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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이득금

[서울고등법원 2023. 1. 13. 선고 2021나2046163 판결]

【전문】

【원고, 항소인】

주식회사 ○○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광장, 담당변호사 우람찬 외 3인)

【피고, 피항소인】

△△투자증권 주식회사 외 3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세종 외 3인)

【제1심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1. 10. 15. 선고 2018가합113226 판결

【변론종결】

2022. 10. 28.

【주 문】

 
1.  원고가 이 법원에서 피고 △△투자증권 주식회사, ◇◇◇투자증권 주식회사에 대하여 추가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 중 피고 △△투자증권 주식회사, ◇◇◇투자증권 주식회사에 관한 부분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이 사건 소 중 피고 △△투자증권 주식회사, ◇◇◇투자증권 주식회사에 대한 제1 예비적 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나. 원고의 피고 △△투자증권 주식회사에 대한 주위적 청구를 기각한다.
다. 피고 △△투자증권 주식회사, ◇◇◇투자증권 주식회사는 공동하여 원고에게 9,833,260,275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10. 28.부터 2023. 1. 13.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라. 원고의 피고 △△투자증권 주식회사, ◇◇◇투자증권 주식회사에 대한 나머지 제2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원고의 피고 □□□신용평가 주식회사, ♡♡신용평가 주식회사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3.  항소비용 중 원고와 피고 □□□신용평가 주식회사, ♡♡신용평가 주식회사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부담하고, 소송총비용 중 원고와 피고 △△투자증권 주식회사, ◇◇◇투자증권 주식회사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와 위 피고들이 각 1/2씩 부담한다.
 
4.  제1의 다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주위적으로, 피고 △△투자증권 주식회사(이하 ‘피고 1 회사’라 한다)는 원고에게 19,666,520,550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5. 8.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제1 예비적으로, 원고에게 피고 1 회사는 9,830,465,754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5. 11.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피고 ◇◇◇투자증권 주식회사(이하 ‘피고 2 회사’라 한다)는 9,836,054,796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5. 17.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제2 예비적으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19,666,520,550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5. 17.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최종 송달일까지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는 제1심에서 주위적 청구로 피보전채권을 원고의 ▷▷▷ 주식회사(이하 ‘소외 3 회사’라 한다)에 대한 자산담보부기업어음채권, 피대위권리를 소외 3 회사의 피고 1 회사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사기 또는 착오를 이유로 하는 사채매매계약 취소에 의함)으로 하는 채권자대위청구를 하다가, 이 법원에 이르러 2022. 3. 14.자 준비서면으로써 소외 3 회사의 피고 1 회사에 대한 선관주의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을 피대위권리로 추가함으로써 주위적 청구에 대한 청구원인을 선택적으로 추가하였고, 2022. 8. 10.자 준비서면으로써 피고 1 회사, 피고 2 회사에 대하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이라 한다) 제179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추가함으로써 제2 예비적 청구에 대한 청구원인을 선택적으로 추가하였다.]

【이 유】

1. 기초사실
 
가.  피고 1 회사, 피고 2 회사는 2018. 4.경 중국▽▽▽집단(영문명 1 생략, 이하 ‘소외 1 회사’라 한다)의 자회사인 ◎◎◎캐피탈(영문명 2 생략, 이하 ‘◎◎◎캐피탈’이라 한다)이 발행하고 소외 1 회사가 그 지급을 보증하는 해외 보증사채를 기초자산으로 하여 자산담보부기업어음(Asset Backed Commercial Paper, ABCP)을 발행하기로 하였다.
나. 피고 1 회사는 2018. 5. 3. ◎◎◎캐피탈과의 사이에 만기 2018. 11. 8., 이자율 5.55%, 원금 1억 5,000만 달러의 회사채(이하 ‘이 사건 회사채’라 한다)를 인수하는 내용의 인수계약을 체결하였고, 소외 1 회사는 2018. 5. 8. ◎◎◎캐피탈과 보증계약을 체결하고 위 회사채의 지급을 보증하는 내용의 보증증서를 발행하였다(이하 ‘이 사건 보증’이라 한다). 피고 1 회사, 피고 2 회사는 자산담보부기업어음을 발행할 특수목적법인으로 소외 3 회사를 설립하고, 피고 1 회사는 소외 3 회사와 사이에 이 사건 회사채를 매도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이하 ‘이 사건 사채매매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소외 3 회사는 ♤♤생명보험 주식회사(이하 ‘소외 4 회사’라 한다)와 업무위탁계약을, 피고 1 회사와 자산관리위탁계약을 각 체결하고, 2018. 5. 8. 이 사건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하여 원금 1,635억 원, 만기 2018. 11. 9.인 자산담보부기업어음(이하 전체 또는 일부를 문맥에 따라 ‘이 사건 ABCP’라 칭하기로 한다)을 발행하였다.
다. 피고 1 회사는 2018. 5. 8. 이 사건 ABCP 중 1,035억 원 상당을, 피고 2 회사는 나머지 600억 원 상당을 각각 인수하였다. 원고는 2018. 5. 11. 피고 1 회사가 인수한 이 사건 ABCP 중 액면금액 100억 원 상당을 ◁◁◁증권 주식회사(이하 ‘소외 2 회사’라 한다)로부터 매입하였는데, 이는 피고 1 회사가 주식회사 ●●●투자증권(이하 ‘소외 5 회사’라 한다)에게, 소외 5 회사가 ▲▲증권 주식회사(이하 ‘소외 6 회사’라 한다)에게, 소외 6 회사가 소외 2 회사에게 각각 매도한 것이다. 원고가 위 액면금액 100억 원의 이 사건 ABCP 매수를 위하여 지급한 매매대금은 9,830,465,754원이다.
원고는 2018. 5. 17. 피고 2 회사가 인수한 이 사건 ABCP 중 액면금액 100억 원 상당을 소외 2 회사로부터 매입하였는데, 이는 피고 2 회사가 소외 2 회사에게 매도한 것이다. 원고가 위 액면금액 100억 원의 이 사건 ABCP 매수를 위하여 지급한 매매대금은 9,836,054,796원이다.
라. 신용평가회사인 피고 □□□신용평가 주식회사(이하 ‘피고 3 회사’라 한다)와 피고 ♡♡신용평가 주식회사(이하 ‘피고 4 회사’라 한다)는 소외 3 회사로부터 이 사건 ABCP에 대한 신용평가 의뢰를 받고, 2018. 5. 8. 이 사건 ABCP의 신용등급을 A2 단계로 평가하고 이를 공시하였다.
마. 이 사건 ABCP 발행 당시 소외 1 회사는 다른 자회사들이 발행한 회사채에 대해서도 보증을 한 상태였는데, 소외 1 회사의 자회사 ◎◎◎ Overseas Capital Company Limited가 발행하고 소외 1 회사가 지급을 보증한 3억 5,000만 달러의 별건 회사채가 만기일인 2018. 5. 11.에 원리금 전액이 상환되지 못하였고, 이는 2018. 5. 16. 블룸버그통신을 통해 보도되었다. 소외 1 회사는 위 별건 회사채의 지급유예기간(Grace Period)인 2018. 5. 25.까지도 그 원금을 상환하지 못하였고, 소외 1 회사의 수탁은행인 중국교통은행은 2018. 5. 28. 이 사건 ABCP가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는 이 사건 회사채에 대한 소외 1 회사의 지급보증채무에 대하여도 교차부도(Cross Default)가 발생하였다고 공시하였다.
바. 이 사건 ABCP는 원금 만기일인 2018. 11. 9.까지 상환되지 못하였고, 소외 1 회사는 이 사건 보증에 따른 지급보증의무를 이행하지 못하였다.
 
