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4조 등 위헌소원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4헌바174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4조 등 위헌소원
청 구 인 박○○
대리인 변호사 강미솔, 강솔지, 김동현, 김두나, 박한희
당 해 사 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고정913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선 고 일 2024. 7. 18.
【주 문】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2007. 5. 11. 법률 제8424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14조 제1항, 제2항 중 ‘그 기준 이하의 소음 유지 또는 확성기 등의 사용 중지를 명할 수 있다’에 관한 부분 및 제24조 제4호 중 ‘제14조 제2항에 따른 명령을 위반한 자’에 관한 부분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2022. 9. 24. 15:00경부터 16:10경까지 서울 중구 세종대로 시청역 8번 출구 건너편 차로에서 ‘기후 불평등 해소 기후 정의행동’ 집회를 주최하면서 소음기준을 초과하는 소음을 발생시켜 서울남대문경찰서 경찰관으로부터 소음유지명령서 및 확성기 등 사용중지명령서를 전달받았음에도 위 명령을 위반하였다는 범죄사실에 대하여 2024. 4. 17. 벌금 50만 원을 선고받았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3고정913).
청구인은 위 소송 계속 중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4조 및 제24조 제4호에 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24. 4. 17. 기각되자(서울중앙지방법원 2023초기4295), 2024. 5. 13.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4조 및 제24조 제4호를 심판대상으로 삼고 있으나, 제14조 제2항 및 제24조 제4호에 대한 심판청구는 당해 사건에서 청구인과 관련된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2007. 5. 11. 법률 제8424호로 전부개정된 것, 이하 ‘집시법’이라 한다) 제14조 제1항, 제2항 중 ‘그 기준 이하의 소음 유지 또는 확성기 등의 사용 중지를 명할 수 있다’에 관한 부분 및 제24조 제4호 중 ‘제14조 제2항에 따른 명령을 위반한 자’에 관한 부분(이하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2007. 5. 11. 법률 제8424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14조(확성기등 사용의 제한) ① 집회 또는 시위의 주최자는 확성기, 북, 징, 꽹과리 등의 기계ㆍ기구(이하 이 조에서 "확성기 등"이라 한다)를 사용하여 타인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는 소음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을 위반하는 소음을 발생시켜서는 아니 된다.
② 관할경찰관서장은 집회 또는 시위의 주최자가 제1항에 따른 기준을 초과하는 소음을 발생시켜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에는 그 기준 이하의 소음 유지 또는 확성기 등의 사용 중지를 명하거나 확성기 등의 일시보관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
제24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만 원 이하의 벌금ㆍ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4. 제14조 제2항에 따른 명령을 위반하거나 필요한 조치를 거부ㆍ방해한 자
[관련조항]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시행령(2020. 9. 1. 대통령령 제30983호로 개정되고, 2023. 4. 11. 대통령령 제333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확성기등의 소음기준) 법 제14조 제1항에 따른 확성기등의 소음기준은 별표 2와 같다.
[별표 2]
확성기등의 소음기준(제14조 관련)
[단위: dB(A)]
소음도 구분
대상 지역
시간대
주간
(07:00~
해지기 전)
야간
(해진 후~24:00)
심야
(00:00~07:00)
대상
소음도
등가소음도
(Leq)
주거지역, 학교,
종합병원
65 이하
60 이하
55 이하
공공도서관
65 이하
60 이하
그 밖의 지역
75 이하
65 이하
최고소음도
(Lmax)
주거지역, 학교,
종합병원
85 이하
80 이하
75 이하
공공도서관
85 이하
80 이하
그 밖의 지역
95 이하
(이하 생략)
3. 청구인의 주장
가. 집시법 제14조 제1항은 ‘타인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는 소음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이라고 규정하여 소음기준에 관한 본질적 사항을 법률에서 정하지 않은 채 대통령령에 모두 위임하고 있으므로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된다. 또한 위 조항 중 ‘타인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는 소음’의 의미가 명확하지 않으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
나. 집시법 시행령은 법률의 위임에 따라 소음기준을 구체화하면서, 불특정 다수인에 대한 의견 전달을 위해 어느 정도 소음 발생이 불가피한 집회의 본질을 무시하고 일상 대화 수준의 소음만을 허용하고 있다. 또한 집회의 장소나 규모 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인 기준을 규정하고, 주거지역의 심야시간대에 대하여는 생활소음보다도 엄격한 기준을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위 집시법 시행령과 상위 규정인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
다. ‘소음ㆍ진동관리법’이 생활소음 규제기준을 초과하여 소음을 발생시킨 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과 같이 소음기준을 위반한 집회 개최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함으로써 충분히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음에도 심판대상조항이 형벌을 부과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
4. 판단
가.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헌재 2024. 3. 28. 2020헌바586 결정에서 심판대상조항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소음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을 위반하는 소음’을 발생시키는 것을 금지하고, 관할경찰관서장의 기준 이하 소음유지명령이나 확성기 등 사용중지명령을 위반한 경우 처벌하도록 한 것이 죄형법정주의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고,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결정하였는데,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죄형법정주의 및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반 여부
헌법은 제12조 제1항 후문과 제13조 제1항 전단에서 죄형법정주의를 천명하고 있고, 헌법 제75조는 위임입법의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위임입법의 범위와 한계를 제시하고 있다. 형벌법규가 구성요건의 일부를 하위법령에 위임하는 경우에는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그 위임에 긴급한 필요가 있거나 미리 법률로써 자세히 정할 수 없는 부득이한 사정이 있을 것이 요구되며, 이러한 경우에도 법률에서 처벌대상 행위가 어떠한 것일지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그 구성요건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야 한다. 이러한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당해 특정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관련 법조항 전체를 유기적ㆍ체계적으로 종합 판단하여야 하며, 각 대상법률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ㆍ개별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헌재 2023. 10. 26. 2019헌바385 참조).
