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징수법 제30조 위헌소원
【판시사항】
1. 구 국세징수법(2007. 12. 31. 법률 제8832호로 개정되고, 2011. 4. 4. 법률 제105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0조(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에 조세채권의 성립시기와 사해행위 전후관계에 대한 명문의 규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민법상 채권자취소권에 관한 법리에 따라 사해행위 이후에 성립한 조세채권도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정하는 사해행위 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다고 해석, 적용하는 것이 조세법률주의에 반하는지 여부(소극)
2. 이 사건 법률조항이 재산권보장원칙에 반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1. 과세실무상 극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세목인 소득세,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는 과세기간이 종료한 때에 납세의무가 성립하는 이른바 ‘기간과세’ 세목인바, 이러한 경우 사해행위 이전에 조세채권이 성립하여야 함을 강조하게 되면 해당 과세기간 중에 납세의무자가 미리 납세의무를 면탈할 의도로 자산을 매각 내지 증여하는 행위에 대해 사해행위 취소청구를 할 수 없게 되는 매우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한다. 특히 조세채권의 경우 계약 등 당사자의 의사에 따라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법률에 의해 그 성립 및 확정이 미리 확실하게 예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조세채권이 법적으로 성립하기 이전이라도 조세채권 성립의 원인이 되는 사건이 발생한 때 당사자는 이미 당해 조세채권의 성립을 확정적으로 예견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음이 고려되어야 하므로 사해행위 이후에 성립한 조세채권도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정하는 사해행위 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다고 해석, 적용하는 것은 조세법률주의에 반하지 아니한다. 나아가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관의 법보충적인 해석을 통하여 그 의미가 충분히
구체화되고 명확화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역시 조세법률주의에 반하지 아니한다.
2. 민법상 채권자취소제도는 채무자가 고의적으로 채권자의 공동담보가 되는 책임재산을 감소시키는 행위를 한 경우 정의와 형평의 관점에서 그 행위를 취소하고 당해 재산을 회복시킬 수 있는 권리를 채권자에게 부여한 것인데, 이 사건 법률조항도 같은 취지에서 국가에게 사해행위 취소권을 부여한 것이며, 국가의 조세채권 역시 민법상 금전채권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조세채권 행사의 주체가 일반 국민이 아니라 국가라는 이유만으로 채권자취소제도에 관한 민사 법리의 적용을 부인할 수는 없다. 따라서 민법 제406조의 법리를 이 사건 법률조항에 확장, 적용한다고 하여 재산권 보장의 원칙에 위반되는 것은 아니다.
【참조조문】
헌법 제59조
구 국세징수법(2007. 12. 31. 법률 제8832호로 개정되고, 2011. 4. 4. 법률 제105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5조(가압류ㆍ가처분재산에 대한 체납처분의 효력) 체납처분은 재판상의 가압류 또는 가처분으로 인하여 그 집행에 영향을 받지 아니한다.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406조(채권자취소권) ①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채권자는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행위로 인하여 이익을 받은 자나 전득한 자가 그 행위 또는 전득당시에 채권자를 해함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생략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407조(채권자취소의 효력) 전조의 규정에 의한 취소와 원상회복은 모든 채권자의 이익을 위하여 그 효력이 있다.
【참조판례】
1. 헌재 2002. 5. 30. 2000헌바81, 판례집 14-1, 466, 474
헌재 2007. 10. 25. 2005헌바96, 판례집 19-2, 467, 472-474
대법원ㆍ2002. 11. 8.ㆍ선고ㆍ2002다42957ㆍ판결
대법원ㆍ2003. 12. 12.ㆍ선고ㆍ2003다30616ㆍ판결
대법원 2004. 7. 9.ㆍ선고 2004다12004ㆍ판결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 강○보
대리인 변호사 신태길 외 2인
【주 문】
【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서○규는 서울 강남구 ○○동 소재 지하 1층, 지상 7층 집합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근저당권자인 주식회사 ○○은행의 신청에 따라 2004. 9. 9. 서울중앙지방법원 2004타경○○호로 경매절차가 개시되어, 이 사건 건물은 2007. 1. 17. 매각되었다. 위 경매절차에서 서○규는 2007. 3. 2. 채권자들에게 배당하고 남은 잉여금으로 11억 53,787,573원을 배당받았고, 그 중 강남구청이 압류한 21,166,830원을 제외한 나머지 11억 32,620,743원을 수령하였는데, 당시 서○규에게는 위 배당금 외에는 별다른 재산이 없었다.
