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전문】
【원 고】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논현, 담당변호사 한민옥)
【피 고】
○○생명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유한) 지평, 담당변호사 박지훈 외 1인)
【변론종결】
2025. 3. 14.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 구 취 지】
피고는 원고에게 1억 원과 이에 대하여 2021. 8. 2.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2020. 3. 18. 충주○○ △△지점과 사이에 망 소외 1(이하 ‘망인’이라 한다) 등의 농업인을 피보험자로 하여 ‘농업인안전보험’(무배당, 기본형, 일반 2형, 개인)이라는 단체보험계약(이하 위 보험을 ‘이 사건 보험’이라 하고, 위 계약을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보험자이다. 이 사건 보험의 보험기간은 2020. 3. 18.부터 2021. 3. 18.까지이고, 이 사건 보험 약관 제9조는 ‘회사는 피보험자에게 다음 중 어느 하나의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보험수익자에게 약정한 보험금(별표1 보험금 지급기준표 참조)을 지급합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1호에서 ‘보험기간 중 농업작업안전재해 또는 농업작업안전질병으로 사망한 경우 : 유족급여금’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 사건 보험 약관 제10조 제1항은 사망에 관하여 ‘1. 실종선고를 받은 경우 : 법원에서 인정한 실종기간이 끝나는 때에 사망한 것으로 봅니다. 2. 관공서에서 수해, 화재나 그 밖의 재난을 조사하고 사망한 것으로 통보하는 경우 :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된 사망연월일을 기준으로 합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나. 망인은 2020. 8. 2. 10:00경 충주시 (이하 생략)하천에서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갔고, 이에 같은 날 경찰서에 신고가 이루어졌으며, 2022. 10. 4.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2021느단294)에서 망인에 대한 실종선고(실종기간 만료일 2021. 8. 2.)가 이루어졌다.
다. 망인의 자녀인 원고와 소외 2, 소외 3이 망인을 공동상속(상속지분 각 1/3)하였다.
[인정근거 : 다툼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9호증, 을 제1,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가. 망인은 고추를 비에 젖지 않게 옮기는 도중에 급류에 휩쓸려 법원으로부터 실종선고를 받았는바, 이는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험금 지급사유인 농업작업 중 재해를 입어 사망한 경우에 해당한다. 원고는 소외 2, 소외 3로부터 그들의 보험금 청구권을 각 양도받았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유족급여금 9,000만 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이 사건 보험 약관 제9조(‘보험기간 중 농업작업안전재해 또는 농업작업안전질병으로 사망한 경우’)는 농업작업안전재해가 그 보험기간에 발생하였기만 하면 사망은 보험기간이 종료된 후에 발생하였더라도 보험금 지급사유가 있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등 다의적인 해석이 가능하므로,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에서 정한 유족급여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 만약 이 사건 보험 약관 제9조의 보험금 청구 요건을 1년의 보험기간 중에 농업작업안전재해 뿐만 아니라 실종선고에 의한 사망의 효과가 모두 발생하여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경우, 민법 제27조에서는 실종기간을 5년(보통실종) 또는 1년(특별실종)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실종선고에 의한 사망 보험금 청구는 애당초 불가능하게 된다. 따라서 실종선고에 의한 사망의 경우에는 피고의 보험금 지급 면책 사유로 작용하므로, 이는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으로서 명시ㆍ설명 의무의 대상이 된다고 할 것인데, 피고는 위 의무를 해태하였으므로 위 내용을 이 사건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
라. 1년의 보험기간 중 농업작업안전재해와 사망이라는 결과는 발생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보험계약은 상법 제644조에 따라 무효이다. 보험업을 영위하는 피고가 위와 같은 무효인 계약을 체결하도록 하였는바, 피고는 약관 및 보험업법 제102조, 민법 제390조에 따라 손해배상으로 계약이 유효했더라면 지급받았을 보험금 상당을 지급하여야 한다.
