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차량)피고사건
【판시사항】
교통사고 피해자가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의 요건에 해당하는 상해를 입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하여 "도주차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전문】
【피 고 인】
피고인
【주 문】
피고인은 무죄
【이 유】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서울 (차량번호 생략) 승용차의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자인바, 1993.7.30. 14:40경 위 승용차를 운전하여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삼풍백화점 앞 편도 4차선 도로 중 1차 선상에 정지하였다가 교대역 방면에서 고속버스터미널 방면으로 시속 약 5 내지 10km로 출발하게 되었던바, 그곳은 좌회전 전용차선으로서 횡단보도가 설치되어 있는 곳이고, 당시 위 백화점 경비원인 피해자(남, 41세)가 위 횡단보도 중앙부분에 서서 차량소통을 위한 수신호를 하고 있었으므로 이러한 경우 자동차운전업무에 종사하는 피고인으로서는 진로전방을 잘살펴 안전함을 확인한 다음 출발하여 사고를 미리 방지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게을리한 채 그대로 진행한 과실로 때마침 수신호를 마치고 돌아서려는 피해자의 다리 부분을 위 승용차 앞범퍼 부분으로 들이받아 그 충격으로 동인으로 하여금 약 2주 간의 치료를 요하는 우측하지부 좌상을 입게 하고서도 즉시 정차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그대로 도주한 것이다라고 함에 있다.
먼저 당시 피해자가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의, 피고인이 곧 정차하여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이하 ‘구호조치’라 한다)를 취해야 할 상해를 입었는지 여부에 대해 살펴본다.
검사가 위 상해의 점을 인정하기 위하여 제출한 증거 중 사법경찰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는 피고인이 이 법정에서 그 내용을 부인하여 증거능력이 없으므로, 피해자의 경찰 및 이 법정에서의 각 진술과 의사 공소외 3 작성의 피해자에 대한 진단서를 살펴보기로 한다(의사 공소외 1 작성의 서면[수사기록 제19면]은 증거로 제출된 바도 없을 뿐 아니라 위 공소외 3의 이 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위 공소외 1은 피해자에 대한 진단서를 발부하였던 가야병원의 원장으로서 경찰의 협조요청에 의하여 위 서면을 작성해 준 것이고 그 내용도 "타박상이 의심되며" 등 추측에 불과하여 별다른 증거가치가 없는 것이다)
피해자는 경찰에서 당시 피고인 차량과 충돌하여 몸이 휘청하며 넘어지려고 하였으나 넘어지지는 않았고 이로 인해 오른쪽 다리를 다쳤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이 법정에서 위 사고 후 3일 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진술하고 있고, 1993.7.31.자 위 진단서에는 피해자가 통원가료중이며 약 2주 간의 치료를 요할 것으로 사료되는 우측하지부 좌상을 입었다고 기재되어 있으나,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위 각 증거에 의해 상해의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
(1) 당시 상황을 종합해 볼 때 피해자가 구호조치를 요하는 상해를 입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해자의 이 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당시 피고인의 차량은 정지했다가 출발하는 상태라서 서행하고 있었고(공소사실 자체에 의하더라도 시속 약 5 내지 10km의 저속에 불과하다), 피고인의 차량에 받친 뒤 쓰러지지 않고 바로 오른발을 빼면서 물러섰다는 것이며, 또한 당시 피고인의 차량에 동승하였던 증인 공소외 2도 이 법정에서 당시 피해자의 자세는 바뀌지 않았고 태연히 서 있었고 피고인의 차량이 피해자에게 부딪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진술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의 경찰에서의 피해상황에 관한 진술은 과장이 되었음을 알 수 있고 피고인의 차량이 상해를 입힐 정도로 피해자를 충격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2) 위 진단서의 기재 내용으로 피해자의 상해 사실을 인정하기도 어렵다.
위 진단서를 작성한 공소외 3의 이 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피해자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날 저녁 8:00경에서야 병원을 찾아와 당직의사에게 진료를 받으면서 특별히 치료를 받지 않고 소염진통제 1일분을 받아갔고 그 다음날에도 특별한 치료를 받지 않고 소염진통제와 안정제 3일분을 받아갔을 뿐이며 동인에게 이틀 후 꼭 한 번 들르라고 했는데도 그 후에 한 번도 오지 않은 사실, 우측하지부 좌상이란 어떤 물체에 강하게 부딪치면 나타나는 증상으로 이같은 타박상은 그 다음날에는 통증부위가 더 심해지는데 동인이 그 후 병원에 오지 않은 것을 보니 걱정되거나 아프지는 않았던 것으로 생각하였다는 사실, 위 공소외 3이 1993.7.31. 피해자의 진료차트를 보니 객관적인 외상이나 관절부위에 이상이 없었는데 환자가 아프다면서 주관적 증상을 호소하면 특별한 외상이 없어도 통상적으로 2주 진단서를 발부해 주는 관례에 의거해서 다른 정형외과 의사와 1주로 할 것인가 2주로 할 것인가를 논의한 끝에 2주로 하여 발부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는바, 이같은 사정을 고려해 볼 때 피해자가 위 진단서에 기재된 바와 같은 상해를 입었다고 인정하기에는 상당한 의심이 간다.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위 각 증거만으로 피해자의 상해의 점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어 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