(2)서○규는 위 배당금이 입금된 자신의 계좌에서, 2007. 3. 5. 액면 30,000,000원의 자기앞수표 30매 합계 9억 원과 액면 24,069,503원의 자기앞수표 1매를 발행받아 그 중 자신의 동서(同壻)인 최○호에게 액면 30,000,000원의 자기앞수표 24매로 합계 7억 20,000,000원 상당을 교부하고, 자신의 처남인 청구인에게 액면 30,000,000원의 자기앞수표 6매로 합계 1억
80,000,000원 상당을 교부하였으며, 이후 2007. 3. 13. 액면 30,000,000원의 자기앞수표 1매와 액면 1억 70,101,997원(이를 다시 같은 날 액면 30,000,000원의 자기앞수표 등으로 교환하였다)의 자기앞수표 1매 등 합계 2억 120,547원을 발행받아 그 중 청구인에게 액면 30,000,000원의 자기앞수표 3매 합계 90,000,000원을 교부하였다(이상 서○규의 각 처분행위를 통틀어 ‘이 사건 처분행위’ 또는 ‘이 사건 사해행위’라 한다).
(3)대한민국이 서○규에 대하여 보유하고 있는 부가가치세, 증여세, 종합부동산세 및 양도소득세 등의 조세채권은 2007. 3. 5.을 기준으로 3억 49,995,540원이었는데, 대한민국은 2010. 7. 19. 위 조세채권을 보전하기 위해 국세징수법 제30조에 기하여 청구인과 최○호를 상대로 이 사건 처분행위에 대한 사해행위 취소의 소를 제기하였고, 1심과 항소심에서 모두 패소한 청구인은 상고심(대법원 2011다82391) 계속 중 국세징수법 제30조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으나(2011카기519), 2011. 12. 22. 각하되자 2012. 1. 10.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구 국세징수법(2007. 12. 31. 법률 제8832호로 개정되고, 2011. 4. 4. 법률 제105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0조(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의 위헌 여부이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국세징수법(2007. 12. 31. 법률 제8832호로 개정되고, 2011. 4. 4. 법률 제105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0조(사해행위의 취소) 세무공무원은 체납처분을 집행함에 있어서 체납자가 국세의 징수를 면탈하려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는 "민법"제406조 및 407조의 규정을 준용하여 사해행위의 취소를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관련조항]
구 국세기본법(2011. 12. 31. 법률 제111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5조(국세의 우선) ④ 세무서장은 납세자가 제3자와 짜고 거짓으로 재산에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계약을 하고 그 등기 또는 등록을 함으로써 그 재산의 매각금액으로 국세나 가산금을 징수하기가 곤란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그 행위의 취소를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 납세자가 국세의 법정기일 전 1년 내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친족이나 그 밖의 특수관계인과 전
세권·질권 또는 저당권 설정계약, 가등기 설정계약 또는 양도담보 설정계약을 한 경우에는 짜고 한 거짓 계약으로 추정한다.
1.제1항 제3호에 따른 전세권·질권 또는 저당권의 설정계약
2. 제2항에 따른 가등기 설정계약
3. 제42조 제2항에 따른 양도담보 설정계약
제406조(채권자취소권) ①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채권자는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행위로 인하여 이익을 받은 자나 전득한 자가 그 행위 또는 전득당시에 채권자를 해함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407조(채권자취소의 효력) 전조의 규정에 의한 취소와 원상회복은 모든 채권자의 이익을 위하여 그 효력이 있다.