사.  한편, 2014. 6.경부터 시행된 중국의 "국경간담보 외환관리규정"에 의하면, 중국 내의 회사 또는 개인이 중국 외의 채무자를 위하여 중국 외의 채권자에게 차입금 담보를 제공하는 일명 내보외대(內保外貸)의 경우, 보증계약 체결일로부터 15영업일 내에 보증인 소재지 외환관리국(State Administration of Foreign Exchange of China, 일명 ‘SAFE’)에 보증사실의 등록을 신청하여야 한다. 위 규정에 의하면, 보증사실을 등록하지 않을 경우 보증계약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지만, 보증인은 중국 내의 자산으로 중국 외의 채권자에게 보증채무를 이행할 수 없고, 보증인에게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이하 위 외환관리국에 대한 보증사실의 등록을 ‘SAFE등록’이라 한다).
소외 1 회사는 이 사건 보증 당시 이 사건 회사채의 발행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이 사건 보증에 대한 SAFE등록을 완료하고, 그 기간 내에 SAFE등록이 완료되지 않을 경우 이 사건 회사채의 원리금을 조기상환하기로 약정하였다. 소외 1 회사는 이 사건 회사채 발행 이후 관할 외환관리국에 SAFE등록을 신청하였으나, 이 사건 회사채 발행일로부터 90일 이내에 SAFE등록이 완료되지 않았고, 이 사건 회사채의 원리금이 상환되지도 않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을가 제1 내지 5, 14 내지 2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제1심법원의 소외 6 회사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각 청구에 공통되는 주장
피고 1 회사, 피고 2 회사는 이 사건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하여 이 사건 ABCP를 발행하는 자산유동화의 공동주관사이고, 피고 3 회사, 피고 4 회사는 이 사건 ABCP의 신용도를 평가한 신용평가회사이다.
이 사건 ABCP의 신용도는 이 사건 회사채의 지급을 보증한 소외 1 회사의 신용도와 직결되고, 이는 이 사건 ABCP에 투자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 사항이다.
그런데 소외 1 회사의 이 사건 보증은 SAFE등록을 마치지 않아 소외 1 회사의 중국 내 자산을 중국 외로 송금할 수 없어 실효성 있는 보증이라고 할 수 없음에도 피고들이 상품설명서나 신용평가서에 이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원고를 비롯한 투자자들은 이 사건 보증의 실효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소외 1 회사는 중국 중앙정부 또는 지방정부가 직접 그에 관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고 중국의 국유자산관리감독위원회에 등록된 국유기업이 아님에도, 피고들은 만연히 소외 1 회사를 중국의 지방공기업이라고 설명 내지 홍보하여 원고를 비롯한 투자자들로 하여금 마치 소외 1 회사가 중국 지방정부 등으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인식하도록 하였다. 나아가 이 사건 ABCP가 만기에 정상적으로 상환이 이루어질 수 있는지는 지급보증인인 소외 1 회사의 상환능력에 의존하고 있었음에도, 피고들은 이 사건 ABCP 관련 거래를 주관하거나 이 사건 ABCP에 대한 신용등급을 부여함에 있어 소외 1 회사의 재무상태, 기초자산의 상환구조와 현금흐름 등에 대한 조사 및 이에 대한 고지를 제대로 하지 아니하여 원고를 비롯한 투자자들은 소외 1 회사의 상환능력이 충분하다고 인식하게 되었다.
위와 같은 피고들의 행위는 투자자보호의무를 위반한 것일 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을 기망한 것이다.
나. 주위적 청구(피고 1 회사에 대하여)
소외 3 회사는 그 유일한 자산인 이 사건 회사채의 부도로 무자력에 빠졌으므로, 원고는 원고의 소외 3 회사에 대한 이 사건 ABCP 채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소외 3 회사의 피고 1 회사에 대한 다음과 같은 각 채권을 대위하여 피고 1 회사에게 이 사건 사채매매계약 매매대금 중 원고의 이 사건 ABCP 매입대금 상당인 19,666,520,550원(= 2018. 5. 11.자 매매대금 9,830,465,754원 + 2018. 5. 17.자 매매대금 9,836,054,79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1) 이 사건 사채매매계약의 부존재, 무효, 취소에 따른 부당이득반환청구권
가) 소외 3 회사와 소외 4 회사 사이의 업무위탁계약에 의하면, 이 사건 사채매매계약은 피고 1 회사와 소외 3 회사를 대리하는 소외 4 회사가 체결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사채매매계약이 실제로 체결되었다거나, 피고 1 회사와 소외 3 회사로부터 대리권을 수여받은 소외 4 회사 사이에 위 사채매매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 사건 사채매매계약은 부존재하거나 무권대리행위에 의하여 무효이다. 설령 피고 1 회사가 소외 3 회사의 대리인 지위에서 위 사채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대리인이 본인의 허락 없이 본인을 위하여 자기와 한 법률행위이어서 민법 제124조의 자기계약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소외 3 회사는 피고 1 회사에 대하여 이 사건 사채매매계약의 무효에 따른 매매대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진다.
나) 소외 3 회사는 원고와 마찬가지로 피고 1 회사로부터 이 사건 ABCP의 신용도에 관하여 기망 당하였거나 착오에 빠져 이 사건 사채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민법 제110조 또는 제109조에 따라 이 사건 사채매매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 원고는 소외 3 회사에 대한 이 사건 ABCP 채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소외 3 회사를 대위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의 송달로써 이 사건 사채매매계약을 취소한다. 따라서 소외 3 회사는 피고 1 회사에 대하여 이 사건 사채매매계약의 취소에 따른 매매대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진다.
2) 선관주의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
자산관리자인 피고 1 회사는 민법 제681조 및 자산관리위탁계약 제3조 제1항에 따라 위임인인 소외 3 회사에 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위임사무를 처리할 의무를 부담한다. 그런데 피고 1 회사는 위와 같은 선관주의의무에 위반하여 소외 3 회사로 하여금 피고 1 회사로부터 적기상환능력이 없거나 의심되는 이 사건 회사채를 매수하게 하고,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여 이 사건 ABCP를 발행하게 함으로써, 소외 3 회사에게 이 사건 사채매매계약의 매매대금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 따라서 소외 3 회사는 피고 1 회사에 대하여 이 사건 사채매매계약의 매매대금 상당의 손해배상청구권을 가진다.
다. 제1 예비적 청구(피고 1 회사, 피고 2 회사에 대하여)
1) 원고와 소외 2 회사 사이에 이루어진 이 사건 ABCP 매매계약은 앞서 본 바와 같은 사정으로 기망 또는 착오에 의한 것인데, 원고는 2021. 4.경 위 매매계약을 취소하였으므로 원고는 소외 2 회사에 대하여 매매대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가지고 있다.
2) 원고가 2018. 5. 11. 매입한 이 사건 ABCP는 피고 1 회사가 인수한 이후 소외 5 회사, 소외 6 회사, 소외 2 회사, 원고 순으로 순차 매도되었다. 소외 5 회사, 소외 6 회사, 소외 2 회사 역시 앞서 본 바와 같은 사정으로 기망 또는 착오에 의하여 각 이 사건 ABCP 매매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각자 매도인에 대하여 사기 또는 착오를 원인으로 각 매매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 원고는 2021. 4.경 소외 2 회사에 대한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을 피보전채권으로 하여 소외 2 회사, 소외 6 회사, 소외 5 회사를 각 순차로 대위하여 소외 2 회사, 소외 6 회사, 소외 5 회사의 각자 매도인과의 사이에 체결된 각 이 사건 ABCP 매매계약을 취소하였고, 다시 소외 2 회사에 대한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을 피보전채권으로 하여 소외 2 회사, 소외 6 회사, 소외 5 회사를 각 순차로 대위하여 각 매도인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행사한다. 따라서 최초 매도인인 피고 1 회사는 원고에게 2018. 5. 11.자 이 사건 ABCP 매매계약의 매매대금 상당인 9,830,465,754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원고가 2018. 5. 17. 매입한 이 사건 ABCP는 피고 2 회사가 인수한 이후 소외 2 회사, 원고 순으로 순차 매도되었다. 소외 2 회사 역시 앞서 본 바와 같은 사정으로 기망 또는 착오에 의하여 이 사건 ABCP 매매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피고 2 회사에 대하여 사기 또는 착오를 원인으로 이 사건 ABCP 매매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는 소외 2 회사에 대한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을 피보전채권으로 하여 소외 2 회사를 대위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의 송달로써 소외 2 회사와 피고 2 회사 사이의 이 사건 ABCP 매매계약을 취소하고, 소외 2 회사에 대한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을 피보전채권으로 하여 소외 2 회사를 대위하여 피고 2 회사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행사한다. 따라서 피고 2 회사는 원고에게 위 매매계약의 매매대금 상당인 9,836,054,79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라.  제2 예비적 청구(피고들에 대하여)
1) 피고 1 회사, 피고 2 회사에 대한 청구
피고 1 회사, 피고 2 회사는 위 가.항 기재와 같이 투자자보호의무를 위반하였을 뿐만 아니라 기망행위,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20. 3. 24. 법률 제1711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자본시장법’이라 한다) 제49조(부당권유의 금지) 위반행위, 자본시장법 제178조가 금지하는 부정거래행위를 하였으므로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 또는 민법 제750조에 따라 원고에게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3 회사, 피고 4 회사에 대한 청구
가) 피고 3 회사, 피고 4 회사는 위 가.항 기재와 같이 원고를 비롯한 투자자를 기망하는 등 투자자보호의무를 위반하였다. 또한 위 피고들에게는 이 사건 보증에 대한 SAFE등록의 미완료, 소외 1 회사의 대한민국 공기업과의 차이, 소외 1 회사의 상환능력, 이 사건 회사채의 상환구조와 현금흐름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여 이 사건 ABCP의 신용도 위험을 온전히 평가하지 못한 중과실이 있다. 따라서 위 피고들은 민법 제750조에 따라 원고에게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 그리고 위 피고들은 적어도 과실로 피고 1 회사, 피고 2 회사의 불법행위를 방조한 잘못이 있으므로 민법 제760조에 따라 원고에게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3) 피고들의 공동책임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원고가 입은 손해, 즉 이 사건 ABCP 매입대금 상당인 19,666,520,550원(= 2018. 5. 11.자 투자금 9,830,465,754원 + 2018. 5. 17.자 투자금 9,836,054,79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주위적 청구(피고 1 회사에 대하여)에 관한 판단
피보전채권인 원고의 소외 3 회사에 대한 ABCP채권의 존재 및 채권자대위의 요건 중 채무자인 소외 3 회사의 무자력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대위권리인 소외 3 회사의 피고 1 회사에 대한 채권의 존부에 관하여 본다.
가. 소외 3 회사의 피고 1 회사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존재 여부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사채매매계약의 부존재, 무효에 따른 부당이득반환청구권
가) 갑 제53호증, 을가 제3, 51호증의 각 기재, 제1심법원의 소외 4 회사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소외 3 회사와 소외 4 회사 사이에 체결된 업무위탁계약(을가 제3호증) 제10조 제8항은 업무수탁자인 소외 4 회사는 위탁자인 소외 3 회사를 대리하여 이 사건 회사채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양도인인 피고 1 회사에게 매매대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사실, ② 소외 4 회사는 ‘자신은 2018. 5. 8. 업무위탁계약 등에 의거하여 이 사건 회사채의 매입을 완료하였다’는 의견을 밝힌 사실, ③ 소외 4 회사는 피고 1 회사의 운용지시에 따라 기초자산인 이 사건 회사채 매입과 관련된 자금 이체 업무를 수행한 사실, ④ 실제로 소외 3 회사의 계좌에서 이 사건 회사채 매매대금 1억 5,000만 달러가 이체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사채매매계약은 피고 1 회사와 소외 3 회사를 대리한 소외 4 회사 사이에 적법하게 체결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소외 4 회사가 ‘위탁자 또는 자산관리자(피고 1 회사)의 지시로 위탁자를 대리하여 이 사건 사채매매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없다’라는 의견을 밝힌 바 있으므로(갑 제53호증), 이 사건 사채매매계약은 부존재한다."고 주장하나,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사채매매계약이 부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한편, 피고 1 회사가 소외 3 회사를 대리하여 이 사건 사채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위 사채매매계약이 민법 제124조의 자기계약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2) 이 사건 사채매매계약의 취소에 따른 부당이득반환청구권
앞서 본 인정사실에다가 제1심증인 소외 12의 증언, 제1심법원의 소외 4 회사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소외 3 회사는 이 사건 ABCP를 발행하기 위하여 피고 1 회사, 피고 2 회사에 의하여 설립된 회사로서 그 자체로는 별다른 실체가 없고, 자산관리를 위탁받은 피고 1 회사에 의하여 의사결정이 이루어졌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의사표시의 효력이 의사의 흠결, 사기, 강박 또는 어느 사정을 알았거나 과실로 알지 못한 것으로 인하여 영향을 받을 경우 그 사실의 유무는 대리인을 표준하여 결정하고(민법 제116조 제1항), 계약관계에서 이행보조자의 고의나 과실은 채무자 본인의 고의나 과실로 보는 등(민법 제391조) 의사표시의 해석에 관한 민법 규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채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소외 3 회사가 그 매매목적물인 이 사건 회사채에 관하여 피고 1 회사로부터 기망 당하였다거나 착오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소외 3 회사가 피고 1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사기나 착오를 이유로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없다.
3) 소결
결국 소외 3 회사의 피고 1 회사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 소외 3 회사의 피고 1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존재 여부에 관한 판단
을가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소외 3 회사와 피고 1 회사 사이의 자산관리위탁계약 제3조 제1항은 "자산관리자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관계 법령 및 이 계약의 내용에 따라 자산관리업무를 수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1 회사가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거나, 그 위반으로 인하여 소외 3 회사가 손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소외 3 회사의 피고 1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  소결론
결국 원고가 대위할 소외 3 회사의 피고 1 회사에 대한 피대위권리는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소외 3 회사의 피고 1 회사에 대한 피대위권리가 존재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제1 예비적 청구(피고 1 회사, 피고 2 회사에 대하여)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채권자는 자기의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일신에 전속한 권리가 아닌 한 채무자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민법 제404조 제1항). 권리의 행사 여부는 권리자가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채무자가 스스로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데도 채권자가 채무자를 대위하여 채무자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으려면 그러한 채무자의 권리를 행사함으로써 채권자의 권리를 보전해야 할 필요성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되기 위하여는 우선 적극적 요건으로서 채권자가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피보전채권의 완전한 만족을 얻을 수 없게 될 위험의 존재가 인정되어야 하고, 나아가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는 것이 그러한 위험을 제거하여 피보전채권의 현실적 이행을 유효ㆍ적절하게 확보하여 주어야 하며, 다음으로 소극적 요건으로서 채권자대위권의 행사가 채무자의 자유로운 재산관리행위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 된다는 사정이 없어야 한다. 이러한 적극적 요건과 소극적 요건은 채권자가 보전하려는 권리의 내용, 보전하려는 권리가 금전채권인 경우 채무자의 자력 유무, 피보전채권과 채권자가 대위행사하는 채무자의 권리와의 관련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인정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8. 25. 선고 2019다22920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원고가 주장하는 피보전채권(소외 2 회사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금전채권이므로, 이를 보전하기 위하여 소외 2 회사의 제3채무자에 대한 피대위권리를 대위하여 행사하기 위하여는 원칙적으로 소외 2 회사의 무자력이 요구되는데, 소외 2 회사가 현재 무자력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또한,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보전채권의 실현 또는 만족을 위하여 피대위권리의 행사가 긴밀하게 필요하다는 등의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거나, 원고가 피대위권리를 대위하여 행사하지 않으면 자기 채권의 완전한 만족을 얻지 못할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아가 원고의 채권자대위권의 행사가 소외 2 회사의 자유로운 재산관리행위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 될 수 있으므로,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원고의 제1 예비적 청구는 채권자대위소송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부적법하다.
 
