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관습법 위헌소원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2헌바120 구 관습법 위헌소원
청 구 인 별지 청구인 명단과 같음
당 해 사 건 대법원 2022다215159 소유권이전등기청구의 소
선 고 일 2026. 9. 17.
【주 문】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시행 이전의 구 관습법 중“호주 아닌 기혼의 장남이 직계비속 없이 사망한 경우 그 재산은 처가 상속한다.”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들은 망 임▷▷의 자손들이다. 망 임▷▷의 형인 망 임◁◁(이하 ‘이 사건 피상속인’이라 한다)는 1919. 5. 27. 사망하였는데, 사망 당시 기혼자로서 처 이○○이 있었으나 자녀는 없었다. 이 사건 피상속인과 망 임▷▷의 아버지인 망 임⊙⊙은 이 사건 피상속인이 사망하기 전인 1916. 2. 6. 이미 사망하였고, 할아버지인 망 임▣▣이 생존하여 호주 지위에 있었다.
나. 일제강점기에 작성된 임야조사부에는 ‘경기도 ○○면 ○○리 산○○ 임야’가 ‘경성부 ○○동 임◁◁’에게 사정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위 ○○리 산○○ 임야에 관하여 1980년대에 지적복구를 통하여 토지대장이 만들어졌고, 그 무렵 파주시 ○○동 산○○-1 및 산○○-2 임야로 지적복구 되었다.
위 파주시 ○○동 산○○-2 임야 3,707㎡(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는 현재 경의중앙선 ○○역사 및 선로 부지로 사용 중인데, 대한민국은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1983. 7. 15.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다. 청구인들은 ‘이 사건 토지는 원래 이 사건 피상속인이 사정받은 토지이므로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대한민국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는 원인무효이고, 이 사건 토지는 이 사건 피상속인으로부터 망 임▣▣, 망 임▷▷을 거쳐 청구인들에게 상속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대한민국을 상대로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라. 제1심 법원은, 이 사건 토지는 ‘경성부 ○○동’에 거주하는 ‘임◁◁’에게 사정되었으므로 대한민국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는 그 추정력이 깨어졌고 이 사건 피상속인과 이 사건 토지의 사정명의인 ‘임◁◁’는 동일인으로 보인다고 인정하면서도, ‘호주 아닌 기혼의 장남이 직계비속 없이 사망한 경우 그 재산은 처가 상속한다’는 민법 시행 전의 관습(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4다205683 판결)에 따르면 이 사건 피상속인의 처 이○○이 피상속인의 재산을 단독으로 상속하였다고 보아야 하므로, 청구인들에게는 대한민국을 상대로 그 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권원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청구인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1. 8. 선고 2020가단5024147 판결). 이에 대하여 청구인들이 항소하였으나 이 또한 모두 기각되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 19. 선고 2021나8445 판결).
마. 청구인들은 상고하였고, 상고심 계속 중 ‘민법 시행 이전의 구 관습법 중 호주 아닌 기혼의 장남이 직계비속 없이 사망한 경우 그 재산은 처가 상속한다는 부분’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으나, 당해 사건 법원은 위 신청이 위헌법률심판의 대상이 아닌 규범에 대한 것이어서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이를 모두 각하하였고(대법원 2022. 5. 10. 자 2022카기1011 결정), 청구인들의 상고 또한 모두 기각하였다(대법원 2022. 5. 26. 자 2022다215159 판결).
