시나 지휘ㆍ감독에 구속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근로계약이 아닌 그 밖의 노무공급계약, 즉 자유로운 고용계약ㆍ도급ㆍ위임에 의거하여 노무제공의무를 부담하는 자’ 등으로 정의되고 있다(헌재 2016. 11. 24. 2015헌바413등 참조).

근로자에게는 업무상의 재해를 신속ㆍ공정하게 보상하여 당해 근로자와 그 가족의 생활을 보장하고, 사업주에게는 산업재해로 인한 불시의 부담을 분산ㆍ경감시켜 주기 위하여 산재보험법이 1963. 11. 5. 법률 제1438호로 제정되었으나 위와 같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2007. 12. 14. 법률 제8694호로 개정되기 전까지 산재보험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였다. 이와 같이 개정된 산재보험법에 따라 2008. 6. 25. 대통령령 제20875호로 전부개정된 시행령에서 보험설계사 등 보험 또는 공제를 모집하는 사람, 콘크리트믹서트럭 운전자, 학습지 교사, 골프장 캐디 등 4개 직종의 종사자를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범위로 포함하였고, 계속 직종이 확대되어 2022. 3. 15. 대통령령 제32539호로 개정된 시행령에서는 15개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을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보고 있다(제125조).

나.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 및 산재보험료 징수

산재보험법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를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근로자와 유사하게 노무를 제공함에도 ① 근로기준법 등이 적용되지 아니하여 업무상의 재해로부터 보호할 필요가 있고, ② 주로 하나의 사업에 그 운영에 필요한 노무를 상시적으로 제공하고 보수를 받아 생활하며(전속성, 계속성), 노무를 제공할 때 타인을 사용하지 아니하고(비대체성), ③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고 규정하고 있었다(구 산재보험법 제125조 제1항). 그리고 산재보험료는 사업주와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각각 2분의 1씩 부담하고, 다만, 사용종속관계(使用從屬關係)의 정도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경우에는 사업주가 부담하도록 하였다(구 산재보험료징수법 제49조의3 제2항).

특수형태근로종사자를 산재보험제도 내로 편입시킨 2007. 12. 14. 법률 제8694호로 개정된 산재보험법 적용 당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경우에는 산재보험법의 적용을 원치 않는 경우 공단에 그 적용 제외를 신청할 수 있었다(제125조 제4항). 이와 같이 적용 제외 신청을 가능하도록 한 위 조항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저조한 산재보험 가입률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어 왔다. 이에 따라 산재보험 적용률을 제고하기 위하여 2021. 1. 5. 법률 제17865호로 개정된 산재보험법에서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사유를 종사자의 부상ㆍ질병, 임신ㆍ출산ㆍ육아로 인한 휴업 또는 사업주의 귀책사유로 인한 휴업 등으로 제한하였다.

2021. 1. 5. 법률 제17859호로 개정된 고용보험법의 경우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개념이 노무제공플랫폼을 활용한 퀵서비스 등을 명확하게 포함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노무제공자라는 보다 포괄적인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2022. 6. 10. 법률 제18928호로 개정되어 2023. 7. 1. 시행된 개정 산재보험법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정의규정이라고 할 수 있는 특례조항인 제125조를 삭제하는 한편,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하여 ‘노무제공자’로 재정의하면서 기존 ‘전속성’ 요건이 폐지되고 산재보험의 적용대상에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노무를 제공하는 플랫폼 종사자는 물론 여러 사업장에서 일하는 경우도 산재보험 가입대상에 포함시켰다(제91조의15 신설). 이와 같이 2023. 7. 1.부터 시행된 산재보험법에서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라는 용어가 ‘노무제공자’로 대체되고, 여러 사업장이나 플랫폼에 가입되어 일을 하는 사람도 산재보험법의 적용을 받는 등 산재보험의 적용 대상이 대폭 확대되었다.

5. 판단

가. 재판관 문형배, 재판관 김형두, 재판관 정정미의 기각 의견

(1) 이 사건 행정입법부작위의 적법요건에 대한 판단

(가) 권리보호이익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 후인 2022. 6. 10.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이하 ‘산재보험료징수법’이라 한다)이 법률 제18919호로 개정되면서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대통령령 제정의 근거규정인 제49조의3 제2항 단서를 포함한 제49조의3 조항 전체가 삭제되었다. 이에 따라 구 산재보험료징수법 제49조의3 제2항 단서에 따른 대통령령 제정이 문제 될 여지가 없게 되었고, 삭제된 법률조항의 위임에 따른 행정입법부작위에 대해 위헌결정을 선고하더라도 청구인들의 권리구제에는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주관적 권리보호이익은 소멸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2022. 6. 10. 법률 제18919호로 개정된 산재보험료징수법은, 같은 날 법률 제18928호로 개정된 산재보험법이 ‘노무제공자’ 개념을 도입하여 산재보험의 적용 대상을 특정 사업에 전속되지 않는 노무제공자까지로 확장함에 따라 제48조의6을 신설하였는바, 같은 조 제6항에서 “산재보험료는 사업주와 산재보험 노무제공자가 각각 2분의 1씩 부담한다. 다만, 사용종속관계의 정도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산재보험 노무제공자의 경우에는 사업주가 부담한다.”라는 규정을 여전히 두고 있으므로 개정된 산재보험료징수법에도 구 산재보험료징수법 제49조의3 제2항 단서와 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위임규정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개정 산재보험법의 ‘노무제공자’와 종전 산재보험법의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모두 ‘다른 사람의 사업을 위하여 노무를 제공하고 그 대가를 지급받는 사람’을 전제로 한 개념이다. 그런데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전속성’을 그 개념적 구성요소로 한 것과 달리 ‘노무제공자’는 ‘전속성’을 개념적 구성요소로 하고 있지 않다. 이에 따라 ‘노무제공자’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특정 사업에 전속되지 않은 채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 포함)을 포괄하는 더욱 폭넓은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개정 산재보험법의 ‘노무제공자’에 청구인들과 같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포함되어 있는 이상, 개정법의 위 위임규정 아래에서도 청구인들이 제기하는 문제의 기본권침해상태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행정입법부작위는 개정법 아래에서도 문제되어 이에 대한 헌법적 해명의 필요성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예외적 심판의 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