5.  제2 예비적 청구(피고들에 대하여)에 관한 판단 
가.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6, 7, 8, 14 내지 21, 25, 27, 31, 36, 38, 41 내지 45, 47, 48, 49, 52호증, 을가 제8, 9, 11, 30 내지 42, 55, 56, 59호증, 을나 제2, 18 내지 21, 27, 29, 30, 31, 33, 34, 38, 42호증의 각 기재, 당심 증인 소외 10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소외 5 회사의 채권중개 담당 직원인 소외 16은 2018. 4. 16. ◆◆◆ 주식회사(이하 ’소외 7 회사‘라 한다)의 소외 13으로부터 소외 1 회사가 자신의 지급보증 하에 해외 자회사인 ◎◎◎캐피탈 명의로 발행할 사채의 매매를 의뢰받고, 그 다음 날인 2018. 4. 17. 피고 1 회사의 직원인 소외 10에게 위 사채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였다. 소외 10은 피고 2 회사의 직원인 소외 9와 함께 위 사채를 기초자산으로 한 유동화증권인 자산담보부기업어음 발행을 추진하기로 하고, 그 과정에서 소외 10은 소외 1 회사 등 중국 측과의 업무조율 등을, 소외 9는 신용등급과 관련하여 국내 신용평가사와의 업무조율 등을 각 담당하였다.
2) 소외 10은 홍콩 창시증권의 직원 소외 17을 통해 소외 1 회사가 사채 발행 업무를 맡긴 홍콩 소재 자회사 ◎◎◎ Trading Company Limited(이하 ‘소외 14 회사’라 한다)와 전화, 이메일, 위챗 등으로 업무 조율을 하고 필요한 자료를 제공받았다.
3) 소외 9는 2018. 4. 말경 피고 3 회사에게 발행 예정이던 이 사건 ABCP의 신용평가를 의뢰하였다.
그런데 피고 3 회사는 그 이전인 2018. 3.경 소외 7 회사로부터 의뢰받은 소외 1 회사의 기업신용평가를 수행하면서 이미 소외 1 회사의 2017년도 반기 감사보고서, 회계법인의 재무실사보고서 초안, 소외 1 회사의 투자설명서 등을 검토하여 소외 1 회사의 기업신용평가를 A단계로 평가한 바 있었다. 피고 3 회사는 소외 7 회사가 소외 1 회사 자회사가 발행하는 사채를 유동화한 상품을 준비하는 것에 대비하여 해외 신용평가사에 관련 실무나 절차 등을 문의하는 등으로 신용평가를 위한 준비를 하였는데, 대체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SAFE등록은 이루어져서 신용등급을 부여하는 데 문제가 없고, 굳이 신용평가서에 기재하지도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피고 3 회사는 소외 7 회사 측에 유동화 상품의 신용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① 사채의 지급유예조항(Grace Period)을 삭제하고, ② 소외 1 회사의 보증에 대해 90일 내 SAFE등록이 이루어지지 않아 원리금이 조기상환될 경우 유동화증권의 만기일까지 경과이자를 지급받는 조항을 추가하며, ③ SAFE등록에 관한 법률의견서를 제출하여야 한다는 요청사항을 전달하였다.
피고 3 회사는 소외 9에게도 동일한 요청을 하였고, 이를 전달받은 소외 10은 소외 14 회사와 의하여 위 요청사항을 모두 이행하고 관련 자료를 피고 3 회사에 제출하였다. 피고 3 회사는 앞선 소외 1 회사 기업신용평가 자료에 피고 1 회사, 피고 2 회사가 가로 제공한 2017년 전체 감사보고서 등을 더하여 이 사건 ABCP에 대한 신용평가를 하였고, 소외 1 회사가 2018. 5. 11.이 만기인 원금 3억 5,000만 달러의 별건 회사채에 대한 지급보증채무를 부담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음에도 소외 1 회사의 현금성 자산 등에 비추어 상환능력이 충분하다고 보아 이 사건 ABCP에 A2 등급을 부여하였다.
4) 피고 4 회사 역시 2018. 3. 중순경 ■■증권 주식회사의 요청으로 소외 1 회사의 기업평가를 진행하다가 도중에 중단하였고, 2018. 4. 중순경 ◀◀투자증권 주식회사의 요청으로 다시 기업평가를 진행하였다. 피고 4 회사는 2018. 4. 30.경 소외 9로부터 이 사건 ABCP에 대한 신용평가를 요청받으면서 소외 1 회사에 대한 3년치 감사보고서, 발행사의 투자설명서, 피고 3 회사가 작성한 소외 1 회사의 기업신용평가서 등을 전달받고, ◀◀투자증권 주식회사가 제공한 회계법인의 재무실사보고서와 대조하는 등의 절차를 거쳤다.
5) 소외 10, 소외 9는 2018. 4. 말경부터 이 사건 ABCP를 사전판매하기 위해 기관투자자들에게 매수의향을 타진하면서, 상품설명서와 소외 1 회사에 대한 기업신용평가서를 전달하였다. 소외 10은 2018. 4. 30.경 ★★★증권 주식회사의 소외 11로부터 SAFE등록에 관한 문의전화를 받고, SAFE등록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원리금 조기상환 시 이 사건 ABCP의 만기일까지 이자도 추가로 지급받기로 하여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취지로 답변하였고, 소외 9도 같은 날 ▼▼자산운용 주식회사 측의 요청으로 SAFE등록에 대한 설명, 이 사건 ABCP에 대한 신용평가서 발급 등에 대한 설명을 하였다.
6) 피고 1 회사, 피고 2 회사가 사건 ABCP 발행을 계획하기 전 ★★★증권 주식회사, ▼▼자산운용 주식회사 등은 소외 7 회사로부터 소외 1 회사가 보증하는 사채에 대한 투자 문의를 받고, 상품설명서 등의 자료를 받아보기도 한 상태였다.
7) 이 사건 ABCP는 내보외대 구조의 회사채를 인수하여 유동화한 상품으로, 소외 10, 소외 9는 이전에 이러한 구조의 ABCP를 발행한 경험이 없었고, 그와 같은 상품은 국내에서도 처음 시도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소외 10, 소외 9는 이 사건 ABCP 발행 전 직접 소외 1 회사 본사나 자회사를 방문한 적이 없고, 각자가 소속된 회사의 다른 부서로부터 이 사건 ABCP 발행에 관한 전문적인 의견을 구하지도 않았다. 또한, 이들은 ◎◎◎캐피탈의 자금조달 목적과 용도, 이 사건 회사채의 상환구조 및 방법, 이 사건 ABCP 발행 시점의 소외 1 회사의 재무 상황, 이 사건 ABCP 발행 무렵 소외 1 회사가 지급을 보증한 다른 회사채의 존재, 소외 1 회사의 SAFE등록이 되지 않을 경우 이 사건 회사채 상환의 재원이 될 수 있는 소외 1 회사의 역외자산이 충분한지 여부 등을 구체적으로 조사하지 않았다.
8) 소외 10, 소외 9는 2018. 5. 10. ◎◎◎캐피탈로부터 선취수수료 명목으로 52만 5,000달러를 교부받았다. 소외 10, 소외 9는 각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수재등) 및 범죄수익은닉의규제및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으로 기소되었고, 2020. 1. 17. 위 모든 범죄사실에 대한 무죄판결을 받았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고합603호). 이후 소외 10, 소외 9는 아래 표와 같이 항소심에서 추가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의 예비적 범죄사실에 대하여 2020. 7. 17. 유죄판결을 선고받았고(서울고등법원 2020노268호), 2020. 10. 29. 위 판결은 대법원에서 상고기각 되어(대법원 2020도10320호) 그대로 확정되었다.
피고인 소외 10은 2018. 4. 말경 소외 17과 이 사건 회사채 인수 조건 등에 대해 협의하면서 이 사건 회사채 금리를 연 5.55%로 하되 최초 논의된 조건이었던 연 6.25%와의 금리 차액을 선취수수료로 지급받는 방법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피고인 소외 10에게는 위와 같은 선취수수료 지급 시 이 사건 회사채 인수주체인 피고 1 회사에 이를 귀속시켜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었다.그러나 피고인 소외 10은 피고인 소외 9와 상의하여 소외 1 회사 측으로부터 지급될 선취수수료를 피고 1 회사에 귀속시키지 아니하고 피고인 소외 9의 매부가 대표자로 있는 ▶▶솔루션스 명의로 지급받아 피고인 소외 10, 소외 9가 개인적으로 차지하기로 공모하였다. 피고인 소외 10, 소외 9는 2018. 4. 30.경 소외 17을 통해 ‘위 1.5억 달러의 회사채 인수대금이 ◎◎◎캐피탈에 지급되는 경우 ◎◎◎캐피탈이 회사채 인수대금의 0.35%를 ▶▶솔루션스에 수수료로 지급한다’는 취지의 ▶▶솔루션스와 ◎◎◎캐피탈 간 ‘자문서비스 협약’이라는 제목의 계약을 체결하였고, 2018. 5. 10. 소외 1 회사 측으로부터 선수수료 명목으로 52만 5,000달러를 ▶▶솔루션스 명의 ♠♠은행 외환계좌로 입금 받아 이를 취득하였다.
나. 피고 1 회사, 피고 2 회사(이하 달리 특정하지 않는 한 이 항에서는 ‘피고들’이라 한다)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1) 피고들의 실사 내지 조사의무 위반으로 인한 투자자보호의무 위반 여부
앞서 가.항에서 본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피고들은 이 사건 ABCP의 발행 과정에서 합리적인 실사 내지 조사를 다하여 원고를 비롯한 이 사건 ABCP 투자자들에게 투자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여야 할 투자자보호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가) 자산유동화에 있어 주관사의 투자자보호의무
특수목적법인으로 하여금 자산유동화의 대상자산(이하 ‘기초자산’이라 한다)을 양수하여 유동화증권을 발행하게 한 뒤 특수목적법인으로부터 위 유동화증권을 인수하여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등으로 금융시장에 유동화증권을 유통시키는 일련의 과정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금융기관(이하 ‘주관사’라 한다)은 그 과정에서 기초자산 및 기초자산으로부터 유동화증권 보유자에 이르는 현금흐름(이하 통틀어 ‘기초자산 등’이라 한다)에 대한 합리적인 수준의 실사 내지 조사를 함으로써 투자자에게 유동화증권의 위험요인에 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이들이 그 정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할 투자자보호의무(이하 ‘실사 내지 조사의무’라 한다)를 부담하며, 이러한 의무는 유동화증권이 사모(私募)의 방법으로 발행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배제된다고 볼 수 없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자본시장법 제37조 제1항은 "금융투자업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금융투자업을 영위하여야 한다."고 하여 금융투자업자의 신의성실의무를, 같은 조 제2항은 "금융투자업자는 금융투자업을 영위함에 있어 정당한 사유 없이 투자자의 이익을 해하면서 자기가 이익을 얻거나 제삼자가 이익을 얻도록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하여 금융투자업자의 고객이익우선의무를 각 규정하고 있다. 금융거래에 참여하는 당사자는 자기책임의 원칙에 의거하여 금융거래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 금융거래에 따르는 위험 등에 대한 정보의 측면에서 금융투자업자와 투자자 사이에 정보의 비대칭성이 존재하고 금융투자업자가 이를 이용하여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는 신의성실의무 내지 고객이익우선의무에 위반된다고 보아야 한다. 아래 ⑵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자산유동화증권의 발행, 인수 및 판매를 주관하는 주관사는 기초자산 등에 대한 정보에 있어 투자자보다 우위에 있으므로, 주관사에게는 기초자산 등의 위험에 대하여 충분하게 실사 내지 조사하고, 투자자에게 그로부터 얻은 정보를 제공할 실사 내지 조사의무가 있다고 볼 것이다.
