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이득금
【전문】
【원 고】
○○기계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국토종합, 담당변호사 김범조 외 1인)
【피 고】
한국토지주택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선우, 담당변호사 이석현)
【변론종결】
2023. 8. 24.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 구 취 지】
피고는 원고에게 805,051,609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는 의왕시 △△동 (지번 1 생략) 대 616㎡, 같은 동 (지번 2 생략) 답 1109㎡(이하 ‘이 사건 각 토지’라 한다)를 소유하였던 회사이고, 피고는 이 사건 각 토지가 포함된 사업지구에서 ‘의왕△△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을 시행한 사업시행자이다.
나. 이 사건 각 토지의 수용
1) 피고는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원고 소유였던 이 사건 각 토지 및 의왕시 △△동 (지번 4 생략) 답 694㎡, 같은 동 (지번 3 생략) 답 2498㎡에 관한 수용재결을 신청하였고, 위 토지수용위원회는 2018. 11. 8. 수용개시일을 2019. 1. 2., 위 각 토지의 손실보상금을 6,816,695,700원으로 정하여 수용재결을 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는 2019. 2. 22. 위 각 토지에 관하여 토지수용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2) 원고는 위 수용재결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하였고, 중앙토지수용위원회는 2019. 5. 23. 위 각 토지의 손실보상금을 7,193,049,550원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이의재결을 하였다.
3) 원고는 위 이의재결에 불복하여 2019. 6. 21. 피고를 상대로 손실보상금 증액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다(수원지방법원 2019구합67501호). 수원지방법원은 2020. 9. 10. ‘피고는 원고에게 933,529,95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1. 3.부터 2020. 9. 10.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라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다.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한 토양오염의 발생 및 토양정밀조사 실시 등
1) 피고는 2022. 2. 이 사건 사업부지 조성을 위한 터파기 공사 과정 중 이 사건 각 토지에서 구리, 아연, TPH(Total Petroleum Hydrocarbons, 총석유탄화수소), 불소 등 오염물질을 발견하였다.
2) 피고는 2022. 3. 의왕시장에게 토양환경보전법 제11조에 따른 토양오염신고를 하여 그 무렵 의왕시장으로부터 토양정밀조사명령을 받았다.
3) 피고는 환경보건기술연구원에 이 사건 각 토지를 포함하여 과거 공장용지로 활용되었던 8필지(이하 ‘이 사건 오염토지’라 한다)에 관한 토양정밀조사를 의뢰하였고, 환경보건기술연구원은 2022. 5. 23.부터 2022. 7. 22.까지 토양정밀조사를 실시하였다(이하 ‘이 사건 토양정밀조사’라 한다). 이 사건 토양정밀조사 결과 이 사건 오염토지에서 토양환경보전법 시행규칙 별표 3 기재 1지역 토양오염우려기준을 초과한 구리(기준 150㎎/㎏, 개황 3, 9, 10번 등 3개 지점에서 164.8~814.8㎎/㎏ 검출), 아연(기준 300㎎/㎏, 개황 1 내지 4, 8 내지 10번 등 7개 지점에서 305.9~2,053.1㎎/㎏ 검출), 불소(기준 400㎎/㎏, 개황 1 내지 10번, 상세 2 내지 8, 10 내지 25번 등 33개 지점에서 403~503㎎/㎏ 검출), TPH(기준 500㎎/㎏, 개황 3, 8, 9번 및 상세 16번 등 4개 지점에서 581~15,241㎎/㎏ 검출)가 검출되었으며, 오염범위는 총 면적 7,261.9㎡, 오염부피는 16,788.8㎥, 오염심도는 0.0~4.5m로 확인되었다.
라. 피고의 오염물질 정화요구 등
1) 피고는 2022. 8. 2. 원고에게 이 사건 각 토지에서 오염물질이 발견되었음을 알리면서 2022. 8. 31.까지 현장을 확인하여 오염물질 정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하였다.
2) 원고가 위 요청에 회신을 하지 않자, 피고는 2022. 9. 5. 원고에게 피고가 위 오염물질을 정화한 후 그 비용을 청구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였다.