(나) 구 산재보험료징수법 제49조의3 제2항 단서(이하 ‘이 사건 위임규정’이라 한다)에 따라 대통령령을 제정할 작위의무가 인정되는지 여부

1) 이 사건 위임규정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경우에는 사업주가 산재보험료를 전액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그 문언상 사업주로 하여금 산재보험료 전액을 부담하도록 하되 그 대상 직종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와 달리 이 사건 위임규정이 피청구인에게 대통령령의 제정 여부에 대한 재량, 즉 산재보험료의 사업주 전액 부담과 관련하여 그 시행 여부 자체에 대한 재량을 부여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문언에 부합하지 아니한다. 이 사건 위임규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종’이라는 표현은 산재보험의 적용 대상인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범위에 포함될 직종의 선정을 대통령령에 위임한 구 산재보험법 제125조 제1항과 산재보험료를 경감 받을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선정을 대통령령에 위임한 구 산재보험료징수법 제49조의3 제5항에서도 동일하게 사용하고 있는 표현으로서, 피청구인에게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산재보험제도로의 편입 여부 내지 산재보험료 경감제도의 시행 여부 자체에 대한 재량을 부여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이해관계인 고용노동부장관은, 이 사건 위임규정이 사업주가 산재보험료를 전액 부담하는 직종의 선정을 대통령령에 위임하면서 ‘사용종속관계의 정도’를 고려하도록 한 것은, 동일 직종 내에서도 사업장이나 종사자별로 사용종속관계의 정도가 상이한 점 등을 반영하여 피청구인에게 행정입법이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입법을 할 수 있는 재량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므로, 대통령령을 제정할 법적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위임규정이 ‘사용종속관계의 정도 등을 고려하여’라고 규정한 것은 그 위임에 따라 제정되는 대통령령에서 사업주가 산재보험료를 전액 부담하는 직종을 선정함에 있어 그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보아야지, 대통령령 제정 여부 자체에 대한 재량을 부여한 것으로 볼 수 없다.

2) 특수형태근로종사자를 산재보험제도 내로 편입하는 산재보험법이 2007. 12. 14. 법률 제8694호로 개정될 당시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산재보험법의 적용을 원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적용 제외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여 임의적 적용 제외를 인정하였으나, 사업주가 산재보험료를 전액 부담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적용 제외를 신청할 수 없도록 하였다(제125조 제4항). 이러한 법조항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산재보험법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특례’ 규정을 신설할 당시 이미 사업주가 산재보험료 전액을 부담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존재를 전제하고 있었다고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와 같은 산재보험법 조항과의 체계적인 해석상으로도 이 사건 위임규정이 산재보험료의 사업주 전액 부담과 관련하여 그 시행 여부를 행정부의 재량에 맡긴 것으로 해석하기 어렵다.

3) 특수형태근로종사자를 산재보험제도 내로 편입할 당시의 입법 경위에 비추어 보더라도 산재보험료의 사업주전액부담제도의 시행은 이미 예정되어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고용형태의 다변화로 경제적ㆍ조직적으로는 사업주에 종속되어 노무를 제공하면서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노무제공자들이 급증하면서 이들에 대한 보호문제가 사회적 과제로 대두되었고, 이들 노무제공자를 보호하기 위한 여러 방안이 논의된 끝에 이들을 산재보험의 적용 대상으로 포섭하는 데에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져 산재보험법에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특례’ 규정이 신설되게 되었다.

당시 정부는 7년간에 걸쳐 노사정위원회 등에서 이들 노무제공자의 보호 방안을 논의하여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을 마련한 다음 2007. 6. 14. 의원입법 형식으로 국회에 제출하였는데, 위 법안은 사업주와 종사자에게 산재보험법을 일반적으로 적용하고 적용ㆍ징수ㆍ보상 등의 구체적인 사항에 관하여는 산재보험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르도록 규정하였다(법안 제31조). 정부는 위 법률안과 별도로 ‘특수직종종사자’ 개념을 도입하여 이들 노무제공자를 산재보험제도 내로 편입하는 내용의 산재보험법 개정안을 정부안으로 제출하기도 하였다. 이후 국회는 이들 노무제공자에 대하여 산재보험을 적용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보아 우선적으로 산재보험법을 개정하여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특례’ 규정을 신설한 것이다.

산재보험제도는 피재근로자와 그 가족의 생활을 보장하기 위하여 국가가 책임을 지는 의무보험으로, 원래 사용자의 근로기준법상 재해보상책임을 보장하기 위하여 국가가 사업주로부터 소정의 보험료를 징수하여 그 재원으로 사업주를 대신하여 피재근로자에게 보상해주는 제도이다(헌재 2009. 5. 28. 2005헌바20등 참조). 산재보험법은 업무상 재해에 대하여 사용자인 사업주에게 무과실책임을 부과하는데, 이는 업무상 재해가 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이 발현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과 근로자로부터 노무를 제공받아 자신의 사업에 활용하여 이익을 취하는 사업주에게 그 업무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책임지고 동시에 근로자의 생활을 보장할 책임을 부담하도록 하여 업무상 재해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점 등을 배경으로 한다. 그런데 타인의 사업을 위해 노무를 제공하고 그 대가를 지급받음에도 근로자성을 인정받지 못하여 산재보험제도에서 배제된 노무제공자들이 급증하게 되자, 국회는 이들을 업무상 재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특수형태근로종사자’ 개념을 도입하여 산재보험제도 내로 편입한 것이다.

