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유예처분취소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5헌마1326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
대리인 법무법인 프로스
담당변호사 박노산
피 청 구 인 충청전라지역보통검찰부(11검찰대) 군검사
선 고 일 2026. 9. 17.
【주 문】
피청구인이 2025. 9. 18. 충청전라지역보통검찰부(11검찰대) 2025년 형제94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25. 9. 18. 피청구인으로부터 특수절도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고[충청전라지역보통검찰부(11검찰대) 2025년 형제94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25. 5. 6. 02:26경 부산 ○○구 (주소 생략)에 위치한 ‘○○’(이하 ‘이 사건 술집’이라 한다)에서 □□와 함께 피해자 소유 시가 합계 698,000원 상당의 ○○ 후드집업, ○○ 팬티, ○○ 향수, 전자담배, 전자담배 액상, 양말, 가방(이하 위 물품들을 통칭하여 ‘이 사건 가방 등’이라 한다)을 가져가 절취하였다(이하 ‘이 사건 피의사실’이라 한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자신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며 2025. 10. 1.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당시 청구인은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 이 사건 가방 등이 청구인의 일행인 □□의 소지품인 줄 착각하고 들고 간 것이다. 따라서 청구인에게 절도의 고의가 있다고 볼 수 없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육군 소속 군인으로, 2025. 5. 5. 16:00경부터 친구 □□, △△(이하 청구인과 통칭할 때에는 ‘청구인 등’이라 한다)과 함께 양주 3병 등 술을 마시다가, 2025. 5. 6. 00:30경 이 사건 술집에 함께 갔다.
(2) 이 사건 술집은 소위 ‘헌팅포차’로, 다른 테이블에 앉은 이성과 합석할 수 있고, 자리를 옮겨 다닐 수 있는 개방적인 공간이다. 피해자는 이 사건 가방 등을 이 사건 술집 내 테이블 밑에 놓고 다른 곳에 갔고, 청구인의 일행 □□는 이 사건 가방 등이 밑에 있던 테이블에 앉아 여성들과 합석하여 약 1시간 동안 대화한 후 2025. 5. 6. 02:25경 이 사건 가방 등을 집어 들고 청구인이 있던 테이블로 가 청구인 옆 의자 위에 올려놓았다. 청구인은 같은 날 02:29경 이 사건 가방을 메고 △△, □□와 함께 이 사건 술집에서 나간 후 택시를 타고 인근에 있는 △△의 집으로 갔다.
(3) 청구인은 2025. 5. 6. 03:15경 이 사건 술집에서 대화하였던 여성에게 "누님 가방 놔두고 갔어요. 어떻게 지금 드려ㆍ"라는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보냈고, 여성이 자신의 가방이 아니라고 하자 "도대체 누구 거야."라고 하였다. 그 후 청구인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는 위 메시지가 삭제되었으나, 청구인이 이 사건 피의사실에 대한 수사 관련 연락을 받은 후 위 여성에게 이 사건 가방 등에 관하여 물어보자 위 여성이 청구인에게 위 2025. 5. 6.자 인스타그램 메시지 내역을 캡처한 화면을 송부하였다.
(4) 청구인은 이 사건 가방 등을 △△의 집에 놓고 2025. 5. 7.경 통영으로 갔고, 이 사건 피의사실에 대한 수사가 개시된 후 △△은 청구인이 가져온 이 사건 가방 등 피해자가 신고한 피해물품이 모두 있는 그대로 2025. 6. 10. 수사기관에 제출하였다.
(5) □□의 이 사건 가방 등 특수절도 혐의에 대하여는 공모, 실행행위의 분담, 절취의 고의 등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결정이 2025. 9. 23. 내려졌다(서울○○경찰서 사건번호 2025-013072).