2. 청구인의 주장요지
(1) 과세요건은 법률로써 명확하게 규정하여야 함과 동시에 그 해석도 문리에 맞게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는바, 심판대상조항은 조세사해행위 취소소송의 피보전채권의 내용이나 범위를 명확하게 규정하지 아니하여 사해행위 당시 아직 성립하지 아니한 조세채권도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게 하고, 그 결과 이 사건에서 서○규가 청구인에게 일정한 처분행위를 한 2007. 3.경에는 서○규가 양도소득세의 체납자이기는커녕 국가의 양도소득세 채권이 성립하기도 전임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의 해석, 적용에 의하여 위 양도소득세 채권이 조세사해행위 취소소송의 피보전채권이 된다고 하는 것은 헌법 제59조가 규정한 조세법률주의에 위반될 뿐만 아니라 기본권제한 입법이 갖추어야 할 명확성의 원칙을 구비하지 못하였고, (2) 민법 제406조의 채권자취소권은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나, 국가의 조세채권은 오히려 국민의 재산권에 대한 제한으로 작용하고 있으므로, 민법 제406조의 법리를 심판대상조항에 확장하여 적용하는 것은 헌법 제23조 제1항이 규정하는 재산권 보장의 원칙에 위반된다.
3. 판 단
가. 심판대상조항의 개요와 이 사건의 쟁점
(1)심판대상조항은민법상‘채권자취소권’에관한 규정을 조세법률관계에서 준용하는 규정이다. 채권자취소권은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 자기의 일반재산을 감소시키는 행위를 한 경우에 그 행위를 취소하여 채무자의
재산을 원상회복시킴으로써 모든 채권자를 위하여 채무자의 책임재산을 보전하기 위하여 인정되는 것으로서, 주로 형평의 이념에 그 근거가 있다고 설명되는데(헌재 2007. 10. 25. 2005헌바96, 판례집 19-2, 467, 472-474 참조), 이러한 채권자취소권은 조세법률관계에서도 그 필요성이 인정되어 1949년 국세징수법 제정당시부터 도입되었고 몇 차례 개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민법상 채권자취소권과 심판대상조항이 정하는 사해행위취소권의 관계에 대하여, 대법원은 국세징수법 제30조가 규정하는 사해행위의 취소의 소도 민법 제406조가 정하는 사해행위취소의 소의 일종이라고 보고 있고(대법원?2003. 12. 12.?선고?2003다30616?판결 참조), 피보전채권의 성립시기와 사해행위의 관계에 대하여 대법원은 "채권자취소권에 의하여 보호될 수 있는 채권은 원칙적으로 사해행위라고 볼 수 있는 행위가 행하여지기 전에 발생된 것임을 요하지만, 그 사해행위 당시에 이미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발생되어 있고, 가까운 장래에 그 법률관계에 기하여 채권이 성립되리라는 점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이 있으며, 실제로 가까운 장래에 그 개연성이 현실화되어 채권이 성립된 경우에는, 그 채권도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위와 같은 경우에도 채권자를 위하여 책임재산을 보전할 필요가 있고, 채무자에게 채권자를 해한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고 판시하여 오면서(대법원?1995. 11. 28.?선고?95다27905?판결; 대법원?2002. 11. 8.?선고?2002다42957?판결 등 다수), 위 법리를 조세법률관계에도 그대로 적용하여 왔다(대법원 2001. 3. 23. 선고 2000다37821 판결; 대법원 2004. 7. 9. 선고 2004다12004 판결 등).
(2)그런데, 이 사건 사해행위는 2007. 3.에 있었는바, 국가의 조세채권 중 이 사건 건물의 매각으로 인한 양도소득세 부분은 2007. 12. 31. 종료 시 성립하므로(국세기본법 제21조 제1항 제1호 참조), 일단 이 부분 조세채권은 사해행위 이후에 성립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의 쟁점은, 심판대상조항에는 조세채권의 성립시기와 사해행위 전후관계에 대한 명문의 규정이 없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법상 채권자취소권에 관한 법리에 따라 사해행위 이후에 성립한 조세채권도 심판대상조항이 규정하는 조세사해행위 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다고 해석, 적용하는 것이 조세법률주의에 반하거나(‘기본권제한 입법의 명확성 원칙’에 반한다고 하는 청구인의 주장 부분은 결국 조세법률주의의 한 내용인 ‘과세요건명확주의’에 반한다는 내용이므로 조세법률주의 위반 주장으로 보아 함께 판단하기로 한다), 재산권 보장의 원칙에 반하여 위
헌인지 여부이다.