3. 판 단
가. 이 사건 약관조항의 해석
보험계약의 주요한 부분인 보험사고 내지 보험금 지급사유는 일반적으로 보험증권이나 약관에 기재된 내용에 의해 결정된다. 약관의 해석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당해 약관의 목적과 취지를 고려하여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해석하되, 개개 계약 당사자가 기도한 목적이나 의사를 참작함이 없이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객관적ㆍ획일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며, 위와 같은 해석을 거친 후에도 약관 조항이 객관적으로 다의적으로 해석되고 그 각각의 해석이 합리성이 있는 등 당해 약관의 뜻이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하여야 하나, 당해 약관의 목적과 취지를 고려하여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그리고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객관적이고 획일적으로 해석한 결과 그 약관 조항이 일의적으로 해석된다면 그 약관 조항을 고객에게 유리하게 제한 해석할 여지가 없다(대법원 2010. 9. 9. 선고 2007다5120 판결 참조)
그러나, 이 사건 보험계약에서 정하고 있는 보험사고는 ‘피보험자가 농업작업안전재해 또는 농업작업안전질병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 ‘피보험자가 농업작업안전재해 또는 농업작업안전질병으로 사망하거나 장해상태가 되는 것’이고, 이 사건 보험계약 약관은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농업작업안전재해가 발생하고 그 재해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사망한 경우에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농업작업안전재해로 사망한 경우에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와 같은 문구의 내용과 형식, 전체적인 체계 등에 비추어 보면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보더라도 이 사건 보험계약은 보험기간 중에 피보험자의 재해와 그로 인한 사망이라는 결과가 모두 발생하여야 보험금의 지급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해석되므로, 원고의 주장과 같이 다의적인 의미로 해석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명시ㆍ설명 의무 위반 여부
일반적으로 보험자 및 보험계약의 체결 또는 모집에 종사하는 자는 보험계약의 체결에 있어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에게 보험약관에 기재되어 있는 보험상품의 내용, 보험료율의 체계 및 보험청약서상 기재사항의 변동사항 등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한 명시ㆍ설명의무를 지고 있으므로 보험자가 이러한 보험약관의 명시ㆍ설명의무에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 약관의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고 할 것이나, 이러한 명시ㆍ설명의무가 인정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보험계약자가 알지 못하는 가운데 약관의 중요한 사항이 계약 내용으로 되어 보험계약자가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을 피하고자 하는 데에 그 근거가 있으므로, 약관에 정하여진 사항이라고 하더라도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보험계약자가 별도의 설명 없이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이거나 이미 법령에 의하여 정하여진 것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한 사항이라면, 그러한 사항에 대하여까지 보험자에게 명시ㆍ설명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7. 4. 27. 선고 2006다87453 판결 참조).
이 사건 약관조항은 민법 제27조, 제28조에 정해진 내용을 되풀이하는 정도에 불과한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상법 제644조에 의한 이 사건 보험계약의 무효 및 손해배상의무
1) 상법 제644조는 "보험계약 당시에 보험사고가 이미 발생하였거나 또는 발생할 수 없는 것인 때에는 그 계약은 무효로 한다. 그러나 당사자 쌍방과 피보험자가 이를 알지 못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비록 원고의 주장과 같이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농업작업안전재해를 당하고, 이로 인하여 생사불명의 상태가 지속되어 법원으로부터 실종선고를 받아 사망한 것으로 간주되는 경우에는, 민법 제27조가 규정하고 있는 실종기간(1년 또는 5년)이 이 사건 보험계약에서 정한 보험기간(1년)보다 길어서, 실종선고로 인한 사망의 경우에는 보험기간 내 보험사고가 발생할 수 없기는 하다. 그러나, 이 사건 보험계약에서 정하고 있는 보험사고는 ‘피보험자가 농업작업안전재해 또는 농업작업안전질병으로 사망하거나 장해상태가 되는 것’이고, 보험계약 체결 당시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내에 농업작업안전재해 또는 농업작업안전질병으로 사망하거나 장해상태가 될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하므로, 이 사건 보험계약이 무효로 된다고 보기 어렵다.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농업작업안전재해를 당하고, 이로 인하여 생사불명의 상태가 지속되어 법원으로부터 실종선고를 받아 사망한 것으로 간주되는 경우는, 보험자가 인수하지 아니한 위험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뿐이다.
2)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피고가 설명의무를 위반하였음을 인정할 수 없고,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농업작업안전재해를 당하고, 이로 인하여 생사불명의 상태가 지속되어 법원으로부터 실종선고를 받아 사망한 것으로 간주되는 경우는 보험금(유족급여금) 지급 책임을 부담하지 않도록 설계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가 망인에 대하여 이 사건 약관, 구 보험업법 제102조, 민법 제390조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
라. 소결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 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