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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제250조 제2항 위헌소원

[전원재판부 2022헌바95, 2026. 10. 22.]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2헌바95 형법 제250조 제2항 위헌소원

청 구 인 권○○

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지평담당변호사 박성철, 박봉규, 최명지, 이온달, 권준희, 홍혜인

당 해 사 건 대법원 2021도15893 존속살해

선 고 일 2026. 10. 22.

【주 문】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250조 제2항 중‘자기의 직계존속을 살해한 자’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21. 6. 3. ‘피고인은 자신의 아버지인 피해자가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한 상태로서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생명을 유지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피해자에 대한 처방약, 치료식, 물의 제공을 중단하고 피해자의 방에 전혀 들어가지 아니하여 피해자를 방치함으로써 직계존속인 피해자를 살해하였다’는 존속살해의 공소사실로 기소되었다.

나. 제1심 법원은 2021. 8. 13. 청구인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였다(대구지방법원 2021고합248). 이에 청구인은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은 2021. 11. 10. 해당 항소를 기각하였다(대구고등법원 2021노351). 해당 판결에서 인정된 범죄사실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외동아들이다. 피해자는 2020. 9. 13.경부터 심부뇌내출혈 및 지주막하출혈 증세로 입원치료를 받던 중 치료비 부담 등의 사정으로 인하여 2021. 4. 23.경 퇴원하게 되었다. 퇴원 당시 피해자는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한 상태로서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생명을 유지할 수 없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돌보지 아니하면 피해자가 사망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피해자를 퇴원시킨 다음 날인 2021. 4. 24.경부터 피해자에게 처방약을 일절 제공하지 아니하고, 정상적인 영양공급을 위해서 하루 3개 섭취가 필요한 치료식은 그때부터 2021. 4. 30.경까지 7일 동안 총 10개만 제공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2021. 5. 1.부터 2021. 5. 8. 20:00까지 약 8일 동안 치료식과 물, 처방약의 제공을 중단하고 피해자의 방에 전혀 들어가지 아니하여 피해자를 방치하였다. 그 결과 피해자는 그 무렵 심한 영양실조 상태에서 폐렴 등 발병으로 사망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직계존속인 피해자를 살해하였다.

다. 청구인은 위 항소심 판결에 상고한 다음, 상고심 계속 중 형법 제250조 제2항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취지의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 대법원은 2022. 3. 31. 위 신청 및 청구인의 상고를 각 기각하였다(대법원 2022초기225; 대법원 2021도15893). 이에 청구인은 2022. 5. 2.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형법 제250조 제2항 전체에 대하여 심판청구를 하였다. 그러나 당해 사건의 공소사실은 ‘자기의 직계존속’을 살해한 것이므로 이에 관한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250조 제2항 중 ‘자기의 직계존속을 살해한 자’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250조(살인, 존속살해) ②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관련조항]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250조(살인, 존속살해) ① 사람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구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되고, 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0조(살인, 존속살해) ②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살해한 자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한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심판대상조항은 행위자에게 ‘피해자의 직계비속’이라는 형식적 신분관계만 존재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상참작감경을 하더라도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는 법정형을 규정하고 있다. 이로써 심판대상조항은 패륜성이 인정되지 않아 비난가능성이 낮은 존속살해에 대하여도 무거운 처벌을 강제하므로,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된다.

나. 심판대상조항은 자기의 직계존속을 살해한 자(이하 ‘직계존속을 살해한 자’라 한다)만을 가중처벌함으로써 이들을 ‘직계비속 또는 배우자와 같은 법적 신분관계에 있는 사람을 살해한 자’ 또는 ‘아무런 법적 신분관계가 없는 사람을 살해한 자’(이하 위 두 집단을 통틀어 ‘직계존속 외의 사람을 살해한 자’라 한다)와 차별취급한다. 이러한 차별취급은 합리적 이유 없이 이루어지고 있거나 비례성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다. 심판대상조항은 형벌로 효를 강제하여 직계존속과의 관계를 스스로 선택할 자유를 박탈한다. 이로써 해당 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인간의 존엄성, 행복추구권,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

라. 심판대상조항은 폭발물사용죄 등 형법상 다른 죄에 비하여 법정형의 하한을 높게 규정함으로써 형벌체계상의 균형성을 상실하였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수직적이고 비민주적인 가족관계를 전제로 형을 가중하여 민주적 가족질서의 형성과 유지를 요구하는 헌법 제36조 제1항에 어긋난다. 이로써 심판대상조항은 체계의 정당성을 상실하였다.