바. 청구인들은 위와 같은 구 관습법이 ‘직계비속 없이 사망한 호주 아닌 기혼의 장남’(이하 ‘피상속인’이라 한다)의 처와 직계존속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대우함으로써 평등원칙에 위배되고,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피상속인의 직계존속의 재산권의 일종인 상속권 등을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2022. 6. 10.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시행 이전의 구 관습법 중 "호주 아닌 기혼의 장남이 직계비속 없이 사망한 경우 그 재산은 처가 상속한다."는 부분(이하 ‘이 사건 관습법’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피상속인의 직계존속과 처는 상속을 기대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동일한 집단임에도, 이 사건 관습법은 직계존속에 앞서 처가 단독으로 피상속인의 재산을 상속하도록 규정함으로써 합리적인 이유 없이 피상속인의 직계존속을 차별대우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나. 이 사건 관습법은 피상속인의 직계존속과 처에게 공동상속인의 지위를 인정하는 등 덜 침해적인 방법이 있음에도 직계존속의 상속권을 완전히 박탈하며, 그로 인해 직계존속이 입게 되는 상속권 침해는 매우 중대하다. 따라서 이 사건 관습법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피상속인의 직계존속의 재산권의 일종인 상속권을 침해한다.
다. 이 사건 관습법은 전통적인 효 사상의 관점에서 권장되는 직계존속에 대한 부양의무를 외면하고 있으므로 혼인과 가족생활의 보장을 침해한다.
4. 판단
가. 이 사건 관습법의 헌법소원 대상성
관습법은 사회의 거듭된 관행으로 생성된 사회생활규범이 사회의 법적 확신과 인식에 따라 법적 규범으로 승인되고 강행되기에 이르러 법원(法源)으로 기능하게 된 것이다. 법원(法院)은 여러 차례 심판대상인 호주 아닌 기혼의 장남이 직계비속 없이 사망한 경우의 상속순위에 관한 관습이 우리 사회에서 관습법으로 성립하여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이를 재판규범으로 적용하여 왔는바(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4다205683 판결; 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3다21676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관습법은 형식적 의미의 법률은 아니지만 실질적으로는 법률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
한편 헌법 제111조 제1항 제1호, 제5호 및 헌법재판소법 제41조 제1항, 제68조 제2항은 위헌심판의 대상을 ‘법률’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법률’이라고 함은 국회의 의결을 거친 형식적 의미의 법률뿐만 아니라 법률과 같은 효력을 갖는 조약 등도 포함된다. 이처럼 법률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 조약 등을 위헌심판의 대상으로 삼음으로써 헌법을 최고규범으로 하는 법질서의 통일성과 법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헌법에 합치하는 법률에 의한 재판을 가능하게 하여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기여할 수 있다. 그렇다면 법률과 같은 효력을 가지는 이 사건 관습법도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고, 단지 형식적 의미의 법률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 예외가 될 수는 없다(헌재 2013. 2. 28. 2009헌바129; 헌재 2016. 4. 28. 2013헌바396등 참조).
나. 쟁점의 정리
(1) 이 사건 관습법에 따르면 피상속인의 직계존속에 앞서 피상속인의 처가 단독으로 재산을 상속받게 되는바, 이와 같은 차별취급에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지 아니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되는 것인지 여부가 문제된다.
(2) 청구인들은 이 사건 관습법이 피상속인의 직계존속에 앞서 피상속인의 처가 단독으로 재산을 상속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직계존속의 재산권의 일종인 상속권을 침해하고, 효 사상의 관점에서 권장되는 직계존속에 대한 부양의무를 외면하여 혼인과 가족생활의 보장 또한 침해한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청구인들의 위와 같은 주장들은 이 사건 관습법이 피상속인의 직계존속과 피상속인의 처를 달리 대우하여 피상속인의 처에게만 상속권을 우선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취지로서 실질적으로는 이 사건 관습법이 평등원칙에 어긋난다는 주장과 다르지 않으므로, 이에 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다. 이 사건 관습법의 평등원칙 위배 여부
(1) 호주제가 존재하던 민법 시행 이전 가(家)의 재산은 호주를 중심으로 한 가가 그 재산을 바탕으로 생활하고 제사를 모시면서 일가를 유지·승계한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었다(헌재 2016. 4. 28. 2013헌바396등 참조). 그러므로 호주가 사망하여 상속이 개시되는 경우, 호주의 지위를 상속하는 적장자가 단독으로 가의 재산 또한 모두 상속하되, 차남 이하의 중자(衆子)들은 그 재산 중 상당한 부분의 분배를 받을 권리인 분재청구권을 가지게 되는 것에 불과하였다.