증권의 공모(公募)거래에 대하여 자본시장법은 발행인의 증권신고서 작성 및 제출 의무(제119조), 투자설명서의 작성 및 공시 의무(제123조),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의 거짓기재 내지 부실기재로 인하여 투자자들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증권의 인수인, 주선인 등의 손해배상의무(제125조 제1항)를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시행령은 자본시장법의 위임에 따라 유동화증권의 공모거래에 있어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에 기재되어야 하는 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함으로써(제128조 제1항, 제131조 제3항) 인수인에게 독자적인 조사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나, 자본시장법 및 같은 법 시행령은 증권의 사모거래의 인수인에 대하여는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투자자 보호라는 자본시장법의 목적(자본시장법 제1조)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자본시장법의 규율체계가 증권의 사모거래의 경우 주관사의 의무와 책임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볼 수는 없다.
자본시장법 제9조 제5항 제5호는 "전문투자자"를 정의하면서 이를 일반투자자와 구별하고 있고, 전문투자자는 구 자본시장법 제46조(적합성 원칙 등), 제46조의2(적정성의 원칙 등), 제47조(설명의무)의 적용대상에서 배제된다. 그러나 이러한 자본시장법의 규율체계가 전문투자자를 상대방으로 하는 거래에 있어 앞서 본 주관사의 투자자에 대한 실사 내지 조사의무를 완전히 면제하는 취지라고 볼 수는 없고, 다만 전문투자자를 상대방으로 하는 경우 그 투자자보호의무의 범위와 정도를 정함에 있어 금융상품의 특성과 위험도 수준 및 투자자의 투자경험이나 전문성 등이 고려될 뿐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5. 3. 26. 선고 2014다214588, 214595 판결 취지 참조).
⑵ 자산유동화는 ①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하고, ② 기초자산을 특수목적법인에 이전함으로써 자산보유자로부터 법적으로 분리하며, ③ 특수목적법인이 기초자산을 기초로 증권 또는 증서를 발행하고, ④ 기초자산의 관리ㆍ운용ㆍ처분으로부터 얻는 현금흐름으로 증권 또는 증서의 원리금 또는 수익금을 유동화증권 소유자에게 배분한다는 것이 그 요체이므로, 기초자산 및 그로부터 유동화증권 소유자에 이르는 현금흐름은 자산유동화의 밑바탕이 되는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자산유동화 구조를 이용하여 유동화증권을 발행하고 금융시장에 유통시키는 과정을 주관하는 주관사는 유동화증권의 핵심적인 내용을 이루는 기초자산 등에 관한 합리적 수준의 실사 내지 조사를 하고, 투자자에게 그로부터 얻은 정보를 제공하여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무엇보다도 주관사는 자산유동화 거래의 전체 구조를 설계한 자일뿐만 아니라 이러한 거래에 참여하는 당사자들 중 가장 적은 비용으로 기초자산 등에 관한 정밀한 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 주체이므로, 주관사로 하여금 투자자에게 기초자산 등에 대한 실사 내지 조사를 통하여 획득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효율적이라는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그러하다.
⑶ 주관사는 유동화증권의 발행, 인수, 판매의 모든 과정을 주관하면서 금융시장에 유동화증권을 유통시키고 수수료 등 수익을 얻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관사의 기초자산 등에 대한 실사 내지 조사의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본다면, 주관사로서는 유동화증권의 토대가 되는 기초자산 등의 위험에 대한 주의의 정도를 낮출 경제적 유인이 충분하다. 이는 금융시장에 광범위하게 유통될 유동화증권의 부실화를 초래하여 궁극적으로는 복잡성과 상호연결성이 높아진 오늘날의 금융시장에 심각한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
나) 실사 내지 조사의무의 구체적 범위와 정도
다만, 위와 같은 주관사의 기초자산 등에 대한 실사 내지 조사의무는 모든 형태의 유동화증권에 대하여 동일한 수준으로 정하여진다고 볼 수는 없고, 기초자산의 성질, 자산유동화의 구조, 투자자의 전문성, 역외거래가 포함되었는지 여부 등 유동화증권과 관련된 사정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므로, 구체적인 사안에서 주관사의 실사 내지 조사의무의 범위와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실사 내지 조사의무의 범위와 정도를 판단함에 있어, 유동화증권의 발행 과정에서 기초자산 등에 관한 위험을 추단할 수 있는 의심스러운 정황[이른바 위험신호(red flag)]이 발견되는 경우 유동화증권의 발행, 인수, 판매를 주관하는 주관사에게는 더욱 높은 수준의 실사 내지 조사의무가 부과되어야 한다. 나아가 위와 같은 주관사의 실사 내지 조사의무를 담당하는 임직원이 자산유동화 과정에서 실사 내지 조사의 대상이 되는 자로부터 부정한 경제적 이익을 받았거나, 자산유동화 거래의 종결에 따라 그로부터 위 임직원에게 귀속될 부정한 경제적 이익이 존재한다면, 그러한 사정은 주관사의 실사 내지 조사의무 이행의 적정성을 중대하게 해할 개연성이 있는 정황에 해당하므로, 그와 같은 사정 또한 주관사의 실사 내지 조사의무를 한층 더 엄격하게 요구하여야 할 근거가 된다고 할 것이다.
다) 피고들이 실사 내지 조사의무를 다하였는지
⑴ 피고들의 실사 내지 조사의무
이 사건 ABCP는 특수목적법인인 ◎◎◎캐피탈이 발행하고 중국 기업인 소외 1 회사가 그 지급을 보증하는 해외 보증사채인 이 사건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하여 발행된 유동화증권이다. 따라서 ◎◎◎캐피탈로부터 이 사건 회사채를 인수하여 이 사건 ABCP를 발행하고 판매하는 일련의 과정을 주관하였던 피고들에게는 그 과정에서 이 사건 ABCP의 기초자산 등에 대한 합리적인 수준의 실사 내지 조사를 하고 원고를 비롯한 이 사건 ABCP의 투자자들에게 그로부터 획득한 정보를 제공할 실사 내지 조사의무가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피고들은 아래와 같이 실사 내지 조사의무를 소홀히 했고, 특히 이 사건 ABCP의 기초자산인 이 사건 회사채와 관련하여 몇 가지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더 나아가 조사하지 않았다.
⑵ 이 사건 ABCP 발행 과정에서의 소외 1 회사 측과 소외 10, 소외 9 사이의 정황
이 사건 ABCP의 발행을 실무적으로 담당한 소외 10, 소외 9는 2018. 4. 30.경 소외 17을 통하여 ‘1억 5,000만 달러의 이 사건 회사채 인수대금이 ◎◎◎캐피탈에 지급되는 경우 ◎◎◎캐피탈이 이 사건 회사채 인수대금의 0.35%를 ▶▶솔루션스에 수수료로 지급한다’는 취지의 ▶▶솔루션스와 ◎◎◎캐피탈 간 ‘자문서비스 협약’을 체결하였고, 이 사건 ABCP가 발행된 후인 2018. 5. 10. ◎◎◎캐피탈로부터 ▶▶솔루션스를 통하여 선취수수료 명목으로 이 사건 회사채 인수대금의 0.35%에 해당하는 52만 5,000달러를 송금 받았다. 그런데 ▶▶솔루션스는 소외 9의 여동생 소외 15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회사였고, 위 금원은 복잡한 자금세탁 과정을 거쳐 소외 10과 소외 9에게 귀속되었다. 위 52만 5,000달러는 이 사건 ABCP의 발행에 따라 피고 1 회사에게 귀속되어야 할 금원이었는데, 소외 10, 소외 9는 이 사건 ABCP의 발행은 물론 이 사건 회사채의 인수가 이루어지기도 전인 2018. 4. 말경부터 위 금원을 개인적으로 착복할 계획을 가지고 이를 실행하였고, 이 사건 ABCP의 발행은 이들이 위 52만 5,000달러를 수취할 수 있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
즉, 원고를 비롯한 투자자들을 위하여 실사 내지 조사의무를 부담하는 피고들의 담당 임직원이었던 소외 10, 소외 9가 실사 내지 조사의 대상이 되는 소외 1 회사 측으로부터 부정한 금원을 수취하였는바, 이는 이들이 이 사건 ABCP의 발행 과정에서 성실하게 그 임무를 수행하였는지 의심할 만한 정황에 해당한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들이 이 사건 ABCP의 발행 과정에서 합리적인 수준에서 기초자산 등에 대한 실사 내지 조사의무를 다하였는지는 더욱 신중하게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⑶ 이 사건 ABCP의 지급구조 및 현금흐름 등에 대한 실사 내지 조사
㈎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ABCP와 같은 유동화증권의 경우 기초자산으로부터 특수목적법인을 통하여 투자자에게 도달하는 현금흐름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캐피탈은 이 사건 회사채 발행을 위하여 설립된 특수목적법인에 불과하였고, 소외 1 회사 또는 그 계열사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하여 증권의 투자제안ㆍ판매ㆍ발행 또는 부채차입, 그리고 이를 통하여 수령한 자금의 소외 1 회사 또는 그 계열사에 대한 투자ㆍ대출 외에 다른 사업을 하지는 아니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회사채는 ◎◎◎캐피탈의 독자적인 사업 운용에 따라 발생한 자금으로 상환되는 것이 아니라, 소외 1 회사 및 그 계열사가 ◎◎◎캐피탈로부터 조달한 이 사건 회사채 발행대금을 운용하여 발생한 자금으로 이 사건 회사채를 상환할 것이 예정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소외 10으로서는 소외 1 회사 또는 그 계열사가 이 사건 회사채 발행대금으로 어떠한 사업을 영위할 것인지, 그러한 사업으로부터 발생한 자금이 어떠한 경로를 거쳐 이 사건 회사채의 상환에 사용될 것인지 등에 대한 실사 내지 조사를 하였어야 할 것이다. 특히 이 사건 ABCP는 만기가 6개월인 단기의 기업어음이었으므로, 그러한 실사 내지 조사는 이 사건 ABCP의 어음금 지급에 있어서도 핵심적인 것이었다.