나. 조세법률주의 위배 여부
(1)헌법 제59조는 "조세의 종목과 세율은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조세법률주의를 천명하고 있다. 조세법률주의는 조세평등주의와 함께 조세법의 기본원칙으로서, 법률의 근거 없이는 국가는 조세를 부과ㆍ징수할 수 없고 국민은 조세의 납부를 요구당하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이러한 조세법률주의는 납세의무를 성립시키는 납세의무자, 과세물건, 과세표준, 과세기간, 세율 등의 과세요건과 조세의 부과ㆍ징수절차는 모두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제정한 법률로써 이를 규정하여야 한다는 ‘과세요건법정주의’와 아울러 과세요건을 법률로 규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규정내용이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불명확하면 과세관청의 자의적인 해석과 집행을 초래할 염려가 있으므로 그 규정내용이 명확하고 일의적이어야 한다는 ‘과세요건명확주의’를 그 핵심적 내용으로 하고 있다. 결국 조세법률주의의 이념은 과세요건을 법률로 명확하게 규정함으로써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함과 동시에 국민의 경제생활에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보장함에 있다.
(2)심판대상조항은 물론이고, 심판대상조항이 준용하고 있는 민법 제406조 역시 피보전채권의 성립시기에 대해 구체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다만 채무관계 발생 전의 행위에 의해 나중에 채권을 취득한 채권자를 해한다는 것은 통상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피보전채권은 원칙적으로 사해행위 이전에 성립 또는 발생한 것이어야 함이 원칙이다. 그러나 피보전채권인 조세채권이 사해행위 이후에 성립한 경우라도 구체적 사안에 따라 채권자를 위하여 책임재산을 보전할 필요가 있고, 채무자에게 채권자를 해한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경우라면 역시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채권자취소권을 부여하는 것이 타당하다.
조세채권은 각 세법이 정한 과세요건이 충족하는 때 법률상 당연히 성립하지만 각 세목의 구체적 성립시기는 국세기본법 제21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데, 과세실무상 극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세목인 소득세,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는 과세기간이 종료한 때에 납세의무가 성립하는 이른바 ‘기간과세’ 세목인바, 이러한 경우 사해행위 이전에 조세채권이 성립하여야 함을 강조하게 되면 해당 과세기간 중에 납세의무자가 미리 납세의무를 면탈할 의도로 자산을 매각 내지 증여하는 행위에 대해 사해행위 취소청구를 할 수 없게 되는 매우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한다. 특히 조세채권의 경우 계약 등 당사자의 의사
에 따라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법률에 의해 그 성립 및 확정이 미리 확실하게 예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조세채권이 법적으로 성립하기 이전이라도 조세채권 성립의 원인이 되는 사건이 발생한 때 당사자는 이미 당해 조세채권의 성립을 확정적으로 예견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즉, 피보전채권이 원칙적으로 사해행위 이전에 이미 성립하여 있을 것을 요구하는 것은, 나중에 성립한 피보전채권에 의해 그 이전에 행해진 채무자의 자산처분행위의 효력을 부인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점에 근거한 것인바, 조세채권의 경우 과세기간이 종료하면 당연히 법에 의해 그것이 성립할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민사채권과는 다른 특수성이 있음이 고려되어야 한다.
(3)세법은 조세채권의 성립시기가 이르기 전에 이루어진 사해행위라 할지라도 사해행위취소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다른 곳에서 이미 명백히 밝히고 있다. 즉, 구 국세기본법 제35조 제4항은 "세무서장은 납세자가 제3자와 짜고 거짓으로 재산에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계약을 하고 그 등기 또는 등록을 함으로써 그 재산의 매각금액으로 국세나 가산금을 징수하기가 곤란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그 행위의 취소를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 납세자가 국세의 법정기일 전 1년 내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친족이나 그 밖의 특수관계인과 전세권·질권 또는 저당권 설정계약, 가등기 설정계약 또는 양도담보 설정계약을 한 경우에는 짜고 한 거짓 계약으로 추정한다."라고 규정하고 그 각 호에서 ‘저당권 설정계약’ 등을 정하고 있다. 그런데 ‘국세의 법정기일’에는 이른바 신고납세방식을 따르고 있는 세목(법인세, 소득세, 부가가치세 등)의 ‘과세표준 및 세액 신고일’이 포함되는바(국세기본법 제35조 제1항 제3호 가목 참조), 이는 당해 조세채권의 성립시점 이전에 이루어진 사해행위도 얼마든지 취소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그 전제로 한 규정이다.