그에 비하여 호주 아닌 남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가를 대표하고 가족을 통솔하는 호주 지위의 상속이 이루어지지 아니하였으므로, 호주의 사망으로 인한 재산상속과는 달리 동일 호적 내에 있는 직계비속인 자녀들이 피상속인의 재산을 평등하게 공동으로 상속하였고(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2다52588 판결 등 참조), 직계비속이 없는 경우에는 이 사건 관습법에 따라 처가 단독으로 상속하였다.
이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은 호주제의 본질상 호주의 재산은 호주 개인의 재산이라기보다는 여러 세대를 거쳐 축적된 가의 재산으로서 봉제사(奉祭祀)와 일가의 유지·승계를 위하여 가급적 분산되지 아니할 필요가 컸던 반면, 호주가 아닌 가족이 독자적으로 형성·소유한 재산은, 그 직계비속들이 평등하게 공동으로 상속하거나 처가 단독으로 상속함으로써 그 재산이 분산되더라도 가의 유지·승계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민법 시행 이전의 일제강점기 및 미군정기, 대한민국 정부수립 초기 시점에는 여성의 독자적인 사회진출 및 경제활동이 현저히 곤란하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비교적 젊은 나이에 부(夫)와 사별한 처의 생계를 보호하여야 할 필요성은 매우 절박했을 것으로 보이는 반면, 가의 재산을 독점하고 있는 호주를 비롯한 직계존속이 자신들보다 먼저 사망한 아들 또는 손자 명의의 재산을 상속받아야 할 필요성은 그다지 크지 않았으리라는 점도 고려되었을 수 있다.
이처럼 이 사건 관습법이 호주 아닌 장남이 직계비속 없이 사망한 경우 그 재산을 피상속인의 직계존속에 앞서 처가 단독으로 상속하도록 한 것은, 호주에게 가의 재산을 집중시키던 호주제의 구조 아래에서 호주상속에 수반되는 재산승계와 호주 아닌 가족의 사망에 따른 재산상속을 구분하였던 종래 상속관습법의 체계에 부합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아울러 이는 여성의 독립적인 경제활동이 현저히 제한되었던 민법 시행 전의 사회적·경제적 여건과 가족생활의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도 볼 수 있으므로, 그와 같은 상속순위의 설정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인정된다.
(2) 재산상속은 피상속인이 처분하고 남은 재산을 일정한 범위의 친족에게 이전·귀속시키는 제도로서, 그 상속순위를 정함에 있어서는 혈연관계의 친소뿐만 아니라 피상속인이 생존하였을 당시 생활공동체를 구성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 및 피상속인의 상속재산을 형성함에 있어 기여한 바가 있는지 여부, 상속재산을 통하여 유족의 생계를 보호할 필요성이 있는지 여부 등도 고려될 수 있다.
이 사건 관습법은 같은 항렬의 상속인들을 성별이나 적서(嫡庶) 등의 차이를 이유로 차별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직계존속과 처라는 서로 다른 지위의 가족들의 상속순위를 다르게 대우하고 있을 뿐이다. 직계존속은 피상속인의 출생과 성장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친족으로서 매우 가까운 관계에 있지만, 피상속인이 성년이 되어 혼인함으로써 새로운 가족을 형성한 이후에는 대체로 생활관계의 중심도 처와의 혼인생활로 옮겨지게 된다. 처는 혼인을 통하여 피상속인과 새로운 생활공동체를 형성하고, 공동의 생활을 영위하면서 상호 부양과 협력의 관계를 계속하면서 재산을 형성해온 사람이고,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종료되는 가장 직접적인 생활공동체는 처와의 혼인생활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사건 관습법이 처를 상속순위에서 직계존속보다 우선적으로 고려한 것이 상속제도의 목적에 어긋난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이 사건 관습법이 형성·적용되던 시기에는 가사·가족부양·생업의 보조 또는 재산관리 등 혼인공동재산의 형성에 대한 처의 기여가 별도의 재산권이나 지분으로 법률상 명확하게 평가되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관습법이 처에게 우선적인 상속순위를 인정한 것은, 혼인공동재산의 형성에 대한 처의 기여를 일정 부분 보상함과 동시에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여성의 독자적인 사회진출 및 경제활동이 현저히 곤란하였던 당시의 시대적 상황에 비추어 볼 때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고, 직계비속의 부양을 받을 수도 없는 처의 생계를 보호하려는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관습법이 처와 직계존속을 달리 취급한 데에는 상속제도의 목적과 관련성을 가지는 객관적인 이유가 있다.
