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신검열 등 위헌확인
【전문】
헌 법 재 판 소
결 정
사 건 2003헌마402 서신검열 등 위헌확인
청 구 인 오 ○ 식
국선대리인 변호사 기 성 욱
피 청 구 인 1. 진주교도소장
2. 마산교도소장
주 문
청구인의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청구인은 2002. 10. 16.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 등으로 구속되어 제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가 제2심에서 징역 2년으로 감형된 후, 대법원의 상고기각으로 위 형이 확정되었다. 청구인은 구속된 직후인 2002. 10. 25. 진주교도소에 구금되었다가 제1심 판결을 받은 후인 2003. 1. 9. 마산교도소로, 제2심 판결을 받은 후인 2003. 5. 29. 부산교도소로 이송되었고, 형 확정 후 홍성교도소에서 복역하다가 2004. 10. 21. 진주교도소에서 형기종료로 출소하였다.
(2) 청구인은 미결수용자로 진주교도소와 마산교도소에 구금되어 있는 동안 ① 피청구인들이 2002. 10. 25.부터 2003. 5. 29.까지 청구인이 대통령, 법원행정처장, 법무부장관, 검찰총장, 경찰서장, 시민단체 등에게 보내는 서신, 진정서 및 고발장 등을 지속적으로 검열하였고, ② 피청구인 마산교도소장은, 청구인이 구독하는 2003. 4. 19.자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특정기사를 삭제한 후 신문을 열람하도록 하였으며, ③ 피청구인 마산교도소장은 2003. 월일불상경 청구인이 신청한 외부와의 전화통화를 허가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이 같은 피청구인들의 행위로 인하여 청구인의 기본권이 침해받았다며 2003. 4. 4. 우리 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청구를 위한 국선대리인선임신청을 하였고, 2003. 6. 18. 청구인의 국선대리인이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1)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① 피청구인들이 2002. 10. 25.부터 2003. 5. 29.까지 대통령, 법원행정처장, 법무부장관, 검찰총장, 경찰서장, 시민단체 등에게 보내는 청구인의 서신, 진정서 및 고발장 등을 지속적으로 검열한 행위(이하 ‘이 사건 서신 등 검열행위’라고 한다), ② 피청구인 마산교도소장이 2003. 4. 19.자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특정기사를 삭제한 행위(이하 ‘이 사건 특정기사 삭제행위’라고 한다), ③ 피청구인 마산교도소장이 2003. 월일불상경 청구인의 외부와의 전화통화를 허가하지 않은 행위(이하 ‘이 사건 전화통화 불허행위’라고 한다) 등으로 인하여 청구인의 기본권이 침해받았는지의 여부이다.
(2) 나아가 청구인은, 위 심판대상 이외에 피청구인 진주교도소장이 미결수용자의 외부와의 전화통화를 허가하지 않은 행위, 피청구인들이 미결수용자에게 교회를 실시한 행위, 피청구인들이 미결수용자를 금치한 행위, 피청구인들이 금치된 미결수용자에게 서신수발, 신문구독 및 면회를 금지한 행위, 피청구인들이 금치된 미결수용자에게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담요를 제공하지 않은 행위 등에 관하여도 위헌확인을 구하고 있으나, 이 사건 심판청구의 사실관계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들 행위는 청구인과 관련이 없으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3) 한편 청구인 본인은, 미결수용자는 무죄추정의 원칙에 의해 수형자와는 구별되는 처우를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미결수용자와 수형자를 구별하지 않고 있는 일부 행형법 규정으로 인하여 청구인의 기본권이 침해받고 있다면서 해당 행형법 규정의 위헌확인을 구한다는 취지로, 국선대리인의 심판청구와 주장과는 다른 별개의 심판청구와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변호사가 헌법재판소에 의하여 선임된 국선변호인 사건의 경우에도 법률전문가인 국선변호인이 제출한 심판청구 내용만이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고, 변호사인 대리인이 제출한 심판청구서에 청구인이 한 심판청구와 주장을 묵시적으로라도 추인하고 있다고 볼 내용이 없다면, 대리인의 심판청구서에 기재되어 있지 아니한 청구인의 그 전의 심판청구 내용과 대리인의 심판청구 이후에 청구인이 제출한 추가된 별개의 심판청구와 주장은 당해 사건의 심판대상이 되지 않는 것이므로(헌재 1995. 2. 23. 94헌마105, 판례집 7-1, 282, 285-286) 국선대리인이 추인한 바 없는 이 사건 청구인 본인의 별개 심판청구 역시 이 사건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2. 당사자 주장
가. 청구인의 청구이유 요지
(1) 헌법 제27조 제4항이 규정한 형사피고인의 무죄추정 원칙에 따라 미결수용자는 무죄로 추정되는 자이므로 신체의 자유가 제한되는 이외의 사항에 대하여는 모든 기본권을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교화의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행형행위는 미결수용자에게 적용할 수 없고, 특히 형사절차상 피고인의 방어를 위한 행위에 대하여는 제한을 가할 수 없다.
(2) 청구인은 증거인멸 및 도주우려로 구속된 미결수용자이므로 청구인의 기본권은 그 목적의 필요한 범위 내에서 제한할 수 있을 뿐인데도, 증거인멸이나 도주를 도모할 여지가 없는 대통령, 법원행정처장, 법무부장관, 검찰총장, 경찰서장, 시민단체 등에게 보내는 서신, 진정서 및 고발장 등을 검열하는 행위는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고, 청구인이 구독하는 신문의 특정기사를 삭제하는 행위도 구속목적과는 하등 관계가 없는 행위로 청구인의 재산권 및 알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3)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미결수용자의 기본권에 대한 제한은 기결수용자의 기본권에 대한 제한보다 엄격하여야 하고, 청구인 등 미결수용자에 대한 전화통화를 제한하는 경우에도 그 제한은 필요 최소한에 한정되어야 함에도 전화통화의 횟수와 시간을 과잉하게 제한한 것은 과잉금지의 원칙, 특히 최소침해성을 위반한 것이다.