그렇다면 특수형태근로종사자도 업무상 재해로부터 보호하고 사업주 역시 그 업무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책임질 필요가 있다고 보아 위와 같은 입법이 이루어졌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위와 같은 산재보험제도의 취지와 산재보험법의 개정 경위 등을 고려하면, 국회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사업주가 산재보험료의 절반씩을 부담하되 노무제공의 방법이나 노무의 내용 및 성격, 사업주에 대한 경제적ㆍ조직적 종속성의 정도에 따라 근로자에 준한 보호를 요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하여는 사업주가 산재보험료 전액을 부담하도록 제도를 설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사업주전액부담제도의 시행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특례’ 규정을 도입할 당시에 이미 예정되었고, 다만 그 직종의 선정과 구체적인 시행시기를 행정권의 재량에 위임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4)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구 산재보험법과 구 산재보험료징수법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산재보험료의 사업주전액부담제도를 도입하고 그 시행을 예정하였으므로, 피청구인에게는 산재보험료를 사업주가 전부 부담하는 직종을 대통령령으로 제정할 의무가 있다.

(2) 이 사건 행정입법부작위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

행정부가 위임 입법에 따른 시행명령을 제정하지 않거나 개정하지 않은 것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면 그런 경우에는 헌법재판소가 위헌확인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한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 위임 입법 자체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것이 누가 보아도 명백하거나, 위임 입법에 따른 행정입법의 제정이나 개정이 당시 실시되고 있는 전체적인 법질서 체계와 조화되지 아니하여 그 위임 입법에 따른 행정입법 의무의 이행이 오히려 헌법질서를 파괴하는 결과를 가져옴이 명백할 정도는 되어야 한다(헌재 2004. 2. 26. 2001헌마718 참조). 다만 입법부가 행정부에 시행령의 제정이나 개정을 위임하면서 제시하고 있는 기준이 일의적이지 않고 구체적인 시행시기나 그 내용에 대하여 행정부에 광범위한 재량을 부여한 경우에, 행정부가 법의 위임 기준에 따른 행정입법을 이행하려 노력하였으나 이를 이행하는 것이 헌법상의 평등원칙 위반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어 행정입법을 지체하고 있다면, 이러한 경우 역시 행정부가 위임 입법에 따른 시행명령을 제정하지 못한 것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

먼저 정부에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를 위한 법 제정을 추진한 경과를 살펴본다. 2000. 10. 정부의 경제정책조정회의 안건인 ‘비정형근로자 보호대책’ 방안에 특수형태근로종사자 관련 보고가 포함된 것을 계기로, 정부는 2006. 6.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대책추진위원회’를 구성ㆍ운영하고, 2006. 10. 경제법적 보호방안을 중심으로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대책’을 발표하였다. 이후 고용노동부는 2006. 11.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법안 기초위원회’를 구성하였고, 2007. 4. 기초위원회가 법안을 마련하여 고용노동부에 제출하였으나 경영계는 입법 자체에 반대하면서 그 이후 논의에 불참하였다. 고용노동부는 2007. 5. 3.부터 6. 5.까지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대책추진위원회’를 개최하여 기초위원회의 초안에 대하여 논의하고 정부안을 마련하였으나, 정부안으로 국회에 제출하지는 아니하고, 2007. 6. 14. 의원입법(김진표 의원 대표발의) 형식으로 단일한 특별법 형태인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하였다. 정부는 이와 같은 특별법과 별도로 우선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하여 산재보험을 적용시키는 제도의 도입을 위하여 2007. 6. 1. 산재보험법 개정안(의안번호 176743)을, 2007. 6. 4. 산재보험료징수법 개정안(의안번호 176762)을 각각 별도의 정부안으로 국회에 제출하였다. 그런데 2007. 12. 23. 산재보험법, 산재보험료징수법은 국회에서 통과되었으나,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은 의원 임기 만료로 폐기되었다.

2008년 산재보험법 제125조의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특례 규정이 시행될 때에는 대통령령으로 그 적용 대상이 보험설계사, 콘크리트믹서트럭 운전자, 학습지 교사, 골프장 캐디의 4개 직종으로 지정되었지만, 2022년에 이르러서는 15개 직종으로 그 보호대상이 확대ㆍ추가되었고 특례 규정 시행 이후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보호는 계속하여 확대되었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고용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으나 2020. 9.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등 노무제공자의 고용보험 당연적용 등을 내용으로 하는 고용보험법안이 정부안으로 제출되어 2021. 1. 5. 법률 제17859호로 개정된 고용보험법은 노무제공자에 대하여도 고용보험을 적용하도록 하였다(제77조의6).