4. 판단

가. 쟁점의 정리

(1) 심판대상조항은 행위자가 피해자의 직계비속이기만 하면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형의 하한을 가중하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2) 심판대상조항은 직계존속을 살해한 자를 가중처벌함으로써 이들을 직계존속 외의 사람을 살해한 자와 차별취급하므로, 심판대상조항이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한편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형벌체계상의 균형성을 상실하여 체계의 정당성에 반한다고도 주장하나, 이는 다른 범죄와의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법정형이 과다한지의 문제이므로 평등원칙 위배 주장 중 하나로 보아 판단한다.

(3)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본질적으로 비난가능성이 다른 여러 유형의 존속살해범죄를 같게 처벌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결국 심판대상조항이 구체적인 사정을 가리지 않고 형의 하한을 가중하는 것이 과도하다는 취지이므로,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위배 여부를 살피는 이상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4)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효를 강요하고 직계존속과의 관계를 스스로 결정할 자유를 박탈해 인간의 존엄성, 행복추구권,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은 직계존속 살해행위를 가중처벌하는 내용인데, 특정 유형의 살해행위를 가중처벌한다고 하여 청구인이 효를 강요받게 된다거나 직계존속과의 관계를 스스로 설정할 수 없게 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 주장에 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5)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헌법 제36조 제1항을 위반하여 체계의 정당성에 반한다고도 주장한다. 그런데 체계의 정당성 위반은 위헌성의 징후일 뿐 비례의 원칙이나 평등원칙 등을 위반하여야 비로소 위헌이라고 인정되므로(헌재 2023. 2. 23. 2020헌바11등 참조), 평등원칙 위배 여부 및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위배 여부를 판단하는 이상 체계의 정당성 위반 여부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연혁 및 목적

(1) 효(孝)를 강조하는 유교적 전통사상이 강했던 조선시대에는 존속살인을 참형 등 중형이 부과되는 십악(十惡) 중 하나로 규정하였고, 1905. 4. 29. 공포된 대한제국 형법대전도 제498조에 친속존장 살해죄를 두어 그 기수범의 법정형으로 교형을 규정하였다. 일제강점기에는 조선형사령에 의해 일본 형법이 의용됨에 따라,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살해한 자를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는 일본 형법 제200조가 우리나라에 적용되었다. 그 후 1953년 우리 형법이 제정되면서 제250조 제2항에 위 일본 형법과 같은 내용이 그대로 계수되어 유지되어 오다가, 1995년 제3차 형법개정 때 존속살해죄를 삭제하자는 주장이 대두되었다. 그러나 존속에 대한 패륜적 범죄를 무겁게 비난하는 것은 우리의 전통적 법률문화이고 다른 범죄에는 존속에 대한 가중처벌규정을 두면서 존속살해죄만 삭제하는 것은 체제상 모순된다는 이유로, 존속살해죄를 존치시키되 그 법정형에 ‘7년 이상의 징역’을 추가하는 개정이 이루어져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조선시대 이래 존속살해에 대한 가중처벌은 계속되어 왔고, 그 배경에 효를 강조하는 유교적 관념과 그에 기초한 전통적 가족질서의 영향이 있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런 측면만을 강조하여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이 권위주의적인 유교질서의 유지에만 있다고 단언할 것은 아니다. 심판대상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직계존·비속 사이의 인륜관계는 우리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가치이고, 현재까지도 나름의 역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2) 부모와 자녀는 혈연과 친족관계를 기초로 가족공동체를 이루고, 가족은 한 인간이 생을 시작하는 출발점이며, 교육을 통해 삶의 기초를 마련하는 배움의 장이고, 성장하여 자립할 때까지의 생활 터전이다. 사람은 가족공동체에서 사회의 규범을 체화하고 인성을 함양하면서 한 명의 사회구성원으로 자라난다. 그 과정에서 가족은 외부의 불의로부터 구성원을 지키는 보호막이 되기도, 좌절로부터 일어설 힘을 주는 쉼터가 되기도 한다. 이처럼 가족은 개인의 삶이 형성되어가는 공간으로서 우리 사회의 기반 중 하나이고,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부모는 자녀의 출생과 양육 과정에서 그 양육과 보호에 관한 일차적 책임을 부담하고, 이를 통하여 부모와 자녀 사이에는 일반적인 사회관계와 구별되는 특별한 유대와 신뢰관계가 형성된다. 가족공동체는 부모의 양육과 보호를 중요한 토대로 형성ㆍ유지되는바, 이처럼 출생과 양육을 기초로 형성되는 특수한 가족관계에서, 사회공동체는 직계비속에게 직계존속에 대한 존경과 보은을 기대하여 왔다. 그리고 이러한 존경과 보은은 가족 내에서는 공동체를 결속시키는 접착제로, 사회에서는 타인의 권리를 존중하고 공공의 규칙을 준수하게 하는 바탕으로 작동하여 왔다고 할 것이다.