나. 피청구인들의 답변요지
(1) 본안전 요건에 대한 의견
청구인은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에 의한 사전구제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2) 본안에 대한 의견
(가) 청구인이 대통령 등에게 발송한 서신, 진정서 및 고발장 등을 피청구인들이 검열한 행위는 관련 법령에 따라 적법절차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므로 청구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청구인이 구독하던 신문의 특정기사(2003. 4. 19.자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에 게재된 수형자의 교도소 탈주기사)를 피청구인 마산교도소장이 삭제한 후 열람을 허가한 행위는 관련 법령에 의거해 행하여진 것으로 정당하다.
(다) 청구인은 마산교도소에 구금된 기간 중 총 32회에 걸쳐 전화를 사용한 사실이 있고, 피청구인 마산교도소장이 청구인의 전화사용을 정당한 이유 없이 허가하지 않은 사실이 없다.
3. 판단
가. 이 사건 서신 등 검열행위에 대한 판단
피청구인들의 이 사건 서신 등 검열행위는 이른바 권력적 사실행위로서 그 행위는 이미 종료되었기 때문에 그로 인한 청구인의 기본권 침해행위도 종료되었을 뿐만 아니라, 청구인도 2004. 10. 21. 형기종료로 이미 출소하였다. 따라서 비록 피청구인들의 행위가 위헌이라고 확인된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한 청구인의 기본권이 회복될 수는 없는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청구인에 대한 주관적인 권리보호이익은 없다고 하겠다.
그러나 헌법소원은 주관적 권리구제 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헌법질서 보장의 기능도 겸하고 있으므로 가사 청구인의 주관적 권리구제에는 도움이 되지 아니한다 하더라도 같은 유형의 침해행위가 앞으로도 반복될 위험이 있고, 헌법질서의 수호 유지를 위하여 그에 대한 헌법적 해명이 긴요한 사항에 대하여는 심판청구의 이익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헌재 1992. 1. 28. 선고, 91헌마111, 판례집 4, 51, 56-57 등 참조).
그런데 우리 재판소는, 미결수용자의 서신검열 등 행위에 대한 헌재 1995. 7. 21. 92헌마144 결정에서, 증거인멸이나 도망을 예방하고 교도소 내의 질서를 유지하여 미결구금제도를 실효성 있게 운영하고 일반사회의 불안을 방지하기 위하여 미결수용자의 서신에 대한 검열은 그 필요성이 인정되는 것으로서 통신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고 판시함으로써 미결수용자의 서신검열행위에 대하여 이미 헌법적 해명을 한 바가 있다.
따라서 청구인의 이 부분 심판청구는 이미 사안에 대한 헌법적 해명도 이루어졌다고 할 것이고, 또한 청구가 인용된다고 하더라도 청구인의 주관적 권리구제에는 도움이 되지 않음은 앞서 본 바와 같아서 더 이상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게 되었으므로, 결국 청구인의 이 부분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나. 이 사건 특정기사 삭제행위에 대한 판단
헌법소원은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에는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에 심판청구를 하여야 하는데(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단서), 행형법 제33조의 규정에 의하면 신문열람은 교도소장의 허가사항으로 되어 있으므로 청구인이 신청한 2003. 4. 19.자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열람을 특정기사 삭제 후 나머지에 대하여만 열람을 허가한 피청구인 마산교도소장의 처분도 행정처분이라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처분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기 위하여서는 먼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단서 규정에 따라 행정심판과 행정소송 등 권리구제절차를 경료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일건기록을 살피어도 청구인이 그와 같은 권리구제절차를 거쳤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는바, 한편 이러한 구제절차를 거쳤을 경우 권리구제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거의 없다거나 위 절차 이행의 기대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 없고, 청구인이 정당한 이유있는 착오로 그러한 절차를 밟지 않은 것이라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따라서 피청구인 마산교도소장의 이 사건 특정기사 삭제행위에 대한 청구는, 청구인이 권리구제절차를 경료한 바 없으므로 부적법하다.
다. 이 사건 전화통화 불허행위에 대한 판단
피청구인 마산교도소장의 이 사건 전화통화 불허행위에 관하여 보건대, 위 피청구인은 청구인의 마산교도소 구금 기간 중 청구인의 외부와의 전화통화요구를 피청구인이 불허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청구인은 외부와의 전화통화요구를 위 피청구인이 불허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청구인은 위 피청구인의 이 같은 전화통화 불허행위가 위헌이라고 주장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언제, 누구를 상대로 한 청구인의 전화통화요구를 피청구인이 불허하였는지에 대하여는 이를 전혀 특정하여 제시하지 않고 있는 바, 헌법소원을 청구할 때에는 기본권을 침해하는 구체적인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를 특정하여 제시하여야만 하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원칙으로 그 청구는 부적법하게 되는 것이므로(헌재 2001. 11. 29. 2000헌마84, 판례집 13-2, 750, 754), 피청구인의 구체적인 공권력의 행사를 특정하여 제시하지 않고 있는 청구인의 이 부분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모두 적법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으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04. 11. 25.
재 판 장 재 판 관 윤 영 철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김 영 일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권 성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김 효 종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김 경 일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송 인 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주 선 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주 심 재 판 관 전 효 숙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이 상 경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