그리고 2021. 1. 5. 법률 제17858호로 개정된 산재보험료징수법은 “재해율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해서는 그 산재보험료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경감할 수 있다(제49조의3 제5항)”라는 규정을 신설하여 직종에 따라 산재보험료를 경감하는 제도를 두었다. 정부는 2021. 7. 1.부터 2022. 6. 30.까지 위 산재보험료징수법 제49조의3 제5항, 같은 법 시행령 제56조의11에 따라 고시로 택배기사, 퀵서비스기사, 대리운전기사, 대여제품 방문점검원, 가전제품 설치기사, 화물차주 등 6개 직종을 대상으로 산재보험료의 100분의 50을 경감하여 주고 있었다. 나아가 2022. 6. 29. “고위험 저소득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산재보험료 경감고시”(고용노동부고시 제2022-48호)에서는 재해율과 보험료 부담 수준 등을 고려해 산재보험이 적용되는 유통배송기사, 택배지간선기사, 특정품목 화물차주 등 3개 직종을 추가하였다. 2022. 6. 10. 법률 제18919호로 개정되어 2023. 7. 1.부터 시행된 산재보험료징수법은 “산재보험 노무제공자의 재해율, 월 보수액, 산재보험료율 및 노무제공 형태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산재보험 노무제공자와 해당 사업주에 대해서는 제2항에 따른 산재보험료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감면할 수 있다(제48조의6 제7항)”라고 규정함으로써 직종으로 단정하지 아니하고 위에 열거된 여러 가지 구체적 기준을 고려하여 노무제공자와 해당 사업주에 대하여 개별적으로 산재보험료를 감면할 수 있게 되었다.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 제도’에 대하여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들이 자발적으로 산재보험 적용 제외를 신청하는 것 외에도, 사용자가 보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특수형태근로종사자들에게 적용 제외 신청을 유도ㆍ강요하는 사례가 적지 않게 발생함에 따라 이들의 산재보험 적용률이 저조하다는 문제점이 지적되자, 법률 개정을 통해 2021. 7. 1.부터 임신ㆍ질병 등으로 인한 휴업 등 산재보험법이 정하고 있는 사유에 해당될 경우에만 적용 제외 신청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 바도 있다. 2023. 7. 1.부터 시행된 산재보험법에 의하여 적용 제외 신청제도는 아예 사라지게 되었고,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성립요건인 이른바 ‘전속성’ 요건을 폐지하여 복수 사업장, 보조 사업장의 문제가 해결됨으로써 산재보험의 적용 영역을 대폭 확대하는 등 정책적으로 계속하여 청구인들과 같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하여 산재보험법 등의 보호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와 같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보호의 확대과정을 보면 정부가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여 왔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연구원에 수탁연구과제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산재보험료 부담제도에 대하여 연구를 위탁하였고, 위 연구원은 2021. 8. “특고 산재보험료 사업주 전액부담 직종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현실적으로 사용종속관계의 정도에 따라 사업주가 보험료를 전액 부담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직종을 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하였고(제36면), ‘산재보험료징수법 제49조의3 제2항 단서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을 위한 논의과정에서 전액 부담 직종 선정에 관한 현실적 가능성 등에 대한 신중한 검토 없이 보험료의 절반 부담에 대한 비판을 무마하기 위한 미봉책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나아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산재보험료 전액 부담 직종을 선정하는 것은 현재의 법체계 아래에서는 실제적으로도 법리적으로 매우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대통령령으로 이를 현재까지 정하지 않은 것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고 평가하고 있다(제120면).

정부도 당초에는 가능한 것으로 보고 사용종속의 정도 등을 고려하여 사업주 전액 부담 직종을 정하려고 하였으나 직종별 형평성의 문제, 직종별 사용종속관계의 정도에 대한 정확한 평가의 어려움 등 실무적, 현실적 문제로 인하여 이를 정할 수 없었다는 취지로 그 입장을 밝히고 있다[제397회 환경노동소위 제1차(2022. 5. 9) 국회회의록 제18면]. 나아가 정부는 대통령령 제정이 위와 같이 실무적인 문제 등으로 어렵게 되자 다른 차원에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들을 계속 확대하여 왔는데, 보호 대상 측면에서는 이른바 ‘전속성 요건’이 제외됨으로써, 산재보험을 적용받지 못하던 전속성 없는 노무제공자 43.5만 명에 신규 적용 대상인 화물차주, 관광통역안내원, 어린이통학버스기사, 방과 후 강사 등 49만 명을 더한 약 92.5만 명이 새로 추가되어, 기존 산재보험을 적용받던 특수형태근로종사자 80만 명을 포함하면 총 172.5만 명이 산재보험의 보호를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사용종속관계의 정도’에 대하여 법률로 규정된 기준이 전혀 없고, 법원이 구체적, 개별적 사건에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성을 판단하면서 사용종속성을 판단하는 상황이며, 사용종속관계 등은 직종에 따라 획일적으로 정하거나 직종별로 일반화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학계의 비판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행정부가 대통령령을 제정하려고 시도하였으나 실무적인 문제에 부딪혀 이를 제정하지 못하고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다른 방향에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를 개선시켜 왔으며, 그 위임 입법에 따른 행정입법 의무의 이행이 오히려 사용종속관계가 다른 특수형태근로종사자들을 획일적으로 취급함으로써 헌법상의 평등원칙 위반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청구인이 사업주가 산재보험료를 전액 부담하는 직종에 관해 대통령령을 제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있다.

(3) 소결

청구인들의 이 사건 행정입법부작위에 대한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이다.

나.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이미선의 인용 의견

우리는 피청구인의 이 사건 행정입법부작위가 청구인들의 근로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생각하므로, 아래와 같이 그 의견을 밝힌다.

(1) 이 사건 행정입법부작위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

(가) 재판관 문형배, 재판관 김형두, 재판관 정정미의 기각 의견에서 살핀 바와 같이 피청구인은 이 사건 위임규정에 따라 사업주가 산재보험료 전액을 부담하는 직종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제정할 의무를 부담함에도 현재까지 어떠한 내용도 규정하고 있지 아니한바, 이 사건 행정입법부작위는 상당한 기간 계속되고 있다.

행정부가 위임 입법에 따른 시행명령을 제정하지 않거나 개정하지 않은 것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행정입법부작위에 대하여 위헌확인을 할 수 없다. 그런데 행정입법의무의 불이행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 위임 입법 자체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것이 누가 보아도 명백하거나, 위임 입법에 따른 행정입법의 제정이나 개정이 당시 실시되고 있는 전체적인 법질서 체계와 조화되지 아니하여 그 위임 입법에 따른 행정입법의무의 이행이 오히려 헌법질서를 파괴하는 결과를 가져옴이 명백할 정도는 되어야 한다(헌재 2004. 2. 26. 2001헌마718 참조).