나. 쟁점
청구인에게 절도의 고의 내지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다. 판단
(1) 관련 법리
절도죄에 있어서 절도의 범의는 타인의 점유 하에 있는 타인의 소유물을 그 의사에 반하여 자기 또는 제3자의 점유 하에 이전하는 데에 대한 인식을 말하므로(대법원 1989. 1. 17. 선고 88도971 판결 참조), 재물의 타인성을 오신하여 그 재물이 자기에게 취득할 것이 허용된 동일한 물건으로 오인하고 가져온 경우에는 범죄사실에 대한 인식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범의가 조각되어 절도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대법원1983. 9. 13. 선고 83도1762, 83감도315 판결 참조).
(2) 판단
위 인정사실 및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정을 종합하면, 청구인이 절도의 고의로 피해자의 이 사건 가방 등을 가져감으로써 이를 절취하였다는 이 사건 피의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가) 청구인과 □□ 모두 당시 술에 만취하여 이 사건 술집에서 이 사건 가방 등을 습득한 경위를 잘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면서, 다음 날 아침에 △△의 집에서 이 사건 가방 등을 발견하였을 때 청구인이 이를 □□의 소지품으로 오인하여 가져왔다고 말한 것으로 진술한다.
당시 청구인 등은 이 사건 술집에 들어갈 때쯤 세 명이서 양주 3병 이상을 이미 마셔 모두 상당히 술에 취한 상태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청구인 등이 이 사건 가방 등을 이 사건 술집에 바로 반환하지 않은 이유는 당일 □□에게 개인적으로 긴급한 일이 발생하여 이 사건 가방 등을 반환하는 것을 잊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 점, 수사과정에서 청구인 등은 모두 청구인이 이 사건 가방 등을 착오로 가져온 것이며, 이 사건 술집에 반환하려고 하였다고 일관되게 진술한 점, △△은 한 달 가까이 이 사건 가방 등을 소지하고 있으면서 피해물품 일체를 사용하거나 처분하지 않고 습득한 상태 그대로 수사기관에 제출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청구인이 절취의 고의 없이 이 사건 가방 등을 일행인 □□의 것으로 착오하여 가져갔다는 청구인의 주장은 신빙성이 있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술집에서 이 사건 가방 등을 갖고 나온 후 이 사건 가방 안을 열어서 물건을 꺼내본 다음, 이 사건 술집에서 합석하여 대화를 나누었던 여성에게 이 사건 가방 등이 여성의 것인지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통하여 물어보았다. 그 후 청구인은 위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삭제하였고, 이 사건 피의사실과 관련된 수사가 개시된 후 위 여성이 당시 청구인이 보냈던 위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보여주고 나서야 비로소 위 여성에게 이 사건 가방 등에 대하여 물어봤던 사실을 기억한 것으로 보인다. 청구인의 위와 같은 인스타그램 메시지 내역 및 그 내역을 기억하게 된 경위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청구인은 당시 술에 만취해 있었고, 착오로 이 사건 가방 등을 가져갔으며,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 □□, △△과 대화하던 중 이 사건 가방 등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아보기 위하여 가방 안을 살펴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청구인이 이 사건 가방 안을 뒤져봤다는 사실만으로 청구인에게 절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다) 청구인은 이 사건 가방 등이 타인의 소유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에게 이 사건 가방 등을 이 사건 술집에 반환할 것을 부탁하였는데, △△이 이를 잊고 반환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피의사실과 관련된 수사가 개시되자 △△은 이 사건 가방 등을 습득한 상태 그대로 수사기관에 제출하였다. 이와 같은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가방 등의 반환이 지체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청구인이 이를 가져갈 당시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라) 이 사건 가방 등을 피해자가 놓고 간 자리에서 들고 가서 청구인 옆에 두어 청구인이 이 사건 가방 등을 가져가게 한 원인을 제공한 □□에 대하여 공모, 실행행위의 분담, 절취의 고의 등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가방 등 특수절도 피의사실에 대하여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결정이 내려졌다(서울○○경찰서 사건번호 2025-013072).
라. 소결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수사가 이루어진 내용만으로는 이 사건 가방 등에 대한 청구인의 절취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청구인에게 절도죄가 성립함을 전제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그렇다면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증거판단의 잘못이 있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론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