㈏ 그런데 소외 10이 2018. 4. 30. 소외 1 회사 측과의 컨퍼런스 콜에서 소외 1 회사 측에게 ◎◎◎캐피탈이 이 사건 회사채의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의 용도가 무엇인지 묻자, 소외 1 회사 측은 ‘운영자금(Working Capital)’이라는 답변만을 하였고, 구체적인 대답을 하지 아니하였다. 이처럼 소외 1 회사 측에서 이 사건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의 용도에 관하여 구체적인 대답을 하지 않은 것은 소외 1 회사 측이 이 사건 회사채를 발행하는 목적 등에 관한 의혹을 제기할 수 있는 정황이라고 보인다. 특히 소외 10이 소외 1 회사 측과 교섭을 시작한 것은 2018. 4. 17.경으로 보이는데, 소외 1 회사는 소외 17을 통하여 소외 10에게 2018. 4. 30. 또는 2018. 5. 10.까지 이 사건 회사채가 발행되기를 원한다고 말하기도 하였으므로, 소외 10으로서는 소외 1 회사가 이 사건 회사채의 발행을 서두르는 이유는 무엇인지, 이 사건 회사채의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에 관하여 충분히 의구심을 가질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 그러나 소외 10은 이 사건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의 용도, 이 사건 회사채의 상환 방법 등에 대해서는 별다른 의문을 갖지 않았고 더 나아가 조사도 하지 아니하였는데, 그에 따라 이 사건 회사채의 인수계약서(을가 제2호증)에는 이 사건 회사채의 발행인인 ◎◎◎캐피탈 및 보증인인 소외 1 회사가 이 사건 회사채 발행으로 얻은 수익금을 막연히 ‘일반 기업 목적(general corporate purpose)’에 사용한다는 조항이 삽입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⑷ 소외 1 회사의 전반적인 재무상황 등에 대한 실사 내지 조사
㈎ 소외 10은 이 사건 ABCP와 같이 해외 기업의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ABCP를 발행하여 본 경험이 없었고, 당시 이 사건 ABCP와 같은 형태의 유동화증권은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소외 1 회사는 당시 국내에 생소한 중국 기업이었고, 이 사건 ABCP의 발행규모도 상당하였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라면 소외 10은 이 사건 ABCP가 발행된 2018. 5.경 소외 1 회사의 전반적인 재무상황 등 정보를 현지 실사를 하거나 각종 경로를 통해 파악하려는 노력을 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소외 10은 이 사건 ABCP의 발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소외 1 회사에 대한 2015년~2017년 온기 감사보고서와 피고 3 회사가 2018. 3. 13.자로 작성한 소외 1 회사의 기업신용평가서(이하 ‘소외 1 회사 기업신용평가서’라 한다)를 검토하고, 소외 1 회사 측과 컨퍼런스 콜만을 진행하였을 뿐, 소외 1 회사 본사나 자회사에 방문하여 담당자들을 만나 위와 같은 사항을 확인하는 등의 노력을 하지 아니하였다.
㈏ 또한 소외 10은 만기가 6개월로 단기인 이 사건 회사채의 적기상환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이 사건 회사채의 발행 무렵 만기가 도래하는 소외 1 회사가 지급을 보증한 다른 회사채의 존재, 만기, 규모 등을 면밀하고 세심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었고, 피고 1 회사 내부의 블룸버그 시스템을 이용하여 이를 용이하게 확인할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외 10은 소외 1 회사가 지급을 보증하는 다른 회사채의 존재 등에 관한 조사를 전혀 하지 않았고, 소외 1 회사 측과의 컨퍼런스 콜에서도 이를 확인하지 아니하였다. 결국 앞서 본 바와 같이 2018. 5. 11. 상환이 예정되었고 소외 1 회사가 그 지급을 보증하였던 3억 5,000만 달러 규모의 회사채 미상환에 따라 이 사건 회사채는 최종적으로 교차부도 처리되었다(피고 3 회사는 위 3억 5,000만 달러 규모 회사채의 존재를 인식하면서도 이 사건 ABCP의 신용평가 등급을 A2로 산정하였으나, 그 신용평가서에는 위 회사채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 신용평가서는 이 사건 ABCP 발행 당일 공시되었으므로, 원고를 비롯한 투자자들은 피고들로부터 그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 이 사건 ABCP 발행과 비슷한 시기에 ◎◎◎캐피탈이 발행하고 소외 1 회사가 그 지급을 보증하는 회사채의 인수를 계획하였던 소외 7 회사는 2018. 4.경 ‘① 소외 1 회사의 운전자본 부담 증가 및 과도한 Capex 지출에 따른 재무 부담 확대, ② 소외 1 회사의 에콰도르 Sacha 유전 사업권 취득 관련 불확실성, ③ 우발부채 현실화 가능성, ④ 현저히 빈도 높게 발생 중인 중국 지방공기업 디폴트와 같은 소외 1 회사의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취지로 판단하였고, 그 외에도 SAFE등록 관련 법률 및 구조 리스크, 부정적인 매출 가능성 등도 존재한다고 판단하여 계획을 중단하였고, 소외 10도 그 무렵 소외 7 회사가 추진하던 거래가 지연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피고 1 회사에 소속된 소외 10으로서는 경쟁사인 소외 7 회사가 추진하던 거래가 지연되고 있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탐문할 필요까지는 없었을지라도, 금융전문가로서 적어도 소외 1 회사의 재무상황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의심할 수 있었음에도 그 의심을 해소하기 위한 상당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
㈑ 나아가 소외 10이 확인하였다는 소외 1 회사 기업신용평가서는 소외 1 회사에 대한 2017. 6.까지의 재무상황을 기초로 작성된 것이어서 그로부터 1년 가까이 경과한 이 사건 ABCP의 발행 시점인 2018. 5.경 소외 1 회사의 재무상황을 판단하는 기초자료로 사용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위 기업신용평가서는 발간되어 공시된 것이 아니라 피고 3 회사가 내부적으로 작성해둔 것에 불과하였다.
한편, 소외 10이 추가로 검토하였다는 중국 회계법인의 소외 1 회사에 대한 2017년 감사보고서(을나 제42호증의 1, 2)는 2018. 4. 23. 발행되었고, 위 감사보고서에는 ‘소외 1 회사에는 공시할 만한 대차대조표일 이후 사건이 없었다’고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위 감사보고서는 기본적으로 소외 1 회사의 2017. 1. 1.부터 2017. 12. 31.까지 재무상황에 대한 감사의견을 표명한 것이지 2017. 12. 31.부터 위 감사보고서 발행일인 2018. 4. 23.까지의 재무상황에 대한 적극적인 감사의견을 표명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이는 차년도인 2018년 감사보고서에서 이루어져야 할 내용이다), ‘소외 1 회사에는 공시할 만한 대차대조표일 이후 사건이 없었다’는 기재 또한 2017. 12. 31. 이후 위 2018. 4. 23.까지 소외 1 회사의 재무상황에 관한 중대한 변동이 없었다는 의미일 뿐이다. 피고 3 회사도 ‘위와 같은 기재는 소외 1 회사의 재무상태 변동 여부에 대한 확정적 판단이라고 볼 수는 없다. 위 기재는 2017년 말 이후 2018. 4. 23.까지 소외 1 회사의 재무상태에 변동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을 확정적으로 증명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하였다.
결국 소외 10이 이 사건 ABCP의 발행 과정에서 참조하였다는 소외 1 회사 기업신용평가서와 소외 1 회사에 대한 2015년~2017년 감사보고서는 이 사건 ABCP의 발행 당시 소외 1 회사의 재무상황 등을 확인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사정에다가 ① 소외 1 회사 측은 이 사건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의 용처 등에 관한 정보의 제공을 거부하였던 점, ② 소외 7 회사가 비슷한 시기에 소외 1 회사가 지급을 보증하는 회사채를 인수하는 거래를 하려다가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중도에 포기하였던 점 등 소외 1 회사의 재무상황에 관한 의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정황들까지 더하여 보면, 소외 10으로서는 소외 1 회사 기업신용평가서, 소외 1 회사에 대한 2015년~2017년 감사보고서만을 만연히 믿을 것이 아니라, 이 사건 회사채를 인수할 무렵 소외 1 회사의 정확한 재무상황을 파악하기 위하여 노력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하지 아니하였다고 할 것이다.
⑸ SAFE등록 관련 실사 내지 조사
외국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에 관한 거래를 할 때 외국의 외환관리규정에 따른 규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전문투자자라면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특히 이 사건 ABCP의 기초자산인 이 사건 회사채는 중국기업인 소외 1 회사의 자회사가 발행하고 소외 1 회사가 그 지급을 보증하는 것이므로, 전문투자자라면 중국이 갖고 있는 경제체제의 특수성에서 비롯된 규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고, 일부 관련자들은 SAFE등록 제도에 대하여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기도 하였다. 소외 10, 소외 9는 SAFE등록에 관한 문의가 있으면 이를 그대로 설명해준 것으로 보이고, SAFE등록 여부에 관한 사실을 의도적으로 숨기거나 허위로 설명하였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당시 이 사건 회사채에 관하여 SAFE등록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을 예견할 만한 객관적 정황이 있지도 않았다.