(나) 이해관계인 고용노동부장관은 다음과 같은 점을 들어 이 사건 행정입법부작위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먼저 ‘사용종속관계의 정도’는 사안별로 구체적ㆍ개별적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어 사전적ㆍ일률적으로 정립할 수 있는 기준이 아닌데도, 이 사건 위임규정이 ‘사용종속관계의 정도’를 고려하여 사업주가 산재보험료 전액을 부담하는 직종을 정하도록 위임한 것은 입법기술상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내용의 입법을 위임한 것으로 법의 체계에 어긋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그리고 이 사건 위임규정이 ‘직종’으로 사업주전액부담 대상을 분류하도록 하여, 같은 직종의 특수형태근로종사자를 이용한다는 이유만으로 본질적으로 다른 정도의 사용종속관계를 가지는 사업주들이 모두 같은 취급을 받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어 평등의 원칙에 위반될 위험이 있다고 주장한다.

1) 동일 직종 내에 종사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들 사이에서도 구체적인 노무제공의 방식이나 그 양태가 상이하여 사용종속관계의 정도에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비단 이 사건 위임규정에서만 제기되는 것이 아니고, 산재보험의 적용을 받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를 ‘직종’별로 정하는 경우에도 제기된다. 동일 직종 내에 종사하는 경우에도 노무제공방식 등의 차이로 구 산재보험법이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요건으로 들고 있는 ‘전속성’이나 ‘비대체성’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전속성’의 정도가 다를 수도 있다. 그런데 실제 산업현장에서의 고용형태는 상당한 정도로 정형화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에 따라 구 산재보험법은 직종별로 존재하는 공통적인 특성을 고려하여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해당될 직종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였고, 그 위임을 받은 구 산재보험법 시행령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범위에 포함되는 직종을 정하였다.

그렇다면 이 사건 위임규정에 따른 행정입법의 제정이 입법기술상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

2) 구 산재보험료징수법이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사업주에게 산재보험료를 절반씩 부담하도록 하면서 이 사건 위임규정을 두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해서는 사업주로 하여금 산재보험료 전액을 부담하게 한 취지는, 사업주에 대한 사용종속관계의 정도 등을 고려하여 일정 범위의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해서는 근로자에 준하는 보호를 하려는 데에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사용종속관계의 정도는 시장 및 고용상황의 변화에 따라 변동될 수 있고, 직종을 기준으로 한 분류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 직종 내에 존재하는 사용종속성의 차이를 반영하여 형평을 도모하여야 할 필요가 있을 수도 있다. 또한 이 사건 위임규정은 피청구인에게 구체적인 직종 선정에 대한 재량을 부여하면서 ‘사용종속관계의 정도 등’이라는 기준을 제시하여, 피청구인으로 하여금 ‘사용종속관계의 정도’ 외에 다른 요소들도 함께 고려하여 직종을 선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할 때, 피청구인은 사용종속관계의 정도를 판단할 수 있는 세부적인 요소와 그 밖의 다른 요소를 선정 기준으로 정하고, 그 기준에 따른 구체적인 직종의 선정은 고용노동부장관의 고시에 재위임하는 내용으로 대통령령을 제정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은 현장조사 등을 통해 주기적으로 사업자전액부담 직종을 정하여 시장 및 고용상황의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동일 직종 내에서 사용종속관계의 정도 등의 편차가 지나치게 큰 경우에는 보호의 필요성이 있는 영역으로 사업자전액부담의 대상을 한정함으로써 사업자들 사이의 형평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위임과 재위임의 방식을 취한 사례로 2021. 1. 5. 법률 제17858호로 개정된 산재보험료징수법 제49조의3 제5항을 들 수 있는데, 위 조항은 ‘재해율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해서는 산재보험료를 경감할 수 있다’고 하여 산재보험료가 경감되는 ‘직종’의 선정을 대통령령에 위임하였다. 그런데 2021. 6. 8. 대통령령 제31749호로 개정된 산재보험료징수법 시행령 제56조의10은 산재보험료가 경감되는 직종을 직접 규정하는 대신 직종의 재해율이 전체 업종의 평균재해율의 2분의 1 이상인 직종 중에서 산재보험료의 부담 수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규모 등을 고려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이 경감대상 직종을 정하도록 재위임하였고, 위 재위임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은 ‘고위험 저소득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산재보험료 경감 고시’를 제정하여 1년 단위로 경감대상 직종을 정하였다.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위임규정은 ‘사용종속관계의 정도 등’이라는 기준을 정하여 피청구인에게 직종 선정에 대한 재량을 부여하고 있는바, 직종 선정을 위한 구체적인 기준은 전문성을 지닌 행정부가 그 재량으로 설정할 수 있다. 피청구인은 사안별로 구체적ㆍ개별적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는 ‘사용종속관계의 정도’로는 사전적ㆍ일률적 기준을 정립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하여 근로자에 준한 보호를 할 필요가 있을 정도의 사용종속성을 인정할 수 있는 요소를 추출하여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 없다. 현행 산재보험료징수법은 전속성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 ‘노무제공자’ 개념을 도입하면서도 여전히 ‘사용종속관계의 정도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노무제공자의 경우에는 사업주가 산재보험료 전액을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현행 산재보험료징수법 하에서는 ‘전속성’의 정도가 사용종속관계의 정도를 구분할 수 있는 하나의 기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앞서 살핀 대로 이 사건 위임규정이 ‘사용종속관계의 정도’ 외에 다른 요소들도 함께 고려하여 직종을 선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므로, 사업의 규모나 해당 사업에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노무가 차지하는 비중 등 사업주로 하여금 자신의 영업으로 인하여 발생한 위험을 전부 인수하도록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요소 등을 고려하여 선정 기준을 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3) 이상 검토한 바와 같이 이 사건 위임규정이 입법기술상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내용의 입법을 위임하였다거나 이 사건 위임규정에 따른 입법이 평등원칙에 위반될 위험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다) 2007. 12. 27. 법률 제8812호로 개정되고 2008. 7. 1.부터 시행된 산재보험료징수법은 제49조의3 제2항에서 이 사건 위임규정과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었는바, 이 사건 행정입법부작위는 실질적으로 2008. 7. 1.부터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피청구인이 현재 대통령령의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거나 그동안 이 사건 위임규정에 따른 대통령령을 제정하기 위해 실질적인 노력을 하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