이처럼 비속의 직계존속에 대한 존경과 보은은 친족 내지 가족에 있어서의 자연적·보편적 윤리로서 가족공동체는 물론 사회를 유지·발전시키는 기본질서를 형성하게 되고(헌재 2002. 3. 28. 2000헌바53 참조), 비속의 직계존속에 대한 존경과 사랑은 봉건적 가족제도의 유산이라기보다는 우리 사회윤리의 본질적 구성부분을 이루고 있는 가치질서이다(헌재 2013. 7. 25. 2011헌바267 참조).

(3) 심판대상조항은 범죄의 객체가 자기의 직계존속이라는 특수한 신분관계에 해당하는 경우 가해자인 직계비속의 패륜성에 대한 고도의 사회적 비난가능성이 인정되기 때문에 그 형을 가중하는 것이고(헌재 2013. 7. 25. 2011헌바267 참조), 이를 통해 앞서 살핀 직계존속과 직계비속 사이의 인륜관계를 보호하는 것을 입법목적으로 한다.

다.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위배 여부

(1) 어떤 범죄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 하는 문제, 즉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의 선택은 그 범죄의 죄질과 보호법익에 대한 고려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 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 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 감정, 그리고 범죄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의 측면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으로서 광범위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어야 할 분야이다. 따라서 어느 범죄에 대한 법정형이 그 범죄의 죄질 및 이에 따른 행위자의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어서 비례원칙에 명백히 위배되는 경우가 아닌 한, 쉽사리 헌법에 위반된다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헌재 2013. 7. 25. 2011헌바267; 헌재 2025. 11. 27. 2024헌가3 등 참조).