그러나 이 사건 ABCP 발행 당시 SAFE등록이 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으므로 만약 SAFE등록이 되지 않는 경우 이 사건 회사채의 보증인인 소외 1 회사는 중국 밖에 소재한 역외자산으로 보증채무를 이행할 수밖에 없고, 이는 이 사건 회사채의 상환 및 이 사건 ABCP의 어음금 지급과 직결되는 사항이다. 그러나 소외 10은 당시 소외 1 회사에게 역외자산이 충분히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현금화가 가능한 것인지, 가능하다면 어떠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등에 관하여 전혀 조사하거나 확인하지 아니하였다. 결국 소외 9가 앞서 본 SAFE등록과 관련한 피고 3 회사의 요청사항을 받아들여 이를 이 사건 ABCP의 발행 과정에 반영하였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조치만으로는 SAFE등록과 관련하여 파생될 수 있는 문제점들을 해결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2) 복수의 신용평가회사로부터 신용평가 등급을 받았다는 사정이 피고들을 면책시키는지
가) 자본시장법 제166조는 "거래소시장 또는 다자간매매체결회사 외에서 금융투자상품을 매매, 그 밖의 거래를 하는 경우 그 매매, 그 밖의 거래방법 및 결제의 방법 등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83조 제1항 제1호자본시장법 제166조에 따라 투자매매업자 또는 투자중개업자는 기업어음증권을 매매하거나 중개ㆍ주선 또는 대리하는 경우 둘 이상의 신용평가회사로부터 신용평가를 받은 기업어음증권일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위 규정들은 기업어음증권을 취급하는 금융투자업자가 적어도 ‘2개 이상의 신용평가회사로부터 신용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정한 것으로 보일 뿐, 2개 이상의 신용평가회사로부터 신용평가를 받았다고 하여 단순히 ABCP를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ABCP의 발행 과정을 전체적으로 설계하고 주도한 주관사의 투자자에 대한 모든 책임이 면제된다는 취지로 볼 수는 없다.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이루어진 신용평가 등급은 금융투자상품의 신용도나 위험을 평가하는 중요한 척도가 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복수의 신용평가회사로부터 신용평가 등급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주관사의 투자자에 대한 책임이 모두 면제된다면, ABCP의 발행을 주관한 주관사는 ABCP로부터 발생하는 위험을 창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에 대한 모든 책임을 오롯이 신용평가회사에게 전가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나) 이 사건의 경우 피고들은 이 사건 ABCP의 발행을 총괄적으로 설계한 주관사들이었고, 이들은 2018. 5. 8. 피고 4 회사와 피고 3 회사로부터 이 사건 ABCP의 신용평가 등급을 받았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소외 1 회사는 이 사건 ABCP 발행 무렵 국내에 생소한 해외 기업이었고 중국 경제체제의 특수성으로부터 비롯된 불명확성 및 불투명성이 존재하였기 때문에 소외 1 회사에 대한 직접적이고도 구체적인 실사 내지 조사 없이 취득할 수 있는 정보는 제한적이었다.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 4 회사, 피고 3 회사는 신용평가 의뢰인이 제출한 자료가 정확하고 완전하다는 전제 하에 신용평가 과정에서 제출 자료에 대한 독자적인 실사나 조사를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사건에서 피고 4 회사, 피고 3 회사는 소외 10, 소외 9가 검토하였던 자료와 동일한 자료인 소외 1 회사 기업신용평가서, 소외 1 회사에 대한 2017년 감사보고서 등을 기초로 이 사건 ABCP에 대한 신용평가 등급을 결정하였고, 위 각 자료들이 이 사건 ABCP의 발행 무렵 소외 1 회사의 재무상황을 평가하기에 미흡한 것들이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또한, 소외 10은 이 사건 ABCP 상환의 핵심적인 문제인 SAFE등록과 관련하여 그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나 문제점을 충분히 조사하지 아니하였고, 이는 피고 3 회사가 소외 9에게 요청한 사항을 반영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것이었다. 나아가 피고 3 회사는 ‘특정 채무로 조달한 자금의 사용처에 대해서까지 신용평가사가 판단하지는 않는다. 이 사건 ABCP에 대한 신용평가, 소외 1 회사에 대한 단기신용등급평가에서 기초자산의 발행자가 조달한 자금을 어떠한 용도에 사용하는지 여부는 고려하지 않았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하였는바, 이 사건 회사채로 조달한 자금의 용처 등은 이 사건 ABCP의 신용평가에 전혀 반영되지 아니하였다.
다) 피고들은 대법원 2015. 4. 23. 선고 2013다17674 판결을 근거로 피고들이 원고를 비롯한 투자자들에게 이 사건 ABCP에 대한 피고 3 회사, 피고 4 회사의 신용평가서를 제공하였으므로, 이 사건 ABCP와 관련한 투자자보호의무를 모두 이행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대법원 2013다17674 판결은 금융투자업자가 국내 기업의 기업어음을 인수하여 투자자에게 이를 판매한 사안에서 ‘금융투자업자가 투자자에게 기업어음의 신용등급과 아울러 신용평가 내용을 고지하고 해당 신용등급의 의미와 그것이 전체 신용등급에서 차지하는 위치에 대하여 투자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는 재무상황이나 자산건전성 등을 포함하여 발행기업의 긍정적인 요인과 부정적인 요인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로서의 발행기업의 신용위험이 어느 정도인지를 설명하였다고 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단순히 ABCP를 판매한 것이 아니라 해외보증사채인 이 사건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하여 유동화증권인 이 사건 ABCP를 발행하고 이를 인수하여 투자자들에게 판매하는 과정을 주관한 피고들의 기초자산 등에 대한 실사 내지 조사의무가 문제되는 이 사건과는 사안을 달리한다. 피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라) 결국 피고 3 회사, 피고 4 회사의 신용평가 등급은 피고들의 소외 1 회사에 대한 합리적인 수준의 실사 내지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상황에서 결정되었던 것인바, 위와 같은 복수의 신용평가 등급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피고들의 투자자들에 대한 책임이 면제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3) 투자자보호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가) 주관사가 유동화증권의 발행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경우, 주관사는 그 과정에서 기초자산 등에 대한 합리적인 수준의 실사 내지 조사를 통하여 투자자에게 유동화증권의 위험요인에 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투자자가 그 정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할 실사 내지 조사의무를 부담한다. 그리고 주관사가 위와 같은 실사 내지 조사의무를 위반함으로써 유동화증권을 취득한 투자자가 투자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회수하지 못하거나 기대된 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손해를 입었다면 이는 민법 제750조에 따른 불법행위를 구성하고, 위 손해는 주관사의 투자자에 대한 실사 내지 조사의무 위반과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로서 주관사는 유동화증권의 매수인에게 이를 배상하여야 한다.
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들은 주관사로서 함께 이 사건 ABCP의 발행을 전반적,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기초자산 등에 대한 합리적인 수준의 실사 내지 조사를 하지 아니하였고, 그 결과 이 사건 ABCP의 투자자들은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였으며, 원고도 마찬가지로 그와 같은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여 손해를 입게 되었으므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여야 할 것이다.
다)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① 해외의 기관투자자들도 소외 1 회사의 단기간 내 디폴트 위험을 예상하지 못하였으므로 설령 피고들이 추가적인 실사 내지 조사를 하였더라도 소외 1 회사의 단기간 내 디폴트 위험을 예상할 수 없었다는 점, ② 원고는 이 사건 ABCP의 신용등급, 만기, 이율 등을 확인하고 투자결정을 하였을 뿐이라는 점 등을 이유로 피고들의 투자자보호의무 위반과 원고의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 즉 ① 이 사건 ABCP의 발행 과정에서 소외 1 회사 측에 여러 의심스러운 정황들이나 불명확성이 발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들이 이에 대한 합리적인 수준의 실사 내지 조사를 하지 아니한 결과, 이 사건 ABCP의 투자자들은 투자에 있어 중요하게 고려할 수 있는 사항들에 관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고 이 사건 ABCP에 투자하게 되었던 점(이 사건 ABCP의 투자자들은 주관사였던 피고들을 통하지 않고는 소외 1 회사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를 얻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② 특히 이 사건 ABCP에 대한 투자판단에 있어 중요한 참고자료였던 신용평가서들은 피고들의 충분하다고 보기 어려운 실사 내지 조사로 인하여 그 신빙성이 제한되는 것들이었던 점(아래 다. 3)항 참조) 등을 고려하여 보면, 피고들이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피고들의 실사 내지 조사의무 위반과 원고의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단절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손해배상의 범위