정부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를 산재보험제도 내로 편입한 이후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범위에 포함되는 직종을 계속해서 확대ㆍ추가하였고,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신청으로 산재보험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을 삭제하였으며, 산재보험료 감면제도를 도입하는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보호를 지속적으로 확대하여 왔다. 그러나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범위 확대나 임의적용제외제도의 폐지는 산재보험의 적용 대상에 관한 것으로 산재보험료의 납부 문제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산재보험료 감면제도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납부의무뿐만 아니라 사업주의 납부의무도 감면대상으로 하는 것이어서, 이와 같은 보호조치들이 이 사건 위임규정에 따른 행정입법의무의 이행을 대체할 수는 없다.

(라) 이상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청구인이 이 사건 위임규정에 따른 대통령령을 제정하지 아니한 데에는 정당한 이유가 없다.

(2) 청구인들의 기본권 침해

헌법 제32조는 제1항에서 “모든 국민은 근로의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사회적ㆍ경제적 방법으로 근로자의 고용의 증진과 적정임금의 보장에 노력하여야 하며,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최저임금제를 시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근로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고, 제3항에서 위와 같은 근로의 권리가 실효적인 것이 될 수 있도록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한다.”라고 하여 근로조건 법정주의를 규정하고 있다. 근로조건이라 함은 임금과 그 지불 방법, 취업시간과 휴식시간, 안전시설과 위생시설, 재해보상 등 근로계약에 의하여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고 임금을 수령하는 데에 관한 조건들로서, 근로조건에 관한 기준을 법률로써 정한다는 것은 근로조건에 관하여 법률이 최저한의 제한을 설정한다는 의미이다(헌재 2003. 7. 24. 2002헌바51 참조).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는 아니지만 사업주에 경제적ㆍ조직적으로 종속되어 노무를 제공하고, 구 산재보험법은 이 법을 적용할 때에는 특수형태근로종사를 해당 사업의 근로자로 보도록 규정하고 있다(제125조 제2항 본문). 즉 청구인들과 같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하여 산재보험제도를 적용할 때에는 산재보험법은 이들을 기본적으로 근로자로 간주하고 있는 것이다.

산재보험제도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를 포함한 산재보험법상의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며, 재해근로자의 재활 및 사회복귀를 촉진하기 위하여 이에 필요한 보험시설을 설치ㆍ운영하고, 재해 예방과 그 밖에 산재보험법상의 근로자의 복지 증진을 위한 사업을 시행하여 이들의 보호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산재보험법상의 산재보험료 부담 문제는 산업재해 대책인 산재보험제도의 일부로서 근로조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산재보험료와 관련된 권리는 근로의 권리의 내용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위임규정에 따른 행정입법이 이루어져 청구인들이 속한 직종이 사업주가 산재보험료 전액을 부담하는 직종에 해당한다면 청구인들은 산재보험료를 부담하지 않는 사업의 산재보험법상의 근로자로서 산재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으므로, 이 사건 행정입법부작위는 청구인들의 근로의 권리를 침해한다.

청구인들은 이 사건 행정입법부작위로 인하여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재산권 등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나, 그 내용을 살펴보면 사업주가 산재보험료를 전액 부담하는 근로조건에서 일할 권리, 즉 근로의 권리가 침해된다는 주장과 다르지 않으므로 따로 살펴보지 아니한다.

(3) 소결

피청구인의 이 사건 행정입법부작위는 청구인들의 근로의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헌법에 위반된다.

다. 재판관 유남석,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이종석, 재판관 이영진의 각하 의견

우리는, 이 사건 행정입법의 작위의무가 인정되지 아니하여 이 사건 심판청구가 부적법하다고 판단하므로, 다음과 같이 의견을 밝힌다.

(1) 삼권분립의 원칙과 법치행정의 원칙을 당연한 전제로 하고 있는 우리 헌법 아래에서 행정권의 행정입법의무는 헌법적 의무라고 보아야 할 것이나, 입법부가 어떤 법률조항의 시행 여부나 시행 시기까지 행정권에 위임하여 재량권을 부여한 경우에는 행정권이 설사 하위 행정입법을 하지 아니하더라도 행정권에 의하여 입법권이 침해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 아니므로, 행정권에게 헌법에서 유래하는 행정입법의 작위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헌재 1998. 7. 16. 96헌마246 참조).

(2) 이 사건 행정입법의 작위의무가 인정되는지 여부

(가) 2007. 12. 27. 근로자와 자영인의 이중적 지위를 갖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를 산재보험 적용 영역에 편입시키면서 그 산재보험료 부담에 관하여 구 산재보험료징수법(2007. 12. 27. 법률 제8812호로 개정되고, 2009. 12. 30. 법률 제989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9조의3 제2항은 “제1항에 따른 산재보험료는 사업주와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각각 2분의 1씩 부담한다. 다만, 사용종속(使用從屬) 관계의 정도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경우에는 사업주가 부담한다.”라고 규정하였고, 그 후 2022. 6. 10. 개정되기 전까지 자구의 일부 수정 외에 실질적으로 동일한 내용으로 유지되었다. 한편, 2021. 1. 5. 같은 조 제5항에 “재해율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해서는 제1항에 따른 산재보험료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경감할 수 있다.”라는 규정을 신설하였다.