(3) 직계존속을 공경하고 부양함으로써 효를 실천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오랫동안 중요한 의미를 가져온 윤리적 가치이며, 이러한 전통적인 효 사상 및 조상숭배사상은 헌법 제9조의 전통문화로서 보호를 받는 것이므로 마땅히 존중될 필요가 있다(헌재 2020. 10. 29. 2017헌바208 등 참조).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상속순위를 정함에 있어서는 상속 당시의 가족제도 및 시대적 상황, 상속인과 피상속인의 공동생활 여부 및 상호 부양관계, 재산형성에 대한 기여, 생계 보호 필요성 등 여러 요소에 관한 종합적 고려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직계존속에 대한 공경 및 부양이 중요한 가치라는 사정만으로, 상속관계에서도 직계존속에게 처보다 우선하거나 적어도 처와 동일한 상속순위를 반드시 인정하여야 한다는 헌법적 요청이 도출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처는 혼인을 통하여 피상속인과 새로운 가족생활을 형성하고 공동생활을 계속하여 온 사람이라는 점에서 상속재산과 특히 밀접한 관련성을 가진다. 따라서 직계존속에 대한 존중이 중요한 가치라고 하더라도, 처를 상속순위에서 우선 고려하는 것이 곧바로 그러한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4) 한편 민법의 제정 및 시행으로 이 사건 관습법은 이미 폐지되었고, 당해사건에서 이 사건 관습법의 적용 여부가 문제된 피상속인의 사망시점은 1919년경으로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은 그로부터 100년 이상이 경과한 2022년경에 청구되었다. 그런데 이미 폐지된 이 사건 관습법의 효력을 사후적으로 부인할 경우 이 사건 관습법의 적용을 전제로 하여 형성된 모든 법률관계가 한꺼번에 뒤집어져 엄청난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될 필요가 있다(헌재 2016. 4. 28. 2013헌바396등 참조).
(5) 따라서 이 사건 관습법이 피상속인의 직계존속에 앞서 피상속인의 처가 단독으로 재산을 상속받도록 규정한 것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므로, 이 사건 관습법은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5. 결론
이 사건 관습법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정형식, 재판관 조한창, 재판관 정계선의 반대의견을 제외한 나머지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따른 것이다.
6. 재판관 정형식, 재판관 조한창, 재판관 정계선의 반대의견
우리는 관습법의 헌법소원 대상성을 부정한 헌재 2016. 4. 28. 2013헌바396등 결정 중 각하의견 및 헌재 2020. 10. 29. 2017헌바208 결정 중 반대의견에 찬동하며, 법정의견과 달리 이 사건 관습법이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므로, 다음과 같이 의견을 밝힌다.
가. 법원의 제청에 의한 위헌법률심판 또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른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는 ‘법률’에는 국회의 의결을 거친 이른바 형식적 의미의 법률은 물론이고 그 밖에 형식적 의미의 법률은 아니나 국회의 동의를 얻어 체결되고 법률과 같은 효력을 가지는 조약 등 ‘형식적 의미의 법률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 규범들도 모두 포함된다(헌재 1995. 12. 28. 95헌바3; 헌재 1999. 4. 29. 97헌가14; 헌재 2001. 9. 27. 2000헌바20; 헌재 2013. 3. 21. 2010헌바70등 참조). 이때 ‘형식적 의미의 법률과 동일한 효력’이 있느냐 여부는 그 규범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법률적 효력의 유무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헌재 2013. 3. 21. 2010헌바70등).