(2) 살해행위는 인간이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하는 근본이자 사람에게 가장 중대한 법익인 생명을 침해하는 데다 그 특성상 피해의 회복도 불가능하여 가장 중대한 범죄 중 하나로 취급된다. 직계존속 살해는 이에 더하여 부모와 자녀 사이에 출생과 양육과정에서 형성되는 특별한 유대와 신뢰관계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고 가족공동체의 존립기반을 파괴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따라서 직계존속을 살해하는 행위는 일반적인 살인행위보다 위법성 및 행위에 대한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입법자가 이러한 특수성을 고려하여 일반 살인죄보다 무거운 법정형을 정한 것에는 그 책임에 상응하는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심판대상조항이 정한 법정형의 하한은 ‘7년 이상의 징역’으로, 형법 제250조 제1항이 정한 일반 살인죄의 법정형 하한인 ‘5년 이상의 징역’과 그 격차가 크지 않다는 점까지 더해 보면,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이 범죄의 죄질 및 이에 따른 행위자의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어서 비례원칙에 명백히 위배되는 자의적인 입법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3) 심판대상조항은 법정형을 가중함으로써 양형의 폭을 좁히고 있고, 이로써 법관이 정상참작감경을 하더라도 추가적인 감경사유가 없으면 집행유예의 선고가 불가능하기는 하다. 그러나 직계존속을 살해하는 행위는 사람의 생명을 박탈하는 중대한 범죄인 데다가, 부모와 자녀 사이의 인륜관계를 근본적으로 훼손한다는 점에서 불법성과 비난가능성이 크다. 입법자가 이러한 범죄의 전형적인 불법성과 책임의 정도, 생명 보호의 중요성, 비난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추가적인 법률상의 감경 사유가 없는 한 정상참작감경만으로는 집행유예를 선고하지 못하도록 법정형을 정한 것이 행위자의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한 것으로서 입법형성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또한 구체적인 사건에서 행위자의 책임을 경감할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심신미약 등 법률상 감경사유가 적용될 수 있고, 그 밖에도 범행의 동기와 경위, 피해자와 행위자의 관계, 범행 후의 사정 등 구체적인 정상에 따라 정상참작감경 등을 통하여 구체적인 책임에 상응하는 형을 정할 수 있으므로(예컨대, 법원의 살인범죄 양형기준은 ‘피해자로부터 자기 또는 친족이 장기간 가정폭력, 성폭행 등 지속적인 육체적·정신적 피해를 당한 경우’, ‘피해자로부터 자기 또는 친족이 수차례 실질적인 살해의 위협을 받은 경우’,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경우’를 참작 동기 살인으로 보고 상대적으로 낮은 권고 형량범위를 설정하여 양형을 합리적으로 정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고 있다), 집행유예가 제한된다는 사정만으로 그 법정형이 행위자의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4) 심판대상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라. 평등원칙 위배 여부

(1) ‘직계존속 외의 사람을 살해한 자’와 사이에서의 평등원칙 위배 여부

(가) 심사기준

평등권의 침해 또는 평등원칙의 위반 여부를 심사함에 있어 엄격한 심사척도에 의할 것인지, 완화된 심사척도에 의할 것인지는 입법자에게 허용되는 입법형성권의 정도 및 범위에 따라 달라진다 할 것인데, 특별히 헌법에서 평등을 요구하고 있는 경우와 차별적 취급으로 인하여 관련 기본권에 대한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게 되는 경우 엄격한 심사척도를 적용하여야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완화된 심사척도를 적용하여야 한다(헌재 2026. 2. 26. 2024헌마838 등 참조).

심판대상조항과 관련하여서는 ‘직계존속을 살해한 자’와 ‘직계존속 외의 사람을 살해한 자’ 사이의 차별이 문제된다. 이는 헌법에서 특별히 평등을 요구하거나 차별적 취급으로 관련 기본권에 중대한 제한이 초래되는 경우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평등원칙 위배 여부는 완화된 심사척도를 적용하면 충분하다.

(나) 차별취급에 합리성이 인정되는지 여부

1)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원칙은 일체의 차별적 대우를 부정하는 절대적 평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입법과 법의 적용에 있어서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상대적 평등을 뜻하고, 이러한 평등원칙은 입법자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자의적으로 다르게, 본질적으로 다른 것을 자의적으로 같게 취급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헌재 2019. 8. 29. 2016헌가16 참조). 만약 차별대우를 정당화하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한다면 차별대우는 자의적인 것이 아니게 된다(헌재 2026. 7. 23. 2026헌바9 등 참조).