이 사건 위임규정인 같은 조 제2항 단서는 그 문언 자체만으로 행정입법의무를 부과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산재보험료 경감에 관한 같은 조 제5항은 그 문언과 내용에 비추어 산재보험료 경감에 관하여 그 시행 여부나 시행 시기, 시행 범위를 행정권에 위임한 것으로 해석되고, 실제로 아래 (라)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운용되고 있는 점, 이 사건 위임규정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입장에서 보면 산재보험료 면제에 관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관련 법률조항과의 체계적 해석상 이 사건 위임규정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산재보험료 면제, 즉 사업자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산재보험료를 전부 부담하는 제도의 시행 여부나 시행 시기, 시행 범위를 행정권에 위임하여 재량권을 부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나) 특수형태근로종사자를 산재보험 적용 영역에 편입시키면서 그 산재보험료 부담에 관하여 입법을 한 2007. 12. 27. 당시 상황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법적 지위에 대하여 명확하게 사회적 합의가 되지 않았다.

당시 국회에 계류 중이던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과는 별도로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자영인으로서의 성격과 근로자로서의 성격을 띠는 점을 고려하여 산재보험제도에 일단 편입시키게 되었다. 따라서 이 당시에는 산재보험료의 부담 비율을 50:50으로 하여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하여도 산재보험법의 보호영역으로 포함시켜 제도를 운영하는 데 논의의 중점을 두었다. 다만, 사업주의 산재보험료 전부 부담과 관련하여서는 당시 사회적 합의가 되지 않았고,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노무 제공 형태가 다양하고 유동적으로 변화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행정부의 정책적 판단에 따라 사용종속관계 등을 중심으로 사업주가 산재보험료를 전부 부담할 수 있는 직종을 규정할 수도 있는 가능성을 확보하여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입법 당시 대립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보호에 대한 노동계와 경영계의 입장을 고려하면서도, 사업주의 업무상 재해보상책임의 근거를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노무를 활용하는 점에 둔다면 근로자와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사이의 차이가 본질적인 것이 아닐 수도 있는 측면을 반영하여, 단서로서 행정입법에 의하여 사업주가 산재보험료를 전부 부담할 수도 있는 여지를 남겨놓은 것으로 입법부가 행정권에 재량을 부여하였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다) 한편, 입법 당시부터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속한 직종 사이에 사용종속성의 정도 등에 따라 사업주의 산재보험료 부담 책임에 차등을 두는 것은 논리적으로 타당하지 않고 형평성에 맞지 않을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또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같은 직종으로 분류되더라도 그 노무제공의 실태가 개별적ㆍ구체적으로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위임규정과 같이 대통령령으로 직종을 한정하는 제한적 규정방식에 따르면 노무제공의 실태에 따라 근로자로 인정되어야 할 특수형태근로종사자까지 직종에 의하여 근로자성이 부정되어 타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비판도 있었다. 이러한 비판들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근로자로서의 성격과 자영인으로서의 성격을 함께 가지고 있는 점,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여부는 노무제공의 실태에 따라 개별적ㆍ구체적으로 판단되어야 할 성격의 것인 점에서 비롯된 것이고, 이러한 사정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산재보험 영역 편입 이전부터 논의되었던 것이다.

(라) 구 산재보험료징수법 제49조의3 제2항 본문이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산재보험료 부담에 관한 내용을 정하면서, 같은 조 제5항에서 재해율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해서는 그 산재보험료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경감할 수 있도록 하고, 정부에서는 그 직종의 재해율이 전체 업종의 평균재해율의 2분의 1 이상인 직종 중에서 산재보험료의 부담 수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규모 등을 고려하여 2022. 7. 1. 기준으로 9개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직종에 대하여 산재보험료의 100분의 50을 경감하여 주고 있다.

(마) 이상에서 살펴본 내용을 종합하여 보면, 2007. 12. 27. 입법 당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지위에 대하여 완전한 사회적 합의가 되지는 않았지만 그 보호의 단계적 개선 과정상 우선적 조치로 입법부는 사업주와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하여금 산재보험료를 각각 2분의 1씩 부담하도록 하면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산재보험제도를 실시하기로 우선 결단한 것이고, 향후 사회적 합의나 상황에 따라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분류된 직종 가운데 사용종속관계의 정도 등을 고려하여 한정적으로 특정 직종의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하여 산재보험료 전부를 그 사업주에게 부담하게 하는 내용으로 행정입법을 할 수 있는 포괄적인 권한 내지 재량을 피청구인에게 부여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3) 소결

피청구인에게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대통령령을 제정하여야 할 헌법상 의무는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작위의무가 없는 행정입법부작위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부적법하다.

6.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행정입법부작위에 대하여 재판관 문형배, 재판관 김형두, 재판관 정정미는 기각의견이고,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이미선은 인용의견이며, 재판관 유남석,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이종석, 재판관 이영진은 각하의견이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김형두 정정미


[별지 1] 청구인 명단

1. 박○○

2. 김○○

청구인들의 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지평

담당변호사 권창영

법무법인(유한) 원

담당변호사 김도형

법무법인 지향

담당변호사 김진, 전다운

법무법인 서정

담당변호사 이흥복, 송정훈, 최지윤

법무법인 마중

담당변호사 정민준

법무법인 한율

담당변호사 권석현

변호사 천지선

변호사 민성진


[별지 2] 관련조항

구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2010. 6. 10. 법률 10366호로 개정되고, 2022. 6. 10. 법률 제189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9조의3(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특례) ①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25조에 따라 산재보험의 적용을 받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사업주에 대한 산재보험료 산정의 기초가 되는 보수액은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금액으로 하고, 산재보험료율은 그 사업이 적용받는 사업의 산재보험료율로 한다.