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은 원칙적으로 위법행위 시에 성립하지만 위법행위 시점과 손해발생 시점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있는 경우에는 손해가 발생한 때에 성립한다. 손해란 위법한 가해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재산상의 불이익, 즉 그 위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재산상태와 그 위법행위가 있은 후의 재산상태의 차이를 말한다. 또한 손해의 발생 시점이란 이러한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한 시점을 의미하는데,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하였는지 여부는 사회통념에 비추어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6다212272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금융투자업자가 투자자보호의무 등을 위반함에 따른 투자자의 손해는 미회수금액의 발생이 확정된 시점에 현실적으로 발생하고, 그 시점이 투자자가 금융투자업자에게 갖는 손해배상청구권의 지연손해금 기산일이 된다(대법원 2018. 9. 28. 선고 2015다69853 판결 참조).
나) 을가 제7, 25, 4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소외 1 회사는 이 사건 회사채의 교차부도 이후 2018. 5. 29. 및 2018. 5. 30. 피고 1 회사에게 합계 150만 달러를 송금하였고, 피고 1 회사는 금원을 소외 3 회사의 외화계좌로 이체한 사실, ② 소외 1 회사는 2018. 12. 24. 소외 3 회사에 이 사건 회사채의 이자 명목으로 5,249,991.85달러를 지급한 사실, ③ 소외 1 회사는 이 사건 회사채의 교차부도 이후 2018. 8. 17., 2019. 11. 8., 2020. 3. 25. 3차례에 걸쳐 자구계획안을 발표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 및 피고들이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ABCP의 어음금이 이 사건 변론종결일 현재까지 일부라도 지급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소외 1 회사는 이 사건 회사채의 교차부도 이후 재무상황이 급격히 악화되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이 사건 변론종결일 이후 소외 1 회사의 자구계획안을 통하여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을 예측하기도 어렵다).
다) 결국 원고의 손해는 ‘이 사건 변론종결일’에 현실적으로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원고는 이 사건 변론종결일 현재까지 이 사건 ABCP에 대한 투자금 19,666,520,550원(= 2018. 5. 11.자 투자금 9,830,465,754원 + 2018. 5. 17.자 투자금 9,836,054,796원)을 전혀 회수하지 못하였으므로, 원고의 손해는 그 투자금 전액인 19,666,520,550원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5) 책임의 제한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 즉 ① 원고는 금융투자상품에 관한 전문성을 갖춘 투자자이므로 충분히 이 사건 ABCP에 내재된 위험을 파악하고 다양한 경로를 통하여 이에 대한 정보를 어느 정도 독자적으로 수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고, 설령 그러한 정보를 수집하지 못하였더라도 이 사건 ABCP의 매도인인 소외 2 회사에 문의하거나, 피고들의 담당자들에게 직접 문의하는 등의 방법으로 기초자산 등에 대한 실사ㆍ조사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도 있었음에도 만연히 피고들이 소외 2 회사에 제공한 정보를 신뢰하여 이 사건 ABCP를 매수하기에 이르렀던 점, ② 특히 이 사건 ABCP는 중국 기업의 회사채를 유동화하여 발행한 증권으로 국내에서 생소한 형태의 금융투자상품이었으므로, 원고는 이를 매입하는 경우 더욱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어야 하는 점, ③ 금융투자상품은 기본적으로 투자원금의 회수 불가능성이라는 투자위험을 내포하고 있는데, 이 사건 ABCP가 지급불능에 이른 것은 그러한 투자위험의 현실화라고 볼 측면도 없지 않은 점, ④ 피고들이 현재 원고의 투자손실로 인한 이익을 보유하고 있다고 볼 수 없는 점, ⑤ 다만 이 사건 ABCP의 발행을 주관한 피고들이 생소한 형태의 유동화증권 발행을 추진하면서도 이 사건 ABCP의 기초자산 등에 관한 합리적인 수준의 실사 내지 조사를 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ABCP의 소유자들에게 상당한 규모의 손해를 야기한 점 등 원고와 피고들의 지위, 원고의 이 사건 ABCP에 대한 매매계약의 체결 경위, 피고들의 실사 내지 조사의무 위반의 내용과 정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들의 손해배상책임은 손해의 공평, 타당한 분담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 비추어 50%로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다.
6) 소결론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손해배상으로 9,833,260,275원(= 19,666,520,550원 × 50%)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손해발생일(이 사건 변론종결일)인 2022. 10. 28.부터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재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1. 13.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의 투자자보호의무 위반에 따른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일부만 인정되었으므로, 이와 선택적 관계에 있는 기망행위, 구 자본시장법 제49조 위반 행위, 자본시장법 제178조의 부정거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에 관하여도 판단하여야 한다. 그러나 원고의 주장과 같은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더라도, 위 5)항에서 본 책임제한의 사유 등을 고려하면 피고들의 책임은 50%로 제한되어야 하므로, 위에서 인정된 금액을 초과하여 인용할 금액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앞서 인용한 투자자보호의무 위반에 따른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를 넘는 원고의 이 부분 각 청구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다. 피고 3 회사, 피고 4 회사(이하 달리 특정하지 않는 한 이 항에서는 ‘피고들’이라 한다)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1) SAFE등록 관련
가) 이 사건 보증이 중국 외환 규정상 SAFE등록 대상인 사실, 이 사건 보증에 대한 SAFE등록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소외 1 회사가 판결 등에 의하지 않고서는 중국 외환 당국의 승인 없이 임의로 중국 내에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을 국외로 송금하는 것이 어려운 사실, 현재까지 이 사건 보증에 대한 SAFE등록이 이루어지지 않은 사실, 피고들이 작성한 이 사건 ABCP에 대한 각 신용평가서에 SAFE등록에 관한 기재가 없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거나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나)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을다 제1호증, 을라 제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고려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들이 SAFE등록에 대하여 잘못 판단하여 이 사건 ABCP의 신용평가를 그르친 잘못이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⑴ SAFE등록은 중국 외환 규정상 내보외대 형식의 보증에서 절차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행정절차이다. 소외 1 회사는 이 사건 ABCP 발행 이전에도 해외 자회사가 발행한 회사채를 보증하면서 SAFE등록을 마친 사실이 있고, 피고 3 회사는 피고 1 회사, 피고 2 회사로부터 SAFE등록에 특별한 장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중국 현지 법률전문가의 법률의견서(을가 제9호증)를 전달받기도 하였다. 이 사건 ABCP 발행 전 이 사건 보증에 대한 SAFE등록이 불가능할 수도 있음을 예상할 수 있을 만한 객관적인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소외 1 회사가 이 사건 회사채에 관한 SAFE등록을 신청하였으나 그 등록이 완료되지 아니하였던 것은 이 사건 ABCP의 발행 직후 발생한 이 사건 회사채의 교차부도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⑵ 피고 3 회사는 이 사건 ABCP에 대한 신용평가 과정에서 신용평가 의뢰인 측에 ① SAFE등록과 관련하여 90일 내 SAFE등록을 완료하지 못하여 원리금 조기상환이 이루어지는 경우 6개월치 이자를 상환하도록 할 것과 ② SAFE등록에 대한 법률의견서를 제출할 것을 요청하였다. 당시 담당자들 사이에서 일명 ‘SAFE 이슈’라고 인식하던 것은, SAFE등록 여부 자체가 아니라, SAFE등록이 완료되지 않아 원리금 조기상환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 이 사건 ABCP의 만기일과 조기상환일의 불일치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현금흐름의 부족 문제였다. 그리고 당시 이 사건 ABCP의 신용평가 담당자인 소외 8은 SAFE등록 여부 자체와 관련하여 해외 신용평가사의 실무를 확인하였는데, 그 내용은 ‘대체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SAFE등록은 이루어져서 신용등급을 부여하는 데 문제가 없고, 굳이 신용평가서에 기재할 사항도 아니라는 것’이었다. 다만 소외 8은 절차상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의뢰인 측에 SAFE등록에 관한 법률의견서 제출을 요구하였다.