2) 직계존속 살해행위는 사람의 생명이라는 가장 중대한 법익을 침해한 데 더하여 직계존속과 직계비속 사이의 인륜관계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행위로서, 일반적인 유형의 살인행위와 비교할 때 그 불법성이 중하고 사회적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할 수 있다. 입법자는 이러한 측면을 고려하여 직계존속을 살해한 자에 대한 처벌을 직계존속 외의 사람을 살해한 자에 대한 처벌보다 가중하여 직계존·비속 사이의 인륜관계라는 사회윤리적 가치질서를 보호하고자 한 것인바, 심판대상조항의 가중처벌의 이유에는 합리적 근거가 있다. 더욱이 형법 제250조 제1항이 정한 일반 살인죄의 법정형 하한이 ‘5년 이상의 징역’인 반면 심판대상조항이 정한 법정형의 하한은 ‘7년 이상의 징역’으로서 그 가중의 정도가 높지 않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이 자의적인 것이어서 평등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3) 청구인은 직계존속을 살해한 경우에는 그 처벌을 가중하면서 직계비속, 배우자, 직계존속에 준하여 본인을 양육한 직계존속 외의 사람을 살해한 경우에는 그 처벌을 가중하지 않는 것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형벌법규에서 어떠한 행위유형의 책임과 비난가능성을 특별히 무겁게 평가하여 별도의 구성요건 또는 가중적 구성요건으로 정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형성재량에 속한다. 그런데 직계존속과 직계비속의 관계, 부부관계, 직계존속에 준하여 다른 사람을 양육한 사람과 그 피양육자의 관계는 그 형성의 원인, 관계의 구조, 상호 간에 요구되는 의무의 내용과 성격 등이 서로 동일하지 아니하다. 따라서 입법자가 그중 직계존속에 대한 살인을 우리 사회의 전통적인 가족관계와 윤리의식 등에 비추어 특히 비난가능성이 높은 행위유형으로 평가하여 가중처벌하면서, 직계비속이나 배우자, 직계존속에 준하여 본인을 양육한 사람에 대한 살인에 대하여는 일반 살인죄의 법정형 안에서 구체적인 가족관계, 범행동기 및 경위 등을 양형에 반영하도록 한 것이 명백히 불합리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더욱이 일반 살인죄 자체가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라는 매우 무거운 법정형을 두고 있어 직계비속이나 배우자, 직계존속에 준하여 본인을 양육한 사람에 대한 살인의 불법과 책임을 충분히 엄중하게 평가할 수 있고, 구체적인 사건에서 피해자와 행위자의 관계 및 범행의 비난가능성 등은 양형과정에서 충분히 고려될 수 있다. 직계비속이나 배우자, 직계존속에 준하여 본인을 양육한 사람에 대한 살인에 별도의 가중적 구성요건을 두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이들의 생명에 대한 법적 보호가 현저히 불충분하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직계존속을 살해한 경우와 직계비속, 배우자, 직계존속에 준하여 본인을 양육한 사람을 살해한 경우를 달리 취급하는 것은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벗어난 자의적인 차별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2) 형벌체계상의 균형성 상실 여부

(가) 특정 범죄에 대한 형벌이 그 자체로는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지 않더라도, 죄질과 보호법익이 유사한 범죄에 대한 형벌과 비교할 때 현저히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잃은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보장하는 헌법의 기본원리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법의 내용에 있어서도 평등원칙에 반하여 위헌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 보호법익이 다르면 법정형의 내용이 다를 수 있고 보호법익이 같다고 하더라도 죄질이 다르면 또 그에 따라 법정형의 내용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보호법익이나 죄질이 서로 다른 둘 또는 그 이상의 범죄를 동일 선상에 놓고 그 중 어느 한 범죄의 법정형을 기준으로 하여 단순한 평면적인 비교로써 다른 범죄의 법정형의 과중 여부를 판정하여서는 아니 된다(헌재 2025. 8. 21. 2022헌바88 등 참조).

(나)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정한 법정형의 하한이 지나치게 높다면서 그 비교대상으로 형법상 죄인 내란목적 살인죄(제88조), 간첩죄(제98조 제1항), 폭발물 사용죄(제119조 제1항),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제164조 제2항), 현주건조물일수치사죄(제177조 제2항), 교통방해치사죄(제188조), 먹는 물 혼독치사죄(제194조), 약취·유인·매매·이송등살인죄(제291조 제1항), 강간살인·치사죄(제301조의2), 인질살해·치사죄(제324조의4), 강도상해·치상죄(제337조), 강도살인·치사죄(제338조), 해상강도·강도치사·살인죄(제340조) 등을 든다.