적법한 집회 및 시위를 최대한 보장하고 위법한 시위로부터 국민을 보호함으로써 집회 및 시위의 권리 보장과 공공의 안녕질서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도록 하려는 집시법의 입법목적을 고려할 때, 적법한 집회에서 발생하는 소음이라고 하더라도 확성기 등을 사용하여 타인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는 소음의 발생은 제한하고 그 기준을 정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소음에 대한 체감도 및 민감도의 기준은 대상지역, 시간, 집회의 양상, 집회에 대한 사회적 인식, 소음측정의 방법 등 다양한 요소의 영향을 받고, 이러한 요소들은 전문적ㆍ기술적 판단 및 정책적 고려를 요구할 뿐만 아니라 수시로 변화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확성기 등 소음기준의 세부적인 사항을 경직성이 강한 법률에서 일일이 정하기보다는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하위법령에 위임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소음’의 사전적 의미 및 집회의 자유와 공공의 안녕질서를 적절하게 조화시키려는 집시법의 목적을 고려하면, 집시법 제14조 제1항에서 대통령령에서 정하여질 구체적인 소음 기준의 내용으로 규정한 ‘타인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는 소음’은 집회 주최자가 확성기 등의 사용을 통해 그 목적 달성의 범위를 넘어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없을 정도로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소음을 의미하고, 대통령령에 규정될 구체적 소음 기준은 주거지역이나 학교와 같은 대상지역의 특성, 주간이나 야간과 같은 시간대별 상황 등을 고려하여 정해질 것임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집시법 제14조 제1항은 죄형법정주의 및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2)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심판대상조항은 집회의 자유와 국민의 평온한 생활의 조화를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기준치를 초과하는 소음 규제를 위한 관할경찰관서장의 명령 및 형사처벌은 입법목적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적합한 수단이다.
심판대상조항은 집회 또는 시위의 주최자가 확성기 등을 사용한 경우만 규제하고 구호나 함성 또는 노래나 박수 등은 규제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으며, 단지 불편한 정도가 아니라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넘는 피해를 주는 소음만을 규제하고 있다. 또한 기준을 초과하는 소음을 발생시켰다고 하여 곧바로 형사처벌되는 것이 아니라, 관할경찰관서장이 실제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지 판단하여 소음유지명령 또는 확성기 등 사용중지명령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위 명령을 위반한 경우에 비로소 형사처벌을 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므로 침해의 최소성이 인정된다. 나아가, 국민의 평온한 생활 보장이라는 공익은 기준을 초과하는 소음을 발생시키는 집회 주최자가 제한받는 집회의 자유보다 크다고 할 것이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나.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위와 같은 선례의 결정이유는 심판대상이 동일한 이 사건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청구인은 ‘소음ㆍ진동관리법’과 같이 소음기준 위반행위에 대하여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이 형벌만 규정하고 있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으나, ‘소음ㆍ진동관리법’상 생활소음 규제는 소음기준을 초과하기만 하면 곧바로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심판대상조항이 기준 초과 소음에 대한 경찰의 명령 등을 거쳐 그 명령을 위반한 자를 처벌하는 것과 구별되므로, 과태료를 두고 있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그 밖에 청구인은 집시법 시행령에서 확성기 등 소음기준 중 ‘그 밖의 지역’에 대한 구체적 소음기준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규정하고, 장소의 구체적 특성이나 집회의 규모를 고려하지 않고 광범위한 지역에 일률적인 소음기준을 적용하여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는 것은 법률 또는 이와 동일한 효력을 가진 것이고 대통령령인 시행령은 그 대상이 될 수 없는데(헌재 2019. 4. 11. 2018헌바51 참조), 청구인의 위 주장은 대통령령인 집시법 시행령 제14조, 별표2에 규정된 구체적 소음기준의 위헌성을 다투는 것에 불과하므로 더 나아가 살펴보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선례와 달리 판단해야 할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고,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장,이종석,이은애,이영진,김기영,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정형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