한편 ‘형식적 의미의 법률과 동일한 효력’이 있어 헌법재판소의 위헌심사의 대상이 되는 규범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① 위헌법률심판 또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른 헌법소원심판의 기능이 국회 등 국가기관의 입법권 남용을 통제함과 동시에 국회의 입법권 존중을 통해 대의민주주의 원칙을 존중하고, 3권 분립이 요구하는 권력 간의 견제와 균형의 정신을 살리는 데 그 취지가 있는 점, ② 헌법의 규정에 의하여 규범서열상 국회가 제정한 법률과 동일한 효력을 부여받은 법규범이 있다면, 국회의 입법권 존중과 동일한 정도로 그 규범을 제정한 국가기관의 입법작용도 존중되어야 하므로 헌법재판소가 규범통제를 할 필요가 있는 점, ③ 헌법의 구체적 규범통제와 관련한 관할권 분배체계에서 형식적 의미의 법률과 같은 효력이 부여되고 유사한 기능을 행하는 규범의 통제권은 헌법재판에 대한 전문성이 있는 헌법재판소에 부여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며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에는 모든 국가기관을 구속하는 기속력이 부여되어 있는 점 등을 고려할 수 있다.
관습법은 사회의 거듭된 관행으로 생성된 사회생활규범이 사회의 법적 확신과 인식에 의하여 법적 규범으로 승인되고 강행되기에 이른 것을 말하는데, 그러한 관습법은 법원(法源)으로서 법령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한 법칙으로서의 효력이 있는 것이다(대법원 1983. 6. 14. 선고 80다3231 판결 참조). 즉 성문법은 관습법을 폐지할 수 있지만 관습법은 성문법을 폐지할 수 없고, 관습법은 성문의 법률에 반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한하여 보충적인 법원(法源)이 되는 것에 불과하다. 민법 제1조는 "민사에 관하여 법률에 규정이 없으면 관습법에 의하고 관습법이 없으면 조리에 의한다."고 규정하는데, 민법의 제정 경위 및 법원 판례에 비추어 볼 때, 민법 제1조의 ‘법률’은 민사관계를 규율하고 재판을 통하여 분쟁을 해결할 때 그 재판의 준거(準據) 내지 심판 기준으로서의 성문법(법률, 명령, 조약, 자치법규 등)을 의미하므로 형식적 의미의 법률에 국한되지 않지만, 앞서 본 바와 같이 관습법의 효력이 법률과 대등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와 같이 관습법의 성립에는 국회의 관여가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관습법이 헌법의 규정에 의하여 국회가 제정한 법률과 동일한 효력을 부여받은 규범이라고 볼 수 없고, 관습법에 형식적 의미의 법률과 동일한 효력이 인정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관습법은 헌법재판소의 위헌법률심판이나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른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다.