⑶ 이 사건 ABCP의 경우 그 신용도가 보증인인 소외 1 회사의 신용도와 직결되는 구조인데, 소외 1 회사에게 적시상환능력이 없다면 이 사건 보증에 대한 SAFE등록이 이루어져도 이 사건 ABCP의 만기에 어음금의 지급이 이루어질 수 없는 반면, SAFE등록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소외 1 회사가 중국 국외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고, 자회사를 통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등 상환능력이 충분하다면 이 사건 ABCP의 만기에 어음금을 지급하는 데 문제가 없다. 결국 이 사건 ABCP의 신용도를 평가할 때 SAFE등록 여부가 아닌 소외 1 회사 자체의 상환능력이 중요한 요소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들 역시 이러한 측면에서 이 사건 ABCP에 대한 신용평가를 한 것으로 보인다.
⑷ 해외사채에 관한 거래를 할 때 각국의 외환관리규정에 따른 규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전문투자자라면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특히 이 사건 ABCP의 기초자산인 이 사건 회사채는 중국기업인 소외 1 회사의 자회사가 발행하고, 소외 1 회사가 보증하는 것이므로, 전문투자자라면 중국이 갖고 있는 경제체제의 특수성에서 비롯된 규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 이 사건 ABCP 발행 이전까지 신용평가서에 SAFE등록 여부를 기재하는 실무가 있지도 않았다.
2) 소외 1 회사의 지방공기업 표시 관련
가) 앞서 든 증거들, 을다 제2호증, 을라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⑴ 피고 1 회사, 피고 2 회사는 이 사건 ABCP에 대한 상품설명서에 소외 1 회사를 소개하면서 주요 주주현황으로 "(영문명 3 생략)(북경시 상무위원회의 자회사) 49%, (영문명 4 생략) 27%, (영문명 5 생략)[CECC(중국경제협력센터)의 자회사] 15%, (영문명 6 생략)[CNPC(중국석유)의 자회사] 9%"라고 기재하여 기관투자자들에게 이를 전달하였다.
⑵ 피고 1 회사, 피고 2 회사은 위 상품설명서와 함께 기관투자자들에게 피고 3 회사가 2018. 3. 13.경 작성한 미공시 기업신용평가서를 제공하였는데, 위 기업신용평가서에는 "북경시의 직ㆍ간접적인 지원가능성을 고려할 때, 현수준의 차입금 대응능력을 유지할 전망", "석유제품 등 에너지 제품의 유통을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는 중국 지방공기업이다", "2017년 말 공사 제시 기준 주주는 중국♣♣♣실업회사 49%, 중국♧♧♧유한회사 29%, 중국♧○국제무역회사 15%, ♧△△(북경)유한회사 9%로 구성되어 있다. 최대주주인 중국♣♣♣실업회사의 경우 북경시 상무국이 설립한 전민소유제기업이고, 북경시 상무국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실업회사는 국가 공상국에 등록되어 있다. 중국♧♧♧유한회사의 경우 중국국방금융연구원, 중국성신화촉진회, 중국공업경제학회에서 출자하였고, 중국♧○국제무역회사의 경우 중국경제연락중심의 100% 종속기업이다. ♧△△(북경)유한회사는 중국 국유기업인 중국♧□□회사의 손자회사이다."등의 문구가 기재되어 있었다.
⑶ 피고 4 회사는 2018. 5. 8. 이 사건 ABCP에 대한 신용평가서의 "보증제공자 개요" 항목에서, ‘소외 1 회사는 석유제품 등 에너지 제품 유통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중국 회사법에 의거하여 1998. 11. 설립된 지방공기업이고, 최대주주는 북경시상무위원회의 자회사인 중국♣♣♣실업회사이며, 중국 최대 석유기업인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가 손자회사를 통해 소외 1 회사의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있다’고 기재하였다.
⑷ 소외 1 회사는 투자설명서에 자신을 "state-controlled"라고 표기하였고, 소외 1 회사에 대한 재무실사(Financial Due Diligence)를 담당한 회계법인도 보고서에 소외 1 회사를 "state-controlled enterprise"라고 표기하였다. "state-controlled"는 사전적으로 ‘국가관리의, 국영의’로 해석된다.
⑸ 피고 1 회사, 피고 2 회사 전에 ◎◎◎캐피탈 발행의 회사채 인수를 검토하던 소외 7 회사는 2018. 3.경 작성한 상품설명서에 소외 1 회사를 ‘중국 국영기업의 지배 하에 있고, 중국전민소유제기업이 주요주주로 구성,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사실상의 국영기업으로 분류된다’고 기재하였다.
⑹ 이 사건 ABCP 관련 기관투자자들은 K-bond(금융투자협회에서 제공하는 채권거래전용 시스템)에서 이 사건 ABCP에 관한 매매의향을 타진할 때 소외 1 회사를 "석유제품 등 에너지 제품의 유통을 주력사업으로 영위하는 중국지방공기업"이라고 표시하였다.
나)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소외 1 회사는 이 사건 ABCP 발행 이전부터 관련자들에게 중국지방공기업으로 알려져 있었던 점, ② 실제 소외 1 회사의 주주구성 상 중국 지방정부 등이 지분을 간접소유하고 있고, 피고 1 회사, 피고 2 회사는 구체적으로 소외 1 회사의 주요 주주들을 열거하는 방식으로 소외 1 회사의 기업 성격을 표현한 점, ③ 공기업 개념은 단일하게 정의하기 어렵고, 특히 국가마다 그 형태나 지위가 매우 상이할 수도 있어, 전문투자자들이 공기업이라는 표현만으로 국내 공기업과 유사한 신용도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믿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④ 소외 1 회사가 중국의 공기업이라 하여 그 상환능력이 우수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오히려 경제체제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이해하는 것이 합리적인 점, ⑤ 피고들 역시 소외 1 회사에 대한 기업평가 시 단순히 공기업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아닌 소외 1 회사 자체의 신용도와 정부의 지원가능성 측면에서 검토하여 국내 공기업의 경우보다 낮은 신용등급을 부여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들이 소외 1 회사를 중국지방공기업으로 지칭한 것과 관련하여 이 사건 ABCP에 대한 신용평가를 그르친 잘못이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소외 1 회사의 상환능력, 이 사건 회사채의 상환구조와 현금흐름 등 관련
앞서 든 증거들, 을가 제18, 1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피고들이 소외 1 회사의 상환능력, 이 사건 회사채의 상환구조와 현금흐름 등에 대하여 잘못 판단하거나 조사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ABCP의 신용평가를 그르친 잘못이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피고들은 이 사건 ABCP에 대한 신용평가의뢰인(소외 3 회사) 사이에 신용평가의뢰인이 제출하는 자료에 허위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누락되어 있지 않다는 전제 하에 신용평가를 진행하고, 원칙적으로 제출 자료의 정확성이나 완전성에 대한 별도의 실사 내지 조사를 하지 않기로 약정한 것으로 보인다. 신용평가회사의 조사 범위는 신용평가약정에 따라 정해진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들은 원칙적으로 신용평가의뢰인이 제출하는 자료 및 각종 공시된 자료 등을 기초로 신용평가를 진행할 의무만을 부담할 뿐 독자적인 실사 내지 조사를 통하여 신용평가 대상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창출할 의무는 부담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이러한 실사 내지 조사의무는 여전히 신용평가의뢰인에게 남아 있다고 보아야 하는데, 신용평가의뢰인도 실사ㆍ조사하지 않음으로써 결국 이 사건 ABCP 발행과정에서 아무도 충실한 실사ㆍ조사를 하지 않은 결과가 되었다).
나) 피고들은 피고 1 회사, 피고 2 회사가 제출한 소외 1 회사 관련 자료, 공시된 자료 및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자료 등에 기초하여 이 사건 ABCP에 대한 신용평가를 진행하였다. 구체적으로, 피고 4 회사는 피고 1 회사, 피고 2 회사로부터 제공받은 소외 1 회사에 대한 2015~2017년 감사보고서 외에도 소외 1 회사의 투자설명서, 소외 1 회사 기업신용평가서 등을 추가로 검토하여 소외 1 회사의 재무상황을 조사하였고, 피고 3 회사도 피고 1 회사, 피고 2 회사로부터 제공받은 소외 1 회사에 대한 2017년 감사보고서에다가 소외 1 회사 기업신용평가서 등을 더하여 소외 1 회사의 재무상황을 조사하였다.
다) 소외 1 회사는 이 사건 ABCP 발행 무렵 국내에 생소한 해외 기업이었고 중국 경제체제의 특수성에서 비롯된 불명확성 및 불투명성이 존재하였기 때문에 소외 1 회사에 대한 직접적이고도 구체적인 실사 내지 조사 없이 취득할 수 있는 정보는 제한적이었다. 특히 소외 1 회사가 이 사건 회사채의 발행으로 취득한 발행대금의 용처, 이 사건 회사채의 상환방법 등은 피고 1 회사, 피고 2 회사가 소외 1 회사에 문의하는 등으로 실사 내지 조사하지 아니하고는 취득할 수 없는 정보였다.
4) 소결론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들이 투자자보호의무를 위반하였다거나 이 사건 ABCP의 신용도 위험을 온전히 평가하지 못한 중과실이 있다거나 피고 1 회사, 피고 2 회사의 불법행위를 방조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6.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피고 1 회사, 피고 2 회사에 대한 제1 예비적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하고, 피고 1 회사에 대한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며, 피고들에 대한 제2 예비적 청구 중 피고 1 회사, 피고 2 회사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제2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① 제1심판결 중 피고 3 회사, 피고 4 회사에 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피고 3 회사, 피고 4 회사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하며, ② 제1심판결 중 피고 1 회사, 피고 2 회사에 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위 피고들에 대한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원고가 이 법원에서 위 피고들에 대하여 추가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 중 위 피고들에 관한 부분을 위와 같이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준영(재판장) 민달기 김용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