② 제1항에 따른 산재보험료는 사업주와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각각 2분의 1씩 부담한다. 다만, 사용종속관계(使用從屬關係)의 정도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경우에는 사업주가 부담한다.

구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2021. 1. 5. 법률 제17858호로 개정되고, 2022. 6. 10. 법률 제189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9조의3(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특례) ⑤ 재해율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해서는 제1항에 따른 산재보험료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경감할 수 있다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2022. 6. 10. 법률 제18919호로 개정된 것)

제48조의6(노무제공자의 산재보험 특례) ① 「산업재해보상보험법」제91조의15에 따라 산재보험의 적용을 받는 노무제공자(이하 “산재보험 노무제공자”라 한다)의 노무를 제공받는 사업의 사업주는 당연히 산재보험의 보험가입자가 된다.

② 공단이 제16조의2 제1항에 따라 매월 부과하는 산재보험 노무제공자의 월별보험료(산재보험료에 한한다)는 사업주가 매월 지급하는 보수액에 산재보험료율을 곱한 금액으로 한다.

⑥ 제2항에 따른 산재보험료는 사업주와 산재보험 노무제공자가 각각 2분의 1씩 부담한다. 다만, 사용종속관계(使用從屬關係)의 정도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산재보험 노무제공자의 경우에는 사업주가 부담한다.

⑦ 산재보험 노무제공자의 재해율, 월 보수액, 산재보험료율 및 노무제공 형태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산재보험 노무제공자와 해당 사업주에 대해서는 제2항에 따른 산재보험료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감면할 수 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10. 1. 27. 법률 제9988호로 개정되고, 2020. 5. 26. 법률 제173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5조(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특례) ①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근로자와 유사하게 노무를 제공함에도 「근로기준법」 등이 적용되지 아니하여 업무상의 재해로부터 보호할 필요가 있는 자로서 다음 각 호의 모두에 해당하는 자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자(이하 이 조에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라 한다)의 노무(勞務)를 제공받는 사업은 제6조에도 불구하고 이 법의 적용을 받는 사업으로 본다.

1. 주로 하나의 사업에 그 운영에 필요한 노무를 상시적으로 제공하고 보수를 받아 생활할 것

2. 노무를 제공함에 있어서 타인을 사용하지 아니할 것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20. 5. 26. 법률 제17326호로 개정되고, 2022. 6. 10. 법률 제1892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5조(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특례) ① 계약의 형식과 관계없이 근로자와 유사하게 노무를 제공함에도 「근로기준법」 등이 적용되지 아니하여 업무상의 재해로부터 보호할 필요가 있는 사람으로서 다음 각 호의 모두에 해당하는 사람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이하 이 조에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라 한다)의 노무(勞務)를 제공받는 사업은 제6조에도 불구하고 이 법의 적용을 받는 사업으로 본다.

1. 주로 하나의 사업에 그 운영에 필요한 노무를 상시적으로 제공하고 보수를 받아 생활할 것

2. 노무를 제공할 때 타인을 사용하지 아니할 것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22. 6. 10. 법률 제18928호로 개정된 것)

제91조의15(노무제공자의 범위 등) 이 장을 적용함에 있어 노무제공자 등은 다음을 의미한다.

1. “노무제공자”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사업을 위하여 다음 각 목의 방법에 따라 자신이 직접 노무를 제공하고 그 대가를 지급받는 사람으로서 업무상 재해로부터의 보호 필요성, 노무제공 형태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을 말한다.

가. 노무제공자가 사업주로부터 직접 노무제공을 요청받은 경우

나. 노무제공자가 사업주로부터 일하는 사람의 노무제공을 중개ㆍ알선하기 위한 전자적 정보처리시스템(이하 “온라인 플랫폼”이라 한다)을 통해 노무제공을 요청받는 경우

2. “플랫폼 종사자”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한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2011. 12. 30. 대통령령 제23468호로 개정되고, 2023. 6. 27. 대통령령 제335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5조(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범위 등) 법 제125조 제1항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자”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를 말한다.

5. 한국표준직업분류표의 세분류에 따른 택배원인 사람으로서 택배사업(소화물을 집화ㆍ수송 과정을 거쳐 배송하는 사업을 말한다)에서 집화 또는 배송 업무를 하는 사람

6. 한국표준직업분류표의 세분류에 따른 택배원인 사람으로서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는 기준에 따라 주로 하나의 퀵서비스업자로부터 업무를 의뢰받아 배송 업무를 하는 사람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2023. 6. 27. 대통령령 제33593호로 개정된 것)

제83조의5(노무제공자의 범위) 법 제91조의15 제1호 각 목 외의 부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이란 다음 각 호의 사람을 말한다.

5. 한국표준직업분류표의 세분류에 따른 택배원으로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

가.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제2조 제6호 가목에 따른 택배서비스종사자로서 집화 또는 배송(설치를 수반하는 배송을 포함한다) 업무를 하는 사람

나. 가목 외의 택배사업(소화물을 집화ㆍ수송 과정을 거쳐 배송하는 사업을 말한다)에서 집화 또는 배송 업무를 하는 사람

6. 한국표준직업분류표의 세분류에 따른 택배원으로서 퀵서비스업의 사업주로부터 업무를 의뢰받아 배송 업무를 하는 사람. 다만, 제5호 또는 제14호에 해당하는 사람은 제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