나. 법정의견은, 헌법을 최고규범으로 하는 법질서의 통일성과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관습법을 헌법재판소의 위헌법률심판이나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른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된다고 하였다. 위헌법률심판 또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른 헌법소원심판의 기능에 국회의 입법권 남용 통제 및 국회의 입법권 존중과 권력 간의 견제와 균형 도모 이외에, 규범의 위헌 여부에 대하여 헌법재판기관인 헌법재판소로 하여금 전속적으로 판단하게 함으로써 법질서의 통일성 및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한편, 구체적인 법적 분쟁에서 법률적 효력이 있는 법규범을 포괄적으로 통제하는 기능이 있다는 점은 중요하다. 그러나 관습법의 성립과 소멸을 포함한 관습법의 규범으로서의 특수성도 함께 고려하여야 하며, 법질서의 통일성과 법적 안정성의 요청이 획일적으로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
관습법이 존재하는지 여부, 즉 사회적 관행의 지속성과 확실성 및 법적 구속력을 가진다는 사회의 법적 확신이 있는지 여부는 사실인정이 전제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원래 관습법이란 고정된 것이 아니고, 계속 진화하며 변화하는 것이어서 법원이 관습법의 존재는 물론 관습법의 변화를 파악하여 관습법을 발전시킬 수도 있다. 종래 사회적 관행이 관습법으로 승인되었다고 하더라도 점차 사회 구성원들이 그러한 관행의 법적 구속력에 대하여 확신을 갖지 않게 되었다면, 법원은 그러한 종래의 관습법에 대하여는 법적 규범으로서의 효력을 부정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5. 7. 21. 선고 2002다117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또한 법원이 사회의 거듭된 관행으로 생성된 어떤 사회생활규범이 법적 규범인 관습법으로 승인되기에 이르렀다고 선언하기 위해서는, 헌법을 최상위 규범으로 하는 전체 법질서에 반하지 아니하는 것으로서 정당성과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03. 7. 24. 선고 2001다4878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이 관습법의 승인, 소멸은 그것에 관한 사실인정이 전제되어야 하고, 법원이 관습법을 발견하고 법적 규범으로 승인되었는지 여부를 결정할 뿐 아니라 관습법이 헌법을 최상위 규범으로 하는 전체 법질서에 반하지 아니하는 것으로서 정당성과 합리성을 갖추었는지에 대하여도 판단하므로, 법적 확신에 의하여 뒷받침되는 관습법이 이후 사회의 변화나 전체 법질서의 변화로 위헌적인 것으로 변한 경우 법원이 그 효력 상실을 확인할 권한이 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아울러 사회의 거듭된 관행으로 생성된 관습법은 규범인 동시에 법의 규율이 없어 사적 자치에 맡겨진 영역에서의 권리관계 형성에 관한 역사적 사실로서의 관습과 불가분의 일체를 이루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관습법에 대한 위헌 결정은, 사적 자치의 영역에서 이루어진 사실로서의 관습 그 자체를 소멸시킬 수는 없으므로, 그 효력을 둘러싼 혼란이 있을 수 있다. 헌법재판소가 종래 여러 관습법에 관하여 본안판단에 나아가 위헌 여부를 심사하였음에도 실제 어떤 관습법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한 사례가 없다는 점은 이와 같은 사정을 드러내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를 종합하면, 헌법재판소가 헌법을 최고규범으로 하는 법질서의 통일성과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혹은 법규범을 포괄적으로 통제하기 위하여 관습법에 대한 위헌심사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다. 이 사건은 2026. 3. 12. 전에 청구된 사건이므로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원칙적으로 제외하였던 구 헌법재판소법(2011. 4. 5. 법률 제10546호로 개정되고, 2026. 3. 12. 법률 제214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8조 제1항이 적용되기는 하나[헌법재판소법 부칙(2026. 3. 12. 법률 제21452호) 제2조 참조], 향후 관습법을 규범으로 적용한 법원의 개별적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을 통해 법원이 헌법질서에 반하는 관습법을 승인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였는지 여부를 다툴 수 있게 된 이상 헌법재판소가 관습법에 대한 위헌심사를 수행하는 것이 국민의 권리구제나 법적 통일성의 측면에서 불가피하다고 보기 어렵다.
즉, 관습법에 관한 판단은 그 존재와 내용에 관한 사실인정을 전제로 하고, 이를 구체적인 법률관계에 적용하여 당사자 사이의 분쟁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1차적으로 법원이 담당하는 것이 적절하다. 다만, 법원의 재판이 관습법의 승인이나 그 해석·적용 과정에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한 경우에는 그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을 통하여 이를 다툴 수 있다. 따라서 재판소원 제도가 시행된 이후에는 국민의 권리구제와 법적 통일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헌법재판소가 관습법 자체를 별도로 직접 심사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라. 그러므로 이 사건 관습법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모두 각하하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