3) 피고는 2022. 12. 23.경 원고에게 이 사건 각 토지의 오염물질 정화에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비용 805,051,609원[= 토양정밀조사 및 검증용역 비용 합계 27,382,936원(= 11,235,085원 + 16,147,851원) + 토양오염정화용역 비용 합계 777,668,673원(= 319,073,674원 + 458,594,999원)]을 2023. 1. 20.까지 입금할 것을 요청하였다.
4) 원고는 2022. 12. 27. 피고에게 위 정화비용의 산출 근거 자료를 보내 달라고 요청하면서, 피고가 산정한 위 정화비용이 과다하므로 원고가 직접 정화 처리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5) 이에 피고는 2022. 12. 29. 원고에게 위 정화비용의 산출 근거 자료를 송부하였고, 원고는 2023. 1. 20. 위 정화비용 805,051,609원을 피고에게 지급하면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마. 피고의 오염정화용역 비용 지출
피고는 □□□ 주식회사(이하 ‘소외 3 회사’라 한다)와 사이에 소외 3 회사가 2022. 10. 24.부터 2023. 10. 3.까지 이 사건 오염토지의 오염정화용역을 수행하고 그 대가로 4,108,024,000원을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2023. 1. 16. 소외 3 회사에게 제1회 기성금 816,849,00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
1) 부당이득반환청구
이 사건 수용절차는 모두 종결되어 그 손실보상금에 대하여 다툴 수 없고, 원고가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정화책임을 부담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정화비용을 청구할 수 없다. 그럼에도 피고는 원고로부터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정화비용 명목으로 805,051,609원을 수령함으로써 법률상 원인 없이 위 정화비용 상당의 이익을 얻고 원고에게 손해를 가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805,051,609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2)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정화비용을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잘 아는 보상전문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위 정화비용을 원고가 부담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고의 또는 중과실로 원고를 기망하여 위 정화비용 상당의 손해를 입혔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805,051,609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1) 부당이득반환청구에 관한 주장
가) 원고는 이 사건 각 토지의 전 소유자이자 이 사건 각 토지의 오염을 유발한 자이므로, 피고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이 사건 각 토지 정화비용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를 부담한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한 805,051,609원은 법률상 원인 없는 급부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피고는 의왕시로부터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한 토양정화명령을 받아 피고의 비용으로 이 사건 각 토지를 정화하였고, 원고는 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4 제1항 제1, 3, 4호 에 따른 이 사건 각 토지의 정화책임자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동법 제10조의4 제4항 에 따른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한 805,051,609원은 법률상 원인 없는 급부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피고에 대한 이 사건 각 토지 정화비용 상당의 채무가 없음을 알면서도 이를 변제한 것이다. 이는 민법 제742조 소정의 악의의 비채변제에 해당하므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위 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
라) 원고의 변제가 악의의 비채변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지급한 정화비용은 피고가 그대로 보유하는 것이 일반인의 법감정에 부합한다. 결국 이는 민법 제744조 소정의 도의관념에 적합한 비채변제에 해당하므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위 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
2)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주장
원고는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또는 토양환경보전법상 정화책임을 부담하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정화비용 지급 요구는 정당하고, 피고가 원고를 기망한 사실이 없다.
3. 판단
가. 부당이득반환청구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민법 제742조의 비채변제는 지급자가 채무 없음을 알면서도 임의로 지급한 경우에만 성립하고, 채무 없음을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변제를 강제당한 경우나 변제거절로 인한 사실상의 손해를 피하기 위하여 부득이 변제하게 된 경우, 반환청구권을 유보하고 변제한 경우 등 그 변제가 자기의 자유로운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는 사정이 있는 때에는 지급자가 그 반환청구권을 상실하지 않는다(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5다219979 판결).
민법 제741조는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당사자 일방이 자신의 의사에 따라 일정한 급부를 한 다음 그 급부가 법률상 원인 없음을 이유로 반환을 청구하는 이른바 급부부당이득의 경우에는 법률상 원인이 없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부당이득반환을 주장하는 사람에게 있고(대법원 2018. 1. 24. 선고 2017다37324 판결 등 참조), 비채변제를 원인으로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사람은 변제한 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주장ㆍ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1962. 6. 28. 선고 4294민상1453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2023. 1. 20. 피고에게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정화비용 명목으로 805,051,609원을 지급하면서 같은 날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원고는 반환청구권을 유보하고 변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9, 12, 17, 2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 사실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에게 법률상 원인 없이 위 정화비용 상당의 돈을 지급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① 원고가 이 사건 각 토지의 오염을 유발하였음에도 오염토양을 정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오염토양이 포함된 토지를 피고에게 이전하였다면 피고에 대한 불법행위가 성립하고, 원고는 피고에게 오염토양 정화비용 상당의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5. 19. 선고 2009다66549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 참조). 따라서 원고가 스스로 피고에게 오염토양 정화비용을 지급하고 그 반환을 청구하는 이 사건에서, 원고는 이 사건 각 토지의 토양오염을 유발하지 않았음을 증명하여야 한다.