그러나 청구인이 비교대상으로 드는 죄들은 사람의 생명을 보호법익으로 하지 않거나, 사람의 생명 외에 공공의 안전, 개인의 재산권, 주거권, 성적 자기결정권 등을 추가적인 보호법익으로 하거나, 타인의 생명을 박탈하는 행위 외의 주관적 구성요건을 요구하거나 선행 범죄에의 착수를 요하여 그 죄질이 타인의 생명을 침해하는 고의범인 존속살해죄보다 높다고 단정할 수 없는 등 보호법익 및 죄질이 심판대상조항과 다르다. 그러므로 위 비교대상 범죄들과 심판대상조항을 동일 선상에 놓고 그중 어느 한 범죄의 법정형을 기준으로 하여 단순한 평면적인 비교로써 심판대상조항이 정한 법정형의 과중 여부를 판정할 수는 없다.

(다) 심판대상조항이 형벌체계상의 균형성을 상실하였다고 볼 수 없다.

(3) 소결론

심판대상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마은혁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6. 재판관 마은혁의 반대의견

나는 심판대상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어 헌법에 위반된다고 생각하므로 다음과 같이 반대의견을 남긴다.

가. 어떤 범죄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 하는 문제, 즉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의 선택은 그 범죄의 죄질과 보호법익에 대한 고려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 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 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감정 그리고 범죄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의 측면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으로서 광범위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어야 할 분야이다. 그러나 우리 헌법은 국가 권력의 남용으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려는 법치국가의 실현을 기본 이념으로 하고 있으며, 법치국가의 개념은 범죄에 대한 법정형을 정함에 있어 죄질과 그에 따른 행위자의 책임 사이에 적절한 비례 관계가 지켜질 것을 요구하는 실질적 법치국가의 이념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어떤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어떠한 형벌을 과할 것인가에 대한 입법형성권이 무제한한 것이 될 수는 없다. 입법자는 형벌의 위협으로부터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고 보호하여야 한다는 헌법 제10조의 요구에 따라야 하고,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과잉입법금지의 정신에 따라 형벌개별화 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 범위의 법정형을 설정하여 실질적 법치국가의 원리를 구현하도록 하여야 하며, 형벌이 죄질과 책임에 상응하도록 적절한 비례성을 지켜야 한다(헌재 2017. 12. 28. 2016헌바368 참조).

형사법상 책임원칙은 형벌은 범행의 경중과 행위자의 책임 사이에 비례성을 갖추어야 하고, 특별한 이유로 형을 가중하는 경우에도 형벌의 양은 행위자의 책임의 정도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헌재 2023. 2. 23. 2021헌가9등 참조).

나. 모든 존속살해범죄의 비난가능성이 동일하지는 않다. 그중에는 탐욕 등에 눈이 먼 패륜적인 범죄도 있고, 이와 같이 패륜성이 인정되는 직계존속 살해 사건에 대하여는 높은 비난가능성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에 비례하여 보다 엄중하게 처벌할 필요성이 있다.

그러나 존속살해범죄 중에는 장기간 직계존속의 가정폭력·성폭력 등의 학대에 시달리며 쌓인 육체적·정신적 피해가 분노로 폭발하거나, 폭력에 대항하던 중 순간적으로 감정이 격해져 발생하는 범죄도 있다.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국내외에서 부모의 지속적인 학대에 시달리던 자식이 그로 인한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살해에 이른 사건은 적지 않게 발생하여 왔다. 가령 약 20여 년간 가족 구성원들에게 폭행을 일삼으면서 어머니의 고막을 파열시키고 아들의 앞니를 부러뜨리는 등 상해를 입힌 전력이 있는 아버지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어머니를 폭행하는 것을 보고 분노한 아들이 우발적으로 아버지를 살해한 사례, 피해자인 아버지가 딸을 지속적으로 강간하여 그 사이에서 자녀가 태어났고 딸이 다른 남성과 사랑하는 관계가 되자 아버지가 딸을 감금하였으며 감금 중에 딸이 그 상황에서 벗어나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기 위해 아버지를 죽이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여 아버지의 목을 졸라 살해한 사례 등이 그것이다.