한편, 심판대상조항에 나오는 ‘체납처분을 집행함에 있어서’ 및 ‘체납자’라는 표현은, 세무공무원이 사해행위취소 청구권을 실제 행사하기 위해서는 그 당시 납세의무자가 체납자의 지위에 있고 나아가 적어도 체납처분의 요건이 충족된 상태여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지, 체납처분 이후에 이루어진 사해행위라야 취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며, 오히려 그것이 심판대상조항의 문언 및 편제상 위치(심판대상조항은 국세징수법 "제3장 체납처분 제1절 체납처분의 절차" 내에 위치하고 있다)에 비추어 보다 자연스러운 해석이다.
(4)어떠한 법률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를 심사함에 있어서 법률은 일반성, 추상성을 가지는 것으로서 법률규정에는 항상 법관의 법 보충작용으로
서의 해석을 통하여 그 의미가 구체화, 명확화 될 수 있다. 이는 조세법률주의가 적용되는 조세법 분야에 있어서도 다를 바 없으므로, 조세법 규정이 당해 조세법의 일반이론이나 그 체계 및 입법취지 등에 비추어 그 의미가 분명해질 수 있다면 과세요건명확주의에 위반된다고 할 수는 없다. 또한 과세요건명확주의의 문제는 납세자의 입장에서 어떠한 행위가 당해 문구에 해당하여 과세의 대상이 되는 것인지 예견할 수 있을 것인가, 당해 문구의 불확정성이 행정관청의 입장에서 자의적이고 차별적으로 법률을 적용할 가능성을 부여하는가 등의 기준에 따른 종합적인 판단을 요한다(헌재 2002. 5. 30. 2000헌바81, 판례집 14-1, 466, 474; 헌재 2006. 6. 29. 2005헌바76, 판례집 18-1하, 299, 310-311 참조).
그런데 심판대상조항 및 심판대상조항이 준용하고 있는 민법 제406조에는 피보전채권의 성립시기에 대한 명시적인 언급은 없으나, 대법원은 일정한 구체적 요건 하에(채권성립의 고도의 개연성 존재, 가까운 장래에 그러한 개연성의 현실화 등) 사해행위 이후에 성립한 채권도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음을 일관되게 인정하여 왔고, 그러한 해석론이 채권자취소권의 제도적 취지 및 형평의 이념에 보다 부합할 뿐만 아니라, 엄격해석의 원칙에 반하는 것도 아니다. 또한 납세의무자가 이를 예견하기 어렵다거나 과세관청이 이를 기화로 자의적으로 법률을 적용할 가능성을 부여한다고도 보기 어렵다.
(5)결국, 심판대상조항은 법관의 법보충적인 해석을 통하여 그 의미가 충분히 구체화되고 명확화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사해행위 취소소송의 피보전채권의 내용이나 범위를 예측할 수 없는 것도 아니고, 사해행위 이후에 성립한 조세채권이 심판대상조항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다고 해석, 적용하는 것이 엄격해석의 원칙에 반하는 것도 아니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조세법률주의에 반하지 아니한다.
다. 재산권 보장의 원칙 위배 여부
민법상 채권자취소 제도는 채무자가 고의적으로 채권자의 공동담보가 되는 책임재산을 감소시키는 행위를 한 경우 정의와 형평의 관점에서 그 행위를 취소하고 당해 재산을 회복시킬 수 있는 권리를 채권자에게 부여한 것인데, 심판대상조항도 같은 취지에서 국가에게 사해행위 취소권을 부여한 것이며, 국가의 조세채권 역시 민법상 금전채권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조세채권 행사의 주체가 일반 국민이 아니라 국가라는 이유만으로 채권자취소 제도에 관한 민사 법리의 적용을 부인할 수는 없다.
따라서 민법 제406조의 법리를 심판대상조항에 확장, 적용한다고 하여 재산권 보장의 원칙에 위반되는 것은 아니다.
4. 결 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