② 이 사건 토양정밀조사 결과 이 사건 각 토지에서 토양오염우려기준을 초과하는 구리, 아연, 불소, TPH 등 오염물질이 검출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 이 사건 토양정밀조사 보고서는 그 오염원인에 관하여 ‘기초조사 결과 대상부지는 과거 나대지로 존재하다 공장용지로 사용되었는바, 이러한 부지 특성을 고려하면 공장 운영 과정 중 취급부주의에 의해 유출된 오염원에 의한 오염가능성이 예상되고, 토양시료채취 과정에서 폐기물이 관찰된 깊이가 이 사건 토양정밀조사 결과 오염이 확인된 심도에 포함되는 것에 비추어 보면 과거 부지 조성 과정에서 사용된 매립토양(폐기물이 혼재된 토양)에 의한 오염가능성이 예상된다.’라는 의견을 밝힌 점(을 제1호증의 3 126쪽), ㉡ 실제로 이 사건 각 토지는 나대지 상태였다가 원고의 전신인 ○○기계제작소가 1987년경 그 지상에 공장을 설립함에 따라 공장용지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던 점, ㉢ 원고는 1988. 10.경 회사 설립 이후 현재까지 약 35년 동안이나 위 공장을 운영하여 온 점, ㉣ 이 사건 토양정밀조사 이전까지 이 사건 각 토지 주변에서 환경오염 관련 사고가 발생하거나 이로 인한 행정처분이 이루어진 사실은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각 토지에서 검출된 위 오염물질은 원고의 공장 운영 과정에서 유출된 오염원으로 인하여 발생하였을 개연성이 크다.
③ 이에 대하여 원고는, TPH 오염을 발생시킨 오염원인자는 원고가 아니라 인근 토지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 주식회사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 원고는 이 사건 각 토지 지상 공장에서 기계 제조업을 하면서 TPH를 발생시킬 수 있는 윤활유, 가공용 오일 등을 사용하고 있는 점, ㉡ 이 사건 각 토지 중 ▽▽▽ 주식회사의 공장과 인접해 있지 않은 ‘개황 9’ 지점에서도 토양오염우려기준을 초과하는 TPH가 검출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이 사건 각 토지에서 발견된 TPH 오염이 전적으로 ▽▽▽ 주식회사에 의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④ 나아가 원고는, 공장용지에 해당하는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하여는 이 사건 토양정밀조사에서 적용한 토양환경보전법 시행규칙 별표 3 기재 ‘1지역’ 토양오염우려기준이 아니라 ‘3지역’ 토양오염우려기준이 적용되어야 하고, 위 기준을 적용할 경우 이 사건 각 토지의 오염은 경미한 수준이라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 위 시행규칙은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지목에 따라 1 내지 3지역을 분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위 분류기준에 따르면 이 사건 각 토지의 지목은 ‘대’, ‘답’으로서 ‘1지역’ 토양오염우려기준이 적용되고,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토지의 실제 사용목적에 따라 위 분류기준을 달리 적용하기는 어려운 점, ㉡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3지역’ 토양오염우려기준을 적용하더라도, 이 사건 각 토지의 ‘개황3’ 지점에서 그 기준치를 초과하는 아연이 검출되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위 사정만으로 원고에게 이 사건 각 토지 오염에 관한 책임이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⑤ 피고가 소외 3 회사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용역대금, 이 사건 각 토지의 오염 범위 등을 고려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요청한 오염토양 정화비용이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원고가 위 정화비용의 부담주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이를 부담하여야 하는 것처럼 피고가 원고를 기망하였음을 전제로 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정화비용을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고 단정하기 어려움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달리 피고가 원고에게 정화비용 지급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원고를 기망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도 전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전부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