존속살해범죄의 범행동기에 관한 다수의 연구에 의하면 존속살해범죄 중에는 피해자의 학대 등 가정불화로 인한 경우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예컨대 1995년에 이루어진 실태조사결과에 의하면 존속살해의 범행동기 중 피해자의 가해자 또는 다른 가족 구성원에 대한 학대에 의한 경우가 약 26.2%를 차지하였다. 2006. 1.부터 2013. 3.까지 발생한 존속살해범죄의 가해자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연구에 의하면 가정폭력은 정신질환 다음으로 큰 범행동기 중 하나였고, 자식에 대한 가정 내 폭력과 폭언이 성인이 된 후에 존속살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선고된, 존속살해의 범죄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한 제1심 판결을 분석한 연구에서도 조사대상사건 중 14.5%에서 피해자의 가정폭력 등 피고인의 불우한 가정환경이 범행동기가 되었다는 결론이 도출되었다.

위와 같은 사유로 존속살해범죄가 발생한 경우 그 비난가능성이 직계존속 외의 사람을 살해한 경우보다 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직계존속 살해행위의 비난가능성은 직계비속의 직계존속에 대한 존경과 보은의 의무에서 도출되는데, 직계존속이 직계비속을 학대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까지 그러한 의무가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직계존속 스스로가 자신의 의무를 저버리고 폭력을 일삼은 결과 가족공동체가 인간의 존엄성을 위협하는 영역이 되어버린 경우, 그 피해자인 직계비속이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의 과정에서 직계존속을 살해한 행위에까지 존경과 보은이라는 가치를 근거로 처벌을 가중하는 것은 직계존·비속 관계에 대한 우리 사회의 문화와 법감정을 고려하더라도 정당화하기 어렵다.

결국 살해 가해자의 신분이 직계비속이라는 점만으로는 그 살해행위의 비난가능성이 다른 살해행위보다 크다고 일률적으로 단정할 수 없다. 이는 피해자인 직계존속이 가해자인 직계비속에게 양육과 보호 등 법률상·도의상 책임을 이행하였는지 여부, 피해자의 가해자에 대한 학대 유무, 가해자의 범행동기 등 여러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다. 위와 같은 점들을 고려하면, 존속살해범죄에서는 행위자에 대하여 인정되는 비난가능성의 편차가 커 선고될 형의 범위가 큰 폭으로 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심판대상조항은 직계비속이라는 신분관계만 인정되면 비난가능성이 커진다고 단정하면서, 위와 같은 구체적인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패륜성이 있는 자와 패륜성이 없는 자를 동일시하여 그 법정형의 하한을 7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한다. 이에 따라 개별 존속살해범죄에서의 책임의 정도가 작은 경우에도 다른 법률상 감경사유가 없는 한 법관이 정상참작감경을 하더라도 징역 3년 6월 이상의 무거운 실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고 집행유예를 선고할 여지도 없게 된다. 이로써 심판대상조항은 형벌개별화의 가능성을 극도로 제한하고, 형벌이 책임의 정도에 상응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라. 오히려 심판대상조항이 아닌 일반 살인죄 규정이 적용될 경우 구체적 타당성을 용이하게 확보할 수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되지 않을 경우 존속살해범죄는 일반 살인죄의 처벌 규정인 형법 제250조 제1항으로 처벌하게 되는데, 이 경우 법관은 피해자가 직계존속이라는 사정을 형의 가중요소로 고려하면서 피해자와 가해자의 유대 관계, 피해자가 가해자에 대한 부양의무를 실질적으로 이행하였는지 여부, 범행동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형을 정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심판대상조항이 정한 법정형의 하한보다 낮은 형을 선고하거나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등 비난가능성이 가중되지 않는 존속살해 사건에서의 구체적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한편 일반 살인죄 규정과 심판대상조항이 정한 법정형의 상한은 모두 ‘사형’으로 동일하므로, 심판대상조항을 적용하지 않고 일반 살인죄 규정을 적용하더라도 패륜성이 인정되는 직계존속 살해 사건에서는 여전히 그 가해자를 중하게 처벌할 수 있다.

마.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된다. 청구인은 평등원칙 위반도 주장하나, 심판대상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어 헌법에 위반되므로 그에 대해서는 더 나아가 살피지 아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